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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집 살까, 말까

무주택자들, 올해도 ‘내 집 마련’은 어려울 듯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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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관망하라’ 우세… ‘대세 하락장’ 전망도
⊙ 상승론자들, “대선까지 주춤하다 다시 오른다”
⊙ 집 사려 해도 금리인상·대출규제가 발목, 전·월세 시장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조선DB
  통계청의 2020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국내 총 가구(2092만7000가구) 중 약 절반(919만7000가구, 43.9%)이 무주택 가구다. 이들 중 현금부자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은 내 집 마련을 계획한다. 언제, 어떻게(자금조달), 어디에 사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고공행진 하던 집값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9주 연속(2022년 1월 첫 주 기준) 증가 폭이 줄었다. 지난해 8월 넷째 주(0.22%) 고점을 찍은 후 올해 첫 주에는 0.03%까지 축소됐다. 매매수급지수 또한 92.8로 8주 연속 ‘사자’보다 ‘팔자’가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이 더해지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한다.
 

  예부터 집값 전망은 항상 극명하게 갈렸다. 다만 지난해 ‘상승론’이 우세했다면 올해는 그 반대가 많다. 먼저 민간연구소는 올해도 여전히 집값은 오를 것이라고 봤다. 2021년 같은 ‘불장’은 아니지만 상승 기조는 이어갈 거라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전국 매매가격이 2.5% 오를 것이라 봤고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또한 마찬가지로 2%대를 예상했다. 이 밖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도 집값 상승률이 2~3% 수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의사록을 반영하지 않은 전망인 만큼, 오차가 있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테이퍼링 가속화, 금리인상 조기 추진, 양적 긴축과 대차대조표 축소까지 포함한 의사록에 따르면 올해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는 더 빨리 인상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집값은 금리와 관련이 깊다. 금리가 오르면 집값이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실제로 국토연구원이 지난 4년간 집값에 영향을 준 요인을 분석한 ‘주택가격 변동 영향 요인과 기여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로금리’도 집값 폭등에 기여했다. 금리인상 시에는 당연히 그 반대가 된다. 연초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연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무조건 관망
 
일부 전문가들은 고점을 찍은 집값이 올해부터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지난 연말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에 내걸린 매물들. 사진=조선DB
  김기원 데이터노우즈(리치고) 대표는 “올해는 집을 사지 말고 절대적으로 관망하라”고 했다. 김 대표는 사명(社名)처럼 철저히 데이터 위주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한다. 그는 “올해는 집을 살 때가 아니라 팔 때”라며 “국내총생산(GDP), 소득, 통화량, 전세, 물가 등 어떤 부동산의 본질적인 가치지표를 갖다 대도 역사상 최고점”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아파트 가격, 소득 등 데이터를 종합한 ‘주택 구매력 지수’를 따져보면 2008년 수준과 비슷하다. 여기에 금리인상, 가계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 가격이 오를 수가 없는 구조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몇 년 전 《아파트 폭등장이 온다》는 책을 통해 폭등장세를 예측했던 이 소장은 “폭등 경험 후 지금은 시장의 정체기 현상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매도자의 기대심리가 최고조에 달했다. 1억 올려도 높던 호가를 3억~4억, 심하면 7억~8억까지 올렸다. 이때 (비싸니까) 주춤하며 거래절벽이 생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신(新)고가가 형성된다. 최근 거래절벽과 신고가 흐름을 보면 매수자가 더는 쫓아갈 수 없는 단계로 보인다. 실제로 하락급매물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소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곧 2008년과 같은 대세 하락장이 시작될 거라 봤다. 그는 “물론 매도자의 기대심리는 그렇게 쉽게 꺾이지 않는다. 한동안 호가를 올려놓고 버티고, 매수자는 ‘상투를 잡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버티는 대립관계가 지속되다 4년에 걸쳐 상승, 하락을 반복하며 3기 신도시 등 공급 물량이 나오는 5~6년 후부터 본격적인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했다. 이 소장은 그때 되면 ‘최대 낙폭’이 40%까지도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원 대표 또한 “데이터 종류별로 다르지만 향후 4~5년간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입주물량이 나오는 5년 뒤에는 본격적인 하락장의 시작으로 최소 20%, 최대 40~50%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 부족으로 집값은 꾸준히 상승
 
  한편 상승론자들은 ‘수급 비율’을 근거로 들며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여전히 ‘집’보다 ‘집 살 사람’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인구가 5000만을 훌쩍 넘었음에도 국내 주택 수는 여전히 2000만 가구에 불과하고 1·2인 가구의 폭증으로 더 이상 ‘4인 가구당 한 채’씩이 아닌데, 공급은 계속 줄어든다는 거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올해는 ‘역대급’으로 입주량이 적다.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0년 4만9415가구에서 2021년 3만1211가구, 올해 2만463가구로 줄어든다. 주택 가격 결정에 있어 공급은 금리만큼 중요하다. 입주 물량 급감은 전세와 매매 시장의 불안을 초래해 가격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물론 대선을 앞두고 두 유력 후보가 신도시 사업과 도심 정비 사업 등을 통해 ‘250만 호’ 공급 공약을 내세워 공급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당장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며, 임기 5년 내 가능 여부도 미지수”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단적으로 사전 청약을 하고는 있지만 토지 보상 문제 등으로 토지 확보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는 3기 신도시 사업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비 사업도 마찬가지다. 2020년부터 강력하게 추진했던 공공재개발 사업 또한 제대로 진도를 나가는 곳이 없다”며 “공급 부족 사태는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때문에 현금이 있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자금이 부족하다면 부지런히 모으며 꾸준히 청약을 넣거나, 청약이 안 되면 기축(旣築)주택이라도 빠른 시간 내에 매수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올해 집값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예상된다. 대선 전후 ‘눈치 보기’ 등으로 얼마간 조정을 받다가 선거가 끝나면 누가 되든 집값은 오를 거다. 야권이 되면 시장 중심 정책의 안정적 상승, 여권이 되면 규제 강화로 인한 가파른 상승이라는 차이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집값은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
 
  서 교수는 이어 “무주택자들의 주택 매입은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하며 “다만 투자 성격보다는 자금 사정과 직주(職住) 근접, 주거입지를 고려한 이용 중심의 내 집 마련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움직인다면 하반기에
 
집을 사려고 해도 대출규제, 금리인상이 발목을 잡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한 은행 앞에 걸린 대출 안내문. 사진=조선DB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또한 “현재까지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감소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평균이 하락 반전한 것은 아니다”면서 “얼마간 숨 고르기 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올해 금리 상승으로 여신(與信)이 강화되는 이슈가 있지만, 그렇다고 (매매 대안인) 전세 가격이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고, 가격을 급격히 조정하면서까지 매각을 하겠다는 매도자가 아직은 많지 않아 보인다. 선거 이슈도 고려를 해야 해서 급격한 조정을 기대하기는 제한적이다.”
 
  고점 인식이 높고 금리인상으로 채무상환 부담도 커진 데다 대출 총액까지 줄어들어 거래의 적극성이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이를 ‘가격 조정’으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얘기다. 함 랩장은 “2월까지 계절적인 비수기이기도 하고 대선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1분기까지는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상반기는 관망하고 하반기부터 기회를 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는 또 “청약은 디폴트값(기본값)으로 계속 넣어보되, ‘하늘의 별 따기’라 기축 구입을 결심했다면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내가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인지, 시드머니를 모아두고 주택 가격의 흐름을 보며 천천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집을 사더라도 ‘영끌’을 한다거나 추격매수를 한다거나 공격적인 매수는 금물이다. 조급한 마음은 내려둬야 할 때”라고도 했다.
 
 
  집 산다면 대출은 나올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무주택자들을 위해 LTV를 80%까지 완화해주겠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신도시 재정비’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 사진=조선DB
  보다시피 집값 전망은 매번 엇갈린다. 둘 중 설득력 있는 쪽을 따르면 된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소신대로 사겠다고 했을 때, 자금조달이 가능한지 여부다. 올해는 금리인상에 더해 연초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돼 대출 문턱이 더 높아졌다. 서진형 교수의 말이다.
 
  “부동산은 타인의 자본을 끌어와 매수하는 게 보통이다.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 가계대출부실 방지를 위한 방책은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핀셋규제 완화’ 등 보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서 교수는 이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무주택자들은 특히 후보자들의 대출규제 완화 정책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두 유력 후보는 모두 무주택자를 위한 금융규제 완화 공약을 내놓은 상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첫 주택 장만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대폭 완화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현 정부의 LTV 규제는 투기 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는 9억원 이하 40%·9억원 초과 20%이다. 만일 서울에서 10억짜리 주택을 매매하려면 최소 8억원의 현금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LTV 80% 공약은 무주택자 입장에서 반가운 얘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또한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게는 규제의 문을 열어주기로 했다. 서민·실수요자들이 더 낮은 금리의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 모기지’를 대폭 확대하고 ‘고금리·변동금리’ 대출을 ‘저금리·고정금리’로 바꿔주는 대환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서 교수는 “두 후보 모두 대출규제 완화 공약을 내걸었지만, 여권 후보의 경우 당의 정체성 때문에 공약 반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윤석열 후보의 LTV 80% 공약 또한 가계대출 부실 방지를 위해 전체적인 관리계획에 따라 소폭 조종돼 최대 70%까지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 정도(LTV 70%)만 돼도 무주택자들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 “무주택자들에 한한 대출 완화이기 때문에 (LTV를 푼다고) 집값 상승 등의 타격은 없을 것이며, 이렇게 규제가 완화되면 주택 매매 기회를 꼭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출받아 샀다가는 큰코다쳐
 
  한편 김기원 대표는 대출규제 완화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부동산 금융취약성이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12월 23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현재 부동산 거품을 향한 우려는 은행권 대출을 넘어 비은행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부동산 문제가 금융 불안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9월 말 기준 부동산 부문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00이다. 통계가 집계된 1996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0~100 사이로, 100에 가까울수록 부동산 거품이 크다는 뜻이다. 한은은 대출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부문에 집중됐다는 점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부에서는 대출규제를 할 수밖에 없고 완화를 한다고 해도 당장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만에 하나 대출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주택 매매는 보류하라고 했다. 그는 “올해 대출받아 집을 사는 건 무주택자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패착”이라고 했다.
 

  ― 무주택 입장에서 대출이 많이 나오는 건 반가운 일인데.
 
  “대출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지금 사라’거나,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근 몇 년간 이어온 상승 기대감 때문이다. 내년만 돼도 마음이 달라질 거다. 2007~2008년 고점에 샀던 사람들은 2014년까지 마음고생을 엄청 심하게 했다.”
 
  ― 실거주 한 채인데 시세 차익을 신경 쓸 필요가 있나.
 
  “물론 현금부자라서 20~30% 하락해도 버틸 수 있다면 신경 안 써도 된다. 그런데 대출받아 산 10억짜리 집이 6억~7억까지 떨어지면 견딜 수 있겠나. 레버리지 감당은 누가 하나. 더군다나 집은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인생 첫 주택은 최고의 기회에 사는 게 좋다.”
 
 
  공약은 공약일 뿐, 大選 영향 없을 것
 
2021년 12월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무주택자들과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조선DB
  이현철 소장은 대선 전후 미미한 출렁임은 있겠지만 부동산 정책 자체가 시장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이 한 번 방향을 정하면 방도가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 번 상승으로 방향을 잡으니 아무리 집값 잡으려고 해도 계속 오르지 않았나. 이명박 정부 때 한 번 하락으로 방향을 잡으니 아무리 규제를 풀고 부양책을 써도 안 올랐다. 부동산 심리가 그래서 무서운 거다. 더군다나 시장을 보는 가치관은 다를지 몰라도 현재 두 유력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목적은 같다. ‘시장 안정화’다. 만일 정책을 썼다가 조금이라도 상승 신호가 감지되면 바로 거둬들일 거다. 지금 무주택자들은 시드를 비축해놓고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이 소장은 하락 기조는 향후 7년간 지속될 거라 내다봤다. 그는 “7~8년 이후 집값의 하방지지선인 전세가를 만나 멈출 것”이라면서 “2008년 하락기 사이클과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사람들은 2013~2014년까지 집을 안 샀다”고 했다.
 
  “기다릴 수 있다면 2030년경 저점을 찍었을 때 매수하는 게 베스트다. 그때까지 종잣돈을 모으며 부동산 공부를 하라. 중간중간 급매물이 나오는 걸 잘 걸러내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공부는 필요하다. 서울·수도권 시장은 중간에 잘못 들어가면 속된 말로 피 볼 수도 있다.”
 
 
  지방은 조심해야 vs 지방이 기회
 
  ― 그 말은 지금 지방은 괜찮다는 얘긴지.
 
  “실거주가 아닌, 투자 차원의 집을 사겠다고 하면 부동산 공부가 돼 있다는 전제하에 오히려 지방으로 눈을 돌릴 것을 추천한다. 도시마다 부동산 사이클이 다르다. 주요 광역시의 경우 서울과 비슷하게 고점이지만 몇몇 지방 중소도시 중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일례로 경북 구미 같은 곳은 전세가와 매매가가 함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지역은 이미 발 빠른 사람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기원 대표 또한 “외려 지금은 지방을 눈여겨볼 때”라고 했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고점을 찍고 하향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충청도·경상도 일부 지역 중 상황이 좋아질 여력이 보이는 곳이 있다. 대표적으로 서산 같은 경우 인구수, 가구수, 일자리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많지 않다. 2019년까지 계속 하락하다 2020년부터 상승 반전했다. 거주와 투자를 분리한다면 추천한다.”
 
  한편 서진형 교수는 “서울·수도권의 경우 집값이 상승하겠지만 지방은 양극화의 심화로 매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부산은 해운대구, 대구라면 수성구처럼 중심지 위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 보류 시 전세 시장은?
 
  만일 주택 구입을 보류한다면, 전세 혹은 월세에 살아야 한다. 그런데 전세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정부의 다주택자 옥죄기는 결국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까지 가중시켰다. 취득세, 종합부동산세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 세금 압박을 못 견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거라 봤지만, 이들은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가족에게 증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상 시장 공급자 역할을 하는 다주택자 매물이 감소하면서 자연히 전세시장 불안도 가중됐다. 급등한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전셋값을 올리거나 반전세, 월세로 돌아서는 집주인들이 늘며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크게 올랐다. 현재 전세 세입자들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 더 연장해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진형 교수는 “올해 하반기에는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2년 계약갱신청구권이 종료된 전세 매수자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전세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5%로 인상 상한선이 제약됐던 매물들이 새로 임차인을 맞이하면서 시장 가격으로 받으려 하면, 혼란이 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한편 이현철 소장은 전셋값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전셋값 상승세 또한 주춤하고 있으며, 물량도 쌓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대차 3법 시행 1년 동안 전셋값이 지난 박근혜 정부 때 5년 동안 오른 것보다 더 많이 올랐다. 지금 임대차 3법 적용 전 가격으로 살고 있는 임차인들이 시중에 나오면 전세가에 더해 대출이자까지 올라 부담이 4배로 뛰는 거다. 그래서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다? 그 반대로 본다. 임차인이 그 가격을 감당을 못한다. 매매야 ‘영끌’을 해서라도 한다지만 전세는 가격저항도 크다. 월세, 혹은 급지가 낮은 지역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임대인이 ‘버티기’를 하면 계속 공실로 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 그 가격을 계속 고수할 수 없을 거라 본다.”
 
 
  무주택자들은 왜 집을 못 살까
 
  문득 궁금해진다. 무주택자들은 왜 ‘여태’ 집이 없을까. 돈이 없어서? 꼭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다. 서울 마포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종현씨는 “집을 한 번도 안 사봐서 못 사는 것”이라고 했다. 신선한 분석이었다.
 
  “기본적으로 거래의 두려움이 있다. 경험이 없으니 물정에도 어둡다. 가진 돈보다 더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하거나, 혹은 더 싼 집을 찾는다. 괜찮은 매물을 계속 놓치는 거다. 허름한 아파트라도 사고파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
 
  이현철 소장 또한 “부동산 공부를 안 해놓으면 적기가 와도 못 산다”고 했다.
 
  “준비가 안 된 무주택자들은 집값이 아무리 떨어져도 못 산다. 예상대로 2029~2030년 저점을 찍는다고 했을 때, 그때는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나? 하락장에서 매수한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을 거다. 그걸 이겨내고 살 수 있으려면 꾸준히 공부를 해놔야 한다.”
 
  그는 “적기가 왔을 때는 길게 고민하지 말고 자금 사정에 맞춰 봐뒀던 집을 사야 한다”면서 “그런데 대부분 이때 욕심을 부린다. 좀 더 싸고 좋은 집을 찾는다. 세대수를 따지고, 브랜드를 따진다. 그러다 보면 또 놓친다”고 했다.
 
  심신이 지친 무주택자들은 원론적인 질문에 도달하기도 한다. ‘집을 꼭 사야 하나?’ 최근 주식, 코인처럼 대체 투자처가 활성화되면서 ‘안 사도 된다’는 여론이 일기도 하지만 적어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그 이유는 조금씩 달랐다. 이현철 소장은 “투자 차원에서 꼭 사야 한다”고 했다.
 
  “많은 이가 ‘집은 사는(매매) 게 아니라 사는(거주) 것’이라고 말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거다. 거주만 할 거라면 전세라는 좋은 상품이 있다. 문제는 남들 집값이 오를 때 배 아픈 걸 감수해야 된다는 거다. 냉정하게 생각하자. 집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거다. 그래서 낮은 가격에 사야 한다.”
 
  김기원 대표 또한 “지금은 과도하게 올라 살 타이밍이 아니지만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도 우상향할 수밖에 없으므로 매력적인 가격이 오면 사둬야 한다”고 했다.
 
  함영진 랩장은 “본인의 자금 상황과 주거반경, 생활방식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0’ 혹은 ‘1’로 답할 수는 없다”면서도 “주식, 펀드, 금, 달러, 채권에 더해 요즘에는 코인, NFT(대체불가토큰), 미술품 투자까지 자산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됐지만 대부분 주택 하나는 들고 가더라. 기본적으로 ‘내 소유의 집’이 주는 안정감을 위해서라도 마련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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