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6일, 경기도에 사는 한 독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오는 3월에 경기도 안산에 있는 某(모)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학부모였다. 그는 11월 24일 아들과 함께 합격자 예비소집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고 했다.
“내년 3월 입학할 때까지 세 차례 시험을 본다면서 국어교재로 한홍구의 <대한민국사>(1~4권)와 홍세화 등의 <21세기를 바꾸는 교양>을 읽어 오라는 겁니다. 알아보니 <한겨레>에서 낸 책들이더군요. 거기서 나온 책이면, 아무래도 이상한 책인 것 같아서 여쭈어 보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대한민국사>에서 김일성을 ‘자수성가한 민중영웅’이라고 평가하는 등 좌파적 역사인식을 보여온 운동권 출신의 현대사학자이고, 홍세화씨는 南民戰(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좌파 지식인이다. 그런 내력을 얘기해 줬더니, 그는 펄펄 뛰었다.
“아이고, 내 아들을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半(반)빨갱이 만들게 생겼네요. 내 자식을 다른 학교에 보내면 보냈지, 빨갱이 교육시키는 학교에 보낼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하소연하는 그에게 “학교 이사장님이나 교장 선생님께 전화해 보라”고 조언했다.
다음날, 서울시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사 바로알기 교육을 했던 분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여기는 金文洙(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모두 개탄했다.
며칠 후 그 독자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학교 재단 측과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재단 이사장의 비서와 통화를 했더니 며칠 뒤에 연락을 주더군요. ‘이사장님께 말씀드렸더니 바로 조치를 취하라고 얘기하셨다’고 하더군요. 기자님 덕분에 잘 해결됐습니다.”
그 학교 교장은 “학생 권장도서를 선정했던 것”이라면서 “책에 그런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해당 책을 빼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화를 걸어온 학부모는 ‘기자님 덕분’이라고 했지만, 문제를 바로잡은 것은 필자가 아니었다. 아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이 주입될까 봐 용기 있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그 자신이 문제를 바로잡은 것이다.⊙
“내년 3월 입학할 때까지 세 차례 시험을 본다면서 국어교재로 한홍구의 <대한민국사>(1~4권)와 홍세화 등의 <21세기를 바꾸는 교양>을 읽어 오라는 겁니다. 알아보니 <한겨레>에서 낸 책들이더군요. 거기서 나온 책이면, 아무래도 이상한 책인 것 같아서 여쭈어 보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대한민국사>에서 김일성을 ‘자수성가한 민중영웅’이라고 평가하는 등 좌파적 역사인식을 보여온 운동권 출신의 현대사학자이고, 홍세화씨는 南民戰(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좌파 지식인이다. 그런 내력을 얘기해 줬더니, 그는 펄펄 뛰었다.
“아이고, 내 아들을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半(반)빨갱이 만들게 생겼네요. 내 자식을 다른 학교에 보내면 보냈지, 빨갱이 교육시키는 학교에 보낼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하소연하는 그에게 “학교 이사장님이나 교장 선생님께 전화해 보라”고 조언했다.
다음날, 서울시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현대사 바로알기 교육을 했던 분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여기는 金文洙(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모두 개탄했다.
며칠 후 그 독자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학교 재단 측과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재단 이사장의 비서와 통화를 했더니 며칠 뒤에 연락을 주더군요. ‘이사장님께 말씀드렸더니 바로 조치를 취하라고 얘기하셨다’고 하더군요. 기자님 덕분에 잘 해결됐습니다.”
그 학교 교장은 “학생 권장도서를 선정했던 것”이라면서 “책에 그런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해당 책을 빼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화를 걸어온 학부모는 ‘기자님 덕분’이라고 했지만, 문제를 바로잡은 것은 필자가 아니었다. 아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이 주입될까 봐 용기 있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그 자신이 문제를 바로잡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