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기자수첩

김재규가 의사(義士)라고?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주제네바대표부에 근무하던 중앙정보부 요원 남모 서기관(후일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정보국장 역임)은 1979년 8월 말 본부로부터 밀명을 받았다. 세계적인 시계회사인 파텍 필립사에 18K짜리 회중시계를 주문, 11월 중순까지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본부에서 보내 온 시계 도안을 보니, 봉황 문양(紋樣)의 대통령 문장(紋章), 훈장을 패용한 박정희 대통령의 반신상 사진 등과 함께 ‘근축 탄신 1979’라는 글씨가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다. 중앙정보부장 비서실장은 편지에서 “시계 제작 문제는 김재규 부장님의 각별한 관심사항이니 차질 없이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남 전 국장은 “위에서 시키는 일이니 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역겨웠다”고 말했다. 장인(匠人)의 수작업으로 만드는 이 시계에 대해 파텍 필립사에서는 1만9000달러를 요구했다. 남 전 국장의 연봉과 맞먹는 액수였다.
 
  김재규가 이 시계를 주문한 이유에 대해 남 전 국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신임을 잃어 가던 김재규 부장이 박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대통령 생일(11월 14일)에 맞추어 특별히 주문생산한 회중시계를 선물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 전 국장은 “10·26사태 소식을 듣는 순간, ‘그렇게 대통령에게 아부하려던 사람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일각에서는 김재규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가 박근혜 영애와 최태민의 관계를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이 조명받고 있다. 최근 한 전직 언론인은 《김재규의 혁명》이라는 책까지 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 때문에 10·26사태의 본질이 달라질 수는 없다. 김재규는 마지막 순간까지 박정희 대통령의 총애를 간절하게 구했지만, 그게 여의치 않자 ‘야수의 심정’이 되어 방아쇠를 당겼을 뿐이다. 사건 후 파텍 필립 시계 문제를 뒷수습했던 윤일균 전 중앙정보부장 서리는 이렇게 말했다. “파텍 필립 시계는 김재규가 마지막 순간까지 박정희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 애썼다는 증거”라고 ….⊙
조회 : 9605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909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