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건만, 기자가 살고 있는 충북 청원의 도로는 아직도 얼음이 겹겹이 쌓인 빙판이다. 24시간 내내 분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독약 때문이다. 이미 충북에서 사육된 돼지 51%가 살(殺)처분돼 매몰됐거나 매몰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은 살처분 동물에게 근육이완제나 마취제를 투여해 농장주변에 묻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산 채로 매장했다. 기자는 닭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을 만난 적이 있다.
“우리들은 모두 야차(夜叉)가 돼 살아 있는 닭들을 양계장에서 꺼내 자루에 담았다. 생지옥이 따로 없는 아비규환이었다. 아무리 동물이지만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어느 농가에서 돼지 콜레라가 발생하자 돼지 160여 마리를 살처분한 일이 있다고 한다. 군 병력까지 동원됐는데 상당수가 산 채로 땅에 묻었다. 그러나 이튿날 생매장된 돼지가 흙을 헤집고 나왔다. 살려는 본능 하나로 밤새 땅속을 기어 나온 돼지들의 생명력은 놀라웠지만 이들의 ‘엑소더스’를 반긴 것은 가혹한 몽둥이였다. 밤새 땅을 파느라 기진맥진한 돼지들은 다시 잔인하게 매를 맞고 피투성이로 죽어 갔다.
과거 데카르트(1596~1650)가 살던 시대에 인간은 동물과 전혀 다른 존재였다. 인간의 마음은 결코 물질세계의 일부가 아니라고 봤다. 비록 몸은 썩어 사라져도, 마음은 온전히 존재하는 영혼의 일부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동물들의 몸은 기계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아픔을 느낀 것은 오직 인간이며 동물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로 봤던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인간과 동물은 서로 다른 존재며 고통이나 통증을 느끼는 방식도 다를까?
동물실험학에서 고통과 맞선 동물들은 신경이 곤두서고 극도로 예민해져 으르렁거리고 흥분하며 동요하고 주변을 경계한다고 한다. 심장이 뛰고, 맥박수가 올라가며 호흡이 가빠지고 오줌을 싸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불안과 고통, 통증 반응 양식이 인간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다만 공포와 통증의 정도를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뿐이 아닐까?
봄소식을 기다리는 2월, 공장형 대규모 축산시설에서 자라난 동물들의 살처분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지금은 살처분 동물에게 근육이완제나 마취제를 투여해 농장주변에 묻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산 채로 매장했다. 기자는 닭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을 만난 적이 있다.
“우리들은 모두 야차(夜叉)가 돼 살아 있는 닭들을 양계장에서 꺼내 자루에 담았다. 생지옥이 따로 없는 아비규환이었다. 아무리 동물이지만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어느 농가에서 돼지 콜레라가 발생하자 돼지 160여 마리를 살처분한 일이 있다고 한다. 군 병력까지 동원됐는데 상당수가 산 채로 땅에 묻었다. 그러나 이튿날 생매장된 돼지가 흙을 헤집고 나왔다. 살려는 본능 하나로 밤새 땅속을 기어 나온 돼지들의 생명력은 놀라웠지만 이들의 ‘엑소더스’를 반긴 것은 가혹한 몽둥이였다. 밤새 땅을 파느라 기진맥진한 돼지들은 다시 잔인하게 매를 맞고 피투성이로 죽어 갔다.
과거 데카르트(1596~1650)가 살던 시대에 인간은 동물과 전혀 다른 존재였다. 인간의 마음은 결코 물질세계의 일부가 아니라고 봤다. 비록 몸은 썩어 사라져도, 마음은 온전히 존재하는 영혼의 일부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동물들의 몸은 기계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아픔을 느낀 것은 오직 인간이며 동물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로 봤던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인간과 동물은 서로 다른 존재며 고통이나 통증을 느끼는 방식도 다를까?
동물실험학에서 고통과 맞선 동물들은 신경이 곤두서고 극도로 예민해져 으르렁거리고 흥분하며 동요하고 주변을 경계한다고 한다. 심장이 뛰고, 맥박수가 올라가며 호흡이 가빠지고 오줌을 싸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불안과 고통, 통증 반응 양식이 인간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다만 공포와 통증의 정도를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뿐이 아닐까?
봄소식을 기다리는 2월, 공장형 대규모 축산시설에서 자라난 동물들의 살처분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