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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르포

벼랑 끝 대우조선 협력업체 사장들의 울분

“로비 못 해서 망했다”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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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 브로커 상납 제보
⊙ 구조조정 칼날은 협력업체로만 날아와
⊙ 설날 앞두고 협력사 사장 자살기도
⊙ 협력업체, “대금 60~70% 결제 승인하지 않으면 퇴출”
⊙ 대우조선, “모두 지급했고, 비리 뿌리 뽑겠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부두 전경.
  “대우조선 브로커 비리를 제보하겠습니다.”
 
  4월 말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협력업체 간부 A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우조선의 구조적 비리를 제보하겠다는 연락이었다. 곧바로 경상남도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로 향했다. A씨를 조선소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그의 증언은 이러했다.
 
  ― 브로커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대우조선 협력사로 들어가기 위해, 브로커 B에게 5000만원을 건넸습니다.”
 
  ― 브로커 B는 누구입니까.
 
  “대우조선 C상무의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대우조선 협력업체 관리는 C가 다 하죠.”
 
  ― 상무 C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협력업체로 들어가려면, ‘6인 회의’라는 곳을 통과해야 합니다. 외주업체를 대우협력업체로 할지를 승인하는 회의입니다. 실제로 ‘6인 회의’는 C가 마음대로 진행하죠.”
 
  ― 브로커 B에게 돈을 건넨 사례가 더 있나요.
 
  “제가 아는 곳만 7 곳입니다.”
 
  ― 5000만원이 전부인가요.
 
  “대우조선에 들어가는 데 드는 돈이 5000이고, 매달 상납했습니다. 회사 명의로 200만원을, 별도로 200만원을 상납했습니다. 대략 400만~500만원 정도였습니다. 또 1억원가량의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해 B에게 줬습니다. 저녁에 B에게서 전화 와요, 술 마시고 있다고. 돈 내달라는 이야기죠.”
 
 
  밤에 로비 잘해야 살아남는다?
 
  ― 회사 돈을 주셨다는데, 직원으로 등록시키고 월급을 준 것인가요.
 
  “브로커 B 이름으로 (회사 직원으로 월급을 주면) 주면 문제가 되니 어렵죠. 다른 사람 이름으로 월급을 만들어서 보냈어요.”
 
  ― 브로커 B에게 상납한 돈이 대우조선 C상무에게 전달된 증거가 있나요.
 
  “그런 증거를 남길 리가 없죠. 우선 B가 자기 입으로 C와의 친분을 과시했어요. 실제로 B의 뜻대로 진행되었고요. B는 대우조선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지만, 협력사 진출 등이 그에 의해 이뤄졌어요. 저희가 대우조선에 처음 들어가게 된 것도, B의 소개와 주선을 통해서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알려드릴게요. C상무가 골프채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골프채를 구입해서 B를 통해 C상무에게 전달했습니다.”
 
  제보자는 “신분이 드러나면 죽는다”며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증언은 어느 정도까지 사실일까. 다른 전직 업체 사장에게 접촉해서 문의했다.
 
  ― 대우조선 비리가 심각하나요.
 
  “낮에 열심히 일해야 돈 버는 게 아니라, 밤에 열심히 로비해야 살아남는 구조입니다.”
 
  ― 그러면 고발하면 되지 않나요.
 
  “감사팀에서 무마를 대가로 돈을 받는 곳이 대우조선입니다. 높은 사람만 요구하는 것 아니에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부부 골프 부킹해 주고, 무슨 야유회·회식 때면 계속 불러요. 더러워서 그만뒀어요.”
 
 
  대우조선 협력업체 사장들의 증언
 
4월 대우조선소 인근 옥포항 번화가의 풍경으로 문을 닫는 상가가 늘어나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조선소 인근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거제는 대우조선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도시다. 대우조선 회사 유니폼을 입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만일 대우조선이 사라진다면, 거제가 유령도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 대우조선은 한 달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태이다.
 
  제보를 검증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거제에서 대우조선 전·현직 협력업체 사장과 접촉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업체 사장들을 수소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직접 만나기를 꺼려 하는 협력업체 사장들은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깊이 있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10여 명의 대우조선 협력업체 사장들의 주장을 청취할 수 있었다. 사장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제발 대우조선이 ○○○명 구조조정했다는 기사는 쓰지 말아주십시오. 대우조선 직원 중에 회사에서 나간 사람은 없어요. 정년이 되어 나가는 것이죠. 협력업체가 망해서 나가는 것을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대우조선에서 일하면서 한 번도 대우조선 소속이라고 생각한 적 없고, 그렇게 대우받은 적 없어요.”
 
  협력업체 사장들은 울분과 분노에 싸여 있었다.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1시간은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대우조선의 상황은 어려운 정도가 아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협력업체도 어느 정도 고통 분담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그 고통 분담의 방식이다. 사장들의 주장은 이러했다.
 
  “회사(대우조선)가 어려우니 고통 분담하자. 당장은 어려우니 10% 정도 삭감하자. 나중에 회사가 나아지면 보상하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저희가 당연히 수용하죠. 대우조선은 너무 치졸합니다.”
 
  사장들의 주장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다. 대우의 치졸한 수법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해가 어렵다는 기자의 질문에 구체적인 사례 하나를 제시했다.
 
 
  설날 앞두고 협력사 사장 자살기도
 
올해 2월 설날을 하루 앞두고 자살을 기도한 대우조선 협력업체 사장의 유서.
  올해 2월 설날을 하루 앞두고 대우조선 협력업체 (주)청○ 강○○ 사장은 조선소 공장 안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강 사장은 자살 시도 전에 간부에게 봉투를 넘기며,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열어보라고 지시했다. 이상하게 여긴 간부가 봉투를 열어 확인해 보니 유서(遺書)였다. 황급히 경찰에 연락해 위치추적을 통해 강 사장을 찾아내 목숨을 건졌다. 다만 자살 미수 후유증으로 혀가 마비되어 제대로 말을 못한다.
 
  총 3장의 유서는 모(母)기업(대우조선)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하다. 맞춤법을 교정한 내용은 이러하다.
 
  〈2014년 10월 1일 큰 꿈을 안고 디에스마린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협력업체 인수를 의미-기자주). 꿈과 희망은 잠시였을 뿐 디에스마린에서 공사 중이던 4그룹 소속 송가 프로젝트를 맡아 공사를 진행하면서 악몽이 밀려왔습니다.
 
  (대우조선의) 부서에서 인력을 몇 명 충원하라 하면 충원했고 또 인력이 많으니 빼라고 하면 빼고 했지요. 저는 임가공업체 (주)청○이니까 부서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 핀잔과 모욕을 받아가면서 그래도 참고 앞만 보고 열심히 노력해 온 대가가 부서에서 집행하는 기성(공정에 맞게 금액을 산정해 정산하는 것)이 배부직(비생산인력)은 제외하고, 실투입시수(실제로 투입된 노동 인력이 일한 시간에 비례해 받는 임금)의 60%밖에 집행을 안 해주니 매월 1억~3억원씩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다 보니 부가세에 4대 보험 등 체납이 되고 끝내는 직원들 급여마저 미지급됐죠.
 
  그 원인은 모기업 책임이죠. 왜냐하면 저는 임가공업이라서 모든 인력관리는 부서 및 모기업에서 해왔으니까요. 업체에서 대리타각(출근하지 않았는데, 출근했다고 조작하는 행위)하다가 발각되면 계약 해지되어 폐업하고 떠난 업체가 몇 개 됩니다. 우리 업체들이 임가공업이 아니고 제조업이라면 모기업에서 인력을 몇 명 언제까지 충원해라 빼라 할 이유도 없고 대리타각해서 폐업하고 떠날 이유도 없겠지요. 그러니 실투입시수는 100% 지급되어야 합니다.
 
  … 약 40%의 기성을 1년4개월 동안 누락시켜 왔습니다. 누락된 기성금을 대략 계산해 보니 약 70억~90억원가량 됩니다. 제가 모기업의 기성제도가 이런 줄 모르고 모기업에 입성한 저에게도 잘못이 있고, 모기업에서 이렇게 관리하는 바람에 제 인생도 끝이 되는 막다른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50억원을 지급해 주십시오.… 모기업에 입성한 뒤로 식구들 처참하게 살아 왔습니다.… ○○○님 뜻대로 제가 먼저 갑니다. 제가 가는 데 한몫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방적 대금 정산 합의 강요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부두에서 건조 중인 ‘드릴 십(Drill ship)’ 선박.
  현재 처한 절박한 상황에 대한 호소가 많았다. 특히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대우조선의 부당한 처사를 구체적으로 적고 있었다. 어디까지 사실일까.
 
  협력업체 사장들은 유서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덧붙여 업체명과 이름이 공개되면 퇴출 등의 보복을 받게 된다며 반드시 신분보장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우조선으로부터의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실제 투입한 공사대금의 60~70%만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렇다.
 
  2년 가까이 협력업체로 일했던 사장의 증언이다.
 
  “매달 ‘정산합의서’라는 것이 전자계약서 형태로 날아옵니다. 그것을 승인하면 공사대금을 지급해 주는 시스템이었죠. 거부하면 그걸로 퇴출이죠.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잘 받아야 70%였습니다.”
 
  정산합의서란 무엇인가. 기자는 해당 서류를 입수했다. 내용은 이렇다.
 
  〈대우조선해양(주)와 주식회사○○○은 기본계약 및 외주작업계약을 체결한 공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최종 정산 합의한다.
 
  1. 공사기간 : 2015년 ○월 ○일 ~ 2015년 ○월 ○일
 
  2. 정산금액 : ○○○,○○○,○○○원(VAT별도)
 
  3. 정산내역 : 첨부내역서 참조
 
  4. 위 공사 기간 중 상기공사의 물량, 단가, 본공사 대금, 수정추가공사 대금은 쌍방의 확인 및 합의하에 산출되었으며, 기성확정 및 본공사, 수정추가공사, 각종 지원금 등 정산금액에 대하여 상호 전혀 이의가 없음을 확인한다.
 
  5. 대우조선과 주식회사○○○은 2항의 월 단위 공사금액을 정산함으로써 주식회사○○○은 주식회사○○○이 자신의 종업원(하청인원 포함)에 대한 제반 문제(급여, 상여금, 퇴직금, 체불노임, 제세공과금, 산업재해 및 기타 각종 비용 일체)가 발생 시 주식회사○○○의 책임으로 이를 해결한다.
 
  6. 본 정산 합의 이후 대우조선과 주식회사○○○이 상기 정산금액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의 제기나, 민·형사상의 제소 등 제반 법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며, 또한 상호간 권익에 위배되는 일체의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을 합의한다.
 
  7. 위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쌍방의 대표 날인 후 각각 1통씩 보관한다.
 
  8. 위와 같이 정산 합의된 내용에 대하여 타 협력회사에 공개하지 아니한다.〉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부당하게 느낄 수 있다. 협력업체 사장들은 ▲정산금액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만일 액수에 동의하지 않으면 즉시 퇴출되고 ▲만일 승인을 거부해 그달의 정산금을 수령하지 않을 경우 근로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해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매달 승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에 대한 울분들
 
  받을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협력업체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계약 관행을 이해해야 한다.
 
  처음 대우조선 협력업체로 일을 시작할 때, 하도급공사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은 협력업체가 일한 시간에 약속한 액수를 곱한 금액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쉽게 설명해, 협력업체가 100명의 직원을 대우조선에 공급해 100시간을 일했다면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정산되어야 한다.
 
  〈100 × 100 × ‘약속한 단가’ = 지급액수〉
 
  협력업체에 문의한 결과 ‘약속한 단가’는 업무나 협력업체별로 차이가 있으나, 보통 2만9000원 근처에서 합의된다고 한다. 불만이 생기는 것은 지급액수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사장들의 주장이다.
 
  “대우조선이 힘들어 기성이 없다, 실적이 모자라서 못 준다, 실적을 달성하면 예산이 없다며 대금을 주지 않았어요. 자재(資材)를 제대로 공급해 주지 않거나, 엉뚱한 자재를 주고, 설계가 오류가 나는 등 (대우조선의 잘못으로) 적기에 실적을 달성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모두 묵살하고 실적 달성을 못했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어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간접인원(직접 공사에 참여하지는 않으나 회사 운영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지급은 아예 없었어요. 안전장구 등 소모품도 모두 협력사가 부담해야 했죠. 이러한 소모품 비용을 까고(제외하고) 돈을 지급한 것이죠.”
 
 
  대우조선 확정도급 시행
 
  대우조선 측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2015년 말부터 ‘확정도급’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계약을 맺을 때 지급 액수를 확정하고, 목표 설정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확정도급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다른 협력업체 사장의 증언이다.
 
  “대우조선에서 공사에 필요한 금액을 산출해 보라고 하더군요. 저희가 계산하니 13억원이었어요. 그렇게 이야기하니, 3억원에 하라고 하더라고요. 어느 정도 협의가 되어야 하는 거지 이게 말이 되나요. 대우조선이 (요구한) 금액에 ‘사인’하지 않으면 그대로 부도가 나는 거예요. 전 재산이 담보로 묶여 있어 신용불량자 되는 것이죠.”
 
 
  싫으면 안 하면 된다?
 
4월 대우조선소 인근 옥포항 번화가에 위치한 건물의 불빛이 꺼져 있다. 대우조선이 문을 닫을 경우 거제가 유령도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협력업체들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취재를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왜 대우조선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느냐는 의문이다. 거칠게 표현해, ‘싫으면 안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었다.
 
  여러 의문에 대해 300여 명 규모의 협력업체를 운영했던 업체 사장을 만나 심층 인터뷰했다.
 
  ― 첫 달에 대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 곧바로 사업을 접으면 되지 않나요.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돈을 버는 경우는 없죠. 투자라는 것이 있잖아요. 대우조선 측에서 말로는 다음달에 배려해 준다고 하니 끌고나가는 것이죠.”
 
  ― 60% 정도밖에 못 받았다는 사장들이 많습니다.
 
  “그 부분이 비밀이에요. 70% 받으면 남기는 남아요. 67~68%는 아슬아슬해요. 대우조선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냥 망하지 않을 정도로 주는 거예요. 그러다가 인력이 필요 없으면 68% 이하로 주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럼 자연스럽게 부도나고 망해요. 1년 안에 전 재산 날리고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구조조정하는 것이죠.”
 
  ― 손해를 줄이기 위해 진작에 법적조치를 취하면 되지 않나요.
 
  “과거 정산합의서 내려올 때를 생각해 보세요. 1%만 더 주면 남는데, 어떻게든 로비를 해서 살아남으려고 하지 법적조치를 취할 수 있겠어요.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가지 못해요. 과거에는 일 년에 몇 번씩 격려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챙겨주는 것이 있었어요. 그걸 기대하고 버티는 것이죠. 그러다 전 재산 날리는 것이죠. 요즈음은 확정도급이라고 하는데, 그건 더해요. 시작할 때부터 액수를 깎고 시작하는 것이죠.”
 
  ― 일부 사장들은 60%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무언가요.
 
  “예를 들어 이번 달 대우조선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직원 월급도 못 준다고 해봅시다. 그럼 대우조선으로부터 다음달 대금을 먼저 받아요. 그럼 대우조선은 다음에 대금을 지급할 때 이미 준 돈을 제외해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60%까지 떨어지는 거예요.”
 
  ― 돈을 버는 협력업체가 있기는 합니까.
 
  “모두 망하면, 나중에 소송이 생겼을 때 대우조선이 할 이야기가 없죠. 봐라. 돈을 버는 협력사도 있다고 자료를 들이대야죠. 제가 볼 때 상위 3% 정도는 남을 거예요. 특수한 기술이 있거나 관리 능력이 있다기보다 대우조선 측과 인맥이 있는 것이죠. 결국은 로비 능력인데, 저의 경우 로비를 못 해 망했다고 생각해요.”
 
 
  대우조선, “대금 모두 지급했다”
 
  그렇다면 대우조선 측의 입장은 무엇인가.
 
  ― 협력업체의 공사대금 미지급 주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작년 6월 새로운 사장 취임 이후 확정도급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협력사와 미리 액수와 공사의 양을 협의하는 것이죠. 정해진 공사에 어느 정도의 인력을 투입하는지는 협력사의 능력입니다. 주어야 할 대금은 모두 지급했다는 입장입니다. 확정도급 전의 경우, 공정률에 따라 지급되었습니다. 저희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닙니다. 일부 파산 등 협력업체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퇴직금을 제대로 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세하다 보니 급여 주기도 빠듯했던 것이죠. 이와 관련해 공정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되었으나 고법에서 판결이 뒤집혀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브로커 등 비리 제보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저희도 알고 싶습니다. 뿌리 뽑겠습니다.”
 
 
  벼랑 끝의 거제
 
  4월 말 저녁 거제 대우조선소 인근 식당을 찾았다. 100여 명 규모의 대형 식당에 손님이 3명뿐이라 거제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 직접 가보니 생존의 절벽에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자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다.
 
  “신용불량자 됐어요. 공정위 가봐야 이기는 회사 본 적 없다며 위로금이라도 얼마 줄 터이니 받고 나가라는데 고민 중입니다.”
 
  “대기업의 횡포입니다. 재산이 압류되었습니다. 대우조선 측에, ‘기업윤리’를 지키라고 말하고 싶어요. 세무·노동 공무원들도 대우의 부당함에 공감해요.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협력사 대표는 모두 빚쟁이입니다. 극한 상황에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파산 신청했습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대우조선에서 나간 협력사가 100여 개 가깝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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