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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TK 민심

대구(大邱) … 변화 향한 동력(動力) 분출되기 직전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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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K 지도자들은 목숨을 거는 대수술을 할지, 약만 먹고 말 것인지 결정해야”
⊙ “TK 외면하고 코드 인사로 정부를 채울 수 있겠지만 그랬다간 역풍 일어나”
⊙ “영남권 신공항, 대구공항 이전 지지부진하자 ‘이명박·박근혜가 해준 게 뭐 있노’ 소리 나와”
⊙ “‘민주당 대구경북특위’ 결성, 여야가 모처럼 TK발전을 위해 한목소리”
  1945년 8월 15일 정오, 일왕(日王)의 포츠담 선언 수락으로 일본의 항복이 천하에 공포됐다. 이날 경북도청에 있던 구라시마 도 내무부장은 청내 300여 명의 직원을 불러 일본 패망을 미리 설명했다. 몇몇 일인 간부가 울었다. 대구부청(府廳)에서는 우에도 부윤이 출입기자들에게 “종전 후에도 사랑하는 대구부민으로 남겠다”고 다짐하며 “협조를 바란다”고 헛소리를 했다.
 
  대구 공평동 법원가의 와다나베 지법원장과 이쓰이 검사장, 에가미 검사정 등 대구지방법원과 대구복심법원, 그리고 대구 검사국의 현직 법조관리들은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 인사도 없이 흩어지고 말았다. (참조 《대구시사》, 1995)
 
  독립운동가 서상일(徐相日·1887〜1962) 선생의 집에 조선군 대구지구 헌병대장 간다(神田) 대좌가 찾아왔다. 간다는 일제가 물러갈 때까지 치안에 협력해 달라고 청했다. 이날 오후 시민들이 대구형무소를 찾아가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일인 책임자는 상부 지시 때까지 참아 달라고 사정한다. 일본 상점들은 철시했고 태극기를 든 한국인이 함성을 지르며 거리를 메웠다. 애국지사들은 16일에야 석방됐다.
 
  광복 당시 대구의 모습은 타 시도와 다를 바 없을지라도 자부심만은 남달랐다. 구한말 일제에 맞서 국채보상운동을 일으킨 곳이라는 자부심에서 그랬다. 을사늑약(1905년)을 강압 체결한 일제는 한국 통감부를 설치, 혹독한 식민통치를 시작했다. 이때 통치자금으로 한국정부에 부과한 외채가 1300만원이었다. 대구의 광문회는 국채 1300만원을 갚자고 일어섰다. 3개월 만에 국채보상운동은 2000만명이 참여하는 국민운동으로 번졌다.
 
  대구·경북은 근·현대사에 새 물줄기를 열었던 발상지라는 자부심이 있다. 6·25 당시 낙동강 방어, 4·19의 도화선이 된 2·28 학생의거, 새마을운동 등에서 그렇다. 이곳 출신들이 무려 10차례(박정희 5차례, 전두환 2차례, 노태우·이명박·박근혜 1차례 집권)나 역대 대통령을 했고 햇수로 40년을 집권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무형의 자부심이 ‘먹거리’ 경제문제까지 해결하진 못한다. 대구는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주요 경제지표(2015년 기준)에서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992만원으로 24년째 전국 꼴찌다. 전국 16개 시·도 평균(3089만원)의 64.5% 수준이다.
 
  대구의 재정자립도는 56.6으로 8개 광역시·특별시·특별자치시 평균 67.0보다 낮다. 대구보다 자립도가 낮은 곳은 광주(49.2)밖에 없다. 경북도 역시 32.7로 도·특별자치도 평균 38.3에 한참 못 미친다.
 
  문재인 정부 이후 가장 상실감이 큰 지역이 대구·경북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5·11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지지했던 탓이다. 대구 출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영어(囹圄)의 몸이 된 것도 이곳 사람들을 거칠게 자극한다.
 
  9월초 기자는 TK 민심을 취재하러 대구를 찾았다. 초가을의 오후, 중구 동인동2가 국채보상운동 공원엔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110년 전인 1907년, 전국에서 가장 핫(hot)한 곳이었던 사실을 알고 있을까. 유모차를 끄는 30대 남성에게 다가갔다. 그는 현재 구직 중이라고 했다.
 
  “대구라는 자부심예? 17세기 경상감영(경상도 도청 소재지)이 있던 도시라는 위세나 국채보상운동이 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이라는 점도 그렇고 근대화·산업화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점 아닐까예? 그런데 언제부턴가 섬유산업이 내리앉으면서 뭔가 해보자는 활력이나 경상도 기질이 무뎌진 것도 같아예. 민심예? 먹고살기 바쁜데 민심이란 게 별것 있습니꺼?”
 
 
  “기자 양반! 대구 민심을 ‘험악하다’ 쓰지 마이소”
 
최근 대구 동대구역 부근의 스카이라인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동대구 역사를 중심으로 6만9000평 부지에 복합역사 및 교통센터 등이 조성되고 있다. 낡은 대구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대구 동구 신천동에 산다는 60대 최종철씨는 “대구 언론에서 문재인 정부가 우리를 차별한다고 하니 기분이 나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신문을 보니, 내년도 예산에 대구·경북 SOC 사업이 죄다 빠졌고 인사도 ‘TK 패싱’이란 말이 나온다데예. 너무 노골적인 것 아입니꺼(아닙니까)?”
 
  최씨 곁에 있던 정옥균씨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게 있겠느냐”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욱하는 성질, 못 먹어도 고(GO)! 하는 오기가 있지만, 지난 10여년간 많이 바꿨심더. 문재인이 밉다고 성난 야도(野都)가 될 것 같지는 않아예. 작년 총선 때 민주당 김부겸·홍의락 의원이 당선되지 않았습니꺼. 대구시장(권영진)도 경북고도 아니고 청구고를 나온 ‘서울 부시장’ 출신의 젊은 시장이고요. 꼴통이라는 틀에 TK를 너무 가두지 마이소. 기자양반! 대구 민심을 ‘험악하다’ 쓰지 마이소.”
 
  대구·경북을 두고 이념적 다양성과 다원성의 부족, 폐쇄적 보수꼴통 기질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때 ‘대구병(病)’이라는 말이 회자된 적이 있다. 대구병이란 제3공화국에서 시작돼 5, 6공화국을 거치며 굳어진 집권의식과 소(小)중앙주의를 의미한다.
 
  언젠가 문희갑(文熹甲) 전 대구시장이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전두환 정권 당시 막강 실세인 경제기획원 예산실장(1982~85년)을 지냈다.
 
  “그때 호남지역 지사와 기관장 심지어 지역 대학총장들까지도 제 집 앞에서 며칠씩 진을 쳤어요.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따내려 집 앞 노숙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대문 밖에서 담요를 덮어쓰고 아예 밤을 새워요. 하도 민망해 제가 새벽에 그분들을 집 안에 모셨습니다. 얼굴 맞대고 예산에 대한 타당성이나 이유를 들어 보면 이해가 가고 설득을 당하게 됩디다.”
 
  호남 관료들이 밤샘 예산 노숙투쟁을 벌일 때, TK 공무원들은 ‘중앙’의 TK에게 전화해 손쉽게 예산·인사를 챙길 수 있었다. 그 결과, 대구·경북은 기득권에 안주해 타지역과 외지인들에게 고립되는 ‘누에고치 도시’가 되고 말았다. 도시가 활력을 잃었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작년 7월 6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구를 찾았다. 경북대 강연에서 그는 이런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졌다. “민주화(1987년) 이후 대구·경북에서 3명의 대통령이 배출됐는데 여러분은 행복합니까?”
 
  그것은 ‘TK가 행복하지 않다’는 말을 뒤집어 한 것이었다. 강연에서 한 그의 말이다.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그 혜택이 국민에게 오지 않고 일부 정치인에게만 돌아갔습니다. TK는 저출산, 저성장, 고령화, 청년실업 등 종합세트로 병을 앓고 있고 대한민국에서 제일 심합니다. TK 지도자들과 대한민국 지도자들은 우리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목숨을 거는 대수술을 할지, 약만 먹고 말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남 지사 말대로 지금의 TK는 누에고치처럼 웅크린, 자신도 모르게 불행한 공간이 된 것이다.
 
 
  “지방의 눈높이로 보니, 중앙의 관료주의 벽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도건우 청장.
  그러나 언제부턴가 대구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더는 대구 혼자서 못 산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까.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도건우(都建佑) 청장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지난 7월말 3년간의 임기를 끝내고 청장에서 물러났다. 후임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40대의 도 청장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최측근이다. TK에서 40대 기관장은 희귀품에 가깝다.
 
  “대구가 장래에 도시기능을 재정립하고 국제적 위상을 갖춘 도시로 변모하려면 대구시 경계 내에서 사고를 국한시켜선 안 됩니다. 구미·포항·경주·영천 등 주변 도시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업기능도 대구 주변 시·군 공단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대구의 경제적 영역을 광역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맡았어요.”
 
  — 외국에다 TK 세일즈를 해 보니 어떻던가요.
 
  “투자유치를 해 보니 외국에 대구·경북이 너무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을 가 봐도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곤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인구 2000만명이 넘는 중국 내륙의 충칭·청두 등 대도시와 경제교류가 시급한데 서로가 생소합니다. 그래서 투자유치나 활발한 교역 이전에 TK를 홍보하고 왕래를 자주 해야 한다고 봅니다.”
 
  — 폐쇄적 기질, 봉건적 연고주의와 같은 이미지에서 대구는 얼마나 자유롭습니까. 대구에서 만나본 사람들은 어떻던가요.
 
  “박정희 대통령께서 장기 집권하는 동안 TK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로 바뀌었고, 이후 보수정권의 뿌리가 되면서 이념성향이 굳어졌다고 봅니다. 한 번 형성된 가치관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이는 호남도 마찬가지지요.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는 정치성향이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이들은 박정희를 모르는 세대입니다. 몇 년 동안의 투표성향이나 여론조사를 보니, 2030세대의 정치적 다원화가 확연하게 보입니다. 현재의 대구·경북은 변화를 향한 동력(動力)이 지표면 위로 분출되기 직전의 상황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TK에 거대한 변화가 터져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여명(黎明)을 앞둔 어둠이 가장 짙다고 한다.
 
과거 대구역은 대구의 관문이었다. 그러나 동대구역이 들어서면서 대구역은 힘을 잃었다. 2003년 민자 역사 개발로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면서 대구역과 주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구시민회관이 세련된 대구콘서트하우스로 바뀐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생명체는 인브리딩(Inbreeding·동종교배) 시스템이 반복될수록 열등해지고 반면 아웃브리딩(Outbreeding·이종교배)에서 강한 우성이 나타난다. 과거 대구는 ‘동종교배의 도시’ 혹은 외지인에게 서서히 고립되는 ‘누에고치 도시’라는 오명을 받아 왔다. 도 청장은 40대인 자신을 TK가 받아들인 것이 ‘이종교배의 노력’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구 출신이지만 고교 졸업 후 20여 년을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재정경제부, 감사원, 국회예산처,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근무했어요. 대구시가 생긴 이래 대구시청에 42살의 1급 공무원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우려의 시선이 많았지만 변화를 위해 노력했어요. 불요불급한 조직을 덜어내는(서울사무소 폐지) 대신 현장 민원실을 만들었어요. 청사를 외곽지로 옮겨 연간 7억원의 임대료를 아꼈고 간단한 업무는 직원들과 ‘문자’로 소통했어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외국인 직원도 채용했고, 대신 과도한 의전은 폐지했죠.”
 
  그 역시 학연, 지연을 모두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차 한잔하자는 제의를 거절하기 힘든 지인이 모르는 분을 데려와 업무 부탁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어요. 완곡하게 거절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의 핵심 당직자들. 왼쪽부터 강진석 청년팀장, 서현욱 사무처장, 이정기 조직팀장. 서현욱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대구·경북을 차별하고 있다. 인사가 만사인데 너무 노골적이다”고 했고 강진석 팀장은 “지역 현안인 영천경마장 건립은 아직 삽도 못 떴는데 이 정권 눈치를 보며 호남으로 간다는 소문만 무성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발전연구원 홍철 전 원장은 ‘대구 쇠락’을 설명하며 ‘폐쇄적 사고의 대구 공직자’를 언급한 적이 있다. 계속된 도건우 청장의 말이다.
 
  “제가 근무해 본 중앙부처의 직원들과 비교해 (대구 공직자의) 역량이 절대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방에서만 근무하면 중앙부처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게 돼요. 아무래도 중앙부처 파견을 다녀온 직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방의 눈높이로 보니, 중앙의 관료주의 벽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지방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 주지 않아요. 간단한 제도개선이나 법에서 허용하는 부분조차 관행이란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고요. 중앙·지방이 교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면 좋겠어요.”
 
 
  “시민들이 그대로는 안 놔둘 겁니다”(자유한국당 이재화 시의원)
 
대구시의회 이재화 의원.
  대구시의회를 찾았다. 몇몇 시의원을 만났는데 한 의원은 차를 권하면서도 “곧 방송에 출연해야 해 깊이 얘기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여성 의원인 이재화(李在和) 시의원은 기꺼이 인터뷰에 응했다. 이 의원의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기업하는 분들 사이에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업체들의 임금부담 때문이지요. 연세 드신 어른들은 일자리 없는 젊은이를 걱정하는 상황입니다. ‘노령연금 안 줘도 좋으니 우리 손자·손녀 일자리나 만들라’고 해요.”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어떤 말들이 오가나요.
 
  “처음에는 박통이 무슨 죄를 지었냐며 강경한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사람 잘못 써서 이렇게 된 게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사람 잘못 쓴 것을 사과했다면 탄핵으로 안 갔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해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는 ‘해야 된다’, ‘말아야 된다’가 아직 반반쯤 됩니다.”
 
  이 의원은 ‘TK 홀대론’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표정은 부드러웠지만 목소리 톤은 올라갔다.
 
  “(문재인 정부가) TK를 외면하고 코드 인사로 정부를 채울 수 있겠지만 그랬다간 역풍이 일어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 때 쪼아서(압력을 넣어) 대구시장이라도 차지할 생각인지 모르지만, 대구가 그대로는 안 놔둘 겁니다.”
 
  — 시장님 인기는 어떤가요.
 
  “서울에서 정치를 하신 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맺고 끊는 게 확실합니다. 권영진 시장은 청탁을 ‘앉은자리’에서 거절해 주변에서 섭섭하다, 기분 나쁘다는 이야기가 처음엔 나왔어요. TK에 정(情)문화라는 게 있으니까요. 지금은 오해가 풀렸다고 봅니다.”
 
  이번에는 대구시의회 김석동 의정정책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그는 “대구를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고장의 대명사처럼 표현하는 것에 억울한 감이 없지 않다”며 “정체성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변한다. 대구도 변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 지역의 정체성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물론 정치구도나 좌우 이념성향의 차이는 나뉠 수 있지만 전근대적 전통사회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다고 봅니다. 대구·경북이 좀 더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유독 이곳이 심하다고 보지는 않아요.
 
  저는 개방적인 보수주의자입니다. 보수가 나쁜 것도 아니고 나라와 전통을 지키자는 게 근본이념이잖아요. 저는 자식들에게 ‘진보와 보수 세력이 대등해야 서로 경쟁해서 나라가 균형적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어요. 대구 사람들도 과거에 비해 정치적 다양성이 넓어졌고 변화에 대한 인식도 적극적입니다.”
 
  도시도 사람과 같아서 시대변화에 적응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면 다시 도약할 수 있다. 대구는 언제부턴가 인천에 시세(市勢)가 밀리고 ‘거대 수도권’과의 차별성과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변화의 의지다. 김 정책관의 말이다.
 
  “저는 지역 시민단체를 20년 이상 후원해 왔어요. 대화를 해 보면 그들 주장에 틀린 점이 많지만 경청할 부분도 많아요. 서로가 신념을 가지고 소통한다면 앞으로 달라지지 않을까요? 생각의 차이야 있겠지만 대구 미래를 걱정하고, 시대정신을 읽어 내려는 지혜를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좌우 끼리)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요즘 대구서도 민주당 할 만합니다”(민주당 이헌태 구의원)
 
대구 이헌태 구의원.
  대구 북구 이헌태(李憲泰) 구의원은 현재 더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다. 대구 북갑 지역위원장도 맡고 있다. 지난 5·11 대선 당시 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 지난해 4월 총선 때는 김부겸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 중 한 명이다.
 
  “TK만 예산이 삭감된 것은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해요. 복지, 일자리 중심으로 예산안을 짜다 보니 전국 SOC 예산이 다 줄었어요. 인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TK 인사가 너무 보수 쪽에 편향돼 쓸 만한 인재풀이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어요. 쓰려 해도 쓸 만한 사람이 없잖아요. 지역 여론이 ‘보수쪽 TK인사라도 발탁하라’고 하는데 그건 어려운 얘기죠. …”
 
  — 대구·경북 민심이 부글부글 끓는다면서요.
 
  “안 그래요. 2030세대는 확실히 우리 쪽에 기울고 있어요. 과거엔 경대(경북대)만 가도 (정치에) 무관심했고 부모가 표심을 정하면 무조건 따랐는데 지금은 바뀌었어요. 대구는 작년 촛불집회 이후 확실히 세대간 대결로 들어섰어요. 요즘 대구서도 민주당 할 만합니다.”
 
  — 야당 인기는 어떤가요.
 
  “지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분열된 상태 아닌가요? 대구에 바른정당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각각 2명, 대구시의원은 3명이나 됩니다. 이발소 같은 곳에 가 보세요. 어른들이 전부 자유한국당을 욕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친다고요. 한국당은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됩니다.”
 
  현재 더민주당 대구경북특별위원회가 결성된 상태다.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을 중심으로 권칠승·이재정·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대구에서 첫 정책간담회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 이헌태 의원의 말이다.
 
  “제가 볼 때 대구의 가장 유명한 관광자원은 중구의 ‘김광석 거리’라고 봅니다. 폐쇄적인 대구의 개방적 이미지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봐요. 보수적인 대구의 진보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 전태일입니다. 전태일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도 대구산(産)이죠. 대구출신 전태일을 기념하는 기념관과 거리를 만들어 김광석 거리와 연계해 대구의 진보적 정체성을 되살리면 어떨까요?”
 
  기자는 대구 중구청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다음은 50대로 보이는 택시기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요즘 문재인 대통령 인기는 어떤가요.
 
  “학생들이나 좋아하지 나이 많은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싫어합니다.”
 
  — 자유한국당은요.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안타깝다, 우짜겠노 라고 생각하지요. 최순실에게 이용당했을 뿐 죄가 없다는 게 기본 정서입니다.”
 
  — 만약에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특별 사면한다면 정서가 바뀔까요.
 
  “참 나, … 택도 없는 소리!”
 
  택시기사는 설령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한들 민심 변화가 없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택시에서 내려 대구 중구청사로 들어섰다. 윤순영 청장은 자유한국당 간판으로 내리 3선에 당선됐지만 지난 탄핵 당시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현재 바른정당 소속이다.
 
  그녀는 대구 도심의 옛집과 옛길을 탐험하는 ‘대구 중구 골목투어’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등 도심 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대구 중구에는 삼국시대에 쌓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달성토성, 4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경상감영, 약령시, 계산성당, 동산선교사주택과 청라언덕,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과 서상돈 고택 등 명소가 즐비하다.
 
  윤 청장에게 중구의 명물 얘기 대신 정치 얘기부터 시작했다.
 
  — 왜 탈당했나요.
 
  “박통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만큼 실망이 커서 제 스스로 감당이 안 되더군요. 같은 여성 입장에서 정말 잘되기를 바랐는데, 믿었던 분이 저 정도밖에 안 되나 싶어서, 그동안 (박통과 자유한국당을) 찍어 달라고 했던 것이 부끄러워 탈당했어요.”
 
  윤 청장은 “박통 곁에 있던 사람들이 반성도 없고, 더는 정치를, 친박들 틈 속에 있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대구 민심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느끼나요.
 
  “옛날엔 엄마가 찍으라 하면 자식이 그냥 보수를 찍었어요. 이제는 ‘엄마 말만 들었던 결과가 이거냐’며 자식이 엄마를 나무라는 상황이 됐어요.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을 줄곧 빨갱이라고 봤는데, 이제는 당을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을 보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또 이명박 박근혜 10년간 지지해 봤자 잘난 몇몇만 좋았지 (TK에) 해 준 게 뭐가 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하면서 민심이 돌아섰어요. 대통령도 그렇지만 국회의원들은 뭘 했냐, 대통령 앞에선 쭉도(힘도) 못 쓰면서 … 하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어떻게 봅니까.
 
  “저는 박통이 우리사회의 여성에 대한 암묵적 차별과 편견의 유리천장을 깼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깨진 유리파편이 다시 여성에게 박혔다고 생각해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더 단단해졌다고 느껴요. 안타까워요.”
 
 
  박근혜·이재용이 없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대구 북구 침산동 옛 제일모직터에 복원된 삼성상회와 호암 이병철 동상.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4년 9월 전국 창조혁신센터 중 처음으로 출범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공약을 품은 첫 작품이었다. 박 대통령은 작년 3월 대구혁신센터를 찾아 성과를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삼성의 사내벤처를 두고 “삼성으로서도 상당히 자랑스러우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꼭 자식 장가보낸 것 같지요?”라고 묻자, 이 부회장이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그 두 사람 다 감옥에 있다. 박근혜·이재용이 없는 대구창조센터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대구시는 삼성의 모태가 된 대구 북구 침산동 옛 제일모직터 3만6574m²를 비수도권 최대의 창업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 일대를 아우르는 명칭은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 대구와 삼성, 그리고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창조경제’를 비벼 넣은 이름이다.
 
  현장은 시간이 멈춰진 느낌이었다. 복원된 ‘삼성상회’ 건물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삼성상회는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38년 대구 중구 인교동에 지은 지상 4층 규모의 목조건물. 이 회장이 청과물과 건어물을 팔며 장사를 시작했던 곳이다. 1997년 붕괴 위험으로 철거될 때까지 59년 동안 원형을 유지하다 이곳으로 옮겨왔다. 삼성상회 옆에는 호암 이병철 회장 동상이 서 있었다. 바로 옆 제일모직 기념관 역시 굵은 자물쇠가 출입문에 둘러쳐져 있었다. 건물을 모두 완공하고 개소식도, 잔치도 못하고 있었다. 대구 만촌동에 산다는 50대 보험 세일즈맨의 말이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고 아들 이재용 부회장 역시 법적 심판대에 서서 안타까워요. 많은 돈을 들여 삼성이 옛 제일모직 터를 멋지게 조성했지만 함께 기뻐할 수 없다는 것이 삼성의 불행이자 대구의 슬픔 아닙니까.”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연규황 센터장.
  연규황(延圭晃)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3년간 대구혁신센터의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해 왔다. 그는 “삼성상회와 제일모직 기념관을 완공하고도 오픈을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하지만 대구혁신센터는 ‘창업 대구’의 거점으로 도약 중”이라고 했다.
 
  “대구혁신센터는 2014년 1기를 시작으로 현재 6기까지 ‘C-LAB’ 보육기업을 선발해 총 95개 업체를 발굴했어요. 1기 회원사 모집 당시 경쟁률이 200대 1이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죠.”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대구혁신센터의 투자유치 금액은 190억원이다. 신규 고용창출은 135명으로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다. 연 센터장은 “초기엔 자신의 특허에 투자해 달라고 찾아오는 분이 많았지만 세금과 시(市) 재정으로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이 돼야 한다는 점을 설득해 왔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주로 찾아온다”고 했다.
 
  “3년간 센터를 운영해 보니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창업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은 부족합니다. 또 도전정신도 스케일 업(Scale up)할 필요가 있어요. 앞으로 대구가 월드클래스 창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탄핵 과정에서 세대별로 다양한 의견이 생겨나고 있다”(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김상훈(金相勳) 의원은 대구시 경제산업국장과 경제통상을 지낸 지역 경제관료 출신이다. 재선인 그는 TK 홀대에 대해 “그러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강도가 세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배정된 내년 국비 예산은 2조8000억원이다. 당초 대구시가 신청한 3조4000억원보다 5400억원이 삭감됐다. 6개 SOC 사업에 국비 1823억원을 신청했지만 4분의 1가량만 반영된 상태. 경북도는 5조2000억원을 신청, 3조20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주요 SOC 사업의 삭감폭이 컸는데, 1400억원을 신청한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예산은 393억원 정도다. 상당수 철도건설 사업도 신청 예산의 30% 정도만 반영됐다. 김 의원의 말이다.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며 복지를 제외한 전 영역에서 감액됐다지만 SOC 사업에 걸쳐진 예산은 신청 대비 반영액이 약 25%(경북지역) 남짓 돼서 일종의 쇼크라고 할까, 그런 상태라 보시면 됩니다.”
 
  —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간 대구·경북이 유무형의 혜택을 보았겠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게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예산·인사에서 소외시키니 상대적 충격이 큰 것 같아요.
 
  “영남권 신공항이 물 건너가고 대구공항 이전 역시 지지부진한 데다 변변한 기업도 유치 못해 ‘(이명박 박근혜가) 해준 게 뭐 있노’ 하는 푸념이 있었어요. 사실 대구는 내륙도시다 보니 바다(를 접한 도시)보다 발전기회가 적은 게 사실인데, 더구나 ‘하늘길(신공항)’이 좌절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상태에서 정권마저 바뀌니 박탈감을 더 느끼게 됐죠. 현재 여당에서 ‘대구경북특별위원회’라는 걸 만들었으나 쇼잉(Showing) 정도에 머물러 (여당 움직임을) 미심쩍게 보는 시각도 분명히 있어요.”
 
  김 의원은 대구의 정체성에 대해 “대구를 보수꼴통의 도시라고 하지만 내륙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종교배가 쉽지 않은 지역”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으로 대통령을 많이 배출한 지역이다 보니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을 것이고, 다른 지역이 봤을 때 왜곡되게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엔 엄청난 변화가 있어요. 경북 13개 지역구는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지만 대구는 12곳 중 5곳에 불과해요. 탄핵 과정에서 세대별로 다양한 의견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도 긴장해서 주목하고 있어요.
 
  전통적으로 보수 정체성을 사랑해 주셨던 분들은 유권자 연령층으로 볼 때 60대 이상이고 20~50대는 정당간 각축을 벌여야 할 상황인데요, 민주당은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과 북핵 6차실험으로 지지율 확산이 어렵고,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의 금품수수 스캔들이 불거져 인기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 면에서 자유한국당은 여러 실기(失機)한 면이 있지만 밑바닥 정서는 아직도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출당 문제를 시민들은 어떻게 보나요.
 
  “출당 문제는 다른 지역보다 굉장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두고 ‘우야노(어떻게 하노)~’ 하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조금씩 잦아들고 있어요.”
 
 
  “민주당이 있으니까 달라지네”(민주당 홍의락 의원)
 
  더민주에서 대구·경북은 험지(險地)다. 불모지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최근 ‘대구경북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TK특위’ 소속 조응천 의원은 “정치 환경을 보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고향이 바뀐 게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역에서 색안경 끼고 민주당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에는 출신지가 TK인 국회의원이 13~14명에 이른다.
 
  대구 북을 국회의원인 홍의락(洪宜洛) 의원은 TK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구·경북의 신문과 방송의 주요 기사와 논설, 사설까지 모두 스크랩해 각 의원실에 보낼 만큼 TK여론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홍 의원의 말이다.
 
  “정치적 다양성이나 개방성이 많이 좋아졌죠. 과거엔 무조건 한쪽이었잖아요. 요즘은 (자유한국당과) 비교하려는 마음이 생기니까 많이 바뀐 거죠.”
 
  —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어떤가요.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 잊어먹지 않았나 생각돼요. 대구 주류사회 역시 야당(민주당)이 있으니까 문제도 해결되고, 정확하게 민심을 전달할 수도 있어 좋다고 생각하는가 봐요. 과거 일방적인 보수정당 때는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알 수도 없었고 특정한 소수에게만 이익이 돌아갔는데 이제는 ‘야당(민주당)이 있어야 되는구나’, ‘있으면 좋구나’가 아니라 ‘있으니까 달라지네’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대구가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어쩌면 (TK가) 새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 그래도 TK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예산 차별에 불만도 많아요.
 
  “소외감 안 느끼게 하려고 ‘대구경북특위’를 만들었잖아요. SOC 예산은 전국이 다 삭감됐기에 꼭 TK만 홀대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니 삭감됐다는 피해의식은 더 있는 거죠. 호남 쪽에서 더 깎였다고 난리입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TK에 이렇게 충고한 적이 있다. “내 편 네 편 가르는 분지(盆地)에 갇힌 사고를 버리고, 머릿속에서는 정치적 계산도 버리고, 서로 힘을 합쳐 내 지역을 발전시켜 보자는 합심된 노력과 용기로 도전하면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이었다. 이명박 정권 때가 아닌 지금, 여야가 모처럼 TK발전을 위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야 분지에 갇힌 사고를 떨어낸 것일까.
 
 
  “연고 집단이 혜택 보고, 피해 보는 악순환 끊어야”(대구대 홍덕률 총장)
 
대구대 홍덕률 총장.
  인천 제물포고 출신의 홍덕률(洪德律) 대구대 총장이 TK에 온 것은 1988년이다. 이번 학기를 마치면 꼭 30년째 TK와 인연을 맺게 된다. 아무 연고도 없이 대학 교수에서 총장까지 올랐다. 그는 진보 인사에서 보수적 관료까지 두루 신망을 얻고 있다. 대구·경북 인터넷 신문 《평화뉴스》 유지웅 편집장의 소개로 홍 총장을 만났다. 아무래도 대구의 변화를 화두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30년은 꽤 긴 세월입니다. 기술진보와 커뮤니케이션 등이 사회변화를 주도하니 대구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변화하고 있어요. 30년 전과 지금의 대구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내부 문제의식과 외부 변화가 함께 어우러졌다고 할까. 그러나 내부보다 외부 충격이 더 컸다고 봐요.
 
  물론 대구·경북에서 변화를 추동하는 힘 혹은 속도가 호남이나 부산·경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SNS와 IT 기기에 능한 젊은 세대가 변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어요. 어쩌면 대구만큼 세대간 갈등이 극렬하게 이뤄지는 곳도 드물 겁니다.”
 
  홍 총장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당선이나 김부겸 홍의락 민주당 의원의 당선이 세대간 충돌의 사례다. 의미있는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변화가 올바르다면, 속도감 있게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합니다. 겨우 변화의 바퀴가 한 바퀴 돌았을 뿐입니다. 앞으로 두서너 바퀴 더 돌면 더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겁니다.”
 
  — 대구·경북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보세요.
 
  “정권이 교체된 것 자체가 TK 입장에서 상실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정권 초기에 이런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요. 문재인 정부가 인사·예산에서 TK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제했다는 보도를 접했어요. 어디까지 진실이고 과장인지 파악하기 힘들이지만 TK가 섭섭하게 느껴질 정도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지난 7월에 ‘출신지 차별 금지법안’이 의원입법(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으로 국회에 제출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방 사립대 총장으로 지방대생들이 느끼는 소외감을 늘 같이 느껴 왔어요. 출신교와 출신지로 인해 부당하게 차별받던 관행, 이제는 근절돼야 합니다. 정권 교체 후 그런 제기를 하는 것이 괜히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스러워요.
 
  그러나 입법을 통하든, 권력을 운영하는 이의 정치적 결단이든, 정권향배에 따라 특정지역이 웃고 우는, 연고집단이 혜택을 보고 피해를 보는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 봉건적 연고주의로 뭉친 TK 주류사회도 변하고 있다고 보나요.
 
  “더디긴 하지만 주류사회 역시 늘 똑같은 변화의 문제제기가 있어 왔어요. 변화는 일정한 갈등을 수반합니다. 어쩌면 권영진 시장이 주류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담보하는 측면이 있어요. 그러나 모르긴 몰라도, 권 시장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겁니다.
 
  갈등과 저항이 권 시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숙명입니다. 밖에서 볼 때 위태위태하게 보이기도 해요. 그러나 타협적으로 가면 주위 사람이 편할 수 있겠으나 대구 변화를 이끌 수는 없어요.
 
  중요한 것은 대중이 얼마나 권 시장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지켜 내느냐가 아닐까요? 그런 면에선 언론이 권 시장의 문제의식을 전폭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이성적으로 타당하게 평가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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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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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깃발    (2017-10-17)     수정   삭제 찬성 : 3   반대 : 2
군수 조카가 무참히 뿌러뜨린 깃발을 다시 세운다
군위땅 전체를 현수막으로 덮어 뿌인다카나.
군위에 공항
절대로 그런일 없을끼다
  팔공산    (2017-10-17)     수정   삭제 찬성 : 5   반대 : 2
그러네요
저도 군위가 고항이지만
산이 높고 장연 그데로 보존해주세요
  영광을 되찾자    (2017-10-17)     수정   삭제 찬성 : 3   반대 : 2
대구도 예전에는 경북의 일부였을뿐이제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우리 내륙의 수도궈나 처럽 크게 발전54631수있는 큰 그림을 구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공항도 드넓게 경북은 물론 충청 강원 까지 아우를수 있는 곳에 유치 시켜야 당연 하다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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