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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경제’의 이면(裏面)

복합쇼핑몰까지 겨냥한 ‘의무휴업’ 규제의 이면(裏面)

“대형마트·쇼핑몰 쉬면 주변상권 더 죽어 … 경제 연결성(連結性) 모르고 엉뚱한 데 책임 돌리나”

글 : 신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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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전통시장 살리기로 추진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 ‘공정한 생존권 보장’ vs. ‘소비자 선택권 침해’ 현재까지 찬반(贊反) 갈려
⊙ ‘이케아(IKEA)’는 가구 전문점 등록으로 복합쇼핑몰 규제대상서 제외 … 경쟁사 간 형평성 문제 대두
⊙ 이케아 고양점 현장 확인결과 가구 및 ‘홈퍼니싱’ 제품과 각종 생활용품 판매, 일부 부대시설까지 갖춰
⊙ 이케아 측 “그 법(의무휴업 규제법안) 항목에 저촉되지 않는 걸로 알아 … 정부 가이드라인과 법률 준수해 운영”
⊙ 2012~2016년 유통형태별 ‘카드소비 증감률’ 빅데이터 분석 결과, 대형마트·SSM 매출과 인근 골목상권 매출 연동 … 의무휴업 실효성 의문
⊙ 학계·전문가들 “시대변화 반영하지 않은 업태구분이 문제” “소비시장 얼어붙고 주력 소비자 계층, 경제활동인구도 줄어드는 추세 … 대형점 규제할 때 아냐”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선택은 소비자가 결정할 사안 … 의무휴업 규제 폐지 옳아”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실시된 2012년 5월 27일 오후 서울 이마트 양재점에서 매장을 찾은 차량들에 휴업 안내를 하고 있다. 최근 정부 여당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발의 등으로 의무휴업 규제 대상에 복합쇼핑몰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조선DB
  최근 유통업계를 상대로 한 ‘의무휴업’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SSM)에 국한된 월 2회의 의무휴업을 대기업 계열의 대형·복합쇼핑몰(매장면적 3000m² 이상)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올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대책’에도 해당 방안 추진이 거론됐다.
 
  이와 관련 9월 29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의무휴업 확대 적용을 중점으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통업체 규제를 통한 골목상권 보호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부는 현재 홍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전통시장 살리기 차원으로 추진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2012년 3월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으로 신설됐다.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공포한 뒤부터 현재까지 약 5년 동안 대형마트와 SSM 영업을 규제해 왔다. 여기서 대형마트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고 SSM의 경우 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등이 대표적이다.
 
  의무휴업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찬반양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찬성 입장 측은 의무휴업이 경제주체의 공정한 생존권을 보장한다는 주장이고, 반대 입장 측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매출이 동반 감소하게 될 뿐 아니라 소비자 선택 권리까지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 행정소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2013년 9월 1심에서는 적법 판결이 나왔지만, 2014년 12월 항소심에서는 위법 판결이 나왔다. 다시 2015년 11월 상고심에서는 의무휴업 규제가 지자체의 재량권 남용이 아니라는 최종 판결이 나와 의무휴업의 공익성을 인정했다.
 
 
  ‘이케아’ 화두로 재점화(再點火)된 의무휴업 형평성 문제
 
  지난 5년간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을 죄던 의무휴업 규제가 이제는 복합쇼핑몰까지 겨냥한 가운데, 논란의 불씨는 다른 곳으로 튀었다. 스웨덴 가구 전문점 ‘이케아(IKEA)’의 영업방식과 운영현황에 대한 문제다. 지난 9월 국회에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기준에 따르면 규제대상에서 이케아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케아는 현재 복합쇼핑몰이 아닌 가구 전문점으로 등록된 상태다.
 
  그러나 실제로 운영되는 현장은 다르다. 가구제품이 총망라된 것에서 나아가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식기류(食器類), 조명기기, 일부 식료품 등 매장 안에서 다양한 연계성(連繫性) 상품을 판매한다. 또한 레스토랑, 스낵코너, 어린이 놀이 공간 등도 마련돼 있어 복합적인 쇼핑몰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의무휴업 규제의 형평성 문제와 관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일침을 놓기도 했다. 현 정부의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규제 추진이 시작된 올 8월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이케아도 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휴일에 영업을 제한하는 복합쇼핑몰 규제가 시행되면 법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하는 게 기업인의 사명”이라면서도 “다만 아쉬운 게 이케아는 안 쉬던데 이케아도 쉬어야 한다”고 밝혔다.
 
  10월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도 “이케아가 사실상 복합쇼핑몰로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 마트들이 매월 2~3차례가량 강제 휴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가구 전문점으로 분류돼 휴일 없이 영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같은 날 참석한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대규모 전문점에 대한 분류 기준이 5가지가 있는데 이케아의 실질적 업태가 가구전문점으로 돼 있지만 대형마트와 비슷한 경우가 많아 연구용역을 해서 분류 기준을 다시 하는 데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이케아 측은 선을 그었다. 10월 12일, 고양점 오픈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우리는 한국의 법규와 규제를 따른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도 “고객이 방문하고 싶을 때 문을 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슈미트갈 대표는 “의무휴업일의 규제는 복합쇼핑몰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이케아는 ‘홈퍼니싱(가구, 조명, 인테리어 소품 등 집안을 꾸밀 수 있는 제품들을 지칭)’이라는 특정 분야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대형유통사들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실내가구는 물론 생활용품에 식당·식료품까지
 
지난 11월 6일 월요일 오후 2시경 기자가 찾은 이케아 고양점의 전경. 이케아 고양점은 기다란 직사각형 건물로 지상 1층과 2층을 사용하고 있었고, 바로 아래 지하 1층과 2층에 자리한 롯데아울렛과 연결돼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 운영현황은 어떨까. 10월 19일 오픈한 고양점을 직접 다녀왔다. 11월 6일 월요일 오후 2시에 찾아간 이케아 고양점은 기다란 직사각형 건물로 지상 1층과 2층을 사용하고 있었고, 바로 아래 지하 1층과 2층에 자리한 롯데아울렛과 연결돼 있었다. 방문 당일, 버스에서 내린 어느 노부부가 정문 입구를 찾지 못하자 한 중년 여성이 “밑으로 내려가셔서 올라가시면 된다”며 지하의 롯데아울렛을 연결통로로 추천하기도 했다. 비록 영업의 형식도 다르고, 지상과 지하라는 구분이 있지만 두 매장이 분리됐다는 느낌은 적었다.
 
  기자는 1층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케아 매장의 중심인 2층으로 올라갔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2층 매장의 입구는 ‘쇼룸’이 장식했다. 인테리어 소품들로 꾸며진 집 안의 내부를 연출해 놓은 코너였다. 이어 소파·의자와 수납가구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거실 구조도가 나왔다. 주방코너, 다용도실, 서재와 침실, 옷장과 어린이 용품 판매코너가 계속됐다. 그 뒤로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가면 레스토랑과 카페가 나오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 길부터는 쇼룸이 아닌 ‘홈퍼니싱 액세서리’를 파는 공간으로 접어든다. 외양과 구조가 다양한 조명제품과 욕실제품, 카펫, 벽장식 및 거울, 인형 등 인테리어 장식품이 진열돼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운반이 힘들거나 규모가 큰 가구 품목들은 그 자리에서 구매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대신 부착된 라벨의 번호를 기억해 뒀다가 마지막 계산대에 가서 주문을 한 뒤, 각자 제품을 즉시 수령하거나 배송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구매가 이뤄졌다.
 
  평일 오후 시간대에다 출근 첫날인 월요일이었음에도 매장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아이를 대동한 중년부부, 젊은 신혼부부, 가족 단위 손님이 주였다. 거대한 컨테이너 박스나 공장 내부를 연상시키는 원재료 판매코너 및 셀프 서브(물건을 찾아가는) 구역을 지나 계산대에 도착하자 줄지어 선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카드전용 계산대, 셀프계산대, 소량계산대 등 계산방법에 따라 출입구가 구획돼 있었다. 계산대 위로 이케아의 명물 서양식 핫도그 사진이 걸려 있었다. 가격은 단돈 1000원이었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말)가 높다고 알려진 이케아의 인기 간식이었다. 계산대 너머에 스낵코너가 있었고 오른쪽으로 외국 식료품 판매점이 있었다. 연어살에 각종 과자, 크림치즈 등을 팔고 있었다. ‘홈퍼니싱’ 개념을 감안하더라도 가구 전문점으로만 국한시켜 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20년 전 업태(業態) 정의로 규제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
 
이케아 고양점의 내부 모습. 실내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장식된 ‘쇼룸’ 코너(좌측 상단)를 지나면 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홈퍼니싱’ 매장(우측 상단)이 나온다. 아래 사진 좌우는 레스토랑(식당) 전자메뉴판, 서양식 핫도그 사진이 걸려 있는 계산대 코너 모습.
  이케아의 의무휴업 규제 제외 문제와 관련,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이케아도 당연히 예외사항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교수는 “유통의 소매업체라는 의미는 지금 색깔들이 분명치 않아졌다”며 “점차 진화를 하면서 필요하면 수퍼마켓으로 할 수도 있고 편의점이 될 수도 있다. 이케아도 가구를 넘어서 생활용품, 일종의 ‘홈센터’(Home Center·주거공간을 자기 손으로 꾸밀 수 있는 소재나 도구를 파는 상점) 형식이 됐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구 전문점 ‘이케아’의 의무휴업 규제 제외 문제가 뜨겁다.
 
  “이케아도 당연히 예외사항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 예전에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을 보면 업태(業態)의 정의를 구분해 놨다. 그런데 유통의 소매업체라는 의미는 지금 색깔들이 분명치 않아졌다. 예를 들어 수퍼마켓, 편의점 이렇게 구분지어 놓고 장사를 한다는 것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케아도 가구 부분을 이미 넘어서 일종의 홈센터 형식이 됐다. 정부가 대형마트·복합쇼핑몰 규제를 계속한다면 당연히 이케아도 거기 포함되는 걸로 해야 한다. 20년 전 정의로 업태를 구분해서 규제를 받고 안 받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지금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데 그렇게 하나. 다들 (업태가) 변형돼서 장사 잘되는 쪽으로 끊임없이 바뀌는 건데.”
 
  — 얼마 전 이케아 고양점에 다녀왔다. 한 건물을 롯데아울렛과 같이 쓰더라. 의무휴업 규제를 그대로 추진하면 한 건물에서 아울렛은 쉬고 이케아는 영업하는 모양새가 될 텐데.
 
  “그렇다.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그리고 사실상 이케아와 아울렛이 같이 있으니까 그 자체로 일종의 복합쇼핑몰인 것이다. 복합쇼핑몰이라는 것은 해외도 마찬가지고 여러 가지의 업태가 다 들어가는 개념이다. 그런데 정부는 자꾸 일정한 정의를 내려 놓고, 그 정의에 따라서 규제를 한다. 지금 온라인이랑 오프라인도 구분이 안 되는 시대인데 말이다.”
 
  — 의무휴업 규제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인가.
 
  “시대를 잘 반영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업태 구분으로 규제를 하다 보니까 지금처럼 누구는 대상이 되고, 또 누구는 대상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업태 정의를 개선해 놓고 목적에 맞게끔 규제가 도입돼야 한다. 그래야 차별에 따른 불이익이 감소하고 규제대상이 된 기업들의 불만도 줄어든다.”
 
 
  중기부 “실태조사·상권분석 진행 중” vs. 이케아 “정부 가이드라인·법률 준수해 운영”
 
  의무휴업 규제를 집행하는 정부 당국의 소관부서는 이케아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이케아처럼 전문점을 규제하는 안은 마련된 게 없다”면서도 “이케아가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지 실태조사를 하고 있고 지역 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내년 2월 정도까지 조사·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의 정의로는 전문점이 ‘특정품목에 특화된 점포’로 돼 있다”면서 “그런데 그 특정품목의 특화라는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 이케아의 실제 운영이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과 다를 바가 없다면 전문점 기준을 구체화해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로 분류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월간조선》은 이케아 측의 입장도 들어 봤다. 이케아 측은 “설날 하루와 추석 당일에만 휴무하고 다른 날은 연중무휴다. 오전 10시에 오픈해 오후 10시에 마감한다”며 “저희는 그 법(의무휴업 규제)의 항목에 저촉되는 부분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저희는 정부 가이드라인과 법률을 준수한다”며 “법에 저희가 걸리면 당연히 휴무가 지정될 건데 그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저희 방침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정부는 의무휴업 확장하는데 주민들은 쇼핑몰 출점 반겨
 
  의무휴업제의 출발은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였다. 그렇다면 과연 의무휴업 규제가 취지에 맞게 제 기능을 하고 있을까. 대형마트를 넘어 복합쇼핑몰까지 겨냥한 의무휴업 규제의 확장일변도 추진은 과연 올바른 방향일까. 이케아의 규제 사각지대 논란을 낳을 정도로 사회적 파급력이 큰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實效性)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소비자 시민단체 ‘컨슈머와치’의 이유미 사무국장은 “의무휴업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 폐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전통시장으로 갈지 대형마트로 갈지는 소비자가 결정해야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복합쇼핑몰로 규제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좋아서 즐겨 하는 것들을 다 규제하자는 분위기로 간다”며 “무조건 작으면 보호해야 되는 것처럼 보는 시각이 안타깝다. 거기(전통재래시장 및 골목상권 등)에 소비자가 안 가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 주장에 따르면 소비자가 찾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불편하고 재미없고 비싸니까 안 간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최근 쇼핑몰·대형마트 신설에 대한 시각차와 지역 분위기를 말해 주기도 했다. 이 국장 주장에 따르면, 최근 창원시에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출점(出店) 예정인 가운데 지역민들의 찬반이 분분하다고 한다. 지역 상인들과 정치인들은 반대하는데, 주민들은 환영한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지역주민들이 ‘우리는 스타필드를 원한다’면서 ‘그게 들어와야 우리 지역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장한다. 관련 인터넷 카페들도 개설돼 주민들이 스타필드 출점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거듭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은 의무휴업 규제를 확장하는 반면, 지역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나서서 대형쇼핑몰의 출점을 반기는 현실이라는 뜻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관계를 경쟁구도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
 
2012년 4월 22일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SSM) 등의 의무휴업이 본격화하면서 영동지역의 한 대형마트에 휴점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최근 복합쇼핑몰까지 겨냥한 의무휴업 규제를 두고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의무휴업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활발하게 토론한 뒤 해당 규제에 대해 사회적 컨센서스(Consensus)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조선DB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사회적 의문은 통계결과로 나타났다. 9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축수산업 및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중소 유통 상생 협력 방안’ 세미나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소비 증감률을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무휴업 규제가 처음 시행되던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유통형태별 카드소비 증감률(경기 5곳과 대전 지역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반경 3km 분석 기준)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진행됐다.
 
  예를 들어 2014년에서 2015년까지 카드소비 증감률이 대형마트가 -1.6%, 전통시장이 2.8%였다면, 같은 기준 2015년에서 2016년까지의 비율을 보면 대형마트가 -6.4%, 전통시장이 -3.3%로 동반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다. 발표 당시 서 교수는 “대형마트·SSM의 매출과 인근 골목상권의 매출은 연동(聯動)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보니 대형마트 이용 고객 중 60% 이상이 당일 반경 1km 이내에 있는 음식점, 편의점, 수퍼마켓 등을 이용한 것이 발견됐다”고 했다. 요컨대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이 의무휴업을 하면 전통시장의 매출이 느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동반 감소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보적(相補的) 관계를 ‘제로섬(Zero-Sum·어떤 시스템이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해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 게임의 경쟁구도로 보는 규제 집행 당국의 시각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일요일에 (대형마트) 문을 닫으면 전통시장에 갈 줄 알았는데 아예 오프라인에서 쇼핑증발, 소비증발이 돼 온라인·모바일로 구매하는 경향만 늘어났다”며 “오프라인 상권에서 오히려 침체가 되는 규제를 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이 지금 더 장사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서 교수 주장에 따르면 골목상권의 농축수산업(農畜水産業)계에서도 일요일로 지정된 의무휴업을 평일휴무로 바꿔 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상인들은 주말매출 비중이 큰 편인데 집객(集客) 효과를 가진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이 문을 닫으면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규제해 달라고 주장하던 쪽이 지금은 해당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은 일요일 날 야구장·놀이공원 문 닫게 하는 셈”
 
  서 교수는 “대형점(大型店)을 규제할 때가 아니다. 소비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작년부터 주력 소비자 계층인 30~54세 인구가 줄고 있다”며 “빠르면 2018년부터 16~64세의 경제활동인구도 줄어든다. 단순하게 계산해 봐도 매년 35만명씩, 도시 하나가 없어지는 셈인데 소비촉진은 못할망정 출점을 못하게 하고 일요일 영업을 못하게 하는 건 소비시장의 전체적인 트렌드하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문제의식의 날을 세웠다. 그는 복합쇼핑몰에까지 의무휴업 규제 적용을 추진하려는 최근 움직임에 대해 “복합쇼핑몰은 상품 구매뿐 아니라 다양한 부대시설을 즐기는 놀이시설과 유사하다”며 “복합쇼핑몰 전체를 문 닫게 하는 것은 놀이동산과 야구장을 일요일 날 문 닫게 하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 동안 의무휴업의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활발하게 토론한 뒤 해당 규제에 대해 사회적 컨센서스(Consensus)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학과 교수도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에 대해 “전혀 없다”며 “실제적·실증적으로 조사해 보면 (대형마트·복합쇼핑몰이) 쉬는 날은 오는 사람들이 없어서 주변상권이 더 죽는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병태 교수와의 일문일답.
 
  — 의무휴업 규제가 시행된 지 5년이다.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 걸맞은 실효성이 있었다고 보는가.
 
  “전혀 없다. 신용카드 사용량만 봐도 그렇다. 대형마트 휴무일 때 그 주변상권에서도 사용량이 확 줄어든다. 우리가 유통점에서 사는 것들은 긴급한 비상약품이 아니다. 계획구매다. 소비자들은 의무휴업에 따른 학습효과가 있어서 휴일이 아닌 날로 옮겨가거나 정 급하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면 된다. 의무휴업의 부정적 효과가 더 큰 것이다.”
 
  실제로 앞서 서 교수의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의무휴업 규제가 시행된 지난 5년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카드 사용액 비중은 물가환경과 경제상황에 따라 증감(增減)과 진퇴(進退)를 거듭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만 유일하게 카드 사용액 비중이 상승세를 이어 갔다.
 
  — 의무휴업 적용 대상이 복합쇼핑몰로 확장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을 잘못 알고 있다. 경제라고 하는 건 서로 연결돼 있다. 주변에 큰 몰(Mall)이 들어서면 그 몰이 못 갖추고 있는 다른 사업으로 공략하면 된다. 몰에 오는 사람들의 트래픽(Traffic)을 이용해서 장사를 할 수도 있다. 올 9월에 나라별로 창업활동을 집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창업요약보고서〉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고용이 하나도 없는 1인 자영업이 연간 66만개 정도가 만들어진다. 그다음 많은 나라가 프랑스인데 한 20만개 정도밖에 안 만들어진다. 우리가 프랑스보다 세 배 정도로 자영업이 많은 셈이다. 1인 자영업 또는 영세 자영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나라는 그리스와 우리밖에 없다.”
 
 
  “외국 사례, 영업시간 일부 제한 있어도 기업 규모로 규제하는 나라는 없어”
 
  — 골목상권의 위기 문제는 폭증한 자영업들의 경쟁구도에서 비롯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아서 경쟁이 되는 건데, 그걸 대기업이 무슨 골목시장을 침해해서 된 것처럼 몰아가는 게 안타깝다. 대기업이 들어옴으로써 파생되는 사업기회가 많다. 문제의 본질은 영세사업자, 골목시장 자체가 과밀하다는 거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의무휴업 규제로) 엉뚱한 데 책임을 돌리고 있는 거다.”
 
  — 외국도 우리나라처럼 의무휴업을 규제하는가.
 
  “우리처럼 기업 규모에 대해서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다만 저녁 몇 시 이후에 영업을 못하게 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그건 북유럽에서 노동자들의 야간근로 문화를 줄이기 위해서 기업 규모가 크거나 작거나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거다. 사실 그렇게 시행했던 선진국들도 실업문제 등으로 관련 규제를 점차 해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기업 규모별로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재산권 침해에 속한다.”
 
  —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이 쉬면 그 안에 입점한 부대시설이나 납품업체들도 타격을 입지 않나.
 
  “그렇다. 대형몰이 들어선다고 해서 재벌회사 혼자 경영하는 게 아니지 않나. 몰 안에서 함께 일하는 협력업체, 납품업체들도 다 영세업자 아닌가. 거기도 골목상권인 셈이다. 왜 꼭 동네에 있는 자영업자만 영세사업자인가. 왜 동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득권들만 보호를 해줘야 하나. 납득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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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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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한다    (2017-12-12)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1
의무휴업은 당연히 시행되어야 하고 20년전보다 더 열악한 처우개선에 문제가 많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가정을 보살피면 살고 싶다 노후보장도 없는 삶이다
  금요일오후    (2017-12-05)     수정   삭제 찬성 : 1   반대 : 0
온라인은 규제하지 않고 오프라인만 규제하면 그 효과가 없다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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