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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최순실 스캔들

현지 취재 | 비선 실세 최순실 조카 장승호는 왜 호찌민에 있나

‘후견인 의혹’ 전대주가 베트남 대사 임명되기 전 “대통령과 선(線) 닿는 여자가 추천했단 소문 돌아”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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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득, 아들 장승호 현지 후견인으로 전대주 낙점”(미주 한인 매체《선데이저널》)
⊙ “전대주 대사가 ‘장승호를 평통 위원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청” … 청와대 개입 의혹도
⊙ “호찌민 총영사관의 김○○ 영사가 장승호 하수인” … 김 영사는 반박
⊙ 김 영사, “최순득 재산 들여왔다면 외교행낭보다는 환(換)치기 가능성 커”
⊙ 장승호, “나에 대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
  최태민이 임선이와의 사이에서 낳은 첫째 딸 최순득이 동생 최순실보다 더한 ‘실세’라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최순득의 아들 장승호(38)가 주목받고 있다. 백화점 비정규직이던 그의 처남이 돌연 청와대 5급 행정관이 되고 장씨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자문위원이 되는 데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호찌민 현지에서 장씨의 후견인 역할을 하던 민간업자 전대주씨가 외교 경험이 전무한데도 주 베트남 대사(2013.06~2016.04 재임)로 임명된 ‘파격 인사’ 이면에 최순득·순실 자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월간조선》은 장승호씨 행적과 관련 의혹들을 확인하기 위해 호찌민으로 향했다.
 
 
  강이 없는 푸미흥의 ‘강북’과 ‘강남’
 
  베트남 호찌민 떤션넛 국제공항에서 장승호가 운영한다는 유치원이 있는 푸미흥까지는 13km다. 택시로 약 40분이 걸린다. 푸미흥은 2000년대 후반 대만 회사 ‘푸미흥’이 호찌민 남서쪽 습지대를 개발한 ‘신도시(新都市)’로 우리 일산이나 분당 같은 곳이다.
 
  최신 아파트와 고급 주택가가 즐비해 베트남 부유층이나 한국 교민이 2만5000명이나 살고 있는 푸미흥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한국 교민들은 푸미흥을 가로지르는 폭 20m의 ‘응 웬 반 링’ 도로를 기준으로 그 위쪽을 ‘강북’, 아래쪽은 ‘강남’이라고 부른다. 강(江)이 없는데도 그렇다.
 
  이것은 두 지역의 부동산값, 소득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북엔 자영업자, 강남엔 법인대표나 임원들이 산다. 아파트 월세도 강북은 500 (60만)~700달러(84만원)지만 강남은 800(96만)~4500달러(540만원) 정도다. 장승호의 유치원 ‘리틀 지니어스(Little Genius)’는 푸미흥의 강남에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장승호 처남이 청와대 5급 행정관으로
 
최태민과 임선이 사이의 세 자매 중 큰딸 최순득은 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라는 얘기가 있다.
  《연합뉴스》는 올해 1월 2일 ‘해외에서 길을 찾다’란 기획의 두 번째 기사로 장승호 인터뷰를 보도했다. 장씨를 베트남 틈새시장을 찾아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소개한 이 기사에 따르면 장승호는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우스터 폴리테크닉대에 다니다가 22세 때인 2000년에 군에 입대했다. 전역 후에 잠시 국내에 머물다 다시 미국으로 가 ‘컬럼비아 칼리지’에 편입했다. 부모와 함께 국내에 살며 ▲구정초 ▲신사중 ▲현대고 ▲연세대(체육특기생) 등을 졸업한 여동생 유진씨와는 성장 과정이 대조적이다.
 
  ‘컬럼비아 칼리지’ 재학 당시 장씨는 한국과 미국을 오갔다. 이 과정에서 장씨는 대한항공 시카고지점 발권데스크 여직원과 2006년에 결혼했다. 장씨 아내의 남동생 김기대씨는 백화점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청와대 5급 행정관이 돼 ‘문고리 3인방’의 핵심인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밑에서 일했다.
 
  2005년 대학 졸업 후 별다른 일자리를 갖지 못했던 장씨는 2008년 베트남 호찌민에 정착했다. 다음은 이와 관련해 장씨가 얘기한 대목을 추린 것이다.
 
  〈“호찌민 근교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장인을 방문하면서 뭔가를 해 봐야겠다는 의욕이 솟구쳤습니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전인 2008년경 베트남은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었어요. 당시 ‘아시아에 미래가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할 때였죠. 어쩌면 베트남은 탈출구였는지 모릅니다.”〉 - 2016년 1월 2일,《연합뉴스》
 
  장씨는 베트남 호찌민 정착 이후 1년 동안 현지 한인 건설업체인 ‘유아 컨스트럭션’에 입사해 관리부장 대리로 일했다. 이 시기 장씨는 베트남 국영 회사 투자 관련 사기를 당해 거액을 날렸다.
 
 
  “리틀 지니어스 부지 매입·건물 신축에 270만 달러 썼을 것”
 
장승호가 운영하는 유치원의 부지 매입ㆍ건물 신축에 들어간 비용은 270만 달러(추산)다. 2015년 12월, 장승호가 부모 명의로 된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빌딩을 담보로 대출받은 10억원이 여기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승호는 2009년 8월 ‘리틀 지니어스 유한회사’란 법인을 베트남 당국에 등록했다. 같은 해 12월 푸미흥 미킴2 A102번지의 3층 건물을 빌려 유치원을 개원했다. 이곳에 유치원이 있을 당시 원생은 30~40명이다.
 
  장씨는 2015년 기존 건물에서 도보로 4분가량 걸리는 하후이떱 200-202번지 부지를 매입하고 5층 건물을 신축했다. 현재 그의 ‘리틀 지니어스’는 건물 5개 층을 전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틀 지니어스 관련 부동산 정보를 파악하려 했지만 베트남에선 매매나 임대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한 등기부등본 열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호찌민에 24년간 거주한 건설업체 대표 A씨와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교민 B씨에게 ‘리틀 지니어스’에 대해 물었다. 푸미흥 지역의 건물들의 경우 필지 면적과 건축 방식이 규격화돼 있어 외관만 보고도 그 규모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필지로 이뤄진 리틀 지니어스 부지의 면적은 300m²(가로 5m×세로 20m×3필지), 땅값은 100만 달러로 추정됐다. 여기에 건축비, 인허가 비용, 기본적인 인테리어 비용 등을 합산하면 리틀 지니어스 건물을 짓는 데 총 270만 달러가 들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장씨는 부모 장석칠·최순득씨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45-12번지 연면적 4184m²(1267평) 규모 건물(지하 3층·지상 6층)을 담보로 2015년 12월 국민은행으로부터 10억원을 대출받았다. 정황상 당시 빌린 이 자금이 ‘리틀 지니어스’ 신축·이전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장승호가 운영하는 ‘리틀 지니어스’ 수업료는 월 1000달러
 
장승호가 운영하는 리틀 지니어스는 호찌민 푸미흥의 부유층 자제를 대상으로 한 국제유치원이다.
  리틀 지니어스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국제 유치원’이다. 10여 개국 출신의 48명이 다닌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씨가 “원생이 40명이고 연매출은 40만 달러”라고 언급한 대로라면 리틀 지니어스의 월 수업료는 1000달러다. 푸미흥 내 한국인 사설 유치원 평균 수업료 600달러보다 60% 이상 비싼 리틀 지니어스의 올해 매출은 57만6000달러로 추정된다.
 
  장씨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 중심의 유치원을 만들기 위해 한 반에 한국인 아이들이 1/3 이상 몰리지 않도록 조정해 총 4개 반을 구성했다.
 
  현재 리틀 지니어스가 운영하는 유아교육 프로그램은 ▲꿀벌반(18~36개월) ▲무지개반(2~3세) ▲밀림반(3~4세) ▲큰별반(4~5세) 등이다. 요가, 요리, 발레 등을 가르치는 방과 후 교실 과정도 있다.
 
  장씨가 사무1·2차장과 차세대 대표를 맡아 활동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 호찌민 지부’에 따르면 리틀 지니어스의 직원은 15명이다. 이 중 4개 반의 담임교사들은 독일과 미국 등에서 온 백인 남녀다.
 
  11월 7일 오전 ‘리틀 지니어스’로 갔다. 경비원 2명이 유치원 현관과 그 앞 맞은편 도로에 세워진 통원 차량을 지키고 있었다. 그 앞에는 기아자동차에서 만든 흰색 카렌스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주변에 유치원을 관찰할 만한 장소가 없어 택시를 불러 세워 놓고 차내에서 유치원 내부를 살폈다.
 
  관찰 가능한 유치원의 내부는 현관과 접한 1층 카운터와 그 우측의 놀이방, 사무실로 추정되는 2층 우측의 공간이었다.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방에서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백인 남성이 동양계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2층 사무실엔 각기 다른 인종의 여성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당일 오후 3시 다시 리틀 지니어스를 찾았다. 고급 외제 승용차들이 유치원 앞에 서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의 차였다. 부모가 오지 않은 아이들은 교사로 추정되는 파란색 원피스를 입은 백인 여성이 통원 차량에 태웠다.
 
 
  “장승호는 매우 바빠 어딨는지 알 수 없다”
 
  11월 8일 오전 11시, 장승호를 만나러 리틀 지니어스에 갔다. 유치원 실내로 들어서 베트남 현지인 직원에게 “장승호씨를 만나러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약속을 하고 왔느냐? 사전에 약속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고 지금 장 대표는 여기에 없다”고 했다. 다음은 그들과의 문답이다.
 
  — 유치원에 언제 옵니까.
 
  “장 대표는 매우 바쁩니다. 언제 유치원에 올지 알 수 없습니다.”
 
  — 장승호씨가 유치원 말고 다른 사업도 하고 있습니까.
 
  “모르겠습니다.”
 
  — 그럼 뭣 때문에 그렇게 바쁜 겁니까.
 
  “그건 그의 일이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 호찌민에 있습니까.
 
  “장 대표는 외국에 자주 나가는데 현재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 지금 장승호씨가 외국에 있다는 얘기인가요.
 
  “모릅니다.”
 
  — 최근에 유치원에서 장승호씨를 본 게 언제입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연락처와 용건을 남기고 가면 장 대표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메모지에 용건을 남기고 나와 오후 3시까지 기다렸지만, 장씨의 회신은 없었다. 다시 리틀 지니어스 앞에 가 한참 동안 유치원을 살피다가 실내로 들어섰다. 오전에 얘기한 그 직원은 “휴대전화로 메모를 찍어 장 대표에게 전달했지만 아무 답이 없었다”고만 말했다.
 
 
  옛 장승호 사무실엔 박근혜 명의의 위촉장과 연하장 걸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9월 10일 베트남 순방 넷째 날에 호찌민을 방문했다. 이날 저녁 호찌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동포간담회엔 장승호씨도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장승호와 관련해 가장 처음 제기된 의혹은 ‘장씨가 평통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평통 위원은 분기별로 한 번씩 모여 회의를 하거나 교민 대상 행사를 개최하는 게 전부다. 회의 출석 수당과 여비만 받는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교민사회 유지’ ‘해외 사업가’들 사이에선 이 자리를 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대통령 방문 시 주빈으로 초청되고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평통 자문위원들은 이를 교민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고 각종 인허가권을 쥔 현지 정부 당국자들에게 ‘신용’을 얻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장씨와 인터뷰를 하고, 올해 10월 29일 이를 보도한 《한겨레》에 따르면 장씨는 사무실에 박근혜 대통령 명의의 평통 자문위원 위촉장과 연하장들을 붙여 놓았다. 장씨가 평통 자문위원이란 직함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평통 베트남협의회 자문위원 C씨는 “베트남에서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은 데다 대통령 사진과 위촉장을 걸어 놓으면 외국인들의 신뢰를 얻는 데 유효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평통 베트남협의회 자문위원 D씨는 장씨가 평통 자문위원에 위촉된 과정을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얘기했다.
 
  “2014년 1월 평통 본부에서 좋은 사람 두 명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전종규 당시 지회장과 간사장, 청년분과위원장, 이렇게 세 사람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두 사람을 추천해 올려보냈어요. 그런데 호찌민총영사관에서 ‘위에서 두 명을 내려보냈으니까, 이 사람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태클을 걸었어요.”
 
  — ‘위’가 어디입니까.
 
  “평통은 대통령 직속기관이니까 ‘위’라고 하면 청와대라고 생각하죠. 총영사관은 우리가 회의를 통해 추천한 사람을 본국에 전달하는 일종의 대행기관일 뿐이에요. 대행기관인 외교부가 ‘위에서 오더가 내려왔으니까 이 사람을 넣어야 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솔직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죠. 당시 회장이 이런 식으로 하면 회장 안 한다고 했더니 하루 이틀 있다가 전대주 대사가 전화해서 ‘아, 뭐 그걸로 너무 그러지 말고. 꼭 해 줘야 할 사람이니까, 장승호를 좀 해 줘라’고 했어요.”
 
  — 당시 전 대사가 ‘장승호’란 이름을 거명했나요.
 
  “예. 그래서 ‘알았습니다’ 해서 (장승호를) 올린 거예요. 그렇게 해서 우리가 추천한 사람 한 명과 장승호, 이렇게 두 사람이 (자문위원이) 된 거예요.”
 
  이 위원의 말을 요약하면 청와대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전대주 당시 베트남 대사가 ‘장승호’를 콕 집어 평통 자문위원으로 추천하라고 요구했다는 얘기가 된다.
 
 
  “최순득, 2009년 호찌민에서 아들 후견인 물색 … 전대주 낙점”
 
  전 베트남 대사 전대주씨는 호찌민에서 장승호씨의 후견인 역할을 하다가 최순득·순실 자매 덕분에 외교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주 베트남 대사에 임명된 의혹의 주인공이다.
 
  미주 한인 매체 《선데이저널 유에스에이》는 11월 3일 “최순실, 조카 후견인 베트남 대사 임명 의혹 추적’이란 기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이 외교부 대사 인사에까지 개입, 민간인인 전대주씨를 베트남 대사에 임명되도록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당시 사기 사건이 발생하면서 최씨 부부(장석칠·최순득)가 베트남으로 달려가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 수습을 다했고 가까스로 수습을 마친 뒤 아들 장씨의 후견인을 구했다는 것이다. 최씨 부부는 “우리 승호가 외아들로 곱게만 자라서 세상 물정을 몰라 너무 걱정이 된다”며 한 인사에게 후견인 역할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리고 차선책으로 후견인이 된 사람이 바로 전대주씨라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중략) 그 뒤 전씨가 장씨의 유치원 개설 등을 도우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고 이를 계기로 순득씨와 순실씨의 입김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베트남 대사로 내정돼 3개월 정도 교육을 받고 2013년 6월 대사에 공식 임명됐다고 전했다.〉
 
 
  “전대주 대사 임명은 너무 파격적이라 교민들 말이 많았다”
 
  전대주씨는 1995~2001년 LG화학의 베트남 투자법인 LG비나케미칼 초대 법인장을 지내는 등 18년 동안 호찌민에 거주한 교민이었다. 교민들에 따르면 그는 LG비나케미칼 퇴사 후 컨설팅업체를 운영하고 법무법인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부동산 인허가 관련 컨설팅을 했지만 사업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대신 그는 호찌민 한국국제학교 이사, 베트남 호찌민 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의 2대 회장, 평통 호찌민지회 지회장과 베트남협의회 회장, 호찌민 한인 성당 사목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여러 한인 단체에 적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전대주씨가 베트남 대사가 될 거란 얘기가 교민 사회에 돌았다. 대다수 교민들은 소문을 믿지 않았다. 비영리 한인 단체 임원 F씨가 한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 전대주씨가 대사 교육을 받으려고 서울에 갔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아무도 안 믿었어요. ‘설마’하고 있었는데 6월에 대사로 온 거예요. 깜짝 놀랐죠. 전대주씨가 여러 단체에서 활동한 건 맞지만 그 기준대로라면 대사 자격을 갖춘 분들이 호찌민에 많거든요. 왜 하필 전대주씨냐? 너무 파격적인 인사라 말들이 많았죠.”
 
 
  “전대주,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베트남 대사 발령 받을 거라고 얘기하고 다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외교 경험이 전무한 민간인 전대주씨가 주 베트남 대사로 부임했다. 전씨는 호찌민에서 장승호의 현지 후견인을 한 덕분에 최순득ㆍ순실 자매에 의해 베트남 대사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베트남 대사 임명과 관련해 전대주씨는 대사 임명장 수여식 하루 전인 2013년 6월 16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사 내정 전까지 박 대통령이나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고 저도 갸우뚱했습니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저에게 이런 중책을 맡기신 뜻이 있는 만큼 마지막 봉사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씨는 자신이 대사에 임명된 배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얘기했지만 교민 사회에선 그와 관련한 소문이 파다했다. 전 호찌민 한인회 고위 관계자 G씨는 “청와대에 연줄이 있는 사람이 대사로 추천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떤 여자들이 전대주씨를 도와준다고 했어요. 이 얘기는 여기서 많이 떠돌았어요. 누군지는 모르는데 박 대통령에게 선이 닿는 여자가 전대주씨를 추천했는데 곧 대사가 될 거라고. 전대주 본인도 대사 발령을 받을 거라고 얘기하고 다녔고요. ‘아니, 대사직을 아무에게나 주는 게 아니지 않으냐?’라고 해도 전대주 쪽은 확신하고 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대통령에 선이 닿는 여자들이 아마 장승호 쪽 그 사람들(최순득·순실)을 얘기했던 것 같아요.”
 
  호찌민 현지에서 만난 교민들은 전대주씨가 장승호씨의 후견인 노릇을 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대신 이들 중 일부는 장씨의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람으로 호찌민총영사관 김모 영사를 지목했다. 김 영사는 1991년 한국외대 베트남어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삼성물산에 입사했다가 1년 만에 외교부에 특채로 들어왔다. 그는 1995년 호찌민총영사관 부영사로, 베트남대사관 2등 서기관 등으로 일했다. 중간에 잠시 외교부 본부에 근무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김 영사는 베트남에서만 16년여간 근무한 ‘베트남 전문가’다.
 
  김 영사가 호찌민에 다시 온 건 2010년 8월이다. 이후 그는 호찌민총영사관 영사(교육·민원 담당)로 6년 동안 일하고 있다. 다른 영사들이 2~3년마다 바뀌는 데 반해 김 영사는 ‘붙박이’처럼 총영사관에 있다. 교민들은 그를 총영사관의 터줏대감으로 여긴다. 한인 사회의 ‘실세’로 통한다는 얘기다.
 
  평통 자문위원 D씨는 “다른 영사들은 3년마다 바뀌는데 김 영사는 6년째 호찌민에 있다”면서 “교민 사회에선 장승호가 오고 나서부터 ‘말뚝’이 된 것이라고 의심한다”며 “베트남어를 잘하고 대관(對官) 업무를 하다 보니 장승호가 어려울 때는 수시로 만나서 일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전 한인회 고위 관계자 G씨 역시 “총영사관의 김○○가 장승호 하수인이라고 한다”고 했다.
 
 
  “내가 장승호 뒤 봐줬다면 하위직 공무원으로 있겠나?”
 
  당사자인 김 영사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그런 얘기가 제 귀에도 들어오죠. 제가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있겠습니까. 돌아가는 걸 다 읽고 있어요. 저는 선의의 피해자예요. 고기맛을 봤어야 설명이라도 할 텐데 …. 제가 장승호 뒤를 봐줬으면 이렇게 하위직 공무원으로 있겠느냐고요.”
 
  — 왜 “최순실 조카 장승호의 하수인”이라는 얘기가 나왔을까요.
 
  “지금은 제가 말씀드릴 수 없고 왜 그렇게 됐는지 곧 공개를 할 겁니다.”
 
  — 장승호씨를 만난 적 있죠.
 
  “공식적으로 만난 건 한두 번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날 일이 없어요. 장씨는 옥타라는 경제단체에서 활동해요. 경제는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금융위원회에서 나온 경제 영사가 담당하니까, 저는 볼 일이 없죠.”
 
  — 평통은 누구 소관입니까.
 
  “제 담당이요.”
 
  — 장씨는 평통 자문위원이기도 하잖아요.
 
  “평통 자문위원 위촉장 줄 때 만났어요. 딱 그 한 번이에요.”
 
  — 사적으로 본 일은 없고요?
 
  “없어요.”
 
  — 도와준 일이 없다?
 
  “사적으로 만나서 도와준다? 뭘 알아야 도와주죠.”
 
  — 누구보다 호찌민 한인 사회 사정을 잘 알 텐데 왜 장승호씨 존재를 몰랐습니까.
 
  “저도 이해가 안 돼요. 장승호가 교민 사회에 있었는데 왜 (최순실의 조카라는 걸) 몰랐을까. 저도 장승호에 대해 몰랐다는 게 미스터리예요.”
 
  — 곧 공개하겠다는 내용이 뭡니까.
 
  “그건 제가 그냥 한 말이고. 전 대사님도 그게 사실이든 뭐든 장승호에 대해서 나에게 얘기한 적이 없다니까요. 그러니까 알 수 없죠. 아, 얘기를 하셨으면 제가 알 것 아닙니까. 평통 담당할 때 다른 영사랑 같이 한 번 보고 그 외에는 뭐, 없죠. 그냥 돈 많은 집안 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지. 솔직히 교민들이든 누구든 최순실의 존재를 알았습니까?”
 
 
  “최순득 재산 최근 수년간 대거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유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장승호의 모친 최순득씨 재산이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대거 유출됐다는 정황이 있다”며 “이게 어떻게 빠져나갔을까 추적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외교 행낭을 이용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외교 행낭은 외교활동과 관련한 문서나 물품을 넣어 외교부와 재외공관 사이에 운반하는 가방으로 외교 관례에 따라 검색을 받지 않는다. 장승호 관련 의혹의 당사자인 전대주씨와 김○○ 영사에게 의심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김○○ 영사는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은요, 환치기 천국이에요. 여기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다 환치기해요. 환치기 천국인데 외교 행낭으로 들여오겠습니까? 외교 행낭은요, 아주 철저히 관리됩니다. 외교부에 문서계가 있고 그 밑에 파우치실이 있어요. 다 내용 쓰고요, 개인 물품이라도 아주 철저하게 봅니다. 외교 행낭을 또 내가 했다는 거 아니야? 그래서 내가 미치는 거야.”
 
  ‘환치기’는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의 계좌를 만든 뒤 한 국가의 계좌에 돈을 넣고 다른 국가에 만들어 놓은 계좌에서 그 나라의 화폐로 지급받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이다. 송금 목적과 내역이 기록되지 않아 해외 비자금 조성 목적으로 자주 쓰인다.
 
  해당 의혹들에 대해 전대주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대사로 임명된 과정은 물론 최순득씨도 알지 못한다”며 “장승호씨와는 안면이 있지만 사업을 도와주거나 후견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외교 행낭을 통해) 돈이 들어왔는지, 안 들어왔는지 모른다”며 “대사가 외교 행낭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장승호씨는 11월 8일 저녁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호찌민 푸미흥 자택에 있다”고 밝히고 “자신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어 “가족들이 사건에 연루돼 송구스럽다”면서도 “자신의 말 한마디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아무 얘기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베트남에서 열심히 사업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유치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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