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誌上중계

‘박주신 병역 문제’를 둘러싼 인터넷상 보수 大충돌

“公開 재검 받으면 끝날 일” 對 “박씨도 프라이버시 보호받아야”

글 : 김성동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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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검 주장 측: 병무청, 검찰, 법원, 병원들의 수상한 행적들도 이번에 해소돼야…,
    박 시장의 자업자득을 애국진영의 비난으로 둔갑시키는 것도 문제
⊙ 박원순 시장 측: 아들 병역 문제는 이미 끝난 일…, 다시 거론하는 정치적 의도 의심
⊙ ‟보수 세력을 구하기 위해 진실을 덮자는 논리는 더 이상 나와선 안 된다”(변희재)
⊙ “‘주신아 재검 받고 감옥 가자’고 외치는 이들이 감옥이나 경찰서에 갈 확률이 훨씬 높다”(조갑제)
2012년 2월 22일 세브란스병원 교수회의실에서 의사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디스크 촬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개인에 대한 다중(多衆)의 증거 없는, 광기 어린 공격은 문명국가, 법치국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수치스러운 행태이다. 이런 마녀사냥에 가담하고 있는 이들 중엔 우파, 애국투사를 자처하는 이들도 있고, 의사 변호사 기자들도 보인다.〉
 
  〈박주신에 대한 인신공격은 박원순 시장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장 공개 신검을 했기 때문이고, 또 박원순이 양승오 등을 고발했기 때문이고, 그리고 박주신을 증인과 재신검에 불러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원순이 고발해서 양승오가 끌려들어서 이렇게 ‘죄 없는 시민’ 박주신의 가족이 고통당하고 있다는 사실 잊으시면 안 됩니다. 박원순의 자업자득을 애국진영의 비난으로 둔갑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위의 글은 《조갑제 닷컴》 조갑제(趙甲濟) 대표가 지난 9일 《조갑제 닷컴》에 올린 〈‘죄없는 시민’ 박주신에 대한 집단폭행 식 비방과 헌법 10조〉 제하(題下) 칼럼이고 그 아래 글은 이 칼럼에 대해 조영환씨가 다음 날인 10일 올린 댓글이다. 조영환씨는 보수적 매체인 《올인코리아》의 편집인이다.
 
  물론 기자가 인용한 조 편집인의 글이 조 대표의 주장과 대척점에 있다고만 볼 수는 없다. 박주신씨 병역 문제에 대한 그의 다른 글들을 보면 조 대표의 주장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박주신씨가 공개 신검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의 〈‘죄없는 시민’ 박주신에 대한 집단폭행 식 비방과 헌법 10조〉에 대한 다른 댓글들을 보면 상황은 다르다. 몇 개의 댓글을 소개한다.
 
  〈이런 글이 올라오면… 독자들이 조갑제씨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조씨는 자신의 주장을 이해시키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더욱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는 조갑제씨가 처음부터 개입된 거 아니냐는 시각까지 나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까지 사람이 돌변할 수가 있겠는가. 이거 개연성이 없다고 할 수 있나요? 차라리 치매가 시작되었다고 하는 게 그거보다는 나을 겁니다만, 과학에 민감하다면 이미 이 게임은 끝난 것을 분명히 알 겁니다. 사실상 진실은 이미 양승오 박사가 들고 나올 때 밝혀진 것이고 그 후로는 이 게임에서 과연 진실이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것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럴 모르시다니요!〉(아이디: 진실)
 
  〈정말 (조갑제 대표를) 존경했었는데 대 실망입니다. 사기당한 기분입니다.〉(아이디: ch6059)
 
  조 대표의 입장에 찬성하는 댓글들도 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니고 확신이라고. 그릇된 확신이 가장 큰 거짓이고 악(惡)이다. 보수(保守)주의의 핵심은 전통과 역사와 제도, 그리고 미풍양속을 보수(保守)한다는 의미이다. 박원순이 밉다고 박원순 식으로 대응해선 안된다.〉(아이디: 이사야)
 
 
  보수와 보수의 충돌 왜?
 
2012년 2월 22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박주신씨가 MRI를 찍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박원순(朴元淳)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역 문제 의혹’을 둘러싸고 인터넷상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좌우 혹은 진보 대 보수의 설전이 아니라 보기 드물게 사회 일반에서 흔히 보수라고 칭하는 그룹에서 벌어지는 논쟁이다. 굳이 소위 ‘우파 논객’을 중심으로 구분한다면 조갑제 대표를 중심으로 한 그룹 대 조영환 편집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前) 대표 등을 중심으로 한 그룹의 논쟁이다. 《일베》 진영도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수적으로는 후자가 다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논쟁의 핵심은 ‘박주신씨에 대한 MRI 검사를 다시 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의 차이다.
 
  박씨는 그에 대한 ‘병역 의혹’이 1차로 제기됐던 무렵인 2012년 2월 22일에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적으로 MRI 검사를 받은 일이 있다. 이 검사에서 세브란스병원 측은 “박씨가 4급 보충역 판정 당시 병무청에 제출한 MRI와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쵤영한 MRI가 동일인의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듬해 5월 28일에는 검찰도 2012년 11월 9일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국민감시단’이라는 단체가 박주신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박주신씨 병역 의혹’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연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영상의학 전문의인 양승오 박사를 비롯해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국민감시단’ 등에서 다시 박씨에 대한 병역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 박사 등 7명을 선관위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27일 이들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박 시장은 이들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지만 검찰의 기소로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양 박사 측은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의 발표는 당일 촬영한 MRI영상과 자생한방병원의 MRI사진이 동일인이라는 것이지, 피사체가 박주신 본인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주신씨의 MRI 사진이 다른 사람의 MRI 사진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자생한방병원은 주신씨가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을 당시 병무청에 제출한 MRI 사진을 촬영한 곳이다. 또한 양 박사는 주신씨의 MRI 사진에 나오는 골수는 20대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신씨가 2011년 8월 공군에 입대했을 때 훈련소에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이 자생한방병원에서 찍은 사진과 다르다는 주장도 재판 과정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보수진영 중 양 박사 측과 ‘박주신 병역 의혹’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주신씨에 대한 공개 재검을 요구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병무청, 병원, 검찰 등 주요 기관에서 주신씨의 ‘병역 의혹’이 무혐의로 이미 입증된 이상 재검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원순 시장 측의 입장도 후자와 유사하다. 아들 병역 문제는 이미 끝난 일로서 이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케 한다는 주장이다.
 
  〈… 박주신을 하루라도 빨리 데려와 진실을 밝히고, 그 어떤 경우든 둘 중 하나의 거짓 무리들을 가려내어 훼손된 국가의 신뢰성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박근혜 정부도 두 손 놓고 불구경해선 안 되는 일이다. 끝까지 박원순 시장이 아들의 증인 출석을 거부한다면, 이미 국민감사청구가 접수된 병무청, 증거조작 혐의로 고발된 문치과, 그리고 그와 연결된 것으로 의심되는 심평원 등에 대한 검찰수사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
 
  이런 명백한 국가적 중대 사안임에도, 보수 세력의 패망을 막는다는 여의도 브로커 수준의 정치논리로, 진실을 밝혀 국가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길을 방해한다면, 그 세력이야말로 가장 악질적인 국가적 위해 세력임이 분명하다.
 
  만약 양승오 박사 측이 거짓 세력으로 밝혀진다면, 무리한 논리로 국가의 신뢰성을 뒤흔든 필자를 포함한 보수 세력 역시 정도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지, 보수 세력을 구하기 위해 진실을 덮자는 논리는 더 이상 나와선 안 된다.〉(변희재)
 
  〈… 인터넷 전(前) 시대 같으면 절대로 인쇄되거나 방송을 탈 수 없었을 광기 서린 악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니, ‘국민이 원하면 100번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막말이 먹힌다. 국민의 의심을 풀어 주기 위하여, 또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 위하여 헌법 10조가 엄격하게 규정한 개인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포기하라는 이런 말은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국민이 원하면’이라고 했는데 ‘선동에 넘어가는 국민들이 원할 때마다’ 검사를 받으란 말 아닌가. 박주신 마녀사냥이 외국에 알려지면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나라로 비쳐질까? 아니면 미성숙한 국민들이 많다는 인상을 줄까?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을 헌법적 권리가 있는 박주신씨의 뼛속까지 보여주는 MRI, 엑스레이, 치아 사진을 이렇게 온 세계 앞에 노출시켜도 되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렇게 많이 나서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죄 없는 젊은이를 집단 폭언하여선 안 된다. 이런 행위에는 법도, 진실도, 정의도, 미학(美學)도 없다. 더구나 이렇게 해가지고는 이길 수도 없다. 패거리의 집단행동이 선거나 권력투쟁에선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과학의 영역에선 힘이 없다. 판결이나 재재검(再再檢)을 통하여 어차피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주신아 재검 받고 감옥 가자’고 외치는 이들이 감옥이나 경찰서에 갈 확률이 훨씬 높다. 사실이냐 아니냐의 게임에서 억지와 광기(狂氣)는 의외로 무력(無力)하다. 곧 알게 될 것이다. …〉(조갑제)
 
  변 전 대표는 진실 규명을 위해 주신씨에 대한 공개 재검을, 조 대표는 강제 재검의 불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역풍 불면 박원순이 대통령 될까 염려”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2012년 2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발표한 박원순 시장 측의 발표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약속대로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인터넷상에서 보수 진영 내부에서의 이런 시각차가 극명하고도 본격적으로 노출된 시기는 《조갑제 닷컴》이 지난 9월 13일 재미(在美) 의사인 박효종 박사의 주장을 게재하면서부터다. 박 박사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다.
 
  〈재미(在美) 의사, “양승오 자살골로 역풍 불면 박원순이 대통령 될까 염려”〉 제하 기사에서 박 박사는 “영상 바꿔치기는 불가능하다. 망상증 수준이다. 진실이 밝혀지면 우파 멘붕, 피해규모 최소화하기 위하여 나섰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이미 SNS상에서 ‘박주신 병역 의혹’을 주장하는 양 박사 등의 논거가 타당하지 않다며 의혹설 지지자들과 격렬한 토론을 벌여 오던 터였다. 박 박사의 주장에 대해 ‘박주신 병역 의혹’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타당한 의혹이 제기됐으니 한 번 더 공개 검증을 하는 게 옳다. 박원순 시장과의 학연(경기고 동창) 때문에 옹호하는 것 아니냐. 우파가 아니라 박주신의 대변인”이라는 반응을 보여 왔다. 이에 대해 박 박사는 “이미 공개 신검을 통해 의혹이 풀렸다. 의혹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의사들이 앞장서서 음모론을 전파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라고 반박해 왔다.
 
  《조갑제 닷컴》은 이 기사에서 “양 박사의 MRI 척추 골수신호강도에 따른 나이 계산법과 관련, ‘논문(양 박사가 인용한 쿠겔 자료)을 읽어 보니 33.5%에 ±10.4%, 따라서 상한은 43.9%다. 자생병원 피사체는 골수지방이 45%가 넘으니까 20대일 수 없다는 주장은 통계학적 오류다. 100명 중의 하나, 많이 늘려 잡아도 1000명 중의 하나는 되는데 양 박사는 1000만명 중 하나밖에 안 되는 가능성이라고 했다’며 ‘나이가 들수록 뱃살이 찌는 일반적 경향이 있는 건 맞지만 20대 특정인이 뱃살이 많이 쪘다고 해서 20대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했다”는 박 박사의 주장을 소개했다.
 
  다음 날인 14일에는 ‘보수 지도자들이 나서서 아니라고 해야’를 제목으로 단 박 박사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박 박사는 “대리 신검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대리 신검이 가능하려면 영상기사가 가담해야 합니다. 이미 들통나서 재검하는 마당에 풍족하게 사는 세브란스 영상기사가 사후 은폐 사기극에 가담할 이유가 없습니다. 윤도흠 세브란스 병원장님이 뭐가 아쉬워서 음모에 가담합니까? 박주신 등의 피하지방을 직접 만져 보신 분의 말을 못 믿겠다면 망상증 환자입니다. 치과진료기록 조작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치과연맹 상임위원인 저명한 치과의사가 병역비리에 가담하진 않습니다.”
 
  박 박사의 주장과 인터뷰가 《조갑제 닷컴》에 게재되자 ‘박주신 병역 의혹’을 둘러싸고 다시 논쟁이 인터넷상에서 뜨겁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 기사와 관련한 인터넷상의 반론 일부를 소개한다. 논리적인 반론도 있지만 감정적 반박 글도 많이 보인다.
 
  〈칠곡가톨릭 정형외과 과장입니다. 전척추 AP(촬영 방향에 따른 구분인 전-후면)와 흉부PA(후-전면)의 세팅 차이, 자세, 호흡 등을 고려해도 박주신 군의 공군/비자(공군훈련소에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과 비자발급 시 찍은 엑스레이 사진을 지칭-편집자 주)의 흉부PA와 자생의 경추AP에서 보이는 차이는 동일인에서는 나타날 수 없다고 봅니다. 특히 상부 흉곽의 모양 차이는 너무나 분명히 다릅니다. 박효종 선생님이 병원에서 직접 본인의 흉부PA와 전척추 촬영 시 경추부 AP 부분을 촬영하여 비교해 보세요. 저는 제 몸으로 직접 찍어 보았어요.〉(아이디: 안형수)
 
  〈만에 하나 박원순이 맞고 양승오 박사가 틀리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재검증은 해야 합니다. 그래야 확실히 털고 갈 수 있어요. 박원순이 맞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그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도 비약입니다. 이회창 아들 병역 의혹으로 공개 검증했지만 그 결과로 이회창씨가 대통령이 되었습니까?〉(아이디: 삼류작가)
 
  〈역풍이 겁나서 진실 추구도 하지 말자는 인간 아니냐? 패전이 두려워 응전을 말자는 논리를 들을 필요가 뭐 있는가? 《조갑제닷컴》을 존경하지만 저런 자의 말을 메인에 올리는 것엔 동의하지 못한다.〉(아이디: 무학산)
 
 
  “1%도 안 되는 가능성에 100%를 거는 승부”
 
2012년 2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1주일 후인 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는 공개 검사를 받았다.
  조갑제 대표는 9월 22일 종편 방송인 채널A에 출연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다.
 
  “… 의혹 제기자들은 보통, 의혹 제기에서 의혹을 확신하는 단계로 갑니다. 확신하는 단계로 가면 그 확신에 대한 책임을 자기가 나중에 져야 돼요. 그 다음에는 어떻게 가느냐. 확신이 지나치면 독선(獨善)이 됩니다. 자기 주장을 반대하는 사람을 미워하게 되고 마지막 단계는 자살골이 되어 버립니다. 결국에는 자기에게 피해로 오는데, 이 경우에 자살골은 어떻게 나타날 수가 있느냐? 계속 박주신씨를 불러서 사진을 찍자, 찍자 하죠? 찍자고 하는 분들은 아마도 찍으면 가짜로 판명될 거라고 기대하고 그렇게 하는 모양인데, 만약 박주신씨가 와서 찍으면 2012년과 똑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현재로서 높다고 봅니다.
 
  (중략)
 
  저는 의혹 제기자들한테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너무 감정적으로, 이념적으로, 정치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말고 의학적으로, 사실관계로서, 그리고 한 발 정도 담그는 건 괜찮아요, 그건 의혹 제기입니다. 두 발을 담그면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두 발을 담근다는 것은, 확신을 가지고 독선적인 주장을 하면서 두 발을 담그는 게 되고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되죠.”
 
  다음 날인 23일에는 《조갑제 닷컴》에 ‘싸울 때는 늘 퇴로를 준비해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한다. ‘박주신 병역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비판이다. 다음은 그 칼럼의 일부분이다.
 
  〈… 군대나 사람이나 퇴로(退路)를 늘 생각해 두어야 한다. 가끔 퇴로를 일부러 없애고 모든 것을 거는 장군이 있다. 이른바 배수진(背水陣)이다. 한니발은 로마의 칸나에에서 배수진을 치고 카르타고 군대를 독려, 로마군에 이겼다. 임진왜란 때 조선의 신립(申砬) 장군은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왜군(倭軍)과 싸웠지만 전멸하였다.
 
  신립은 적군(敵軍)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였고, 배수진을 쳐서는 안 되는 늪지대에다가 기병(騎兵)을 배치, 자멸(自滅)하고 말았다. 한니발의 배수진 전술이 성공한 것은 카르타고 군대가 역전(歷戰)의 용사들이고, 한니발이 병사들의 한가운데서 함께 싸웠으며, 우회전략을 썼던 덕분이다. 한니발은 로마군의 중앙돌파 작전을 저지하는 사이에 주력(主力)을 로마군의 측면공격에 돌려 배후(背後)를 무너뜨렸다.
 
  박주신씨의 병역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 중엔 세브란스병원이 공개 검증을 할 때 MRI 사진이나 피사체를 바꿔치기하였다는 확신으로 무장, 자신의 신뢰성과 인격(人格)까지 거는 일대 모험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박주신의 MRI 사진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이 병무청, 세브란스병원, 그리고 박근혜 정부하 검찰의 일치된 판단이란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본다. 90%의 가능성에 100%를 거는 것도 위험한데 1%도 안 되는 가능성에 100%를 거는 승부를 한다면 아바의 노래가사처럼 더 쓸 카드도 없이 승자(勝者) 곁에 초라하게 서야 하는 처지가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박원순씨가 승자가 되어 전리품(戰利品)을 독식(獨食)하게 되는데 이는 국가적 불행이 될 것이다.
 
  의혹 제기자들의 공통점은 정보판단을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한다는 것이다. 사실과 희망을 혼동하게 된다. 이 세상의 일들이 자신의 희망대로 개조(改造)될 수는 없다. 의혹 제기자는 확신자로 변하고, 확신자는 독선(獨善)으로 흐르게 된다. 독선에 빠지면 충고를 싫어한다. 아니 미워한다.〉
 
 
  “네티즌들의 아우성을 우익패거리주의에 갇힌 ‘음해’로 폄훼하면 안 돼”
 
박주신씨의 병역 의혹 문제가 다시 제기된 지난 9월 17일 국회 안행위의 서울시청 국감 질의에서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주신씨의 병역 의혹에 대한 질의와 관련해 답변서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 대표의 입장에 대해 조영환 편집인은 《올인코리아》 9월 28일자 〈퇴로 없는 배수진의 위험↔진실이 이길 공개 검증을〉 제하 칼럼에서 이렇게 반박한다.
 
  〈지금 수준으로 불신과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박주신 진짜 공개 재검’을 막으려는 모든 주장은 상습적 군중 기만자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호하려는 ‘궤변’으로 오해받을 수 있고, 이미 좌익매체들에 의해 이런 ‘자체모순적 궤변’이 이용당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해야 할 겁니다. 오늘도 CBS 노컷뉴스가 좌익패당주의에 근거해서 “우파의 대표적 논객도 양승오가 거짓이라고 하더라”는 식의 선동전을 폅니다. 모든 인간은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자기주장의 입장구속성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저절로 정치공학적 구도에 빠지게 됩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좌익세력에게 도움이 되지 않나 고민해야 할 겁니다. 수많은 네티즌들의 아우성을 그냥 우익패거리주의에 갇힌 ‘음해’로 폄훼 혹은 착각하면 안 됩니다. 박주신씨에 관한 정보를 관찰한 저변 네티즌들도 나름대로의 의심과 판단이 있을 겁니다.
 
  오직 공개 검증만이 양승오든 박원순이든 억울하지 않게 심판할 수 있습니다. 공직자는 확신이 없는 의혹 제기자에게도 가능하면 공개 검증으로 그 의혹을 풀어 줘야 합니다. 박원순이 공군에 입대할 건강한 자기 아들을 4급 공익으로 빼돌렸을 확률이 있고, 반대로 진짜 박주신은 이빨이 14개나 망가졌고, 허리도 병신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병무청, 검찰, 법원, 병원들의 수상한 행적들도 이번에 해소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개 검증은 이제 필수적입니다. 과학적 진실 앞에 부끄럼 없이 굴복하는 모습도 우익이 보여줘야 합니다. 진실 앞에 우익이 심판받은 것에 조금도 퇴로를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익이든 좌익이든 누구든지 틀린 놈이 죽게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도 공의와 자비의 하느님이 하실 일일 겁니다. 진리가 이기게 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책임적 행동입니다.(하략)〉
 
  네티즌들끼리의 설전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서울시민이라고 밝힌 이윤씨는 《조갑제닷컴》에 올린 〈이 정도의 의혹으로 박주신 ‘재(再)재신검’ 주장이 타당한가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병역비리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단정했으면 그 상태에서 증거를 내놓아야 맞지, 병역비리를 저질렀을 거라 단정하며 증거가 있는 것처럼 해 놓고 병역비리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재(再)재신검을 하자니 말이 됩니까? 재재신검 하자는 말은 병역비리라고 주장할 때 그 증거도 뚜렷이 없이 했다는 말이잖아요. 박주신에 대하여서만 아버지가 밉다고 무죄추정이 아니라 유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면 됩니까? …〉
 
  이 주장에 대해 ‘순덕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이런 반박 글을 달아 놓고 있다.
 
  〈… 양승오 박사님은 애초부터 의사로서 의학적인 진실을 찾고 싶다고 선을 그으셨습니다. 20대 골수가 아니라고 여기에 의사직을 걸으신 겁니다. 그분이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벌써 1년 가까이 법원에 불려 다니며 부산에서 서울로 쫓아다니고 계십니다. 영상분야 최고급 인재가 이런 일에 시간을 썩히고 있는 겁니다. 또한 재판을 통해서 양 박사님의 걱정이 더해졌답니다. 재판정에서는 국가기관의 서류에 크게 의존하는데, 문제는 심평원이 재판정에 낸 서류가 의혹투성이랍니다. 공개 검증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서울시청 직원들을 동원한 눈속임 검증이었습니다. 양 박사님을 위시한 많은 분들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일을 하루속히 막아야 되며, 방법은 박주신이 30분만 시간을 내어 엑스레이를 다시 찍으면 됩니다. …〉
 
 
  TV 토론으로 맞붙은 양 진영
 
아들 주신씨에 대한 병역 의혹 문제가 다시 불거진 후인 지난 9월 17일 국회 안행위의 서울시청 국감에서 박원순 시장이 국감위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양 진영 간 벌어진 논쟁의 절정은 10월 7일에 일어났다. TV조선 〈뉴스쇼 판〉에서 조 대표와 양승오 박사 측의 차기환 변호사 간 토론이 열린 것이다.
 
  이 토론에서 차 변호사는 “(2012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된 MRI 사진 주인공은) 어떠한 경우에도 40대를 넘은 사람이다. 확률로 얘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철도전문대를 나온 어떤 이가 엉터리 계산을 하고 있다. 숫자로 얘기하면 안된다”며 “엑스레이 사진의 제1흉추극상돌기가, 영국 비자 발급용 사진은 오른쪽으로 휘어 있지만 공군 사진에는 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 문제는 간단하다. 양승오씨가 한 이야기, (세브란스병원의 MRI 사진의) 골수신호강도는 20대에는 없다는 것은 허위사실이다. 인용한 게 쿠겔 자료인데, 쿠겔 자료는 정상인의 척수 내 골수지방과 연령대를 연구한 것”이라며 “논문을 읽어 봤는데, (박주신과 같은 피조사자도) 나온다. (양 박사가) 20대의 골수농도가 45%일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했으나 가능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또 “(양 박사가 박주신과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1000만분의 1이라는 단정을 했다. 그러고는 ‘가짜다’. 더 나아가 ‘대리 신검이나 바꿔치기가 됐다’고 한다”며 “10명 중 3명을 1000만분의 1로 과장, 대리 신검 주장을 한다”고 했다.
 
  《조갑제닷컴》은 이 토론 내용을 〈조갑제, “박주신 병역비리의혹 사건이 아닌 양승오 허위사실유포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당연히 이 토론에 대한 찬반은 엇갈렸다. 조 대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도 등장했다.
 
  “조갑제는 그만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라. 일주일만 시간 주면 박주신 같은 영상 수십 명의 20대 데려올 수 있다던 윤도흠(세브란스 병원장)이는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시간을 안 줘서 못 데려오나? 의사의 양심과 소양도 없는 이런 인간 때문에 대한민국의 학문의 발전이 없는 거다. ….”(아이디: pauli)
 
  “현재까지는 조갑제 대표를 비판하는 쪽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조 대표의 주장이 맞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고요. 제가 아는 조 대표는 모든 사건을 사실이냐, 아니냐로 판단하시는 분입니다. 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치 박원순 측을 편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건을 제외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박원순 시장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화여대숲 사건, 과거 참여연대 활동전력 등을 들수 있겠죠.”(아이디: 自由韓國)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에 대해 그 수준의 높고 낮음을 비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찬성이나 반대하는 숫자의 많고 적음에 대한 비교는 가능하지만 그 많고 적음이 옳고 그름을 가름하는 잣대가 될 수도 없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넛지》와 《루머》의 저자인 캐스 R. 선스타인이 쓴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빠져드는 집단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한 책이다. 이 책 2장 ‘극단화는 왜 일어나는가’에는 이런 글이 있다.
 
  〈자기가 가진 생각에 확증을 갖는 경우 사람들의 입장은 보다 극단적으로 바뀐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 생각에 동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에도 더 극단적인 쪽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마지막 장인 5장 ‘착한 극단주의’에서 극단주의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이런 제안을 하고 있다.
 
  〈동질적 집단토의가 구성원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고 해도, 다른 집단 구성원들과 만나지 않고서는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좋은 방식이면서 2차 다양성의 장점을 살릴 방법은 이러한 동질적 집단들이 반대 입장을 가진 집단들로부터 고립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동질적 집단 구성원들끼리는 물론이고, 반대 의견을 가진 집단의 구성원들과도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다.〉
 
  ‘박주신 병역 의혹 논란’을 놓고 보수 진영에서 벌어지는 논란을 보며 든 생각은 ‘존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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