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선명 총재 부인 한학자씨 古稀 맞아 ‘양지’로… 광화문 퍼레이드 펼쳐
⊙ 김정일 조문 등 북한과도 긴밀한 관계 유지
⊙ 외환위기때 위기 맞았던 통일그룹, 2011년 全 계열사 흑자 기록
⊙ 2013년 ‘기원절’ 앞두고 섭정체제 확립과 이미지 개선, 체제정비 나서
⊙ 김정일 조문 등 북한과도 긴밀한 관계 유지
⊙ 외환위기때 위기 맞았던 통일그룹, 2011년 全 계열사 흑자 기록
⊙ 2013년 ‘기원절’ 앞두고 섭정체제 확립과 이미지 개선, 체제정비 나서
- 지난 1월 24일 광화문에서 통일교 관계자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퍼레이드가 열렸다.
지난 1월 24일 화요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에서 이색적인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세종로 한 차선을 통제한 채 열린 이날 퍼레이드에는 고적대를 필두로 세계 각국의 국기를 든 200여명의 기수단, 각 나라 민속의상을 한 외국인 200여명을 포함해 통일교 신도들과 통일그룹 직원들, 다문화가정 등 5000여명이 참가, 광화문~세종로 사거리~서울시청~숭례문까지 1.8km에 걸쳐 시가행진을 했다. 대낮에도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풍물단과 퍼레이드카, 연등행렬 등이 줄지어 세종로를 행진하자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이 행사를 지켜봤다.
이 행사는 통일교가 주최한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화합의 발걸음 평화의 천복 퍼레이드’였다. 퍼레이드카에는 ‘축 성탄(聖誕)’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통일교의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 부부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다.
통일교는 매년 하나님의날(음력 1월 1일)부터 문선명 총재의 생일(음력 1월 6일) 주간에 맞춰 ‘천복(天福)축제’를 개최한다. 천복축제는 통일교 최대 행사로 ‘하늘의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2012년에는 1월 22~29일에 걸쳐 열렸다.
천복축제 행사는 보통 경기도 청평의 통일교회(천정궁)와 서울 용산 통일교회(천복궁), 여수리조트(통일그룹 소유) 등 통일교회 또는 통일교와 관련된 곳에서 개최되는데, 2012년에는 유독 서울 한복판으로 나선 것이다.
광화문 퍼레이드에 고령(93세)인 문선명 총재가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그의 아들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과 문국진 통일그룹 회장이 행렬에 참가했고 문선명-한학자 부부의 상(像)을 태운 퍼레이드카가 세종로 한복판을 행진했다.
사실 통일교는 기독교 등 타 종교를 의식해 종교행사를 외부에 크게 알리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천복축제를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광화문에서 대대적으로 연 이유는 무엇일까.
통일교는 이번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 시내 20여 개의 전광판 광고를 집행했고, 1월 한달간 라디오 광고도 400여 차례에 걸쳐 내보냈으며 일간지와 무가지 등에 지면광고도 집행했다.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천복축제를 통해 문선명 선생의 평화이상세계를 위한 삶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위대한 업적을 전세계에 홍보하면서 인류화합과 평화세계 구현을 다짐하는 우리의 뜻을 대중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2년은 문선명 총재 부인의 고희
이번 천복축제가 여느때와 달리 공개적으로 열린 것은 문선명 총재의 부인 한학자 여사의 고희(70세)를 기념하기 위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번 행사의 명칭은 ‘천지인 참부모님 93성탄 금혼 및 고희 경배식’. 문선명 총재의 93세 생일과 문선명-한학자 부부의 금혼식, 한학자씨의 고희를 함께 축하한다는 뜻이다.
특히 한학자씨의 고희를 맞아 공개적인 행사가 열렸다는 점에서 통일교의 실질적인 중심이 고령의 문 총재에게서 한학자씨로 옮아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광화문 퍼레이드의 마지막은 문선명-한학자 부부의 등신상(等身像)을 실은 퍼레이드카가 장식됐는데, 일반 시민들은 이를 보면서 통일교의 교주가 ‘문선명 1인’이 아닌 ‘문선명 부부’임을 새롭게 인식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천복축제의 첫날인 1월 23일 청평에서 열린 천복축제 개회식에서는 식전영상으로 ‘참어머님(한학자) 생애노정’ 영상이 1시간에 걸쳐 상영되기도 했다. ‘참어머님’ 단독 영상이 통일교 최대 행사의 식전영상으로 비중있게 선보였다는 것은 한학자씨가 통일교의 실질적인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들은 “통일교는 지속적으로 아버지(문선명)뿐만 아니라 참부모님을 함께 모셔 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학자씨가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은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나이가 이미 90세를 넘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의 최대 현안은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의 건강이 아닐 수 없다. 문 총재는 1920년생으로 올해 93세다. 후계구도가 관심을 끄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통일교 관계자들은 “문 총재의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문 총재에 대해 2010년 방광암 발병설이 있었지만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 총재의 넷째 아들 문국진 통일그룹 회장은 “아버지는 올해 들어서도 어느 한 곳에 머무는 일 없이 미주와 유럽 등 전세계를 돌며 하루에 6~7시간씩 설교와 말씀을 하신다”며 “물론 연세가 90대인 만큼 젊은 사람 같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 총재는 이번 천복축제 기간에도 여느때와 같이 활발한 활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3일 청평에서 열린 천복축제 개회식에는 문선명-한학자 부부가 참석했고 예배와 기도, 케이크 커팅과 축가, 모범교인 시상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문 총재는 “대한민국이 여러분의 결의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각오하고 새로운 새출발을 결의해 달라”며 “결의를 다져 전진에 전진을 다짐하자”고 참가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문 총재는 이어 1월 26일까지 애승일(통일교의 기념일) 행사, 천복식, 뮤지컬 관람 등에 모두 참가하며 천복축제 내내 행사장을 찾았다.
북한과도 긴밀한 관계 유지
통일교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이 행사뿐만이 아니다. 최근 통일교는 대북 민간 통로로 주목받기도 했다. 김정일 장례식에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조문한 남측 인사가 바로 통일교 세계회장인 문형진 회장 일행이었던 것. 문형진 회장은 지난해 12월 24일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 미 워싱턴타임스 주동문 회장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들 일행은 김정일 장례식장에서 김정은을 만나 조의를 표했고, 북측이 조문단을 위해 마련한 만찬을 가진 후 북한에 며칠간 머물다 돌아왔다.
통일교가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문선명 총재가 1991년 12월 북한을 방문해 당시 주석이던 김일성과 회담을 가진 후 통일교는 현대그룹보다 먼저 금강산관광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왔으며, 현재 북한에 평화자동차와 보통강호텔 등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한에 밀가루 600t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통일교의 책임자인 문형진 회장이 12월에만 두 번 평양을 방문하는 등 통일교 인사들의 방북은 공공연한 일이다.
한편 통일교는 천복축제 기간을 맞아 북한에서 문선명 총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내 온 금강산 만년화를 언론에 공개, 북한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만년화란 조개껍데기나 보석을 잘게 부순 뒤 붙여서 제작한 그림. 보전 상태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리는 이름이다. 북한의 대남 공식 라인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매년 문선명 총재의 생일이면 선물을 보내 오는데, 2010년 문 총재의 구순(九旬)에는 90년 묵은 산삼을 보내 오기도 했다.
남북을 오가며 사업을 펼치면서 문 총재에게 북측의 선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 온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은 “종교인이나 사업가가 남북간 민간 외교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통일되는 그날까지 남북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원절’ 앞두고 안팎 정비하는 통일교
통일교가 이처럼 ‘양지’로 나서는 이유는 통일교의 ‘새 세상이 열리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일교는 2013년 1월 13일을 ‘기원절’로 명명하고 이날을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기원으로 보고 있다. 지상천국이 열리는 날이라는 것이다.
일부 종교학자들은 이 기원절을 통일교 2세 시대의 시작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통일교의 현재 후계자는 문 총재의 일곱째 아들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으로 알려졌지만, 나이(33세)가 젊고 세계회장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주로서의 입지가 아직 탄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통일교가 기원절 전까지 ‘섭정(攝政)’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이미지 개선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종교학자들의 분석이다.
이유야 어쨌건 통일교는 기원절을 목전에 두고 교회 안팎을 재정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통일교는 최근 3년간 전국의 통일교회 61개소를 신축 또는 리모델링했다. 또 통일교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통일그룹이 2011년 말 기준으로 전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하면서 새로운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통일교 재단과 미국 UCI가 맞붙은 여의도 파크원 관련 소송도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도 김정일 사후 김정은 정권과 관계유지를 위해 통일교 관계자들이 2월 중순 다시 방북할 예정이다.
통일그룹 관계자는 “통일교가 더 이상 ‘숨어 있는 종교’가 아니라 오픈된 종교로 자리매김해 내년 기원절을 성대히 맞으려 하는 것이 교인들의 바람”이라며 “통일그룹이 전 계열사 흑자를 내는 등 재정도 더욱 탄탄해졌고, 교회 재정비 사업으로 신도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진 만큼 통일교가 새로운 부흥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선명 총재를 ‘메시아’로 믿고 섬겨 온 통일교는 기독교인들로부터 이단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국내외에서 교세를 확장하고 자산을 축적했다. 통일교는 문선명 총재 사후에도 그 교세가 유지될 수 있을까. 열쇠는 문선명 총재의 가족들이 쥐고 있을 것이다.⊙
[인터뷰] 全 계열사 흑자 달성한 통일그룹 문국진 회장
“기업이든 종교든 투명해야”
문선명 총재의 넷째 아들인 문국진(42세)씨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하 통일교 재단) 이사장 겸 통일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재단은 통일교의 재정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조직으로, 재단 산하에 통일그룹이 있다. 통일그룹은 용평리조트, 일상해양산업, 일신석재, 일화, JC, 통일스포츠(성남일화천마축구단), 평농, 평일기획, TIC, 선원건설, 세계일보, 세일로, 아시아해양 등 13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재단은 이밖에 유니버설발레단, 리틀엔젤스, 선문학원 등 문화·교육사업도 펼치고 있다.
통일그룹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통일중공업과 한국티타늄 등 주요 계열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위기에 처했고, 2000년대 초반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2005년 초 문선명 총재는 미국에서 하버드대(大) 경제학과와 마이애미대 MBA를 졸업하고 총기회사를 성공리에 운영중이던 넷째 아들을 불러들였다. 문국진 회장은 구조조정에 착수, 30여개의 계열사를 현재 13개로 줄이고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으로 대부분의 계열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2011년에는 세계일보까지 흑자로 전환, 취임 7년 만에 전 계열사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레저·제조·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업
서울 마포 통일재단 빌딩에서 만난 문국진 회장은 ‘실용주의 비즈니스맨’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집무실은 호화로움과는 거리가 멀었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도 격식을 따지지 않았다. 그는 무엇이든 ‘투명한’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며 기업이든 종교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 신조라고 했다.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과 통일그룹은 어떤 조직입니까.
“재단과 그룹은 통일교회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창시자의 비전을 수행하면서 교회를 지원하는 게 원래 목적입니다. 현재 재단과 그룹이 하고 있는 사업은 모두 교회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통일그룹 자산의 상당부분은 용평과 여수 등 리조트사업인데.
“리조트사업은 많은 교인이 누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신도들을 위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또 일화 등 제조업과 스포츠 관련 사업도 소비자를 위한 사업입니다. 앞으로도 소비자와 관련한 사업을 중심으로 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헬기와 총기 등 방위산업이나 무기사업도 하고 있는데, 평화를 주장하는 교리와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평화의 역사를 아십니까. 평화는 이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생각이 그랬고요. 미·소 냉전시대에 무기산업이 발전했지만 평화는 유지되지 않았습니까. 뿐만 아니라 한국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통일교는 한국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종교이기 때문에 통일교가 성장하려면 한국이 정치·사회·문화·군사 면에서 성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은 더 강해져야 해요.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한국이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전반적 사업 계획은 아버지가 세워”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재단의 경영상태가 크게 호전됐습니다.
“사실 그 전엔 계속 미국에 있었고 한국의 재단과 그룹이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습니다. 2005년 초 이사장이 되면서 재단의 모든 스태프와 직원을 직접 만나 보니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식스시그마 등 교육과 컨설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사람을 새로 뽑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통일그룹의 사업전략은 누가 결정합니까. 용평과 여수 등은 지금 큰 호재를 맞고 있습니다만.
“전반적인 전략은 아버지가 세우고, 나는 그에 따를 뿐입니다. 용평과 여수 사업은 아버지가 결정하여 시작한 것이고, 지금도 많은 일을 재단에서 처리하지만 큰 일은 아버지가 결정합니다.”
―작년 말 모든 계열사가 흑자로 전환했다던데.
“사실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있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조트나 제조업, 언론 등 우리가 하고 있는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세간에서 ‘통일교는 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외 자산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어디와 비교해서 돈이 많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가톨릭이나 불교에 비하면 적은 게 당연합니다. 물론 가난하지는 않고 작은 신흥종교들보다는 많겠지요. 해외 통일교의 자산은 그 나라 재단이 관리하기 때문에 저희의 재산은 아닙니다.”
“파크원 사태는 교인들에게 큰 아픔”
―재단은 공사중인 여의도 파크원에 대해 2010년 10월 소송을 걸어 공사가 1년이 넘게 중단되고 있습니다. 최근 451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도 받았지요(《월간조선》 2011년 2월호 참고).
“파크원 사건은 교인들에게는 큰 아픔입니다. 그 공사의 시작을 담당했던 장본인(곽정환 前 재단 이사장)은 통일교 요직을 장악하며 아버지를 근거리에서 모시던 사람이었는데…. 또 법원에선 아직 1심 결과가 나왔을 뿐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곽정환씨의 사위인 형(문현진 美 UCI 회장)이 UCI 정관을 변경하며 통일교와 UCI의 인연을 끊었는데 통일교에선 이를 어떻게 봅니까.
“UCI는 원래 정관상 우리 재단처럼 미국에서 통일교회 활동을 돕기 위해 세워진 재단입니다. UCI 자산은 우리 신도들의 헌금으로 이뤄진 것이고, UCI는 신도들의 것입니다. 이를 잃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보통 기업이라면 재산 일부를 포기할 수도 있지만, 신도들의 재산입니다. 누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파크원 소송 이후 형 문현진씨와 만난 적이 있습니까. 의견차이가 많다고 봅니다.
“연락을 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사실 형과 저는 미국에서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만나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UCI를 곽정환 일가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형도 쉽게 행동하지 않겠지요. 아버지는 이미 곽정환 일가에게 UCI에서 물러나라고 지시했고, 지금도 그들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UCI도 문 총재의 아들이 속해 있고 문 총재의 가르침에 기반을 둔 만큼 꼭 통일교의 이름을 걸지 않더라도 해외에서 나름대로 활동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소송이 길어지며 ‘왕자의 난’, ‘형제의 난’ 등으로 언론에 알려지고 있고, 서로 주장이야 다르겠지만 이미지 손상이 상당히 클 텐데요.
“문제는 지금 UCI를 장악하고 있는 곽정환 일가가 가져가려는 것은 UCI의 자산뿐이라는 것입니다. UCI는 원래 통일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그 정관은 삭제하고 신도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산만 가져가겠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큰 문제가 있습니다.”
문국진 회장은 시종일관 지금의 자신은 ‘아버지’와 ‘(통일교) 신도들’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부모님과 신도들로부터 통일교의 자산을 보호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어 늘 마음이 무겁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지켜 내야 해요.”⊙
이 행사는 통일교가 주최한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화합의 발걸음 평화의 천복 퍼레이드’였다. 퍼레이드카에는 ‘축 성탄(聖誕)’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통일교의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 부부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다.
통일교는 매년 하나님의날(음력 1월 1일)부터 문선명 총재의 생일(음력 1월 6일) 주간에 맞춰 ‘천복(天福)축제’를 개최한다. 천복축제는 통일교 최대 행사로 ‘하늘의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2012년에는 1월 22~29일에 걸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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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거리에 등장한 퍼레이드카에 문선명-한학자 부부의 상이 실려 있다. |
광화문 퍼레이드에 고령(93세)인 문선명 총재가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그의 아들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과 문국진 통일그룹 회장이 행렬에 참가했고 문선명-한학자 부부의 상(像)을 태운 퍼레이드카가 세종로 한복판을 행진했다.
사실 통일교는 기독교 등 타 종교를 의식해 종교행사를 외부에 크게 알리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천복축제를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광화문에서 대대적으로 연 이유는 무엇일까.
통일교는 이번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 시내 20여 개의 전광판 광고를 집행했고, 1월 한달간 라디오 광고도 400여 차례에 걸쳐 내보냈으며 일간지와 무가지 등에 지면광고도 집행했다.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천복축제를 통해 문선명 선생의 평화이상세계를 위한 삶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위대한 업적을 전세계에 홍보하면서 인류화합과 평화세계 구현을 다짐하는 우리의 뜻을 대중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2년은 문선명 총재 부인의 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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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선명-한학자 부부가 천복축제 행사에서 손을 맞잡고 기도하고 있다. |
특히 한학자씨의 고희를 맞아 공개적인 행사가 열렸다는 점에서 통일교의 실질적인 중심이 고령의 문 총재에게서 한학자씨로 옮아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광화문 퍼레이드의 마지막은 문선명-한학자 부부의 등신상(等身像)을 실은 퍼레이드카가 장식됐는데, 일반 시민들은 이를 보면서 통일교의 교주가 ‘문선명 1인’이 아닌 ‘문선명 부부’임을 새롭게 인식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천복축제의 첫날인 1월 23일 청평에서 열린 천복축제 개회식에서는 식전영상으로 ‘참어머님(한학자) 생애노정’ 영상이 1시간에 걸쳐 상영되기도 했다. ‘참어머님’ 단독 영상이 통일교 최대 행사의 식전영상으로 비중있게 선보였다는 것은 한학자씨가 통일교의 실질적인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들은 “통일교는 지속적으로 아버지(문선명)뿐만 아니라 참부모님을 함께 모셔 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학자씨가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은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나이가 이미 90세를 넘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의 최대 현안은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의 건강이 아닐 수 없다. 문 총재는 1920년생으로 올해 93세다. 후계구도가 관심을 끄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통일교 관계자들은 “문 총재의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문 총재에 대해 2010년 방광암 발병설이 있었지만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 총재의 넷째 아들 문국진 통일그룹 회장은 “아버지는 올해 들어서도 어느 한 곳에 머무는 일 없이 미주와 유럽 등 전세계를 돌며 하루에 6~7시간씩 설교와 말씀을 하신다”며 “물론 연세가 90대인 만큼 젊은 사람 같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 총재는 이번 천복축제 기간에도 여느때와 같이 활발한 활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3일 청평에서 열린 천복축제 개회식에는 문선명-한학자 부부가 참석했고 예배와 기도, 케이크 커팅과 축가, 모범교인 시상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문 총재는 “대한민국이 여러분의 결의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각오하고 새로운 새출발을 결의해 달라”며 “결의를 다져 전진에 전진을 다짐하자”고 참가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문 총재는 이어 1월 26일까지 애승일(통일교의 기념일) 행사, 천복식, 뮤지컬 관람 등에 모두 참가하며 천복축제 내내 행사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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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통일교는 문선명 총재의 일곱째 아들 문형진씨(사진 가운데)가 세계회장직을 맡고 있다. |
북한과도 긴밀한 관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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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문선명 총재에게 생일선물로 보낸 금강산 만년화.(통일교측제공) |
통일교가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문선명 총재가 1991년 12월 북한을 방문해 당시 주석이던 김일성과 회담을 가진 후 통일교는 현대그룹보다 먼저 금강산관광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왔으며, 현재 북한에 평화자동차와 보통강호텔 등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한에 밀가루 600t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통일교의 책임자인 문형진 회장이 12월에만 두 번 평양을 방문하는 등 통일교 인사들의 방북은 공공연한 일이다.
한편 통일교는 천복축제 기간을 맞아 북한에서 문선명 총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내 온 금강산 만년화를 언론에 공개, 북한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만년화란 조개껍데기나 보석을 잘게 부순 뒤 붙여서 제작한 그림. 보전 상태가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리는 이름이다. 북한의 대남 공식 라인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매년 문선명 총재의 생일이면 선물을 보내 오는데, 2010년 문 총재의 구순(九旬)에는 90년 묵은 산삼을 보내 오기도 했다.
남북을 오가며 사업을 펼치면서 문 총재에게 북측의 선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 온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은 “종교인이나 사업가가 남북간 민간 외교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통일되는 그날까지 남북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원절’ 앞두고 안팎 정비하는 통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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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그룹 매출/영업이익. |
일부 종교학자들은 이 기원절을 통일교 2세 시대의 시작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통일교의 현재 후계자는 문 총재의 일곱째 아들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으로 알려졌지만, 나이(33세)가 젊고 세계회장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주로서의 입지가 아직 탄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통일교가 기원절 전까지 ‘섭정(攝政)’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이미지 개선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종교학자들의 분석이다.
이유야 어쨌건 통일교는 기원절을 목전에 두고 교회 안팎을 재정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통일교는 최근 3년간 전국의 통일교회 61개소를 신축 또는 리모델링했다. 또 통일교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통일그룹이 2011년 말 기준으로 전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하면서 새로운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통일교 재단과 미국 UCI가 맞붙은 여의도 파크원 관련 소송도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도 김정일 사후 김정은 정권과 관계유지를 위해 통일교 관계자들이 2월 중순 다시 방북할 예정이다.
통일그룹 관계자는 “통일교가 더 이상 ‘숨어 있는 종교’가 아니라 오픈된 종교로 자리매김해 내년 기원절을 성대히 맞으려 하는 것이 교인들의 바람”이라며 “통일그룹이 전 계열사 흑자를 내는 등 재정도 더욱 탄탄해졌고, 교회 재정비 사업으로 신도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진 만큼 통일교가 새로운 부흥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선명 총재를 ‘메시아’로 믿고 섬겨 온 통일교는 기독교인들로부터 이단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국내외에서 교세를 확장하고 자산을 축적했다. 통일교는 문선명 총재 사후에도 그 교세가 유지될 수 있을까. 열쇠는 문선명 총재의 가족들이 쥐고 있을 것이다.⊙
[인터뷰] 全 계열사 흑자 달성한 통일그룹 문국진 회장
“기업이든 종교든 투명해야”
문선명 총재의 넷째 아들인 문국진(42세)씨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하 통일교 재단) 이사장 겸 통일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재단은 통일교의 재정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조직으로, 재단 산하에 통일그룹이 있다. 통일그룹은 용평리조트, 일상해양산업, 일신석재, 일화, JC, 통일스포츠(성남일화천마축구단), 평농, 평일기획, TIC, 선원건설, 세계일보, 세일로, 아시아해양 등 13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재단은 이밖에 유니버설발레단, 리틀엔젤스, 선문학원 등 문화·교육사업도 펼치고 있다.통일그룹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통일중공업과 한국티타늄 등 주요 계열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위기에 처했고, 2000년대 초반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2005년 초 문선명 총재는 미국에서 하버드대(大) 경제학과와 마이애미대 MBA를 졸업하고 총기회사를 성공리에 운영중이던 넷째 아들을 불러들였다. 문국진 회장은 구조조정에 착수, 30여개의 계열사를 현재 13개로 줄이고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으로 대부분의 계열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2011년에는 세계일보까지 흑자로 전환, 취임 7년 만에 전 계열사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레저·제조·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업
서울 마포 통일재단 빌딩에서 만난 문국진 회장은 ‘실용주의 비즈니스맨’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집무실은 호화로움과는 거리가 멀었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도 격식을 따지지 않았다. 그는 무엇이든 ‘투명한’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며 기업이든 종교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 신조라고 했다.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과 통일그룹은 어떤 조직입니까.
“재단과 그룹은 통일교회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창시자의 비전을 수행하면서 교회를 지원하는 게 원래 목적입니다. 현재 재단과 그룹이 하고 있는 사업은 모두 교회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통일그룹 자산의 상당부분은 용평과 여수 등 리조트사업인데.
“리조트사업은 많은 교인이 누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신도들을 위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또 일화 등 제조업과 스포츠 관련 사업도 소비자를 위한 사업입니다. 앞으로도 소비자와 관련한 사업을 중심으로 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헬기와 총기 등 방위산업이나 무기사업도 하고 있는데, 평화를 주장하는 교리와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평화의 역사를 아십니까. 평화는 이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생각이 그랬고요. 미·소 냉전시대에 무기산업이 발전했지만 평화는 유지되지 않았습니까. 뿐만 아니라 한국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통일교는 한국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종교이기 때문에 통일교가 성장하려면 한국이 정치·사회·문화·군사 면에서 성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은 더 강해져야 해요.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한국이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전반적 사업 계획은 아버지가 세워”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재단의 경영상태가 크게 호전됐습니다.
“사실 그 전엔 계속 미국에 있었고 한국의 재단과 그룹이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습니다. 2005년 초 이사장이 되면서 재단의 모든 스태프와 직원을 직접 만나 보니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식스시그마 등 교육과 컨설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사람을 새로 뽑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통일그룹의 사업전략은 누가 결정합니까. 용평과 여수 등은 지금 큰 호재를 맞고 있습니다만.
“전반적인 전략은 아버지가 세우고, 나는 그에 따를 뿐입니다. 용평과 여수 사업은 아버지가 결정하여 시작한 것이고, 지금도 많은 일을 재단에서 처리하지만 큰 일은 아버지가 결정합니다.”
―작년 말 모든 계열사가 흑자로 전환했다던데.
“사실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있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조트나 제조업, 언론 등 우리가 하고 있는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세간에서 ‘통일교는 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외 자산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어디와 비교해서 돈이 많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가톨릭이나 불교에 비하면 적은 게 당연합니다. 물론 가난하지는 않고 작은 신흥종교들보다는 많겠지요. 해외 통일교의 자산은 그 나라 재단이 관리하기 때문에 저희의 재산은 아닙니다.”
“파크원 사태는 교인들에게 큰 아픔”
―재단은 공사중인 여의도 파크원에 대해 2010년 10월 소송을 걸어 공사가 1년이 넘게 중단되고 있습니다. 최근 451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도 받았지요(《월간조선》 2011년 2월호 참고). “파크원 사건은 교인들에게는 큰 아픔입니다. 그 공사의 시작을 담당했던 장본인(곽정환 前 재단 이사장)은 통일교 요직을 장악하며 아버지를 근거리에서 모시던 사람이었는데…. 또 법원에선 아직 1심 결과가 나왔을 뿐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곽정환씨의 사위인 형(문현진 美 UCI 회장)이 UCI 정관을 변경하며 통일교와 UCI의 인연을 끊었는데 통일교에선 이를 어떻게 봅니까.
“UCI는 원래 정관상 우리 재단처럼 미국에서 통일교회 활동을 돕기 위해 세워진 재단입니다. UCI 자산은 우리 신도들의 헌금으로 이뤄진 것이고, UCI는 신도들의 것입니다. 이를 잃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보통 기업이라면 재산 일부를 포기할 수도 있지만, 신도들의 재산입니다. 누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파크원 소송 이후 형 문현진씨와 만난 적이 있습니까. 의견차이가 많다고 봅니다.
“연락을 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사실 형과 저는 미국에서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만나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UCI를 곽정환 일가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형도 쉽게 행동하지 않겠지요. 아버지는 이미 곽정환 일가에게 UCI에서 물러나라고 지시했고, 지금도 그들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UCI도 문 총재의 아들이 속해 있고 문 총재의 가르침에 기반을 둔 만큼 꼭 통일교의 이름을 걸지 않더라도 해외에서 나름대로 활동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소송이 길어지며 ‘왕자의 난’, ‘형제의 난’ 등으로 언론에 알려지고 있고, 서로 주장이야 다르겠지만 이미지 손상이 상당히 클 텐데요.
“문제는 지금 UCI를 장악하고 있는 곽정환 일가가 가져가려는 것은 UCI의 자산뿐이라는 것입니다. UCI는 원래 통일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그 정관은 삭제하고 신도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산만 가져가겠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큰 문제가 있습니다.”
문국진 회장은 시종일관 지금의 자신은 ‘아버지’와 ‘(통일교) 신도들’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부모님과 신도들로부터 통일교의 자산을 보호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어 늘 마음이 무겁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지켜 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