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말 현재 공(公)기업 부채(負債)가 402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부채가 많은 5대 공기업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투기등급 수준의 신용등급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자기들이 다니는 공기업이 떠안고 있는 부채는 ‘착한 부채’라고 주장하는 광고포스터가 등장했다. 서울 시내 지하철역마다 나붙은 서울지하철노조-도시철도노조 명의의 광고가 그것이다. 이 광고는 서울 지하철의 만성적인 부채는 노인・장애인 무임(無賃)승차와 낮은 요금 때문이라면서 “골칫덩이 ‘만성적자’처럼 보이지만 공공의 편익에서 보면 교통복지이자 ‘착한 적자’”라고 주장한다. 결론은 무임승차지원법안을 만들어서 정부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길게 돌려서 얘기했지만, 내게는 ‘당신 주머니를 털어서 적자투성이인 우리 회사를 지탱해 주고, 내 월급을 보장해 달라’는 얘기로밖에 안 들린다.
그들이 당당하게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근거는 ‘공공(公共)’과 ‘공익(公益)’이다. 그러고 보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노조는 ‘공공’ ‘공익’이라는 표현을 참 많이 쓴다. 특히 민영화를 거부하고, 자기 회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할 때에…. 수백조원 단위의 부채를 지고도 경각심이 없어 보이는 공기업 경영진의 사고(思考)도 노조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공공’이니 ‘공익’이니 하는 말을 앞세우면, 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책임, 사회적 기업, 사회적 일자리, 사회적 약자…. 이런 말들은, ‘이걸 비판하거나 반대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느낌마저 준다. 신중섭 강원대 교수는 최근 나온 《‘사회적’이란 용어의 미신》이라는 책에서,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처럼 주장하면, 그 조치에 대한 반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이에크도 ‘사회적 정의’를 ‘유사(類似)종교적 미신(迷信)’이라고 비판했다. 이 비판은 ‘공공’이니 ‘공익’이니 하는 말의 경우에도 해당할 것이다. 바로 그 미신부터 깨는 것이 ‘공기업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자기들이 다니는 공기업이 떠안고 있는 부채는 ‘착한 부채’라고 주장하는 광고포스터가 등장했다. 서울 시내 지하철역마다 나붙은 서울지하철노조-도시철도노조 명의의 광고가 그것이다. 이 광고는 서울 지하철의 만성적인 부채는 노인・장애인 무임(無賃)승차와 낮은 요금 때문이라면서 “골칫덩이 ‘만성적자’처럼 보이지만 공공의 편익에서 보면 교통복지이자 ‘착한 적자’”라고 주장한다. 결론은 무임승차지원법안을 만들어서 정부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길게 돌려서 얘기했지만, 내게는 ‘당신 주머니를 털어서 적자투성이인 우리 회사를 지탱해 주고, 내 월급을 보장해 달라’는 얘기로밖에 안 들린다.
그들이 당당하게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근거는 ‘공공(公共)’과 ‘공익(公益)’이다. 그러고 보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노조는 ‘공공’ ‘공익’이라는 표현을 참 많이 쓴다. 특히 민영화를 거부하고, 자기 회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할 때에…. 수백조원 단위의 부채를 지고도 경각심이 없어 보이는 공기업 경영진의 사고(思考)도 노조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공공’이니 ‘공익’이니 하는 말을 앞세우면, 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책임, 사회적 기업, 사회적 일자리, 사회적 약자…. 이런 말들은, ‘이걸 비판하거나 반대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느낌마저 준다. 신중섭 강원대 교수는 최근 나온 《‘사회적’이란 용어의 미신》이라는 책에서,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처럼 주장하면, 그 조치에 대한 반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이에크도 ‘사회적 정의’를 ‘유사(類似)종교적 미신(迷信)’이라고 비판했다. 이 비판은 ‘공공’이니 ‘공익’이니 하는 말의 경우에도 해당할 것이다. 바로 그 미신부터 깨는 것이 ‘공기업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