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 대수 1950만 대 이를 것
⊙ 소셜네트워크와 ‘모바일 오피스’활성화될 것
⊙ 사회갈등과 국론 분열은 계속될 것
孔柄淏
⊙ 1960년생.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라이스대학 경제학 박사.
⊙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자유기업센터 소장, 자유기업원 원장 역임.
⊙ 저서 : <공병호의 우문현답> <모바일혁명> <공병호의 내공> <공병호 미래인재의 조건> <10년 법칙>
<공병호의 10년 후의 세계> <공병호의 자기경영 노트> 등.
⊙ 소셜네트워크와 ‘모바일 오피스’활성화될 것
⊙ 사회갈등과 국론 분열은 계속될 것
孔柄淏
⊙ 1960년생.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라이스대학 경제학 박사.
⊙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자유기업센터 소장, 자유기업원 원장 역임.
⊙ 저서 : <공병호의 우문현답> <모바일혁명> <공병호의 내공> <공병호 미래인재의 조건> <10년 법칙>
<공병호의 10년 후의 세계> <공병호의 자기경영 노트> 등.
- 2010년 11월 30일 아이패드 한국 공식 출시 행사에서 1호 가입자가 아이패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11년,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어떤 것들일까? 어제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 없는 내일도 있을 수 없다. 때문에 획기적인 변화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현상은 드물다.
하지만 ‘어떻게 저렇게까지 변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특정 현상이 등장하면, 그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전문가들조차 그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하였다. 하지만 불과 1년 동안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는 대단하다는 용어로는 충분하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애플의 아이폰이 소개된 지 무려 2년11개월이나 늦게 한국 땅에 상륙하였지만, 단 하나의 상품이 이토록 큰 변화를 초래할지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아이폰 출시 전, 국내의 한 IT전문 컨설팅 업체는 2009년 11월 기준으로 73만 대였던 스마트폰 시장이 2010년 12월에 174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그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2010년 말까지 최소한 55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 소유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태블릿PC, 181% 수직상승할 것
새해에는 스마트폰의 열풍에 더해서 또 하나의 현상이 굳건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은 애플의 아이패드와 삼성의 갤럭시탭으로 대표되는 태블릿PC의 등장이다. 정보기술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지난 10월 19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태블릿PC가 새해에 전년대비 181%나 성장할 정도로 수직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가 있다.
“아이패드의 폭발적인 매출에 힘입어 2010년에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 대수가 1950만 대에 이를 것이다. 이어 2011년에는 전년대비 181%가 성장한 5480만 대에 이르고, 이러한 증가 추세는 계속되어 2012년에 1억342만 대, 2013년에 1억5415만 대 그리고 2014년에는 2억8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이다.”
가트너는 태블릿PC도 스마트폰 못지않게 사람들의 삶속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측한다. 물론 이 같은 세계적인 추세가 한국에도 적용될지에 대해 회의적(懷疑的)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콘텐츠 시장 부실을 그 이유로 든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대표적인 모바일기기인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마치 이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처럼 보통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 것이다. 게다가 구매력을 가진 40대, 50대는 스마트폰의 작은 액정 화면이 주는 불편함을 해결한 이 제품을 크게 반길 것이다. <아이패드 쇼크>의 저자인 IT저널리스트인 하야시 노부유키(林信行)는 아이패드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이패드의 첫 번째 매력은 화면의 크기와 화질이다. 아이패드의 화면은 아이폰보다 약 6배가 크다. 화면 크기에 따른 ‘편리함’과 ‘쾌적함’의 차이는 말로는 전달하기가 쉽다. 하지만 아이패드에는 이것보다 더 놀라운, 말로는 전해지지 않는 커다란 매력이 있다. 바로 화질(畵質)이다.”
모바일기기의 대중화
2011년에는 모바일기기의 대중화가 한층 더 힘을 받게 되면서 이것이 커다란 트렌드가 될 것이다. 이들 모바일기기는 사회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경영, 정치, 사회 그리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모든 부분이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를 분리해서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모바일기기의 대중화가 가져올 수 있는 특이한 변화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정보기기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취미에만 그치는 일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의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모바일기기의 대중화가 사회 분야에서 일으키고 있고, 일으키게 될 변화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를 으뜸으로 들 수 있다.
트위터와 같은 SNS의 활성화가 가져올 변화를 필요 이상으로 과장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트위터 정당의 등장과 같은 새로운 현상들이 정치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그러나 타임라인을 따라서 흘러가듯이 생성되는 각종 정보나 의견이 일정한 영속성(永續性)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트위터가 정치인에 선호도나 가십거리 그리고 근황 등에 대한 정보들을 빠르게 유통시키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정당 제도 자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기서 보듯 새로운 현상의 등장과 그 파급효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지만, 이를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2010년 12월 4일 <뉴욕타임스>는 최근에 일련의 신(新)기술이나 신서비스의 등장이 과열되는 것을 경고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수십억 달러의 투자자금은 흔한 일이며, 소셜네트워킹과 모바일 앱에 대한 열망으로 벤처기업가들이 신생기업들에 돈을 주기 위해 아우성이다”고 꼬집었다.
아무튼 새해에는 SNS라는 유행어가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사람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으로 대표되는 SNS에 속속 참여함으로써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고, 만남을 갖게 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모바일기기의 대중화와 맞물리면서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일인가 아닌가를 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할 필요는 없다. 이를 대세(大勢)라고 받아들이고 이런 현상들이 자신의 삶과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면밀히 따져본 다음에 나름의 대책을 마련해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모든 길은 소셜연방으로 통한다”
어떤 일이든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시작해 보는 일은 지극히 힘든 일이다. 더욱이 나이가 웬만큼 들고, 자신만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새로운 현상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번 깊게 생각해 보라. 그런 결정들이 자신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게 만들고, 자신의 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무지함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친다면, 그래도 새로운 흐름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겠는가? <핫트렌드 2011>의 공저자(共著者)인 김경훈 소장의 이야기는 새해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셜연방(과거의 소비에트연방이나 영연방처럼 소셜네트워크의 주민들이 온라인이라는 광범위한 영토를 배경으로 결사체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비유한 신조어)의 실체와 위력이 얼마만큼인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지금 즉시 아무 SNS든 가입하라. 혹시 온라인으로 맺는 관계를 즐기지 않더라도 최소한 소셜연방의 시민들이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면 즉시 가입하라. 비즈니스의 향방을 알고 싶은가? SNS를 모르고는 앞으로 비즈니스의 전략, 마케팅을 이야기하기 어려우니 즉시 가입하라. 20대, 혹은 그보다 더 아래의 이틴즈(E-Teens)를 알고 싶은가? 마찬가지다. 디지털 이민자 세대라면 더더욱 가입하라. 소셜연방은 세대 차이도 잊게 해줄 것이다. 그렇다. 모든 길은 소셜연방으로 통할 것이다.”(한국트렌드연구소 외, <핫트렌드 2011>, 리더스북, pp.122-123)
한편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만큼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을지라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변화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모바일 오피스’가 그것이다.
‘모바일 오피스’의 원형으로 오래전에 유행하였던 용어인 재택(在宅)근무를 들 수 있다. 재택근무는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데 익숙한 인간의 심리적인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모바일기기의 대중화와 맞물려 유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든 장소에서 자료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소프트웨어를 자신의 PC 등과 같은 단말기에 설치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접속을 통해 데이터를 손쉽게 공유해서 작업을 제공할 수 있는 사용 환경)의 확산으로 실질적인 의미의 ‘모바일 오피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작업이든,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공동 작업이 가능한 환경에서 조직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예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눈에 띄게 두드러지지 않겠지만 새해에는 모바일 오피스를 응용한 다양한 모습의 업무 방식이 속속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 향상에 관심을 가진 조직들이 주변을 둘러보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화가 잔뜩 난 사람들이 늘어나는 한국 사회
이렇게 신기술과 신서비스의 도입이 사회의 요소요소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반면에 여전히 변함없는 부분도 있다. 그것은 사람 자신에 대한 문제들이다.
새해에도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거대한 세계화(世界化)의 물결 속에서 계층, 지역, 조직, 사람 등 다양한 면에서 격차의 확대라는 양극화(兩極化)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양극화의 확산과 심화의 요인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갈등과 분쟁의 강도가 달라지게 된다. 내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갈등의 정도는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면 갈등의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은 낮다.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하는 사회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화가 잔뜩 난 사람들이 늘어나는 한국 사회’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경향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서점가이다. 서점가에는 우리 사회와 체제를 비판하는 책들이 인기를 끈다. 이런 책들은 독자들의 갈급(渴急)함을 해결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역으로 그런 책들은 독자들이 보고 싶은 세상에 대한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논거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언제 어디서나 완전함과는 거리가 멀고 우리 사회 역시 고쳐가야 할 점이 많다. 한국 사회는 역사적으로나 이 시대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누구 탓 때문에 어렵게 되었다’는 감성적인 주장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현상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의 틀을 점검해 보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극심한 國論분열 예상
최윤식 배동철은 <2020 부의 전쟁>이란 저서에서 “한국의 시스템에는 선진국들이 겪은 8가지의 공통적 한계와 한국만의 고유한 두 가지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 두 가지 한계는 ‘격심한 사회적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자본의 취약성’과 ‘준비되지 않은 남북한의 통일 문제’이다.
후자(後者)가 정치 문제의 하나로 다루어져야 한다면 전자(前者)는 더 당연히 사회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새해에도 한국 사회는 남북관계나 경제·사회를 비롯한 각종 현안과제를 둘러싸고 극심한 국론(國論)분열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난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 고전(古典)에서 길을 찾아보자면, 플라톤은 자신의 최후작인 <법률>에서 정치가와 입법가의 중요한 임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공동체의 구성들이 불화(不和) 상태를 벗어나서 자유롭고 우애(philia)로운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입법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의 실상은 그런 입법 활동은 고사하고 새해에도 분열적이고 논쟁적인 입법자들이 훨씬 더 열심히 분열을 만들어내는 데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남북한 관계도 더욱 꼬여가면서 분열과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요컨대 새해 한국 사회의 키워드를 정리하자면 모바일, SNS 그리고 갈등과 불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저렇게까지 변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특정 현상이 등장하면, 그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전문가들조차 그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하였다. 하지만 불과 1년 동안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는 대단하다는 용어로는 충분하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애플의 아이폰이 소개된 지 무려 2년11개월이나 늦게 한국 땅에 상륙하였지만, 단 하나의 상품이 이토록 큰 변화를 초래할지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아이폰 출시 전, 국내의 한 IT전문 컨설팅 업체는 2009년 11월 기준으로 73만 대였던 스마트폰 시장이 2010년 12월에 174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그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2010년 말까지 최소한 55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 소유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태블릿PC, 181% 수직상승할 것
새해에는 스마트폰의 열풍에 더해서 또 하나의 현상이 굳건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은 애플의 아이패드와 삼성의 갤럭시탭으로 대표되는 태블릿PC의 등장이다. 정보기술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지난 10월 19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태블릿PC가 새해에 전년대비 181%나 성장할 정도로 수직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가 있다.
“아이패드의 폭발적인 매출에 힘입어 2010년에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 대수가 1950만 대에 이를 것이다. 이어 2011년에는 전년대비 181%가 성장한 5480만 대에 이르고, 이러한 증가 추세는 계속되어 2012년에 1억342만 대, 2013년에 1억5415만 대 그리고 2014년에는 2억8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이다.”
가트너는 태블릿PC도 스마트폰 못지않게 사람들의 삶속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측한다. 물론 이 같은 세계적인 추세가 한국에도 적용될지에 대해 회의적(懷疑的)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콘텐츠 시장 부실을 그 이유로 든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대표적인 모바일기기인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마치 이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처럼 보통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 것이다. 게다가 구매력을 가진 40대, 50대는 스마트폰의 작은 액정 화면이 주는 불편함을 해결한 이 제품을 크게 반길 것이다. <아이패드 쇼크>의 저자인 IT저널리스트인 하야시 노부유키(林信行)는 아이패드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이패드의 첫 번째 매력은 화면의 크기와 화질이다. 아이패드의 화면은 아이폰보다 약 6배가 크다. 화면 크기에 따른 ‘편리함’과 ‘쾌적함’의 차이는 말로는 전달하기가 쉽다. 하지만 아이패드에는 이것보다 더 놀라운, 말로는 전해지지 않는 커다란 매력이 있다. 바로 화질(畵質)이다.”
모바일기기의 대중화
2011년에는 모바일기기의 대중화가 한층 더 힘을 받게 되면서 이것이 커다란 트렌드가 될 것이다. 이들 모바일기기는 사회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경영, 정치, 사회 그리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모든 부분이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를 분리해서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모바일기기의 대중화가 가져올 수 있는 특이한 변화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정보기기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취미에만 그치는 일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의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모바일기기의 대중화가 사회 분야에서 일으키고 있고, 일으키게 될 변화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를 으뜸으로 들 수 있다.
트위터와 같은 SNS의 활성화가 가져올 변화를 필요 이상으로 과장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트위터 정당의 등장과 같은 새로운 현상들이 정치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그러나 타임라인을 따라서 흘러가듯이 생성되는 각종 정보나 의견이 일정한 영속성(永續性)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트위터가 정치인에 선호도나 가십거리 그리고 근황 등에 대한 정보들을 빠르게 유통시키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정당 제도 자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기서 보듯 새로운 현상의 등장과 그 파급효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지만, 이를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2010년 12월 4일 <뉴욕타임스>는 최근에 일련의 신(新)기술이나 신서비스의 등장이 과열되는 것을 경고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수십억 달러의 투자자금은 흔한 일이며, 소셜네트워킹과 모바일 앱에 대한 열망으로 벤처기업가들이 신생기업들에 돈을 주기 위해 아우성이다”고 꼬집었다.
아무튼 새해에는 SNS라는 유행어가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사람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으로 대표되는 SNS에 속속 참여함으로써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고, 만남을 갖게 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모바일기기의 대중화와 맞물리면서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일인가 아닌가를 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할 필요는 없다. 이를 대세(大勢)라고 받아들이고 이런 현상들이 자신의 삶과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면밀히 따져본 다음에 나름의 대책을 마련해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모든 길은 소셜연방으로 통한다”
 |
| 모바일 오피스는 이미 우리 곁에 상륙했다. 한 직장인이 서울 여의도 IBM 모바일오피스에 도착해 근무할 좌석을 발급받고 있다. |
그러나 한번 깊게 생각해 보라. 그런 결정들이 자신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게 만들고, 자신의 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무지함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친다면, 그래도 새로운 흐름에 동참하기를 거부하겠는가? <핫트렌드 2011>의 공저자(共著者)인 김경훈 소장의 이야기는 새해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셜연방(과거의 소비에트연방이나 영연방처럼 소셜네트워크의 주민들이 온라인이라는 광범위한 영토를 배경으로 결사체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비유한 신조어)의 실체와 위력이 얼마만큼인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지금 즉시 아무 SNS든 가입하라. 혹시 온라인으로 맺는 관계를 즐기지 않더라도 최소한 소셜연방의 시민들이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면 즉시 가입하라. 비즈니스의 향방을 알고 싶은가? SNS를 모르고는 앞으로 비즈니스의 전략, 마케팅을 이야기하기 어려우니 즉시 가입하라. 20대, 혹은 그보다 더 아래의 이틴즈(E-Teens)를 알고 싶은가? 마찬가지다. 디지털 이민자 세대라면 더더욱 가입하라. 소셜연방은 세대 차이도 잊게 해줄 것이다. 그렇다. 모든 길은 소셜연방으로 통할 것이다.”(한국트렌드연구소 외, <핫트렌드 2011>, 리더스북, pp.122-123)
한편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만큼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을지라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변화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모바일 오피스’가 그것이다.
‘모바일 오피스’의 원형으로 오래전에 유행하였던 용어인 재택(在宅)근무를 들 수 있다. 재택근무는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데 익숙한 인간의 심리적인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모바일기기의 대중화와 맞물려 유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든 장소에서 자료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소프트웨어를 자신의 PC 등과 같은 단말기에 설치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접속을 통해 데이터를 손쉽게 공유해서 작업을 제공할 수 있는 사용 환경)의 확산으로 실질적인 의미의 ‘모바일 오피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작업이든,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공동 작업이 가능한 환경에서 조직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예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눈에 띄게 두드러지지 않겠지만 새해에는 모바일 오피스를 응용한 다양한 모습의 업무 방식이 속속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 향상에 관심을 가진 조직들이 주변을 둘러보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화가 잔뜩 난 사람들이 늘어나는 한국 사회
이렇게 신기술과 신서비스의 도입이 사회의 요소요소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반면에 여전히 변함없는 부분도 있다. 그것은 사람 자신에 대한 문제들이다.
새해에도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거대한 세계화(世界化)의 물결 속에서 계층, 지역, 조직, 사람 등 다양한 면에서 격차의 확대라는 양극화(兩極化)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양극화의 확산과 심화의 요인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갈등과 분쟁의 강도가 달라지게 된다. 내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갈등의 정도는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면 갈등의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은 낮다.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하는 사회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화가 잔뜩 난 사람들이 늘어나는 한국 사회’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경향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서점가이다. 서점가에는 우리 사회와 체제를 비판하는 책들이 인기를 끈다. 이런 책들은 독자들의 갈급(渴急)함을 해결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역으로 그런 책들은 독자들이 보고 싶은 세상에 대한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논거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언제 어디서나 완전함과는 거리가 멀고 우리 사회 역시 고쳐가야 할 점이 많다. 한국 사회는 역사적으로나 이 시대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누구 탓 때문에 어렵게 되었다’는 감성적인 주장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현상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의 틀을 점검해 보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극심한 國論분열 예상
최윤식 배동철은 <2020 부의 전쟁>이란 저서에서 “한국의 시스템에는 선진국들이 겪은 8가지의 공통적 한계와 한국만의 고유한 두 가지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 두 가지 한계는 ‘격심한 사회적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자본의 취약성’과 ‘준비되지 않은 남북한의 통일 문제’이다.
후자(後者)가 정치 문제의 하나로 다루어져야 한다면 전자(前者)는 더 당연히 사회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새해에도 한국 사회는 남북관계나 경제·사회를 비롯한 각종 현안과제를 둘러싸고 극심한 국론(國論)분열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난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 고전(古典)에서 길을 찾아보자면, 플라톤은 자신의 최후작인 <법률>에서 정치가와 입법가의 중요한 임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공동체의 구성들이 불화(不和) 상태를 벗어나서 자유롭고 우애(philia)로운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입법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의 실상은 그런 입법 활동은 고사하고 새해에도 분열적이고 논쟁적인 입법자들이 훨씬 더 열심히 분열을 만들어내는 데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남북한 관계도 더욱 꼬여가면서 분열과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요컨대 새해 한국 사회의 키워드를 정리하자면 모바일, SNS 그리고 갈등과 불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