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사태’의 구원투수에서 리딩금융기업 수장으로 자리매김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한 기업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 내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이 와중에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사건이 있었다면 더하다. 이런 모든 악조건을 이겨낸 기업이 있다. 한동우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이다.
신한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당기순이익 7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신한의 지난해 순익은 2조원대. 지난 2010년, 이른바 ‘신한사태’로 불렸던 라응찬 전 금융지주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의 내부 다툼 위기를 이겨내고 지켜낸 1위여서 더욱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신한의 구원투수로 선임된 한동우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승계 프로그램 신설 ▲그룹 경영회의 정례화 ▲고객에게 통합 금융 서비스 제공하는 사업부문제 신설 ▲전문성과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 프로세스 도입을 기치로 내걸었다. ‘신한 사태’를 인식한 듯 4가지 항목 중 2가지가 ‘공정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신한이 과거의 영예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판이했다. 하지만 한 회장의 신한금융은 이 사태 이후 오히려 단단해진 모습이다. 신한은 금융회사로서는 치명적인 초저금리 시대로 인한 이자 마진 감소, 경기침체라는 악재를 모두 극복하고 있다.
은퇴자들에게 특별 서비스 제공
신한은 그룹이 신속하게 안정을 되찾게 된 배경으로 ‘일관성 있는 전략’을 꼽는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의 말이다.
“대개 기업들은 매년 다른 전략 방향을 새로 수립하거나, 새로운 CEO가 들어오면서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신한은 달랐습니다. 한동우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작년에 추진한 전략 방향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1~2년 만에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올해도 지속 추진할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한의 일관성 있는 전략은 도처에서 감지된다.
첫째는 ‘은퇴 비즈니스’다. 신한은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은퇴자들에게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퇴 비즈니스를 2012년부터 하고 있다. ‘신한미래설계’라는 그룹 차원의 은퇴 브랜드를 론칭했고, 지난해에는 은행을 중심으로 미래설계센터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출시한 신한생명의 ‘신한미래설계’라는 보험 상품은 올 초, 출시 9개월 만에 월납 초회보험료(최초로 납부하는 보험료)가 100억원(누적 판매건수 3만7000건)을 넘었다.
둘째, 신한은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헤쳐나갈 방법은 해외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신한은 지난해 은행 지점, 현지법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의 직원과 고객의 현지화에 적극 매달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인도 푸네시에 푸네 지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인도의 푸네시는 인도 경제의 중심지인 뭄바이의 배후 산업단지로 포스코,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이 진출해 있다. 신한은행은 “인도 내에서도 기반 시설이 미진한 지역에 개점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개척자 정신으로 오픈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지점 개점으로 총 16개국에 70여 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기업에 3년 연속 올라
한동우 회장의 신한은 이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신한은 세계적인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미(美) 다우존스가 발표하는 ‘DJSI월드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World)’에 2년 연속 편입됐다. ‘DJSI’는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의 2500여 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재무적 성과, 환경적·사회적 차원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통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다. 은행 산업에서는 호주의 상업은행인 ‘웨스트팩’,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프랑스의 ‘BNP파리바’,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 등 전 세계 25개 회사가 편입됐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유일하게 여기에 포함됐다.
세계적 권위의 금융지인 《더 뱅커》는 ‘글로벌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36위, 국내 1위로 선정했다. 신한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글로벌 57위에 오른 이후 매년 순위가 올라가는 추세다.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도 신한이 국내 금융기업 최초로 3년 연속 편입됐다.
내우외환을 이겨낸 신한은 이제 ‘함께하는 성장’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한동우 회장은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냉정한 자기 성찰, 시대의 변화와 대응, 경영전략에 대한 지속적 추진을 주문했다. 한 회장은 “신한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지만 글로벌 유수 금융기관과 비교하면 부족한 것이 많다”며 “현재의 작은 성취에 자만하지 말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한 회장이 회사 실적 못지않게 신경을 쓰는 것은 ‘함께하는 성장’이라는 것이 신한 측의 설명이다.
신한은 올해 ‘실천하는 신한, 함께하는 성장’을 경영 슬로건으로 정했다. 한 회장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수익률이 높은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키워나가야 하며, 또 어떤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더 따뜻한지,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가에 따라 금융사의 승패가 나눠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대다수 계열사에는 서민금융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소상공인 창업교육’에는 지난해 4700여 명 이상이 창업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서민들에게 생계자금을 빌려주는 ‘새희망 홀씨대출’로 지난해 35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는 ‘기술형 창업지원대출’의 형태로 총 9300억원을 대출했다.
신한카드의 사용자 중 카드 대금을 연체한 8만1600여 명은 카드 포인트를 활용해 지난해 일부 연체 대금을 상환했다. 신한카드가 포인트를 연체대금 상환용으로 허가해서다.
노인 대상 금융교육 실시
신한생명은 지난해 전국 240여 개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가 무료로 은퇴설계와 금융피해 예방법에 대한 강연을 실시했다. ‘신한 해피실버 금융교실’로 명명된 이 강의는 지난 2012년 7월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 600회 강연을 실시했다. 총 수강인원은 1만9500명, 회당 33명 내외의 노년층이 참석한다.
신한 관계자는 “퇴직 직원으로 구성된 강사진은 금융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강의를 듣는 어르신들과 연령대가 비슷해 눈높이 강의가 가능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장기적으로 강연을 요청하는 복지관이 많다”고 전했다. 신한은 강의의 질(質)을 높이고자 세무사, 변호사 등에게 정기적으로 컨설팅을 받고, 트렌드에 맞게 강연 인프라를 수시로 재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신한 관계자는 “CEO를 포함한 그룹의 리더가 ‘따뜻한 금융’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직원들의 업무 속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신한이 금융회사의 관점이 아니라 고객의 시선으로 불편함을 개선하고,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는 금융사로 발돋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탄생한 구원투수 한동우 회장의 신한금융지주가 앞으로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를 굳건히 할는지 주목된다.⊙
신한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당기순이익 7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신한의 지난해 순익은 2조원대. 지난 2010년, 이른바 ‘신한사태’로 불렸던 라응찬 전 금융지주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의 내부 다툼 위기를 이겨내고 지켜낸 1위여서 더욱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신한의 구원투수로 선임된 한동우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승계 프로그램 신설 ▲그룹 경영회의 정례화 ▲고객에게 통합 금융 서비스 제공하는 사업부문제 신설 ▲전문성과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 프로세스 도입을 기치로 내걸었다. ‘신한 사태’를 인식한 듯 4가지 항목 중 2가지가 ‘공정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신한이 과거의 영예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판이했다. 하지만 한 회장의 신한금융은 이 사태 이후 오히려 단단해진 모습이다. 신한은 금융회사로서는 치명적인 초저금리 시대로 인한 이자 마진 감소, 경기침체라는 악재를 모두 극복하고 있다.
은퇴자들에게 특별 서비스 제공
신한은 그룹이 신속하게 안정을 되찾게 된 배경으로 ‘일관성 있는 전략’을 꼽는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의 말이다.
“대개 기업들은 매년 다른 전략 방향을 새로 수립하거나, 새로운 CEO가 들어오면서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신한은 달랐습니다. 한동우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작년에 추진한 전략 방향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1~2년 만에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올해도 지속 추진할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한의 일관성 있는 전략은 도처에서 감지된다.
첫째는 ‘은퇴 비즈니스’다. 신한은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은퇴자들에게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퇴 비즈니스를 2012년부터 하고 있다. ‘신한미래설계’라는 그룹 차원의 은퇴 브랜드를 론칭했고, 지난해에는 은행을 중심으로 미래설계센터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출시한 신한생명의 ‘신한미래설계’라는 보험 상품은 올 초, 출시 9개월 만에 월납 초회보험료(최초로 납부하는 보험료)가 100억원(누적 판매건수 3만7000건)을 넘었다.
둘째, 신한은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헤쳐나갈 방법은 해외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신한은 지난해 은행 지점, 현지법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의 직원과 고객의 현지화에 적극 매달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인도 푸네시에 푸네 지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인도의 푸네시는 인도 경제의 중심지인 뭄바이의 배후 산업단지로 포스코,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이 진출해 있다. 신한은행은 “인도 내에서도 기반 시설이 미진한 지역에 개점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개척자 정신으로 오픈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지점 개점으로 총 16개국에 70여 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기업에 3년 연속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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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 신한경영포럼의 모습. |
신한은 세계적인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미(美) 다우존스가 발표하는 ‘DJSI월드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World)’에 2년 연속 편입됐다. ‘DJSI’는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의 2500여 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재무적 성과, 환경적·사회적 차원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통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다. 은행 산업에서는 호주의 상업은행인 ‘웨스트팩’,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프랑스의 ‘BNP파리바’,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 등 전 세계 25개 회사가 편입됐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유일하게 여기에 포함됐다.
세계적 권위의 금융지인 《더 뱅커》는 ‘글로벌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36위, 국내 1위로 선정했다. 신한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글로벌 57위에 오른 이후 매년 순위가 올라가는 추세다.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도 신한이 국내 금융기업 최초로 3년 연속 편입됐다.
내우외환을 이겨낸 신한은 이제 ‘함께하는 성장’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한동우 회장은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냉정한 자기 성찰, 시대의 변화와 대응, 경영전략에 대한 지속적 추진을 주문했다. 한 회장은 “신한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지만 글로벌 유수 금융기관과 비교하면 부족한 것이 많다”며 “현재의 작은 성취에 자만하지 말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한 회장이 회사 실적 못지않게 신경을 쓰는 것은 ‘함께하는 성장’이라는 것이 신한 측의 설명이다.
신한은 올해 ‘실천하는 신한, 함께하는 성장’을 경영 슬로건으로 정했다. 한 회장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수익률이 높은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키워나가야 하며, 또 어떤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더 따뜻한지,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가에 따라 금융사의 승패가 나눠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대다수 계열사에는 서민금융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소상공인 창업교육’에는 지난해 4700여 명 이상이 창업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서민들에게 생계자금을 빌려주는 ‘새희망 홀씨대출’로 지난해 35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는 ‘기술형 창업지원대출’의 형태로 총 9300억원을 대출했다.
신한카드의 사용자 중 카드 대금을 연체한 8만1600여 명은 카드 포인트를 활용해 지난해 일부 연체 대금을 상환했다. 신한카드가 포인트를 연체대금 상환용으로 허가해서다.
노인 대상 금융교육 실시
신한생명은 지난해 전국 240여 개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가 무료로 은퇴설계와 금융피해 예방법에 대한 강연을 실시했다. ‘신한 해피실버 금융교실’로 명명된 이 강의는 지난 2012년 7월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 600회 강연을 실시했다. 총 수강인원은 1만9500명, 회당 33명 내외의 노년층이 참석한다.
신한 관계자는 “퇴직 직원으로 구성된 강사진은 금융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강의를 듣는 어르신들과 연령대가 비슷해 눈높이 강의가 가능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장기적으로 강연을 요청하는 복지관이 많다”고 전했다. 신한은 강의의 질(質)을 높이고자 세무사, 변호사 등에게 정기적으로 컨설팅을 받고, 트렌드에 맞게 강연 인프라를 수시로 재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신한 관계자는 “CEO를 포함한 그룹의 리더가 ‘따뜻한 금융’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직원들의 업무 속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신한이 금융회사의 관점이 아니라 고객의 시선으로 불편함을 개선하고,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는 금융사로 발돋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탄생한 구원투수 한동우 회장의 신한금융지주가 앞으로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를 굳건히 할는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