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9만원 돌파 후 3개월 넘게 ‘8만전자’
⊙ 9조3000억 1분기 깜짝 실적에 개미들 들떠
⊙ 증권사들 10만원 이상 간다 ‘고고’ 외쳐
⊙ 9조3000억 1분기 깜짝 실적에 개미들 들떠
⊙ 증권사들 10만원 이상 간다 ‘고고’ 외쳐
-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앞 현판. 사진=뉴시스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가 ‘10만전자’로 올라설 수 있을까. 지난해에 이어 올 연초까지 이어진 주가지수 폭등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4월 주식시장의 관심이 삼성전자로 쏠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물론이고, 한국 주식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설 수 있느냐’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라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8만전자’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주식시장 폐장일이던 12월 30일 8만1000원(종가 기준)을 찍으며 사상 처음 8만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3개월 반이 지난 현재까지 한 번도 8만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8만원 선이 투자자들 사이 삼성전자의 심리적 주가 지지대로 굳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자동차 공장들의 생산 중단 사태,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 결정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전망, 여기에 9조3000억원(잠정치)이 넘는 1분기 영업이익 등 깜짝 실적까지 지난 4월 7일 공개되는 등 삼성전자의 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이슈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이런 뉴스와 이슈들이 잠잠했던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상승 기대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커지는 기대감만큼 투자자들, 특히 ‘묻지 마’ 투자로 불릴 만큼 올해 초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오히려 조심해야 할 시점’이라는 우려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 주식시장이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강해지며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조정 국면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조심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계는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기업이다. 그렇기에 1분기 실적 발표 직전인 4월 초 재계와 투자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를 향해 ‘10만전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긍정론과 ‘7만전자 후퇴 가능성’이라는 신중론이 동시에 고개를 드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1분기 영업이익 9조3000억원 깜짝 실적
익히 알고 있듯 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넘어 한국 최대 기업이다. 2020년 한 해 매출액이 무려 236조8000억원을 넘는 등 최근 몇 년간 230조~240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한국 기업 중 독보적이다.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 영업이익이 많을 때는 한 해 58조9000억원, 적어도 27조8000억원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난해 영업이익도 35조9900억원을 넘었다.
연간 단위보다 좀 더 세밀히 수익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분기 영업이익’ 역시 상당하다. 2020년 한 해만 봐도 1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에 조금 못 미쳤지만 2분기는 8조1460억원을 넘었다. 특히 3분기에는 단 3개월 동안 무려 12조353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며 시장과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것은 영업이익 상승률이 직전 분기 대비 무려 51.65%나 솟구친 것이다. 4분기 역시 9조470억원에 이르렀고, 이런 영업이익 상승 추세는 2021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잠정치이기는 하지만 지난 4월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인 2020년 4분기보다 2.76% 상승한 9조3000억원에 이른다. 계절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수익성 비교 시점을 지난해 같은 분기인 2020년 1분기로 돌려봐도 무려 44.19%나 급증했을 만큼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확인한 순이익 역시 한국 기업 중에는 비교 대상이 없을 만큼 압도적인 상황이다. 2018~2020년 최근 3년 동안 순이익이 적은 해는 21조7300억원, 많은 해는 무려 44조3450억원에 육박할 만큼 돈이 쌓이는 상황이다. 재계와 투자시장에서는 2021년 한 해 역시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2021년 순이익 평균치 역시 35조원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매출을 바탕으로 꾸준히 커지고 있는 기업 덩치, 그리고 성장하는 덩치를 뒷받침하고 있는 수익성 지표, 여기에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들의 시장성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와 올해 초 삼성전자의 주가 폭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 매집 열풍에 이런 우량한 지표와 실적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올 1월, 개미들 ‘10만전자’ 기대 본격화
지난 20여 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다른 상장 기업 주식에 비해 단기 급등이나 급락 같은 큰 변동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대신 안정적 상승세를 꾸준하게 유지해온 대표적인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을 보여줬다. 최근 1년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 상황을 살펴보자.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4만~5만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조금씩이긴 해도 상승을 시작했고, 6월 16일 이후 주가가 한 번도 4만원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9월 처음으로 6만원을 넘었고, 11월 5일 이후로는 6만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주식시장에 이른바 ‘7만전자’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이 기대감은 곧 현실이 됐다. 꼭 한 달 뒤인 12월 4일 주가가 7만1500원으로 올라서며 액면가를 100원으로 조정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7만원 선을 넘어섰다.
주가 급등 속도는 이후 더 빨라져, 2020년 주식시장 폐장일이던 12월 30일 주당 8만1000원으로 8만원 고지까지 간단하게 넘었다. 또 거래일 기준으로 6일 뒤인 올해 1월 11일에는 9만1000원까지 폭등해 사상 처음으로 9만원까지 돌파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였기에, 지난 1월 11일의 주가 9만원 돌파는 개인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난 이때의 흥분은 삼성전자 주식으로 더 많은 개인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개인 거래비중이 월등히 높은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과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때부터 삼성전자 주가를 두고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 10만원↑ 제시
하지만 지난 1월 18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이 되자 급등하던 주가는 빠르게 냉각됐다. 이른바 오너리스크가 작용하며 불과 며칠 전 뚫었던 9만원 벽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1월 17일까지도 장중이긴 해도 고가(高價) 기준으로 9만원대에 거래가 됐던 삼성전자 주가가 1월 18일 이후 지금까지 종가는 물론 장중에서조차 9만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3월 말에는 8만1000원대로 내려앉으며 자칫 7만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주가 상황에도 최근 또다시 삼성전자 주가를 두고 증권가 일각에서 ‘9만원을 곧 넘어설 수 있다’거나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개인과 증권사 영업점을 중심으로 낙관론 시각이 더 강해지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당장 증권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리서치센터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계 IB인 씨티는 지난 4월 1일 기존 11만4000원으로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한번에 14% 이상 올려놓았다. 한국계 증권사들도 비슷하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삼성전자 주가가 12만원까지 갈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대폭 끌어올려 놓았고,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월 이미 일찌감치 11만1000원을 제시하며 곧 1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외에도 키움증권과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 상당수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4월 초, 현재 23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평균 10만5870원으로 10만원을 넘고 있다. 증권가에 떠돌고 있는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0만전자’ 기대 키우는 돈벌이
2021년 4월, 10만전자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핵심으로는 모바일 등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IM 부문의 선전이 꼽히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예년보다 빠르게 주력 스마폰인 갤럭시S 시리즈 최신형 갤럭시S21을 시장에 내놓았다. 예년과 다른 출시 시기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고가의 주력 상품 갤럭시S21의 조기 출시 효과는 뚜렷했다. 출시 57일 만인 지난 3월 26일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며 전작인 갤럭시S20보다 한 달 빨리 100만 대를 넘어섰다. 갤럭시S21의 판매에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 시리즈 역시 국내외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스마트폰 사업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등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과 스마트폰 사업 등 IM 부문의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적 지표는 물론 시장 지배력이 당분간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 4월 5일 LG전자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영 실패와 대규모 적자로 기업 체질까지 망가뜨린 휴대전화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 소식은 삼성전자의 한국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만들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다. 애플과 함께 양분하고 있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이고, 그나마 중저가 시장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을 찾아왔던 소비자들까지 삼성전자 중저가 제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최대 휴대전화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고 있는 것 역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매우 우호적인 상황이다. 즉 LG전자의 사업 실패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불러온 일종의 반사이익이 당분간 삼성전자의 수익 증대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10만전자’ 열쇠는 결국 반도체 사업
반도체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스마트폰과 함께 삼성전자의 최대 주력 사업이다.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성장은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함께했다. 주력인 D램(DRAM)과 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의 전 세계적 수요 폭증과 가격 급등이 수년간 지속되며 삼성전자의 덩치를 순식간에 키워준 1등 공신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넘기 위해서는 결국 반도체 사업이 정상 궤도로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폭설과 정전으로 인한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은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위탁생산) 사업에서 최소 수천억원으로 추정될 만큼 상당한 손실을 발생시켰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은 IT기기용 전력 반도체와 통신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했다. 현재 이 공장은 가동 중단 6주 만인 지난 3월 말 정상 가동에 들어가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IT업계와 투자 시장 관계자들은 5~6월부터는 가동 중단 전보다 수익성이 좀 더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IT시장 리서치사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3월까지 평이했던 D램 가격이 4월부터 상승할 것”으로 전망을 내놓았다. 디램익스체인지도 “최근 3개월간 D램 가격이 약 8% 인상된 상황이고,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 역시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분기 이후 서버용 D램 가격은 10~20%,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10% 정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IT업계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서버용 반도체의 수요는 물론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고 있어 가격 급등세의 진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할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중 메모리 공급 면에서 영향력이 큰 곳이 삼성전자”라며 “결국 시장 가격 상승 시 수혜 역시 큰 기업이 삼성전자라는 의미”라고 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제조업 중 전 세계에서 성장성이 가장 큰 분야가 반도체”라며 “이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성장성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밝혔다.
케이프투자증권 박성순 연구원은 4월, 연이어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이후 기업용 서버 고객들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가 재개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물량을 확대할 것이고, 삼성전자가 확대된 이 파운드리 물량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실적을 반도체 사업이 이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의 분석 역시 비슷하다. 지난 4월 8일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하반기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성장할 것이고, 파운드리 사업의 가치도 지금보다 더 높게 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한 시장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가격도 오르는 추세”라며 “이런 시장 기대감으로 이미 국내외 경쟁사인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의 주가는 상승세에 있다”며 “반면 이 시장 1위 삼성전자의 주가는 3개월 이상 박스권에 갇혀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보다 영향력이 약한 반도체 기업들도 시장 이슈로 주가가 오르는 상황인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좀 더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IM 부문과 반도체 사업의 이 같은 기대감은 증권가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2021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35조원대 중반에서 많으면 4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 수익성이면 주가 역시 8만원대를 넘어 10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삼성전자의 ‘10만전자’ 긍정론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7만전자 후퇴’ 신중론도 고개 들어
‘자칫 주가가 8만원 아래로 조정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10만전자 가능성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반도체 시장’이 ‘7만전자 후퇴론’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주력은 비(非)메모리 부문과 위탁생산인 파운드리 부문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파운드리 사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미국 정부까지 나서 반도체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3일 인텔(intel)은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00억 달러를 투입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스템 반도체 1위 기업이자 반도체 개발과 설계, 소재 개발까지 반도체 시장 전 공정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이 있는 ‘공룡’이 인텔이다. 이런 인텔의 직접생산 능력 확대 선언은 삼성전자와 TSMC 등 기존 파운드리 경쟁 기업들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경쟁력 약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과 다름없다.
인텔만이 아니다. 인텔 경쟁사인 AMD에서 제조 부문이 분리된 미국의 또 다른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역시 ‘올해 14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가 생산 능력 확대를 본격화하면 삼성전자는 주력인 파운드리 시장에서 사실상 출혈 경쟁과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바이든의 반도체 보호 정책
바이든 행정부까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능력 확대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는 점 역시 삼성전자에는 골치가 아픈 부분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정책(The American Jobs Plan)’을 내세워 반도체 산업 집중 육성을 넘어 핵심 보호 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취약점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때 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파운드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직접 미국의 반도체 산업 투자를 강조하기까지 했다. 이 행정명령 직전·후 미국 정부는 물론 의회까지 나서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제와 정책 지원은 물론 각종 인센티브 등 자금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기술력으로 경쟁해야 하는 미국 시장의 상황 변화가 향후 삼성전자의 성장에 암초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미국과 유럽 등 해외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코트라(Kotra)의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이 4월 8일 자로 내놓은 트렌드 보고서에 이 우려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 트렌드 보고서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시설 신설 및 강화’에 대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있어 장기적으로 위협요인”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재용 리스크’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억누르는 또 하나의 요인은 수없이 언급돼온 ‘오너 리스크’이다. 현재 뇌물공여 등으로 수감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과 거취 문제, 또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삼성전자 기업 가치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과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이미 뇌물공여 등으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지만, 아직도 ‘삼성물산 불법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 회계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 문제는 둘째치고, 이 재판 상황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본인은 물론 삼성전자의 상황 역시 또다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물론이고 이재용 부회장 문제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채 오너의 사법처리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 자체가 지금 당장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도 삼성전자 주가에 도움이 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4월 8일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시가총액이 567조5217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한 기업이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5%에 육박한다. 사실상 우리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절대적 기업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정확한 수치 확인은 쉽지 않지만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인 삼성전자 소액주주가 지난해 말 200만명을 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올해 초 주가 폭등 시점에 개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 소액주주는 더 많을 것이다.
이렇게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을 상징하는 삼성전자이기에 상징적 의미가 큰 10만원 선 돌파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0여 년 삼성전자는 꾸준히 성장하며 ‘국민주’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런 삼성전자가 완연한 봄인 4월을 맞아 조만간 ‘10만전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아니면 각종 리스크 부각으로 다시 ‘7만전자’로 후퇴해 숨 고르기에 들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8만전자’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주식시장 폐장일이던 12월 30일 8만1000원(종가 기준)을 찍으며 사상 처음 8만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3개월 반이 지난 현재까지 한 번도 8만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8만원 선이 투자자들 사이 삼성전자의 심리적 주가 지지대로 굳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자동차 공장들의 생산 중단 사태,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 결정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전망, 여기에 9조3000억원(잠정치)이 넘는 1분기 영업이익 등 깜짝 실적까지 지난 4월 7일 공개되는 등 삼성전자의 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이슈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이런 뉴스와 이슈들이 잠잠했던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상승 기대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커지는 기대감만큼 투자자들, 특히 ‘묻지 마’ 투자로 불릴 만큼 올해 초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오히려 조심해야 할 시점’이라는 우려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 주식시장이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강해지며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조정 국면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조심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계는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기업이다. 그렇기에 1분기 실적 발표 직전인 4월 초 재계와 투자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를 향해 ‘10만전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긍정론과 ‘7만전자 후퇴 가능성’이라는 신중론이 동시에 고개를 드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1분기 영업이익 9조3000억원 깜짝 실적
익히 알고 있듯 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넘어 한국 최대 기업이다. 2020년 한 해 매출액이 무려 236조8000억원을 넘는 등 최근 몇 년간 230조~240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한국 기업 중 독보적이다.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 영업이익이 많을 때는 한 해 58조9000억원, 적어도 27조8000억원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난해 영업이익도 35조9900억원을 넘었다.
연간 단위보다 좀 더 세밀히 수익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분기 영업이익’ 역시 상당하다. 2020년 한 해만 봐도 1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에 조금 못 미쳤지만 2분기는 8조1460억원을 넘었다. 특히 3분기에는 단 3개월 동안 무려 12조353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며 시장과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것은 영업이익 상승률이 직전 분기 대비 무려 51.65%나 솟구친 것이다. 4분기 역시 9조470억원에 이르렀고, 이런 영업이익 상승 추세는 2021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잠정치이기는 하지만 지난 4월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인 2020년 4분기보다 2.76% 상승한 9조3000억원에 이른다. 계절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수익성 비교 시점을 지난해 같은 분기인 2020년 1분기로 돌려봐도 무려 44.19%나 급증했을 만큼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확인한 순이익 역시 한국 기업 중에는 비교 대상이 없을 만큼 압도적인 상황이다. 2018~2020년 최근 3년 동안 순이익이 적은 해는 21조7300억원, 많은 해는 무려 44조3450억원에 육박할 만큼 돈이 쌓이는 상황이다. 재계와 투자시장에서는 2021년 한 해 역시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2021년 순이익 평균치 역시 35조원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매출을 바탕으로 꾸준히 커지고 있는 기업 덩치, 그리고 성장하는 덩치를 뒷받침하고 있는 수익성 지표, 여기에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들의 시장성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와 올해 초 삼성전자의 주가 폭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 매집 열풍에 이런 우량한 지표와 실적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올 1월, 개미들 ‘10만전자’ 기대 본격화
![]() |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주가 변화. 사진=네이버 발췌 |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4만~5만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조금씩이긴 해도 상승을 시작했고, 6월 16일 이후 주가가 한 번도 4만원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9월 처음으로 6만원을 넘었고, 11월 5일 이후로는 6만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주식시장에 이른바 ‘7만전자’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이 기대감은 곧 현실이 됐다. 꼭 한 달 뒤인 12월 4일 주가가 7만1500원으로 올라서며 액면가를 100원으로 조정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7만원 선을 넘어섰다.
주가 급등 속도는 이후 더 빨라져, 2020년 주식시장 폐장일이던 12월 30일 주당 8만1000원으로 8만원 고지까지 간단하게 넘었다. 또 거래일 기준으로 6일 뒤인 올해 1월 11일에는 9만1000원까지 폭등해 사상 처음으로 9만원까지 돌파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였기에, 지난 1월 11일의 주가 9만원 돌파는 개인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난 이때의 흥분은 삼성전자 주식으로 더 많은 개인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개인 거래비중이 월등히 높은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과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때부터 삼성전자 주가를 두고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 10만원↑ 제시
![]() |
지난 1월 18일 뇌물공여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참석하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진=뉴시스 |
그런데 이런 주가 상황에도 최근 또다시 삼성전자 주가를 두고 증권가 일각에서 ‘9만원을 곧 넘어설 수 있다’거나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개인과 증권사 영업점을 중심으로 낙관론 시각이 더 강해지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당장 증권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리서치센터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계 IB인 씨티는 지난 4월 1일 기존 11만4000원으로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한번에 14% 이상 올려놓았다. 한국계 증권사들도 비슷하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삼성전자 주가가 12만원까지 갈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대폭 끌어올려 놓았고,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월 이미 일찌감치 11만1000원을 제시하며 곧 1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외에도 키움증권과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 상당수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4월 초, 현재 23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평균 10만5870원으로 10만원을 넘고 있다. 증권가에 떠돌고 있는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
1분기 깜짝 실적을 이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들.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매장에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
삼성전자의 모바일과 스마트폰 사업 등 IM 부문의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적 지표는 물론 시장 지배력이 당분간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 4월 5일 LG전자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영 실패와 대규모 적자로 기업 체질까지 망가뜨린 휴대전화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 소식은 삼성전자의 한국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만들 것이라는 예측을 낳고 있다. 애플과 함께 양분하고 있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이고, 그나마 중저가 시장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을 찾아왔던 소비자들까지 삼성전자 중저가 제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최대 휴대전화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고 있는 것 역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매우 우호적인 상황이다. 즉 LG전자의 사업 실패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불러온 일종의 반사이익이 당분간 삼성전자의 수익 증대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10만전자’ 열쇠는 결국 반도체 사업
![]() |
지난 1월 미국 텍사스 지역 폭설과 정전으로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했던 삼성전자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사진=뉴시스 |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폭설과 정전으로 인한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은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위탁생산) 사업에서 최소 수천억원으로 추정될 만큼 상당한 손실을 발생시켰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은 IT기기용 전력 반도체와 통신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했다. 현재 이 공장은 가동 중단 6주 만인 지난 3월 말 정상 가동에 들어가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IT업계와 투자 시장 관계자들은 5~6월부터는 가동 중단 전보다 수익성이 좀 더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IT시장 리서치사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3월까지 평이했던 D램 가격이 4월부터 상승할 것”으로 전망을 내놓았다. 디램익스체인지도 “최근 3개월간 D램 가격이 약 8% 인상된 상황이고,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 역시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분기 이후 서버용 D램 가격은 10~20%,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10% 정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IT업계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서버용 반도체의 수요는 물론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고 있어 가격 급등세의 진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 |
삼성전자가 만든 DDR5 메모리. 사진=뉴시스 |
케이프투자증권 박성순 연구원은 4월, 연이어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이후 기업용 서버 고객들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가 재개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물량을 확대할 것이고, 삼성전자가 확대된 이 파운드리 물량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실적을 반도체 사업이 이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의 분석 역시 비슷하다. 지난 4월 8일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하반기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성장할 것이고, 파운드리 사업의 가치도 지금보다 더 높게 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한 시장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가격도 오르는 추세”라며 “이런 시장 기대감으로 이미 국내외 경쟁사인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의 주가는 상승세에 있다”며 “반면 이 시장 1위 삼성전자의 주가는 3개월 이상 박스권에 갇혀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보다 영향력이 약한 반도체 기업들도 시장 이슈로 주가가 오르는 상황인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좀 더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IM 부문과 반도체 사업의 이 같은 기대감은 증권가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2021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35조원대 중반에서 많으면 4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 수익성이면 주가 역시 8만원대를 넘어 10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삼성전자의 ‘10만전자’ 긍정론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7만전자 후퇴’ 신중론도 고개 들어
‘자칫 주가가 8만원 아래로 조정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10만전자 가능성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반도체 시장’이 ‘7만전자 후퇴론’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주력은 비(非)메모리 부문과 위탁생산인 파운드리 부문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파운드리 사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미국 정부까지 나서 반도체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3일 인텔(intel)은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00억 달러를 투입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스템 반도체 1위 기업이자 반도체 개발과 설계, 소재 개발까지 반도체 시장 전 공정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이 있는 ‘공룡’이 인텔이다. 이런 인텔의 직접생산 능력 확대 선언은 삼성전자와 TSMC 등 기존 파운드리 경쟁 기업들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경쟁력 약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과 다름없다.
인텔만이 아니다. 인텔 경쟁사인 AMD에서 제조 부문이 분리된 미국의 또 다른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역시 ‘올해 14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가 생산 능력 확대를 본격화하면 삼성전자는 주력인 파운드리 시장에서 사실상 출혈 경쟁과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바이든의 반도체 보호 정책
바이든 행정부까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능력 확대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는 점 역시 삼성전자에는 골치가 아픈 부분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정책(The American Jobs Plan)’을 내세워 반도체 산업 집중 육성을 넘어 핵심 보호 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취약점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때 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파운드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직접 미국의 반도체 산업 투자를 강조하기까지 했다. 이 행정명령 직전·후 미국 정부는 물론 의회까지 나서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제와 정책 지원은 물론 각종 인센티브 등 자금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기술력으로 경쟁해야 하는 미국 시장의 상황 변화가 향후 삼성전자의 성장에 암초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미국과 유럽 등 해외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코트라(Kotra)의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이 4월 8일 자로 내놓은 트렌드 보고서에 이 우려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 트렌드 보고서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시설 신설 및 강화’에 대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있어 장기적으로 위협요인”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재용 리스크’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억누르는 또 하나의 요인은 수없이 언급돼온 ‘오너 리스크’이다. 현재 뇌물공여 등으로 수감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과 거취 문제, 또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그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삼성전자 기업 가치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과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이미 뇌물공여 등으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지만, 아직도 ‘삼성물산 불법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 회계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 문제는 둘째치고, 이 재판 상황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본인은 물론 삼성전자의 상황 역시 또다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물론이고 이재용 부회장 문제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채 오너의 사법처리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 자체가 지금 당장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도 삼성전자 주가에 도움이 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4월 8일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시가총액이 567조5217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한 기업이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5%에 육박한다. 사실상 우리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절대적 기업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정확한 수치 확인은 쉽지 않지만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인 삼성전자 소액주주가 지난해 말 200만명을 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올해 초 주가 폭등 시점에 개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 소액주주는 더 많을 것이다.
이렇게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을 상징하는 삼성전자이기에 상징적 의미가 큰 10만원 선 돌파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0여 년 삼성전자는 꾸준히 성장하며 ‘국민주’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런 삼성전자가 완연한 봄인 4월을 맞아 조만간 ‘10만전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아니면 각종 리스크 부각으로 다시 ‘7만전자’로 후퇴해 숨 고르기에 들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