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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최순실 스캔들

독일에 숨겨둔 ‘최순실의 말’ 찾기

말을 숨겨두었던 승마장 사장은 기자와 통화 후 모든 연락을 끊었다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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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장마술(馬場馬術). 영어로는 Dressage(드레사지)라고 칭한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스포츠 종목이다. 이 종목은 가로 60미터, 세로 20미터로 구성된 마장 안에서 말을 타고 여러 가지 정해진 기술을 선보이면, 심판들이 점수를 매겨 등수를 정하는 경기다. 최순실 사건이 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0월 26일 기자는 곧장 독일의 승마 및 말 관련 시설에 전화를 돌렸다. 당시 최순실은 독일의 모처에서 종적을 감췄고 최순실이 소유했다는 독일 현지 호텔인 타우누스 호텔도 문을 굳게 닫은 상태였다. 행방이 묘연했다. 최순실 소유의 호텔 주변 말 관련 시설 대부분에 전화를 걸었다. 그 결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말이 보관되어 있던 장소를 찾아냈다.
 
  후에 언론을 통해 그 호텔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브롬바흐 승마학교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승마훈련을 했다고 알려졌다. 승마시설 관계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해당 시설에서는 마장마술 경기까지 준비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 처음 기자가 전화를 한 곳은 아카지엔호프 승마장이다. 아카지엔호프 승마장은 최순실 소유의 호텔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이곳에 전화를 걸자 여성 매니저 A씨와 통화가 가능했다. 그녀는 기자가 “영어를 할 수 있느냐”고 묻자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기자의 질문에 짙은 독일식 억양이 묻어나는 영어로 상세하게 답을 해줬다. 당시 기자는 혹시라도 기자의 취재를 의심하고 답을 거부할지 몰라 최대한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당신의 승마장(아카지엔호프)에 한국인이 방문한 적이 있나.
 
  “없다.”
 
  ― 그럼 당신의 승마장에 아시아인이 온 적이 있는가.
 
  “없다.”
 
  ― 그럼 혹시 말 이름 중에 비타나 V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나.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 그럼 당신의 승마장 주변에 다른 말 시설이 있나.
 
  “있다. 그곳이 이 지역에서 제일 큰 승마시설이고 아시아인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말을 가지고 온다.”
 
  ― 그곳이 어딘가.
 
  “뷘터뮬러라는 곳이다.”
 
  기자는 곧장 뷘터뮬러 승마장에 전화를 걸었다. 승마장 이름은 사장의 이름인 뷘터를 따 만든 것이다. 기자는 뷘터뮬러의 사장인 뷘터 씨의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는 통화연결음이 한참 지나자 전화를 받았다. 뷘터 사장은 기자와 영어로 통화를 했다. 그런데 기자가 한국의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자 그는 더 이상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기자는 계속해서 말을 걸었고, “내 말이 들리냐”고 물었음에도 수화기 너머에서 전해오는 소리는 없었다. 분명 주변 소리와 인기척이 전화를 통해 느껴졌다. 대답 없는 통화 끝에 그는 결국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재차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뷘터뮬러 승마장 사무실과 말 교배장까지 찾아 연락을 취해 보았다.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마도 뷘터 씨가 기자와의 통화 직후 발신지가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절대로 받지 말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뷘터 씨는 독일 승마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고, 최순실의 호텔이 있던 슈미텐 지역에서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는 독일의 주요 언론과 승마에 관해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승마장은 자신의 부인을 포함한 아들이 함께 운영 및 관리를 맡아 하고 있다.
 
 
  정유라가 탔던 말은 최순실의 호텔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있었다
 
뷘터뮬러 승마장의 사장 뷘터 씨.
  다시 주변 승마장에 전화를 걸어 뷘터뮬러에 최순실의 말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주변 승마 관계자들은 한국인도 거기 있었다라는 증언을 했고, 슈미텐 지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과 그들의 말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는 뷘터뮬러 승마장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또 뷘터뮬러 승마장은 숙박시설도 겸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방문하면 그곳을 호텔처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뷘터뮬러 승마장은 다른 승마장과 달리 마장마술에 특화된 시설이며, 종종 큰 대회를 열기도 하는 곳이다. 즉 정유라의 말을 관리하고 경기에도 참여하는 등 여러모로 최순실 모녀에게는 편리한 시설인 셈이다. 뷘터뮬러 승마장은 최순실의 타우누스 호텔로부터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이 과정에서 앞서 통화했던 아카지엔호프의 A씨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확인했다. 그녀는 기자에게 “이제 당신이 왜 아까 그런 질문을 나에게 던졌는지 알았다. 방금 인터넷에서 뉴스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파악했다. 이제 더 이상 이 상황에 대해 답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다(It is not my business)”라며 취재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후 다른 언론을 통해 뷘터뮬러 승마장에 정유라의 말이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월간조선》은 정유라가 소유했던 비타나 V라는 말이 어떤 말이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말을 소유했던 모간 발반콘(Mestre Morgan Barbancon) 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모간 발반콘은 2015년 5월 비타나 V를 타고 Grand Prix에서 2등을 차지한 뒤 자신의 SNS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비타나는 진정한 댄싱퀸이었어. 너무 황홀하고 그녀와 함께 노력한 결과를 보게 되어 비타나와 함께 하늘을 둥둥 나는 기분이야.” 비타나는 당시 대회에서 73.275점을 받았다. 모간 발반콘과 비타나는 2위에서 6위 정도의 성적을 냈으며 보통 70점 이상을 받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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