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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메르스로 화제가 된 면역력 증강법

마늘·양파보다 복합 항산화제 먹는 것이 면역력 높여

글 : 권용욱  AG클리닉 원장·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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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鏞頊
⊙ 53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석·박사. 동국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역임.
⊙ 現 AG클리닉 원장 겸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 저서: 《나이가 두렵지 않은 웰빙건강법》 《20세의 몸으로 100세까지》
    《99세까지 88하게 사는 법》 등.
온 나라를 흔들었던 메르스사태는 평소 면역력을 키워두는 일이 중요함을 일깨워주었다.
  난데없는 메르스로 인해 온 나라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됐다고는 하나, 그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의료계와 관광업계, 유통업계 등 경제 전반에 끼친 손실은 엄청나다. 믿었던 정부와 방역 당국은 대응에 미숙했고, 첨단시설을 자랑하던 대형 병원마저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내 몸은 스스로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듯싶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메르스 감염에 취약하고 사망률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면역력 증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비타민C’나 ‘양파’가 면역력을 높이는 데 좋다는 일부의 보도로 인해, 동네 약국에 ‘비타민C’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해프닝마저 생겼다.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문제다.
 
  면역(免疫)은 말 그대로 역병, 즉 전염병으로부터 벗어난다는 말이다. 면역계는 많은 질병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이미 발생한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면역계가 단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되는 감염 질환에만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는 면역계가 암을 예방하고 암과 대항해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면역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건강 관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다. 면역력을 키우기 전에, 우선 면역력을 약하게 하는 요인들을 보자.
 
 
  스트레스는 면역력 약화시키는 1순위
 
  스트레스만큼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없다. 잠깐 동안 적당한 강도의 스트레스는 사실 면역력 증강에 오히려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를 오래 받거나, 오랜 기간 동안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이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위기를 느낄 때 나타나는 신체의 반응이다.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온 힘을 다해 스트레스에 대항하려고 한다. 신체 내의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데에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화기능, 성기능, 면역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에서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코티졸’은 면역세포를 만들지 못하게 해 감기 등 각종 질병에 잘 걸리게 한다. 스트레스가 암의 원인이 되는 것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각종 암의 발생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노력하면 피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한다.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스트레스가 쌓여 병이 되지 않도록 적절히 대처하고 해소하는 요령을 스스로 익혀야 한다.
 
  수면시간이 부족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잠을 잘 자야 피로가 회복되고 손상된 세포를 수리할 수 있고 성장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피로할 때 감기에 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피로가 누적되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리고 회복도 더디게 된다. 따라서 피로할 땐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기저질환자가 메르스 감염에 취약한 이유
 
  면역물질들은 대부분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면역세포도 단백질이 충분해야 만들어지므로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 부족은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유전자가 같은데도 남한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북한 사람들에 비해 10년 이상 긴 것이 의학 수준의 차이도 있지만 그보다는 경제성장에 따른 영양상태의 개선 때문이기도 하다. 영양상태가 좋아야 면역력이 강해지고 면역력이 강해야 감염성 질병에 잘 걸리지 않거나 걸리더라도 빨리 회복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결핵의 유병률이 높고 그로 인한 사망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든 것도 공중위생의 개선과 함께 영양상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영양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 중에 영양결핍을 종종 볼 수 있고, 치아가 부실하거나 소화기능이 떨어진 노년층에서도 영양결핍이 나타나곤 한다. 성인병을 걱정해서 고기를 멀리하거나 채식주의자들에게서도 단백질 결핍이 있을 수 있으니 적절한 보충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면역기능도 퇴화한다. 면역을 담당하는 흉선과 골수 등의 기능이 퇴화하면서 면역체계에 이상이 나타난다. 면역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에 혼선이 생겨 자기 몸을 외부의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발생도 많아진다.
 
  노화가 되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원인 중의 하나로 성장호르몬 감소도 있다. 성장호르몬은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이 주 임무인데 대부분의 면역물질들이 모두 당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성장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노화가 되면 ‘DHEA’와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도 감소하는데 모두 면역력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 때 가장 많이 들은 말 중의 하나가 ‘기저질환이 있으면 메르스 감염에 취약하다’라는 말일 것이다. 당뇨병, 암, 신부전, 만성폐쇄성 폐질환,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메르스에 쉽게 감염되고 증상도 심하게 나타나며 사망률도 4배 정도 높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먼저 기저질환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약하니까 암 같은 만성질환에 걸린 것이고 따라서 다른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한정된 신체 자원을 이용해서 운영되는데 기저질환에 대항하느라 자원을 많이 소모하므로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운동 강도 강할수록 성장호르몬 분비 증가
 
꾸준한 운동은 체내에 면역물질이 생기는 것을 도와준다.
  면역력이 약해지는 원인을 알았으니 면역력을 강하게 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번째는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신경·호르몬계가 자극된다. 운동을 할 때 뇌의 시상하부에서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이 만들어지는데, 이로 인해 체내에 성장호르몬이 증가된다. 운동강도가 최대 운동능력의 40%를 넘어서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운동강도가 강할수록 성장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성장호르몬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데, 대부분의 면역물질이 단백질로 이뤄져 있으므로 운동을 하면 면역물질이 생성된다고 볼 수 있다.
 
  두번째는 잘 먹어야 한다. 부족하지도 지나치지도 않은 적절한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영양이 결핍되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영양이 과하면 비만이 돼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양소 중에서는 면역물질의 원료가 되는 단백질 섭취와 함께 비타민, 미네랄도 섭취해야 한다.
 
  ‘마늘’을 많이 먹거나 고용량의 ‘비타민C’ 를 먹으면 메르스 등 바이러스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약간의 효과가 있을 순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늘’과 ‘비타민C’, ‘양파’ 모두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 극복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큰 것은 아니다.
 
  미량 원소나 항산화제 중에서는 ‘셀레늄’이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롬’도 면역기능을 강화한다. 이런 영양소들은 서로 협력해 팀플레이를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좋아지게 한다. 따라서 고용량의 단일 성분을 복용할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이 적정 용량으로 배합된 복합 항산화제 포뮬라를 복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세번째는 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이다. 성장호르몬은 중요한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NK cell·Natural Killer Cell)’ 생성을 촉진하고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에 걸린 세포를 초기에 찾아내 없애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암 발생이 많아지는 것도 노화로 인해 ‘NK세포’의 활동도가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줄어드는 ‘DHEA’ 호르몬도 중요하다. 면역력이 부족해 일어나는 대부분의 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DHEA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물실험에서는 DHEA가 면역체계를 개선시켜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멜라토닌’은 면역세포를 생산하는 흉선을 자극하여 T-림프구 생성을 촉진하고 항체 생산을 자극해 바이러스성 감염에 잘 걸리지 않게 한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들 호르몬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호르몬을 주입하면 전반적으로 노화의 증상이 개선되고, 면역력이 높아져 감기에 잘 안 걸리고 암의 발생 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신개념 면역치료 기법들
 
  면역세포치료라는 기법도 있다. 이 치료의 기본 개념은 인체의 자연적인 질병방어체계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인체의 면역계는 다양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여러 가지 면역치료법이 가능하다. 그중 하나가 인체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인체 내의 면역세포 중에서 암세포 발생의 억제, 이미 발생한 암세포의 제거, 항암치료 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세포로는 ‘T 림프구’(T lymphocytes)와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NK) 등이 있다. 이러한 면역세포들이 그 기능을 충분히 한다면 암의 발생 자체가 방지되고, 항암치료의 효과가 증강되며,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암환자들은 면역세포의 기능이 약화되어 있거나 그 수가 너무 부족해 충분한 항암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렇게 면역기능이 약화되고 숫자가 부족한 면역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그 숫자를 늘리고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법이 면역세포치료이다.
 
  면역세포치료는 환자 자신의 림프구를 이용해 제조하기 때문에 거부 반응과 같은 부작용이 전혀 없다. 따라서 기존의 항암요법과 병행해 시술해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이 실제 임상에서 적용되고 있다.
 
  암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평소에 면역력을 증강시켜 두면 좋다. 노화는 면역계를 약화시켜 감염성 질환이나 암 등 각종 질병에 잘 걸리게 하고, 질병으로부터 회복이 더디게 만든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노화가 촉진돼 최대 수명을 누리지 못하고 조기에 사망한다. 따라서 노화 과정으로 인해 떨어진 면역기능을 치료를 통해 증강시켜 주면, 질병 예방은 물론 노화 과정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면역증강치료법 중 하나가 ‘흉선추출물’ 주사다. ‘흉선’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인데, 나이가 들면 점점 퇴화하고, 그에 따라 면역력도 서서히 퇴화한다. 따라서 질병에 걸리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흉선 추출물을 주사하면, 면역력이 좋아진다.
 
  면역세포저장(은행)도 있다. 건강할 때 자신의 건강한 면역세포를 채취한 뒤, 보관하는 방법이다. 필요에 따라 세포 치료제로 사용하면 미래의 암, 만성질환, 감염성 질환에 대비할 수 있다.
 
  메르스로 인해 잃은 것이 많지만 얻은 것도 있어야 한다. 국가적으로는 평상시 방역시스템의 관리와 신속하면서 과감한 초기 대응, 정보 공유와 공개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평상시 건강관리가 중요하며 그중에서도 면역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한다면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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