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기자수첩

“세월호 천막은 이제 철거하면 안 되나요?”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세월호 관련 시위 등으로 서울 시내가 시끄럽던 5월 초 어느 날. 종로의 한 미장원으로 이발을 하러 들어갔다. 옆자리에 앉은 60대 아주머니 한 분이 기자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미용사가 작은 목소리로 “누구시냐?”고 묻자, 그는 “TV에 나오시는 분”이라고 대답했다. TV에 나오는 건 알겠는데, 어느 방송인지는 모르겠는지, 그는 기자에게 “어느 방송이었죠?”라고 묻는다.
 
  “《월간조선》 기자인데 TV조선에 나가고 있다”고 대답하자, 미용사가 대뜸 이렇게 말한다.
 
  “제발 데모 좀 못 하게 해주세요. 비싼 임대료 내고 장사하는데, 만날 데모하는 바람에 장사가 안 돼서 죽겠어요.”
 
  “아이고, 데모는 대통령도 못 막아요. 저 같은 기자한테 말한다고 그게 되겠습니까?”라고 했지만, 두 사람은 봇물 터진 듯 이야기를 이어간다.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은 이제 좀 철거하면 안 되나요? 광화문에 있던 좋은 나무들 뽑아내고 광장을 만들어 놓더니, 그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거리가 우중충하니까 장사가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전에는 데모꾼들이라도 와서 밥을 먹었는데, 요새는 데모꾼들도 밥 먹으러 안 와요.”
 
  “세금을 너무 많이 걷어가요. 복지 하려고 세금 많이 걷는다는데, 난 그런 거 안 했으면 좋겠어요. 꼭 필요한 사람들만 도와주는 건 몰라도 무상(無償)급식은 뭐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자영업자들이 먹고살게 해줘야 해요. (미용사들을 가리키면서) 저런 젊은 애들을 고용하는 게 결국은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이잖아요. 데모 때문에 장사 안 되고, 세금 때문에 힘들어서 우리가 문 닫으면 누가 저런 애들을 고용하겠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문 닫으면, 쟤들이 공돌이, 공순이가 되겠어요?”
 
  혹자는 자영업자들이 늘상 이런 불평을 늘어놓는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얘기 속에는 간단치 않은 현실과 진실이 담겨 있었다. 국민이 내는 세금을 가볍게 생각하는 정치인·공무원·데모꾼들은 모르는….⊙
조회 : 4681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909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