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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법률로 본 철도파업

“不法 파업… 노사분쟁의 법원칙적 접근 필요”

글 :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KAIST 겸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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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철회 합의문에 사업자인 코레일이 당사자로서 빠져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
⊙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제 재점검 불가피해… 경영평가 관리할 ‘전문사무국’ 정비돼야

金承烈
⊙ 53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現 대통령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제2기 민간위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철도파업 21일째인 2013년 12월 29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로차량기지에서 파업 노조원들로부터 악수를 거부당한 채 항의를 받고 있다.
  최근 장기간의 코레일 파업이 마침내 철회돼 공이 국회 철도산업발전소위로 넘어갔다. 한편으로 다행스러우나 많은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불러왔다. 이번 사태는 여기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파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번 파업이 불법인지 여부다. 노조는 민영화 반대를 표명하면서 부차적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했었다. 현행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여러 요구사항을 내세울 경우, 불법성 여부는 파업의 주된 목적에 의해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민영화 반대가 주된 요구사항이다. 이는 현행법상 코레일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사항과 거리가 먼 만큼 쟁의 대상이 안 된다. 따라서 불법 파업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노조 측의 영업방해 성립 여부이다. 판례에 의하면, 파업 등을 통해 계속 사업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업자의 의사를 훼손하거나 억제할 경우, 이는 위력에 의한 영업방해죄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법원의 노조 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체포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없어 문제가 있다는 주장 역시 현행 형사소송법상 ‘체포영장’이 있으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3자의 주거나 시설 등에 들어가서 체포할 수 있어 달리 큰 법적 문제는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도 관심사다. 정부의 면허발급과 관련해 한미 FTA 위반 가능성 부분이다. ‘부속서 1’에 의하면 2005년 7월 1일 이후의 신설 철도노선의 철도사업은 국토해양부가 발행하는 면허를 가진 법인이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부속서 2’에 의하면 우리나라 정부나 공기업은 이들 자산이나 지분을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내국인과 외국인을 동일하게 취급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므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음으로, 민영화와 경쟁체제 도입의 혼동 내지 경계부분이다. 공기업 개혁은 통상적으로 민영화 형태로 이뤄지나, 그간 노조 등의 반발이 너무 심해 지난 20년간 협의과정에서 타협책으로 경쟁체제의 도입방안이 진행됐었다. 그 결과물이 수서고속철도㈜다.
 
  오해가 없어야 하는 점은 민영화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독일과 일본 등에 있어서는 민영화를 통해 흑자전환, 서비스개선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경쟁체제 도입으로 흑자전환 등 경영혁신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만일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향후 대안 논의는 불가피하다. 이 대안 중의 하나가 새로운 철도공기업의 추가 신설이나 민영화가 될 수 있다.
 
 
  고속철도 사업을 왜 子회사로 이전하는가
 
2013년 12월 30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철도노조 파업중단에 따른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간 독점으로 안주해 왔던 철도산업에서의 경쟁체제 도입은 너무나 당연하고, 이는 범세계적인 시대흐름이다. 정부의 수서고속철도㈜를 통한 경쟁체제 도입에 노조 측이 ‘민영화의 꼼수’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회사 정관 등 내부규정과 면허발급 조건에서 회사의 주식 발행이나 양수를 엄격하게 공공기관에 한정하는 등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을 설정했다. 그리고 향후 이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민영화와 거리가 있음은 명백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여전히 남아 있는 의문사항은 핵심 주력사업인 고속철도 사업을 왜 자회사로 이전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노선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어려우니, 새로운 철도노선에 한해 이를 도입하기로 한 당초 계획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는 정부 측 주장은 일응 설득력이 있다.
 
  코레일의 그간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게 된 것인데, 그렇다면 이러한 방만한 경영에 대한 실상이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획재정부에서는 공기업의 경영평가를 오래전부터 시행해 와 방만경영의 구체적인 자료가 많을 것임에도 이를 제대로 국민에게 알리는 데 미흡했다. 경영평가 자료가 제대로 피드백되지 못했거나, 데이터베이스화하지 못한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차제에 공기업 경영평가제 역시 재점검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사분쟁 해결 절차에 대한 법원칙적 접근이 중요하다. 특히 파업철회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파업철회 합의문에 사업자인 코레일이 당사자로서 빠져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파업사태에 정치권 개입이 불가피하더라도, 이 사안은 노사관계 문제라는 점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
 
  법과 원칙에 의한 분쟁해결이라는 대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즉, 노조는 노사문제를 사용자와 해결해야 하고, 사용자인 회사를 배제한 채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선 곤란하다. 따라서 앞으로 노사분쟁은 사용자와 노조가 법에 따라 원칙에 입각해 해결되는 선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제 파업이 철회돼 공은 국회 철도소위로 넘어갔다. 그렇지만, 국회 소위에서의 논의 역시 발전적이어야 한다. 즉, 주된 논의는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철도산업의 선진화 및 경영개선, 디지털시대에서 철도산업의 발전에 한정돼야 한다.
 
 
  解答은 공기업의 근본적 개혁
 
  방만경영에 대한 경영진의 문제점도 재점검해야 한다. 왜냐하면 노조 측의 무리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경영진의 잘못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낙하산 인사에서도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왜냐하면 낙하산 인사는 전문성 등에서 자신이 미흡하다는 약점이 있으므로, 어쨌든 노조와 큰 갈등 없이 자신의 임기를 마치려는 무사안일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의 경영진은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제대로 갖춘 인사들로 충원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기업 기관장의 공모 등 절차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 채용제도 등을 재정비하여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완비하여야 한다.
 
  공기업 경영평가제도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경영평가를 지속적·체계적으로 유지 관리할 ‘전문 사무국’이 정비돼야 한다. 관련 정보 및 자료의 공유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피드백 등이 제대로 이뤄지게 해 경영평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제 코레일을 비롯한 공기업의 개혁물결이 시작됐다. 차제에 공기업 스스로 공공부문 서비스의 제공자라는 인식으로 재무장하고, 나아가 법제도적으로도 낙하산 인사 철폐, 기관장 추천위원회의 개혁, 사외이사 전문성 확보 등 공기업 지배구조의 합리화와 ‘파산’에 준하는 개념 도입, 경영평가 제도 개혁 등을 통해 ‘창조경제’를 향해 좀더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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