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위공직자 1000명을 검증한 공무원의 공직자 자기관리 가이드라인 : 월간조선

2010년 12월 30일 기준 대한민국의 전체 공직자 수는 약 122만6000명이다. 그중에서 공무원이 97만9000명이며, 공공기관의 임직원이 24만7000명 정도이다. 이처럼 100만명이 넘는 많은 공직자의 가장 큰 소망은 바로 승진이다.

공직사회는 거대한 피라미드 조직이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민국의 전체 공무원 중에서 2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1500명밖에 되지 않는다. 비율로 따지면 0.1% 정도다.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고위공직자를 넘어서는 정상(頂上)의 공직자가 될 수 있을까?

청와대 내에 ‘공직기강비서관실’이라는 조직이 있다. 그곳에서 주로 하는 일은 2급 이상 고위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등에 대한 인사검증과 감찰 업무다. 필자는 그곳에서 MB정부가 출범할 때부터 약 3년간 근무를 하면서 1000명가량의 인사검증에 직접 참여했다. 그리고 10년 넘게 국회에 재직하면서 많은 인사청문회를 경험했다. 그중에는 장관후보자는 물론이고 대법원장·국무총리 후보자도 있었다.

능력과 자질이 아무리 우수해도 자신의 행위에 위법성이 드러나거나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점이 발견돼 낙마하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물론 공직사회도 워낙 많은 사람으로 구성돼 있으니까 일부의 일탈은 항상 있을 수 있다. 청렴결백하다 소문난 공직자도 인사검증을 하다 보면 한두 개 위법 사항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이유가 대한민국 공직자들이 다 부패해서일까?

공직자들이 자기관리를 못 하는 주된 이유는 우리의 현실과 제도가 모순되는 점이 많고 지켜야 할 규정들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데 있다. 잘못하다가는 범법자가 되기 일쑤다. 이는 판사나 검사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공직자나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자기관리를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상태이다.

신상관리 첫 걸음은 주소지 관리부터

공직자들이 자기관리를 못하는 주된 이유는 현실과 제도가 모순되는 점이 많고 지켜야 할 규정들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데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8일 후보자 시절, 권재진 법무장관이 장남의 군복무 관련 자료를 준비해 의혹을 해명하고 있는 모습.

가장 많은 공직자 법 위반 행위는 ‘위장전입’이다. 위장전입은 거주지를 실제로 옮기지 않고 주민등록상 거주지만 바꾸는 것을 말한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 제37조 위반이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위장전입 여부는 가족의 개인별 주민등록 등·초본에 나타나 있는 주소지의 전·출입 날짜를 서로 비교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위장전입 사례를 보면 농지 구입, 아파트 구입, 자녀 교육목적 등 다양하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자녀 전학 때문이거나 자동차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한 위장전입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한번은 이런 사례도 있었다. 이란성 쌍둥이를 두고 있는 고위공직자가 위장전입을 한 의혹이 있어서 해명을 요구했더니, 그 공직자의 어머니가 본 점괘 때문이었다고 했다. 어머니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어서 아내와 한 아이를 친척집으로 주소만 이전해 놓고 살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분의 처리를 놓고 상당히 고민한 기억이 있다.

위장전입의 목적이 부동산 투기 등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큰 불이익을 받는다. 1988년 당시 전국적으로 땅투기 열풍이 불자 정부에서는 비(非)농민이 농지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농지 소재지 전(全) 가족 주민등록 이전과 실제 6개월 이상 거주 등 농지개혁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이때부터 1996년 농지법이 제정·시행되기 전까지 농지를 매입하기 위한 위장전입 사례는 가끔 발견된다.

가장 흔한 국민연금법·건강보험법 위반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인 국민은 모두 국민연금 가입 대상이다. 다만, 공무원, 군인 및 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예외다. 일반적으로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가입하게 되는 사업장 가입자들은 대부분 국민연금법을 잘 지키고 있다.

문제는 지역 가입자이다. 국민연금법(제9조)에 의하면, 사업장 가입자 혹은 지역 가입자의 ‘무소득’ 배우자인 경우 지역 가입자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공직후보자의 배우자가 소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 가입자로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그중에서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을 임대하고 있어 소득이 있는데도 가입하지 않는 사례가 가장 많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3조에 의하면 지역 가입자 대상이 되는 소득의 범위는 ‘농업·임업·어업·근로소득과 사업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소득세법 제19조에 의하면 부동산 임대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당연히 사업소득의 일종이다. 또한 사업소득에는 제조업이나 음식점업뿐만 아니라 출판·영상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 등 영리 목적의 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은 모두 포함된다. 이런 경우 비록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이 아니더라도 지역 가입자로 가입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이자소득은 사업소득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우자에게 이자소득만 있다면 그 금액이 아무리 많아도 지역 가입자 대상이 아니다. 이와 함께 소득이 발생해 지역 가입자의 자격이 생겼다면 본인 스스로 국민연금공단에 신고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2006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후보자가 직장에서 퇴직한 이후 인세수입 등으로 소득이 있었음에도 공단에 신고를 하지 않아 국민연금법 위반 논란이 인 적이 있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법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피부양자의 자격 논란이다. 가족 중 피부양자가 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보수 또는 소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아파트나 상가 등을 월세로 임대하면서 연간 임대소득이 500만원이 넘는 배우자 등을 피부양자로 등재해 보험료 혜택을 받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부친이 정년퇴임하고 부동산 임대를 하고 있으면서도 공직자 아들의 피부양자로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는 당연히 국민건강보험법 위반이며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소한 법규위반도 쌓이면 걸림돌이 된다

공직자의 직무 적합성을 알기 위해선 주변 여론과 평가가 중요하다. 지난 3월 17일 국회 청문회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검찰이나 경찰, 감사원 등에는 과거 징계전력이나 형사처벌 내역이 사면되었더라도 관련 기록에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이런 내용들이 인사청문회나 인사검증에서 모두 참고자료가 된다.

파렴치한 행위란 보통 사기, 횡령, 배임, 성범죄, 직무 관련 뇌물수수, 향응 접대 등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말한다. 파렴치한 범죄유형에 대해서는 형의 시효 경과 또는 경감 등에 의해 실제로 처벌을 받지 않았거나 사면된 경우라 하더라도 내용의 경중에 따라 인사검증 과정에서 고려사항이 된다.

공직자가 되기 전의 행위나 과거의 행위일수록 후보자가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은 덜하다. 공직자가 되기 전인 30여 년 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10만원을 받은 일은 문제되지 않았고, 10여 년 전에 거래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물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은 불이익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공직자는 파렴치한 행위는 물론이고 사소한 법규 위반에도 조심해야 한다. 흔히 저지르기 쉬운 자동차 신호위반이나 속도위반, 쓰레기 투기 등 경범죄로 인한 범칙금이나 과태료 납부도 정도가 심하면 준법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질 수 있다. 특히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교통법규 위반이다. 모 장관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수십 건의 속도위반과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이 드러나 사죄를 하고 용서를 빌어야 했다.

배우자·자녀 명의의 재산이라고 면죄부 안 된다

공직후보자의 배우자나 자녀 명의의 재산을 검토하다가 보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에 규정된 증여재산 공제 범위를 넘어서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증여세 납부 기록은 없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증여재산 공제 범위는 법이 개정될 때마다 변해 왔기 때문에 언제 증여를 받았느냐에 따라 공제 금액이 다르므로 조심해야 한다. 현행 법규는 2008년부터 시행됐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배우자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증여재산 공제 범위가 3억원이었다. 그러나 1997년부터 2002년까지는 5억원이다. 그 외 직계존속 및 직계비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등의 증여재산 공제 범위는 1997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현행 규정과 같다.

만약에 소득원이 없고 증여세를 한 푼도 낸 적이 없는 배우자가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가정하자. 매입금액은 동일해도 2010년에 구입했느냐, 혹은 2006년에 구입했느냐에 따라 소명내용이 달라진다. 2010년에 구입했다면 배우자의 증여재산 공제 범위인 6억원을 제외한 4억원에 대한 출처만 얘기하면 되지만, 2006년에 구입한 아파트라면 7억원에 대한 출처를 제대로 밝혀야 증여세 탈루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법 규정이나 변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배우자에 대한 재산형성 과정을 설명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증여세와 관련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결혼축의금 문제이다.

보통 출가한 자녀의 재산이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해 출처를 물으면 “결혼축의금을 준 것”이라고 많은 후보자가 답변한다. 그래서 “증여세를 납부했느냐”고 물으면 “결혼축의금은 당연히 결혼 당사자의 몫인데 왜 증여세를 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그렇지만 혼주(婚主), 즉 부모님을 보고 낸 축의금은 부모님의 소유이니 이를 결혼하는 자식에게 주었다면 증여세 공제 범위를 넘어서는 금액에 대해서는 당연히 증여세를 내야 한다.

서울행정법원의 1999년 10월 1일 판례가 있다. ‘결혼축의금이란 혼주의 손님들이 혼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성의의 표시이므로, 신랑이나 신부와 친분이 있는 축하객들이 직접 건넨 부분을 빼고는 모두 혼주의 소유이다.’

증여세는 타인으로부터 재산을 무상으로 받은 사람이 신고·납부하여야 한다. 이때 재산이란 금전으로 환가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권리를 포함한다.

TV출연·외부강연도 좋으나 종합소득세 신고는 할 것

소득세법 제4조에 의하면 종합소득이란 소득세법에 따라 과세되는 모든 소득에서 퇴직소득과 양도소득을 제외한 소득으로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을 합산한 것을 말한다.

종합소득세 신고는 보통 다음 해 5월에 본인이 신고·납부해야 하나 이러한 규정을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탈세 혐의를 받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근로소득만 있는 사람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필요가 없으나, 기타소득이 문제이다.

소득세법 제14조 제3항 제7호에 의하면 연간 소득금액 300만원 이상의 기타소득이 있을 때에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발견된다. 기타소득은 종류가 워낙 다양해 연간 기타소득이 300만원 이상인지는 본인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공직자들의 경우 보통 TV출연이나 외부특강 등을 통해 대가를 받게 되며, 특히 유명 대학교수들은 외부특강뿐만 아니라 원고료나 저작권사용료인 인세(印稅), 자문료 등의 수입을 꽤 많이 올리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공직자가 수차례 외부특강으로 200만원, TV출연으로 100만원의 소득이 발생했다면 다음 해 5월에 본인의 근로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런데 상당수 공직자들은 출연료나 자문료 등을 받을 때 해당 기관에서 원천징수한 후 나머지 금액을 주기 때문에 본인이 납부해야 할 세금을 모두 낸 것으로 잘못 알고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는다. 또한 기타소득의 수입원이 다양한 경우 이를 일일이 합산해 보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필자가 평소 알고 지내던 모 기관장도 언론사 기고·방송출연 등으로 기타소득이 330만원가량이 됐지만 종합소득신고를 하지 않았다. 연간 소득금액이 300만원 이상인 기타소득 수입금액은 근로소득과 합산신고를 해야 한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번쯤은 감동적인 일을 하자

인사청문회나 인사검증을 하다 보면 일반 공직자들은 도저히 하기가 힘든 일을 해 놀라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그런 사람은 웬만한 단점이 있어도 좋게 보인다.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의도적이더라도 남들이 꺼리는 좋은 일을 한 번씩은 해 인상을 강하게 남겨라. 그럴 경우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늘 따라다니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박봉이지만 정기적인 자선사업을 한다든가, 매월 1회 정도 복지시설을 직접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기억나는 좋은 사례이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꼭 필요하다면 불이익을 받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과감히 하라. 물론 너무 자주 하면 독불장군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주변 분위기를 살펴가면서 하는 것이 좋다.

가장 하기 쉬운 방법 중의 하나를 소개하자면, 사무실에 있는 이면지나 몽당연필을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는 습관을 가져라. 그러면 머지않아 그 공직자에게는 검소하고 청렴하다는 이미지가 따라올 것이다. 자신에게 승진 기회가 왔는데 선배에게 한번쯤 양보하거나 남들이 탐내는 자리를 동료에게 과감히 양보하는 것도 이미지 관리에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한 발 뒤처지는 것 같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결국 승리자는 본인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처럼 일반 공직자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한번쯤 해놓는 것이 더 높은 고위공직자로 올라가는 자산이 되고 디딤돌이 된다.

이혼이 승진에 얼마나 불리할까

이귀남 전 법무장관이 2009년 9월 17일 국회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차명 소유 의혹과 가족의 위장전입에 대한 추궁이 계속되자 입을 굳게 다문 채 눈을 감고 있다.

요즘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공직자도 이혼을 하는 일이 많으며, 이를 단순히 비판할 수는 절대 없다. 그렇지만 이혼도 이혼 나름이다.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변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이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선시대에는 칠거지악을 저지른 조강지처라도 ‘삼불거(三不去)’, 즉 되돌아갈 곳이 없는 경우, 부모님의 3년상(喪)을 같이 지낸 경우, 혼인 전에는 빈천하다가 혼인 후에 각고의 노력으로 부귀해진 경우에는 집에서 내쫓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씩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뒷바라지해 준 배우자를 버리고 재혼해 눈총을 받는 공직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경우 당연히 주변의 평판이 좋지 않다. 사랑도 좋지만 존경받는 공직자의 모습은 아닌 까닭이다.

이혼과 관련된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 어떤 공직후보자의 검증을 한창 진행하고 있을 무렵이었는데 그 후보자의 전(前) 장인이라는 사람이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 편지에는 자기 딸이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사위의 잘못과 그런 사람을 고위공직자로 승진시키면 절대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지 내용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인정돼 그 공직자는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공직자도 있었다. 결혼해서 살다가 보니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이혼을 하려 했지만 자식들 때문에 할 수가 없어 자식 둘 다 대학에 입학하면 이혼하자고 합의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둘째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자 당초 약속대로 협의이혼을 하고 그때까지 모은 재산은 모두 배우자 앞으로 해주었다. 자식들도 배우자와 살기를 원해 그렇게 해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는 인사검증에서 전혀 불이익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가정의 소중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가정이 행복하고 건강해야 공직자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할 수 있다.

술자리에서는 남녀유별이 최고다

여성들의 공직 진입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의하면 2010년 말 기준으로 전체 공무원 98만7754명 중 41.8%인 41만2800명이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공직자들의 회식자리에 참석하는 여성 공직자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회식자리에서는 술을 마시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럴 경우 과음으로 인해 공직자로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기 쉽다.

인사철에 이런 제보가 있었다. 모 부처에서 회식을 했는데 회식을 주관한 고위공무원이 집에 가려는 여직원을 새벽 3시까지 잡아두어 조직 내에 말이 많다는 것이었다. 정말 그랬다면 고위공직자로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사실 확인을 해보니 여직원이 스스로 늦게까지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판명됐다.

이런 일도 있었다. 회식자리가 끝난 후 집으로 가는 도중에 가볍게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다가 남자직원이 여직원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바람에 성희롱 혐의를 받았는가 하면, 고위공직자가 여직원과 폭탄주 러브샷을 하다가 너무 오랫동안 껴안는 바람에 여직원의 항의로 곤욕을 치렀다. 이처럼 술자리에서는 조금만 방심하면 지나친 행동을 하기가 쉽고, 성희롱 혐의를 받을 수도 있다.

여성발전기본법 제3조에 의하면 성희롱이란 ‘성적(性的) 언동(言動)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회식자리에 여직원이 참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그렇지만 참석을 강요하지는 말라.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술에 약하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여직원은 1차에서 가볍게 끝내고 집에 가게 하는 것이 불미스러운 일을 줄이는 길일 것이다.

회식자리에서 여직원 옆에 앉지 않는 것도 성희롱 논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회식장소에서 발생한 사소한 일이 외부에 부풀려져 알려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가볍게 포옹만 했는데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난리더라’는 식이다. 술자리에서의 성희롱은 고위공직자에게 치명적인 상처로 다가온다. 그래서 내가 아는 어떤 고위공무원은 과음이 예상되는 회식자리에는 가능하면 여직원 참석을 못 하게 한다.

술자리에서는 남녀평등이 아니라 남녀유별이 최고다. 술에는 장사가 없고 이성을 잃게 만든다. 회식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예방하는 길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내 주변에 있다

증여받은 농지이거나 본인이 직접 매입한 농지는‘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다. 지난 2008년 4월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은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공직후보자가 해당 직위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평소 직무수행 능력 등에 대한 주변의 여론과 평가를 듣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조직 내 동료나 부하직원, 상사 등을 대상으로 후보자에 대한 여론을 수집하는데 그 결과들을 비교·분석해 보면 아주 재미있다.

예를 들면, 어떤 후보자의 업무 스타일이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묵묵히 일을 처리한다고 가정하자. 이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책임감이 강하고 원칙주의자이며 업무추진력이 강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독선적이고 고집이 세며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사람도 보기에 따라서는 유연한 성격의 소유자가 될 수도,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경쟁이 치열하고 주변의 음해도 많이 생긴다. 본인에 대한 소문과 평가는 본인을 가장 잘 아는 주변사람에게서 대부분 나온다. 그러므로 평소에 주변사람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한 적을 만들지 말고 본인이 되도록이면 손해를 보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경조사 때 잊지 말고 챙겨주고 가끔씩 밥도 사주어 주변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도록 하라. 그러면 인사 때가 되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모 국장은 경사스러운 일에는 참석을 못 하더라도 상을 당한 사람이 있으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가는 생활을 했다. 그랬더니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되도록이면 옆에 있어 주려고 하는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주변의 평가가 내려졌다.

단골 술집은 소문을 만들어내는 공장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피치 못하게 술자리를 가질 경우가 많다. 술자리를 자주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단골집이 생겨난다. 단골집이 있으면 주인이나 종업원과 친해져 서비스가 잘 나오는 등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이 생긴다. 가끔은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봐주기 때문에 마음도 편하다.

그렇지만 웬만한 사람이 아니면 술자리에서 완벽할 수가 없다. 사소한 실수는 있게 마련이다. 그런 실수가 쌓이면 소문이 확대돼 밖으로 퍼져나간다. 술집 여주인이나 종업원과 러브샷 몇 잔 했다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니 같이 잠을 잤느니 하는 소문도 퍼질 수 있다.

고위공직자일수록 보는 눈이 많고 시기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런 음해성 소문이 퍼질 가능성이 높다. 소문은 퍼져나가기 시작하면 막기 어렵고 거의 사실처럼 굳어진다.

인사청문회나 인사검증을 하다 보면 술집 여주인이나 종업원과 관련된 부도덕한 내용의 제보나 소문이 많이 들어온다. 그 내용도 아주 구체적이다. 그렇지만 사실 확인을 해보면 대부분 증거가 명확지 않다.

고위공직자가 되고 싶으면 가능한 한 단골 술집을 만들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부하직원을 편애하면 분노를 낳는다

국회 인사청문회나 고위공직자 인사과정에서 제보나 투서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가 해당 공직자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다. 일단 제보나 투서가 자꾸 들어오면 공직후보자에게 이로울 것이 전혀 없다. 사소한 흠결이라도 많이 쌓이면 결격사유가 될 수 있다.

본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윗사람은 물론이고, 특히 일 못하는 부하직원에게 잘해 줘야 한다. 부하직원의 결점을 이해해 주고 감싸줄 수 있는 상사가 올바른 리더일 뿐만 아니라 본인의 출세를 위해서도 좋다.

모범적인 공직자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부하직원이 결재를 받으러 오면 내용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더라도 결재 후에 반드시 부하직원의 부인이나 가족의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부하직원의 가정에 애로사항이 있으면 자신의 일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해결해 주려고 노력했다.

한번은 부하직원이 부부싸움을 해 이혼 얘기까지 오갔다고 한다. 그는 직접 바닷가 콘도를 잡아주면서 부부가 2박3일 동안 여행을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부하직원 부부는 금실 좋은 부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공직자는 또 한 달에 한 번은 부하직원들과 반드시 호프데이를 가지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생맥주 한잔하는 날은 가능한 한 업무 얘기는 하지 않고 부하직원들이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장점을 얘기해 주면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이 공직자의 주변 여론이나 평가는 최상이었다.

본인 일도 하기 힘든데 부하직원들한테까지 이처럼 세심한 배려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낡은 건물도 리모델링하면 멋지다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은 병원에 가서 과거의 병력이 본인의 몸에 아직 남아 있는지 확인해 보고 진단서를 발급받아 필요한 경우 제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타 고령이나 독자·생계곤란 등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면 당시의 병역처분 기준이나 복무제도 등에 대해 상세히 파악해 논리적으로 병역면제 사유를 설명하고, 가정상황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추어놓으면 쉽게 의혹을 해소할 수가 있다.

각종 세금 미납 문제는 관할 세무서에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고 세금을 납부하면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는 5년인데 국가가 5년간 납세고지·독촉 등 세금징수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세금납부 의무는 소멸된다.

소멸시효가 만료된 세금은 납부할 필요가 없어지나 체납흔적은 남게 된다. 그래서 비록 편법이지만 세무서에 자진 신고하는 것이다. 세금을 내겠다고 하면 소멸시효가 지났더라도 받아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무서에서 세금을 받아주면 체납흔적은 사라진다.

국민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보험료도 마찬가지다. 보험료 미납기간이 3년 미만인 경우에는 공단을 찾아가서 납부하면 된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법 제79조와 국민연금법 제115조에 따라 각 공단이 보험료나 연체금을 징수할 권리를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만료돼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소멸시효 내 공단에서 ‘보험료의 고지 또는 독촉’ 등의 행위를 하였으면 시효가 중단되니, 공단을 찾아가서 직원과 솔직하게 상담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현재에 겸직하고 있는 업무가 사전에 기관장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한시라도 빨리 기관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과거에 허가를 받지 않고 수행한 겸직 업무가 있다면 당시에 겸직허가를 받을 수 없었던 사유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솔직하게 “겸직허가 규정이 있는지 몰라서 과거에는 겸직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답변하는 것이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주식보유 문제는 1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경우 주식백지신탁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규정에 따르면 된다. 고위공무원단 나급(2급) 이하 공무원의 경우는 본인 스스로 판단하여 취득과정에 조금이라도 의심을 살 가능성이 있거나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즉시 팔아버려라. 그러면 그 이후로부터 주식보유문제로 시비 걸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면 페인트라도 칠하자

과거 위장전입을 한 경력이 있다면 흔적을 없애기는 불가능하다. 위장전입이 아파트 구입이나 농지매입 등 본인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더욱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에는 빨리 현재의 위법상황을 모두 제거한 뒤 인사검증 과정에서 솔직하게 시인하고,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농지매입을 위해서 위장전입을 했다면 해당 농지를 팔아버린 후 인사검증에 임하는 것이다. 농지매입 등은 관련 기관의 데이터에 다 남아 있기 때문에 팔아버려도 분명히 농지 구입 당시의 주소 이전 사유를 물을 것이다. 그때는 “주변에 아는 사람이 권유해 농지를 샀는데, 뒤늦게 법을 위반한 것인 줄 알고 팔았다”고 답변을 한다면 어느 정도 고려는 될 것이다. 과거의 법률위반 행위보다 현재의 위법 상태에 더 많은 불이익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녀의 교육문제 등으로 위장전입을 한 경우는 ‘자녀가 학교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라든가 ‘자녀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등의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좀 더 관대한 처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녀 중에서 원정출산으로 낳은 아들이 있다면, 이를 만회할 방법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좋은 방법은 아들의 외국국적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만 살아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다.

농지취득과 관련해, 만약 소유 중인 농지가 상속으로 물려받은 것이라면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지법 위반이 아니다. 그렇지만 증여받은 농지이거나 본인이 직접 매입한 농지는 ‘자신의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다.

여기서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소유 농지가 사실상 부모(父母)로부터의 상속인데도 ‘부동산등기부등본’에는 증여나 매입으로 기록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인 소유의 농지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꼭 확인할 것을 권하고 싶다. 만약 상속인데도 증여나 매입으로 기록돼 있으면 사실상 상속임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본인의 노후 대비 또는 투자 목적으로 농지를 구입한 후 농사를 직접 짓고 있지 않다면 해당 농지를 매각해 버리거나 농지법 제23조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에 임대위탁을 맡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농업경영을 하지 않는 데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한 면할 수 있다.

긍·부정 공직자 인물상 10가지

다음은 공직사회에서 바람직한 인물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인물상 10가지를 소개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10가지 인물상은 공직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의 특성을 종합해 그 유형별로 분류해 본 것이다.

첫째, ‘돌쇠형’, 원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맡은 일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완결 짓는 인물을 말한다.

둘째, ‘외유내강형’, 겉으로 보기에는 성품이 부드럽고 친화력이 있으나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강하게 밀어붙이는 인물을 말한다.

셋째, ‘선비형’, 공사 구분이 명확하고, 직언을 마다하지 않으며 소신 있게 일을 추진하는 인물을 말한다.

넷째, ‘해결사형’,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남에게 미루지 않고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인물을 말한다.

다섯째, ‘외교관형’, 처신이 유연하며 냉철한 사고와 판단력으로 일을 성취하는 인물을 말한다.

여섯째, ‘마당발형’,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대외협력에 뛰어난 인물을 주로 말한다.

일곱째, ‘장수형’, 호방한 성격으로 업무 추진 시 큰 방향만을 결정,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여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물을 말한다.

여덟째, ‘화합형’,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포용력이 있어 부하직원들이 많이 따르는 인물을 말한다.

아홉째, ‘전략가형’, 상황 판단력과 분석능력이 뛰어나 현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안을 제시하는 인물을 말한다.

열째, ‘카리스마형’, 선이 굵은 보스형으로 스스로 모범을 보이면서 문제해결에 솔선하는 인물을 말한다.

반면, 공직자의 부정적 인물상 10가지 유형도 있다.

첫째, ‘갈대형’, 겉보기는 크고 튼튼해 보이나 유약한 성격으로 결단력이 부족하고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는 인물을 말한다.

둘째, ‘오리발형’, 책임질 일은 남에게 미루며 생색내기 좋은 일에만 매달리는 인물을 말한다.

셋째, ‘꼴뚜기형’, 능력은 없으면서 격에 맞지 않게 권위주의적 처신으로 직원들의 신뢰가 없는 인물을 말한다.

넷째, ‘사마귀형’,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여 물러설 줄 모르며, 남을 자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인물을 말한다.

다섯째, ‘빈대형’, 남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빈대처럼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서 직위를 유지하는 인물을 말한다.

여섯째, ‘속빈강정형’, 과시적 성격의 소유자로 업무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으로 일에 임하나 실속이 별로 없는 인물을 말한다.

일곱째, ‘진드기형’, 한번 달라붙으면 떨어지지 않고 괴롭히는 진드기처럼 조직 내에서 남을 고려하지 않는 직설적이고 다혈적인 성격으로 남의 약점을 파고드는 인물을 말한다.

여덟째, ‘혈통주의형’, 개인의 내면적 능력보다는 지연이나 학연에 의존하는 인물을 말한다.

아홉째, ‘수양버들형’, 중심이 없고 소신이 부족하여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부하직원들의 불만을 유발하는 인물을 말한다.

열째, ‘해바라기형’, 상사들의 의중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처세에 치중하는 인물을 말한다.

공직을 망치는 10가지 유형

다음은 윤은기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이 ‘2011년 제4기 국가전략세미나’에서 강의한 내용 중에 매우 인상 깊었던 ‘공직을 망치는 10가지 유형’이다.

첫째, ‘달팽이형’, 고성능 더듬이로 더듬더듬 거리기만 할 뿐 매사에 느리다.

둘째, ‘꽃게형’, 남의 발목 잡기에만 신경을 쓴다.

셋째, ‘독수리형’, 높은 곳에서 관망하며 책임질 일은 하지 않는다.

넷째, ‘하이에나형’, 이권개입에 몰두하며 싸돌아다닌다.

다섯째, ‘두더지형’, 아는 게 별로 없어 숨어서 다닌다.

여섯째, ‘까마귀형’, 반복되는 비리를 금방 잊어버리고 무감각해진다.

일곱째, ‘거북이형’, 장수만세를 외치며 퇴직 때까지 목만 지킨다.

여덟째, ‘공작새형’, 힘들고 궂은일은 하지 않는 귀족 스타일이다.

아홉째, ‘코끼리형’,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성과가 없다.

열째, ‘반달곰형’, 정권 전반기에는 활발했다가 후반기에 가면 동면한다.

앞에서 사례를 들은 여러 공직자의 유형처럼 공직사회를 새롭고 건강하게 이끌고 있는 공직자들이 있는 반면에 공직사회를 병들고 망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에게 최상의 공직자에 대해 말해 보라 한다면, “신상이나 재산문제에 아무런 흠결이 없고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들로부터 여론이 매우 호의적이며, 포용력이 크고 호방한 성격에 리더십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있어 적극적인 자세로 매사 업무처리에 솔선수범하는 인물”이라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주변에서 자신을 어떤 인물로 바라보고 있는지 스스로 한번 돌아보자.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 본인의 성격과 배경에 어울리는 바람직한 인물상을 만들어 나가자. 그리하면 머지않아 최정상의 공직자로 우뚝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