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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만든 영농법인과 봉하마을 주민들이 다투는 까닭

주민들,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국립묘지로 옮겨달라!”는 극한 주장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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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하마을 농민, 노무현의 ‘친환경 농법’ 포기·제초제 살포
⊙ “박살내자 (주)봉하 영농법인, 몰아내자 김정호”
⊙ “박근혜 정권이 지주들과 영농법인 이간질하려는 의도 아닌가 의심”
    ((주)봉하마을 대표 김정호)
⊙ “죽은 자 때문에 농민을 죽이고 피해를 주는 것은 고인의 뜻을 거스르는 것”
    (봉하부락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따른 대책위원회)
  고(故)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이 어수선하다. 봉하마을에 농지를 가진 주민(지주)들과 영농법인 (주)봉하마을 사이에 ‘내분’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들의 갈등은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봉하마을 농지에 대한 농업진흥구역 해제와 관련해 양측의 입장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30일 전국의 농지 8만5000ha에 대한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발표했다. 농지 이용 가능성이 작거나 도시화가 진행된 곳을 풀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 농어촌공사에 농업진흥구역 실태조사 용역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농업진흥구역 해제 대상지를 선별했다.
 
  농업진흥구역이란,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보전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하는 규모로 농지가 집단화돼 농업 목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농지법상 농업진흥구역에서는 농업 생산이나 농지 개량과 무관하게 토지를 이용할 수 없다. 한마디로 농업진흥구역에선 농사만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주)봉하마을 이의 신청으로 주민들의 지가 상승 기대 사라져
 
봉하마을 농지 지주들은 (주)봉하마을과 대표 김정호씨를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진흥구역 해제 기준으로 ▲3ha 이하 자투리 지역이나 홀로 남은 농업진흥지역 ▲도시 지역 내 경지 정리가 되지 않아 농업적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 ▲혁신도시, 산업단지 편입으로 제외 대상인 지역 등을 제시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일원 95.6ha도 경지 정리가 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포함됐다. 이 중 43.3ha는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이른바 ‘봉하쌀’을 생산하는 농지다. (주)봉하마을은 이의 제기를 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봉하마을 일원 농지에 대한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8월 말까지 보류했다. 봉하마을 농지 지주들은 반발했다.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되면 건폐율 20% 내에서 농업용 시설을 지을 수 있는 농지로 변경돼 땅값이 오른다. 이렇듯 개발 제한이 한 번 풀리면 향후 이런저런 명목으로 보다 높은 수준의 개발도 기대할 수 있다.
 
  봉하마을 주민에 따르면 농업진흥구역 해제 예고 이후 거래된 봉하마을 소재 논의 거래가는 평당 30만원이었다. (주)봉하마을의 이의 제기 후 해제 보류 결정이 난 후의 평당 거래가는 13만원에 불과했다. 1/2로 떨어진 것이다.
 
  봉하마을 지주들은 (주)봉하마을의 독단적인 행태에 분개하면서 ‘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이들은 “땅 한 평 없는 (주)봉하마을은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반대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하고, 정부에 해제 보류 철회를 촉구했다. 일부 지주들은 논에 제초제를 살포하고 ‘친환경 농법 포기’를 선언했다. 트랙터를 동원해 (주)봉하마을 사무실을 봉쇄하기도 했다.
 
  8월 23일, 봉하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경수 의원은 왜 고인(故人)을 이용, 현 정부를 탓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 하는가?”란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동안 숱하게 방문했지만, 봉하마을에서 ‘친노(親盧)’를 규탄하는 걸 본 건 처음이었다.
 
  마을 어귀로 다가서자 “농민에게 이익 없는 친환경은 거부한다”고 적힌 현수막이 있었다. “진흥 지역이 해제되지 않을 시 친환경 영농을 끝낸다” “실패한 친환경 농업 때려 치워라!” 등을 적은 현수막도 있었다.
 
  마을 안에는 수십 장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명성 팔아 연명하는 (주)봉하 영농법인을 청산하라!” “박살내자 (주)봉하 영농법인, 몰아내자 김정호” “마을 주민을 무시하는 (주)봉하 영농법인 대표는 조용히 떠나라!” 등 주로 (주)봉하마을과 대표 김정호씨에 대한 불만을 적은 것들이었다. 다음은 당시 걸린 현수막 글귀 중 일부다.
 
  〈“대통령님의 소신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 가고, 봉하 들녘 농민은 다 죽어 간다!”
 
  “사람 사는 세상이 봉하 농민 죽이고 간신배들 배를 불리는 사업장인가?”
 
  “농민, 경작인을 우롱하는 봉하 친환경 영농법인 해체하라!”
 
  “적자만 실현한 (주)봉하 영농법인 때려 치워라!”
 
  “영농법인 적자를 해결하고, 주주와 주민을 무시하는 영농법인 해산하라”
 
  “부실 (주)봉하 영농법인 경영 상황을 공개하라!”〉
 
  봉하마을 농업진흥구역 해제에 반대하는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현수막도 많았다.
 
  〈“이해찬, 김경수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
 
  “권력을 잡은 김경수 국회의원은 나쁜 일에 협조하는 것만 배웠나?”
 
  “돈 없고, 힘없는 약자인 농민을 우롱하는 국회의원 김경수는 각성하라!”
 
  “선거할 때 고개 숙이지 말고 평상시에 잘해라!”〉
 
 
  노무현, (주)봉하마을 만들고 이사로 참여
 
  (주)봉하마을은 봉하마을 일대의 친환경 벼농사와 쌀 유통을 위한 영농법인이다. 이는 사실상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들었다. 그는 대통령 퇴임 전 “우리 세대가 아이들한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어릴 때 개구리 잡고 가재 잡던 마을을 복원시켜서 물려주는 것이다. 그런 일을 대통령 마치고 하고 싶다”고 밝혔었다. 퇴임 후 고향에 내려간 그는 친환경 농업을 강조했다. 봉하마을을 친환경 농업 단지로 만들어 환경을 보전하면서, 농가 소득도 올리겠다며 ‘오리 농법’을 들고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친환경 농업을 조직화하기 위해 (주)봉하마을을 설립했다. 노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2억원, 봉하마을 유지들이 2억원을 출자했고, 노 전 대통령은 이사로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 사후 그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3년(2009.11~2012.11) 동안 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른 (주)봉하마을의 설립 목적은 ▲농산물 유통·가공·판매 ▲농작업 전부 또는 일부 대행 ▲영농 자재 생산·공급 ▲종묘 생산과 종균 배양 ▲농기계 및 장비 임대·수리·보관 ▲소규모 관개시설의 수탁 관리 등이다.
 
  (주)봉하마을의 대표는 김정호씨다. 법인 설립 이후 지금까지 그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씨는 1984년 부산대 재학 중 부산시 민주정의당 지구당사를 점거하려다 구속됐다. 당시 김씨의 변론을 맡은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김씨는 이때부터 시작된 인연 덕분에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김정호씨는 봉하마을 농지는 경지 정리가 완료된 곳으로 정부가 언급한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봉하마을 농지에 대한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추진한 건 정치적 음모가 있다는 식으로도 얘기한다. 다음은 김씨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유업인 친환경 생태농업, 묘역 공원화와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추모·기념사업이 추진된다면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국민들이 더욱 많이 봉하마을을 방문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렇게 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박근혜 정권과 그 하수인 농축산식품부가 교묘하게 농업진흥구역 해제 대상에 봉하마을 들판을 끼워넣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봉하마을에서 모든 추모사업의 기반이 되는 친환경 생태농업을 흔들어 이를 방해, 저지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다면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조처다. 적어도 농업진흥구역 해제나 개발을 찬성하는 지주들과 농업진흥지역 보존이나 친환경 생태농업의 지속을 바라는 노무현재단과 농업회사법인을 이간질하고, 서로 대립과 갈등을 야기할 얄팍한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이런 의심이 기우이기를 바란다.”〉
 
 
  “전직 대통령 묘지 한 기 때문에 피해 본다”
 
  (주)봉하마을 측의 주장에 대한 봉하마을 지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봉하부락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따른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이모씨를 만났다. 봉하마을에 약 4000m2 상당의 논을 가진 이씨는 마을에서 발언권이 센 ‘유지’다.
 
  어릴 때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였고, 권양숙 여사와도 가깝다.
 
  이씨는 기자와 만나고 일주일 후 전화해 “노○○이 자신을 죽이려고 공작을 하고 있다”며 익명을 요청했다.
 
  이씨 주장에 따르면 봉하마을의 농지는 (주)봉하마을이 얘기한 것과 달리 경지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사가 없고, 필지 경계가 직선형으로 돼 있어 언뜻 보면 경지 정리가 돼 있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지만, 필지 모양이 제각각이고 면적도 1m2부터 수천m2까지 들쭉날쭉해 한 필지도 동일한 면적이 없다는 것이다.
 
  경지 정리가 된 논은 용·배수로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봉하마을 농지엔 용·배수로와 농로에 접하지 않은 필지가 많아 호스나 경운기로 물을 끌어다 쓰는 논이 많고, 농로가 없어 남의 농지로 통과하는 등 농사를 짓기에 불편한 점이 많다고도 했다.
 
  한참 동안 (주)봉하마을의 주장을 반박하던 이씨는 ‘봉하부락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따른 대책위원회’ 명의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펼쳤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관련 내용이다.
 
  〈우리 농민은 전직 대통령 묘지 한 기 때문에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다. 노 대통령께서 유언으로 일반 시민과 같이 작은 비석 하나 세워달라고 했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를 어기고 대규모 호화 묘지를 설치했다. 민주사회에선 대통령이라도 국민의 공복에 불과하다. 죽은 자 때문에 농민을 죽이고 피해를 주는 것은 고인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차라리 다른 대통령처럼 국립묘지로 옮겨 농민들에게 누를 덜 끼치고, 국가 관리를 받게 하고, 농민을 죽이는 일을 하지 않도록 국가에서 막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와 관련, 이씨는 “대통령이 유언으로 이렇게 호화찬란하게 하라고 했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 묘지 바닥에 깔린 박석이 1만5000개입니다.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낸 거지만, 하나에 5만원만 잡아도 그게 얼마입니까. 그럼 족하지. 저렇게 대규모로 해놓고도 뭐가 더 부족해 남의 땅을 갖고 말이야. 자기들 마음대로 하니, 못하니 말이야. 그래 놓고 완전히 우리 주민을 갖다가 아주 개발 이익을 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봉하마을을 훼손하려고 한다, (언론에) 이렇게 부각하는 거야.”
 
 
  “박근혜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탄압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 (주)봉하마을이 이의 제기를 하기 전 마을 주민들과는 전혀 상의하지 않았습니까.
 
  “없었어요. 이의 제기를 하기 전에 거짓말이라도 마을 주민들한테 우리 계획은 이러니까 이렇게 하면 소득도 늘 거다라고 설득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가장 큰 이해관계자가 주민 아닙니까. 왜 주민한테 상의도 없이….”
 
  — 마을 주민들이 쌓인 게 많은 것 같네요.
 
  “자기들이 여기 땅이 있나, 뭐가 있나. 살지도 않으면서 그동안 마을의 모든 걸 장악하고 주민들 의견은 무시하니까 폭발한 거야. 집 지으려니까 못 짓게 하고, 창고도 못 짓게 하고, 점방도 못 짓게 하고, 행사 때도 마을 주민 자리 하나 안 만들고…. 그래서 현수막을 건 겁니다.”
 
  — 김정호씨는 농업진흥구역 해제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자신들과 주민들을 이간질하려는 음모라는 식으로 얘기하던데요.
 
  “박근혜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탄압한다? 이게 말이 됩니까? 그거는 정치적으로 지어낸 거야. 정부는 규제 완화 차원에서 한 거야. 이걸 해제해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 그거야.”
 
  — 권양숙 여사와 가깝죠?
 
  “대통령이 나한테 ‘네가 나보다 우리 집사람하고 더 안 친하나?’ 이렇게 얘기했었죠.”
 
  — 권 여사한테 한 번 얘기해 보시죠.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요. 대화가 안 돼요.”
 
  현재 봉하마을 농업진흥구역 해제 여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손에 달렸다. 경상남도가 ‘해제 승인 최종의견서’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상당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다. 봉하마을 농지가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되면 친노들은 박근혜 정부를 탓하면서 정치적 공격을 할 가능성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봉하마을을 비롯한 소위 ‘친노 단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제하지 않는다면 봉하마을 주민들은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앞선 이모씨에 따르면 ‘봉하부락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따른 대책위원회’는 만약을 대비해 현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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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구    (2016-09-28) 찬성 : 59   반대 : 26
세상사 생각대로 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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