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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내부순환도로 부분폐쇄 사태의 이면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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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1일 서울시는 중대 결함을 발견한 내부순환도로 정릉천 고가교(연장 7.5km)를 전면통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각종 시설물을 운영·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2월 17일 해빙기를 맞아 해당 구간을 점검하던 중 고가 상부 구조물(거더)을 지지하는 텐던 20개 중 1개가 끊어진 것을 발견하고, 한국시설안전공단에 긴급점검을 맡겼다. 그 결과 텐던 1개가 끊어진 것 외에도 다수의 주변 텐던에서 강연선(강선 여러 가닥을 꼬아 만든 선)이 녹슬거나 부분적으로 끊어진 걸 추가로 발견했다. 참고로, 텐던은 강연선 15개를 묶어 만든 하나의 선을 시멘트 충전재로 감싼 걸 말한다.
 
 
  연평균 2억1000만원 들여 4회 이상 점검했지만 ‘결함’ 발견 못해
 
  해당 보도자료는 ‘토목 문외한’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토목설계 업체에서 일하는 후배에게 물었다. 그의 설명을 쉽게 풀이하면 교각과 교각 사이, 즉 떠받치는 하부 구조물이 없는 구간이 ‘U’자 형으로 휘어져 무너지는 걸 방지하고자 그 밑에 설치한 텐던이 끊어지고 녹이 슬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방치했다간 정릉천 고가교가 무너질 수도 있는 중대 결함을 발견했다는 얘기다. 문제 구간은 하루 평균 9만7000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곳이다. 결함을 제때 발견하지 못했다면 자칫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다수의 언론은 텐던의 평균 사용연한이 20~30년이라면서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운영·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은 다수의 텐던에 치명적 결함이 생길 때까지 뭘 했느냐’는 지적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서울시설공단이 문제 구간인 ‘정릉천 고가교’를 어떻게 점검해 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와 2015년도 들어 서울시로부터 내부순환도로 운영·관리권을 인수한 서울시설공단은 2011~2015년에 총 21회 점검을 시행했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자체적으로 한 정기점검이 18회, 총 2억9860만원을 주고 민간업체에 맡긴 정밀점검 2회, 용역비 7억6800만원 규모의 정밀안전진단 1회였다. 바꿔 말하면 연평균 2억1000만원을 들여 4회 이상 ‘점검’을 해 왔지만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해외 유사 사례 있는데도 대처 안해
 
  정릉천 고가교 폐쇄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에도 정밀점검을 했다. 그런데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왜 텐던이 오랜 기간 녹슬다 못해 끊어질 때까지 결함을 인지하지 못했을까. 다음은 이와 관련한 서울시설공단 관계자와의 이야기다.
 
  “(국내에선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해외에선 예전에 유사한 사례들이 있었지만, 국내에선 이번 건이 처음입니다. 보호관 안에 묻혀 있고 또 시멘트 충전재가 (강연선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끊어지기 전까지는 표가 안 나는 거예요. 이걸 뜯지 않는 이상 결함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케이블이 끊어진 걸 발견한 이후 주변에 있는 텐던의 보호관을 다 따내고 눈으로 상태를 직접 확인한 겁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해외에선 이와 유사한 사례가 이미 있었다. 이는 같은 공법으로 지은 국내 구조물에서 같은 유형의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텐던 내부의 부식 정도를 꼼꼼하게 살펴야 했지만,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서울시의 내부순환도로 구간 폐쇄결정 전 보호관을 뜯어내고 시멘트 충전재를 걷어내면서 ‘긴급점검’을 할 당시에도 정릉천 고가교 위로는 차들이 쌩쌩 달렸다. 이를 감안하면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내부순환도로의 차량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점검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도 “방법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텐던 내부 점검을 지금껏 소홀히 했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비단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가 안전상의 이유로 내부순환도로 구간을 폐쇄한 직후 국토교통부는 정릉천 고가교와 같은 공법으로 건설한 전국의 교량 403개에 대해 긴급점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사실상 전국의 수많은 교량을 방치해 오고 있었단 얘기다. 전국의 수많은 교량에서 어떤 결함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그 많고 적음을 떠나 국민들은 공공기관의 이 같은 ‘사후약방문’ 식 대처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이 나라의 공무원들은 왜 국민의 생명이 걸린 일에서조차 항상 ‘뒷북 행정’만을 ‘고집’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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