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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보호무역주의가 밀려온다

미(美)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무역제재 권한

“철강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무역법 232조는 ‘수입이 국가안보를 침해할 때’ 발동하는 조항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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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1982년 리비아 원유수입 제재 이후 36년 만에 232조 꺼내
⊙ 1980년대 후반에 ‘통상법 301조’가 강화돼… 레이건 대통령이 많이 사용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현실이 됐다.
 
  트럼프 미(美) 대통령이 외국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고(高)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세금을 부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이 사실을 공표하며 서류에 사인하던 지난 3월 8일, 그의 뒤에는 미국 철강업계 노동자와 노조 인사들이 함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쇠락한 미국의 공장 지대를 다니면서 ‘우리가 오늘날 못살게 된 이유는 남들이 우리 것을 빼앗아 갔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었다. 공장 지대 노동자들의 폭발적 지지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이 보는 앞에서 외국산 제품에 대해 폭탄 관세를 부과했다. 규제 조치의 효력은 서명일로부터 15일 뒤에 발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배경은 미국 대통령이 무역에서 행사할 수 있는 몇 가지 법 조항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16년 11월 10일에 정책 좌담회를 가졌는데, 여기 발제자로 나선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이 조항을 정리했다. 미국 대통령이 무역제재를 가할 수 있는 것은 크게 5가지 경우다.
 
  나프타를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 1개와 미국과 일반적으로 통상하는 국가를 상대로 하는 조항 3개, 전시 등 국가 비상상황에 제재할 수 있는 조항 2개다. 이 중 핵심은 미국과 무역하는 모든 국가를 제재할 수 있는 ‘제232조’(무역확장법), ‘제122조’(국제수지 조항), ‘제301조’(통상법)이다.
 
 
  사실상 사문화됐던 232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에서 생산한 철강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근거는 ‘제232조’ 조항이다. 이 조항의 영어 명칭은 ‘Trade Expansion Act of 1962, Section 232’다. 대통령이 이 제재를 시행하는 경우는 ‘수입이 국가의 안보를 침해할 때’로 규정하고 있다. 정확히 영어로는 ‘Finding of an adverse impact on national security from imports’다.
 
  허윤 교수의 얘기다.
 
  “미국이 232조를 근거로 총 26차례 조사를 했지만, 실제로 제재를 한 것은 2건에 불과합니다. 조사는 하지만, 실제 적용한 경우는 지극히 드물었죠.”
 
  — 언제 제재했습니까.
 
  “1979년에 이란혁명 이후 이란과 미국의 적대관계 속에서 이란 원유를 제재한 적이 있고요. 1982년에 리비아 원유 수입을 금지했을 때 ‘제232조’를 근거로 들었죠. 둘 다 미국의 안보와 상관이 있는 경우였습니다.”
 
  — 36년 만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꺼낸 건데요.
 
  “그렇죠. 하지만 철강과 미국의 안보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상하지요.”
 
  1962년에 만들어진 ‘제232조’가 실제 사용된 것은 단 2번뿐이다 보니, 업계에서는 이 법령을 두고 ‘사문화되다시피한 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미국의 대통령이 이 조항을 거론할 경우에 대통령은 수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만회하기 위해 관세나 쿼터를 부과할 수 있다. ‘철강 25%·알루미늄 10%’는 이에 기반을 둔 관세다.
 
 
  1980년 후반, 미국의 무역의존도가 심해지면서 ‘수퍼 301조’, ‘스페셜 301조’ 신설
 
  미국의 대통령이 다른 국가의 무역을 제재할 수 있는 ‘제301조’는 ‘제232조’보다 훨씬 많이 사용됐던 조항이다. 얼마 전 미국의 제약협회는 우리나라 제약회사가 일부러 신약 값을 지나치게 저가(低價)로 책정한다며 ‘301조’에 저촉된다고 들고 나왔다.
 
  ‘301조’의 영어 명칭은 ‘Trade Act of 1974, Section 301’로 1974년에 만들어졌다. 이 법은 상대국이 미국의 권리에 부당하거나(unjustifiable), 불공정하거나(unreasonable), 차별적(discriminatory)으로 나올 때 시행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미국과 통상을 하는 다른 국가가 미국을 차별하거나, 무역상 합의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 미국이 수정을 요구하고,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국이 보복하는 것이다.
 
  미국의 제약협회가 한국 제약회사를 조사해 달라며 미국 무역대표부에 건의했듯이, 이 법령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업계의 청원이나 무역대표부(USTR)의 자체 발동이 있어야 한다. 미국 업체가 청원하면 USTR은 45일 이내에 조사에 착수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법이 제정된 1974년부터 현재까지 100건이 넘는 조사가 이뤄져 왔다.
 
  허윤 교수는 “‘제301조’는 강경한 보호무역 기조를 내세웠던 레이건 정부가 1980년대 후반에 많이 적용했던 제도다”고 설명했다.
 
  1979년에 만들어진 ‘제301조’는 1980년대 후반에 미국의 무역의존도가 심화하면서 1988년 종합무역법에 따라 통상법 ‘301조’로 강화됐다. 그리고 ‘수퍼 301조’와 ‘스페셜 301조’가 신설됐다.
 
  ‘수퍼 301조’는 기존의 ‘301조’와 달리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조사 및 보복조치를 할 권한은 대통령에서 미국통상대표부로 담당을 옮기고, 보복조치를 할 때에도 대통령의 재량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스페셜 301조’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 및 시장접근 불량국에 대한 지정 절차 등을 규정한 법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 ‘스페셜 301조’에 해당하는 것이다.
 
 
  미국 비상상황 때 외국 소유 자산 동결하거나 압류하는 조항도 있어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를 제재할 수 있는 또 다른 조항은 국제수지 조항인 ‘제122조’로 영어 명칭은 ‘Trade Act of 1974, 122’다. ‘무역법 301조’와 함께 1974년에 제정됐다. 이 조항은 미국에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가 생겼을 때 보복할 수 있는 조치다. 미국이 여태 쓴 적이 없는 조항인데, 제재를 가할 경우 미국은 상당한 국제수지 흑자를 보는 국가들에 150일 동안 15%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양적으로 제한을 둘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은 나프타 체결을 맺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나프타 1993조’를 적용할 수 있다. 영어 명칭은 ‘NAFTA Implementation Act of 1993’이다. 미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일방적으로 선포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또 멕시코와 캐나다와 일반적 상호호혜적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의회와 협의에 따라 추가 관세 부과를 선포할 수 있다.
 
  이외에는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제재를 할 수 있는 것은 극단적인 전시 상황이다. ‘Trading with the Enemy Act of 1917’은 전쟁 상황에서 발동된다.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발효하면 모든 형태의 국제 상거래 및 모든 종류의 외국 소유 자산을 동결하거나 압류할 수 있다. 또 미국 대통령은 국가 비상 상황일 때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of 1977’을 발동할 수 있다. 이때 역시 모든 형태의 국제 상거래 및 모든 종류의 외국 소유 자산은 동결되거나 압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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