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 중과,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임대차법은 당장 재검토해야
⊙ 부동산 해법, 그냥 선진국처럼 하면 된다
⊙ “대도시 집값 30% 빠지면 한국 경제는 위기 봉착”
⊙ 외환위기(IMF) 때도 집값은 13% 정도 하락
심교언
1969년생.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도시공학 석·박사, 서울대 공학연구소 특별연구위원 역임. 現 건국대 부동산과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 저서 《부동산 왜 버는 사람만 벌까》 《광기의 실험, 시장의 반격》 등
⊙ 부동산 해법, 그냥 선진국처럼 하면 된다
⊙ “대도시 집값 30% 빠지면 한국 경제는 위기 봉착”
⊙ 외환위기(IMF) 때도 집값은 13% 정도 하락
심교언
1969년생.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도시공학 석·박사, 서울대 공학연구소 특별연구위원 역임. 現 건국대 부동산과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 저서 《부동산 왜 버는 사람만 벌까》 《광기의 실험, 시장의 반격》 등
― 새 정부 출범 이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뭡니까.
“포퓰리즘으로 시도했던 부동산 정책을 손봐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원점에서 검토해야죠. 서민, 중산층에 도움이 됐던 것은 살리고, 문재인 정부가 계층 분리를 위해 정치적으로 했던 정책은 되돌려야 합니다. 전(前)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역별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말은 명료했다. 원칙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의 말에는 무게가 있다. 대학에서 부동산학을 가르치며 각종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심 교수와 ‘차기 정부의 부동산 과제’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월간조선》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2022년 2월호 보도)에서 차기 대통령의 국정 우선 해결 과제로 ‘부동산 문제 해결’(전체의 40.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 포퓰리즘으로 했다고 의심 가는 정책은 뭐가 있을까요.
“상당히 많습니다. ‘부자들을 괴롭히면 표가 몰린다’라는 심리가 다분히 있었고, 일정 수준 이런 프레임이 성공했습니다. LTV, DTI 규제, 임대차법이 대표적이죠. 과연 이런 정책이 중산층에 도움이 됐는지 다시 봐야죠.”
― 검토 시간이 꽤 걸리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기존의 학술적 연구는 많습니다. 양도세 중과로 인해 공급 동결이 일어나고, 때문에 시중에 물량이 줄어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그렇게 되면 중산층이 피해를 본다는 것은 교과서적인 얘기입니다. 검토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민주당이 ‘세제 합리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검토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출발하고 나쁜 정책은 이제라도 과감하게 없애야 합니다.”
― 다주택자 중과세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다주택자가 투기꾼으로 몰린 때는 가격 폭등기 때뿐입니다. 주택 가격 안정기 혹은 하락기에는 다주택자들이 오히려 손해를 봅니다. 안정기에 주택을 공급하는 다주택자는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임대주택의 80% 이상을 다주택자가 공급합니다. 외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다주택자를 임대주택 공급자로 바라봅니다. 이들을 투기꾼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은 잘못입니다.”
― 또 뭐가 있을까요.
“등록 임대사업자들에 대해 혜택을 줬다, 다시 철회했다가 또다시 혜택을 줬죠. 사실 주택 가격 폭등 초기에도 6억원 이하의 주택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뺏는 것은 마녀 사냥에 가깝습니다. 2~3년 뒤에 이사하기 위해 갭 투자를 한 이들을 투기꾼으로 보고 나쁘다고 규정한 것도 현실을 무시한 잘못된 설정입니다.”
집값이 안정적이었던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애초 세팅을 잘못해
―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어땠습니까.
“1980년대 부동산 광풍이 불어닥친 이후 1990년대는 주택 가격 안정기였는데, 2002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폭등기로 돌아섰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특히 박근혜 정부는 다주택자를 다른 선진국처럼 부동산 시장의 긍정적 공급자로 바라보면서 정책적으로 배려했습니다.”
― 노무현 정부 때의 폭등에 이어, 문재인 정부 때 또 오른 거군요.
“다릅니다. 노무현 정부는 초기부터 집값이 올랐고,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부동산이 폭등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규정하고,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갔습니다. 다분히 정치적인 판단이었죠. ‘모든 사람이 대도시에 주택을 가져야 한다’라는 식(式)의 말도 안 되는 접근법으로 부동산 정책을 펴기 시작한 겁니다.”
― 결과적으로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시와 비교해 평균 2배 이상 집값이 상승했죠.
“2017년, 2018년에는 그래도 약간은 덜 올랐으니 그때와 비교하기도 어렵습니다. 아주 근래에 폭발적으로 가격이 올랐죠. 초창기 부동산 값이 오를 때는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위주였습니다. 상식적이라면 아파트 값이 오르는 지역에 신축 아파트를 더 많이 공급해서 가격을 낮췄어야 합니다. 하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 중앙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하면서 공급을 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지역의 집값이 도로 더 많이 오르게 된 겁니다.”
“부자도 적당히 살게 해줘야 서민이 잘산다”
― 공급을 늘려야 하는 곳에 오히려 줄여서 가격을 계속 오르게 했다는 거군요.
“완전히 잘못 판단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공급을 더 해야 한다는 우파 주류 경제학자들의 얘기에 ‘부자 편 들어준다’는 프레임을 씌웠습니다. 우파든 좌파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파의 입장은 국민을 잘살게 하려면 어느 정도 부자의 부(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부자도 적당히 살 수 있게 해줘야 중산층과 서민의 살림이 나아진다는 입장입니다. 그들이 부자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해야 서민이 잘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좌파는 ‘부자를 괴롭히면 서민이 잘산다’ ‘부자 감세는 불가(不可)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작동 가능할 수 없습니다.”
― 똑같은 상황을 정반대로 바라봤군요.
“부자를 괴롭히고 부자를 살기 어렵게 만들면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서민이 힘들어진다는 것은 아주 흔히 찾을 수 있는 연구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좌파는 자꾸 프레임을 씌웁니다. 오히려 그런 좌파로 인해 새로운 권력층이 생기고, 그들이 자기들끼리 나눠 먹기를 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가 주택으로 논란을 빚었던 공직자들에게 ‘2주택을 정리하라’고 했더니, 지방의 주택을 팔고 서울의 똘똘한 한 채를 남겨뒀잖습니까. 다음 정부부터는 그런 유치하고 천박한 논리로 국민을 가르는 행위는 중단됐으면 합니다.”
―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에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는데요.
“달라진 점이 없죠. ‘잘못했다’고 얘기를 할 때에는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바꾸겠다는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잘못은 했는데 기조는 바꿀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양도세 완화 특별위원회를 꾸려서 바꾼다고 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 실패를 말로만 인정한 것이었을까요.
“저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투기꾼들이 우리보다 세구나’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자기들이 여전히 맞는데, 투기꾼의 힘이 너무 세서 정책이 먹혀들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싶어요. ‘두들겨 패면 될 줄 알았는데 실패했다’ 정도라고 할까요. 굉장히 잘못된 사고방식이죠. 5년 동안 숱한 정책을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으면 자신들이 해온 일을 뒤돌아봐야 하는데 끝까지 안 한 겁니다.”
―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을까요.
“가치관 차원에서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고, 시장경제를 무시하니까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 없는 겁니다. ‘로또 분양가 상한제’를 그대로 놔둔 것도 아이러니합니다. 로또 분양이 되면 당장 5억원을 버는데, 그런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왜 방관합니까. 차라리 로또 분양이 되더라도 1억원만 그들이 이익을 보고, 나머지는 국가가 환수한다는 기조를 내세우는 것이 좌파 논리에 맞지 않습니까.”
― 그렇죠, 왜 로또 분양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을까요.
“누군가에게는 꿈을 줘야 하니까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국가가 투기를 조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죠.”
“교과서에 나온 폐해를 인정하지 않아”
심교언 교수는 말이 굉장히 빠르다. 미사여구를 쓰거나 말을 빙빙 돌려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대중이 부동산에 대한 그의 평론을 신뢰하는 것은 거침없는 의견 제시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하면 주변 집값이 내려가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것은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왜 분양가 상한제를 했는데 집값이 올랐을까요? 전제조건인 ‘공급이 충분할 때 분양가 상한제를 하면 떨어진다’는 그 조건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200만 호 공급과 같이 신규 주택이 충분히 공급됐다면 분양가 상한제가 이론대로 작동했겠지만, 실제로는 공급이 부족했죠.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은 경제 교과서에서 흔히 찾을 수 있습니다. 임대차법을 통과시키면서 ‘우리는 그런 현상이 안 나타난다’고 일축했습니다. 아니, 경제학자들이 책에다 쓴 부작용이 우리나라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대체 어떤 자신감에서 나온 얘기입니까? 임대차법에 따르면 70억원 전세주택도 보호 대상입니다. 전(全)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법입니다.”
― 차기 정부가 제대로 해주기를 바라는 국민이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짜놓은 프레임이 워낙 세서, 이것을 깨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럼에도 대부분 부자 감세는 안 된다, 부자들이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보입니다.
“부자들만 때려잡겠다고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서민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공급이 줄고, 임대업자가 집에 투자를 줄이게 되면 서민이 살 집이 부족해지고, 결국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노무현 정부인 2005년에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고,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때 건설업자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2015년에야 풀렸습니다. 그때 논리가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주면 건설사들만 돈을 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는 건설사 도급 순위 50위권 중 절반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였는데 말이죠. 절반이 넘는 건설사가 법정 관리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그들이 돈을 법니까. 그때의 사례를 보면 한 번 잘못 설정한 프레임을 제자리로 돌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 건설사 대부분이 파산하지 않고는 일반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군요.
“‘부자들이 돈을 토해내면, 그리고 돈 버는 데 혈안이 된 건설사들이 무너진다면, 서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다분히 포퓰리즘적 사고방식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중산층의 목을 겨눌 겁니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게 하라”
― 부동산을 잡는다, 집값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정상화의 기준은 선진국이 하는 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대한민국 시장이 대단히 특이한 시장이 아닙니다.”
― 선진국은 어떻게 하나요.
“시장 기능과 공공의 기능을 조율합니다. 공공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공공은 서민을 위한 주거 복지에 매진하고, 민간이 대다수 공급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 복지는 공공이 하되, 일반적인 것들은 시장 기능에 의해 민간이 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합니다. 시장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한다면, 시장에는 자정작용이 있기 때문에, 결국 가격이 안정됩니다.”
― 대선 선거 운동 기간 중 ‘경제는 민간 주도’라는 뜻을 밝힌 후보도 있습니다.
“정부는 기본 프레임만 갖고 있고, 민간이 주도한다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시장 친화적 시각을 갖고 있죠.”
― 그분이 후보 시절에 내놓은 부동산 정책 관련 공약은 어떻게 보십니까.
“시장 정상화로 가겠다, 부동산 세제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구제해준다는 방향은 좋다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과세는 지금 사는 집에서 당장 나가라는 것”
― 선거 운동 기간 중 윤석열 당선인은 서울 강남·송파 유세에서 ‘20억짜리 집 한 채 있는 사람이 어떻게 갑부냐’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었죠.
“발언 자체는 실수였지만, 얘기하려는 뜻은 명확했습니다. 10억짜리 집에 살든, 20억짜리 집에 살든 세금을 낼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과도한 세금(재산세, 종합부동산세)을 물리는 것은 과합니다. 세금은 자기 부담 능력에 맞춰서 부과하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더구나 집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2, 3배의 세금을 물리는 것은 그 집에서 당장 나가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건 국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차라리 주택을 판 이후에 생기는 차액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맞습니다.”
― 집값이 과거로 돌아갈까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겁니다. ‘대도시의 집값이 지금보다 30%는 빠져야 한다’는 일부의 얘기는 말이 안 됩니다. 우리가 외환위기(IMF) 때 단기로 가장 집값이 많이 빠졌을 때가 13% 정도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으로 집값을 되돌리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집값이 오르는 와중에 주택을 산 사람의 경우, 개인 파산의 수가 어마어마할 겁니다. 그들의 자산이 줄어들면서, 은행 이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길거리에 노숙자가 넘칠 겁니다.”
― 요즘 실거래가가 떨어졌다는 뉴스들이 나오던데요.
“반대로 ‘신고가(新高價)를 경신했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고점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통령 선거, 다가오는 지방 선거가 호재로 오를 수도 있고, 임대차법에 따라 아파트 전세가 갱신(7월)되는 때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반면 거시경제적으로 주가가 내리는 것은 하방 압력으로 다가오겠죠. 상승 여력과 하강 여력 중 어느 쪽의 힘이 절대적으로 세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중장기적으로는 어떻습니까.
“2~3년 뒤에는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하방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부동산 공급량을 늘렸으면 오늘날의 이런 혼돈을 줄였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최소 10년이 날아간 셈이네요.
“경기 위기 직후는 상승 국면이지만, 경기 위기 때는 공공이 먼저 공급 물량을 줄입니다. 이것부터 잘못됐어요. 공공은 경제 상승기든, 하락하든 언제나 미래를 위해서 ‘토지뱅크’로서의 기능을 어느 정도 해야 합니다. 경제 위기 때 택지 공급 물량을 확 줄이면, 몇 년 뒤에 경제 상승 국면에 집 지을 땅이 부족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경제 정상화에 따라 집을 사려고 하지만, 정작 살 집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겁니다. 경제 하락기 때 대비를 해야 했는데 실패를 한 거죠.”
서울의 집값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안정적인 편
― 문재인 정부의 좌파 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 흐름을 잘못 읽었다는 얘기인가요.
“좌파 정책으로 인한 폐해는 분명히 있죠. 임대차법 전까지 안정적이었던 부동산이 갑자기 폭등했으니, 임대차법이라는 좌파 정책을 편 정부의 잘못이 없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정권이 좌파냐, 우파냐의 여부를 떠나서 경기 하락, 상승기에 모두 공공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수도권 신규 아파트의 절반 정도는 공공 택지에서 나옵니다. 재건축 물량은 크지 않습니다. 경제 위기 때 미분양 사태를 두려워하면서 공공 택지 주택 물량을 완전히 줄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뜻밖에 주택 가격이 안정적인 나라입니다.”
―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때문에 못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OECD 국가의 주택 가격, 서울과 같은 대도시들의 주택 가격과 비교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에요. 물론 최근 대도시 폭등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긴 합니다.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위례신도시, 판교신도시 같은 신도시 물량을 계속 공급해왔기 때문입니다. 경기 부침에 따라 공공 물량을 과도하게 줄였다, 늘렸다 하는 것이 문제지, 신도시를 계속 공급해왔다는 차원에서는 다른 국가보다 안정적입니다.”
― 정부가 쌀을 수매하는 것이 생각나네요.
“그것이 공공의 ‘랜드뱅크’ 기능입니다. 정부가 위기 때 쌀을 수매하듯이 아파트도 똑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공공이 경제 하방기에도 꾸준히 택지 물량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은 학계에서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입니다.”
― 어떤 정부든 당장 눈에 띄는 해결법은 나오지 않겠군요.
“적어도 당분간 집값이 폭등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물량이 쏟아져 집값이 뚝 내려간다고도 보긴 어렵지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계획, 또 지방자치단체장이 부동산 물량을 풀겠다고 하면 2~3년 뒤에 많이 정상화될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 원론과 전쟁한 것”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 대해 일침도 가했다. 국민에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요량으로 정부 부처를 쪼개거나 신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주택 문제는 공급 기능 외에 주거 복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종합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총리실이나 다른 기관이 컨트롤 타워가 되어 종합적인 패키지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만, 갑작스럽게 부동산 정책에 몰두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기존의 부처를 없애고, 새로 신설하는 모습은 없었으면 합니다. 기존의 조직이 제대로 역할을 하면 됩니다.”
― 정부 내각을 구성하면서 또 숱하게 이름이 바뀌고, 쪼개질 텐데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미국은 9·11테러 이후에 ‘홈랜드 시큐리티(homeland security)’라는 조직이 하나 생겼을 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전시(戰時) 상황이면 전시 내각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부 부처를 쪼개고, 합치고, 이름을 바꾸는 것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그게 바로 포퓰리즘이죠. 국민을 호도하는 것도 그만했으면 좋겠고요.”
― 부동산 정책을 두고 국민을 호도했나요.
“선진국에서도 임대차법을 시행한다는 것이 대표적이죠. 선진국, 독일과 미국은 일부 대도시에 한해, 주택의 약 20~30%만 임대차법을 적용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전 국토,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적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치 다른 나라에도 있는 법이니까, 우리도 도입해도 된다는 것은 국민을 호도한 것이죠. 모든 주택에 대한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 갱신 청구권, 이건 전 세계에서 거의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부 부처가 마치 정책 중독증에 빠진 양 마구잡이로 정책을 내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어떤 정책을 내놓을 때는 단기, 장기 효과, 수혜계층, 피해계층, 지역별 효과 등을 분석했으면 좋겠습니다. 1~2년 걸려야 하는 일을 몇 달 만에 만들고, 정책을 만들자마자 보완대책을 만드는 그런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 차기 정부에 대해 더 하시고 싶은 얘기는요.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부동산 경제학, 도시경제학에 나온 대로, 차분하게 접근하면 됩니다. 문재인 정부는 엄밀히 말하면 경제 원론과 전쟁을 벌인 겁니다. 그리고 경제 원론이 옳았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봤습니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포퓰리즘으로 시도했던 부동산 정책을 손봐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원점에서 검토해야죠. 서민, 중산층에 도움이 됐던 것은 살리고, 문재인 정부가 계층 분리를 위해 정치적으로 했던 정책은 되돌려야 합니다. 전(前)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역별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말은 명료했다. 원칙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의 말에는 무게가 있다. 대학에서 부동산학을 가르치며 각종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심 교수와 ‘차기 정부의 부동산 과제’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월간조선》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2022년 2월호 보도)에서 차기 대통령의 국정 우선 해결 과제로 ‘부동산 문제 해결’(전체의 40.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 포퓰리즘으로 했다고 의심 가는 정책은 뭐가 있을까요.
“상당히 많습니다. ‘부자들을 괴롭히면 표가 몰린다’라는 심리가 다분히 있었고, 일정 수준 이런 프레임이 성공했습니다. LTV, DTI 규제, 임대차법이 대표적이죠. 과연 이런 정책이 중산층에 도움이 됐는지 다시 봐야죠.”
― 검토 시간이 꽤 걸리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기존의 학술적 연구는 많습니다. 양도세 중과로 인해 공급 동결이 일어나고, 때문에 시중에 물량이 줄어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그렇게 되면 중산층이 피해를 본다는 것은 교과서적인 얘기입니다. 검토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민주당이 ‘세제 합리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검토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출발하고 나쁜 정책은 이제라도 과감하게 없애야 합니다.”
― 다주택자 중과세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다주택자가 투기꾼으로 몰린 때는 가격 폭등기 때뿐입니다. 주택 가격 안정기 혹은 하락기에는 다주택자들이 오히려 손해를 봅니다. 안정기에 주택을 공급하는 다주택자는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임대주택의 80% 이상을 다주택자가 공급합니다. 외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다주택자를 임대주택 공급자로 바라봅니다. 이들을 투기꾼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은 잘못입니다.”
― 또 뭐가 있을까요.
“등록 임대사업자들에 대해 혜택을 줬다, 다시 철회했다가 또다시 혜택을 줬죠. 사실 주택 가격 폭등 초기에도 6억원 이하의 주택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뺏는 것은 마녀 사냥에 가깝습니다. 2~3년 뒤에 이사하기 위해 갭 투자를 한 이들을 투기꾼으로 보고 나쁘다고 규정한 것도 현실을 무시한 잘못된 설정입니다.”
집값이 안정적이었던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애초 세팅을 잘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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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0일,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을 발표한 직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1980년대 부동산 광풍이 불어닥친 이후 1990년대는 주택 가격 안정기였는데, 2002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폭등기로 돌아섰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특히 박근혜 정부는 다주택자를 다른 선진국처럼 부동산 시장의 긍정적 공급자로 바라보면서 정책적으로 배려했습니다.”
― 노무현 정부 때의 폭등에 이어, 문재인 정부 때 또 오른 거군요.
“다릅니다. 노무현 정부는 초기부터 집값이 올랐고,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부동산이 폭등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규정하고,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갔습니다. 다분히 정치적인 판단이었죠. ‘모든 사람이 대도시에 주택을 가져야 한다’라는 식(式)의 말도 안 되는 접근법으로 부동산 정책을 펴기 시작한 겁니다.”
― 결과적으로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시와 비교해 평균 2배 이상 집값이 상승했죠.
“2017년, 2018년에는 그래도 약간은 덜 올랐으니 그때와 비교하기도 어렵습니다. 아주 근래에 폭발적으로 가격이 올랐죠. 초창기 부동산 값이 오를 때는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위주였습니다. 상식적이라면 아파트 값이 오르는 지역에 신축 아파트를 더 많이 공급해서 가격을 낮췄어야 합니다. 하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 중앙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강화하면서 공급을 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지역의 집값이 도로 더 많이 오르게 된 겁니다.”
“부자도 적당히 살게 해줘야 서민이 잘산다”
― 공급을 늘려야 하는 곳에 오히려 줄여서 가격을 계속 오르게 했다는 거군요.
“완전히 잘못 판단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공급을 더 해야 한다는 우파 주류 경제학자들의 얘기에 ‘부자 편 들어준다’는 프레임을 씌웠습니다. 우파든 좌파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파의 입장은 국민을 잘살게 하려면 어느 정도 부자의 부(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부자도 적당히 살 수 있게 해줘야 중산층과 서민의 살림이 나아진다는 입장입니다. 그들이 부자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해야 서민이 잘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좌파는 ‘부자를 괴롭히면 서민이 잘산다’ ‘부자 감세는 불가(不可)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작동 가능할 수 없습니다.”
― 똑같은 상황을 정반대로 바라봤군요.
“부자를 괴롭히고 부자를 살기 어렵게 만들면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서민이 힘들어진다는 것은 아주 흔히 찾을 수 있는 연구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좌파는 자꾸 프레임을 씌웁니다. 오히려 그런 좌파로 인해 새로운 권력층이 생기고, 그들이 자기들끼리 나눠 먹기를 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가 주택으로 논란을 빚었던 공직자들에게 ‘2주택을 정리하라’고 했더니, 지방의 주택을 팔고 서울의 똘똘한 한 채를 남겨뒀잖습니까. 다음 정부부터는 그런 유치하고 천박한 논리로 국민을 가르는 행위는 중단됐으면 합니다.”
―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에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는데요.
“달라진 점이 없죠. ‘잘못했다’고 얘기를 할 때에는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바꾸겠다는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잘못은 했는데 기조는 바꿀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양도세 완화 특별위원회를 꾸려서 바꾼다고 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 실패를 말로만 인정한 것이었을까요.
“저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투기꾼들이 우리보다 세구나’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자기들이 여전히 맞는데, 투기꾼의 힘이 너무 세서 정책이 먹혀들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싶어요. ‘두들겨 패면 될 줄 알았는데 실패했다’ 정도라고 할까요. 굉장히 잘못된 사고방식이죠. 5년 동안 숱한 정책을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으면 자신들이 해온 일을 뒤돌아봐야 하는데 끝까지 안 한 겁니다.”
―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을까요.
“가치관 차원에서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고, 시장경제를 무시하니까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 없는 겁니다. ‘로또 분양가 상한제’를 그대로 놔둔 것도 아이러니합니다. 로또 분양이 되면 당장 5억원을 버는데, 그런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왜 방관합니까. 차라리 로또 분양이 되더라도 1억원만 그들이 이익을 보고, 나머지는 국가가 환수한다는 기조를 내세우는 것이 좌파 논리에 맞지 않습니까.”
― 그렇죠, 왜 로또 분양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을까요.
“누군가에게는 꿈을 줘야 하니까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국가가 투기를 조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죠.”
“교과서에 나온 폐해를 인정하지 않아”
심교언 교수는 말이 굉장히 빠르다. 미사여구를 쓰거나 말을 빙빙 돌려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대중이 부동산에 대한 그의 평론을 신뢰하는 것은 거침없는 의견 제시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하면 주변 집값이 내려가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것은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왜 분양가 상한제를 했는데 집값이 올랐을까요? 전제조건인 ‘공급이 충분할 때 분양가 상한제를 하면 떨어진다’는 그 조건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200만 호 공급과 같이 신규 주택이 충분히 공급됐다면 분양가 상한제가 이론대로 작동했겠지만, 실제로는 공급이 부족했죠.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은 경제 교과서에서 흔히 찾을 수 있습니다. 임대차법을 통과시키면서 ‘우리는 그런 현상이 안 나타난다’고 일축했습니다. 아니, 경제학자들이 책에다 쓴 부작용이 우리나라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대체 어떤 자신감에서 나온 얘기입니까? 임대차법에 따르면 70억원 전세주택도 보호 대상입니다. 전(全)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법입니다.”
― 차기 정부가 제대로 해주기를 바라는 국민이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짜놓은 프레임이 워낙 세서, 이것을 깨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럼에도 대부분 부자 감세는 안 된다, 부자들이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보입니다.
“부자들만 때려잡겠다고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서민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공급이 줄고, 임대업자가 집에 투자를 줄이게 되면 서민이 살 집이 부족해지고, 결국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노무현 정부인 2005년에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고,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때 건설업자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2015년에야 풀렸습니다. 그때 논리가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주면 건설사들만 돈을 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는 건설사 도급 순위 50위권 중 절반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였는데 말이죠. 절반이 넘는 건설사가 법정 관리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그들이 돈을 법니까. 그때의 사례를 보면 한 번 잘못 설정한 프레임을 제자리로 돌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 건설사 대부분이 파산하지 않고는 일반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군요.
“‘부자들이 돈을 토해내면, 그리고 돈 버는 데 혈안이 된 건설사들이 무너진다면, 서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다분히 포퓰리즘적 사고방식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중산층의 목을 겨눌 겁니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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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2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입구 게시판에 종부세위헌청구시민연대 소속 회원들이 종부세 위헌청구 소송을 독려하는 게시글을 붙이고 있다. 사진=조선DB |
“정상화의 기준은 선진국이 하는 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대한민국 시장이 대단히 특이한 시장이 아닙니다.”
― 선진국은 어떻게 하나요.
“시장 기능과 공공의 기능을 조율합니다. 공공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공공은 서민을 위한 주거 복지에 매진하고, 민간이 대다수 공급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 복지는 공공이 하되, 일반적인 것들은 시장 기능에 의해 민간이 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합니다. 시장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한다면, 시장에는 자정작용이 있기 때문에, 결국 가격이 안정됩니다.”
― 대선 선거 운동 기간 중 ‘경제는 민간 주도’라는 뜻을 밝힌 후보도 있습니다.
“정부는 기본 프레임만 갖고 있고, 민간이 주도한다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시장 친화적 시각을 갖고 있죠.”
― 그분이 후보 시절에 내놓은 부동산 정책 관련 공약은 어떻게 보십니까.
“시장 정상화로 가겠다, 부동산 세제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구제해준다는 방향은 좋다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과세는 지금 사는 집에서 당장 나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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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부동산 대책 헌법소원 기자회견’에서 대표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발언 자체는 실수였지만, 얘기하려는 뜻은 명확했습니다. 10억짜리 집에 살든, 20억짜리 집에 살든 세금을 낼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과도한 세금(재산세, 종합부동산세)을 물리는 것은 과합니다. 세금은 자기 부담 능력에 맞춰서 부과하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더구나 집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2, 3배의 세금을 물리는 것은 그 집에서 당장 나가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건 국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차라리 주택을 판 이후에 생기는 차액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맞습니다.”
― 집값이 과거로 돌아갈까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겁니다. ‘대도시의 집값이 지금보다 30%는 빠져야 한다’는 일부의 얘기는 말이 안 됩니다. 우리가 외환위기(IMF) 때 단기로 가장 집값이 많이 빠졌을 때가 13% 정도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으로 집값을 되돌리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집값이 오르는 와중에 주택을 산 사람의 경우, 개인 파산의 수가 어마어마할 겁니다. 그들의 자산이 줄어들면서, 은행 이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길거리에 노숙자가 넘칠 겁니다.”
― 요즘 실거래가가 떨어졌다는 뉴스들이 나오던데요.
“반대로 ‘신고가(新高價)를 경신했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고점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통령 선거, 다가오는 지방 선거가 호재로 오를 수도 있고, 임대차법에 따라 아파트 전세가 갱신(7월)되는 때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반면 거시경제적으로 주가가 내리는 것은 하방 압력으로 다가오겠죠. 상승 여력과 하강 여력 중 어느 쪽의 힘이 절대적으로 세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중장기적으로는 어떻습니까.
“2~3년 뒤에는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하방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부동산 공급량을 늘렸으면 오늘날의 이런 혼돈을 줄였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최소 10년이 날아간 셈이네요.
“경기 위기 직후는 상승 국면이지만, 경기 위기 때는 공공이 먼저 공급 물량을 줄입니다. 이것부터 잘못됐어요. 공공은 경제 상승기든, 하락하든 언제나 미래를 위해서 ‘토지뱅크’로서의 기능을 어느 정도 해야 합니다. 경제 위기 때 택지 공급 물량을 확 줄이면, 몇 년 뒤에 경제 상승 국면에 집 지을 땅이 부족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경제 정상화에 따라 집을 사려고 하지만, 정작 살 집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겁니다. 경제 하락기 때 대비를 해야 했는데 실패를 한 거죠.”
서울의 집값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안정적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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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출범식에서 후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좌파 정책으로 인한 폐해는 분명히 있죠. 임대차법 전까지 안정적이었던 부동산이 갑자기 폭등했으니, 임대차법이라는 좌파 정책을 편 정부의 잘못이 없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정권이 좌파냐, 우파냐의 여부를 떠나서 경기 하락, 상승기에 모두 공공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수도권 신규 아파트의 절반 정도는 공공 택지에서 나옵니다. 재건축 물량은 크지 않습니다. 경제 위기 때 미분양 사태를 두려워하면서 공공 택지 주택 물량을 완전히 줄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뜻밖에 주택 가격이 안정적인 나라입니다.”
―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때문에 못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OECD 국가의 주택 가격, 서울과 같은 대도시들의 주택 가격과 비교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에요. 물론 최근 대도시 폭등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긴 합니다.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위례신도시, 판교신도시 같은 신도시 물량을 계속 공급해왔기 때문입니다. 경기 부침에 따라 공공 물량을 과도하게 줄였다, 늘렸다 하는 것이 문제지, 신도시를 계속 공급해왔다는 차원에서는 다른 국가보다 안정적입니다.”
― 정부가 쌀을 수매하는 것이 생각나네요.
“그것이 공공의 ‘랜드뱅크’ 기능입니다. 정부가 위기 때 쌀을 수매하듯이 아파트도 똑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공공이 경제 하방기에도 꾸준히 택지 물량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은 학계에서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입니다.”
― 어떤 정부든 당장 눈에 띄는 해결법은 나오지 않겠군요.
“적어도 당분간 집값이 폭등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물량이 쏟아져 집값이 뚝 내려간다고도 보긴 어렵지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계획, 또 지방자치단체장이 부동산 물량을 풀겠다고 하면 2~3년 뒤에 많이 정상화될 겁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 대해 일침도 가했다. 국민에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요량으로 정부 부처를 쪼개거나 신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주택 문제는 공급 기능 외에 주거 복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종합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총리실이나 다른 기관이 컨트롤 타워가 되어 종합적인 패키지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만, 갑작스럽게 부동산 정책에 몰두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기존의 부처를 없애고, 새로 신설하는 모습은 없었으면 합니다. 기존의 조직이 제대로 역할을 하면 됩니다.”
― 정부 내각을 구성하면서 또 숱하게 이름이 바뀌고, 쪼개질 텐데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미국은 9·11테러 이후에 ‘홈랜드 시큐리티(homeland security)’라는 조직이 하나 생겼을 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전시(戰時) 상황이면 전시 내각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부 부처를 쪼개고, 합치고, 이름을 바꾸는 것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그게 바로 포퓰리즘이죠. 국민을 호도하는 것도 그만했으면 좋겠고요.”
― 부동산 정책을 두고 국민을 호도했나요.
“선진국에서도 임대차법을 시행한다는 것이 대표적이죠. 선진국, 독일과 미국은 일부 대도시에 한해, 주택의 약 20~30%만 임대차법을 적용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전 국토,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적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치 다른 나라에도 있는 법이니까, 우리도 도입해도 된다는 것은 국민을 호도한 것이죠. 모든 주택에 대한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 갱신 청구권, 이건 전 세계에서 거의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부 부처가 마치 정책 중독증에 빠진 양 마구잡이로 정책을 내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어떤 정책을 내놓을 때는 단기, 장기 효과, 수혜계층, 피해계층, 지역별 효과 등을 분석했으면 좋겠습니다. 1~2년 걸려야 하는 일을 몇 달 만에 만들고, 정책을 만들자마자 보완대책을 만드는 그런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 차기 정부에 대해 더 하시고 싶은 얘기는요.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부동산 경제학, 도시경제학에 나온 대로, 차분하게 접근하면 됩니다. 문재인 정부는 엄밀히 말하면 경제 원론과 전쟁을 벌인 겁니다. 그리고 경제 원론이 옳았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봤습니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