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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중)

20대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금융 외길’ 미래에셋의 어제, 오늘

혁신, 혁신, 혁신… ‘영원한 혁신’이 회사의 경쟁력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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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매각의 우선대상협상자로 미래에셋을 선정했다. 2조4000억원대 인수가로 대우증권을 인수한 미래에셋은 자산규모 8조원의 1위 증권사가 됐다. 사진= 뉴시스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난다는 말이 있다. 운명이라고도, 숙명이라고도 부른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게 ‘대우증권’은 이 같은 존재였는지 모른다. 사회 초년병 시절에 첫 직장으로 근무할까 고민했던 회사를 그는 20년 만에 아예 사버렸다. 그의 손에 우연히 굴러 들어온 것이 아니다. 박현주 회장은 KDB대우증권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는 얘기를 접하고 1년 동안 회사 인수를 착실히 준비했다.
 
  미래에셋그룹의 역사는 대우증권 인수 전(前)과 후(後)로 나뉜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미래에셋그룹은 대우증권을 인수하며 재계 서열 29위에서 19위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1997년 회사 창립 후 독립된 ‘금융’ 외길만 걸었던 미래에셋그룹이 본격적으로 날아오르는 데 대우증권은 꼭 필요했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 대우증권
 
  대우증권은 참 재밌는 회사다. 대우그룹의 계열사였던 회사는 그룹의 공중분해와 함께 1999년 워크아웃을 선언, 2000년부터 산업은행의 관리하에 운영됐다. 주인 없는 회사로 표류했지만, 회사의 경쟁력만큼은 업계 최고였다. 그중에서도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과 소매 금융(리테일) 분야는 업계 1위였다. 국내 105곳의 점포에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했다.
 
  대우증권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당시에 종합투자증권회사 1등은 NH투자증권으로 자기 자본이 4조6000억원대였다. 대우증권(자기자본 4조4000억원대), 삼성증권(3조5000억원대),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각각 3조2000억원대)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였던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4000억원대로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과 비슷한 규모였다. 당시 업계 분위기를 금융 관계자 A씨에게 들어봤다.
 
  “대우증권은 모든 금융회사가 탐내는 대어(大魚)였습니다. 자기자본은 물론 회사 매출, 회사 맨파워, 조직 경쟁력으로 볼 때 대우증권은 메이저 중의 메이저, 비교 불가능한 1등 증권사였습니다. 어느 금융회사든 대우증권을 인수할 수만 있다면 순식간에 금융업계 1위 증권사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하지만 A씨가 몸담은 곳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하고 싶었죠.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최종적으로 안 하기로 했습니다. 너무 비쌌으니까요. 대우증권의 절대 가격 자체가 워낙 높아서 섣불리 덤비기 어려웠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에게 물었는데 반응은 비슷했다. 대우증권 딜이 성사된 지 4년을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금융계에 몸담는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상세히 기억할 정도로 규모가 큰 M&A 딜이었다.
 
 
  KB금융·한투 제치고 최고가 2조4000억원 써내
 
2015년 12월 24일, KDB 산업은행 본점에서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이 대우증권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종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회사를 매각하는 산업은행은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매각 가치를 극대화할 것, 하루빨리 매각할 것,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최고가 원칙’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치열한 눈치작전이 7개월 정도 계속됐다.
 
  당시 분위기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KB금융지주가 다소 우위를 점한 가운데 미래에셋그룹과 한투가 뒤따르는 형국이었다. 어림잡아 2조원대가 될 대우증권의 ‘가격’이 최대 난관이었다. 미래에셋 내부에서조차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금액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박현주 회장의 의지는 강했다. 그는 ‘대우증권’이라는 하나의 회사를 사는 것이 아니라, 금융업계의 판도를 바꿀 베팅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5년 12월 24일,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박현주 회장은 본 입찰에서 최고가인 2조4000억원을 써냈다. 한국투자금융은 2조2000억원대, KB금융은 2조원대를 조금 넘는 금액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히자 이렇게 말했다.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한국을 투자하는 나라가 되게 하겠다. 지금처럼 기업이 투자를 안 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첫째도 투자, 둘째도 투자다. 새롭게 출범하는 회사는 대우증권의 브랜드 가치를 살려 미래에셋대우라는 이름을 붙이려 한다. 미래에셋과 대우의 장점을 잘 결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
 
  미래에셋그룹이라는 회사 차원에서 볼 때에도 반드시 대우증권이 필요했을뿐더러, 박현주 회장 개인으로서도 감개무량했던 경험인 듯했다. 2015년 12월24일자 《한국경제》에 실린 박 회장 인터뷰 기사다.
 
  〈- 대우증권을 인수한 소감이 어떤가.
 
  “증권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의 꿈을 이뤘다. 젊은 시절 대우증권은 내 우상이었다. 당시 증권사 하면 대우증권과 대우증권이 아닌 곳으로 구분됐을 정도다. 내가 첫 직장을 대우증권을 갈까 아니면 작은 증권사를 갈까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대우증권을 갔다간 나만의 능력을 발휘하기보다 부속품만 될 가능성이 클 것 같아서 대우증권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만큼 업계에서 월등한 존재였다. 이제 미래에셋과 한 울타리에서 일을 하게 돼 무척 기쁘다. 단순히 대우증권이라는 회사를 산 것이 아니다. 한국 자본시장의 중심, 나아가 시장을 통째로 산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자본시장 재편에 투자한 것이다.〉
 
 
  1强 4中 구도로 재편된 증권가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이 2015년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IMF(외환위기) 당시 국내 금융계에 첫발을 디딘 미래에셋은 그동안 꽤 많은 것을 이뤘다. 세간에서 ‘금융그룹’이 무엇인지 대충 감을 잡아갔고, ‘박현주’라는 이름 석 자도 사회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2009년에는 미국의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 ‘국제 기업가 정신’으로 박현주 회장의 성장 스토리를 다뤘을 정도로 해외에서 인지도도 높아졌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단단한 회사, 무엇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금융회사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도 미래에셋에 덧씌워지고 있었다. 이제는 모두가 탐내던 대우증권까지 품에 안았으니 부러울 것이 없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대우증권의 합병 작업은 순탄히 이뤄졌다. 금융위원회는 2016년 3월 30일에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대주주 적격성을 승인했고, 미래에셋증권은 4월에 인수 잔금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은 그 몇 달 전에 유상증자를 통해 9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터였다. 대우증권의 이름은 ‘미래에셋대우’로 바뀌었고,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주주총회도 무사히 치러졌고, 자타공인 업계 1위의 증권사로 발돋움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9000억원대(미래에셋증권 3조5000억원대 + 대우증권 4조4000억원대) 매머드급으로 몸집을 불렸다. 국내 지점만 미래에셋 점포 75개, 대우증권 점포 105개 등 180개로 불어났다. 원래 1위였던 NH투자증권(4조6000억원대)과 자기자본 규모에서 더블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 이로써 국내 금융가는 미래에셋대우의 원톱에 NH-삼성-KB-한국투자의 ‘1강(强) 4중(中)’이 됐다.
 
 
  해외 대체투자 싹쓸이하기 시작한 미래에셋
 
  자산운용업으로 시작해 보험사, 벤처캐피털까지 발판을 넓힌 미래에셋에 왜 대우증권이 꼭 필요했을까. 특히 자산운용업만큼은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하기 전부터 업계 1위였다. 그럼에도 계속 확장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는 운용 방식부터 다릅니다. 자산운용사는 고객들로부터 투자금이 모이면 그 돈으로 투자해 이윤을 남기는 구조지만, 증권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팔아서 스스로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비슷한 듯싶지만 자산운용업보다 증권업이 돈을 굴리는 데 훨씬 파워풀합니다. 증권사를 영어로 ‘securities company’ 혹은 ‘firm’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신종 금융상품을 만들고 구조화(securitize)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자산운용사는 모인 고객 돈만 굴리지만, 증권사는 금융상품을 만들어서 고객에게 팔고, 그 고객에게 위탁받은 돈을 금융시장에서 굴리는 구조입니다. 어떤 상품을 만들지, 대출을 할지 모든 의사 결정을 증권사가 합니다. 미래에셋이 원래 자산운용 분야에 강점이 있었는데 금융상품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직접 파는 대우증권, 특히 업계에서 이 일을 가장 잘한다는 회사를 인수했으니 천하무적이 된 셈입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어떤 회사도 살 수 있는 바잉 파워를 갖게 된 것이죠.”
 
  미래에셋대우는 이후 세계시장에서 주식 세일즈를 넘어 종합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사실 미래에셋그룹은 대우증권을 인수하기 전부터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2000년 ‘박현주 2호’의 실패, 그리고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모든 금융회사를 혼돈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그때 박현주 회장이 선택한 것은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은 부동산이었다.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었다.
 
  2006년 중국 푸둥 핵심지구에 위치한 상하이 ‘미래에셋타워’를 샀다. 현재 가치는 1조 2000억원이 넘어 매입가의 5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이후 부동산 투자는 주로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확대됐다. 미국 시카고의 ‘225 웨스트워커빌딩’을 시작(2013년)으로 호주의 포시즌호텔, 미국 워싱턴DC의 ‘2250M 스트리트빌딩’ ‘1801K 스트리트빌딩’ ‘1750K 스트리트빌딩’을 잇따라 샀다. 특히 ‘1801K 스트리트 빌딩’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입주해 있는 건물이라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하와이의 ‘페어몬트오키드호텔’과 샌프란시스코의 ‘페어몬트호텔’,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 72’도 샀다.
 
  미래에셋그룹으로 편입된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호텔(9500만 달러), 코트야드메리어트호텔, 아마존 물류센터(7800만 달러) 등 미국 대체투자자산에 투자했다. 물론 이 빌딩들을 미래에셋 자산만으로 산 것은 아니다. 빌딩 인수를 위해 5년짜리, 7년짜리 파이낸싱 펀드를 모집해 부동산을 사들이는 형식이다. 그 기간 후에 빌딩의 자산 가치가 높아져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투자 목적’이다. 하지만 빌딩을 사서 보유하는 기간만큼은 미래에셋이 주인이다.
 
  미래에셋이 유달리 부동산 투자를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문팀’이 있어서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은 해외에 인수 가능한 부동산 매물이 나올 때마다 속전속결로 전문팀이 함께 움직여 그 자리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래에셋의 투자 원칙 중 하나인 ‘팀 어프로치(team approach)’에 의해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다.
 
 
  국내 증권회사 중에서 해외 지점 가장 많아
 
  미래에셋대우를 발판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는 인수 당시부터 있었다.
 
  박현주 회장은 2016년 4월에 “미래에셋이 대우를 만나 상품 영역이 큰 폭으로 넓어졌다. 그동안 미래에셋증권은 프라이빗뱅킹(PB) 업무와 자산 관리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 대우와의 합병을 계기로 브로커리지 영업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4월에 미래에셋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는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를 넘어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미래에셋대우가 만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 4차 산업혁명의 아이디어를 지닌 회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미래산업을 하는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에 동참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를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 키우겠다는 생각을 애초부터 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그 계획은 오늘날 현실이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많은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IB라이선스를 취득, 종합 증권사로 도약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9년 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9조원을 달성했다. 고객들이 이 회사에 맡긴 고객 예탁자산이 300조원이 넘어섰다. 국내 인수금융 전체의 13.3%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의 목표는 ‘2025년 글로벌 탑티어 투자은행 진입’이다. 글로벌 투자전문, 디지털, 연금 4대 혁신 전략으로 비즈니스를 실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장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와 차별화된 글로벌 투자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브로커리지 서비스 조직을 통해 고객 나이별, 목적별 투자 욕구를 충족시키며 고객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해외 주식 자산 3년 만에 11배 늘어
 
대우증권은 업계 1위의 우량 금융회사였다. 2014년 12월,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도 대우증권에서 단독으로 진행했다. 사진= 뉴시스
  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은 숫자로 드러난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증권업계 최초로 해외 주식 자산이 14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에 1조원에 불과했던 해외 자산이 3년 만에 11배나 늘어난 것이다. 업계 2·3위의 합산 금액보다 크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해외 주식 자산이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투자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양질의 해외 주식 투자 콘텐츠를 제공한 것,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한 것들이 주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식뿐 아니라 다양한 연금에도 투자한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자산배분 역량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고객들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이바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퇴직연금 전체 42개 사업자 중에 DC와 IRP제도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연금 자산은 지난 7월에 증권업계 최초로 15조원을 돌파했고, 개인형 IRP 적립금 역시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 세전(稅前) 이익은 348억원(2017년), 845억원(2018년)에 이어 지난해 1709억원을 기록했다. 세전 순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증권업계 최초다.
 
  해외에서도 미래에셋대우의 로고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지 해외법인 11개, 사무소 3개를 갖춰 국내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해외 거점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핵심 우량자산과 신(新)성장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바이오 회사에 투자해 불과 석 달 만에 2200만 달러의 차익을 실현했다. 앞서 말했듯이 미래에셋대우가 투자했던 각종 빌딩 매각을 통한 차익도 실현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의 여파로 촉발된 비대면 중심의 사회 트렌드에 맞춰 디지털 혁신을 꾀하고 있다. 사실 이는 박현주 회장이 2017년 창립 20주년 행사 때 내비친 포부와 일맥상통한다. 박 회장은 당시 “20년 전 오늘은 몇 안 되는 사람이 함께했던 소박한 날이다. 이제 그 미래에셋이 한국 자본시장의 대표 기업이 됐다. 앞으로 벤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형 프로젝트와 고속도로 건설, 신재생 에너지, 관광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최초로 데이터랩 팀을 신설해 인공지능(AI)을 통해 고객 요구에 맞는 맞춤형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 투자 정보 서비스인 ‘m.Club’은 현재 3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또 MTS 해외송금 서비스,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 등 생활금융 서비스도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생명,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
 
  미래에셋대우만 잘나가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도 우량한 금융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융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약 300개 중 27개만이 해외에 진출해 있다. 법인과 사무소를 모두 포함해 운용업계 전체 해외지사 수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꾸준히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해 현재 12개 지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홍콩 등 9개 국에서 380여 개 ETF를 약 52조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인 ‘ETFGI’에 따르면 미래에셋 글로벌 ETF(2020년 7월 말 기준)는 전 세계 운용사 중 순자산 규모 16위를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다이와증권그룹과 합작법인 ‘Global X Japan’을 설립해 적극적으로 해외 ETF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을 축으로 하는 ‘투트랙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3월에는 변액보험의 강점을 가진 PCA생명을 인수해 변액보험 규모에서 ‘빅3’(삼성·한화·교보) 생보사와 함께 10조 클럽을 만들었다. 규모와 시스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생명은 2018년, 2019년 모두 총자산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완성형 원격지 청약 시스템을 오픈했다. 보험설계사와 고객이 한 번 만난 이후 보험 계약의 전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고객과 보험설계사 모두의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생명보험사 최초로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제도의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 보험’을 내놨다. 가입자를 묶어 보험금 발생 정도에 따라 만기에 보험금을 돌려받는 사후 정산형 보험으로 국내에서는 첫 시도다.
 
 
  ‘업계 최초’가 유난히 많은 이유
 
  모든 회사는 각자 자신의 치적을 사회에 알리기 바쁘다. 그런데 미래에셋그룹에는 유달리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사업하는 것, 거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미래에셋의 본질이다. 박현주 회장은 “고객과 사회를 위해 투자회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미래를 향한 유니크한 투자 철학을 가진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것이 지금 미래에셋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유니크(unique)’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그 밑바탕에는 ‘혁신(innovation)’이 깔려 있다. 미래에셋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영원한 혁신(permanent innovator)’이 목표다. 우리는 남과 달라야 한다, 똑같은 일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만 차별화를 담보로 한 금융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익숙한 관습과 타협하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며 투자기회를 만들어왔다. 상황에 따라 패러다임을 전환했던 미래에셋은 익숙한 현재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한 혁신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에서 투자’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 ‘상품에서 자산배분’ ‘주식투자에서 연금’ ‘국내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모든 패러다임을 일궈낸 근간이 바로 ‘혁신’이다. 어찌 보면 박현주 회장은 익숙한 것이 두려운 사람, 현재보다는 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일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의 그런 생각이 오늘날 미래에셋을 탄탄하게 이룩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이렇기에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은 미래에셋의 성공 스토리를 연구 교재로 채택했고, 2017년 세계적 학술기관인 ‘더 케이스 센터’에 미래에셋 금융 혁신 사례가 등재됐을는지 모른다. 2019년에는 기업혁신 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해외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수의 미래에셋펀드는 세계적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최고 등급인 ‘5성급’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된 ‘투자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과감히 도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회장은 2018년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비상근 회장을 맡은 데 이어 같은 해 5월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을 내려놨다. 그는 ‘글로벌 경영전략고문’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다. 국내 사업은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전문 경영인에게 분야별로 철저히 위임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에는 늘 예고치 않은 악재가 있는 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미래에셋그룹의 지배 구조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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