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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해철씨 사망과 위밴드 시술

글 : 최리나  미국 올랜도 지역의료센터 비만수술과 리서치 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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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선 위밴드보다 위 절제술을 많이 권유
⊙ 위밴드 시술, 의사·환자 모두에게 간단하지만, 체중감량 효과 적고 합병증 우려
⊙ 바이패스는 효과 입증됐지만 합병증 가능성 높아

최리나(Rena Choi Moon)
⊙ 고려대 의대 졸업.
⊙ Cleveland Clinic Florida 내시경복강경 및 비만수술과 리서치 펠로,
    Orlando Regional Medical Center(ORMC) 비만수술과 리서치 펠로.
⊙ 現 ORMC 비만수술과 시니어 리서치(Senior Research Associate).
신해철은 지난 7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살이 찌니까 저음이 더 좋아져서 새 노래 녹음하는 데 유리했다”고 했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 위밴드 시술을 받았다가 사망했다.
  최근 고 신해철씨 사망에 대해 애도하던 중 고인이 과거에 위밴드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또 우리나라에서 위밴드 시술 건수만 1년에 1000건이 넘는다는 소식도 접하게 되었다. 필자는 과거 비만수술에 대한 칼럼에서 위밴드 시술이 합병증과 실패율이 높은 편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비만수술이 비교적 덜 대중화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위밴드술이 가장 많이 홍보되고 시술되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그에 따른 위험에 대해 정보가 많지 않은 듯하다.
 
  위밴드 시술은 위밴드(gastric band)라는 의료기구를 위(胃) 상단에 삽입하여 고정시키는 시술법을 말한다. 혁대처럼 위 상단을 어느 정도 조였다 풀었다 할 수 있는 위밴드 (adjustable gastric band)가 개발되어,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밴드는 이런 종류이다. 식도에서 위로 음식물이 넘어가는 부분을 조여 많이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주어 식사량을 줄이고, 이로 인해 살이 빠진다는 것이 제조회사 측의 논리이다. 조였다 풀었다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위밴드 안의 빈 공간에 물을 채워 부풀려서 조이는 형식이기 때문에 환자가 직접 조이고 풀 수는 없다.
 
 
  ‘위밴드는 어떤 사람을 위한 시술인가’
 
가수 신해철씨가 받은 胃밴드 시술. 위 절제 등에 비해 간단해서 인기를 끌었다.
  위밴드는 현재 시술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비만수술 가운데 한 종류이다. 때문에 ‘비만수술은 어떤 사람을 위한 시술인가’가 더 적합한 질문인 듯하다. 비만수술의 목적은 단순히 살을 빼는 데 있지 않고, 비만 때문에 생기는 여러 성인병(당뇨,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고지혈증 등)을 치료하여 환자의 생활을 개선하고 생명을 연장하는 데에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물질대사 수술(metabolic surgery)이라고도 지칭한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체질량지수(몸무게/키의 제곱)가 35kg/m2 이상이고 성인병을 동반하고 있거나, 체질량지수가 40kg/m2 이상인 환자들에게 시술한다. 하지만 인종적으로 우리나라 사람 같은 아시아인들은 백인(Caucasian)보다 낮은 체질량지수에서도 당뇨병 등의 성인병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인종에 따라 체질량지수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도비만 기준이 체질량지수 30kg/m2 이상이니, 그 기준 전후로 비만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조심스러운 추측이다.
 
  비만수술은 미용만을 위해 위험을 걸 만큼 간단한 수술이 아니고, 장기적인 합병증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비만이 아니거나 성인병이 없는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수술은 아니다.
 
  위밴드가 성공하게 된 이유는 수술 의사와 환자, 그리고 제조회사 마케팅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의사 입장에서 위밴드술은 상당히 쉬운 수술에 속한다. 특히 다른 비만수술과 비교했을 때 위를 절제하거나 봉합할 필요 없이 위밴드만 복강경을 통해 고정시키면 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짧고 간단한 트레이닝으로 시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위밴드는 단기(수술직후 1~3개월 이내) 합병증이 다른 비만수술보다 적은 편이다. 때문에 환자들이 수술 직후 문제가 있다며 다시 찾아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게다가 위밴드는 의사가 조였다 풀었다를 해 줘야 하기 때문에 시술 후에도 환자들이 자주 의사를 방문하게 되어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둘째, 환자 입장에서는 위밴드술이 위를 절제할 필요가 없고, 조절이 가능하며, 부작용 발생 시 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낀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빼낸다고 하여 위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위밴드 수술은 위밴드를 제거할(removable) 수 있는 것이지, 수술 자체를 되돌릴(reversible)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밴드는 또한 체중감량 효과가 다른 비만수술보다 적기 때문에 고도비만이 아닌 환자들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심하게 비만이 아닌 환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셋째, 다른 비만수술과는 달리 위밴드는 시술할 때마다 제조회사가 위밴드를 판매하게 된다. 때문에 다른 어떤 비만수술보다 홍보가 잘되어 있고 제조회사들의 로비도 많은 편이다.
 
  미국에서도 위밴드 수술이 한창 붐이었던 때가 있었다. 2004년부터 2009년 사이다.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오래 걸려 다른 나라보다 늦게 인기몰이를 할 당시 미리 시술을 시작했던 유럽이나 남아메리카에서는 사라져 가고 있었다. 지금 미국에서 저명한 비만수술 의사들은 환자들이 위밴드를 하고 싶다고 오면 어떻게든 다른 수술로 마음을 돌리려 한다. 의사 입장에서 쉽고, 수익이 좋고, 로비도 많은데 그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체중감량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위를 조여 음식물 섭취를 줄인다고 하였지만, 미국에서는 체중감량 실패율이 40~50% 정도에 이른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미국 환자들보다 비만도가 낮기 때문에 실패율이 적을 수는 있다. 최근에 이어진 연구에 따르면 비만수술은 단순히 위 용적을 줄여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소화경로를 우회하거나 (Roux-en-Y gastric bypass) 일부 위세포를 제거하는(sleeve gastrectomy) 과정 중에 생기는 호르몬 변화에 의해 체중감량이 일어난다고 한다. 때문에 위를 조인다고는 하나 호르몬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위밴드는 효과가 떨어지고 실패율이 높다.
 
  둘째, 장기 합병증이 높기 때문이다. 합병증에는 밴드가 위를 파고드는 이로전(erosion), 밴드가 미끄러지는 슬리피지(slippage), 밴드에 염증이 생기는 인펙션 (infection) 등이 있다. 예전에는 밴드가 미끄러지면 다시 제자리로 돌리는 수술을 하고, 염증이 생기면 새 밴드로 교체해 주는 수술을 하기도 하였다. 요즘에는 이런 경우 교정하여도 다시 미끄러지거나 염증이 생긴다는 연구에 따라 대부분 빼내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합병증들이 3~5년, 혹은 10년 후에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개월, 혹은 수년간 이물질이 위에 삽입되어 있는 동안 위는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밴드를 제거한다고 위가 수술 전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안타까운 점은 위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으나 체중은 위밴드 수술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 미국에서는 위밴드를 다시 슬리브나 바이패스로 전환하는 수술이 부쩍 늘었다.
 
 
  위밴드 시술의 代案은?
 
위를 절제하여 반 정도만 남기는 슬리브. 위밴드 시술이나 바이패스 등에 비해 권장할 만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술하는 비만수술은 세 가지이다. 위를 절제하여 반 정도만 남기는 슬리브(sleeve gastrectomy)와 위를 절제하고 소장에 연결하여 음식물 흡수를 줄이는 바이패스(Roux-en-Y gastric bypass), 그리고 위밴드술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현재 위밴드는 미국에서 저명하다고 하는 의사들은 권유하지 않는 수술이다. 바이패스는 오랜 역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수술이지만 합병증이 높은 편이고, 위내시경이 어려워 위암 발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는 적합하지 않다.
 
  때문에 우리나라 실정에 가장 적합한 수술은 슬리브라고 생각한다. 슬리브에서 위를 절제하는 정도는 의사마다 다른데, 직경 25~35mm 정도인 튜브형태의 위가 남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위가 긴 옷소매처럼 생겼다고 하여 슬리브(sleeve)라는 이름을 붙인 수술이다.
 
  슬리브는 위를 작게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고, 위의 큰 만곡(greater curvature)에 분포한 세포를 제거하여 몸의 물질대사를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 때문에 위 사이즈가 너무 작지 않아도 체중감량 효과가 좋다. 슬리브는 수술 후 6개월 내에 합병증이 없으면 그 이후로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쉬운 수술이 아니다. 충분한 트레이닝을 거친 의사만 적은 합병증으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슬리브 환자들 100명 중 2명 정도가 위 절제면에 작은 구멍이 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위내시경과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만, 안 되는 경우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또다른 합병증은 위산역류이다. 때문에 수술 전에 위산역류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 기사 중에 위 면적을 줄이기 위해 위벽을 봉합하는 시술이 있다고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수술법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인증되지 않은 시술법이다. 효과도 좋지 않을뿐더러 몇 년이 지난 후에 위에 괴사가 생길 수도 있다.
 
  이 시술방법 또한 위벽을 절제하지 않고 봉합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원래로 되돌릴 수 있다고 환자들을 착각하게 만들지 모르겠지만, 봉합된 위벽은 서로 붙어버리기 때문에 실밥을 뺀다고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위벽이 괴사할 경우에는 결국 절제해 내야 한다. 이 시술법은 슬리브를 변형하여 슬리브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위벽 천공을 막아 보고자 한 수술방법으로 보이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슬리브는 위 용적이 줄어 효과가 있다기보다 위벽 세포가 제거되어 효과가 있다. 위벽을 봉합하는 방식은 위벽 세포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위 용적만을 줄여서는 좋은 체중감량 효과를 보기 힘들다.
 
 
  위밴드 시술 땐 꾸준히 검진 받아야
 
  위밴드 시술을 받고 난 후 성공적으로 체중유지를 하고 있는 환자들은 분명히 있다.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미국에서도 시술을 하고 있는 수술임도 분명하다. 하지만 위밴드술은 평생을 몸속에 이물질을 넣고 살아야 한다. 또한 30~40년 후에까지 성공적일지는 아직 연구가 미흡하다. 위밴드를 고려하고 있다면 좋은 의사를 찾아가 수술 후에도 꾸준히 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수술 후 몇 년이 지났건 구토, 오심 기운이 심해지면 바로 의사에게 문의해야 한다. 또한 담당의사가 다른 시술법에 대한 선택권을 주지 않고 위밴드만을 고집한다면, 다른 의사에게도 문의해 볼 것을 권한다. 오랜 시간 동안 위밴드가 삽입되어 있으면 위는 위밴드 주변으로 캡슐을 형성하게 된다. 제거만 하면 원래로 돌아갈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환자들이 더 쉽게 위밴드를 선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비만수술은 어떤 종류의 수술이건 한 번 받으면 평생 가지고 가야 하는 수술이다. 위벽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수술직후 합병증이 없기 때문에 계속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위밴드술과 위봉합술 둘 다 수술 직후에는 별 문제가 없더라도 몇 년 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시술을 받을 때는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위험을 함께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또한 이번 신해철씨 사건으로 비만수술 자체가 금기시되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도 없지 않다. 비만수술은 위밴드술보다 훨씬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남용하면 안 되지만 필요한 사람에게는 몇 십 년의 시간을 연장시켜 줄 수 있는 수술임을 강조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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