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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래서 태극기를 들었다

ROTC 애국동지회 최해원 사무총장

“부산 앞바다의 보트피플보다 광화문광장에서 쓰러지는 편이 낫다”

글 :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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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TC 15기를 주축으로 애국동지회 결성 … 1기부터 최근 전역한 55기까지 참여
⊙ “국난의 위기 생기면 몽클라르 장군처럼 예전 근무지로 돌아가 총을 들 각오”

※ 기사 게재 순서는 단체 이름의 가나다 순에 의한 것입니다.
  최해원(崔海遠·65) ROTC 애국동지회 사무총장은 울산에서 해민농장이라는 단감농장을 운영한다. 최씨는 “하도 시국 돌아가는 것이 수상해서 아픈 허리에 복대를 두르고 상경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말 4차 태극기 집회 때부터 참석했다고 한다.
 
  지난 3월 1일, 태평로 시청앞 광장에서 최해원 사무총장은 ‘호국의 병(兵), ROTC’라는 옅은 하늘색 스카프와 어깨띠를 선후배들에게 걸어 주고 있었다. 한국사회에서 해병전우회, 고대동문회, 호남향우회와 함께 ROTC는 결집력이 강하기로 소문난 대표적인 친목단체다.
 
  1961년 6월 1일 초급장교 양성을 위해 창립한 ROTC제도는 올해로 56주년을 맞게 되며, 그동안 18만9052명의 알오티시안을 배출했다. 최해원 사무총장은 “알오티시안들은 군 생활을 마친 후 동기회나 대학 동문회, 시·도 지구회, 해외지회, 직능모임 등 중앙회 산하에 497개의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ROTC 출신들은 자신들을 ‘알오티시안(ROTCian)’이라 부르며 학연, 지연, 정치와 종파 초월’(3무), ‘오직 기수’(1존), ‘선배에게 존경을, 후배에게 사랑을, 동기에게 우정을’(3예)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고 했다.
 
  태극기 집회에 각 군을 대표하는 예비역 단체들이 참석하고 있는 가운데, ROTC는 ‘ROTC 애국동지회’라는 이름으로 집회에 이름을 올렸다. ROTC 애국동지회는 작년 12월 27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ROTC중앙회 전체 총회 행사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한다.
 
  이 선언문은 ▲북한을 찬양하는 친북 국회의원을 북한으로 보내라 ▲촛불선동의 숨은 마수를 찾아내라 ▲국정교과서 채택을 공식 선언하라 등의 주장을 담았다. 최해원 사무총장(학군 15기)은 “그러나 대한민국 ROTC 중앙회(회장 손종국)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ROTC 애국동지회’ 명의로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15기 이우현 회장을 주축으로 1기부터 최근 전역한 55기까지 전 기수를 망라한다”고 했다.
 
 
  SNS, 태극기 집회의 ‘일등공신’
 
지난 3월 1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 모인 ROTC 애국동지회 회원들이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최해원 사무총장은 “ROTC 애국동지회는 이번 탄핵정국에서 탄핵을 부결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기보다 나라를 구하자는 뜻이 더 크다”며 “대통령의 잘잘못은 법의 판단에 맡기더라도, 대통령의 탄핵을 이용해 이 나라를 좌파들의 손에 넘겨줄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베트남이 패망하던 때와 지금의 상황이 정말 어떻게 이렇게 똑같은지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벌떡 일어날 지경”이라며 “부산 앞바다에서 보트피플이 되는 것보다 광화문 현장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했다.
 
  최 사무총장은 “ROTC 애국동지회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관계없이 국법질서가 바로잡힐 때까지 광화문 집회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 인터넷에서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을 ‘틀딱(틀니를 딱딱거린다의 줄임말)’, ‘정게할배(정치게시판만 들여다보는 할아버지)’, ‘노슬아치(노인과 벼슬아치의 합성어)’라고 부르는데요, 기분 언짢지 않으세요.
 
  “난 1953년생으로 6·25전쟁 때 갓난아기로 태어났습니다. 이곳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6·25전쟁 때 피란보따리를 머리에 인 모친의 손을 잡고 생명을 부지했고,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으로 배고픔에서 해방된 세대입니다.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은 그때로 되돌아가는 조짐이 보인다는 겁니다. 민노총이 지휘하는 노조들은 우량회사를 말아먹고, 전교조는 국정교과서 채택을 협박으로 막아 이 나라의 자라나는 세대를 좌파로 만들고 있어요. 철부지 세대의 철없는 말을 타내고 싶지 않습니다.”
 
  —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부터 진보세력들이 세 결집을 위해 사용했던 수단인데, 이번 태극기 집회에서 노인들이 SNS로 무장한 것처럼 보이네요.
 
  “동기 모임도 전부 밴드를 이용해 소통할 정도로 SNS가 태극기 집회 결집에 일등공신 역할을 합니다. 탄핵사태의 본질적 내용도 카카오톡을 통해 파일을 주고받아요. 이회창 후보 당시에는 야당은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데 비해, 여당은 컴퓨터를 열지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속절없이 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지하철을 무료로 타는 노인도 휴대전화로 소통합니다.”
 
 
  “태극기 집회에 성조기 등장은 당연”
 
  — 태극기 집회에는 ROTC 모임 외에도 육·해·공 예비역 장교들도 대거 참여합니다. 집회에서 타군들과의 연대도 하나요.
 
  “얼마전 태극기 집회 때는 간호사관학교, 육·해·공 사관학교, 3사관학교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서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각 예비역 단체들은 제각기 자발적으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ROTC 애국동지회는 기수를 상징하는 깃발, 스카프, 어깨띠 등을 제작했는데, 성조기도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태극기 집회에 왜 성조기를 들고 나오느냐고 합니다만.
 
  “좌파들이 우리를 자극하는 소리일 뿐이에요. 미국은 우리의 맹방이고, 우리는 당연히 성조기를 안고 가야 합니다. 솔직히 김정은이 미국이 뒤에 있기 때문에 남한의 혼란상황에서도 엉뚱한 짓을 못하는 것 아닐까요?”
 
  — 오늘도 촛불시위대와 마주보고 대치하면서 집회를 갖는데, 촛불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한심하고 답답해요. 나라 말아먹는 놈들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죠. 게다가 문재인씨 등 야당 지도자들은 이들을 선동해서 대통령을 해 보려고 하고, 이들은 그들에게 놀아나고 있는 거지요.”
 
  최해원 사무총장은 향후 운동방향을 묻자, “프랑스 몽클라르 장군이 6·25전쟁 때 3성장군의 신분으로 지평리 전투에서 대대장으로 참전한 것처럼, 예전 근무지 20사단 수색대로 돌아가 총을 들겠다”고 했다. 그의 말이 끝날 무렵, 태극기 집회 연사로 나온 김평우 변호사가 “여러분, 우리가 이긴 것을 아시죠?” “태극기가 이렇게 광장을 덮은 것도 해방 이후 처음이죠?”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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