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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 死鬪의 현장을 가다

일선 경찰서

“민원 제기가 걱정돼 차라리 주취자에게 맞는다”

글 :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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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아니라 노예가 된 것 같은 기분 들어”
⊙ 일선 경찰관들의 애환… 욕설·폭행은 일상
⊙ 사라져버린 경찰의 인권은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 “총은 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던지라고 있는 것이다”
2014년 3월 21일 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술집 앞에서 난동을 부린 남성을 경찰관들이 연행해 가고 있다. 사진=조선DB
  경찰관 사이에 지구대와 파출소 근무는 업무 강도가 센 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고 클럽이나 술집 등 유흥업소가 많이 몰려 있는 곳은 근무 환경이 더 안 좋다. 국내에서 사건사고가 많은 홍익지구대, 대림지구대, 이태원파출소가 대표적이다. 이곳 경찰관 대부분은 만취자들을 주로 상대한다.
 
  기자는 3월 1일부터 6일 대림지구대, 홍익지구대, 이태원파출소에서 경찰관들과 주야 근무를 함께 하면서 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이들과 동행하면서 많은 질문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말이 한마디 있다. “경찰관이 아닌 노예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경찰관은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사람들이다. 노예가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한 경찰관이 “가끔 내가 경찰이 아니고 노예가 된 기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술을 마시고 경찰들한테 자기 집까지 데려다달라고 행패를 부리기도 한다. 물론 관내에 살고 있으면 가끔 데려다주기도 한다. 하지만 바쁜 시간에 다른 사건도 많은데 그 사람을 집까지 데려다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동료에게 가게 된다. 어떤 날은 주취자들의 구토만 열 번 이상 치운 적도 있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경찰을 시작했다. 그런데 주취자들의 구토 뒤처리나 하고, 파출소에서 만취자들이 실례를 해 그 뒤처리까지 하게 되면 자괴감이 든다.”
 
  다른 한 경찰관은 “근무를 서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을 당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경찰관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폭행과 욕설이다. 하루는 순찰차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을 지나가던 차량에서 ‘야, 이 짭새 XX야’ 하는 욕이 들려왔다. 순간 너무 화가 나서 그 차량을 따라갔는데 정작 가서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현행법상 경찰이 시민에게 욕하는 건 범죄지만 시민이 경찰을 욕하는 것은 아무 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정말 백 번 양보해서 욕하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경찰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비방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또 “최소한 경찰관을 향해 ‘짭새’라는 등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만큼은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경찰관 아닌 ‘슈퍼맨’을 원하는 시민들
 
  한국고용정보원(2013년)이 발표한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 1위는 경찰관이다. 교대 근무의 고충, 긴장 상태의 밤샘 근무, 불규칙한 생활 등을 이유로 꼽는다. 현장에 배치되는 인력이 늘 부족한 치안 담당 경찰관이 느끼는 업무 강도는 더욱 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국민은 평균 462명이며, 일선 현장에서 뛰는 경찰관(순경~경사) 1명이 담당하는 국민은 594명에 달한다. 참고로 선진국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는 400명을 넘지 않는다. 독일은 경찰관 1명당 국민 305명, 프랑스는 322명이다.
 
 
  악성 민원인 때문에 경찰 가슴 멍들어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 만취 상태로 온 한 남성이 의자에서 잠을 자고 있다. 사진=조선DB
  과거 경찰은 대민(對民)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시민들의 불만을 산 적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국민의 인권 향상을 위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수사 및 적법절차 준수를 권고하고 실천해온 결과, 국민 인권 및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경찰에게 갑질을 일삼는 몇몇 악성 민원인 때문에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고, 폭행 또는 욕설을 습관적으로 행하는 주취자나 법적으로 권한이 없는 일을 강요하는 악성 민원인 등으로 경찰관들의 가슴이 멍드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생각나는 전화번호가 있다. ‘112’이다. 갑자기 곤경에 처하게 되면 경찰서에 연락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다. 하지만 이들도 슈퍼맨이 아닌 직업적 사명감을 지닌 사람들이다.
 
  지구대에서만 10여 년을 근무한 한 경찰관은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할 수 없는 범위가 너무 많다. 시민들은 경찰관이면 범인을 잡고 사건을 예방해야 되지 않으냐고 하지만 법에 허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남편이 아내를 폭행했고, 아내는 남편에 대해 접근금지신청을 했다. 그래서 우리가 긴급 임시 조치를 통해 남편을 아내에게서 접근금지 시켰다. 그러나 남편은 또다시 아내에게 접근했다. 이때 남편을 체포할 수 없고, 기껏해야 과태료 정도 부과하는 것이 전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로 인해 강력범죄가 발생할 경우 국민에게 지탄받는 것은 경찰이다. 초동 대응을 잘못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법으로 인해 피해자가 생기게 되고, 노력과 달리 경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민원을 받게 된다”고 했다.
 
  경찰관들의 범죄자들과 대치 상황에 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이다. 지난 1월 13일 서울 강동구 암사역에서 벌어진 ‘암사역 흉기 난동’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의 소극적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난동 영상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는데, 경찰이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들고도 가해자를 제대로 진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경찰이 테이저건을 사용한 사례를 살펴보면 이들이 왜 소극적으로 대응했는지 알 수 있다. 과거 유사 사건 판결에 따르면 경찰이 테이저건을 사용해 진압하는 과정에서 가해자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과잉진압’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 2016년 1월 대법원 2부는 “흉기 없는 가해자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해 체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결했다.
 
  2011년에는 이런 사건도 있었다.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우던 한 남성이 경찰이 쏜 테이저건의 충격을 받고 쓰러지면서 자신이 손에 들고 있던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재판부는 “국가가 사망한 남성의 유족에게 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1년 7월 인천지법 민사11부는 “경찰이 무리하게 테이저건을 사용해 남편을 숨지게 했다”며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망한 남성은 2010년 5월 오후 인천시 부평구 집 앞 골목길에서 술에 취해 “아내를 찾아달라”며 행인에게 난동을 부리고 자해하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쏜 테이저건의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들고 있던 흉기에 왼쪽 옆구리를 찔려 숨졌다.
 
  당시 재판부는 “테이저건은 방어적인 성격의 다른 장구와 달리 상대방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적극적인 공격도구”라며 “무기에 상응하는 것으로 간주해 사용 적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망자가 당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흉기로 실제 행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자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테이저건 사용의 불가피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선 경찰관들은 부정적인 시각이다.
 
  한 경찰관은 “범인이 칼을 들고 경찰을 찌르려고 하는데도 경찰은 테이저건도 사용하지 못한다. 만약 사용해서 범인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과잉진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찰들 사이에서는 ‘총이 범인을 향해 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던지라고 있다’는 씁쓸한 농담도 한다”고 말했다.
 
 
  새벽 홍대 앞을 가보니
 
경찰이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술에 취한 남성을 순찰차에 태우려고 하자 남성이 경찰관의 팔을 잡고 반항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일요일인 지난 3월 3일 새벽 홍익대 일대 번화가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그 전날 자정부터 홍대 앞은 혼란스럽게 변하기 시작했다. 취객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여기저기서 고성이 튀어나왔다.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취객과 술기운에 목소리를 높이며 욕설을 내뱉는 이들이 섞인 곳으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술병을 들고 무리 지어 지나다니는 외국인들까지 합세해 지나가는 한국 여성들에게 큰소리로 야유를 퍼붓거나 추파를 던지는 광경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술에 취한 이들에게 횡단보도 역시 무의미했다. 홍대 주변이 무단횡단으로 유명세를 탄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무질서한 모습은 여전했다. 홍대 정문 앞 삼거리와 KT&G 상상마당 주차장 사거리 등 도로에서 운전하며 지나가려면 여러 번 급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한다. 당연하다는 듯이 도로를 향해 뛰어드는 보행자들 때문이다. 심지어 한 차선을 점령한 채 무리 지어 이야기꽃을 피우는 이들도 적잖았다.
 
  특히 길거리를 걸으면서 담배 피우는 모습도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일반적으로 보행 중 흡연하는 이들을 향한 주변의 시선은 따갑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예외다. 이날 홍대 인근에서는 거리를 행보하며 흡연하는 보행자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이상한 눈초리로 그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 증거인 양 홍대 거리 곳곳에는 각종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마구 널려 있었다. 새벽이 지나 아침이 다가올 무렵, 홍대 거리는 마치 폭풍우가 한바탕 휘몰아친 것 같았다. 전단, 쓰레기, 담배꽁초와 곳곳의 토사물이 뒤엉켜 거리는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주말 야간의 경찰서 신고 대부분은 ‘주취자’ 관련이다. 술에 취해 영업 방해를 하거나 싸우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가 대다수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보면 이들은 이미 인사불성이다. 만취한 이들은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경찰관들과 실랑이를 벌인다. 경찰관들을 향해 욕설은 기본이고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가족의 권력을 내세우면서 협박하기도 한다.
 
 
  경찰도 ‘제복 입은 시민’… 일선 경찰관들의 인권은?
 
  3월 3일 새벽, 홍익지구대로 주취자 신고가 들어왔다. 만취한 여성이 클럽 화장실에 쓰러져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다. 현장에 출동해보니 술에 취한 30대 여성이 화장실에서 클럽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사건의 개요는 이랬다. 지인을 만나 홍대 앞 해당 클럽에서 술을 마시며 놀다 취한 상태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여성은 화장실에서 쓰러져, 그 상태로 볼일을 본 것이다. 이후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사람들이 이를 클럽 직원들에게 말해 클럽 매니저가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여성을 밖으로 인도하기 위해 어르고 달래보지만, 꿈쩍하지 않고 횡설수설만 늘어놓았다. 이에 클럽 여직원까지 동원돼 만취 여성을 화장실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으나 소용없었다. 그 여성은 소리를 지르고 욕설까지 해댔다.
 
 
  “주취자들 기분 나쁘다고 얼굴에 침도 뱉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가 설을 맞아 대림동 주민들과 함께 범죄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림지구대
  경찰관들은 20여 분 여성과 대치했다. 매뉴얼대로 신체 부위 접촉을 최소화해 여성을 밖으로 옮겼다. 그 와중에 여성은 고함을 지르며 발버둥을 쳤다. 여성을 조용한 곳으로 이동시킨 경찰은 신원조회와 함께 클럽 직원들의 증언을 확보하느라 분주했다. 여성은 바닥에 주저앉아 경찰관을 향해 반말과 욕설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여성이 몸을 일으키며 주먹으로 경찰관의 목을 가격했다. 당시 경찰관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기자는 놀랐다. 순간 경찰관은 약간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이내 “그러시면 안 돼요”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에 대해 한 경찰관은 “이 정도는 애교다. 주취자 단속 나가면 욕설은 기본이고, 손으로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고 침까지 뱉는다. 기분 나쁘다고 얼굴에 내뱉은 침도 맞아봤다. 초반에는 이런 일들이 너무 당황스러웠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됐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보통 일선 경찰관들은 이런 일이 생기면 그냥 넘어간다. 만약 폭행으로 고소하면 그 경찰관도 조사를 받게 된다. 지구대 인원이 부족해 휴가 가는 것도 눈치 봐야 되는 상황인데 조사를 받기 위해 빠지면 다른 대원들이 더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지난해 8월 9일 동호대교에서 자살소동이 벌어졌다. 한 남성이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이유로 자살하겠다며, 술 먹고 다리 위에 올라서려 한다는 신고였다. 긴급히 요구조자(要救助者·구조를 요하는 사람)를 구하기 위해 4명의 경찰관이 출동했다. 요구조자는 이미 술에 취해 사리분별하지 못하고 경찰관을 때리는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요구조자의 발에 맞아 정강이가 부어올랐다. 보통 이 정도라면 공무집행방해를 적용할 수 있으나,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목숨을 구했다는 것만으로 화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만다.
 
  이것이 현실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지역 경찰은 팀제 운영이기 때문에 한 명이 빠지면 다른 동료들이 그만큼 근무를 더 서야 한다. 하루이틀이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송사에 휘말리거나 징계 등 민원제기로 인한 감찰이 이뤄질 경우 그 기간은 몇 개월을 훌쩍 넘긴다. 그러는 동안 그 경찰관은 민원처리를 위해 상당한 개인 시간을 허비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경찰관은 신고가 떨어져도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신고자가 나중에 민원을 제기하면 우선 피해 입는 이는 경찰관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4일자로 294기 신임 경찰이 각 지역으로 배치됐다. 기자는 신임경찰 몇 명을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경찰관의 인권에 대해 물어보았다. 서울 강남경찰서 장석준 경장은 “중앙경찰학교에서 국민의 인권, 피해자의 인권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교육받았다. 이를 통해 경찰이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인 인권경찰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변화에 맞추어 북한이탈주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다른 많은 국가의 문화를 배움으로써, 다문화가족에 대한 이해를 통해 향후 현장에서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인천 삼산경찰서 이정원 경장은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지구대로 정식 출근한 첫날, 예전과는 다른 선배 복장이 눈에 띄었다. 그 이유는 경찰조끼에서 빨간 불빛을 내며 나를 바라보는 듯한 바디캠(body cam) 때문이었다. 선임 경찰관들은 얼마 전 주취자를 말리던 중 시비가 되어 고생한 적이 있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바디캠을 구매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은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일을 하지만, 정작 경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런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데 역설적이면서 안타까웠다. 나는 아직 지역 경찰로서 짧은 기간 근무했지만, 일부 주취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민이 경찰에게 인사해주거나 고생한다면서 반갑게 맞이해줄 때마다 직업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범죄예방에 나선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이다.
 
  ‘서울의 차이나타운’이라고 불리는 대림동은, 1990년대부터 한국을 찾은 재한 조선족들이 현재 집거지를 형성해 사는 곳이다. 누군가는 낯선 풍경에서 막연한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그것은 자연스러운 경험이다. 낯선 감정과 두려운 감정을 두고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없다. 다만 대림동이라는 물리적 지역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삶은 때때로 낯설다는 이유로 주목받거나 배제되기도 한다.
 
  중국 동포(조선족)들이 강력범죄자라는 인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깊숙이 퍼졌다. 이런 인식은 길 가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오원춘과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박춘풍 같은 중국 동포 출신 흉악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증폭됐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는 영화 같은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모습에서도 영향받을 수 있다. 영화 〈황해〉(2010)와 〈신세계〉(2013), 〈차이나타운〉(2014), 〈청년경찰〉(2017), 〈범죄도시〉(2017) 등 흥행과 화제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영화가 모두 중국 동포를 ‘무자비한 범죄자’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경덕 대림지구대장은 “과거에는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대림동에서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대림동 주민이 자체적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는 한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대림지구대 경찰관들과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류 대장은 “실제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민과 경찰관들이 범죄예방 어깨띠를 하고 동네를 돌면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범죄신고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열악한 지구대 근무환경… 잠자리 없어 복도에서 쪽잠
 
  지난해 12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뉴스가 있다. 시위대를 진압하던 경찰이 오히려 시위대로 돌변한 것이다. 바로 프랑스 경찰이다. 이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그럼 대한민국 경찰관들의 근무 환경은 어떨까? 대부분 열악하다. 먼저, 칼이나 총을 든 범죄자에게서 경찰관들의 생명을 지켜줄 유일한 장비인 방검복(防劍服)과 방탄복이 부족하다. 일선 경찰관들은 강력범을 만났을 때 칼에 찔려도 뚫리지 않는 방검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현재 경찰서에 지급되는 방검복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 사람당 한 벌이 필요한데,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방검복은 팀별로 절반 정도밖에 없다.
 
  한 경찰관은 “다른 건 몰라도 최소한 강력범죄자에게서 내 몸을 보호할 방검복은 있어야 되는데, 현재 턱없이 모자라다. 그렇다 보니 사비를 털어서 방검복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에 필요한 것은 방검복뿐만 아니다. 보통 경찰관들은 야간 근무인 경우 2~3시간 정도 잠잘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잠잘 공간이 부족해 의자에 앉아서 자거나 휴게실 통로에 누워 잠을 청한다.
 
  서울의 한 지구대 경찰관은 “휴식시간에 잠깐 누워서 쉬려고 해도 공간이 부족해 잠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지구대 공간을 넓히는 공사를 하려고 해도 예산이 나오지 않아 어려운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지구대 파출소는 순찰차 세울 주차공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차도에 주차하는 경우도 많다. 길가에 주차된 순찰차들은 사고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고, 사고 날 경우 긴급 출동이 어렵다. 그 밖에 무전기와 삼단봉 등은 노화되어 배터리가 금방 방전되거나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선 경찰관들은 국가 공휴일과 휴가를 거의 포기하고 산다. 명절 같은 경우 팀이 당직이 아님에도 자원해서 출근한다. 그 이유는 평일보다 명절에 사건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휴가의 경우 자신이 빠지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팀원들에게 가증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일선 경찰관들은 명절과 휴가를 모두 반납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것이 일선 경찰관들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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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른 세상    (2019-03-31) 찬성 : 0   반대 : 4
요즘 경찰하는 거 보면 욕 얻어먹어도 당연합니다.
경찰보다 소방이 더 고생하는데, 소방관련 기사 올려주세요

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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