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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따라잡기

1년 만에 재개되는 주식시장의 공매도 논란

‘동학 개미’ ‘선거’에 밀려 정치가 지배했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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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반론은 여전히 팽팽… 공매도 1년 넘게 금지한 곳은 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
⊙ 정세균 총리, 민주당 박용진·양향자까지 합세해 공매도 재개 반대
⊙ “금융위가 이렇게 한심했던 적이 있나”(이관휘 서울대 교수)
  오는 5월 3일에 주식시장에서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다. 금지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2020년 3월에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인해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시장의 추가 패닉을 막는다며 공매도를 금지했다.
 
  코로나가 증시에 미친 영향은 컸다. 코로나 창궐 전 2200선이었던 코스피 지수(2020년 1월)는 2020년 3월 19일에 1457선으로 주저앉았다. 두 달 만에 코스피 지수가 35% 빠졌다. 한 달 동안 연중 최저치를 찍던 코스피는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자 회복세를 보였다. 코스피 1800선(2020년 4월 7일), 1900선(4월 17일), 2000선(5월 21일)을 기록했다. 증시가 안정을 찾아가자 금융권에서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공매도는 재개되지 않았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반(反) 공매도 운동’을 하겠다며 반발에 나섰고, 이들을 의식한 여당이 합세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4·7재보궐선거와 맞물려 금융권에서 논의돼야 할 일이 정치권의 이슈로 변질됐다.
 
 
  주가가 하락할 때 사용하는 기법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020년 3월 13일, 시장안정조치 시행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6개월 동안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공매도의 ‘공’은 빌 공(空)자다.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투자자가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와 주식시장에 팔고, 나중에 그 주식을 시장에서 사서 예전에 빌려줬던 기관에 되갚는 기법이다. 어렵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통상 주식투자자들은 회사 주가(株價)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주식을 산다. 그런데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에 등장하는 것이 공매도다. 삼성전자의 어젯자 종가(終價)는 8만원이었다. 그런데 투자자가 생각하기에 아무래도 삼성전자 주가가 일주일 뒤에 7만원으로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투자자는 현재 삼성전자 주식이 없다. 그러면 투자자는 증권회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으로부터 삼성전자 주식 100주를 빌려와 시장에 800만원(한 주당 8만원)에 판다. 투자자에게는 현금 800만원이 생겼고, 또 자산운용사에 갚아야 할 ‘빚’(주식 100주)이 남는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삼성전자 주가가 정말 7만원이 됐다. 투자자는 삼성전자 100주를 700만원에 사서 자산운용사에 100주를 되갚고, 100만원은 수익으로 챙긴다.
 

  물론 주식 거래 수수료를 떼야 하기에 100만원보다 적은 수익이겠지만, 이 투자는 성공이다. 이것이 바로 공매도다. 주가가 올라야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내려가야 돈을 벌 수 있는 금융기법이다.
 
  공매도는 ‘차입 공매도’와 ‘무차입 공매도’로 두 가지가 있다. 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시장에 팔기 전에 주식 대여자(증권회사 등)에게 미리 주식을 빌려온 다음에 파는 방법이고,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먼저 팔고 보는 방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차입 공매도만을 법적으로 허용한다.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不法)이다. 무차입 공매도까지 허용할 경우에 투자자가 나중에 대여자에게 주식을 갚지 않는 결제 불이행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거래방식은 대주(貸株)와 대차(貸借)를 많이 쓴다.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쓴 《이것이 공매도다》에 따르면, 대차거래는 증권사나 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주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6개월~1년 정도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대주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개인투자자들에게 30~90일 정도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른바 ‘큰손’이나 ‘개인’이나 모두 공매도를 할 수는 있지만, 통상 공매도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많이 한다. 이관휘 교수는 “개인 공매도가 어려운 이유는 개인의 신용도나 상환 능력이 기관보다 열등해서 주식을 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2018년도에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주식 대여 사업을 하는 민간 증권사를 늘리겠다고 한 적이 있지만, 실효성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공매도 금지에서 재개까지
 
  2020년 3월 13일
  전 종목 6개월 공매도 금지
 
  2020년 8월 27일
  공매도 금지 6개월 추가 연장
 
  2021년 1월
  정세균 총리, 박용진·양향자 의원 등
  금지 재연장 주장
 
  2021년 3월 16일
  공매도 재개 예정일 (다시 연장)
 
  2021년 4월 7일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선거
 
  2021년 5월 3일
  공매도 재개 예정
 
  ‘개인 참여 어렵고, 주가 내려가고, 작전 세력이 붙기 쉽다’(공매도 반대)
 
지난 2월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한국주식투자연합회의 공매도 폐지 주장을 부착한 버스가 달리고 있다.
  공매도는 좋은 금융기법일까, 나쁜 금융기법일까. 공매도는 증권시장에서 필요한 제도인가, 없어도 되는 제도인가. 이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선다.
 
  공매도를 반대하는 측은 개인들인데 대략 이런 입장이다.
 
  우선 개인은 사실상 공매도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든다.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개인은 신용도 문제로 주식 빌리기가 어렵고, 만일 주식시장을 개인・기관・외국인의 각축장이라고 본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주장이다. 또 대다수의 투자자는 주식이 오르기를 기대하며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매도가 늘어나면 주가는 일시적 혹은 장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공매도라는 기법은 자기가 보유하지도 않은, 쉽게 말해 ‘빌린 주식’으로 주가를 출렁이게 하는 금융기법이라는 원초적 문제도 안고 있다. 사안에 따라서는 허위 사실을 퍼뜨려 멀쩡한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등 작전 세력이 붙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셈이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업계에서 ‘공매도 포비아’ ‘외국인 리턴’ ‘개미투자자(개인투자자) 이탈’ 등의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관휘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2013~2017년까지 무차입 공매도 위반으로 68개사가 제재를 받았다. 21개 회사는 과태료를 부과받았고, 나머지 47개는 주의 조치에 그쳤다. 무차입 공매도를 한 이유가 어떤 나쁜 의도성을 갖고 한 것이 아니라 단순 착오에 의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란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공매도는 이름에서부터, 강자(强者)를 위한 금융기법이고 증권시장을 교란시킨다는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주식 유동성 늘이고, 주가에 거품 끼는 것을 방지한다’(공매도 찬성)

 
  하지만 공매도의 순기능을 주장하는 측의 논리도 만만치 않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유동성 확대에 도움이 된다. 둘째, 과대평가된 주식을 사전에 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공매도다》에 나온 설명을 좀 더 들어보자.
 
  〈어떤 회사의 주식이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치자. 주식을 팔고 싶은데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투자자는 가격을 내려서 싼값에 팔아야 한다. 주식의 펀더멘털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거래량 때문에 주식을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공매도가 있으면 사려는 사람과 팔려고 하는 사람이 적절히 주식을 공급해 주식 거래를 쉽게 만들어준다. 공매도가 순기능을 하는 것이다.
 
  또 공매도에는 ‘가격 발견(price discovery)’이라는 효과가 있다. 만약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낙관적인 투자자들만 시장에 남는다면, 주식의 고평가, 즉 버블(거품)로 연결된다. 어떤 이유로든 주식이 재평가돼 거품이 급격하게 꺼지면 가격 급락에 의한 피해를 투자자가 받게 된다. 하지만 공매도는 낙관적 의견뿐 아니라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투자자도 시장에 참여해 주가에 거품이 끼는 것을 줄이거나 방지하는 순기능이 있다. 과대평가된 주식들이 제자리로 찾아가도록 돕는 과정이 공매도의 ‘가격 발견’ 기능인데, 마치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관휘 교수는 “어떤 주점에서 ‘술이 사람을 못된 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원래 못된 놈이라는 것을 술이 밝혀준다’는 문구를 보고 공매도가 생각났다.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인지, 원래 주가가 내려가야 할 주식을 공매도가 가려내는지도 이와 같다”며 “만약 주가가 과대평가된 것이 아니라 공매도의 대량 물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한다면 주가는 곧 회복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1년 넘게 금지한 나라는 한국뿐
 
  공매도가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여전히 맞서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공매도를 인정하고 있다. 금융권이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주가 폭락을 엄중히 인식해 공매도 금지를 선택했지만, 이 조치가 1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드물었을 듯하다. ‘1년’이라는 기간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외국인이 공매도 금지 마지노선으로 보는 기간이 1년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지표는 크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로 나뉜다. MSCI는 1년 이상 장기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이어갈 경우에 해당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FTSE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은 지난 2월에 우리나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 서한을 보내 ‘공매도 금지 조치가 계속될 경우에 한국은 FTSE 선진국 지수에서 제외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 관계자는 “한국만 1년 넘게 공매도가 금지됐기 때문에 투자회사들이 단순히 엄포를 놨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이들이 한국을 선진국 지수에서 제외할 경우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동안 정부는 단기적으로 공매도 금지를 하더라도 이번처럼 장기적으로 금지 조치를 이어가지는 않았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 1일~2009년 5월 30일까지 8개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던 2011년 8월 10일~11월 9일까지 석 달간 공매도를 금지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번에 글로벌 회사들의 ‘경고장’을 받아놓고서도 이를 정면으로 무시했다. 정부와 여당의 ‘정치적 계산’ 때문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요 학술지에 공매도 관련 논문을 꾸준히 발표한 공매도 연구 권위자인 이관휘 서울대 교수의 얘기다.
 
  “코로나 초기에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공매도 금지의 실효성을 따질 여유가 없었고,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진정시키는 용도로 필요했습니다. 물론 미국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았고, 일부 금지한 프랑스・대만 등은 조기 종료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1년 넘게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 또 특정 종목들은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전혀 통상적이지 않습니다.”
 
  이 교수와의 문답이다.
 
  ― 그동안 공매도의 순기능을 꾸준히 알려왔는데요.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입니다. 브레이크는 가끔 쓰지만 없어서는 안 됩니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브레이크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싫어하는 것은 단점은 분명히 보이는데, 장점은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매도를 미워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들의 분노를 이용하고 부추기는 세력이 있는 것은 문제입니다.”
 
 
  “공매도 이슈를 표로 인식”(안동현 서울대 교수)
 
  ― 그 부추기는 세력 때문에 공매도 금지가 길어졌다고 보는 겁니까.
 
  “금융권에서 논의돼야 할 일에 청와대가 나서고 여당이 나서지 않았습니까. 정치권 이슈가 되니까 금지 조치가 길어진 겁니다. 정치권을 지나치게 의식한 한심한 금융위도 한몫을 했습니다. 금융기관의 감독기구는 정치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런데 금융 전문가 집단인 금융위가 정한 사안을 몇몇 국회의원이 뒤집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금융위가 이 모양이 된 것은 정치권의 탓도 있지만, 금융위 내부에서 얼마나 의지를 갖고 일 처리를 했는지, 그저 외풍에 흔들리며 이리저리 처신하기 바빴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금융위가 이렇게 한심했던 적이 언제 있었나 싶습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분석도 비슷하다.
 
  “공매도가 정치적 이슈로 변질했습니다. 공매도의 부정적 기능, 순기능에 대한 분석은 차치하고라도 너무 정치적이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주가를 상승시킨 것은 동학 개미들 덕분이다, 그런데 동학 개미들이 공매도를 부정적으로 본다, 동학 개미들은 한명 한명 유권자다, 그러니 이들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적용됐습니다. 정치권이 공매도 이슈를 ‘표’로 인식한 겁니다.”
 
  ― 금융권에서 토론해도 쉽게 결론 나지 않는 것이 공매도인데요.
 
  “공매도로 인해서 덕을 보는 것은 외국인들뿐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개인투자자를 일종의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겁니다. 그런데 개미들 덕분에 작년에 주가가 올랐는지에 대한 분석도 명확하지 않고, 또 이번에 주가가 내리는 것이 공매도 재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사태에도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았던 미국의 주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작년에 주가가 오른 것은 그동안 한국의 주식시장이 저평가됐던 이유도 있습니다.”
 
 
 
보궐선거 한 달 전에 공매도 재개 재검토 요구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애초 공매도는 금지 시점에서 6개월이 지난 2020년 8월에 다시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를 6개월 연장했고, 지난 3월에 재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여당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시작은 공매도를 반대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이었다. 한투연은 “완벽한 제도 개선이 될 때까지 공매도 금지를 6개월간 추가 연장하라”고 주장했고, 여기에 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공매도 영구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불법 공매도 과징금 강화 등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몇몇 국회의원이 여기에 가세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올 초에 “동학 개미는 단기 차익에만 목적을 둔 개인투자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K 뉴딜에 투자하는 미래·애국 투자자들이다. 그런데 3월의 공매도 금지 해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며 “정부·여당이 공매도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왔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면 시장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다. 2021년에도 동학 개미가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불공정과 제도적 부실함을 바로잡지 못한 채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의 공정이다. 현재의 공매도 제도는 불법 행위에 구멍이 많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했다.
 
  급기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여기에 가세했다. 정 총리는 지난 1월에 YTN에 출연해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가 룰을 지키지 않아 개인투자자 등이 피해의식이 있었다. 잘못 운영되던 제도에 개선이나 보완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눈치 보지 않았다는 금융위의 말을 믿을 수 있나?
 
  결국 금융위는 3월 중순에 끝날 예정이었던 공매도 금지를 5월 초까지 연장키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업무 보고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가 동학 개미들의 분노와 여당 등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한시적 연장 금지로 선회했다는 시장의 의심이 있다”고 말하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정치권의 눈치를 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관휘 교수는 “금융위가 과연 4·7보궐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라고 볼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는 많이 이뤄지고 있을까. 이 교수 측은 2006~2010년까지 코스피에 상장된 761개 회사의 공매도 현황을 분석했다. 761개사 중 24%의 회사에서는 공매도가 아예 거래되지 않았다. 또 439개(전체의 58%) 회사에서 공매도가 있었는데, 그 비율은 전체 거래의 1% 미만이었다. 이 교수팀은 “공매도 비율이 가장 높은 50개사를 한정해서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이 7%, 하이트맥주는 5%였다. 하지만 이 50개 회사에서조차 평균 공매도 비율은 3.2%로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하루 거래량 중 평균 24%, 31%가 공매도에서 비롯된 거래다.
 
  금융위의 결정에 따라 현재로서는 오는 5월 3일부터 350개의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가 재개된다. 금융위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고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 공매도로 판단되면 과징금은 물론, 징역 1년 이상의 형사 처벌에 까지 처해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에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할 것인지, 또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날는지는 향후 지켜봐야 할 일이다.
 
  공매도는 워낙 찬반론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슈라 한쪽만 옳다고 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세계 선진국들이 모두 공매도를 투자기법으로 인식해 주식시장에서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사고의 주범이 자동차이기 때문에 세상의 자동차를 모두 없앤다거나,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좋지 않으니 모든 패스트푸드점을 강제로 문 닫게 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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