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올림픽ㆍ월드컵 독점중계권 구매 당시 사장 친필서명 합의서 효력 스스로 부인
⊙ “SBS, 스포츠마케팅 시장 장악 위해 IB스포츠 이용했다” (IB스포츠 이희진 사장)
⊙ SBS는 현재 KBSㆍMBC와 ‘위약 시 600억원 배상’ 강제력 가진 중계카르텔 구성
⊙ 계약 당시엔 이중플레이, 지금은 ‘지상파 방송사 간 성실합의’…두 얼굴의 SBS
⊙ “SBS, 스포츠마케팅 시장 장악 위해 IB스포츠 이용했다” (IB스포츠 이희진 사장)
⊙ SBS는 현재 KBSㆍMBC와 ‘위약 시 600억원 배상’ 강제력 가진 중계카르텔 구성
⊙ 계약 당시엔 이중플레이, 지금은 ‘지상파 방송사 간 성실합의’…두 얼굴의 SBS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독점중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SBS가 올 하반기에도 이와 관련해 줄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SBS의 독점중계 계약 당시 파트너로, 계약을 도와주는 대신 중계권의 일부 권리를 받아가기로 합의했던 IB스포츠가 “SBS는 2006년 IB스포츠와 맺은 합의 내용을 이행하라”며 민사소송은 물론 SBS 고위관계자들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 민사소송은 최후변론일(5월 3일)을 앞두고 있으며, IB스포츠는 윤세영 SBS 명예회장과 안국정 SBS 전 사장 등에 대한 소송을 6월께 진행할 예정이다. IB스포츠 이희진 사장은 “SBS는 애초부터 다른 의도로 IB스포츠를 이용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6년, SBS-IB스포츠 대표 합의서에 친필서명
문제는 2006년 5월 독점계약 당시 SBS와 IB스포츠가 맺었던 비밀합의에서 비롯됐다. 관계자들의 증언을 빌려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보면 이렇다.
IB스포츠는 2004년 설립된 신생 스포츠마케팅사로 MLB(美 메이저리그 야구) 독점중계권을 따내면서 국내 스포츠미디어업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IB스포츠는 스포츠콘텐츠를 구입하고 판매하는 것이 핵심사업으로, 스포츠경기를 진행하는 협회(IOC와 FIFA ,한국프로야구협회 등)로부터 사들여 방송사에 판매하는 것이 주 업무다. IB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외에도 AFC(아시아축구연맹), 이종격투기, KBL(프로농구연맹) 등의 독점중계권을 사들였다. 신생사인 IB스포츠가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은 KBS영상사업단(현 KBS미디어)에서 수년간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이희진 사장의 인맥 및 노하우와 모회사인 IB(인터불고)그룹의 재정적 뒷받침 때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2006년 봄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2010~2016년 올림픽 중계권 판매를 시작하자 국내에서는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 3사로 구성된 코리아풀 등이 계약을 따내려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SBS와 IB스포츠가 협력을 하기로 했다. SBS는 코리아풀에 속해 있었지만 독점에 욕심이 있었고, IB스포츠는 판매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국과의 협력이 이점이 크다고 판단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 IB스포츠 이희진 사장은 “SBS 측에서 IB스포츠를 찾아왔다”며 “SBS가 여러 가지 이유로 단독중계 협상을 진행해 보고자 했는데, 국제스포츠중계권 구매경험이 많은 IB스포츠와 손잡지 않고는 단독중계권을 따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우리에게 협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는 올림픽 중계권과 함께 같은 해 하반기 FIFA에서 판매가 예정된 월드컵(2010, 2014) 중계권까지 함께 구매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다. 당시 합의는 IB스포츠 이희진 사장과 SBS 안국정 당시 사장의 친필사인으로 체결됐다. 한 달여에 걸쳐 수정을 거듭했던 이 합의는 보안을 유지하는 비밀합의로 추진됐으며 협력 분야와 방법, 조건과 비용, 손해배상에 이르기까지 4페이지에 걸쳐 꼼꼼하게 작성됐다.
결국 중계권은 코리아풀과 SBS-IB스포츠 컨소시엄 중 더 높은 금액을 써 낸 SBS-IB에 돌아갔다. 그러나 IOCㆍFIFA로부터 올림픽ㆍ월드컵 중계권을 사들인 주체는 (주)SBS가 아닌 SBS인터내셔널이었다. SBS인터내셔널은 미국 LA에 위치한 당시 SBS 계열사다. 현재는 SBS가 지주회사로 조직개편된 이후 (주)SBS와는 관계사가 됐다. SBS인터내셔널이 계약을 한 이유는 한국회사와 계약할 때보다 미국회사와 계약 시 주어지는 절세혜택이 컸고, SBS가 KBSㆍMBC와 맺은 ‘코리아풀’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합의에 따르면 IB스포츠가 기존의 스포츠마케팅 노하우와 인맥 등을 이용해 SBS가 독점중계권을 획득하도록 하고, IB스포츠는 방송협찬권(협찬광고의 판매 등)과 타 미디어 재판매 권리 일부분을 갖고,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SBS, 왜 이중플레이를?
SBS는 타 방송사와 코리아풀을 구성해 놓고, IB스포츠와 단독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합의하는 ‘이중플레이’를 한 것이다. SBS 측은 이에 대해 “심도 있는 중계 및 불필요한 자본유출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SBS가 2006년 중계권 입찰을 앞두고 KBSㆍMBC와 함께 <지상파 방송 3사는 올림픽과 월드컵 방송권 협상 창구를 단일화하고, 방송권과 관련한 어떠한 개별 접촉도 하지 않는다>는 코리아풀 합의문에 서명한 것은 5월 30일, IB스포츠와 합의문을 작성하고 서명한 것은 5월 8일이다.
SBS가 IOC와 FIFA에 코리아풀보다 높은 금액으로 응찰한 것은 6월 15일이다. SBS는 같은 해 8월 독점중계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KBS와 MBC는 SBS를 맹비난했다. SBS가 코리아풀을 떠나 IB스포츠와 손을 잡은 것으로 결론지어졌기 때문이다.
KBS와 MBC 측은 SBS가 표면적으로는 코리아풀에 합세해 코리아풀 입찰금액을 알아낸 후, 뒤로는 IB스포츠와 함께 이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 낙찰받는 ‘부도덕한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SBS와 IB스포츠 합의문의 내용 중 핵심은 이렇다. <계약주체와 모든 권리가 귀속되는 주체는 SBS이며, IB는 모든 확보 대회에 대한 방영권 일부에 대해 판매권을 행사하기로 하며, 확보 대회에 대한 방송협찬 등을 망라한 마케팅권리 일체를 독점적으로 행사한다.> 합의문에서는 IB가 판매 수수료(70% 이내)와 부가사업 매출의 수수료(30% 이내)를 갖기로 돼 있다. 계약당사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상대방에 손해를 입힌 경우 이를 배상한다는 항목 역시 포함돼 있다.
그러나 SBS와 IB스포츠의 합의는 첫 단추부터 채워지지 못했다. SBS 독점계약의 첫 이벤트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땄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IB스포츠는 2009년 하반기부터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SBS에 협찬과 재판매 권리를 요구했으나 안국정 사장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사장이 바뀐 SBS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IB스포츠에 가야 할 권리는 SBS 관계사인 SBS플러스로 갔다.
결국 IB스포츠는 월드컵 직전 법원에 SBS의 중계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다. SBS가 독점중계하며 IB스포츠에 일부 권리를 주기로 한 애초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SBS 측은 “계약의 주체는 SBS가 아닌 SBS인터내셔널인 만큼 SBS가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니며, 합의문 역시 이사회 결의가 없는 대표의 서명뿐인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계약서의 법적 효력은 인정하나, 방송국의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당사자들 사이에 계약 주요사항에 대한 개괄적 합의가 이뤄졌으며, 양측 합의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중략) SBS인터내셔널이지만 계약 주체를 SBS로 보아도 무방하며, 완결된 계약은 아니지만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나타나 있다. <단 SBS의 독자적인 영업권한이 상실되지 않았고 월드컵이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점>을 들어 중계금지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현재 IB스포츠는 (주)SBS를 상대로 120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금액은 애초 합의문에 따라 IB스포츠가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올릴 수 있었던 수익이다. 이 소송의 최후 변론일은 5월 3일로 정해졌다.
IB 측, “애초부터 다른 의도 있었다”
SBS에 소송을 제기한 IB스포츠의 이희진 사장을 강남구 신사동 IB스포츠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SBS는 애초부터 다른 의도를 갖고 우리 회사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희진 사장은 “2006년 당시 IB스포츠는 코리아풀과 중계권을 따내려는 경쟁관계였다”며 “그런데도 SBS가 IB스포츠와 협력한 이유는 독점은 하고 싶지만 IB와 손을 잡지 않고는 독점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SBS는 계약을 따낸 후로는 사장 친필 사인 계약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내부 불협화음과 방송법 개정 등을 이유로 기다려달라며 시간을 지체했고, 2008년 지주회사 설립 등 내부 조직변경 후 합의문의 효력을 부인하면서 IB스포츠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이다.
“SBS는 2010년 월드컵 방송을 제작, 중계하면서 IB스포츠에 가야 할 방송협찬권을 SBS플러스에 팔았습니다. 보통 협찬권은 위임이나 협력의 형태이지 판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SBS가 합의문 2조 4호(SBS는 IB의 사전 동의없이 자회사를 포함한 타 사업자와 어떠한 협약도 취하지 않으며 관련 용역을 IB스포츠 이외의 타 사업자에 의뢰하지 않는다)를 회피하기 위해 협찬권 판매라는 기이한 형태를 취하는 동시에 계열사끼리 특혜를 본 겁니다. 애초부터 관계사에 마케팅을 맡기기로 해놓고 우리를 이용만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SBS플러스는 SBS(주)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다.
그는 “SBS가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이익을 체계화, 최대화하기 위해 쓸데없는 10여 건의 소송 등 IB스포츠에 대한 압박과 훼방을 4년간 지속해 왔다”고 주장했다.
“IB스포츠가 원하는 것은 원래 계약대로 2012~2016년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IB스포츠의 영업활동을 보상받고 본래의 시장영향력을 되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SBS는 저희 같은 작은 회사를 짓밟고 국내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초 KBS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독점중계와 관련,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SBS를 움직이는 힘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SBS가) 한국 스포츠 콘텐츠를 좌지우지하기 위한 포석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희진 사장은 1심 판결 직후 SBS 관계자들을 형사고소할 방침이다. 그는 “SBS가 애초부터 IB스포츠와 상호협력할 생각 없이 이용만 할 생각이었고, 이는 명백한 사기인 만큼 사기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이다. “제가 알기로는 당시 SBS는 스포츠마케팅 분야에 대해 잘 아는 분이 별로 없었습니다. 단독으로 계약을 따오는 건 힘들었다는 얘깁니다. IB스포츠의 인맥과 노하우만 이용하고 내친 것이나 마찬가지죠. 상식적으로 IB스포츠에 권리를 주고 매출의 일부를 줄 만큼의 이용가치가 없다면 사장이 이런 합의문을 작성했겠습니까? 타 방송국 몰래 우리 쪽과 거래해 놓고 이제 와선 우리와 관계가 없다며 다시 다른 방송국들과 손을 잡다니, 법적으로 도의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그는 SBS라는 강자의 횡포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와 MBC가 소송을 걸고 방통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니 어쩔 수 없이 독점중계를 포기하면서, 힘없고 작은 회사인 IB스포츠의 정당한 주장은 아예 무시하고 있어요.”
IB스포츠가 소송에서 이기고 손해배상을 받게 된다면 IB스포츠는 합의문 내용에 따라 향후 2016년까지의 국제스포츠이벤트에서 SBS의 독점중계와 이에 따른 IB스포츠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중계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SBS 단독중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SBS, “합의일 뿐 계약서 아니다”
SBS 측은 소송 과정에서 “합의문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으며, 합의문을 보면 IB스포츠의 권리는 SBS가 (월드컵과 올림픽의) 국내방송권을 취득해야 발생하는데, SBS와 별개의 법인(SBS인터내셔널)이 방송권을 독자적으로 취득했으므로 합의 조건이 성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합의문의 내용상 효력은 합의의 주체인 (주)SBS가 중계권을 가져왔을 때만 발생한다는 논리다.
SBS는 “IB스포츠의 주장은 MOU를 정식계약서라고 주장하는 격”이라는 것이다. SBS 성회용 정책팀장의 설명이다. “IB스포츠가 제시하는 문건은 별도의 계약을 맺기로 합의한 문건이라고 봐야 합니다. 제목이 <계약서>가 아닌 <합의문>이지 않습니까. 내용을 보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여’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와요. 의견이 안 맞으면 계약을 안 하는 거죠. 정식 계약서가 아니라는 사실은 내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매출(합의문에서 SBS가 IB스포츠에 일임하기로 한 방송협찬권 판매)의 70%를 ‘브로커(IB스포츠를 의미)’가 가져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성 팀장은 “법원에서도 중계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작년에 이미 기각하지 않았느냐”며 “합의문 하나로 지속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IB스포츠 측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장이 직접 작성한 합의문을 이제 와서 아예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의적인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SBS 측은 “IB스포츠와의 문제는 사실 당시 실무선을 제외하고는 잘 모른다”는 입장이다. IB스포츠는 계약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SBS 스포츠기획단 조재옥 국장을 법정 증인으로 신청했고, 채택됐다. 조재옥 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IB스포츠와 소송이 진행 중이고, 증인으로 채택됐는데요.
“회사 방침에 따를 생각입니다.”
―당시 IB스포츠와 직접 연결하는 실무를 맡고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습니다.”
―2016년까지 SBS 독점중계가 계속됩니까.
“지상파 방송 3사가 회사 차원에서 공동중계에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BS가 계약 당시 지불했던 금액을 3사가 나누게 됩니까.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은 이미 독점중계했으니 빼고, 나머지를 3사가 나누는 식으로 정리될 것입니다.”
―올림픽은 현실적으로 공동중계가 낫겠지만, SBS가 월드컵을 독점중계할 의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회사 방침에 따라야겠지요. 제가 결정하거나 관여할 일은 아닙니다.”
양쪽 합의서에 모두 서명을 한 당사자인 안국정 전 SBS 사장(現 《동아일보》 방송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코리아풀은 복원됐나
SBS는 수많은 비난과 과징금, 소송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9월 방송 3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공동중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송 3사 협의 및 코리아풀 관련 회의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방송협회에 문의했다. 김윤택 정책실장은 “지상파 3사가 올 초 주요 국제경기 공동중계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과의 대화내용이다.
―코리아풀이 복원된 것인지.
“기존의 코리아풀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자 가칭 코리아스포츠협의회(KS)를 만들었습니다. 지상파 3사 사장이 올림픽과 월드컵 등 빅 이벤트를 공동으로 중계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한 상태입니다.”
―2016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은 SBS가 이미 독점계약을 끝냈는데요. 2016년 이후부터 공동중계한다는 뜻입니까.
“합의시점(2011년)부터 시작되는 모든 경기에 대해 3사가 합의한 것입니다.”
―SBS가 독점중계를 강행한다면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방송 3사 사장들이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합의했습니다.”
―방송 3사가 성실하게 합의했다면, 향후 신생 종합편성채널이나 뉴스채널은 중계하지 못하게 됩니까. 견제할 가능성은 없는지요.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을 것입니다. 기존 방송국들이 카르텔을 만들 가능성도 있고, 신생 채널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지요.”
지상파 3사, “3자합의 어기면 600억원 물어내야”
KS의 간사인 KBS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방송 3사가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국부유출과 시청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든 협의체가 KS”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3사가 국제스포츠이벤트를 독점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요.
“독점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필요 없는 비용소모를 줄이고 시청자의 보편적 접근권을 보호하는 것이 취지입니다. 3사 간 합의가 된다면 종편과 뉴스채널에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2016년까지 SBS가 독점계약한 경기는 어떻게 됩니까.
“향후 경기에 대해 SBS가 계약한 금액을 KBS:MBC:SBS가 올림픽 4:3:3, 월드컵 1:1:1로 나눌 예정입니다.”
―SBS가 IB스포츠와 송사에 얽혀 있는데요. 금액이 100억원이 넘습니다. 이것도 나누게 됩니까.
“이미 SBS가 단독중계한 밴쿠버와 남아공에 관련된 일이니까 그건 아니지요.”
―SBS가 스포츠마케팅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실무 대행사도 SBS 쪽 아닙니까.
“2016년까지는 SBS가 계약해 온 것이니 그들에게 일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방송 3사가 견고하게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길 경우 페널티(penalty·벌)가 있습니까.
“지난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코리아풀 파기로 방송국 및 시청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기 때문에, KS는 페널티 조항을 강하게 규정했습니다. 위반하는 방송사는 다른 2개사에 각 300억원을 배상하는 것으로요.”
2016년까지 주도권은 SBS에
KBS 박영문 국장의 말대로 2016년까지의 중계권은 SBS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상파 3사는 일단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3사는 원만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한 스포츠방송 관계자는 “KBS와 MBC는 IB스포츠의 손해배상 청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IB스포츠가 손해배상으로 요구하는 120억원은 안되더라도 수십억 원을 물어내야 하면 SBS가 그 금액까지 분담하자고 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SBS 측은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KBS와 MBC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손해배상 금액이 결정된 후 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겁니다.”
실제로 SBS 관계자는 “IB스포츠에 대한 손해배상 비용이 중계권 분배금액에 해당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해당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KBS와 MBC가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스포츠방송국 관계자는 “양쪽이 협상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3사가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이전처럼 똑같이 중계하는 데 합의했다고 볼 순 없어요. 독점중계를 놓고 KBSㆍMBC와 SBS는 앙금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았지요. 어차피 2016년까지 코리아풀의 열쇠는 SBS가 쥐고 있으니까 SBS 측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까요. 다른 건 양보하더라도 월드컵은 독점중계를 원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또 SBS가 향후 시장전망이 밝은 스포츠마케팅업계 진출을 위해 독점중계권을 이용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간다고도 하고요.”
‘SBS가 스포츠마케팅 시장 장악을 위해 IB스포츠를 이용만 하고 내쳤다’는 이희진 사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스포츠마케팅은 그만큼 ‘파계(破契)’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실제로 향후 스포츠중계권을 비롯한 스포츠마케팅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김윤택 정책실장의 이야기다. “스포츠중계권 가격은 나날이 치솟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 안으로 1~2개사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거예요. 어느 나라도 독점중계권을 구입해 가는 곳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스포츠마케팅 시장은 엄청난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누구라도 욕심낼 만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2016년까지의 독점권을 이미 확보한 경우라면 적어도 그때까지 어떤 방법으로든 최대한 실익을 취하려 하지 않겠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실장은 “올림픽은 IOC정신에 따라 다소 제약이 있겠지만, 월드컵 같은 상업적인 이벤트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남 성신여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중계권 확보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년 전부터 미디어환경 급변에 따라 중계권 확보 경쟁이 유례없이 치열해졌고, 지상파 방송사끼리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와중에 IB스포츠 같은 스포츠마케팅업체가 성공을 거두면서 방송국들에 스포츠중계권은 사활을 건 전쟁이 되기 시작했죠. 또 중계권은 기존의 중계 권리뿐만이 아니라 뉴미디어 환경에 새로 나타나는 매체에 대한 판매권까지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IB스포츠를 제외하면 뚜렷하게 눈에 띄는 전문업체가 없는데, 이 시장을 잡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한편 2016년 이후의 중계권시장은 어떻게 될까. KS를 제외한 다른 업체 또는 방송컨소시엄이 중계권 시장에서 KS와 경쟁, 중계권을 따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는 “현 추세로 본다면 2016년 이후에는 중계권이 천문학적 액수에 이를 수도 있다”며 “지상파방송국 아닌 다른 업체나 컨소시엄이 중계권을 따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양쪽 모두 항소 예정, 긴 싸움 예고
SBS와 IB스포츠의 소송 결과는 어떻게 될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양쪽 다 항소에 나서 장기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에는 두 가지의 ‘합의’가 등장한다. SBS-IB스포츠의 합의와 지상파 3사의 합의다. SBS와 IB스포츠의 합의문 초입에는고 기록돼 있다. 지상파 3사는 그들의 중계 독점권 보호를 위해 ‘방송 3사의 성실한 합의’를 주장하고 있다. SBS는 ‘신의성실’은 버렸고, ‘성실’은 찾은 것이다.⊙
SBS의 독점중계 계약 당시 파트너로, 계약을 도와주는 대신 중계권의 일부 권리를 받아가기로 합의했던 IB스포츠가 “SBS는 2006년 IB스포츠와 맺은 합의 내용을 이행하라”며 민사소송은 물론 SBS 고위관계자들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 민사소송은 최후변론일(5월 3일)을 앞두고 있으며, IB스포츠는 윤세영 SBS 명예회장과 안국정 SBS 전 사장 등에 대한 소송을 6월께 진행할 예정이다. IB스포츠 이희진 사장은 “SBS는 애초부터 다른 의도로 IB스포츠를 이용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6년, SBS-IB스포츠 대표 합의서에 친필서명
문제는 2006년 5월 독점계약 당시 SBS와 IB스포츠가 맺었던 비밀합의에서 비롯됐다. 관계자들의 증언을 빌려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보면 이렇다.
IB스포츠는 2004년 설립된 신생 스포츠마케팅사로 MLB(美 메이저리그 야구) 독점중계권을 따내면서 국내 스포츠미디어업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IB스포츠는 스포츠콘텐츠를 구입하고 판매하는 것이 핵심사업으로, 스포츠경기를 진행하는 협회(IOC와 FIFA ,한국프로야구협회 등)로부터 사들여 방송사에 판매하는 것이 주 업무다. IB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외에도 AFC(아시아축구연맹), 이종격투기, KBL(프로농구연맹) 등의 독점중계권을 사들였다. 신생사인 IB스포츠가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은 KBS영상사업단(현 KBS미디어)에서 수년간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이희진 사장의 인맥 및 노하우와 모회사인 IB(인터불고)그룹의 재정적 뒷받침 때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2006년 봄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2010~2016년 올림픽 중계권 판매를 시작하자 국내에서는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 3사로 구성된 코리아풀 등이 계약을 따내려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SBS와 IB스포츠가 협력을 하기로 했다. SBS는 코리아풀에 속해 있었지만 독점에 욕심이 있었고, IB스포츠는 판매채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국과의 협력이 이점이 크다고 판단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 IB스포츠 이희진 사장은 “SBS 측에서 IB스포츠를 찾아왔다”며 “SBS가 여러 가지 이유로 단독중계 협상을 진행해 보고자 했는데, 국제스포츠중계권 구매경험이 많은 IB스포츠와 손잡지 않고는 단독중계권을 따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우리에게 협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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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5월 SBS는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 구매를 위해 KBS, MBC와 코리아풀을 구성하기로 합의하며 한편으로는 IB스포츠와 독점구매를 위한 합의를 거의 동시에 맺었다. |
결국 중계권은 코리아풀과 SBS-IB스포츠 컨소시엄 중 더 높은 금액을 써 낸 SBS-IB에 돌아갔다. 그러나 IOCㆍFIFA로부터 올림픽ㆍ월드컵 중계권을 사들인 주체는 (주)SBS가 아닌 SBS인터내셔널이었다. SBS인터내셔널은 미국 LA에 위치한 당시 SBS 계열사다. 현재는 SBS가 지주회사로 조직개편된 이후 (주)SBS와는 관계사가 됐다. SBS인터내셔널이 계약을 한 이유는 한국회사와 계약할 때보다 미국회사와 계약 시 주어지는 절세혜택이 컸고, SBS가 KBSㆍMBC와 맺은 ‘코리아풀’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합의에 따르면 IB스포츠가 기존의 스포츠마케팅 노하우와 인맥 등을 이용해 SBS가 독점중계권을 획득하도록 하고, IB스포츠는 방송협찬권(협찬광고의 판매 등)과 타 미디어 재판매 권리 일부분을 갖고,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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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단독중계하면서 ‘보편적 접근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사진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프레스센터 모습. |
SBS, 왜 이중플레이를?
SBS는 타 방송사와 코리아풀을 구성해 놓고, IB스포츠와 단독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합의하는 ‘이중플레이’를 한 것이다. SBS 측은 이에 대해 “심도 있는 중계 및 불필요한 자본유출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SBS가 2006년 중계권 입찰을 앞두고 KBSㆍMBC와 함께 <지상파 방송 3사는 올림픽과 월드컵 방송권 협상 창구를 단일화하고, 방송권과 관련한 어떠한 개별 접촉도 하지 않는다>는 코리아풀 합의문에 서명한 것은 5월 30일, IB스포츠와 합의문을 작성하고 서명한 것은 5월 8일이다.
SBS가 IOC와 FIFA에 코리아풀보다 높은 금액으로 응찰한 것은 6월 15일이다. SBS는 같은 해 8월 독점중계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KBS와 MBC는 SBS를 맹비난했다. SBS가 코리아풀을 떠나 IB스포츠와 손을 잡은 것으로 결론지어졌기 때문이다.
KBS와 MBC 측은 SBS가 표면적으로는 코리아풀에 합세해 코리아풀 입찰금액을 알아낸 후, 뒤로는 IB스포츠와 함께 이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 낙찰받는 ‘부도덕한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SBS와 IB스포츠 합의문의 내용 중 핵심은 이렇다. <계약주체와 모든 권리가 귀속되는 주체는 SBS이며, IB는 모든 확보 대회에 대한 방영권 일부에 대해 판매권을 행사하기로 하며, 확보 대회에 대한 방송협찬 등을 망라한 마케팅권리 일체를 독점적으로 행사한다.> 합의문에서는 IB가 판매 수수료(70% 이내)와 부가사업 매출의 수수료(30% 이내)를 갖기로 돼 있다. 계약당사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합의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상대방에 손해를 입힌 경우 이를 배상한다는 항목 역시 포함돼 있다.
그러나 SBS와 IB스포츠의 합의는 첫 단추부터 채워지지 못했다. SBS 독점계약의 첫 이벤트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땄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IB스포츠는 2009년 하반기부터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SBS에 협찬과 재판매 권리를 요구했으나 안국정 사장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사장이 바뀐 SBS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IB스포츠에 가야 할 권리는 SBS 관계사인 SBS플러스로 갔다.
결국 IB스포츠는 월드컵 직전 법원에 SBS의 중계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다. SBS가 독점중계하며 IB스포츠에 일부 권리를 주기로 한 애초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SBS 측은 “계약의 주체는 SBS가 아닌 SBS인터내셔널인 만큼 SBS가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니며, 합의문 역시 이사회 결의가 없는 대표의 서명뿐인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계약서의 법적 효력은 인정하나, 방송국의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당사자들 사이에 계약 주요사항에 대한 개괄적 합의가 이뤄졌으며, 양측 합의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중략) SBS인터내셔널이지만 계약 주체를 SBS로 보아도 무방하며, 완결된 계약은 아니지만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나타나 있다. <단 SBS의 독자적인 영업권한이 상실되지 않았고 월드컵이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점>을 들어 중계금지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현재 IB스포츠는 (주)SBS를 상대로 120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금액은 애초 합의문에 따라 IB스포츠가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올릴 수 있었던 수익이다. 이 소송의 최후 변론일은 5월 3일로 정해졌다.
IB 측, “애초부터 다른 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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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가 2010 남아공월드컵을 단독중계하기로 하자 KBS는 기자회견을 열고 SBS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이희진 사장은 “2006년 당시 IB스포츠는 코리아풀과 중계권을 따내려는 경쟁관계였다”며 “그런데도 SBS가 IB스포츠와 협력한 이유는 독점은 하고 싶지만 IB와 손을 잡지 않고는 독점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SBS는 계약을 따낸 후로는 사장 친필 사인 계약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내부 불협화음과 방송법 개정 등을 이유로 기다려달라며 시간을 지체했고, 2008년 지주회사 설립 등 내부 조직변경 후 합의문의 효력을 부인하면서 IB스포츠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이다.
“SBS는 2010년 월드컵 방송을 제작, 중계하면서 IB스포츠에 가야 할 방송협찬권을 SBS플러스에 팔았습니다. 보통 협찬권은 위임이나 협력의 형태이지 판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SBS가 합의문 2조 4호(SBS는 IB의 사전 동의없이 자회사를 포함한 타 사업자와 어떠한 협약도 취하지 않으며 관련 용역을 IB스포츠 이외의 타 사업자에 의뢰하지 않는다)를 회피하기 위해 협찬권 판매라는 기이한 형태를 취하는 동시에 계열사끼리 특혜를 본 겁니다. 애초부터 관계사에 마케팅을 맡기기로 해놓고 우리를 이용만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SBS플러스는 SBS(주)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다.
그는 “SBS가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이익을 체계화, 최대화하기 위해 쓸데없는 10여 건의 소송 등 IB스포츠에 대한 압박과 훼방을 4년간 지속해 왔다”고 주장했다.
“IB스포츠가 원하는 것은 원래 계약대로 2012~2016년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IB스포츠의 영업활동을 보상받고 본래의 시장영향력을 되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SBS는 저희 같은 작은 회사를 짓밟고 국내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초 KBS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독점중계와 관련,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SBS를 움직이는 힘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며 “(SBS가) 한국 스포츠 콘텐츠를 좌지우지하기 위한 포석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희진 사장은 1심 판결 직후 SBS 관계자들을 형사고소할 방침이다. 그는 “SBS가 애초부터 IB스포츠와 상호협력할 생각 없이 이용만 할 생각이었고, 이는 명백한 사기인 만큼 사기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이다. “제가 알기로는 당시 SBS는 스포츠마케팅 분야에 대해 잘 아는 분이 별로 없었습니다. 단독으로 계약을 따오는 건 힘들었다는 얘깁니다. IB스포츠의 인맥과 노하우만 이용하고 내친 것이나 마찬가지죠. 상식적으로 IB스포츠에 권리를 주고 매출의 일부를 줄 만큼의 이용가치가 없다면 사장이 이런 합의문을 작성했겠습니까? 타 방송국 몰래 우리 쪽과 거래해 놓고 이제 와선 우리와 관계가 없다며 다시 다른 방송국들과 손을 잡다니, 법적으로 도의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그는 SBS라는 강자의 횡포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와 MBC가 소송을 걸고 방통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니 어쩔 수 없이 독점중계를 포기하면서, 힘없고 작은 회사인 IB스포츠의 정당한 주장은 아예 무시하고 있어요.”
IB스포츠가 소송에서 이기고 손해배상을 받게 된다면 IB스포츠는 합의문 내용에 따라 향후 2016년까지의 국제스포츠이벤트에서 SBS의 독점중계와 이에 따른 IB스포츠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중계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SBS 단독중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 ▣ 코리아풀이란 KBSㆍMBCㆍSBS 지상파 방송 3사가 해외 스포츠 중계권 계약을 위해 공동구성하는 협의체.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주요 국제경기의 중계권은 이를 주최하는 협회(IOC와 FIFA 등)가 판매하는데, 각국의 스포츠마케팅업체나 방송국 등에 가격경쟁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이에 국내 지상파 방송 3사가 불필요한 경쟁과 외화유출, 소모전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내 중계권을 따내 공동중계하기로 합의한 것이 코리아풀이다. 한국방송협회가 1976년부터 합동방송단을 운영해 온 것이 그 시초이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코리아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코리아풀은 강제적ㆍ지속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기보다는 중계권 구매 시점에 운영되는 방식이다. 3사 합의하에 실무진을 구성하고, 이 실무진이 중계권 계약을 담당한다. 물론 IOC나 FIFA는 코리아풀보다 높은 가격을 써 내는 한국업체가 있으면 한국 중계권을 그 업체에 판매하게 된다. 2006년 SBS의 독점계약 논쟁 이후 코리아풀은 사실상 없어졌으며, 스포츠경기 공동중계와 관련한 사항은 방송국 관계자들이 구성하는 코리아스포츠협의회(가칭)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지상파 3개 방송사가 잠정합의한 상태다. |
SBS, “합의일 뿐 계약서 아니다”
SBS 측은 소송 과정에서 “합의문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으며, 합의문을 보면 IB스포츠의 권리는 SBS가 (월드컵과 올림픽의) 국내방송권을 취득해야 발생하는데, SBS와 별개의 법인(SBS인터내셔널)이 방송권을 독자적으로 취득했으므로 합의 조건이 성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합의문의 내용상 효력은 합의의 주체인 (주)SBS가 중계권을 가져왔을 때만 발생한다는 논리다.
SBS는 “IB스포츠의 주장은 MOU를 정식계약서라고 주장하는 격”이라는 것이다. SBS 성회용 정책팀장의 설명이다. “IB스포츠가 제시하는 문건은 별도의 계약을 맺기로 합의한 문건이라고 봐야 합니다. 제목이 <계약서>가 아닌 <합의문>이지 않습니까. 내용을 보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여’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와요. 의견이 안 맞으면 계약을 안 하는 거죠. 정식 계약서가 아니라는 사실은 내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매출(합의문에서 SBS가 IB스포츠에 일임하기로 한 방송협찬권 판매)의 70%를 ‘브로커(IB스포츠를 의미)’가 가져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성 팀장은 “법원에서도 중계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작년에 이미 기각하지 않았느냐”며 “합의문 하나로 지속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IB스포츠 측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장이 직접 작성한 합의문을 이제 와서 아예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의적인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SBS 측은 “IB스포츠와의 문제는 사실 당시 실무선을 제외하고는 잘 모른다”는 입장이다. IB스포츠는 계약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SBS 스포츠기획단 조재옥 국장을 법정 증인으로 신청했고, 채택됐다. 조재옥 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IB스포츠와 소송이 진행 중이고, 증인으로 채택됐는데요.
“회사 방침에 따를 생각입니다.”
―당시 IB스포츠와 직접 연결하는 실무를 맡고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습니다.”
―2016년까지 SBS 독점중계가 계속됩니까.
“지상파 방송 3사가 회사 차원에서 공동중계에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BS가 계약 당시 지불했던 금액을 3사가 나누게 됩니까.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은 이미 독점중계했으니 빼고, 나머지를 3사가 나누는 식으로 정리될 것입니다.”
―올림픽은 현실적으로 공동중계가 낫겠지만, SBS가 월드컵을 독점중계할 의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회사 방침에 따라야겠지요. 제가 결정하거나 관여할 일은 아닙니다.”
양쪽 합의서에 모두 서명을 한 당사자인 안국정 전 SBS 사장(現 《동아일보》 방송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 IB스포츠는 어떤 회사? IB스포츠는 2004년 설립된 스포츠마케팅회사로, 국내외 스포츠 중계권 판매, 국제스포츠행사 유치 및 컨설팅, 스포츠스타 매니지먼트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설립 직후인 2005년부터 메이저리그 야구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경기와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축구협회(KFA), 한국여자골프협회(KLPGA) 방송권 및 스폰서십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IB스포츠는 사들인 방송권을 지상파와 케이블, DMB 방송 등에 판매해 수익을 올렸다. 특히 박찬호가 맹활약하던 시기인 2005년에 2008년까지의 MLB 국내중계권을 독점계약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을 당황케 했다. 방송사들은 방송채널이 없는 IB스포츠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을 내려 중계권을 판매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IB스포츠는 케이블방송사 썬티브이를 설립, 채널 ‘엑스포츠(Xports)’를 만들어 직접 중계에 나섰고 스포츠팬들로부터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썬티브이는 케이블업체로서는 엄청난 액수인 월 수십억 원의 광고매출을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2006년 거래소에 상장한 이후에는 스타매니지먼트사업에도 뛰어들어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를 발굴, 세계적인 스타로 키웠다. 이후 추성훈, 배상문, 기성용, 정대세 등 주요 스포츠선수에 대한 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현재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가 IB스포츠 소속이다. 연매출은 430억원(지난해 기준)이며 시가총액은 400억원 정도다. 스포츠마케팅 분야에서는 국내 1위, 아시아 3위의 업체다. IB스포츠의 모기업인 IB(인터불고) 그룹은 14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자산은 1조원대다. |
코리아풀은 복원됐나
SBS는 수많은 비난과 과징금, 소송에 시달리면서 지난해 9월 방송 3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공동중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송 3사 협의 및 코리아풀 관련 회의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방송협회에 문의했다. 김윤택 정책실장은 “지상파 3사가 올 초 주요 국제경기 공동중계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과의 대화내용이다.
―코리아풀이 복원된 것인지.
“기존의 코리아풀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자 가칭 코리아스포츠협의회(KS)를 만들었습니다. 지상파 3사 사장이 올림픽과 월드컵 등 빅 이벤트를 공동으로 중계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한 상태입니다.”
―2016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은 SBS가 이미 독점계약을 끝냈는데요. 2016년 이후부터 공동중계한다는 뜻입니까.
“합의시점(2011년)부터 시작되는 모든 경기에 대해 3사가 합의한 것입니다.”
―SBS가 독점중계를 강행한다면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방송 3사 사장들이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합의했습니다.”
―방송 3사가 성실하게 합의했다면, 향후 신생 종합편성채널이나 뉴스채널은 중계하지 못하게 됩니까. 견제할 가능성은 없는지요.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을 것입니다. 기존 방송국들이 카르텔을 만들 가능성도 있고, 신생 채널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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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9년 7월 IB스포츠 이희진 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통신 3사 대표단과 함께 IPTV 전용 스포츠채널을 선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
지상파 3사, “3자합의 어기면 600억원 물어내야”
KS의 간사인 KBS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방송 3사가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국부유출과 시청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든 협의체가 KS”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3사가 국제스포츠이벤트를 독점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요.
“독점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필요 없는 비용소모를 줄이고 시청자의 보편적 접근권을 보호하는 것이 취지입니다. 3사 간 합의가 된다면 종편과 뉴스채널에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2016년까지 SBS가 독점계약한 경기는 어떻게 됩니까.
“향후 경기에 대해 SBS가 계약한 금액을 KBS:MBC:SBS가 올림픽 4:3:3, 월드컵 1:1:1로 나눌 예정입니다.”
―SBS가 IB스포츠와 송사에 얽혀 있는데요. 금액이 100억원이 넘습니다. 이것도 나누게 됩니까.
“이미 SBS가 단독중계한 밴쿠버와 남아공에 관련된 일이니까 그건 아니지요.”
―SBS가 스포츠마케팅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실무 대행사도 SBS 쪽 아닙니까.
“2016년까지는 SBS가 계약해 온 것이니 그들에게 일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방송 3사가 견고하게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길 경우 페널티(penalty·벌)가 있습니까.
“지난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코리아풀 파기로 방송국 및 시청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기 때문에, KS는 페널티 조항을 강하게 규정했습니다. 위반하는 방송사는 다른 2개사에 각 300억원을 배상하는 것으로요.”
2016년까지 주도권은 SBS에
KBS 박영문 국장의 말대로 2016년까지의 중계권은 SBS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상파 3사는 일단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3사는 원만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한 스포츠방송 관계자는 “KBS와 MBC는 IB스포츠의 손해배상 청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IB스포츠가 손해배상으로 요구하는 120억원은 안되더라도 수십억 원을 물어내야 하면 SBS가 그 금액까지 분담하자고 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SBS 측은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KBS와 MBC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손해배상 금액이 결정된 후 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겁니다.”
실제로 SBS 관계자는 “IB스포츠에 대한 손해배상 비용이 중계권 분배금액에 해당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해당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KBS와 MBC가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스포츠방송국 관계자는 “양쪽이 협상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3사가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이전처럼 똑같이 중계하는 데 합의했다고 볼 순 없어요. 독점중계를 놓고 KBSㆍMBC와 SBS는 앙금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았지요. 어차피 2016년까지 코리아풀의 열쇠는 SBS가 쥐고 있으니까 SBS 측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까요. 다른 건 양보하더라도 월드컵은 독점중계를 원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또 SBS가 향후 시장전망이 밝은 스포츠마케팅업계 진출을 위해 독점중계권을 이용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간다고도 하고요.”
‘SBS가 스포츠마케팅 시장 장악을 위해 IB스포츠를 이용만 하고 내쳤다’는 이희진 사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스포츠마케팅은 그만큼 ‘파계(破契)’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실제로 향후 스포츠중계권을 비롯한 스포츠마케팅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김윤택 정책실장의 이야기다. “스포츠중계권 가격은 나날이 치솟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 안으로 1~2개사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거예요. 어느 나라도 독점중계권을 구입해 가는 곳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스포츠마케팅 시장은 엄청난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누구라도 욕심낼 만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2016년까지의 독점권을 이미 확보한 경우라면 적어도 그때까지 어떤 방법으로든 최대한 실익을 취하려 하지 않겠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실장은 “올림픽은 IOC정신에 따라 다소 제약이 있겠지만, 월드컵 같은 상업적인 이벤트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남 성신여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중계권 확보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년 전부터 미디어환경 급변에 따라 중계권 확보 경쟁이 유례없이 치열해졌고, 지상파 방송사끼리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와중에 IB스포츠 같은 스포츠마케팅업체가 성공을 거두면서 방송국들에 스포츠중계권은 사활을 건 전쟁이 되기 시작했죠. 또 중계권은 기존의 중계 권리뿐만이 아니라 뉴미디어 환경에 새로 나타나는 매체에 대한 판매권까지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IB스포츠를 제외하면 뚜렷하게 눈에 띄는 전문업체가 없는데, 이 시장을 잡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한편 2016년 이후의 중계권시장은 어떻게 될까. KS를 제외한 다른 업체 또는 방송컨소시엄이 중계권 시장에서 KS와 경쟁, 중계권을 따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는 “현 추세로 본다면 2016년 이후에는 중계권이 천문학적 액수에 이를 수도 있다”며 “지상파방송국 아닌 다른 업체나 컨소시엄이 중계권을 따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양쪽 모두 항소 예정, 긴 싸움 예고
SBS와 IB스포츠의 소송 결과는 어떻게 될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양쪽 다 항소에 나서 장기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에는 두 가지의 ‘합의’가 등장한다. SBS-IB스포츠의 합의와 지상파 3사의 합의다. SBS와 IB스포츠의 합의문 초입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