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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스마트폰 핵심 기술 對中 유출 전말

친인척 내세워 만든 위장업체 통해 對中 기술 유출… 삼성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6조6000억원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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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디스 기술 먹고 튄 ‘中 BOE’… 이번엔 삼성의 ‘OLED 핵심 기술’ 노렸나?
⊙ 기술 유출 혐의자는 삼성 덕분에 성장해 ‘매출 1조원’ 기록한 업체의 임직원
⊙ 공작원과 같은 ‘中 BOE’의 은밀한 포섭·접선·기술 유출 과정을 국정원이 포착했다
⊙ 기술 해외 사용 불명확·이익 미실현·초범이란 이유로 ‘무죄’ 빈번
  세계 각국이 자국의 최대 경제 위협으로 ‘경제 간첩’, 즉 ‘산업 스파이’를 꼽고 있다. 오랜 기간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해 이룩한 국가·기업의 주요 ‘산업 기밀’이 타국에 유출된다면, 직접적인 금전적 피해와 함께 그야말로 ‘총력전’이 펼쳐지는 ‘세계 경제 전쟁’에서 패배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단순한 금전 손실이 아닌 국가 경제 근간을 허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 기밀 유출’은 다른 의미의 국가 안보를 해치는 ‘이적(利敵)’과 같은 셈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산업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의 요주의 대상은 ‘중국’이다. 중국 공산당은 2025년까지 세계 제조업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는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고, 국가 산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권력을 등에 업은 중국의 기업들은 전 세계의 ‘산업 기밀’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첨단 기술 역시 ‘세계의 하청 공장’에서 탈피하려고 ‘질적 성장’을 꾀하는 중국 기업이 호시탐탐 노리는 ‘먹잇감’이다.
 
 
  국내 산업 기밀 유출 ‘주범’은 中國… 돈 앞세워 국내 기술·인력 빼돌려
 
  첨단 기술 해외 유출 방지 전담 조직인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지난 10년(2008~2018년) 동안 ‘적발’한 국내 첨단 기술 해외 유출 사건 364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기술이 유출된 경우다. 중국 기업은 주로 고액연봉 등 금전적 보상을 미끼로 국내 핵심 연구인력을 포섭하거나, 기밀 자료 접근 권한을 가진 임원을 채용하는 방식을 쓴다. 자금력을 앞세워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는 것도 ‘주특기’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국내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접근해 ‘산업 기밀’을 탈취할 수도 있다.
 
  최근에 국내 산업계를 술렁이게 한 ‘산업 기밀 유출’ 사건의 피해자는 삼성디스플레이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톱텍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3D 흡착공정’ 기술, 즉 ‘갤럭시 엣지’에 적용된 곡면 OLED 제조 기술과 장비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에 유출했다. 이로 인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추산 피해액은 6조6000억원이다.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지난해 봄부터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검증 작업을 한 뒤 이를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이첩했다. 수원지검은 지난해 11월 29일, 톱텍의 사장 등 임원 3명을 ‘산업 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이에 가담한 직원 6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3D 래미네이션(Lamination) 관련 설비사양서와 패널 도면 등을 중국 수출을 위해 위장용으로 설립한 회사에 유출하고 그중 일부 자료를 중국으로 다시 유출해 155억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이들의 범죄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산업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의 적발 과정을 토대로 해당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국정원, 삼성 협력사 OLED 엣지 기술 對中 유출 적발
 
2015년 3월, 신종균 당시 삼성전자 사장(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곡면 화면’을 구현한 ‘갤럭시 S6 엣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 초반부터 삼성 협력사인 톱텍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등과 공모해 최고급 삼성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OLED 엣지 기술을 유출하고 있다는 첩보를 접하고, 이를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1996년, 자동화 설비 제조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톱텍은 삼성으로부터 기술을 받아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해 온 업체다. 이 업체는 삼성으로부터 예외적으로 독점 공급을 인정받으며 성장해 2017년엔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삼성 덕분에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1993년 4월에 설립된, 중국 BOE는 현재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다. 사업 초창기엔 일본·대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을 익혔지만, 그 기술력은 세계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BOE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현대전자의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을 보유한 뒤부터다. BOE는 김대중 정부 당시 정부 주도로 강행된 대기업 간의 사업 교환인 소위 ‘빅딜’에 의해 탄생한 ‘하이닉스’의 계열사 ‘하이디스’를 2002년 말에 인수했다. 이전까지 LCD를 만든 경험이 없던, BOE는 ‘기술 공유’란 명분을 내세워 기술자를 빼돌리고, 자사와 하이디스의 전산망을 통합한 후 하이디스의 LCD 제조 핵심기술 4000여 건을 가로채 중국 현지에 제조 설비를 구축했다.
 
  본격적인 LCD 양산 체제를 갖춘 BOE는 2006년 하이디스를 부도내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이후 BOE는 세계시장에서 ‘남의 기술’로 만든 LCD를 저가에 팔며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고, 2017년에는 세계 최대 LCD 패널 제조사가 됐다. BOE는 이 같은 성장을 발판 삼아 세계시장에서 삼성과 LG에 이어 세 번째로 OLED 양산에 성공했다. 최근엔 ‘플렉시블 OLED(휘어지는 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 체제도 구축했다.
 
 
  삼성 덕분에 성장한 회사가 왜 삼성 경쟁업체에 기술 유출했을까
 
2017년, ‘삼성 협력사’ 톱텍은 삼성 베트남 공장 증설을 비롯한 ‘호재’ 덕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해당 연도의 톱텍 매출은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국가정보원이 삼성 핵심 협력사의 대중(對中) 기술 유출 첩보를 입수한 건 지난해 5월이다.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기술 유출 업체를 특정하기 위해 삼성 협력사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그 결과, ‘톱텍’이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 모회사 삼성전자는 협력사에서 비위 행위가 발생할 경우 해당 협력사와의 거래를 영구 중단한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톱텍은 삼성 덕분에 성장한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업체가 삼성에 발각될 경우 ‘납품 중단’이란 최악의 사태를 맞을 게 뻔한데도,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중국 업체에 기술을 유출했을까란 의구심이 발목을 잡았다.
 
  일각에선 디스플레이 수요 둔화에 따른 톱텍의 매출 급감이 ‘기술 유출’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2017년,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공장 후공정 증설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톱텍은 그해 말 기준으로 매출 1조1384억원, 영업이익 2117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대비 290%, 579% 증가한 셈이다. 당기순이익도 564% 늘어난 1494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렸지만, 세계시장 상황은 그해 말부터 악화됐다. 디스플레이 수요 둔화에 따라 투자가 급감했다. 삼성도 세계시장 상황에 따라 공장 증설을 보류한 까닭에 톱텍의 매출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톱텍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3%, 6%에 불과한 2070억원, 1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30억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을 놓고, 톱텍이 매출 유지가 어렵게 되자 당장의 이익 150억원을 노리고 기술 유출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지만, 상기한 톱텍의 매출 규모 등을 봤을 때 설득력 있는 분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정원, 정보망 총가동해 관련자 행적 추적
 
  해당 첩보가 삼성과 톱텍의 거래를 끊게 하려는 경쟁업체의 ‘음해’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BOE의 소위 ‘하이디스 기술 먹튀’ 전력과 급진전한 OLED 제조 기술력, 중국이 ‘OLED 굴기’를 위해 수십조 원을 쏟아부으며 관련 기술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함께 우리 수출을 견인하는 OLED 관련 핵심 기술이 유출되면 LCD에 이어 OLED 시장마저 중국에 추월당해 잠재적으로 천문학적인 국부(國富)를 날릴 수 있으므로, 재빨리 검증 작업에 들어갔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첩보 외엔 관련 사실을 입증할 정보가 전혀 없었던 탓이다. 정황증거도 없는 상황이고, 내부자 연루 가능성이 있어 ‘톱텍’의 협조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국 BOE 측의 철저한 ‘보안’도 검증 작업을 어렵게 했다. 중국 BOE는 북한 공작원과 국내 간첩이 접선할 때 중국 등 제3국에서 만나는 식으로 주로 해외에서 포섭 대상인 국내 연구원을 접촉했다. 이들은 접선한 연구원들에게 위치 추적 회피를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끄라고 지시하는 등 공작원들의 수법을 그대로 따랐다. 국내 연구원을 채용한 뒤에는 중국 현지에서 가명을 사용하게 하고, 현지 거주 한인들과의 접촉도 일절 금지했다. 중국 BOE는 또 국내 핵심 협력사를 접촉해 기술 유출을 모의할 때도 중국 현지나 제3국에서 만나며 극소수의 인원들만 내용을 공유하는 등 외부 노출을 철저히 차단했지만, 국정원은 정보망을 총가동해 그들의 거래 내역을 파악했다.
 
‘경제 안보’ 전선 최일선에서 싸우는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국가정보원은 1989년부터 산업기술 해외 유출 방지 업무를 시작했다. 2003년 10월부터는 전담 조직인 ‘산업기밀보호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국가정보원은 국내에 ‘산업보안’이란 개념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되기 이전인 1989년부터 산업기술 해외 유출 방지 업무를 시작했다. 2003년 10월부터는 전담 조직인 ‘산업기밀보호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산업기밀보호센터’는 국내 첨단 기술의 불법 해외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산업 스파이’를 색출한다. 해외 정보망과 축적된 ‘스파이 색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유출 관련 정보를 수집해,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고, 처벌이 필요할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정보를 지원해 혐의자 처벌을 돕는다. 기업·연구소·대학의 핵심기술 및 연구 성과물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지도를 하고, 유관부처의 기술보호 정책 수립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가정보원은 외국 자본 등에 의한 국익 침해 행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주한 외국기업·투기자본에 의한 국내 경제질서 교란 등 외국의 국익 침해 행위와 합법적인 인수합병(M&A)을 가장한 기술 유출 등 위법 행위에 대한 정보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전략물자 불법 수출과 방산기술 해외 유출 차단 등에 대한 예방·색출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주요 보호대상 기술은 ‘산업기술유출방지법’상 국가핵심기술 및 산업기술, ‘영업비밀보호법’상 영업비밀, 국가 R&D 예산으로 개발한 기술 등이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유관부처와 협력하여 국가핵심기술(12개 분야 64개)·국가 R&D 성과물 보유기관 등에 대한 보안관리 실태조사 등 사전 예방 활동을 통해 보안 취약점을 개선하고 기업체 대상 ‘산업기술 보호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기업체의 기술보호 마인드 확산과 자율 보안관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기술 추격 및 저가 공세 등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조선·철강 등 5개 취약 산업군은 민관 합동 대책반을 가동하여 집중적으로 보호 활동을 한다. 상대적으로 보안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산업기밀보호센터 내에 ‘중소기업·벤처 기술보호 전담팀’을 운영하면서 중점 보호대상을 선별하고, 기술 유출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정보원은 국가 기술 보호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첨단 기술 해외 유출 차단 경험을 다른 기관에 전수하기도 한다. 국가정보원은 2007년부터 검찰, 경찰, 기무사 등의 현장요원을 대상으로 ‘산업보안 실무과정’ 등 교육을 진행하면서 300여 명 이상(총 21기)의 기술보호 전문가를 육성했고, ‘111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하면서 기술 유출에 대응하고 있다.
 
  설립된 지 두 달 된 신생업체가 ‘국가 핵심 기술’ 구현하는 장비를 수출한다?
 
국내 첨단 핵심 기술을 빼내려는 중국 업체 측의 ‘보안 유지’는 철저했다. 포섭한 국내 연구원 또는 업체 임원을 만날 때 공작원들의 접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외부 노출을 차단했다. 사진=조선DB
  국정원은 ‘톱텍’이 기술 유출을 시도한다면, 정보·수사기관과 삼성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제3의 업체’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서, 이 업체를 찾는 데 주력했다. 정보망을 통해 국내의 신생업체 ‘○○○’가 ‘BOE’와 OLED 곡면압착기 공급 계약을 맺은 사실을 입수하고 해당 업체에 대한 추적에 들어갔다.
 
  OLED 곡면압착기는 삼성 휴대전화의 고급 기종에 적용되는 ‘곡면 화면’을 가능케 하는 이른바 ‘엣지 패널’을 만드는 장비다. 이 장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500억원을 투자하고 엔지니어 38명을 투입해 약 6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개발한 소위 ‘3D 래미네이션’ 기술을 구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기술을 톱텍에 제공하고, 장비 개발을 의뢰했다. 톱텍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장비를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했다. 그 결과 제작된 OLED 곡면압착기를 통해 출시된 제품이 세계 최초 ‘곡면 화면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 엣지(2014년)’다. 이후 ‘갤럭시 엣지’의 ‘곡면 화면’은 타사 제조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삼성 갤럭시만의 ‘디자인’으로 자리 잡게 됐다.
 
  삼성 스마트폰의 핵심 기술인 ‘3D 래미네이션’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지정된 ‘국가 핵심 기술’이다. 이를 수출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국가 핵심 기술’이 적용된 장비의 공급 계약을 중국 BOE와 맺은 국내 업체는 2017년 3월에 설립됐다. 해당 업체의 대표는 업계에선 생소한 인물이었다. 업계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대표이고, 설립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신생업체가 세계 최대 LCD 제조업체인, 중국 BOE 측에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장비를 납품하는 건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거래였다.
 
 
  국정원과 검찰의 조기 대응으로 기술 탈취하려던 중국 업체 타격받아
 
  국정원은 일단 이 업체 대표에 대해 수소문했다. 그 결과, 정체불명의 대표는 톱텍 창립자 중 한 명이자 사장인 방○○의 형수로 밝혀졌다. 해당 업체의 임원들도 ‘톱텍’ 임원의 친인척이었다. 해당 업체는 설립지가 공터이고, 등기부상 소재지도 다른 회사 건물인 ‘위장업체’였는데, 실제 사무실엔 정체불명의 중국인이 드나들었다. 국정원은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OLED 곡면압착기’를 숨겨놓은 비밀창고 위치를 파악해 2017년 8월 22일,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톱텍’ 사장 방○○ 등이 삼성으로부터 받은 갤럭시 엣지용 곡면압착기(3D 래미네이션) 설비사양서, 패널 도면 등 첨단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해 155억원을 취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이 같은 국정원과 검찰의 빠른 대응 덕분에 비록 일부 장비는 중국으로 이미 수출되기는 했지만, 곡면압착기 3대는 수출 직전 부산항에서 압수됐다. 납품 계약된 8대는 수출이 불발돼 기술 유출은 초기 단계에서 차단됐다. 이에 따라 중국 BOE 협력사들은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거나 공장 건설 계획을 보류하는 등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톱텍은 자사 기술로 제작된 설비를 중국에 수출한 것이지, 삼성디스플레이의 산업 기술을 유출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29일, 자사 임직원이 기소되자 톱텍 회장은 이날 “당사는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협력업체로서 지난 3월경 삼성디스플레이에 중국 고객사로의 수출 사실을 사전에 설명한 다음 본 건 곡면압착기를 중국에 수출한 바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에도 삼성디스플레이 발주에 의한 설비의 협의, 제작, 납품 관련 업무를 지속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당사 및 당사의 해외법인 소속 직원 약 70여 명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중국 등 국내외 사업장 내에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곡면압착기’ 수출 등은 삼성과 사전에 협의된 사항이고, 삼성과의 관계도 문제없다는 취지의 주장인 셈이다. 이어 “당사는 향후 진행될 재판에서도 실체적 진실을 위해 재판 절차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금전 노린 기술 유출은 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 피해 주는 ‘매국’
 
  기술 유출 범죄는 피해 기업에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안기는 것은 물론 시장 지배력·경쟁력을 약화시켜 최악의 경우 도산으로 몰아가는 중대 범죄다. 국가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이 무너지면, 해당 기업은 물론 협력업체 구성원들이 일자리를 잃는다. 이는 결국 국가 경제와 국가 경쟁력에 타격을 주게 된다. 한마디로 ‘기술 유출’은 ‘매국(賣國)’과 같은 셈이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기술 유출 범죄의 심각성을 간과한다. 특히 법원에서 기술 유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이 단기징역이나 집행유예 등 형식적인 처벌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는 경우가 많다. 법원이 기술 유출 범죄를 화이트칼라 범죄·생계형 범죄로 인식하는 데다, 적발 당시 기술을 유출했더라도 그로 인한 이익이 실현되지 않았다면, ‘미수’로 인식해 가벼운 처벌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례로 2013년에 있었던 ‘국내 조선 3사 기술 유출’ 사건을 볼 필요가 있다. 2013년 당시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 소속 방첩관은 국내 대형 조선업체에 근무 중인 인도인 엔지니어가 2~3년 단위로 소위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옮겨 다니며 조선 분야 국가 핵심 기술을 수집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법원, 국내 조선 핵심 기술 빼돌린 인도인에게 ‘집행유예’
 
국정원은 국내 조선 3사를 전전하며 핵심 기술을 인도로 빼돌린 인도인 엔지니어를 추적해 검찰로 하여금 구속기소하는 데 성공했지만, 법원은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사진=조선DB
  인도는 12개 주요 항구와 200개의 중소 항구를 보유하고 있다. 해안선 길이는 7517km에 달한다. 내륙 운송이 발달하지 않아 해운이 인도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량 기준 95%에 달한다. 가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70%에 이른다. 화물 운송과 여객 산업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도 정부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해안 경비력과 해군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항공모함 건조도 계획하고 있지만, 기술력과 공급 능력이 부족해 상당 부분의 수요를 외국에 의존한다. 2017년 기준 인도의 선박 수입은 약 60억 달러다. 이 같은 인도의 조선 산업 현황을 감안하면, 국내 조선 3사를 주기적으로 전전하는 인도인 엔지니어의 행동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해당 첩보를 입수한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 소속 방첩관은 2년6개월 동안 인도인 엔지니어의 기술 유출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추적했다. 엔지니어의 과거 행적과 함께 해외 정보망을 활용해 인도 조선업체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해 경찰에 넘겼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인 엔지니어는 회사 보안 시스템을 회피하기 위해 협력업체에 먼저 기술 자료를 보낸 뒤 이를 스캔해 다시 자신의 개인 이메일로 보는 방법으로 기술을 유출했다. 또 사내 시스템 개선 시 보안 시스템이 가동 중단되는 시간을 노려 이메일과 이동저장장치(USB)로 국가 핵심 기술이 담긴 회사 기밀 자료를 대량 유출해 자신의 노트북에 저장했다.
 
  이 같은 국정원과 경찰의 공조를 통해 해당 인도인 엔지니어는 구속기소 됐다. 법원은 유출된 기술이 외국에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풀려난 엔지니어는 곧바로 인도로 출국했다.
 
  2016년에도 또 다른 인도인이 국내 조선 3사의 특수선 제조 기술을 신원불명의 인도인에게 정기적으로 유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국정원의 지원으로 검찰은 인도인을 구속기소 했다. 법원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해 석방했다. 해당 인도인 역시 풀려난 직후 출국했다.
 
 
  해외 사용 불명확·이익 미실현·초범이란 이유로 ‘무죄’ 빈번
 
  산업 스파이들의 기술 유출 수법은 점점 지능화·은밀화되는 가운데 국내 정보·수사기관이 어렵사리 우리 기업의 첨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실을 적발하더라도 재판 과정에서는 해외 사용 여부 불명확·이익 미실현·초범이란 이유로 ‘무죄 석방’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재판이 장기화할 경우 수사와 공판을 담당하는 검사는 인사이동으로 교체되는 반면, 기술 유출 업체는 전담 변호인단을 두고 필사적으로 방어에 나선다는 점도 산업 스파이들이 법망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부정경쟁방지법’이나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피고인은 92명에 불과하다. 반면 무혐의 처분을 받은 피의자는 640명이고, 기소가 유예된 피의자는 31명에 달한다. 2016년에도 피의자 878명에겐 무혐의, 40명에겐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된 피고인은 161명에 불과했다. 기술 유출 행위로 인해 얻게 되는 ▲고액 연봉 ▲승진 등 이익이 해당 행위가 적발됐을 때 받는 처벌보다 크다면, 기술 유출 행위를 근절하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과 같은 양형 기준으로는 사실상 국부를 유출하는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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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    (2019-03-07)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아직. 확정되지도. 않는 사실을. 사실인양. 기사를. 쓰셨네요. 대기업이. 당했다고. 지나가는. 개가 웃겠네요. 기자양반은. 예를 들어. 톱텍회장말이. 사실이라면. 피해를. 배상할. 의향은. 있는지요.
  안티기술스파이    (2019-02-02)     수정   삭제 찬성 : 4   반대 : 1
특히, 국외로 기술유출하는 자는 엄벌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살아야 우리나라 사람들을 고용해서 월급주고 돈도쓰고 세금도 낸다.
먼저 판사부터 바뀌어야 한다.
기술개발이란 돈, 시간, 인력의 투자가 반드시 있어야 되는 기업의 경쟁에서 핵심요소다.
동일종류의 물건을 세계에서 오직 한 회사만 만들고 앞으로도 그렇다면 기술개발도 보호도 필요없다.
그런데 전세계에서 수많은 경쟁자가 자신의 기술수준에서 최대한의 물건을 만들고 있다.
경쟁회사들보다 더 좋은 물건을 만들어 많이 팔기위해서는, 인간이 반드시 물을먹어야 살 수 있듯, 기술이 필수다.
좋은 기술은 좋은 제품을 만들수있어 시장에서 더 많이 팔수 있고,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더 많은 세금도 내고.
그런데 이 기술을 정당한 댓가없이, 국외로 빼내는 자에 대해 솜방망이 판결하다니.....
우리 기술은 우리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고, 우리의 삶의 질도 높이는데, 이에 대한 이해가 판사나 모두에게 너무 부족하다.

  이박리    (2019-01-31)     수정   삭제 찬성 : 6   반대 : 1
미국처럼 중국의 기술 스파이 사건에는 강경 대응해야 합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아주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적질한 기술로 벌어먹고 사는 나라, 응징을 해야 합니다.
  하나버드    (2019-01-29)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15
톱텍은 아직 재판중인상태인데.... 기자가 무슨 확정된거 처럼 기사를 쓰냐...
물론 기술 유출이 문제이긴 한데.... 정확한 기사를 쓰자... 기자 자질이 의문 스럽다.....

20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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