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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사냥꾼 추적현장 동행취재

“빛 뭉텅이를 보는 순간 빠져들어”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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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O는 없어!”라는 따가운 시선 극복
⊙ UFO는 물리적 요소와 초자연적 요소의 복합
⊙ 방송국에서 퇴짜 맞은 UFO 제보 혼자 해결
⊙ UFO헌터가 알려준 미군 비행체, 군사시설
⊙ 광고수입은 9000원에 불과하지만 UFO엔터테이너 희망
  5월 초 경기도 의정부역 옥상에서 만난 UFO헌터 허준(45)씨는 자신을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 미확인비행물체) 추적 1인 미디어 UFO헌터’라고 소개했다. UFO 마니아(mania・애호가・원래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 취미를 뜻함) 사이에서 허씨는 ‘X-밴드 레이더’, ‘매의 눈’으로 불리며 UFO 추적 분야에서 독보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다.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하고 있는데, 허씨의 인터넷 블로그에는 전국 방방곡곡의 UFO 출몰 소식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허씨와의 만남은 2014년 3월 북한 무인기 사건이 계기가 됐다. ‘UFO가 사실은 북한 무인기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어 허씨에게 연락한 것이 그와 지속적으로 교류하게 된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남다른 헤어스타일과 과장된 말투에 크게 당황했다.
 
  첫 만남 이후 허씨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걸어 “○○○에 UFO 발견. 확인 부탁 드립니다”라며 황급히 연락하고 끊기를 반복했다. 기인(奇人) 중의 기인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군 무인기를 단독으로 촬영했다는 연락이 계속됐다. 연락을 받다 보니 UFO 탐험에 동참해 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허씨를 흥분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탐험에 동참하게 된 이유다.
 
 
  UFO에 빠져 따가운 시선 극복
 
  5월 초 경기도 의정부역에서 오후 8시에 만나자는 허씨의 요청을 받고 어두워질 무렵 약속장소에서 UFO헌터를 만났다. 이미 현장에 도착한 허씨는 방송용 비디오 카메라와 쌍안경을 들고 UFO 관측에 혼이 빠져 있었다. 특이하게도 허씨는 미군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 왜 미군 군복을 입고 계시나요.
 
  “헌터(hunter)는 원래 사냥꾼이죠. 멧돼지 사냥꾼들이 이런 복장이죠. UFO는 미군 기지에 많이 뜨잖아요. 그래서 미군 군복을 입어요. UFO가 미군 기지에 많이 나타나니까. 내 멋에 이러는 것이죠.”
 
  미군 복장을 하고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니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다. 옆에 있는 기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았다. 저녁 8시 즈음 의정부역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허씨의 복장과 카메라를 보고, 호기심에 십여 분 근처를 맴돌며 동정을 살피는 행인들도 있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 받기 십상이었다.
 
  — 행인들도 많은데 부담스럽지 않나요.
 
  “2012년에 방송출연을 많이 했어요. 그땐 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하루는 지하철에서 양복을 입은 사람이 술 한 잔 하고 앉아 있더라고요. 계속 나를 노려보다가 나를 알아보더니, 사람들 많은 곳에서 갑자기 삿대질을 했어요. ‘이 새끼야! UFO가 어디 있어. ○새끼야!’라고 하더라고요. 뭐 별 사람 다 있는데 상관없죠. UFO 찾는데 정신없다 보니, 남들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 욕을 먹으면서까지 UFO를 추적하는 이유는 뭔가요.
 
  “마약 같은 중독이 있어요. 정확히 기억해요. 2004년 5월 21일 오후 7시 의정부역 앞 시장에서 빛 뭉텅이 7개를 봤어요. 솜사탕 같은 빛 뭉텅이를. 바로 그 순간 나의 점성술과 사주팔자가 바뀌게 되었죠. 나의 우주적 운명이 UFO헌터로 개조되는 순간이죠. 아쉽게도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
 
  — 5월 오후 7시면 해가 넘어가지 않을 시간 아닌가요.
 
  “그날 낮에 소나기가 왔어요. 오후 6시부터 날씨가 맑아지더니 태양이 들었어요. 먹구름이 물러나는 순간 갑자기 빛 뭉텅이가 나타났어.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인공적인 빛이 아닌 지구에 없는 하얀 빛. 인공적인 빛이 아니라, 조명이 아니라, SF(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어마어마한 핵분열을 일으키는 빛이었어요. 신화에 나오는 천사들이 입는 옷의 색깔이었죠. 그 하얀 빛은 평생 보지 못했던 빛이었어요.”
 
  — 왜 그 빛을 UFO라고 믿나요. 다른 비행물체일 수도 있을 텐데.
 
  “비행기도 아니고, 헬리콥터도 아니고, 비행기구도 아니고, 풍선도 아니었어요. 인공위성 역시 아니었죠. 인공위성이 시장통에 내려올 리가 없잖아요. 해외 필름을 보니까, 그것이 바로 UFO라더군요. 외국도 (UFO는)똑같은 빛 뭉텅이였어요.”
 
 
  허씨의 UFO 종교관
 
5월 초 경기도 의정부역 옥상에서 UFO헌터 허준씨가 UFO를 관찰하고 있다.
  허씨의 종교는 기독교다. ‘UFO헌터!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하늘의 하나님! 우리의 죄악을 용서하소서!’라고 자신의 SNS에 적어 놓은 이유다. 기독교적 세계관과 UFO는 공존할 수 있을까.
 
  — 기독교 신자로, UFO는 어떻게 이해하시나요.
 
  “기독교적 관점에서 (UFO를)해석할 수 있어요. 미국에서는 UFO를 영적(靈的)인 현상으로 해석해요. 성경에 나오는 신화적 존재, 사탄, 마귀, 타락한 천사들처럼 UFO 외계인을 사탄의 피조물로 보는 것이죠. UFO는 외계생물체인가 아니면 기독교의 타락한 천사인가. 개인적으로 반반으로 보는데, 미국의 일부 기독교는 UFO를 사탄의 피조물로 보기도 해요.”
 
  — UFO가 과학적이라 보나요.
 
  “UFO는 과학·물리적 요소와 초자연적 요소가 함께해요. UFO는 분열을 하면서 쪼개지거나 공간을 틀어서 이동하는 초자연 현상을 남겨요. 반면에 착륙 흔적이나 사람의 몸에 화상을 일으키는 물리적인 현상도 일으키죠.”
 
  — 그렇다면 왜 UFO헌터가 되셨나요.
 
  “일단은 내가 좋아서(시작했죠). 미국에는 천명의 UFO헌터가 있어요. UFO를 기록하겠다는 욕망, 다큐 영화를 만들겠다는 욕망 때문이죠. 무엇보다 소일거리도 되고요. 노총각의 외로움을 헌터로 달래고 있어요.”
 
 
  전국에서 쏟아지는 UFO 제보
 
허준씨가 촬영한 UFO추정 비행체들(화살표 표시 물체). 허씨는 서울 광화문 인근, 경기도 의정부시 미군 부대 상공에서 이들 물체를 촬영했다고 한다. 야간에 촬영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불빛들을 확대했다. 허씨는 “관련 기관에 확인 결과 상공에 비행 중인 물체는 없었다”며 해당 사진을 UFO의 증거로 확신했다. 사진=허준 제공
  UFO헌터를 움직이는 힘은 제보였다. 기자와 UFO를 찾고 있는 2시간 동안 제보가 계속됐다. 전화와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국에서 UFO를 봤다며 사진과 동영상이 전달되고 있었다. 허씨는 전국적 지명도가 있었다.
 
  — 전국에서 연락이 오는데, 비결이 뭔가요.
 
  “보통 방송국에 먼저 연락을 해요. 그러면 방송국에서 그냥 전화를 끊어 버려요.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 버린다는 거죠. 그래서 저한테 연락이 와요. 인터넷에 전화번호를 공개해 놓아서 누구나 알 수 있거든요. 전국에서 전화가 와요. 한국에 UFO헌터는 제가 유일해요.”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에도 제보 전화가 왔다. 제보자와 헌터의 대화를 엿들었다.
 
  “UFO헌터입니다. 어떤 내용이죠? 하늘에서 못 보던 불빛요? 혹시 동쪽 하늘 아니었나요? 서쪽 하늘이었다고요? 아, 그건 저도 봤는데 UFO가 아니라 그냥 별이에요. 그거 목성일 가능성이 높아요. 의정부에도 떠 있는데, UFO가 아닌 그냥 천문 현상이에요.”
 
  전국에서 발생하는 UFO 발견 신고를 혼자서 해결하는 형국이었다. 이렇게 제보가 많이 오니, 신기한 사건도 많았을 것 같았다.
 
  — 제보는 어떤 분들이 하나요.
 
  “밤에 담배 피우러 나왔다가 호기심에 방송국에 제보했다가 퇴짜 맞은 사람들이 저한테 전화를 하죠. 하루에 한 통 이상은 오고, 카카오톡으로 사진·동영상을 찍어서 보내는 사람도 많아요.”
 
  — UFO를 믿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가요.
 
  “삭막한 세상에 UFO가 초자연적 현상으로, 신비적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그만큼 현실 세계가 각박하니까. 신비로운 것에 빠지는 것이죠.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데 생명체가 없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또 직접 눈으로 UFO를 보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제보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여주비행장에서 UFO가 잡혀서 전투기가 출동했고, UFO와 대치상황이 벌어졌었다는 제보가 있었어요. 대치하다가 전투기 조종사의 눈에서 투명인간처럼 사라졌다는 제보였어요. 한강 다리에서 검은색 헬리콥터 모양의 UFO가 물속에서 올라왔다는 연락도 왔었어요. ○○○ 백화점 옥상에 근처 미사일 부대를 조종하는 군 지휘시설이 있다는 제보도 있었어요.”
 
 
  UFO가 미군 비행체일 가능성
 
  ○○○ 백화점 옥상에 군사시설이 있다는 주장은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인터넷 항공지도 서비스를 통해 ○○○ 백화점을 검색해 보니 옥상이 보이지 않게 지워져 있었다. 보통 군사시설의 경우 흐릿하게 처리한다.
 
  허씨는 UFO뿐 아니라 군에 대한 정보도 풍부했다. 10년이 넘는 동안 군부대 근처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호기심을 끌 만한 이야기가 많았다. 보통 전세계적으로 UFO는 군부대 근처에서 많이 발견된다. 군 비행물체를 UFO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허씨 역시 자신이 발견한 UFO가 미군 비행체일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 UFO가 무인기 등 군사 비행체 아닐까요.
 
  “그렇죠. 제가 최근에 삼각형 모양의 미확인 물체를 촬영했어요. 사진을 크게 확대해 봤더니 미군의 극비 비행체인 RQ-170센티널과 비슷하더라고요.”
 
  실제 확인해 보니, 허씨 촬영 영상과 인터넷으로 확인한 미군의 RQ-170센티널이 상당히 유사해 보였다. UFO헌터라는 직업이 외계인을 찾는 호기심과 더불어, 남들이 모르는 군 무기를 추적하는 데서 오는 희열도 크게 작용하고 있어 보였다. 실제로 허씨는 전국의 군부대에서 촬영한 다양한 비행물체들을 보여줬다.
 
 
  수입은 온라인 광고 9천원
 
  10년 넘게 UFO를 쫓았기에 나름의 철학이 분명했다. 다만 다소 과장된 표정과 말투에서 연예인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도 UFO 탐사에 오락적인 요소가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 인터넷 블로그, SNS 활용을 잘하시네요.
 
  “남들이 보기에 UFO는 4차원적 취미죠. 엔터테인먼트(오락) 요소도 있어요. UFO헌터라는 것이 결국은 UFO엔터테인먼트죠.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이죠. 영화처럼 즐길 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 인터넷 활동을 통해, 돈은 벌고 있나요.
 
  “블로그에 광고가 붙어요.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작년에 신청했는데, 2년 동안 9000원 벌었어요. 유튜브(youtube)에서 10만원 정도 현금교환권을 보내 준다고 했는데 아직 받지는 못했어요.”
 
  — 너무 적지 않나요. 교통비도 되지 않을 정도인데요.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를 보여주며)어제 600여 명이 저의 블로그를 방문했어요. 인기 있을 때는 8000명까지 온 적이 있어요. 포털에서 광고를 붙여 주는데 블로그를 방문한 사람이 광고를 보면 클릭할 때마다 3원을 받는 구조예요. 사실 몇 천원에 불과하죠.”
 
 
  UFO헌터의 인생 목표
 
  허씨는 영상과 사진을 다루는 데 익숙했고, 특히 인터넷을 잘 활용했다. 영상 기술은 어디서 배웠으며, 향후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 영상 기술은 어디서 배웠나요.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군복무를 마치고, 영상아카데미에서 배웠어요. 유선방송, 프로덕션 등 영상 관련 업체에서 일했어요. 1995년에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밤새도록 일하고 30만원 받았어요. 너무 적었죠. 그래서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었어요. 예식장 촬영, 학원 강의 녹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이 없을 때는 공사장에서도 일해요.”
 
  —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나요.
 
  “UFO 박물관이나 자료관을 만들고 싶어요. UFO 관련 쇼핑몰도 생각해 보고 있어요.”
 
  — UFO를 직접 보여주는 UFO 투어를 해 보시면 어떨까요.
 
  “미국에서는 실제 UFO 투어가 있어요. 로스웰 사건(1947년 미국 뉴멕시코 주 작은 마을인 로스웰에 UFO가 추락했다는 의혹)으로 로스웰 탐방이 관광 상품이 됐어요. 한국에도 UFO가 착륙하면 UFO 투어가 가능할 텐데….”
 
  의정부역에서 UFO탐사를 하다가 전철 막차를 타기 위해 관측을 마치고 서울행 열차에 탑승했다. 예상대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서울로 돌아오는 1시간 동안 자신의 UFO 경험을 격정적으로 설명하는 순간에도 UFO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사진과 동영상이 허씨의 스마트폰에 계속 전달됐다. 내용을 확인하고 문자로 자신의 생각을 알려주었는데 진지한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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