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新도시 건설, 사우디 해양터미널 공사 등 총 86억 달러 受注
⊙ “2015년까지 ‘글로벌 100代 건설사’ 진입” 목표
⊙ “2015년까지 ‘글로벌 100代 건설사’ 진입” 목표
한화건설(대표이사 김현중 부회장)이 국내 건설사 중 해외 건설 부문 수주 1위를 달성했다. 지난 5월 총 공사비가 80억 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6억 달러 규모의 해양터미널 공사를 수주한 덕분이다. 이번 공사 발주처는 세계 최대 석유생산업체 사우디 아람코(Aramco)다. 11월 14일 한화건설은 사우디 현지에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공사는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자잔(Jazan) 정유 및 터미널 프로젝트’ 중 14번째 패키지다.
사우디 남서쪽에 있는 자잔은 원유(原油) 생산지역과 거리가 멀어 원유와 정제된 석유가 해상 터미널을 통해 운송된다. 이번에 수주한 사업은 새로 건립될 자잔 경제 신도시에 1일 평균 40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정유플랜트, 원유와 석유제품을 수송할 해양터미널 등을 2016년까지 짓는 일이다. 특히 해양터미널 공사는 대형 유조선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기 위한 해상계류시설(Single Point Mooring)과 연장 8.8km 규모의 해저파이프 라인을 설치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부분이 많다.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고도의 기술력, 전문인력, 그 밖의 사업역량을 갖춰야만 수행할 수 있는 공사다. 자연스레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 사이의 경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 건설업계는 올해 해외 발주물량이 줄어들어 수주실적이 저조했었다. 그런 만큼 이번 공사를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중 한화건설은 그동안의 기술력과 사업역량을 인정받아 EPC턴키(설계, 구매, 시공 등을 포함한 일괄 공사계약)로 이번 공사를 수주하게 됐다. 이번 공사가 완료되면 홍해와 연결되는 해상계류시설을 통해 32만 톤급 대형유조선(VLCC)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 정제하고 다시 12만 톤급 선박 3대가 동시 접안 가능한 해양터미널을 통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운송하게 된다.
“이라크 신도시 건설 수주는 해외 신도시 노하우 수출 1호”
지난해 한화건설의 해외 건설 수주 부문 순위는 11위였다. 불과 1년 만에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김현중(金玄中) 부회장은 한화건설이 해외 건설 부문 수주 1위란 쾌거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김승연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전폭적인 지원을 꼽았다. 앞서 밝힌 것처럼 한화건설은 지난 5월 이라크 신도시 건설이란 초대형 공사를 수주했다. 이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 18.15km2에 조성되는 경기도 분당급 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이고, 우리 건설업체의 ‘해외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로 기록됐다.
한화건설은 김승연 회장의 특별지시에 의해 지난 2009년부터 수주를 준비했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강조했던 김 회장은 같은 해 12월 김현중 부회장을 ‘해외부문 대표이사’로 보직 발령해 해외건설사업을 전담케 했다. 2010년 2월 정부의 민관(民官) 경협사절단이 이라크를 방문할 땐 김 부회장을 보내 사업성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김 부회장은 이라크 정부와 꾸준히 접촉, 건설공사 수주를 위한 길을 닦아왔다.
지난해 4월 이라크 정부가 신도시 입찰공고를 냈다. 한화는 그달 말 방한한 카밀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헬리콥터에 태워서 한화건설이 옛 인천 화약공장 부지에 짓는 1만6000가구 규모의 신도시 ‘인천 에코메트로’를 둘러보게 했다. “우리가 이라크 신도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총리한테 보여주라”는 김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후 이라크 유력 인사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헬기를 띄워 한화의 시공능력 및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
결국 한화는 이라크 정부가 공고를 낸 지 한 달 만에 ‘한화와 함께 신도시 개발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합의각서(MOA)를 맺게 됐다. 구속력 없는 합의각서 체결의 틈을 파고들며 외국 건설업체들이 본계약을 방해했지만, 이때 김 회장은 100여 명의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대응했다. 또 국가적 이익과 상징성 등을 고려해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직접 챙기고 보고받으며 관련 회의를 주관하는 등 프로젝트를 최종 수주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했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을 비롯한 협상팀은 구체적인 계약조건 협의를 위해 이라크 현지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20여 차례에 걸쳐 계약 조건 변경과 협의를 진행해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김승연 회장은 본계약 체결을 위해 출국하면서 “1970년대 한국이 중동에서 건설 붐을 일으킨 것처럼 한화가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7년에 걸쳐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중소 협력사들과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중동에 진출하게 된다. 한화건설은 한국인 기능직을 적극적으로 육성, 중동 건설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졸사원 등 이라크 현지 파견을 위한 인력채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라크 100억 달러 이상 추가 수주 답보상태
현재 한화건설은 지난 9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관련 선수금 7억7500만 달러(한화 약 8700억원)를 수령하고 이라크 현지에 대규모 신도시 건설공사를 위한 캠프를 조성 중이다. 그러나 김승연 회장의 공백으로 2, 3단계 이라크 추가 공사 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화그룹이 추진해 온 이라크 2차 신도시 건설, 비스마야 발전소 민자사업, 정유 플랜트 건설, 군사시설 현대화 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8월 김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한화건설을 비롯한 그룹 전사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김현중 부회장도 이라크를 수시로 오가며 공사를 챙기고 있다. 하지만 현지 발주처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듯하다. 이라크 정부는 이런 이유로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선수금 지급을 늦춰오다 9월에 지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해양부가 이라크 정부에 권도엽 장관 명의로 “김 회장 공백에 따른 위험성이 없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현지 분위기대로라면 한화건설은 물론 국내 건설사들의 향후 이라크 발주 공사 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라크 정부는 전후복구 사업의 하나로 100만 가구 국민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신도시에 짓는 10만 가구 주택 건설공사도 이 사업의 한 부분일 뿐이다. 향후 대형공사 발주가 쏟아질 것이란 얘기다.
이에 대해 한화건설 관계자는 “김 회장이 이라크 총리와 이 문제로 협의를 진행하다가 법정구속된 이후 진행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지는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이 다른 대형공사를 선점해 버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도 “김 회장이 강조해 온 글로벌 경영전략이 수주 성과로 이어졌지만,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100억 달러가 넘는 이라크 추가 공사 수주가 답보상태에 빠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건설은 지난해 “2015년까지 ‘글로벌 100대 건설사’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선언했었다. 이를 위해 발전 및 화공 EPC플랜트를 기반으로 한 해외사업 지역 확대, 건축/토목으로의 해외공사 종류 다각화, 태양광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추진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사업 및 신사업 분야에서 ‘1등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한 2015년까지 매년 20% 이상의 해외성장률을 유지해 해외매출 4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화건설은 이라크 신도시 외에도 ▲사우디 마라픽 얀부Ⅱ 발전·담수 플랜트 건설공사(총사업비 12억3000만 달러·2014년 완공 예정) ▲사우디 마라픽 발전 플랜트(7억5100만 달러) ▲필리핀 아레나 돔 공연장 프로젝트(1억7500만 달러) ▲쿠웨이트 LPG 충진 플랜트(2억1000만 달러) 등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지역 다변화에 매진하고 있다.⊙
사우디 남서쪽에 있는 자잔은 원유(原油) 생산지역과 거리가 멀어 원유와 정제된 석유가 해상 터미널을 통해 운송된다. 이번에 수주한 사업은 새로 건립될 자잔 경제 신도시에 1일 평균 40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정유플랜트, 원유와 석유제품을 수송할 해양터미널 등을 2016년까지 짓는 일이다. 특히 해양터미널 공사는 대형 유조선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기 위한 해상계류시설(Single Point Mooring)과 연장 8.8km 규모의 해저파이프 라인을 설치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부분이 많다.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고도의 기술력, 전문인력, 그 밖의 사업역량을 갖춰야만 수행할 수 있는 공사다. 자연스레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 사이의 경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 건설업계는 올해 해외 발주물량이 줄어들어 수주실적이 저조했었다. 그런 만큼 이번 공사를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중 한화건설은 그동안의 기술력과 사업역량을 인정받아 EPC턴키(설계, 구매, 시공 등을 포함한 일괄 공사계약)로 이번 공사를 수주하게 됐다. 이번 공사가 완료되면 홍해와 연결되는 해상계류시설을 통해 32만 톤급 대형유조선(VLCC)으로부터 원유를 공급받아 정제하고 다시 12만 톤급 선박 3대가 동시 접안 가능한 해양터미널을 통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운송하게 된다.
“이라크 신도시 건설 수주는 해외 신도시 노하우 수출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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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4일 한화건설은 “세계 최대 석유생산업체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자잔 신도시 해양터미널 공사’를 6억 달러에 수주해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김현중(金玄中) 부회장은 한화건설이 해외 건설 부문 수주 1위란 쾌거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김승연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전폭적인 지원을 꼽았다. 앞서 밝힌 것처럼 한화건설은 지난 5월 이라크 신도시 건설이란 초대형 공사를 수주했다. 이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 18.15km2에 조성되는 경기도 분당급 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이고, 우리 건설업체의 ‘해외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로 기록됐다.
한화건설은 김승연 회장의 특별지시에 의해 지난 2009년부터 수주를 준비했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강조했던 김 회장은 같은 해 12월 김현중 부회장을 ‘해외부문 대표이사’로 보직 발령해 해외건설사업을 전담케 했다. 2010년 2월 정부의 민관(民官) 경협사절단이 이라크를 방문할 땐 김 부회장을 보내 사업성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김 부회장은 이라크 정부와 꾸준히 접촉, 건설공사 수주를 위한 길을 닦아왔다.
지난해 4월 이라크 정부가 신도시 입찰공고를 냈다. 한화는 그달 말 방한한 카밀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헬리콥터에 태워서 한화건설이 옛 인천 화약공장 부지에 짓는 1만6000가구 규모의 신도시 ‘인천 에코메트로’를 둘러보게 했다. “우리가 이라크 신도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총리한테 보여주라”는 김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후 이라크 유력 인사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헬기를 띄워 한화의 시공능력 및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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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본계약을 체결하고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오른쪽)와 악수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지난 5월 김승연 회장은 본계약 체결을 위해 출국하면서 “1970년대 한국이 중동에서 건설 붐을 일으킨 것처럼 한화가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7년에 걸쳐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중소 협력사들과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중동에 진출하게 된다. 한화건설은 한국인 기능직을 적극적으로 육성, 중동 건설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졸사원 등 이라크 현지 파견을 위한 인력채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라크 100억 달러 이상 추가 수주 답보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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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건설이 80억 달러에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감도. |
특히 한화그룹이 추진해 온 이라크 2차 신도시 건설, 비스마야 발전소 민자사업, 정유 플랜트 건설, 군사시설 현대화 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8월 김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한화건설을 비롯한 그룹 전사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김현중 부회장도 이라크를 수시로 오가며 공사를 챙기고 있다. 하지만 현지 발주처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듯하다. 이라크 정부는 이런 이유로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선수금 지급을 늦춰오다 9월에 지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해양부가 이라크 정부에 권도엽 장관 명의로 “김 회장 공백에 따른 위험성이 없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현지 분위기대로라면 한화건설은 물론 국내 건설사들의 향후 이라크 발주 공사 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라크 정부는 전후복구 사업의 하나로 100만 가구 국민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신도시에 짓는 10만 가구 주택 건설공사도 이 사업의 한 부분일 뿐이다. 향후 대형공사 발주가 쏟아질 것이란 얘기다.
이에 대해 한화건설 관계자는 “김 회장이 이라크 총리와 이 문제로 협의를 진행하다가 법정구속된 이후 진행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지는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이 다른 대형공사를 선점해 버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도 “김 회장이 강조해 온 글로벌 경영전략이 수주 성과로 이어졌지만,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100억 달러가 넘는 이라크 추가 공사 수주가 답보상태에 빠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건설은 지난해 “2015년까지 ‘글로벌 100대 건설사’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선언했었다. 이를 위해 발전 및 화공 EPC플랜트를 기반으로 한 해외사업 지역 확대, 건축/토목으로의 해외공사 종류 다각화, 태양광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추진 등의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사업 및 신사업 분야에서 ‘1등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한 2015년까지 매년 20% 이상의 해외성장률을 유지해 해외매출 4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화건설은 이라크 신도시 외에도 ▲사우디 마라픽 얀부Ⅱ 발전·담수 플랜트 건설공사(총사업비 12억3000만 달러·2014년 완공 예정) ▲사우디 마라픽 발전 플랜트(7억5100만 달러) ▲필리핀 아레나 돔 공연장 프로젝트(1억7500만 달러) ▲쿠웨이트 LPG 충진 플랜트(2억1000만 달러) 등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지역 다변화에 매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