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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이면(裏面)

“콩 한 쪽 가지고 사장이랑 알바생이 갈라 먹다 싸우라는 것인가”

글 : 신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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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7월,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으로 확정… 종전(6470원)보다 16.4% 인상된 액수
⊙ 아파트 관리사무소, 임금 인상 부담에 인력 절반 감축하기도… 휴게시간 늘리는 고육책도 쓰지만 서비스의 질적 하락 문제 대두
⊙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인상이 마땅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만큼 (시급) 주는 편의점은 많지 않을 것”
⊙ 고용노동부 측 “최저임금, 노사 양측 (의견 수렴해) 공히 결정… (인상 보전책인) ‘일자리 안정자금’ 설계할 때도 중소기업 측 의견 등 수렴”
2017년 9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최저임금 인상분 더 주려면 하루에 7000원짜리 해장국을 몇 그릇이나 더 팔아야 되겠나?”
 
  연말 모임으로 손님이 가득한 서울 효창동의 어느 감자탕집 여주인 A씨는 가게가 만석(滿席)이었음에도 기자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A씨는 2017년 여름 최저임금 증액(增額)이 결정된 이후 몸을 단련시켰다고 한다. 인건비 부담에 그동안 고용하던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내보내고 스스로 도맡아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이 감자탕집은 평일에는 주인 부부만 나와 있고, 이처럼 대규모 예약 손님이 있는 날에만 인력을 호출한다.
 
  A씨는 “프랜차이즈 영업점 형편이 다 그렇지 않은가? (사장인) 나도 월급 받는 현실”이라며 “원가 부담도 높은데 이제는 인건비 싸움까지 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울상이 된 자영업자들
 
  《시사경제용어사전》 정의에 따르면 최저임금이란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1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다.
 
  2017년 7월 15일 오후 최저임금위원회는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종전(6470원)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확정·발표했다. 근 3년간 7.1%(2015년도), 8.1%(2016년도), 7.3%(2017년도) 등 한 자리 숫자를 기록하던 인상률이 이번엔 16.4%로 결정되자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고용 철회, 인력 감축, 시간 조절, 무인기 대체 등 고육책(苦肉策)을 쓰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주인 B씨도 최저임금 인상에 고충을 털어놨다. 조리 및 설거지 담당의 ‘주방이모’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무 인력을 감축할지 근로 시간을 단축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인건비 부담으로 음식 값을 올릴까도 생각해 봤지만 매출 감소를 우려해 단념했다고 한다.
 
  B씨는 “사실 사람 능력만 좋으면 (최저임금) 9000원이라도 왜 못 주겠는가”라면서도 “업장에서 중요한 건 일처리 능력인데 처음 일을 배우는 사람까지 일률적으로 7500원씩 줘야 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B씨 지인 역시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다른 가게의 종업원으로 취직했다고 한다.
 
  편의점 주인들도 타격이 크다고 말한다. 서울 상암동의 한 편의점주 C씨는 “편의점 운영은 인건비 전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 정부나 본사에서 얼마나 지원해 줄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이곳은 못해도 알바생 1명은 고용해야 하는데 거의 ‘울며 겨자 먹기’다. 부부끼리 하는 편의점에는 인력 절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분까지는 간신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인상폭이 커질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아파트까지 밀려 온 고용 한파(寒波)
 
2017년 7월 17일 오후 문을 닫은 서울 종로의 한 가게에 새로운 임대 광고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조선DB
  경기도 과천의 한 편의점주 D씨 또한 총 매출에 있어 인건비 비중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달 전까지 알바생 1명을 고용하다가 이제는 안 쓴다. 급여 문제가 있어서 점주 입장에서도 떨어지는 돈이 적다”며 “그런데 2018년부터는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 부담이 되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D씨에 따르면 편의점 운영의 경우 매출이 나오고 돈을 정산해서 받으면 거기서 다시 인건비가 나간다. 그렇다 보니까 알바생을 두세 명씩 쓰기는 부담 되고 대신 가족들의 노동력으로 대체된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측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관리직원들의 근무시간 조절을 단행했다. 경비원, 기술팀 등 일근직(日勤職)들은 최저임금이 바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리사무소 측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근로시간 중 주간 한 시간과 야간 한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지정해 재정 부담을 낮췄다. 물론 휴게시간은 늘었지만 노동 강도는 같다. 관리 서비스의 질적 문제가 대두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관리사무소 직원 E씨는 “휴게시간을 지정해 놨다고 해서 아파트에 불이 났을 때 직원들이 쉴 수는 없지 않은가.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에도 거의 같은 노동 강도를 느껴야 하고 입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하락되는 고민을 안게 됐다”며 “그렇다고 시간이나 인력 조정을 안 할 수는 없다. 직원들도 이해하고 있다”고 사정을 토로했다. E씨에 따르면 다른 지역 아파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4명이던 기술직 인력을 절반 수준인 2명으로 감축했다고 한다.
 
 
  “4000만원 연봉도 최저임금 미달인가”
 
  재계도 성난 목소리다. 현재 사측은 급여체계에 있어 최저임금의 산입(算入) 범위 보완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11월 23일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부회장은 이날 열린 경총 조찬 포럼 인사말에서 “우리나라는 정기상여금 등 근로자들이 지급을 보장받고 있는 임금의 상당 부분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근로자에게 연봉을 4000만원 넘게 지급하는 기업도 최저임금 위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산입 범위를 고치지 않을 시 이미 실질 급여가 높은 편인 근로자도 최저임금 인상 대상이 되는 배경이다.
 
  나아가 이날 김 부회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 비합리적인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개선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적용되는 16.4%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전 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정기상여금, 숙식비 등 근로자가 지급을 보장받는 임금 및 금품은 모두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국회를 찾아가 최저임금제 보완을 촉구했다. 산입 범위를 수정하지 않고 2018년도 최저임금을 추진하면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 국내 상당수 기업은 노사 합의로 기본급을 적게 책정하는 대신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추가로 더해 주는 임금 체계를 지속해 왔다. 초과근로수당 및 퇴직금 기준이 되는 기본급을 줄이려는 사측과, 수당 신설 등을 통해 임금을 더 받아내려는 노조 측의 이해타산이 접목돼 만들어진 체계인 셈이다.
 
  문제는 한 회사의 급여체계가 과연 최저임금을 준수하는지 판단하는 산입 범위에, 수당이나 상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포함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미달(未達)로 책정되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애초에 실질 급여를 높게 받는 노동자도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에 따라 기본급이 올라간다. 이어 기본급에 연동되는 상여금과 각종 수당도 더불어 올라가 결과적으로 현재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게 된다. 이른바 ‘부익부(富益富) 현상’이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수당·상여금·복지성 급여도 포함돼야”
 
  이와 관련, 2017년 8월 16일 통권 제48호로 발행된 한반도선진화재단 〈한선 브리프(Hansun Brief)〉의 ‘최저임금 일자리 파괴 핵폭탄’(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최저임금 산입 범위의 문제가 드러나 있다. 이하 보고서 일부분을 발췌한 내용이다.
 
  〈국제비교에 앞서서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부터 살펴야 한다. 한국은 최저임금에 기본급과 통상적 수당만 포함시킨다. 따라서 초과급여, 특별급여(보너스)도 빠지고, 숙식비 등 현물급여도 빠진다. 게다가 OECD국가 중에서 오직 한국만이 주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주휴수당(매주 근로하지 않은 하루에 대해 지급하는 추가 임금)을 주어야 한다. 여기에 식비(한 끼 평균 5000원, 두 끼 1만원)만 포함해도 1만원이 넘어간다. 따라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여, 숙식을 제공하고, 주휴수당까지 주는 기업의 경우 실제로는 시간당 1만원 이상의 임금을 주면서도 최저임금법 위반자가 될 수 있다.〉
 
  경총은 2017년 9월 12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최저임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를 중심으로’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주제발표를 맡은 김강식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 문제점의 예시로 8개의 실제 기업사례를 소개했다. 그중 발표된 한 곳의 예시를 인용한다.
 
  〈A사(근로자 1000인)의 신입근로자 a씨는 2017년 연간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이 3940만원이지만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은 1890만원에 불과하다. 특히 근로자에게 지급이 보장된 정기상여금이 1270만원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산입범위에 빠져 있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a씨는 최저임금 인상 수혜를 받아 연봉이 6110만원에 달하게 된다.〉
 
  이날 김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가 현실화돼야 한다”며 “상여금 및 수당, 복지성 급여가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2부 지정토론에서 토론자로 나선 윤장혁 화일전자 대표이사 역시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상여금, 숙식비, 연차, 퇴직금, 4대 보험 (관련) 기업부담금 등 기업이 실부담하고 있는 실질임금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사측의 우려에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기본급을 적게 책정한 현재의 급여체계는 사측이 퇴직금을 비롯해 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든 것인데, 이제 와서 산입 범위를 확대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줄어드는 일자리
 
2017년 7월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11차 전원회의에서 2018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발표됐다. 사진=조선DB
  한편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 조치가 산입 범위 문제로 인한 부익부 현상뿐 아니라 ‘빈익빈(貧益貧)’ 현상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고용 축소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뜻하는 것이다. 2017년 7월 19일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한 ‘알바천국’ 설문조사(이달 17~18일, 전국 아르바이트생 5804명 및 고용주 352명 대상)에 따르면 고용주 10명 중 7명(73%)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2018년 사업장 인력 운영 계획 관련으로는 ‘알바생 고용을 줄이겠다’는 답변(대폭 줄인다 50%, 줄인다 23.9%)이 73.9%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알바천국 측은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정해 말하길 “정확한 부분은 2018년 1월이 돼야 수치로 뽑아서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아무래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주들이) 조금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저희가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내년(2018년)에 무인기계를 사용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사용할 계획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었다”고 밝혔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 아르바이트생들도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우려했다고 한다. 알바천국 측은 “여론도 사실 그게(아르바이트생들의 우려) 맞다. 알바 자리가 줄어들까 봐 (염려한다)”라고 말하면서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도)하는 게 더 타당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실제로 최근 알바천국의 조사 결과,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중 2017년 1월에는 전년 같은 달 대비 편의점은 18%, 식당은 8%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에는 전년 같은 달 대비 식당은 19%, 편의점은 13% 줄어들었다. 2017년 여름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업주들이 인력을 감축할 준비에 나섰다는 점을 방증(傍證)하는 결과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을 감소시킨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2017년 6월 27일(현지시간)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전날 미국 워싱턴주립대의 경제학자 6명으로 이뤄진 연구진은 ‘시애틀 최저임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진은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각각 분석,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간 축소를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급여를 줄어들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2015년의 경우 시간별 최저임금이 9.47달러에서 11달러로 올랐으나 노동시간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16년 11달러에서 13달러로 증가하자 저임금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9%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두 차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사업장의 노동자들 월 급여는 평균 125달러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연구진 보고서에 따르면 “시애틀의 법정 임금 인상과 연관된 고용 손실은 저임금 노동시장의 급여지출, 그리고 총 노동소득을 순감시키기에 충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른 업주들의 자세한 속사정은 어떨까. 현재 일식(日食) 우동집을 경영하고 있는 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전 주일대사관 1등 서기관)는 “모든 사람이 적정(適正) 임금을 받으면서 윤택한 생활을 해야 하는 건 마땅하다”면서도 “그러나 그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데 있어서 여러 이해관계자의 사정을 고려하고 제도적 기반을 면밀하게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에는 최저임금 상승폭이 지나치게 크다 보니까 경영자들에게는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하 신 대표와의 일문일답.
 
 
  “임금 인상 자체 반대하지 않아… 기존 상승률·시장원리 고려 안 한 게 문제”
 
  — 여러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더라.
 
  “많은 분이 자영업자가 장사하는 데 가장 힘든 부분이 임대료라고 생각한다. 제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임대료가 아니라 인건비가 제일 타격이 크다. 임대료는 장소에 따라 다르나 대략 10~15%를 넘지 않는데 인건비는 25~35%가 나간다. 저희 같이 요식업 하는 곳, 특히 재래식으로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고 음식을 주문해서 만드는 가게에서는 사람이 결국 장사 밑천이기 때문이다.”
 
  —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타격을 입는다는 것인가.
 
  “많은 자영업자는 최저임금이 실질적인 (직원 급여 인상의) 스타트 라인을 형성한다. 이른바 무(無) 경력 ‘막내’ 같은 경우가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급여가 형성되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환산해서 월급을 책정하고 그 액수를 바탕으로 경력자들의 급여가 순차적으로 계산된다. 연쇄적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무경력 신입의 급여가 올라가게 되면 모든 종업원의 급여가 전반적으로 다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급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16% 오르지 않았나. 그러면 그대로 인건비 부담이 16% 늘어나는 셈이다.”
 
  — 인상 결정에 따른 업주들의 자구책(自求策)은 무엇인가.
 
  “인건비 늘어나는 것처럼 매출이 늘어나면 월급 주는 거를 왜 마다하겠나. 그런데 소비자들은 자기가 구매한 가격만으로 판단한다. 요즘은 또 경기가 안 좋으니까 ‘착한 집’ ‘착한 가격’, 그러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말)만 따진다. 인건비는 상승 압박으로 다가오는데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서 저항감이 크다면 어쩌겠는가. 가게 주인이 수익에서 자기 월급을 까든지, 사람을 줄이고 자기가 몸으로 때우든지 두 가지밖에 없다. 임금도 결국 노동에 대한 가격이다. 만약 누가 상품 가격을 갑자기 15% 올린다고 하면 소비자들이 이해하겠는가. 마찬가지다. 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시장원리가 아닌 방식으로, 기존에 올리던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인상하는 게 문제다.”
 
  —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린다고 하던데.
 
  “귀납적으로 실제 측정을 거쳐서 계산이 나오는 게 아니라 출발 단계부터 정치적 구호가 먼저 나오는 게 문제다. 딱 1만원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급격하게 올리고 있다. 가장 힘든 사람들은 중간에 낀 자영업자들이다.”
 
 
  “최대 피해자는 알바생들이 될 것”
 
  그렇다면 현직 아르바이트생의 생각은 어떨까. 경기도 안산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학생 김모씨는 최저임금 인상의 명암(明暗)을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 마땅한 대우라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만큼 최저임금을 지급해 주는 편의점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번화가 말고 아파트 단지에 있는 편의점들은 시간별 최저임금을 맞추기가 힘들다고 한다. 특히 ‘한가하다’는 업주들 측 논리로 인해 야간근무의 경우는 더욱 최저임금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씨는 이어 “지금도 암묵적으로 최저임금을 맞추지 않는 편의점들이 있는데 대폭 인상되면 횡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편의점 경쟁이 치열한 요즘 ‘알박기’ 자본경쟁에서 가장 만만한 게 정해진 알바 급여를 안 주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 피해자는 우리 알바생들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편의점 임금 문제와 관련해 본사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점주들이 최저임금을 주지 않을 시 본사 측에서 제재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현장 상황을 모른 채 시급 인상만 해 놓으면 아르바이트생들이 역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는 뜻이었다. 이 같은 모순적 상황을 유도할지 모르는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대해 김씨는 “콩 한 쪽 가지고 사장이랑 알바생이랑 갈라 먹다 싸우라는 것”이라고 빗대기도 했다.
 
  다만 김씨는 “편의점의 경우 주휴수당을 챙겨 주는 곳이 많지 않은데 최저임금이라도 올려 주니까 그나마 업주들이 눈치를 본다”며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기뻐하는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현장 의견 수렴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책 마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조선DB
  〈3% 성장하는 경제에서 최저임금을 16.4% 올리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내년에만 16조원에 달한다. 대선 공약대로 3년 뒤 1만원을 만들겠다고 하면 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액이 3년간 81조원에 달한다.〉 - 2017년 11월 27일자 《조선일보》 사설 中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정부는 2017년 11월 9일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안’을 통해 일정 규모 이하의 사업장에 최저임금 인상 지원금을 지급해 준다고 밝혔다.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300만명에게 1인당 최대 13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불안 우려를 조기에 해소하고 소상공인이나 근로자들이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같은 해 11월 21일에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우려하는 정책은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보완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근로자가 30인 이상의 사업장은 해당이 되지 않아 인상 부담을 그대로 흡수해야 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국고(國庫)로 민간기업의 임금을 보전해 준다는 근본적인 문제점도 있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관계자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설계할 때 중소기업 관계자, 업종별 협회, 현장 관계자들 의견을 다 수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 쪽에서도 계속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결정 자체에 대해서도 노사 간 합의된 결과라는 것을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부터도 노사 양측이 다 들어오지 않았나. 사측에서는 중소기업연합회, 경총,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도 들어오면서 노사 공히 결정을 하는 체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산입 범위 문제와 관련한 사측 입장에 대해서는 “당초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사가 함께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노사가 제기한 6가지 개선 과제에 대해 위원회 내 TF(태스크포스)를 구성, 2017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공청회도 2017년 12월 중에는 있을 예정이다. 거기서 노사가 얘기를 풀어 내 일치된 대안을 정부에 제시해 줄 것 같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인재혁신정책과 관계자 또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라 고용부에서 직접 인건비를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 정도를 정부 예산안으로 편성했다”며 “현재 국회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정책 대상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2017년 12월 초 여야(與野)는 2019년부터 최저임금 인상분에 따른 지원 방식을 사업주에 대한 현금 지원에서 근로자에 대한 직접 지원, 즉 근로 장려세제 확대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근로 장려세제란 정부가 일정 소득 이하의 근로자에게 세금을 징수하지 않고 반대로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임금은 생산성과 직결… 누가 주는 게 아니라 일한 만큼 찾아가는 것”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당장 2018년도 인상폭 결정에서부터 현장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고 재계의 항의가 빗발치자 조금 물러선 모양새다. 2017년 11월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18년도 기재부 소관 예산안 심사에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과 관련, “2020년에 (1만원이) 될 수도 있고 조금 뒤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 내년에 상황을 보고 신축적으로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부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 생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노동자의 임금도 상승된다. 또 생산성의 관점에서 보면 임금은 사측이나 업주가 일률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자신이 일한 만큼의 몫을 찾아가는 것으로 인식이 바로잡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생산성 차원에서 임금 개념을 파악해야 한다”며 “임금은 남이 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일한 만큼 후불로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 속성을 몰라서 업주가 주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업주가 ‘줄 수 있는 걸 안 준다’고 착각하니까 (강제로) 올려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 교수는 “해결책은 결국 (일률적인 인상 조치가 아닌) 자기가 일한 만큼 찾아가게 만들면 된다”면서 “물론 전체적으로 임금을 더 높일 수 있으면 좋은데 그건 기업과 노동자 모두의 생산성 향상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나라별로 들쭉날쭉한 이유는 산입 범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산입 범위 차이를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임금 수준도 낮은 편이 아니라고도 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기본급 외에 다양한 부가 급여를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당 등을 제외한 기본급만 산입 범위에 들어간다. 즉 나라마다 포괄 범위가 달라서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것이다. 이를 두고 조 교수는 “가령 키를 재는 데 우리는 지금 뒤꿈치를 붙이고, 프랑스는 뒤꿈치를 들고 재는 셈이다. 기준이 다른 것”이라고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역시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 “급여는 생산성과 같이 가는 것”이라며 “현실과 희망사항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영업자들 중에서는 아르바이트생보다 못한 사람도 많다. 실질적인 금액뿐 아니라 위치만 봐서도 그렇다”며 “위치들이 다 가장이고 역할과 씀씀이도 다른데, 가장이 알바하는 사람 수준으로 벌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제도에 따라 부담을 져야 하는 사람은 결국 아르바이트생보다도 더 처지가 어려울 수도 있는 자영업자들이라고 했다. 나아가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면 실업이 늘어나고, 그 피해는 형편이 제일 어려운 사람들이 당한다고 했다. 업주들 입장으로서는 당연히 인상된 최저임금 수준보다도 생산성이 낮은 사람을 해고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2017년 11월 25일 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과 관련, “서두르는 측면이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대단히 움츠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다음과 같이 우려를 표했다.
 
  “소득 불평등 구조가 심하니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는 것은 사람 중심 경제와도 연결된다. 문제는 지속 가능하냐는 점이다.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노동 생산성을 올려 주려는 노력과 병행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조치가 안 보인다. 만약 기업이 생존을 위해서 고용을 줄이거나, 해외로 나가면 마이너스 효과가 나올 수 있다.”
 
 
  갈 길 먼 시급 1만원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론’을 지탱하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원안대로 진행될까 아니면 인상 속도가 조절되거나 혹은 수정 궤도에 오를까.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박명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이 1만원 수준으로 오르면 민간소비 증가율이 2.5%에서 1.58%로 하락하고 일자리, 경제성장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7년 6월 발표된 중소기업중앙회의 〈2018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보고서〉(전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332개 업체 대상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 설문’에서 응답자의 55%가 (1만원 달성을 위해) 매년 15.7% 이상 최저임금 인상 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기업 도산(倒産)을 우려했다.
 
  해당 보고서 부록 ‘현장의 목소리’에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당시 여러 기업들의 목소리 중 한 대목을 인용한다.
 
  “한번에 너무 많이 오른다면 부담이 큽니다. 경기가 좋다면 상관없지만 올해 매출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오른다면 제품 단가 상승으로 인한 해외 경쟁력이 약화돼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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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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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2018-01-17)     수정   삭제 찬성 : 5   반대 : 1
최저임금에상여금포함해서 최저임금준다는게 말이됩니까 상과없는대 그럼직장그만두고 알바하는게낮죠
  kim    (2018-01-17)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0
이번달말을 기점으로 근로자 한명을 해고 한다..
내보내는 나또한 마음이 무겁다.
  dd    (2018-01-17)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6
정부는, 대기업이 지난 15년간 중소기업 수탈하게 방치하더니,
이제는 정부가 최저임금으로 중소기업 수탈하네요.
없는 넘 주머니 털어 없는 넘 채워주려 하기 보다, 대기업 주머니를 먼저 털어서 중소기업 주머니를 채워준 다음에 최저임금제 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요.

2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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