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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취재

‘반려견 구조’ 뒤에 숨은 동물보호단체의 두 얼굴

글 :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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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견농장 무단침입에 애견 강탈, 방송조작 의혹도
⊙ 강탈한 애견들은 보호소에서 앵벌이 위한 수감생활
⊙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다녀간 후 농장의 새끼 강아지 100마리 폐사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 팀장과 건장한 남성이 김씨의 집 안에 무단침입하고 있다.
  ‘쾅쾅쾅’. “경찰입니다. 대문 여세요!” 마당에 빨래를 널고 있던 중년의 여성은 십여 명이나 무리지어 들이닥친 남녀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경찰’이란 말에 겁부터 났다. 1년 전 남편과 사별한 터라 집에는 그녀 혼자 있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목이 잠겨 뭐라고 대답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대로 있다가는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 일단 문을 열어 줬다. 그 순간 10여 명이 한꺼번에 문을 밀어제치며 우르르 마당으로 뛰어들어 왔다. 두 남자가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 서랍과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일행은 강아지 분만실에 앞다퉈 들어갔다. 극도로 예민해져 있을 모견들 사이로 어린 강아지들을 이 잡듯 뒤졌다.
 
  여주인은 자기 집과 애견농장을 제집처럼 헤집고 다니는 이들을 보며 공포에 떨었다. 무리 가운데 한 명이 분만실에서 4마리의 애견을 꺼내 왔다. 임신 상태인 화이트푸들, 치와와, 블랙탄, 그레이트데인이었다.
 
  그는 농장 여주인에게 “동물학대를 했으니 강아지들을 주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동물학대의 증거는 아무 데도 없었다. 영장 없는 가택수색과 협박에 의한 사유재산 갈취, 이 모든 게 동물보호단체 주도로 단체 회원들에 의해 이뤄졌을 뿐이었다.
 
  집에 들이닥친 사람들의 정체는 전남경찰청 마약수사팀 형사 2명 외에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와 모 방송사의 동물 프로그램 관계자들이었다. 집을 수색당하고 기르던 강아지들을 빼앗긴 사람은 전라남도 화순에서 애견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5·여)씨다. 농장 인근에서 김씨를 만났다.
 
  김씨는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기자와 눈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해 보였다. 그녀의 농장은 지난 5월 15일 모 방송사의 동물 프로그램에 방영됐다. TV에서 보여준 김씨의 화순 개농장의 상황은 끔찍했다.
 
  김씨가 불법으로 개들의 제왕절개 수술을 하거나 금지약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도됐다. 발정제를 주사하고 손으로 수컷을 자위시키는 모습도 방영됐다. 이 방송사 동물 프로그램은 “김씨와 같은 애견농장 주인들이 억지로 개를 교배시켜 개를 공장에서 상품 찍어 내듯이 생산해 낸다”고 보도했다.
 
  해당 방송에 농장 주인으로 등장한 김씨는 “방송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강아지 4마리를 빼앗기고, 방송이 나간 후 현재까지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우울증의 일종인 ‘중등도 우울 에피소드’ 증세에 스트레스에 대한 급성반응 및 비(非)기질성 불면증 진단을 받았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김씨는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기 위해 설명을 중단했다 이어 가길 반복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말 억울하다. 분양되지 못하는 개도 자연사할 때까지 데리고 키웠다. 조작된 방송이 나간 이후 동물보호단체뿐 아니라 경찰, 관공서, 동종업계 관련자들로부터 시달렸다. 사람도 무섭고 집 밖으로 나가는 것도 무섭다. 방송사 관계자들이 후속 보도를 위해 계속 농장을 찾아왔다. PD가 ‘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경찰에 구속될 수도 있다’며 협박까지 했다. 난 정말 농장을 운영하며 부끄러운 행동을 한 적이 없다. 금지약품(케타민)도 금지약품이 아닐 때 사 놓고 쓰지 않았던 것이다. 작년에 사별한 남편이 약품을 구입했다. 나는 이게 집에 있는 줄도 몰랐다.”
 
  화순 농장은 전국에서도 시설이 좋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우리 농장은 좋은 시설을 갖고 있기로도 유명하다”며 “동물자유연대에서 강탈해 간 피부병 앓던 그레이트데인도 지인(知人)이 개의 피부병 치료를 위해 우리 농장에 맡겼던 개”라고 주장했다. 햇볕이 잘 들고 청결하기 때문에 개를 맡겼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 방송사 동물프로그램에 방영됐던 ‘와와’의 제왕절개 시연 장면도 모두 연출된 것이라고 했다.
 
  문제의 장면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김씨는 “방송사가 아닌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찍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간조선》은 포털 사이트 ‘다음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 두 명이 수 개월 전부터 농장에 잠입한 증거를 입수했다. 강사모 회원들은 농장을 인수하고 싶다며 김씨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그들은 마치 농장을 인수하기 위해 농장운영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문제의 장면도 강사모 회원의 부탁으로 설명하던 모습이 편집된 것이었다. ‘와와’는 김씨가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왕절개를 한 개라고 한다. 김씨는 “와와가 난산을 해 제왕절개를 하지 않았으면 목숨이 위험했을 것”이라고 했다. 방송에서는 강아지를 쉽고 빨리 얻기 위해 매번 배를 가르는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문제의 장면 역시 강사모 회원들이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로 ‘인공교배’다. 수컷 개를 자위시켜 배출한 정액을 담은 뒤 주사기로 암컷 개에게 주입하는 장면이다. 김씨는 “인공교배 역시 강사모 회원들의 부탁으로 보여줬던 것”이라며 “나는 인공수정을 해 본 적도 없고 원칙적으로 자연교배만 해 왔다”고 했다. 또 생물학적으로 개가 출산을 할 수 있는 횟수는 연간 1회, 평생 5회 정도이기 때문에 ‘강아지 공장’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다녀간 후 강아지 100마리 폐사
 
동물보호단체가 분만실을 무단으로 침입한 이후 어미개에게 물려 죽은 새끼 강아지의 사체.
  김씨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사람들과 방송 관계자들이 다녀가고 난 이후 김씨의 애견농장은 초토화가 됐다. 분만실에서 100마리의 강아지가 사산(死産)되거나 모견(母犬)에 물려 죽었다. 모견끼리 서로 물어 죽이는 일도 있었다.
 
  원래 개 분만실엔 주인만 들어가야 한다. 출산기의 모견은 극도로 예민해진다. 때문에 분만실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모견이나 강아지를 만지는 행위는 철저히 금지된다.
 
  그런데도 사유지에 무단으로 침입해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반려견 시설에 대한 이용수칙을 어겨 강아지들을 오히려 죽게 만들었다. 화순 농장에서 보인 동물보호단체의 강압적 모습은 외국의 동물보호단체의 만행과도 닮아 있다.
 
  프랑스 동물보호단체인 CAN(Cause Animale Nord)의 회원이 한 집시 노숙자의 애완견을 강탈한 사건이 2015년에 일어났다. 동물보호단체 회원의 논리는 해당 노숙자가 애완견을 제대로 키울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벙어리였던 이 노숙자가 자신의 애완견을 끔찍히 아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애완견을 빼앗기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노숙자와 울부짖는 개를 강탈해 가는 동물보호단체 회원의 모습이 영상에 실려 SNS에 급속도로 퍼졌다.
 
  이 장면을 본 많은 프랑스 국민들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동물보호단체 회원은 폭행 및 절도죄로 구속수사를 받아 범죄 혐의가 인정됐다.
 
  김씨의 친오빠인 A씨는 “동물 인권은 있고 사람 인권은 없냐”며 “동물보호단체가 강아지를 강탈해 간 이후 동생이 자살할까 봐 곁을 계속 지켰다. 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고 말했다.
 
  “얼마나 질려 버렸냐 하면, 동생이 애지중지 기르던 애견들을 가져간 것도 모자라 동물보호단체들이 수시로 경찰, 군청에 연락해 동생을 압박했다. 내 동생을 처벌하라는 것이었다. 충격 때문에 몸도 못 움직이는 동생에게 경찰과 구청에서는 출석을 요구하니 안 미치고 남아 나겠나. 동생의 농장은 정식 허가를 받고 운영하고 있었다. 생산업, 판매업, 건축과에 개사육장 축사로 허가가 나 있다.”
 
 
  ‘진짜’ 애견 구조에 드는 비용은 마리당 100만원
 
  일각에선 우리나라 동물보호단체의 반려견 구조활동의 순수성이 많이 훼손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일부 봉사자나 동물보호단체 직원들도 이런 유기견 구조 행위의 본질이 개의 ‘동물권’을 위한 게 아닌 ‘돈’에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익명을 전제로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A씨는 “많이 다친 개, 고양이를 누가 더 많이 구조하나 경연대회를 하는 것 같다”며 “어디 한 군데라도 다친 개나 고양이가 있으면 우르르 달려들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동물보호단체 회원 B씨는 “구조된 개를 위해 쓰여야 할 후원금의 50~70%가 단체의 직원 월급으로 나간다”며 “현실적으로 구조한 개들을 위해 쓰이는 돈이 많을 수가 없기 때문에 보호소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유기견들은 불쌍해 보일수록 관심과 후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동물보호단체에서 과장해 애견농장 문제를 다루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애견농장을 강아지 공장으로 둔갑시켜 애견을 무상으로 강탈해도 된다는 기이한 논리를 성립시켰다. 100만원의 사비를 들여서라도 개를 구조하는 진짜 애견구조가들과는 접근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안락사될 위기에 처하거나 식용으로 팔릴 개들을 구조하는 진짜 애견구조가는 무상으로 입양까지 책임진다. 예컨대 구조를 목적으로 개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5만~25만원 사이다. 예방접종 및 심장사상충 등의 건강관리 비용에 드는 비용이 40만~50만원이다. 기타 이동비 사료비를 다 포함하면 마리당 100만원의 구조비용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진짜 구조가들은 동물보호단체들처럼 입양비도 받지 않는다. 애견이 좋은 주인을 빠른 시일 내에 찾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집 문앞까지 찾아가 분양받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단체들은 원숭이, 소, 닭 등 비반려 동물의 동물권도 동일하게 주장하는 외국 동물보호단체들과는 다르게 유독 반려견의 동물권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식용 개농장이 아닌 애견농장인 화순애견농장에 집중포화를 날리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유기견 보호소의 실체… 보호인가 수감인가
 
  애견 판매를 18년 한 유튜버 도캐철이(정진철·39)씨는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유기견이 많아 문제라고 하는데 판매업자들 입장에서는 늘 애견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유기견 수가 4만~5만 마리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상 실체가 없는 통계다. 4만~5만 마리의 유기견은 주인을 못 찾는 게 아니라 동물보호단체에서 못 찾길 원하는 것이다. 이들은 감옥의 죄수와 같은 수감견”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유기견을 수감견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은 외국과 다르게 안락사도 잘 안 시킨다. 다 분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러 분양하지 않고 보호소에서 뺑뺑이를 돌린다.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업계에선 이걸 ‘앵벌이’라고 부른다. 1번 보호소에서 2번 보호소로 또 3번 보호소로 갔다가 다시 1번 보호소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개를 뺑뺑이 돌리면서 정부지원금을 타내고 후원금을 모은다. 애견 생산자나 판매업자들이 정당하게 강아지를 분양해서 돈을 번다면 일부 동물보호단체는 애견의 이미지를 불쌍하게 만들어 후원금 장사를 한다고 보면 된다.”
 
  정씨의 말처럼 국내의 많은 보호소에서 이감 행위가 이뤄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 유기견 생산을 목적으로 보호소 내 자체 번식도 이뤄진다고 한다. 국내 한 유명 동물보호단체의 대표가 약 200회에 이르는 유기견 허위·중복 신고로 구리 남양주시에 2000만원을 돌려준 사례도 있다.
 
  애견농장 운영 등 애견 분양과 입양을 해 온 동물보호가 강희남(63)씨는 “카카오스토리에 유기견의 사진을 올리고 후원을 요구하는 반려견 사설업체도 늘고 있다”며 “사진만 올리고 개는 없는 ‘허위매물’성 유기견 후원 모금을 하는 보호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들이 반려견 구조에 애쓰는 이유는 유기견의 확보가 곧 돈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유기견 보호시설에 유기견이 많을수록 정부의 지원금과 후원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유기견 한 마리당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은 매월 10만~15만원 선이다. 추가로 발생하는 후원금 수익도 상당한 수준이다. 동물자유연대의 경우 2015년 회비 및 순수 후원금만 약 21억원에 이른다. 이런 현실에 반려견 업계는 두 얼굴을 가진 혼돈의 시장이라는 평가가 업계 관련자들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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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도    (2016-09-08) 찬성 : 32   반대 : 33
정정보도 안하나요

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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