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분야 전문의들 포진, 24시간 전문의 응급서비스로 대학병원과 차별화
⊙ 대학병원에 비해 빠른 진료, 저렴한 비용도 장점
⊙ 대학병원에 비해 빠른 진료, 저렴한 비용도 장점
최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척추전문병원이나 산부인과전문병원이라는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해당 분야를 전문으로 진료한다면 전문병원일까? 답은 ‘아니다’다. ‘전문병원’이란 보건복지부가 해당 요건에 따라 지정한 병원만이 사용할 수 있는 명칭이다. 전국 99개 지정 전문병원 외에는 전문병원이라는 명칭을 쓰지 못하게 되어 있다.
전문병원이란 의료법 제3조 5항의 ‘전문병원의 지정 및 평가 등에 대한 규칙’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이다. 현재 국내의 전문병원은 총 99개다.(표 참조)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이 27개로 가장 많고, 경기 15개, 부산 12개, 대구 11개, 인천과 광주가 각각 7개 순이다.
전문병원을 찾는 이유
2011년 보건복지부가 지정에 나선 전문병원은 해당 분야를 진료해 왔으면서 의료법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단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이 인정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선 어떨까. ‘전문병원’이 전문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우수한 최신 의료기술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이 아닐까. 이에 대해 척추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환자 입장에서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의료진의 실력과 최신 장비 보유 여부 등은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전문병원은 어떨까요. 한 분야에 집중하는 병원일수록 최신 의술에 민감하고 새로운 장비와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런 전문병원을 찾으면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한 병원 안에서 진단·치료·재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눈이 아프거나 시력이 급격히 떨어졌는데 개인병원에서는 원인을 쉽게 찾지 못하고 대학병원은 진료를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 진료를 받고 난 후에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밀검사를 받고 전문분야 의료진을 찾아가고 또 예약을 잡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럴 때 안과전문병원을 찾으면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의 전문병원들은 해당 분야 내에서도 세부 전공별로 다양한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복 또는 재활을 돕는 센터도 설립한 예가 많다. 해당 질병의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전문병원의 장점
전문병원의 장점은 빠른 진료와 치료 외에도 적지 않다.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전국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4월 21일 개최한 ‘전문병원 지정기준 개선 관련 설명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전문병원 진료비는 일반병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매우 저렴하며, 전문병원 지정 이후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한병원협회가 전문병원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속한 진단과 치료 ▲진료 품질에 대한 믿음 ▲우수한 의료진 ▲저렴한 비용 등이 전문병원 선택의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을 비교했을 때 전문병원의 장점으로 진단의 신속성과 의사 및 간호사의 친절도 등이 꼽혔다. 대학병원에서는 받기 힘든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 조사를 진행한 가천의대 서원식 교수는 “현재 전문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전문병원이 대학병원과 비슷하거나 더 낫다고 인식하는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다만 대학병원에 비해 다소 부족한 응급대처 능력과 교통의 편리성 등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 7월 2기 전문병원 지정
현재 전문병원은 모두 2011년 처음으로 지정된 ‘1기 전문병원’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 ‘2기(2015~2017) 전문병원’ 지정계획을 공고하고 하반기에 지정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2기 전문병원의 경우, 진료과목보다 질환 중심으로 조정하고, 임상의 질 평가 등을 추가한 내용의 ‘전문병원의 지정 및 평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과 ‘전문병원의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곧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전문병원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합병증 발생률 등 임상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를 추가했다. 한편 일부 전문병원에서는 “전문병원 지정을 받기 위해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시켰지만 명칭 사용 여부 외에는 큰 장점이 없다”는 불평도 적지 않다. 이는 향후 보건복지부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우리들병원
척추 분야에 집중, 국내 10개 병원에 해외 진출도
우리들병원은 1982년 부산의 신경외과의원으로 시작한 이래 30여 년 동안 척추 한 분야에만 집중해 온 국내 대표적인 척추전문병원이다. 국내에 전문병원이 전무하던 30여 년 전부터 ‘전문병원’의 중요성을 인식해 한 곳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온 것이다.
우리들병원은 서울 강남, 서울 강서, 서울 강북, 부산 온천, 부산 동래, 대구, 포항, 광주, 광주 북구, 전주 등 국내 10개 병원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터키 이스탄불 등에 진출해 운영하고 있다. 전체 160여 명의 의사와 1900여 명의 직원이 ‘척추에 관한 모든 것(Spine Total Care)’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들병원은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내과, 방사선과 등 척추 관련 전문의들이 함께 협진을 통해 환자들을 관리한다. 특히 우리들병원이 개원 이래 줄곧 이어 오고 있는 환자전담진료팀제가 우리들병원의 특장이다. 이는 한 명의 환자를 6~8명의 척추 전문의가 함께 책임지고 진료해 진단율과 치료율을 극대화함으로써 환자가 안심하고 질환을 맡길 수 있도록 하고, 의료인들은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 함께 성장하며 일체감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또 국내 10개 병원 및 해외 병원을 화상으로 연결해 실시간 시술 및 회의를 하는 모습(텔레콘퍼런스)도 우리들병원에서는 익숙한 모습이다. 이를 통해 서로의 치료사례를 토론하고 최신 의료기술을 공유하면서 구성원 전체의 역량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들병원의 학술적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2014년 현재까지 총 20권의 척추수술 관련 의학서적 저술에 참여했으며 매년 30~40편의 SCI급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해 현재까지 총 245편의 논문이 국제 의학전문 저널에 실렸다.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우리들병원은 UAE 두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터키 이스탄불 등에 한국 의료시스템을 제공하고 척추센터를 설립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2011년 1월 UAE 두바이에 설립된 우리들척추센터(Wooridul Spine Center)를 들 수 있다. 항공, 에너지, 헬스케어, 정보통신 등 기간산업 투자 및 해외기업 지분 투자를 담당하는 국영기업체인 무바달라사(社)와 우리들병원이 위탁경영 및 디지털병원 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척추센터를 설립했으며, 현지인들에게 인정받는 척추전문병원이 됐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은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언젠가는 의료시장도 개방될 것”이라면서 “그때 오랜 의술과 거대 자본을 갖춘 해외 유명 병원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전문화에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윌스기념병원
해마다 외국 의사들 수십 명이 척추수술 관련 신기술 배우러 와
최근 의료업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척추관절전문병원이다. 전국적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만 17개에 달한다. 경기도에서는 2011년 윌스기념병원이 처음으로 척추전문병원으로 인증받았다. 2002년 박춘근 원장이 수원시 인계동에 문을 연 윌스기념병원은 현재 경기도 수원과 안양에 위치하고 있다.
윌스기념병원의 이름은 미국의 척추수술 권위자이며 북미척추학회 창립자인 레온 윌스 교수의 이름을 딴 것. 윌스기념병원은 연간 10만명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윌스기념병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의료진에 의술을 전수해 왔다. 2007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최소침습척추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세웠고, 2009년 국제진료센터를 개소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외국인환자 유치 등록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2011년 2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위치한 대통령병원 안에 합작 척추센터를 설립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리조트와 합작해 척추운동재활센터를 정식 개원하는 등 해외로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또 윌스기념병원은 2013년 5월 보건복지부에서 ‘포괄간호서비스병원 시범사업 기관’으로 선정됐다. 포괄간호서비스병원이란 이른바 ‘보호자 없는 병원’으로, 병원 측에서 간병인이나 보호자 대신 전문간호인력이 간호 및 간병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문제이기도 한 간병부담은 덜고 전문성이 향상돼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 시범기간 동안은 간병비가 가중되지 않는다.
윌스기념병원은 2014년 3월에는 포괄간호서비스병원 사업을 전체 병동으로 확대 실시했다. 같은해 ‘2013 대한민국경영대상’에서 기술혁신경영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윌스기념병원의 박춘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의학박사)은 국내 최초로 최소침습척추수술(내시경과 현미경 등을 사용해 절개 및 상처를 최소화하는 척추수술)을 보급시킨 1세대로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KOMISS) 회장을 지냈다. 이때 해외 의료진에게 한국의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심포지엄 및 워크숍을 국내 최초로 개최하기도 했다.
또 박 원장은 전방경유 척추유합술(등부위가 아닌 복막부위를 절개해 척추를 고정시키는 수술)의 권위자다. 이 기술은 201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대표 의술’로 선정됐고, 매년 30~40명의 외국인 의사들이 윌스기념병원을 방문해 연수를 받고 있다.⊙
에스포항병원
국내 유일의 신경외과전문병원
에스포항병원은 2008년 11월 동국대학병원을 인수해 신경외과병원으로 출발했다. 개원 당시만 해도 광역시도 아닌 지방에서 신경외과병원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그러나 김문철 병원장은 “골든타임(사고 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이 중요한 뇌질환과 척추질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병원이 꼭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에스포항병원을 키웠다.
병원은 201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국 유일의 신경외과전문병원으로 지정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에스포항병원은 203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경외과를 비롯해 외과, 내과 등 다양한 전문의들이 뇌질환센터, 척추질환센터, 신경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에스포항병원은 2013년 내원환자(초진) 10만명을 돌파했다. 뇌척추질환 수술 건수도 연평균 1000여 건에 이른다. 일반 대학병원의 뇌척추질환 수술이 300~500건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전문병원을 찾는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신경외과 외에도 신경과, 내과, 마취통증학과, 영상의학과, 혈관외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산부인과, 건강관리과가 자리 잡으면서 10개과 26명의 전문의가 진료하는 종합병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환자들이 대학병원 대신 에스포항병원을 찾는 이유도 다양하다. 대학교수급 신경외과 및 신경과 전문의들이 야간 응급실 진료까지 맡으며 뇌출혈, 뇌경색 등 골든타임이 중요한 응급상황에 대비, 24시간 대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뇌수술을 돕는 내비게이션과 최신형 MRI, 로봇 등 최첨단 장비를 꾸준히 도입하고 있으며, 대학병원급에서나 가능한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동맥 내 혈전제거술, 뇌혈관내수술 등 신의료기술을 실시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 외래진료와 24시간 전문의 수술가능 시스템, 대학병원 대비 30% 정도 저렴한 치료비도 장점이다.
에스포항병원 측은 지역병원임을 고려해 지역과 관련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울릉도와 영덕 등 의료취약지역 무료진료와 지원활동에 꾸준히 나서고 있으며 포항노인복지회관,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양포노인대학 등에서 무료 건강강좌도 실시 중이다. 또한 포항시에서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김문철 에스포항병원장은 “선진국의 의료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의료진을 전세계로 1년씩 파견하고, 신경외과 분야 세계적 권위자를 초청해 특강을 개최하는 등 의료진 연구와 교육,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길안과병원
인천·경기 지역 유일한 안과전문병원, 2014 아시아경기대회 지정병원으로
한길안과병원은 안과만 전문으로 하는 안과 전문병원임에도 연간 17만여 명이 찾고 연간 수술 건수가 1만 건을 넘는 대형 병원이다.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유일한 안과 전문병원이기도 하다. 1985년 인천 부평에서 25평 남짓한 ‘정안과의원’으로 출발한 한길안과병원은 개원 29년 만에 안과 단일 분야로는 대학병원을 포함해 규모와 실적 면에서 국내 2위에 해당하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한길안과병원의 특징은 안과의 각 분야별로 전문의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어 모든 안과 질환에 대한 원스톱 당일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안과전문의 18명을 비롯해 내과전문의, 마취과전문의 등 의료진 24명이 전안부(눈의 앞부분), 망막, 녹내장, 성형안과, 라식 등 5개 진료센터와 소아안과·사시·약시 클리닉을 운영한다.
특히 안과질환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질환으로 꼽히는 망막 분야에서 대학교수 출신 중심으로 전문의 5명이 상시진료하며 다양한 임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학병원에서도 찾기 쉽지 않은 녹내장 전문의도 4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라식과 라섹, 초고도근시교정술, 노안교정술 등 시력교정수술을 위해 한길안과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한길안과병원은 2014년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지정병원이기도 하다.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의료인력과 장비를 지원하고, 대회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 수준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및 소외층을 대상으로 한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한길안과병원의 정규형 이사장은 2008년 사회복지법인 한길재단을 설립해 저소득층 진료지원과 함께 지역 학생에게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병원은 1998년 시각장애인 전문교육기관 혜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데 이어 2002년부터 8회에 걸쳐 우즈베키스탄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해 무료로 2557명을 진료하고 503명을 수술했다. 2003년에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한길우즈벡안과병원’을 열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와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시설, 불우아동시설, 실명예방재단, 시각장애인복지관 등과 결연 또는 후원을 통해 지역사회 복지증진에 힘을 기울이기도 했다. 또 2009년과 2011년에는 ‘한길안과병원과 함께하는 사랑나눔콘서트’를 열어 시각장애인과 시민 등을 초청, 인기 연예인을 초대해 대형 콘서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정규형 이사장은 “선진국의 세계적 안과병원과 견줄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 국내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진료와 끊임없는 연구활동, 의료봉사에 나서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는 안과병원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병원이란 의료법 제3조 5항의 ‘전문병원의 지정 및 평가 등에 대한 규칙’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이다. 현재 국내의 전문병원은 총 99개다.(표 참조)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이 27개로 가장 많고, 경기 15개, 부산 12개, 대구 11개, 인천과 광주가 각각 7개 순이다.
전문병원을 찾는 이유
2011년 보건복지부가 지정에 나선 전문병원은 해당 분야를 진료해 왔으면서 의료법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단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이 인정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선 어떨까. ‘전문병원’이 전문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우수한 최신 의료기술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이 아닐까. 이에 대해 척추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은 이렇게 얘기했다.“환자 입장에서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의료진의 실력과 최신 장비 보유 여부 등은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전문병원은 어떨까요. 한 분야에 집중하는 병원일수록 최신 의술에 민감하고 새로운 장비와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런 전문병원을 찾으면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한 병원 안에서 진단·치료·재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눈이 아프거나 시력이 급격히 떨어졌는데 개인병원에서는 원인을 쉽게 찾지 못하고 대학병원은 진료를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 진료를 받고 난 후에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밀검사를 받고 전문분야 의료진을 찾아가고 또 예약을 잡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럴 때 안과전문병원을 찾으면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의 전문병원들은 해당 분야 내에서도 세부 전공별로 다양한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복 또는 재활을 돕는 센터도 설립한 예가 많다. 해당 질병의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전문병원의 장점
전문병원의 장점은 빠른 진료와 치료 외에도 적지 않다.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전국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4월 21일 개최한 ‘전문병원 지정기준 개선 관련 설명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전문병원 진료비는 일반병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매우 저렴하며, 전문병원 지정 이후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한병원협회가 전문병원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속한 진단과 치료 ▲진료 품질에 대한 믿음 ▲우수한 의료진 ▲저렴한 비용 등이 전문병원 선택의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을 비교했을 때 전문병원의 장점으로 진단의 신속성과 의사 및 간호사의 친절도 등이 꼽혔다. 대학병원에서는 받기 힘든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 조사를 진행한 가천의대 서원식 교수는 “현재 전문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전문병원이 대학병원과 비슷하거나 더 낫다고 인식하는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다만 대학병원에 비해 다소 부족한 응급대처 능력과 교통의 편리성 등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 7월 2기 전문병원 지정
현재 전문병원은 모두 2011년 처음으로 지정된 ‘1기 전문병원’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 ‘2기(2015~2017) 전문병원’ 지정계획을 공고하고 하반기에 지정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2기 전문병원의 경우, 진료과목보다 질환 중심으로 조정하고, 임상의 질 평가 등을 추가한 내용의 ‘전문병원의 지정 및 평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과 ‘전문병원의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곧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전문병원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합병증 발생률 등 임상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를 추가했다. 한편 일부 전문병원에서는 “전문병원 지정을 받기 위해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시켰지만 명칭 사용 여부 외에는 큰 장점이 없다”는 불평도 적지 않다. 이는 향후 보건복지부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우리들병원
척추 분야에 집중, 국내 10개 병원에 해외 진출도
우리들병원은 1982년 부산의 신경외과의원으로 시작한 이래 30여 년 동안 척추 한 분야에만 집중해 온 국내 대표적인 척추전문병원이다. 국내에 전문병원이 전무하던 30여 년 전부터 ‘전문병원’의 중요성을 인식해 한 곳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온 것이다.
우리들병원은 서울 강남, 서울 강서, 서울 강북, 부산 온천, 부산 동래, 대구, 포항, 광주, 광주 북구, 전주 등 국내 10개 병원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터키 이스탄불 등에 진출해 운영하고 있다. 전체 160여 명의 의사와 1900여 명의 직원이 ‘척추에 관한 모든 것(Spine Total Care)’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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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이사장. |
우리들병원의 학술적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2014년 현재까지 총 20권의 척추수술 관련 의학서적 저술에 참여했으며 매년 30~40편의 SCI급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해 현재까지 총 245편의 논문이 국제 의학전문 저널에 실렸다.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우리들병원은 UAE 두바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터키 이스탄불 등에 한국 의료시스템을 제공하고 척추센터를 설립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2011년 1월 UAE 두바이에 설립된 우리들척추센터(Wooridul Spine Center)를 들 수 있다. 항공, 에너지, 헬스케어, 정보통신 등 기간산업 투자 및 해외기업 지분 투자를 담당하는 국영기업체인 무바달라사(社)와 우리들병원이 위탁경영 및 디지털병원 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척추센터를 설립했으며, 현지인들에게 인정받는 척추전문병원이 됐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은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언젠가는 의료시장도 개방될 것”이라면서 “그때 오랜 의술과 거대 자본을 갖춘 해외 유명 병원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전문화에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윌스기념병원
해마다 외국 의사들 수십 명이 척추수술 관련 신기술 배우러 와
최근 의료업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척추관절전문병원이다. 전국적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만 17개에 달한다. 경기도에서는 2011년 윌스기념병원이 처음으로 척추전문병원으로 인증받았다. 2002년 박춘근 원장이 수원시 인계동에 문을 연 윌스기념병원은 현재 경기도 수원과 안양에 위치하고 있다.
윌스기념병원의 이름은 미국의 척추수술 권위자이며 북미척추학회 창립자인 레온 윌스 교수의 이름을 딴 것. 윌스기념병원은 연간 10만명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윌스기념병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의료진에 의술을 전수해 왔다. 2007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최소침습척추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세웠고, 2009년 국제진료센터를 개소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외국인환자 유치 등록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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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근 병원장. |
또 윌스기념병원은 2013년 5월 보건복지부에서 ‘포괄간호서비스병원 시범사업 기관’으로 선정됐다. 포괄간호서비스병원이란 이른바 ‘보호자 없는 병원’으로, 병원 측에서 간병인이나 보호자 대신 전문간호인력이 간호 및 간병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문제이기도 한 간병부담은 덜고 전문성이 향상돼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 시범기간 동안은 간병비가 가중되지 않는다.
윌스기념병원은 2014년 3월에는 포괄간호서비스병원 사업을 전체 병동으로 확대 실시했다. 같은해 ‘2013 대한민국경영대상’에서 기술혁신경영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윌스기념병원의 박춘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의학박사)은 국내 최초로 최소침습척추수술(내시경과 현미경 등을 사용해 절개 및 상처를 최소화하는 척추수술)을 보급시킨 1세대로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KOMISS) 회장을 지냈다. 이때 해외 의료진에게 한국의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심포지엄 및 워크숍을 국내 최초로 개최하기도 했다.
또 박 원장은 전방경유 척추유합술(등부위가 아닌 복막부위를 절개해 척추를 고정시키는 수술)의 권위자다. 이 기술은 2010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대표 의술’로 선정됐고, 매년 30~40명의 외국인 의사들이 윌스기념병원을 방문해 연수를 받고 있다.⊙
에스포항병원
국내 유일의 신경외과전문병원
에스포항병원은 2008년 11월 동국대학병원을 인수해 신경외과병원으로 출발했다. 개원 당시만 해도 광역시도 아닌 지방에서 신경외과병원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그러나 김문철 병원장은 “골든타임(사고 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이 중요한 뇌질환과 척추질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병원이 꼭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에스포항병원을 키웠다.
병원은 201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국 유일의 신경외과전문병원으로 지정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에스포항병원은 203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경외과를 비롯해 외과, 내과 등 다양한 전문의들이 뇌질환센터, 척추질환센터, 신경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에스포항병원은 2013년 내원환자(초진) 10만명을 돌파했다. 뇌척추질환 수술 건수도 연평균 1000여 건에 이른다. 일반 대학병원의 뇌척추질환 수술이 300~500건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전문병원을 찾는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신경외과 외에도 신경과, 내과, 마취통증학과, 영상의학과, 혈관외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산부인과, 건강관리과가 자리 잡으면서 10개과 26명의 전문의가 진료하는 종합병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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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철 병원장. |
또 뇌수술을 돕는 내비게이션과 최신형 MRI, 로봇 등 최첨단 장비를 꾸준히 도입하고 있으며, 대학병원급에서나 가능한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동맥 내 혈전제거술, 뇌혈관내수술 등 신의료기술을 실시하고 있다. 토요일 오전 외래진료와 24시간 전문의 수술가능 시스템, 대학병원 대비 30% 정도 저렴한 치료비도 장점이다.
에스포항병원 측은 지역병원임을 고려해 지역과 관련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울릉도와 영덕 등 의료취약지역 무료진료와 지원활동에 꾸준히 나서고 있으며 포항노인복지회관,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양포노인대학 등에서 무료 건강강좌도 실시 중이다. 또한 포항시에서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김문철 에스포항병원장은 “선진국의 의료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의료진을 전세계로 1년씩 파견하고, 신경외과 분야 세계적 권위자를 초청해 특강을 개최하는 등 의료진 연구와 교육,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길안과병원
인천·경기 지역 유일한 안과전문병원, 2014 아시아경기대회 지정병원으로
한길안과병원은 안과만 전문으로 하는 안과 전문병원임에도 연간 17만여 명이 찾고 연간 수술 건수가 1만 건을 넘는 대형 병원이다.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유일한 안과 전문병원이기도 하다. 1985년 인천 부평에서 25평 남짓한 ‘정안과의원’으로 출발한 한길안과병원은 개원 29년 만에 안과 단일 분야로는 대학병원을 포함해 규모와 실적 면에서 국내 2위에 해당하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한길안과병원의 특징은 안과의 각 분야별로 전문의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어 모든 안과 질환에 대한 원스톱 당일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안과전문의 18명을 비롯해 내과전문의, 마취과전문의 등 의료진 24명이 전안부(눈의 앞부분), 망막, 녹내장, 성형안과, 라식 등 5개 진료센터와 소아안과·사시·약시 클리닉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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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형 이사장. |
한길안과병원은 2014년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지정병원이기도 하다.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의료인력과 장비를 지원하고, 대회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 수준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및 소외층을 대상으로 한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한길안과병원의 정규형 이사장은 2008년 사회복지법인 한길재단을 설립해 저소득층 진료지원과 함께 지역 학생에게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병원은 1998년 시각장애인 전문교육기관 혜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데 이어 2002년부터 8회에 걸쳐 우즈베키스탄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해 무료로 2557명을 진료하고 503명을 수술했다. 2003년에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한길우즈벡안과병원’을 열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와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노인시설, 불우아동시설, 실명예방재단, 시각장애인복지관 등과 결연 또는 후원을 통해 지역사회 복지증진에 힘을 기울이기도 했다. 또 2009년과 2011년에는 ‘한길안과병원과 함께하는 사랑나눔콘서트’를 열어 시각장애인과 시민 등을 초청, 인기 연예인을 초대해 대형 콘서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정규형 이사장은 “선진국의 세계적 안과병원과 견줄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 국내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진료와 끊임없는 연구활동, 의료봉사에 나서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는 안과병원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