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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희망, 스타트업에 뛰어든 사람들 ⑩ 황차동 (주)아이피나우 대표이사

“장롱 속에 잠자는 특허를 수익 사업으로…”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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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특허 출원 건수는 세계 4위지만 특허를 통한 수익화는 미미해
⊙ “특허는 무형자산이자 기업의 무기”
⊙ 미국 특허 시장 연간 95조원… 특허만으로 떼돈 버는 회사 많아

黃次童
연세대 물리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산업재산권학 석사 / 하이닉스반도체 특허팀, 팬택 계열 특허팀·팬택 계열 기술전략업무총괄 담당, 現 (주)아이티엘 대표이사·(주)아이피나우 대표이사 / 《기술전략을 위한 특허 전략》 《로열티 요율 산정방법》 등
사진=본인
  “특허 개수만 많으면 뭐 합니까? 내가 가진 특허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수익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고객들의 지식과 무형자산을 수익화하는 일을 돕겠습니다.”
 
  황차동(黃次童) (주)아이피나우 대표이사는 거침이 없었다. 황 대표와의 대화는 처음에는 특허에 대한 강의였고, 시간이 흘러서는 ‘특허장이’로서의 자성(自省)이었으며 끝내는 특허 생태계의 발전 방안에 이르렀다. 사회 초년병 시절에 우연히 특허 업무를 맡아 30여 년 가까이 이 일을 하는 황차동 대표를 지난 9월 4일 서울 사무소가 있는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에서 강도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팀장과 함께 만났다.
 
 
  국내 특허 시장은 30년째 변화가 없어
 
  특허의 사전적 의미는 정부가 산업 발전과 발명의 보호와 장려를 위해 발명 독점권을 허가하는 것이다. 특허권의 존속 기간은 설정 등록일로부터 출원일 후 20년이 되는 날까지로, 특허권은 속지주의(屬地主義)를 따르기 때문에 원칙상 국내에 출원한 특허는 국내에 한정된다. 만약 해외를 상대로 특허권을 보유하고 싶다면 원하는 국가에 특허를 출원해 등록받아야 한다. 특허는 일종의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으로 통상 ‘IP’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 유지 중인 특허가 계속 늘고 있다. 국내 특허 출원은 2005년 15만 건에서 2022년 24만 건으로 늘었고, 글로벌 특허 출원 건수는 세계 4위다. 황차동 대표의 얘기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코로나19 때에도 국내 특허 출원 건수는 한 번도 줄지 않고 계속 늘고 있습니다. 기술집약산업이 성장할수록 특허 시장은 없어질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IP 건수만 많을 뿐 돈은 벌지 못하는 ‘장롱 특허’가 대부분입니다.”
 

  ― 왜 그렇습니까.
 
  “특허 시장은 지난 30년 동안 변하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은 특허 조직 내 여러 담당자가 있기 때문에 합쳐놓으면 특허가 어떤 성격인지 파악이 가능하지만, 대학 등은 자기한테 필요한 것만 담당하기 때문에 전체 특허 업무의 속성을 알지 못합니다. ‘어렵다’ ‘복잡하다’ ‘어떤 특허가 좋고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활용해야 효율적인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합쳐지면서 결국은 ‘잘 알지 못하겠으니 과거에 했던 대로 하자’고 하는 거죠. 국내 특허 시장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는데 여전히 이어져온 겁니다.”
 
 
  1980년대 중반에 해외에 로열티 물면서 특허 시장 대두
 
(주)아이피나우가 제공하는 웹사이트 사용법을 설명하는 황차동 대표.
  황차동 대표가 말한 바로는 특허의 중요성이 대두한 것은 1980년대 중반에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다. 우리 기업이 반도체를 만들면 앞서 기술을 갖고 있던 미국, 일본의 특허권자들이 로열티를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1986년에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TI)로부터 국내 최초로 특허 소송을 당해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당황한 국내 대기업들은 부랴부랴 사내에 특허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LG전자의 한 해 특허 신청 건수가 불과 3건일 정도로 우리나라 특허 시장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대기업 특허팀은 특허를 출원해 등록하는 업무, 또 해외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할 때 이를 방어하고 협상하는 업무를 각각 나눠 맡았다. 황차동 (주)아이피나우 대표는 초창기에 해당하는 1997년에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 특허팀에 배속돼 라이선스 업무를 맡았다.
 
  “기업이 투자 계획서를 내밀 때 1000원을 투자하면 1500원의 매출이 생기고, 여기서 원가 및 비용을 제하고 나면 순익이 100원이 남는다는 식(式)의 포트폴리오를 짜지 않습니까.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 조직이니까 우리가 투입하는 자본 대비 이득이 얼마인지는 그대로 실행되지 않더라도 알고 있어야죠. 그런데 특허는 올해에 출원했다고 해서 이듬해부터 바로 매출이 생기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 특허팀들이 KPI(핵심성과지표)를 말하면서 건수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특허를 몇 건 냈는데, 올해는 몇 건을 낼 예정이다’라는 식으로요. 회사로서는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 비용을 썼는데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겁니다.”
 
 
  “국내 특허 시장은 시작부터 왜곡”
 
  ― 수치화되지 않는 결과물을 내는 부서도 있을 수 있죠.
 
  “물론 그렇지만, 회사에서 발명한 것을 나라(특허청)에서 특허를 내주는 구조가 되다 보니 기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특허 출원 건수와 등록률에만 목을 맸습니다. 중요한 것은 등록률이 아니라 권리 범위가 넓은 특허를 등록하는 것입니다. 가령 집에서 사무실 오는 법을 특허 신청한다고 칩시다. 집에서 나와서 차를 타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에 오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권리 범위가 넓습니다. 그런데 집 문을 열고 30m를 이동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다시 열 걸음을 걸어 주차장에 가서 10km를 운전해서 주차하고, 다시 스무 걸음을 걸어 회사 정문에 도착한다고 해봅시다. 이렇게 청구항을 복잡하게 작성하면 특허로 등록될 확률은 높지만, 누구도 이를 따라 하지 않을 겁니다. 남들이 전혀 따라 하지 않는 것은 권리를 확보해도 아무 의미가 없는데 등록률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국내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특허 등록을 했습니다.”
 
  ― 특허 개수만 늘리려고 별 의미 없는 것을 잡다하게 넣었다는 거군요.
 
  “맞습니다. 특허는 단어가 적을수록, 몇 줄 안 될수록 가치가 높습니다. 짧은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없는 기술이란 말이니까요. 그런데 선행 기술이 없는 상황에도 특허를 신청할 때 ‘권리 청구항’이라는 난에 길게 쓰면 특허청이 등록을 해줬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의 실적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비용만 쓰는 수많은 특허가 생겼습니다. 더구나 정작 특허를 출원해야 하는 미국, 유럽은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 특허는 속지주의라 특허를 낸 땅에서만 효력이 있다고요.
 
  “특허는 국지법을 따르기 때문에 그 국가에 출원해야 합니다. 한국 시장이 넓지도 않은데 특허 등록률 때문에 국내에만 등록하고, 정작 큰 시장은 도전하지 못한 채 ‘우리는 특허가 몇 건 있으니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포장했습니다.”
 
  ― 특허 업무를 맡은 것에 대한 회의감인가요?
 
  “스스로에 대한 반성입니다. 초창기에 삼성전자, 현대전자는 물론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마치 건수가 본인들의 성과인 양 자랑하고 다니면서 우리나라 특허 시장이 왜곡됐습니다. 정말 우리에게 제대로 된 특허가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외화벌이를 했을 텐데 시작부터 잘못됐습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누구도 자기들 밥그릇 때문에 이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일 뿐 모든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 큰 회사에 특허팀이 있고, 변리사, 특허소송 변호사 등 이해 관계자들이 많은데요.
 
  “특허는 출원, 소송, 협상 등 다양한 업무를 하는데 각자 자기 분야만 아는 이들이 많습니다. 변리사 업무는 특허청을 상대로 특허 출원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만일 대장장이가 선배한테 전쟁터에서 사용할 칼 만드는 기술을 착실하게 배워서 후배에게 전수하고, 또 후배가 물려받아 다른 후배에게 줬습니다. 이렇게 애지중지 비법을 전수받은 칼을 전쟁터에 들고나가 보니까 이 칼은 부엌용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됐습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120만 건이 넘는 특허 중에서 과연 돈 버는 특허가 몇 개나 있을까요?”
 
 
  “우리도 미국, 유럽에 특허 출원해 로열티 받아야”
 
아이티엘이 미국에 갖고 있는 특허들. 사진=본인
  황차동 대표이사가 말한 바로는 미국 특허 수익화 시장의 규모는 2023년 기준으로 95조원(700억 달러)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특허 수익이 200억 달러로 가장 많고, 인공지능(AI) 특허 수익 150억 달러, 소프트웨어 특허 수익이 120억 달러다. 얼마 전 미국의 G+ Communications(지플러스 커뮤니케이션즈)는 통신표준 특허 2건으로 삼성전자한테서만 1억420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인터넷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인 VirnetXNTC Inc, 미국의 마이크로유니티시스템즈의 경우 특허로 4000억원, 미국의 무선 컴퓨터칩 제조사인 파커비전, 무선통신기술회사인 WiLAN Inc. 등도 특허로 20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 해외의 경우, 사업의 승패(勝敗)와 무관하게 특허를 활용해 수익을 얻는 중소기업들도 많다는 소리다.
 
  “대학이나 연구소도 마찬가지예요. 과거에는 대학, 연구소의 R&D 기준을 논문으로 했는데 어느 순간 특허로 바뀌었습니다.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를 따는 데 연구소의 특허 건수가 중요해지니까 적은 비용으로 저질(低質) 특허를 남발하고, 청구항 단어 수를 높여서 등록은 되지만 무용지물인 특허를 만들었습니다. 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이 고스란히 따라 했고요.”
 
  ― 회사에 가보면 한쪽 벽면에 특허증이 걸려 있고, 특허가 많으면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처럼 느껴지는데요.
 
  “그게 문제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식의 특허를 가진 거죠.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이사 자신도 정작 자기가 어떤 특허를 가졌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냥 회사 홍보용으로, 벽면 장식용처럼 특허가 쓰이는 겁니다.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서는 출원비 외에도 연구원들의 인력, 연구비용이 들어가는데 그걸 그대로 내버려 두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 특허마저도 한 번 낸다고 영원히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하던데요.
 
  “특허를 20년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차료라는 것을 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통상 특허를 출원하고 4년 뒤에, 유럽은 출원 당해부터 내는데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특허를 출원하고 5~6년 지나서 죽이는 특허가 태반입니다. 어차피 돈이 안 되는 것을 아니까, 연차료를 내야 할 시점이 되면 버리는 겁니다. 우리가 정말 내세울 만한 특허를 갖고 있다면 미국, 유럽에 출원하고 해외 업체로부터 로열티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깜깜이 시장을 계몽하면서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혁신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적어도 IP 생태계를 혁신하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디어를 수익화하기까지 全 단계 도와
 
  특허 일을 깊숙이 할수록 맹점이 눈에 들어왔다는 황차동 대표는 2013년에 팬택에서의 근무를 끝으로 사업을 시작, (주)아이티엘을 만들었다. 아이티엘은 통신 네트워크 관련 연구개발과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로 표준특허 전문가를 두고 있고, 누적 특허가 1000여 건에 이른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계열사 20여 개를 거느리겠다고 다짐했다는 황차동 대표는 현재 아이티엘을 모회사로 (주)아이피나우, (주)에듀온링크, (주)휴먼링크, (주)벤처스카우트, (주)씨스케이프, (주)테크게인 등 6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2021년에 만든 아이피나우는 아이디어 발명에서부터 특허 출원·등록·유지 관리 및 수익화에 이르는 전(全) 과정을 돕는 특허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고객들이 아이디어를 가진 초창기에는 발명에 가장 적합한 전문 변리사를 추천해 강력한 IP 확보를 돕고, 출원 단계에는 특허를 미국에 출원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을 한다. 특허 등록 단계에서는 활용 가능한 ‘강한 특허’를 확보하는 일을 맡으며, 특허 유지 관리 단계에서는 안정적인 연차료 관리를 통해 특허권을 유지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마지막 단계인 수익화를 이루는 것이 아이피나우의 목표다. 현재 연차료 관리 및 납부 서비스는 고려대학교, 부산대학교, 창원대학교 등, IP 관리 시스템은 삼양식품, SK피유코어, (주)엔에프 등에서 이용하고 있다.
 
 
  IP 담보대출은 금융권과 기업 윈윈
 
  황차동 대표의 얘기다.
 
  “특허는 무형자산이자 기업에서 무기로, 또 캐시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은 우선 IP의 중요성을 몰랐고, 둘째로 IP를 내더라도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였습니다. 기존의 IP 관리 시스템은 복잡하고 확장성이 낮고 고가(高價)여서 전문 특허 조직만 이용할 수 있었어요. 특허장이인 제가 보기에도 너무 어렵고 까다로웠습니다. 우리나라에 IP를 보유한 기업이 30만 곳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가 없었단 소리입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 특허팀장을 맡아 출원부터 특허소송, 협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담당하다 보니 어느 포인트가 돈이 되는지, 어느 지점에서 고객들이 어려움을 겪는지를 경험했습니다. 저희 아이피나우는 쉽고, 싸고, 비전문가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 고객들의 관심사는 정말 돈이 되느냐겠죠?
 
  “고객이 가진 보유 특허의 생애주기에 따른 종합 경향을 분석합니다. 제품별, 업종별, 산업기술 분류별 특허 건수를 분석한 통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특허가 어느 정도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등급도 보여줍니다. 저희가 아니라 한국발명진흥회에서 만든 특허 등급 평가 서비스에 따라 특허 우수성, 특허 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적으로 평가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기업이 보유한 IP를 활용해 라이선싱 소송이 가능한지, 또 IP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도 분석합니다. 좋은 IP는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아야 하고, 이를 보유한 기업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어가는 것이 맞으니까요.”
 
  ― IP 담보대출이 늘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라고요.
 
  “특허청 조사로는 2023년 IP 금융 잔액은 9조610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IP 담보대출은 혁신 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창구입니다. 은행은 우수한 IP를 보유한 기업을 원하고, 또 기업은 IP 담보대출을 통해 사업이 확대되기를 원하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 정보를 금융권에 제공해야 하는지 모르는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피나우의 IP 담보대출 지원 기능은 원클릭으로 은행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 자료를 자동으로 제공해주고, 다수의 은행과 지점을 연결해주는 업무까지 하고 있습니다.”
 
  황차동 대표가 말한 바로는 아이피나우는 특히 중소, 중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IP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대기업은 IP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이지만, 중소, 중견 기업 중에서 IP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비율은 여전히 0.1%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용비는 한 사무소당 1년에 600만원 정도다. 황 대표는 “기존에 IP를 전혀 관리하지 않았던 중소기업도 IP를 가장 쉽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실적인 사용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한 시스템을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이 규모 면에서, 특허 보호 차원에서 강자”
 
  황차동 대표는 IP를 수익화하기 위해 해외 170여 개 기업과 특허 협상을 했으며, 해외 80여 기업과는 특허 소송을 진행했다.
 
  ― 결국 특허는 미국에 내야 가장 파워풀한 겁니까?
 
  “미국은 우선 단일 시장으로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둘째로 미국은 특허를 잘 보호해줍니다. 사실 특허법은 발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산업 발전을 위해 정한 겁니다. 당신이 특허를 발명했기에 그에 따른 금전적 보상은 주는데, 대신에 노하우를 모두 공개하라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특허를 잘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하면 변호사 비용이 더 많이 나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 특허 라이선싱과 관련해 변호사들만 배를 불리고, 소송을 남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더군요.
 
  “우리의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로열티를 물어내는 상황이 많아서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론에 ‘삼성전자가 로열티로 얼마를 물어냈다’는 기사가 나오면 아무래도 우리 것을 뺏기는 기분이 들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특허가 나쁜 건가요? 그렇다면 왜 그렇게 특허를 출원하지 못해서 안달하는 겁니까. 내가 독점권을 갖고 있고 그것을 국가에서 인정해줬으면 그걸로 로열티를 받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붙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조성된 특허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우리 기업이 이를 활용해서 살아남을 법을 생각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연간 10만원으로 1500개 공공기관의 정보를 한눈에
 
지난 2023년, 아이티엘 비즈니스 그룹 직원들이 창립 10주년 행사를 가졌다. 사진=본인
  황차동 대표이사의 다음 스텝은 IP 관리뿐 아니라 회사의 전반 관리를 위한 혁신 플랫폼 개발이었다. ‘비즈내비’는 아이피나우 서비스를 통해 중소, 중견 기업들을 숱하게 만나고 다닌 황 대표가 기업 운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개발한 업무 혁신 웹사이트다. 비즈내비 플랫폼은 일반적인 그룹웨어와는 다른 점이 있는데 업무 기능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많은 필수 업무 정보를 원클릭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바로 1500여 개 공공기관에서 나오는 정부 사업에 대한 정보 제공이다. 황차동 대표의 얘기다.
 
  “아이피나우 서비스를 하면서 중소기업 사장들을 만나보니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더군요. 기업의 생존을 좌지우지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인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부의 발주 사업을 일일이 검색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비즈내비는 1500여 개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받아서 정부 주도 사업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입찰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합니다. 비즈내비 플랫폼 내에서 입찰 제안서를 직접 작성하는 기능도 넣었습니다. 이메일, 전자 결재, 개인 업무관리, 휴가, 일정관리는 기본이고, 회사별로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기업별 올인원 케어를 한다고 보면 됩니까.
 
  “저희는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툴(tool)이라고 자부합니다. 중소 벤처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인력 운영 문제, 업무 범위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저희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전개, 확대하기를 기대합니다.”
 
  비즈내비를 쓰는 비용은 1년에 10만원(5명 공유)에서 66만원(프리미엄 패키지) 정도다.
 
  황차동 대표는 (주)씨스케이프를 통해 고향인 경상남도 거제시 일대의 부지 3200평을 사 25m 절벽 위에 리조트를 짓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인데 고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사업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사업이란다.
 
  “한적하고 조용한 해안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서울 생활을 하면서도 그 풍경이 늘 잊히지 않더라고요. 근사하게 지어서 고향 마을이 더욱 돋보이는 데 일조했으면 싶습니다.”
 
  ― 다양한 일을 하시네요.
 
  “물론 가장 핵심은 기업들의 특허 관리를 돕는 일입니다(웃음). 기업들은 IP 관리가 앞으로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단순히 특허 개수에 집착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을 해서 새로운 IP를 창출하고, IP로 수익을 내고, 법적인 보호를 받으면서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것이 앞으로 펼쳐질 지식 경제 시대의 경쟁력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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