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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대선 승자, 중국의 ‘중의 굴기(中醫 屈起)’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한의약법 제정 없이는 한국의 투유유(노벨생리의학상 받은 중국인 여 교수)는 나올 수 없어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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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노벨의학상 수상은 1950년대부터 이어온 ‘중서의 병중(竝重)정책’의 산물
⊙ 중의학에 맞서기 위해서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을 골자로 한 한의학법 제정 시급
⊙ 국민 4명 중 1명이 이용하는 한의약 현실은 초라… 양방 위주 국가 의료 체계에 눈물
⊙ 중국, 해외로 수출되는 중성약만 4조원 규모… 한약 수출 실적 ‘제로’
⊙ 보건복지부 한의약 관련 예산 370억원 VS. 중국 국가 중의약 관리국 예산 1조4520억원
    (2016년 기준)
⊙ “정부가 제대로 된 지원만 해준다면 10년 안에 중국 따라잡을 수 있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투유유(屠呦呦) 중국중의과학원 교수는 중국의 영웅이다. 박사 학위도 없고, 해외 유학 경력도 없으며 원사(院士·이공계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명예 호칭)도 아닌 ‘3무(無)’ 과학자로 불린 그는 들에서 흔히 보는 1년초인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을 처음 발견한 업적으로 노벨생리의학상(2015년)을 받았다. 1600년 전 중국 의학서 등을 파고들어 190개의 약초 실험에서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투 교수는 수상소감에서 “이번 수상은 중의학이 세계 인민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 국적의 첫 노벨 과학상 수상자 탄생에 환호했다. ‘신화통신’은 “이 약 덕분에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개똥쑥은 전국 길가나 공터, 강가에서 자생하는 1년생 풀이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쑥 40여 종의 하나이며 예부터 길가에 흔한 잡초였다. 개똥처럼 흔히 볼 수 있다는 뜻과 함께 개똥이 있는 외진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개똥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성공은 경제 규모와 상관없이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중의학에 지속적인 투자를 한 결과였다. 마오쩌둥 주석은 “내가 생각하기에 중국의 세계에 대한 많은 공헌 가운데 중의가 첫째다. 중의의 일부 원리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치료를 하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진리”라며 “중국 중의학은 위대한 보고이므로 적극 노력하여 발굴해야 하며 끊임없이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고 1950년대부터 중의약 육성을 적극 지원했다.
 
투유유(屠呦呦) 중국중의과학원 교수는 들에서 흔히 보는 1년초인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을 처음 발견한 업적으로 노벨생리의학상(2015년)을 받았다.
  덩샤오핑 주석도 문화혁명 이후 위축된 중의계와 중의약 산업의 부흥을 위해 “중의약 후계자가 부족한 문제의 해결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중의의 발전을 위한 토대를 창조해야 한다. 그러므로 56호 문건에 중국공산당 중앙 명의의 ‘특별 지시’를 첨가하여 하달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히며 1978년 9월 ‘중의정책의 진지한 관철과 중의대오의 후계자 결핍 문제에 대한 보고’ 56호 문건을 배포했다. 덩샤오핑은 1982년 우리나라 헌법에 해당하는 ‘중화인민공화국헌법’ 제1장 총강 제21조에 ‘국가는 현대의약과 중국 전통의약을 발전시킨다’는 조항을 삽입하기도 했다.
 
  장쩌민 주석은 러시아 전 대통령 옐친이 중국에 방문했을 때 중의 치료를 받게 할 정도로 중의학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으며 후진타오 주석의 경우도 매일 오전 《황제내경》 《상한론》 등 중의학 고서를 읽고 손자가 병에 걸리면 손수 중약음편(한국의 탕약에 해당)을 처방할 정도로 중의학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현 시진핑 주석 또한 중의학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0년 6월,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 중의공자학원 현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의는 중국 고대 과학의 보고이며 중화문명을 여는 열쇠이며 중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과학적 정리는 세계 의학 사업을 풍부하게 하고 생명과학 연구에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중의공자학원은 전통과 현대 중의약을 중국어 교육과 융합하여 호주 인민들이 중국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중국과 호주 인민의 소통과 우호 증진에 새로운 교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2013년 8월 WHO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중국은 WHO의 역할을 중시하고 상호 합작이 강화하기를 바라며, 중서의 결합과 중서의 병중, 중의약의 해외 발전, 중국 의약품의 국제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동할 것”이라며 중의학 육성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2014년 11월, 호주 캔버라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된 중국 베이징 중의약대학과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 간 ‘호주 중의센터 건립에 대한 합작 협의’ 서명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중국 지도층의 중의학 애정
 
중국 투유유 교수의 노벨의학상 수상은 경제 규모와 상관없이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중의학에 지속적인 투자를 한 결과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의학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도층의 중의학에 대한 각별한 애정 속에 최근 중국은 중의약의 지위와 발전 방침을 규정한 ‘중의약법(총 9장 63조로 구성)’을 공포하기도 했다. 법안은 중의약 사업의 중요 지위와 발전 방침을 명시하고 중의약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중국 전역에서 중의약을 통한 공공의료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중의약을 한족, 소수민족 의약을 포함하는 중국 각 민족 의약에 대한 통칭으로 정하고 그 범위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서양의학의 대안이자 현재도 3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전통의학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한 전국의 모든 현(한국의 기초 지자체, 시군구에 해당)에 중의병원을 설치할 것을 의무화했으며, 중의약 사업을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규획(規劃)에 반드시 포함하고 중의약 관리 체계를 건립하게 함으로써 중의약 서비스가 중국 공공의료 영역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종합병원과 모자보건원에도 중의과 설치를 의무화했으며 중의약 인재 배출, 중의학 연구지원 강화, 중의보건 서비스 발전 등의 내용도 담겨 있다.
 
  중국의 ‘중의약법’ 마련은 2003년 국무원이 제정한 ‘중의약조례’만으로는 발전하는 중국 사회에서 중의약 서비스를 제고하고 중의약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그 특징과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정부 주도로 추진됐다.
 
  중국은 중의학 진흥과 중의학 처방, 치료법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방안을 골자로 한 법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초·중교 교과과정에 중의학 관련 내용을 넣을 방침”이라고 했다. 정부의 폭발적인 지원으로 중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이어오고 있다.
 
  자오란차이 서원병원 전염병센터 주임은 “최근 사스와 조류인플루엔자, 에이즈, 에볼라, 뎅기열, 내성균 감염, 메르스 등 감염병의 중의학적 치료가 중점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며 “2003년 사스(SARS)가 유행했을 때 광둥성 중의원에 입원한 환자 122명을 치료하면서 중의과학원과 협력으로 5가지 진료 방법과 절차 등 중의학적 치료법을 개발했고 임상도 국제적으로 증명받았다”고 했다. 또 “뎅기열 환자는 중의, 서의와의 결합 치료 방법으로 증상을 24시간 이내에 완화(서의 단독 평균 61시간)시키고 완치율도 82%(서의 단독 50%)에 달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중의학 치료를 병행해 사태를 조기 진압했다. 중국 호흡기 질환 전문가인 장수난 박사는 2016년 12월 4일 국회에서 열린 ‘한·중 감염병 질환 대응 방안 모색 세미나’에 참석해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통해 단순 양방 치료보다 중서의 결합으로 중의약 치료를 병행한 그룹에서 월등히 좋은 효과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의 존스홉킨스, 클리블랜드, 메이요 클리닉,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센터 등 내로라하는 의료기관들은 벌써 한·양방 협진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일본은 의사의 80%가 환자를 치료할 때 한약을 함께 사용한다.
 
  우리의 경우는 대표적인 국공립의료기관임에도 한의과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립의료기관 중 한의과가 있는 곳은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재활원, 부산대학교병원 등 단 3곳뿐이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국립병원에서 한·양방 협진이 이뤄지지 않는 점이 해마다 지적을 받지만, 정부에 과연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나라에는 동양의학 인적 자원이 풍부한데도 한·양방 협진 분야에선 오히려 다른 나라보다 뒤처지고 있다. 정부가 팔짱을 낀 사이 환자들은 더 좋은 치료법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고 했다.
 
 
  제자리걸음 중인 한의학
 
  한때 ‘미신’으로 홀대받던 중의학이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세계로 굴기하고 있지만, 한의학은 정부의 무관심과 양방의 견제 및 한·양방 갈등으로 국내에서조차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은 ‘한의약법’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한의사와 한약사의 자격, 의료행위, 처우 개선과 업무영역, 권리와 의무 등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획일적인 관리 체계로 한방과 현대의학의 고유한 특성 발휘와 수준 높은 의료의 제공이 미흡하다는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현 법체계가 현대의학 위주로 구성된 만큼 한의학의 특수성을 고려한 독립적인 법규정이 필요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 법은 일부 의료단체의 전방위적인 반대에 부딪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법안이 발의되자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독립 한의약법 제정은 한의약의 특수성을 고려해 국민에게 수준 높은 한의약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특정 직역의 주장을 대변하고 의료이원화를 고착시킬 가능성이 크다. 독립 한의약법 제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의 이야기다.
 
  “중국은 중의약법을 공포하는 등 중의학을 중국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키로 하였지만 우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한국도 한의학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의료법과 약사법으로 관리되는 국내 환경에서는 한의약 본연의 특성과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의사협회가 공동치료 제안을 거부, 한의학을 활용 못 하지 않았습니까. 마오쩌둥은 1950년 첫 전국보건위생회의에서 보건 4원칙의 하나로 ‘중의와 서의는 서로 단결해야 한다’는 ‘중서 결합 방침’을 내세웠고, 이는 중의약법 제정이라는 결실을 이뤄냈습니다. 한의약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국과 같이 독립된 한의약법 제정이 시급합니다.”
 
  독립된 법안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중국 정부와 우리나라 정부의 중의약과 한의약 전담부서의 지위와 규모, 예산지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1실 6사 19처로 구성된 중국의 ‘국가중의약관리국’은 중앙정부 부처의 독립 외청으로 국장이 차관급으로 국가위생 및 계획생육위원회(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의 부주임을 겸하고 있으며, 인사 및 예산 편성의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받아 중의약 정책에 대한 독자적인 수행과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다. ‘국가중의약관리국’ 산하에는 중국중의과학원(우리나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 해당), 중화중의약학회, 중국중의약보사(신문사), 중국중의약출판사, 전통의약국제교류센터, 중의사자격인증센터, 대만·홍콩·마카오에 대한 중의약료합작센터 등이 포진하고 있어 명실상부 중의약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산하 ‘한의약정책관실’이 한의약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산하에 2개의 과만이 운영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중의약 관련 업무가 ‘국가중의약관리국’으로 일원화된 중국과 달리 국내 한의약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기관은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미래창조과학부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며 “그렇다 보니 일관성 있는 한의약 정책 수행이 어렵고 중복 사업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국내 한약 수출 실적 전무
 
정부부서 예산비교.
  중국 ‘국가중의약관리국’의 2016년도 기준 수입예산총액은 한화 약 1조4520억원으로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한의약 관련 예산인 370여억 원의 40배에 달한다. 그렇다 보니 보건복지부의 한의약 R&D 전체 예산이 중국 중의약대학 한 곳의 연구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실정이다.
 
  중국 교육부 자료를 보면, 상하이중의약대학의 중의약 연구비는 한화 694억4500만원으로, 이는 2016년 보건복지부 한의약 전체 R&D 예산인 186억9400만원의 4배에 달한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도 한의약 R&D 예산을 전년 대비 19.8% 증가한 224억원으로 발표하였으나 여전히 중국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의사협회는 지적했다. 중국 전역의 중의약대학교 15곳, 중의학원 9곳, 중의전문대 5곳 등 29개 대학의 과학연구경비 총액은 한화 약 3390억3600만원이며, 이 중 중의약대학교 15곳의 과학연구경비 총액은 2819억69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정부의 총 R&D 지출액 78조9000여억 원 중 보건의료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5조6879억원이며, 이 중 한의약 분야는 고작 총 투자액의 0.4%로 보건의료 분야의 5.57%에 불과하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의 총 연구개발비가 연평균 12.4% 증가했지만 한의약 분야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9%대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한의약 R&D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것이 한의학계의 설명이다.
 
  지원이 없으니 수익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의 경우 해외로 수출되는 중성약 규모만 연간 4조원(약 4조3980억원)이 넘고 중국 내수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성약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7년 발표한 ‘중의약창신발전규획강요(2006~2020)’를 통해 ‘자주적 지식재산권을 가진 국제 중약 유명 브랜드와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우수기업 육성’을 목표로 ▲중약 현대화 사업 기술 체계 수립 ▲세계가 인정하는 중의약 표준 규범 체계 수립 ▲중의약 특징에 부합하는 과학기술 창신 체계 구성 ▲국제 과학기술합작 네트워크 체계 수립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중의약 산업 활성화 지원에 힘입어 중성약 기업은 1500여 개(2014년 기준)로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총 생산액은 6141억 위안(한화 약 107조4982억원) 규모다. 판매수입금은 5806억 위안(한화 약 101조6428억원)이며, 이 중 이윤총액만 598억 위안(한화 약 10조4680억원)에 달한다. 2010~2014년 중성약 기업의 이윤총액 복합성장률은 27%였다. 중약음편(한국의 한약재에 해당) 기업도 900여 개나 된다. 기업 이윤총액만 105억 위안(한화 약 1조8424억원)으로 2005~2014년간 기업 이윤총액의 복합성장률은 3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의과학원 소속 서원병원에서 중성약 개발을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이곳에서만 약 6000명의 연구원이 최첨단 의료장비로 각종 임상연구와 전통 약제 분석을 진행하면서 하루에 12t이 넘는 처방을 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중약공업 규모를 2020년까지 1만5823억 위안(한화 약 275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중국, 중성약 국제 경쟁력 확보 위해 공격적 투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2015년 10월 12일, 중국 투유유 여사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과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의료기기 사용 규제 등 한의학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불합리한 제도 개선과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협심증을 비롯한 심혈관계 예방 및 치료제로 알려진 ‘심적환(心適丸)’만 해도 현재 중국 내에서만 4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4000만명 이상이 복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2020년까지 중약공업 규모를 300조원 가까이 성장시키겠다는 중국의 목표는 허세가 아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한약 수출실적은 제로다. 중의약은 날고 있지만, 한의약은 기는 셈이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바이오 시장에서 동양의학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며 모든 의료선진국이 동양의학에 주목하고 있다. 연간 수십, 수백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에 모든 나라가 손을 뻗치는데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보유하고도 각종 미비한 제도로 인해 구경만 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도 서양의학 중심의 육성과 연구개발로는 다른 의료선진국들에 앞서갈 수 없음을 인정하고 한국의 강점인 한의약을 육성 발전하여 세계 바이오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균형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중의사보다 훨씬 우수한 인적 자원인 한의사가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제대로 된 지원만 해준다면 60년 앞선 중국의 중의학 육성 발전 지원을 10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전통의약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40조원·2008년 기준), 2050년에는 5조 달러(약 600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한의학의 시장점유율이 1%만 돼도 막대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앙정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의 한의학 육성 발전 의지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제2차 한의약 육성발전계획에는 글로벌 한약제제 개발, 한의 난임 치료 지원 등 한의약 의료 서비스 선진화, 한의약 산업 글로벌화를 위한 방안이 담겨 있지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 계획의 이행률은 절반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허울뿐인 계획이다. 국무조정실이 2015년 상반기까지 풀어내겠다고 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해결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 난임 치료 역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시범사업조차 벌이지 않고 있다. 부산, 전북 등에서 한의 난임 치료를 통해 체외수정 대비 절반의 비용으로 25% 안팎의 비슷한 임신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정부는 이제 막 한의 난임 치료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을 뿐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제3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2016~2020)을 수립하고 한의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보급, 한의약 연구·개발(R&D) 지원, 한의약산업 글로벌화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속도가 더디다.
 
 
  《동의보감》 연구해 노벨상 탄 중국 중의학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독립 한의약법이 제정되고 정부의 충분한 지원이 이뤄졌다면 우리 한의사 중 한 명이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을 처음 발견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개똥쑥의 효능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소중한 기록물이자 의학서인 《동의보감》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한방에서는 개똥쑥을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용해 왔고, 우리나라 《동의보감》 《향약집성방》에는 학질(말라리아)·허열 등을 치료하는 청열(淸熱)약으로 적혀 있다”고 했다. 투 교수도 이 점에 착안해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추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동의보감》에 나온 것을 중국 교수가 먼저 연구해서 노벨상을 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한의학에 대한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가 이러한 현실을 만들어 냈다. 투유유 교수가 우리나라에서 연구했다면 10번은 넘게 검찰에 고발당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대통령에게 바란다
 
출처: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발간한 ‘한의학 R&D의 현황과 과제’.
  이번에 실시하는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장미꽃이 만개하는 5월에 치러져 ‘장미 대선’이라 부른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 차기 대통령이 중국 수준까진 아니라도, 양방 위주의 국가 의료 체계를 손질해 주길 기대한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공약 건의서인 ‘2017 한의약 발전을 위한 제안’을 발간, 정당별 대선 후보와 국회, 정부부처 등 주요 기관에 전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총 66쪽에 달하는 ‘2017 한의약 발전을 위한 제안’에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 문제를 비롯한 구체적인 공약 내용이 담겼다.
 
  먼저 ‘국민에게 신뢰받는 한의약’에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혈액분석·소변분석 및 헌재 판결로 사용 가능한 5가지 의료기기에 대한 건보급여 적용, 방사선 및 초음파 장비에 대한 한의사의 사용 가이드라인 제정 등) ▲한의사의 의료기사 지도권 부여 ▲한약제제 산업의 활성화(한의사의 한방제제 처방 확대를 위한 보장성 강화, 한약제제 내수시장의 확대 및 글로벌 제제 개발을 위한 규정 정비 등) ▲한의약 R&D 강화(한의약 R&D 투자 규모 확대, 한의과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연구중심병원 양성 등)가 포함됐다.
 
  또한 ‘국민에게 다가가는 한의약’에는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생애주기별 핵심적인 건강 문제에 대한 한의 필수의료 보장, 한의 난임 치료 국가관리, 소아비만 등 대사증후군·근골격계질환·자살 및 우울증 등 신경정신계질환·갱년기질환·만성질환·금연·치매 등 한의 보장성 강화 등) ▲한·양방 협진 활성화(협진 시범사업 제도 개선 추진, 중증질환과 기질적 난임 등 국민 요구도가 높은 전문적인 질환에 대한 대상 확대 등) ▲한의약 공공보건의료 강화(국립한방의료원 및 국립한방암센터 설립, 국립암센터·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서울대병원·지방의료원에 한의 진료과 설치, 보건소장 임용과 관련한 한의사 차별 개선 등) ▲국립 한의과대학 설립(교육환경 부실한 사립 한의과대학 통폐합해 국립 한의과대학 설립으로 개편 등) ▲한의 의료전달 체계 구축(종합병원 및 공공의료기관 한의 진료과 의무 설치 등)을 담았다.
 
  이 밖에 ‘국가전략산업으로서의 한의약’에서는 ▲한의약 관련법 정비(한의약 특성을 고려한 가칭 ‘독립 한의약법’ 제정 등) ▲한의약 관련 행정조직 신설(한의약정책실 신설, 금연 및 난임 등 진행할 한의약공공사업과 신설 등) ▲한약자원 관리를 통한 지역재생 사업 추진(우리나라 우수 한약재 관리 및 멸종위기 희귀 한약재 보존, 한약 자원 확보를 통한 한약재 재배농가 지역의 경제 활성화 등) ▲한의약 세계화(한의 외교채널 구축 및 교육과정 해외 인증, 해외 각국 전략 거점을 중심으로 한의약 세계화 준비 등)와 관련한 한의계의 요구가 수록됐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해야”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번 대선 공약 제안은 단순히 한의약이 발전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어떻게 하면 국민의 진료 선택권을 넓히고 환자가 경제적 부담 없이 보다 편리하게 한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의약이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작성됐다”며 “따라서 대선 후보와 해당 정당, 캠프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한의약의 기여도가 높고, 국가 신성장동력으로서 한의약의 잠재적 역량이 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한의약 발전은 물론 국민의 안녕과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을 위해 후보별 대선 공약에 한의계의 현안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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