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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통일부의 對北전단 관련 민간단체 등 全數조사

법인 433개 중 25개, 민간단체 180곳 중 64곳만 골라 조사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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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인가?
⊙ 일부 단체는 연대해 “전례 없다”며 통일부에 자료 제출 거부
⊙ 통일부, “정치적 의도 없다. 나머지 단체들도 곧 실시할 것”
⊙ 통일부, 2018년 국회에 “대북전단 살포,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아니다”
⊙ 국회 외통위 관계자, “통일부의 이번 조치, 초조함과 급박함이 엿보여”
  통일부는 지난 7월 15일, 통일부 산하 비영리사단법인 433개 중 북한인권·(탈북자) 정착지원 분야에서 활동하는 법인(전체 95개) 25개에 대한 사무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튿날에는 통일부 산하 비영리민간단체 180개 중 북한인권·정착지원 활동을 벌이는 64개 민간단체(북한인권 27개, 정착지원 37개) 모두에 “민간단체 등록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한다”며 ‘등록 요건 점검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불편해하는 단체들만 통일부가 표적 조사를 벌인다”는 말이 나왔다.
 
  통일부의 대북전단 살포 단체(자유북한운동연합·큰샘) 법인 허가 취소, 표적 ‘사무검사’와 ‘등록 요건 점검’은 김여정의 입에서 시작됐다. 지난 6월 4일 김여정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라는 제목으로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문을 발표했다.
 
  〈남조선당국의 묵인하에 탈북자 쓰레기들이 반공화국적대행위 감행(했다). …문제는 사람값에도 들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함부로 우리의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며 핵문제를 걸고 무엄하게 놀아댄 것이다. …똥개들은 똥개들이고 그것들이 기여다니며 몹쓸 짓만 하니 이제는 그 주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이다.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는 미명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당국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보아야 할 것이다.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쓰레기’ ‘똥개’ ‘못된 짓을 하는 놈’은 대북전단을 날리거나 북한인권 개선, 탈북민 정착지원 활동을 벌이는 활동가와 관련 법인 및 단체를, ‘주인’ ‘부추기는 놈’은 문재인 정부를 말한다.
 
  김여정은 “(북한을 향한) 악의에 찬 행위들이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는 미명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당국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분명히 말해두지만 또 무슨 변명이나 늘어놓으며 이대로 그냥 간다면 그 대가를 남조선당국이 혹독하게 치르는 수밖에 없다”면서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 하지 않은 북남공동련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군사합의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두어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6월 16일에 북한은 개성의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여정의 담화문 발표 4시간 뒤 통일부는 긴급 브리핑을 열어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날 오후 청와대는 “대북전단은 백해무익하다”고 말했다.
 
  6월 10일에는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해온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과 큰샘(대표 박정오)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경찰에 수사하도록 의뢰하고, 법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박정오 대표는 박상학 대표의 동생이다.
 
  통일부는 “두 단체가 대북전단과 쌀이 담긴 페트병을 북으로 보내는 것은 남북교류협력법상 반출 승인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교류협력법 13조에 따르면, 물품의 대북 반출을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두 단체가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6월 15일 통일부는 이 두 단체에 대한 법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같은 날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보안수사과에는 ‘대북전단·물자 살포 수사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졌다.
 
  6월 29일 통일부는 두 단체에 대한 법인 설립허가 취소 청문을 진행했다. 6월 30일 경찰은 간첩이나 공안 사범이 조사받는 보안수사대로 박상학·박정오 대표를 불러 이들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했다.
 
  7월 17일 통일부는 “법인 설립허가 조건 제1호 ‘민법 제38조(법인의 설립허가의 취소)에 규정된 사항이 발생했을 경우’와 제3호 ‘정부의 통일정책이나 통일추진 노력에 저해가 되는 활동이나 사업을 했을 경우’를 위반했다”며 두 단체에 대한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했다.
 
 
  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남북교류협력법으로 규제 어려워”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 사진=뉴시스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하는 것일까.
 
  2018년 국정감사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통일부에 ‘대북전단을 남북교류협력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교류협력법의 입법 취지와 법체계에 비추어 ▲남북교류협력으로 보기 어렵고 ▲수령인이 불특정하며 ▲남북한 간 이동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남북교류협력법의 규율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통일부는 대북전단이 교류협력법이 규정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박상학 대표의 법률대리인 이헌 변호사는 “‘남북교류협력법을 개정해 전단 살포를 막겠다’는 것은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으로는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는 전체 회의를 열고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등을 논의했지만, 여야의 입장 차로 법안을 안건소위원회에 넘겼다. 개정안에는 북한에 대북전단 등을 살포할 때는 통일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은 개정안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공개하며 “해당 법안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통위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 규정에 대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법체계상 규제가 가능한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일부의 대북전단 살포 단체 허가 취소와 법인에 대한 사무검사 및 민간단체에 대한 등록 요건 점검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과 유엔도 입장을 내놨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7월 15일 대북전단과 관련해 “북한에 정보 유입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7월 20일, 우리 정부에 우려를 나타내며 일련의 조치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통일부는 7월 30일 퀸타나 보고관과 화상 면담을 했다. 통일부 이종주 인도협력국장은 “사무검사 대상은 법에 따라 매년 제출해야 하는 보고를 하지 않았거나 부실하게 제출한 단체들로 선정됐다”면서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했거나 탈북민 단체이거나 대북전단 살포 이력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선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퀸타나 보고관은 7월 31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단체들이 한국 정부의 조치를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대북인권 단체에 접근하는 방식이 공격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영리법인과 비영리민간단체의 차이
 
지난 6월 26일 경찰이 자유북한운동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뉴시스
  비영리법인은 민법(32조)에 근거해 주무 부처의 허가를 받고 설립 등기를 거쳐야 한다. 법인은 매년 사업 실적 등을 주무 부처에 보고하고, 주무 부처는 소관 법인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진다. 필요에 따라 법인에 대한 사무검사도 이뤄진다. 설립허가 조건에 위배될 경우 법인은 주무 부처로부터 설립허가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비영리민간단체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따라 일정한 등록 요건을 갖춘 후 주무 부처에 등록만 하면 된다. 민간단체는 관련 법에 법인처럼 주무 부처에 정기 보고를 하거나 피검(被檢)을 규정한 조항이 없다. 다만,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할 때는 주무 부처가 해당 민간단체에 대한 등록 말소를 취할 수 있다.
 
  민간단체의 등록 요건은 ▲1년 이상의 공익 활동 실적 ▲상시 구성원 수 100인 이상 ▲구성원 간 이익 분배 금지 ▲사업의 직접 수혜자가 불특정 다수일 것 ▲단체의 사업이 2개 이상의 시·도에 걸쳐 이뤄지고, 2개 이상의 시·도에 사무실을 설치해 운영할 것 등이다.
 
  비영리법인이면서 동시에 비영리민간단체가 될 수도 있다. 법인 및 민간단체로 활동하는 이유는 기부금 등을 모금하고, 정부 지원 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에는 433개의 허가 비영리법인과 180개의 등록 비영리민간단체가 있다. 433개 법인 중 ‘북한인권’(19개) ‘정착지원’(76개) 활동을 하는 법인의 수는 총 95개이다. 통일부는 95개 법인 중 25개 법인에 대해 사무검사를 실시한다면서 그 사유로 “1차 사무검사 대상인 25개 단체는 ▲법인 운영 실적 보고를 하지 않거나 ▲보고 내용이 불충분한 경우 ▲보고 내용으로 볼 때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한 곳”이라고 밝혔다. 이 25개 법인 중 탈북자를 대표로 둔 곳이 13개이다.
 
  통일부는 법인·단체를 성격에 따라 20개 범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북한인권·정착지원 외에도 인도협력·남북경협·교류협력 등의 분야가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사업 내용에 따라 관리 부서를 20곳으로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지난 7월 15일 64개 단체에 공문을 보내 “민간단체 등록 요건 유지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일체의 증빙 자료를 30일까지 우편으로 송달하라”고 했다. 이어 “7월 말부터 서류 검사 실시 후 필요 시 현장 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며 점검 결과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시정조치, 등록말소 등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등록 요건 점검 대상이 된 64개 단체(북한인권·정착지원)들이 이번 통일부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 점검’에 반발하는 이유는 ▲등록 요건 점검과 관련된 구체적인 관계 법령이 없고 ▲전례도 없으며 ▲북한인권·정착지원 활동을 벌이는 단체에만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통일부의 명단 공개 불가 사유
 
통일부가 민간단체에 보낸 등록 요건 점검 확인 공문.
  지난 7월 30일 통일부 대변인실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 이전에도 민간단체에 대한 등록 요건 증빙 자료 요청이라든지, 법인 대상 사무검사 선례가 있었는가.
 
  “‘등록 요건’이 안 되는 단체에 대한 (등록) 말소 처분이 얼마 전에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도 있었고 이후에도 있었다.”
 
  25개 법인과 64개 단체가 어딘지 공개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관계자는 “명단을 공개하면 마치 (이 단체들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 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등록 말소 단체명과 시점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월간조선》은 사무검사 통보를 받은 25개 법인과 64개 단체가 나온 문건을 확인했다. 문건에는 64개 민간단체의 이름과 활동 내용이 담겼지만, 사무검사 대상이 된 25개 법인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익명 표시됐다. 64곳은 북한인권·정착지원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민간단체의 전수(全數)였다.
 
  64개 단체 중 대북전단과 관련된 단체는 단 1곳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등록된 단체도 6곳이나 됐고, 등록된 지 채 두 달도 안 된 단체도 있었다.
 
등록 요건 점검표.
  북한의 요덕 정치범수용소 출신인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는 《월간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통일부가 생긴 이래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고리’ 식으로 (북한인권 단체를)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호통을 친 후 김여정이 원하는 것을 (통일부가) 하고 있다”며 “누가 봐도 명백한 표적 검사이자 블랙리스트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원을 받지도 않는데 무슨 증빙자료 제출이며 사무검사냐”면서 “민간단체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통일부부터 정관에 맞는 일을 하는지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통일부가 사무검사 대상으로 삼은 25개 법인의 명단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정당한 사무검사라면 이를 밝혀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표적 검사라는 게 드러나니 법인명을 밝히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 정권이 북한 민주화 운동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트집을 잡아서 북한인권 활동 단체를 고사(枯死)시키려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 요건 확인을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한 단체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최소 지난 10년간 이런 적(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한 등록 요건 점검)은 없었다”면서 “몸을 사리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통일부가 마음먹고 약점을 찾으려 달려들면 약점을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0년 설립된 나우(NAUH)는 남·북·해외교포 출신 청년들로 구성된 단체로 탈북자 구출 및 북한인권 개선 운동을 하고 있다. 통합당의 지성호 의원이 대표를 지냈다. 나우도 통일부에 등록 요건 확인 자료를 제출했다.
 
 
  “탈북민 인권실태조사 강제 중단”
 
  나우 관계자는 “그동안 (통일부는 민간단체에) 한 번도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없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지난번 김여정의 대북전단을 빌미로 북한인권 단체들에 대한 불만이 있고 난 뒤 진행되는 조사라 불합리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부가 정기적으로 민간단체들을 관리·감독해왔다면 이해하지만, 선례가 없어 매우 당황스럽다. 특정 분야의 법인 25곳만을 검사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2003년 설립돼 북한인권 개선 및 북한인권 침해(과거사) 조사, 북한인권 피해자 보호 활동을 벌이는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있다. 이곳을 이끄는 윤여상 센터장은 지난 7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최근 통일부의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에 대한 정책 방향을 지켜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면서 “북한 당국과 김여정 등이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에 대한 잡도리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발표 이후 그에 대한 호응의 의미로 가해지는 현재 통일부의 행위는 통상적인 정책 수행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북한인권정보센터 설립 전후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실시해오던 당해년도 입국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권실태조사를 통일부는 금년 들어 최초로 강제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물망초(이사장 박선영)는 통일부에 등록 요건 자료를 제출했다. 물망초 관계자는 “‘할 것은 하자’는 판단에 따라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 충족을 증빙하는 자료를 통일부에 보냈다”고 했다.
 
 
  관련 단체들, 사무검사 및 증빙자료 제출 거부 연대
 
  북한인권시민연합,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북한전략센터, 한변 등 25개 북한인권·탈북자 단체는 통일부의 사무검사 및 등록 요건 점검에 반발하며 ‘자료 제출 거부 연대’를 구성했다. 이들은 “통일부가 ‘통일부 소관 비영리법인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을 내세우며 ‘필요한 경우 사무검사를 실시한다’는 조항을 제시했지만, 통일부는 ‘필요한 경우’가 무엇이고, 그 판단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밝히지 않아 그 과정이 자의적·의도적이거나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25개 단체 중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 점검 대상인 곳은 확인된 곳만 11개였다.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만든 북한민주화위원회는 사무검사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요건 확인 대상에 모두 포함됐다. 어버이연합의 하부 조직인 비전코리아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비영리법인이자 비영리민간단체이다. 이번에는 민간단체 등록 요건 점검만 요구를 받았다. 단체 관계자는 “법인은 실적 등이 담긴 보고를 주무 부처에 정기적으로 해야 하지만, 민간단체는 정기 보고나 피검을 강제하는 관련 법규나 조항이 없다”며 이번 등록 요건 점검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사무검사 및 자료 제출 거부를 연대한) 단체들의 최종 목표는 사무검사와 등록 요건 조사 중단”이라면서 “통일부의 조치는 표적 수사이자 굉장히 정치적인 수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증빙자료 제출 요구를 받았지만, ‘자료 제출 거부 연대’에 동참했다”고 했다. 그는 “비영리 법인과 민간단체로 모두 등록된 단체는 연도 말 보고서로도 충분히 (민간단체) 활동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음에도 통일부가 이러한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도 대표는 “이인영 장관과 청와대의 눈에는 북한인권 개선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눈엣가시일 것”이라며 “아주 나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위”라고 했다. 이어 “정작 북한인권 개선을 담당하는 실무 공무원들은 이 단체들에 그리 적대적이지 않다”고 했다. 북한인권 개선 활동을 벌이는 단체의 규모가 줄어들면 그에 따라 통일부 내의 담당 부서의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탈북 작가들이 모인 국제펜클럽망명북한펜센터(대표 김정애)의 김정애 작가도 “서류 제출 요구를 받았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단체 설립 이후 9년간 통일부가 소관 부처로 단체에 대한 지원이나 관리도 하지 않다가 이제 등록 요건 확인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탄압”이라고 말했다. 김정애 작가는 통일부 담당자에게 증빙자료를 보내는 대신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통일부가 우리 단체에 대한 등록을 취소하든 그러지 않든 개의치 않고, 북한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이익받을까 봐 자료 제출한 곳도 다수
 
  증빙자료 제출 거부 연대에는 동참했으나 통일부에 증빙 요건 자료를 제출한 곳도 여럿 있었다. 통일부의 요구를 거부하면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한 단체 관계자는 “자료 제출 거부 운동에는 참여했으나, 통일부에 자료를 제출했다”고 했다. 또 다른 단체의 한 실무자는 “통일부의 요구가 뜬금없지만, 어차피 우리 단체는 비영리 민간단체이자 법인이기도 해 지난해 법인 실적 보고 당시 제출했던 자료를 이번 등록 요건 점검 때 제출했다”고 했다.
 
  통일부 북한인권과와 정착지원과의 관계자들은 이번 사무검사와 등록 요건 점검 대상이 된 단체 관계자를 만나 통일부의 이번 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 민간단체의 관계자는 “통일부에서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또 다른 이는 “표적 조사를 받은 단체들이 유엔 등에 알리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니 달래려는 차원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 6일, 이번 사무검사 및 등록 요건 점검을 총괄하는 부서의 관계자에게 ‘점검 자료 제출 마감일인 7월 30일까지 몇 개의 민간단체가 제출했는지’를 물었다. 그는 “현시점에서 그 수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제출하지 않은 단체에는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 통일부가 등록 민간단체 180개 전부가 아닌, 북한인권·정착지원 분야(64개)로만 한정해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문을 보내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분야를 특정해 보낸 것은 표적 조사라고 의심할 수 있지 않나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만, 단체가 많다 보니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64개 단체에 대한 점검을 마친 후 나머지 단체도 등록 요건을 점검할 계획입니다.”
 
  — 법인에 대한 사무검사는 법령에 따라 실시할 수 있지만, 민간단체에 대한 조사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민간단체지원법에 따른 등록 말소 조항이 있습니다. 다만, 민간단체는 법인과 달리 연간 실적 보고 의무나 주무 부처의 관리·감독 권한을 명시한 조항이 없어 등록 요건 점검을 위한 (일제 정비 차원에서) 단체 등록 당시에 제출하는 자료를 (이번에) 요구한 것입니다.”
 
  — 사무검사와 등록 요건 점검은 언제 계획된 사항인가요. 북한의 반발 이전인가요, 그 이후인가요.
 
  “그동안 ‘법인과 민간단체의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통일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주장과 여론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통일부의 고유 업무 차원에서 사무검사와 등록 요건 점검을 시작한 것입니다. 전혀 탄압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연초부터 계획해왔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 사무검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합니까. ‘단체의 이메일도 검사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해당 법인이 속한 과(북한인권과·정착지원과)에서 3명 내외의 공무원이 해당 법인 사무실을 방문해 그간 통일부에 보고한 내역과 실제 현장을 비교하며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겁만 준다? 행동으로 옮긴다?
 
64개 등록 요건 점검 대상 단체 목록.
  통일부가 사무검사 및 등록 요건 확인을 거쳐서 실제로 법인 취소나 단체 등록 말소 처분을 내릴까. 조사 대상이 된 법인·단체의 실무자들은 “겁만 주는 거다” “실제로 몇 군데는 없앨 것이다” 등의 의견을 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실제 이름만 올려놓고 활동을 하지 않는 법인이나 단체가 많다”며 “이번 기회에 몇 군데는 법인 허가 취소나 단체 등록 말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떤 이는 “이인영 장관이 주사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심하게 나오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복수의 단체 관계자들은 “결국은 시범적으로 몇 군데를 희생양으로 삼을 텐데, 그 범위가 문제”라고 했다.
 
  단체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정부가 단체에 대한 예산이나 행정 지원도 없이 이제 와 검사니 조사니 하면서 활동을 압박하려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고사 상태인 이들 단체에 대한 일련의 조치는 그 의도가 뻔하다”고 했다.
 
  실제 사무검사 대상이 된 단체와 등록 요건 점검 확인을 요구받은 단체 20여 곳에 확인 전화를 걸었다. 상당수는 결번이거나 전화를 받는 이가 없었다. 사무실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재정 악화 등으로 대표 1인이 단체의 모든 업무를 돌보는 경우가 다수였다. 유명무실, 이름만 걸어놓은 곳에 대해선 통일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법인 취소나 등록 말소를 할 수 있어 보였다.
 
  이번 통일부의 행보에 대해 국회 외통위 소속의 한 관계자는 “통일부가 뭔가를 보여주려다 보니 조급함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와 북한이 원하는 성과를 내려다보니 급히 이들(북한인권·정착지원 법인 및 단체)을 목표로 삼은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부처는 비영리민간단체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탈북자 관련 단체들과 비교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에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을 벌이는 단체를 어떻게 관리·감독하는지’ 물었다.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 사업’ 목적의 민간단체는 관계 법령에 따라 등록 요건 심사와 확인을 거쳐 설립되며, 민법상 설립허가 법인과는 달리 (민간단체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활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여가부에는 그동안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따른 단체 등록 말소 사례가 없었다”고 밝혔다.
 
  민간단체에 대해서는 조사를 강제할 규정이 없고,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다만 단체가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때는 등록 말소를 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고 했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북한인권·정착지원 활동 단체와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통일부.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통일부가 나머지 법인과 단체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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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호    (2020-09-12) 찬성 : 4   반대 : 0
문차베스는 북한전범정권의 괴뢰이다.

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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