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정보] LG의 저소득층 키 안 크는 어린이를 위한 무료 프로그램 : 월간조선

지체 1급, 지적 3급 장애인 부모를 둔 김모(14) 군의 꿈은 탁구선수다. 그는 전국대회 4강권까지는 무난히 올라가는 장래가 촉망받는 선수지만, 또래보다 작고 왜소했다. 김 군이 같은 연령의 청소년보다 평균 키가 10cm 이상 작은 저신장증을 앓고 있어서이다. 김 군의 아버지는 지난해 LG복지재단에 아들의 사연을 올렸고, 김 군은 재단으로부터 제공받은 ‘유트로핀’이라는 성장호르몬 촉진제를 1년 동안 맞았다. 김 군의 현재 키는 146cm. 탁구선수로서는 여전히 작은 키다. 김 군이 전국소년체전 및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자, LG복지재단은 얼마 전 김 군에게 1년 더 성장호르몬제를 제공키로 했다. 의료진이 김 군의 키가 추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재단 측이 김 군을 다시 한 번 대상자로 선택한 결과다. 김 군은 1년 더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아 운동선수로서의 꿈을 계속 키워나가게 됐다.

치료받으면 1년에 8~20cm 자라

LG복지재단의 ‘저신장 아동을 위한 성장호르몬제 지원’ 사업이 올해 20년째를 맞고 있다. LG는 지난 1995년부터 총 70억원 상당의 성장호르몬제를 약 1000명의 아동에게 배포했다. 통상 저신장이라고 하면 의학계에서는 같은 연령의 어린이들 평균 키보다 10cm 작거나, 연평균 성장속도가 4cm 미만일 경우로 본다. 저신장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라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만 하면 연평균 8cm, 많게는 20c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호르몬제 주사를 맞은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최 모씨의 두 딸은 치료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첫째 딸(10)의 키가 117cm에서 7cm, 둘째 딸(8)은 113cm에서 6cm가 자랐다. 최 모씨는 “매일 맞는 주사가 아플 법하지만, 두 딸은 작은 주삿바늘이 약간 따끔할 뿐이라며 키 크는 주사를 서로 먼저 맞겠다고 나선다”고 말했다. LG 측은 이미 지난 10년 이상의 장기 관찰 연구를 통해 700여 명의 환자 데이터를 수집해 효능을 입증하고 있는 중이다.

LG가 저신장 어린이들에게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은 LG생명과학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성장촉진호르몬제. 성장호르몬제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량을 수입하다 보니 값이 비쌌다. 호르몬제를 한 번 투여하는데 약 15만원, 1년을 꾸준히 치료받으려면 지방도시 아파트 한 채 값을 지불해야 할 정도였다.

LG는 고비용의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인에게 맞는 성장호르몬제를 개발하고자 연구에 착수해 마침내 1993년, 국내 최초로 ‘유트로핀’을 내놨다. 또 지난 2006년에는 매일 맞던 주사를 일주일에 한 번만 맞게 하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유트로핀 플러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성장호르몬촉진제는 여전히 싸지 않다. LG의 국산 제품 출시로 가격이 다운됐다고는 하지만, 연간 치료비가 약 1000만원에 달한다. 저소득층 부모로서는 키가 자라지 않는 아이를 보면서 가슴 한편이 아릴 뿐, 호르몬제를 못 맞히는 것이 현실.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우선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소속의 전문의들이 있는 병원에 상담을 가보자. LG복지재단은 매년 이 학회 소속 전문의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저소득 가정 저신장 어린이들을 선정해 성장촉진호르몬제를 1년 동안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의사들이 저신장 의심 어린이들을 검사해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키가 자랄 수 있다고 판단하면, 몇몇 절차를 거쳐 LG로부터 1년 동안 무료로 성장호르몬제를 제공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