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1850억원에서 2010년 1조1000억원으로 6배 성장한 국내 홍삼시장
⊙ 전매제 폐지 후 15년 지났지만,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 점유율 78.9%로 1위
⊙ 한삼인 증평공장, 올해에만 2만명이 견학코스 찾아
⊙ 전매제 폐지 후 15년 지났지만,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 점유율 78.9%로 1위
⊙ 한삼인 증평공장, 올해에만 2만명이 견학코스 찾아
2011년 10월 초순의 일교차는 10~12℃다. 한낮의 훈훈한 기운에 땀이 흐르다가도, 저녁이면 쌀쌀한 바람이 콧등을 스치면서 옷깃을 여미게 하는 환절기다. 급격한 온도변화는 정상적인 신체 대사기능을 무너뜨리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맘때쯤이면 주부들이 집안 어른, 가장, 수험생 자녀를 위해 “보약(補藥)이라도 한 첩 지어야겠다”면서 한의원을 찾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달라졌다.
예전처럼 한의원이 붐비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길을 걷다 종종 맡을 수 있었던 탕약 냄새도 기억에서 가물하다. 2000년대 들어서 ‘웰빙’문화가 형성됐고, 고령인구 증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한의원 매출의 주축이던 ‘보약’을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보약이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약재에 대한 불신(不信)이다. 그동안 원산지 표시를 허위로 해 소비자를 속이는 행태가 빈번히 보도되고, 중금속이나 농약 오염 여부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저가 한약재가 고가 의약품으로 둔갑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렸지만, 소비자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못 미더워도 과거 소비습관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한의업계는 안주했다.
2010년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 중 55%가 홍삼제품
상황은 2004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달라졌다. 정부가 인증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형성되면서 보약 수요가 급감했다. 건강기능식품이란 인체에 이로운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정제나 캡슐, 분말, 과립, 액상, 환 등의 형태로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증’한 제품만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와 마크를 쓸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통칭 ‘건강식품’으로 받아들인다.
올해 5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전국 거주 20~5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실태 및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3%가 “건강기능식품, 일반건강식품의 차이를 모른다”고 답했다. ‘일반건강식품’은 전통적으로 건강에 좋다는 재료로 만든 식품이지만,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식약청의 과학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해당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제조 및 유통이 가능하다.
인간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모든 신체기능이 쇠퇴한다. 이를 최소화하고 건강을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개발·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부가가치가 높아 고령사회의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0년도 건강기능식품 총 생산액은 1조671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2조8000억원. 최근 연평균 성장률(9.2%)을 감안하면 올해 규모는 3조3000억원쯤으로 추산되며, 8월 말 기준으로 식약청에 등록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는 372개다.
건강기능식품 중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은 ‘홍삼(紅蔘)’으로,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 전체의 55%(5817억원)를 기록했다. 업계 자료를 보면 2010년 국내 홍삼시장은 2001년 1850억원에서 2011년 1조1000억원으로 10년 만에 6배 성장했다.
홍삼의 원재료인 인삼(人蔘)은 삼국시대부터 왕실의 재정확보와 교역을 위한 주요 물품이었고, 현대에 와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재무부가 인삼을 관리하고 전매(前賣)사업을 시행했었다. 그만큼 인기있는 약재라서 ‘돈’이 됐기 때문이다.
국내 홍삼시장은 一超多弱 체제
인삼의 생육(生育)환경은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로서 연평균 기온 0.9~13.8℃, 여름철 평균기온 10~25℃, 강수량 1200mm 내외여야 한다. 눈도 가능한 한 적게 오고, 토양도 표토와 심토의 구분이 명확한 곳이 좋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는 인삼 생산의 최적지로 평가된다. 현재 인삼은 전국 32개 주요 지역의 삼포 1만3309㏊에서 연 2만 6944t(2010년 기준)이 생산된다.
하지만 인삼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섭취했을 때 체질에 따라 역효과를 보이는 사람도 많다. 몸에 좋다는 건 알면서도 특유의 맛과 향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홍삼은 ‘특이체질’만 아니라면 부작용이 없다. 인삼과 비교하면 향이나 맛도 순해 어린이·청소년층으로 소비 연령대가 넓어지고 있다. 전통적 소비층인 노년층도 계속 늘어나는 만큼 연평균 두 자리 수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많은 업체가 진출한 상황이다.
대기업들도 이런 점에 착안해 2000년대 들어 동원F&B, 롯데, 웅진식품 등이 홍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현재 국내 홍삼시장은 한마디로 ‘일초다약(一超多弱)’으로 표현된다. 1위인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의 2010년 시장점유율은 78.9%, 여타 업체는 1~4% 수준이다. 1996년 전매제를 폐지하고 홍삼사업 민영화가 이뤄진 지 15년이 지났지만, 구(舊)한말부터 구축됐던 ‘독점’의 구도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후발주자들은 정관장의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차별화’ 전략을 폈다. 사실 국내 홍삼제조업체 중 최상급인 6년근 인삼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곳은 인삼공사와 한삼인(농협)뿐이다. 다른 업체들은 첫 수확 가능연령인 ‘4년근’을 사용함으로써 원료공급의 안정성을 꾀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 했다.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는 홍삼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점유율 1%만으로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위 업체 NH한삼인은 6년근 홍삼 시장을 두고 정관장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길을 선택했다. 2002년 농협중앙회가 “대한(韓)민국의 고려홍삼(蔘)을 세계에 각인(印)시킨다”며 전액 출자해 설립한 한삼인은 2010년 매출이 정관장의 20분의 1 수준이지만, ‘농협’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한삼인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장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GMP에 이어 ISO22000 인증받은 한삼인 증평공장
기자는 10월 5일 오후 1시 충북 증평군 초중리에 있는 한삼인 본사를 찾았다. 이곳은 대지 8만5851㎡(2만6000평), 건물 2만5794㎡(7800평) 규모로, 단일시설로는 최대 규모인 홍삼가공 우수제조시설관리기준(GMP)을 갖추고 있다. GMP란 원료구매부터 생산, 포장, 출하까지 전 공정에 걸쳐 생산 품질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인증하는 제도로 2011년 8월 말 건강기능식품 GMP지정업체는 156개소다.
한삼인은 총 700억원을 투자해 2009년 9월 공장을 완공하고, 이듬해 3월 GMP인증을 획득했다. 한삼인 측에 따르면 증평 신축공장은 단일 생산규모로는 세계 최고·최대 GMP시설로, ▲수삼처리 800t ▲홍삼(뿌리삼) 200t ▲추출액 3000t ▲농축액 500t ▲고형제류 100t의 연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삼인 품질관리팀 이상덕 팀장은 “GMP인증을 받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한 것은 최고 품질을 이루려는 한삼인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GMP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정과정의 미생물 번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온도·습도·분진 등을 조절하는 공조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마감은 방수 소재로 해야 하죠. 면적만 2만5000㎡ 이상이니까 공사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해 설비를 갖췄습니다.”
한삼인은 또한 같은 해 4월 한국능률협회로부터 ISO22000 인증(원재료 구매에서부터 가공·포장·배송·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상으로 하는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을 받아 위생적인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철저한 품질관리에 주력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받았다.
본사 관리동에 들어서자 홍삼 제조사답게 은은한 ‘삼(蔘)’향이 실내에 퍼져 있었다. 1층 로비는 전북지역에서 견학 온 노인들로 북적였는데, 이 중 “냄새만 맡아도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연방 코를 킁킁대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과 함께 홍보관을 둘러보고 나서 생산동으로 향했다.
한삼인 마케팅부 이효진씨는 “현장구매가 아니라 구전효과를 노리고 견학팀을 유치하는데 반응이 좋다”면서 “작년에 1만2000명 정도 방문했는데, 올해는 9월까지 2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한삼인 사이트에서 10월 견학일정을 보면 이미 견학신청이 마감된 날이 대부분이다. 이씨에 따르면 견학을 오는 사람들이 첨단화된 위생적인 공정을 둘러본 뒤 한삼인의 고객 겸 홍보원이 된다.
한삼인 홍삼의 품질관리는 양질(良質)의 인삼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한삼인은 인삼이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지형과 기후, 토양을 고려해 재배지를 선정하고 예정지에 밑거름을 뿌린 후 1~2년간 경작을 쉰다.
그 사이 병충해를 막기 위해 연간 15회 이상 뜨거운 한낮에 집중적으로 밭을 갈아 일광소독도 해야 한다. 토지에 농약 성분이 남아 있지 않으면 묘삼을 파종하고, 이후 경작과정에서는 전담 인삼경작 지도사가 생산을 지도한다.
“건강기능식품은 藥과 食品의 중간”
9~11월쯤 수매대상 삼포에 대해 품질, 수확량, 잔류농약 등을 조사한 다음 수매를 시행한다. 한삼인이 농가로부터 수매한 수삼은 ▲2008년 243t ▲2010년 535t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700t을 수매할 예정이다.
선별된 인삼은 입고(入庫) 후 2일 이내에 깨끗이 씻고(세삼·洗蔘), 90℃ 안팎의 수증기로 2~4시간 동안 쪄서 익힌다(증숙). 증숙(蒸熟)한 후에도 질량분석기를 통해 농약잔류검사와 인삼의 성분검사를 통과해야 제품이 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65℃ 건조기 열풍으로 말린(열풍 건조) 다음, 잔뿌리를 없앤다. 마지막으로 자외선 차단유리가 설치된 건조장에서 태양광으로 말리는데, 보통 3개월이 걸린다. 이 단계를 지나면 홍삼의 수분함량이 14% 이하로 떨어져 최대 10년까지 보관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상덕 팀장은 “인삼이 홍삼으로 바뀌면 독성은 감소하면서도 효능은 더욱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식약청에서는 ▲면역력 증진 ▲피로회복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등의 네 가지 효능에 대해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다른 건 모르겠지만, 피로회복만큼은 직접 느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잔병치레를 하지 않는다든지, 기억력이 개선됐다는 것은 쉽게 자각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혈행개선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매일 겪는 피로는 조금만 개선돼도 몸이 상쾌하니까 금방 알아차리잖아요. 일하면서 1~2잔씩 차처럼 홍삼액을 마셨더니 요즘에는 피곤함을 모르고 삽니다. 쉽게 지치지 않으니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돈’을 주고도 못 사는 게 시간이잖아요.”
홍삼의 약리작용은 인삼 사포닌(Saponin)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사포닌은 750여 종의 식물에서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식물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성분이지만, 인삼 사포닌은 화학구조가 일반 식물의 것과는 전혀 달라 약성이 온화하고, 독성도 없다.
따라서 이를 구별하기 위해 인삼 사포닌을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고 부르는데, 중추신경계·내분비계·면역계 등에 영향을 미쳐 신체기능 조절에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우리 6년근 ‘고려홍삼’은 총 32종의 진세노사이드가 함유돼 있어, 죽절삼(일본·8종), 전칠삼(중국·15종), 화기삼(미국·14종)과 비교했을 때 품질의 우수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 팀장은 홍삼의 약리(藥理)작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많은 사람이 건강기능식품을 약이라고 착각할 수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차이를 명확히 알고 구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은 약과 식품의 중간”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필요한 기능성분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 건강한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즉 건강을 유지하고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이지,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은 아닙니다. 병증을 없애는 효과를 기대하며 복용했다가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쳐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판매업체가 자세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팀장이 지적한 내용대로 건강기능식품을 질병치료제인 것처럼 설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비양심적인 상술은 또 있다. ‘홍삼’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자 수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식약청에 신고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홍삼 제품 중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나누는 기준은 진세노사이드 성분 중 Rg1과 Rb1의 함량이 1g당 0.8~34mg이 돼야 한다는 조건이다. 홍삼을 주원료로 사용했어도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일반식품’으로 등록·판매된다. 즉 진세노사이드가 함량 미달이라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제품이지만, ‘건강기능식품’인 줄 알고 사는 사람이 많다. 이 팀장은 “홍삼제품 구매 시 건강기능식품 여부와 함량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견학단 유치와 캠퍼스 프로그램 통해 구전효과 노려
마케팅부 곽명신 부장은 “우리 홍삼 농축액의 고형분 함유량은 65% 이상으로 경쟁업체보다 많다”면서 “고형분 1%가 소비자가로 따지면 1000원 남짓이지만 그만큼 같은 가격에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곽 부장은 “농협에서 공급받은 인삼을 GMP공장에서 제조하는 우리 제품의 신뢰도는 어느 업체와 비교해도 자신있다”며 “지난해 한 방송사의 고발 프로그램에서도 한삼인이 우수사례로 방영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KBS <소비자고발>은 ‘물엿 섞인 홍삼농축액’이라는 제목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홍삼제품에 물엿이 첨가돼 있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한삼인 GMP공장은 우수 제조업체 사례로 방영했다. 다음은 곽 부장의 말이다.
“우리는 최고 품질을 위해 국내산 6년근 인삼만을 씁니다. 부재료로 들어가는 약재도 국산이 없는 경우에만 수입산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매출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삼인 브랜드에 대한 홍보 부족을 원인으로 판단하고,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삼인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첫 번째 방안은 광고 강화다. 광고에 힘을 쏟기 시작한 올 봄에 방영된 TV광고 ‘동갑내기’편은 시청자들로부터 화제가 됐다. 이 광고는 배우 이성재가 ‘동갑내기’인 마라토너 이봉주와 반말을 주고받다가 윤문식에게 혼나는 내용이다. 실제 1970년생으로 동갑인 이성재와 이봉주를 등장시켜 홍삼의 기능성을 재미있게 전달한 것이다. 한삼인 측은 이 광고가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효했다고 자체 평가를 내리고 광고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한삼인의 광고비는 2009년의 4배 수준이다.
매체 광고뿐 아니라 구전(口傳)효과를 노리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에 관련된 것이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한번 구매하면 1~3개월 복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의사결정에 신중함을 보이기 마련이다. 경영학계에서는 비싸거나 오래 쓰는 ‘고(高)관여 제품’의 가장 효과적인 홍보방법을 구전효과로 보고 있다. 곽 부장은 “도시 주부를 대상으로 한 공장 견학을 대폭 늘려 구전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삼인 사이트 ‘견학 후기’에는 올 6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올라온 130여 개의 글이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주부 엄모씨는 “지금까지 이용하던 브랜드가 외국자본으로 이뤄져 있다는 가이드 아가씨의 안내를 듣고 농협에서 출시한 제품을 이용하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은모씨는 “우리 땅에서 자란 좋은 인삼에 정성까지 들어간 홍삼을 애용할 수 있도록 많이 홍보하겠다”고 다짐하는 글도 있었다. 모두 한삼인의 충성고객이 된 듯했다.
한편 젊은이들에게 ‘한삼인’을 알리고 마케팅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캠퍼스 프로그램’도 추진했다. 한삼인에 따르면 올해 숙명여대·동국대·중앙대·청운대 등 4개 대학과 강의와 발표가 혼합된 ‘대학생-서포터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총 156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3개월 동안 홍삼시장 분석을 하면서 마케팅적 관점에서 제안하는 것으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한다.
농협신용점포 365코너에 숍인숍 매장 300개 개설할 것
한삼인은 영업판매망 확대 및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0년 현재 한삼인의 가맹점은 160개. 2011년에는 신규 가맹점포 100개를 모집해 26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 입점 매장도 대폭 늘리려고 한다. 현재 전국에 하나로마트는 2600여개인데, 한삼인의 입점률은 12%에 머물러 있는 상태인데, 올해는 1320㎡(400평) 이상의 농협 대형매장 30개소에 신규 입점을 추진 중이다.
또 대리점 제도를 폐지하고 지역별로 직영지사를 도입했다. 곽 부장은 “그동안 운영된 대리점은 입지도 좋지 않았고, 점주의 자금조달 능력도 빈약해 매출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면서 “직영지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효율적 물류관리와 판촉활동이 가능해졌다”고 평했다. 그러나 한삼인은 가맹점 모집만으로는 점포 확장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농협신용점포 365(현금인출기) 코너에 한삼인 직영 매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한삼인은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올해 60개, 내년에는 100개를 신규 개설할 계획이다. 지역별 상권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최대 300곳까지 개설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곽명신 부장은 “대부분의 농협 지점은 A급 입지에 자리해 임대료가 비싸지만 365코너의 여유공간에 한삼인 매장이 숍인숍 형태로 들어가는 것은 권리금이나 임차료 문제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서판교 지점과 강남대로 지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데 성과가 고무적입니다. 서판교 지점은 배후 아파트 단지를 낀 사거리에 있는데 임차료가 보증금 7억5000만원·월세 500만원입니다. 지난 6월 16.5㎡(5평) 넓이에 매장을 개설해 영업 중으로, 예상 월매출은 2800만원인데, 이 중 임차료로 매출의 9%를 준다면 252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지점 월세의 절반을 한삼인이 부담하는 겁니다. 직영이기 때문에 물품대금 연체도 발생하지 않아 새로운 점포 모델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한삼인은 오는 2015년까지 매출 3000억원, 홍삼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316억원의 현금출자를 통해 재무구조부터 건실하게 바꾸는 등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한삼인의 목표 매출액은 지난해(424억원)보다 53% 높은 650억원. 업계 추산 2011년 시장규모인 1조3000억원의 5%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 매출 목표액 3000억원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남아 있다. 12개 지역 인삼농협과의 ‘브랜드 통합’이다. 2010년 기준 인삼조합의 시장점유율은 7%, 매출은 762억원이었다. 한삼인과 통합한 7곳의 지역조합은 자체 브랜드 사용을 중단한 상태다. 이들은 수삼 등의 원료를 한삼인에 공급하면서, 매장에서는 ‘한삼인’ 제품만을 전속 판매한다.
한삼인은 나머지 5개 인삼농협 브랜드와도 2012년까지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이 완료되면 브랜드 파워 상승, 시장 지배력 강화 등의 직접적인 효과를 제외해도 한삼인의 매출 규모가 약 1200억원(점유율 11%)으로 늘어난다. 2015년 중장기 전략 목표의 바탕이 마련되는 것이다.⊙
예전처럼 한의원이 붐비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길을 걷다 종종 맡을 수 있었던 탕약 냄새도 기억에서 가물하다. 2000년대 들어서 ‘웰빙’문화가 형성됐고, 고령인구 증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한의원 매출의 주축이던 ‘보약’을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보약이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약재에 대한 불신(不信)이다. 그동안 원산지 표시를 허위로 해 소비자를 속이는 행태가 빈번히 보도되고, 중금속이나 농약 오염 여부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저가 한약재가 고가 의약품으로 둔갑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렸지만, 소비자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못 미더워도 과거 소비습관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한의업계는 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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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삼인 증평공장은 대지 단일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홍삼가공 우수제조시설관리기준(GMP)을 갖추고 있다. |
2010년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 중 55%가 홍삼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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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9월까지 한삼인 공장을 찾은 견학인원은 2만명. 위생적인 홍삼 제조 공정을 보고 다들 고객 겸 홍보원이 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
올해 5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전국 거주 20~5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실태 및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3%가 “건강기능식품, 일반건강식품의 차이를 모른다”고 답했다. ‘일반건강식품’은 전통적으로 건강에 좋다는 재료로 만든 식품이지만,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식약청의 과학적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해당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제조 및 유통이 가능하다.
인간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모든 신체기능이 쇠퇴한다. 이를 최소화하고 건강을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개발·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부가가치가 높아 고령사회의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0년도 건강기능식품 총 생산액은 1조671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2조8000억원. 최근 연평균 성장률(9.2%)을 감안하면 올해 규모는 3조3000억원쯤으로 추산되며, 8월 말 기준으로 식약청에 등록된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는 372개다.
건강기능식품 중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은 ‘홍삼(紅蔘)’으로,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 전체의 55%(5817억원)를 기록했다. 업계 자료를 보면 2010년 국내 홍삼시장은 2001년 1850억원에서 2011년 1조1000억원으로 10년 만에 6배 성장했다.
홍삼의 원재료인 인삼(人蔘)은 삼국시대부터 왕실의 재정확보와 교역을 위한 주요 물품이었고, 현대에 와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재무부가 인삼을 관리하고 전매(前賣)사업을 시행했었다. 그만큼 인기있는 약재라서 ‘돈’이 됐기 때문이다.
국내 홍삼시장은 一超多弱 체제
인삼의 생육(生育)환경은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로서 연평균 기온 0.9~13.8℃, 여름철 평균기온 10~25℃, 강수량 1200mm 내외여야 한다. 눈도 가능한 한 적게 오고, 토양도 표토와 심토의 구분이 명확한 곳이 좋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는 인삼 생산의 최적지로 평가된다. 현재 인삼은 전국 32개 주요 지역의 삼포 1만3309㏊에서 연 2만 6944t(2010년 기준)이 생산된다.
하지만 인삼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섭취했을 때 체질에 따라 역효과를 보이는 사람도 많다. 몸에 좋다는 건 알면서도 특유의 맛과 향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홍삼은 ‘특이체질’만 아니라면 부작용이 없다. 인삼과 비교하면 향이나 맛도 순해 어린이·청소년층으로 소비 연령대가 넓어지고 있다. 전통적 소비층인 노년층도 계속 늘어나는 만큼 연평균 두 자리 수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많은 업체가 진출한 상황이다.
대기업들도 이런 점에 착안해 2000년대 들어 동원F&B, 롯데, 웅진식품 등이 홍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현재 국내 홍삼시장은 한마디로 ‘일초다약(一超多弱)’으로 표현된다. 1위인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의 2010년 시장점유율은 78.9%, 여타 업체는 1~4% 수준이다. 1996년 전매제를 폐지하고 홍삼사업 민영화가 이뤄진 지 15년이 지났지만, 구(舊)한말부터 구축됐던 ‘독점’의 구도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후발주자들은 정관장의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차별화’ 전략을 폈다. 사실 국내 홍삼제조업체 중 최상급인 6년근 인삼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곳은 인삼공사와 한삼인(농협)뿐이다. 다른 업체들은 첫 수확 가능연령인 ‘4년근’을 사용함으로써 원료공급의 안정성을 꾀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 했다.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는 홍삼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점유율 1%만으로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위 업체 NH한삼인은 6년근 홍삼 시장을 두고 정관장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길을 선택했다. 2002년 농협중앙회가 “대한(韓)민국의 고려홍삼(蔘)을 세계에 각인(印)시킨다”며 전액 출자해 설립한 한삼인은 2010년 매출이 정관장의 20분의 1 수준이지만, ‘농협’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한삼인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장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GMP에 이어 ISO22000 인증받은 한삼인 증평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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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삼은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입고된 인삼이 ‘홍삼’으로 변화하는 과정의 첫 단계다. 인삼은 효소가 많아 2일 이내에 깨끗이 씻어 가공하지 않으면 쉽게 상한다. |
한삼인은 총 700억원을 투자해 2009년 9월 공장을 완공하고, 이듬해 3월 GMP인증을 획득했다. 한삼인 측에 따르면 증평 신축공장은 단일 생산규모로는 세계 최고·최대 GMP시설로, ▲수삼처리 800t ▲홍삼(뿌리삼) 200t ▲추출액 3000t ▲농축액 500t ▲고형제류 100t의 연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삼인 품질관리팀 이상덕 팀장은 “GMP인증을 받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한 것은 최고 품질을 이루려는 한삼인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GMP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정과정의 미생물 번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온도·습도·분진 등을 조절하는 공조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마감은 방수 소재로 해야 하죠. 면적만 2만5000㎡ 이상이니까 공사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해 설비를 갖췄습니다.”
한삼인은 또한 같은 해 4월 한국능률협회로부터 ISO22000 인증(원재료 구매에서부터 가공·포장·배송·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상으로 하는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을 받아 위생적인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철저한 품질관리에 주력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받았다.
본사 관리동에 들어서자 홍삼 제조사답게 은은한 ‘삼(蔘)’향이 실내에 퍼져 있었다. 1층 로비는 전북지역에서 견학 온 노인들로 북적였는데, 이 중 “냄새만 맡아도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연방 코를 킁킁대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과 함께 홍보관을 둘러보고 나서 생산동으로 향했다.
한삼인 마케팅부 이효진씨는 “현장구매가 아니라 구전효과를 노리고 견학팀을 유치하는데 반응이 좋다”면서 “작년에 1만2000명 정도 방문했는데, 올해는 9월까지 2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한삼인 사이트에서 10월 견학일정을 보면 이미 견학신청이 마감된 날이 대부분이다. 이씨에 따르면 견학을 오는 사람들이 첨단화된 위생적인 공정을 둘러본 뒤 한삼인의 고객 겸 홍보원이 된다.
한삼인 홍삼의 품질관리는 양질(良質)의 인삼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한삼인은 인삼이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지형과 기후, 토양을 고려해 재배지를 선정하고 예정지에 밑거름을 뿌린 후 1~2년간 경작을 쉰다.
그 사이 병충해를 막기 위해 연간 15회 이상 뜨거운 한낮에 집중적으로 밭을 갈아 일광소독도 해야 한다. 토지에 농약 성분이 남아 있지 않으면 묘삼을 파종하고, 이후 경작과정에서는 전담 인삼경작 지도사가 생산을 지도한다.
| 인터뷰 | 이준태 NH한삼인 대표이사 “韓參印을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 
―다른 홍삼 브랜드에 비해 한삼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봅니까.“식품 안전성입니다. ‘한삼인’은 생산자단체인 농협중앙회가 100% 민족자본으로 출자한 회사입니다. 회사의 기본 경영방향도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민의 발전과 가치증대에 있기 때문에 국내산이 없는 품목을 제외하고는 전부 국내산만을 사용합니다. 증평공장은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 GMP시설로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공정을 자랑합니다.” ―한삼인 출시 10년이 됐지만 1위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원인을 꼽는다면? “현재 1위 업체는 112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오랜 기간 쌓아 온 강력한 브랜드파워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 업체가 외국계 기업이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한 다국적기업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최고의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1위와 차이가 많이 나지만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현장 마케팅, 판촉 행사, 온라인 마케팅 등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한다면 한삼인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한삼인의 ‘6년근 홍삼’으로 대표되는 포지셔닝 전략은 1위와 동조전략을 취하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6년근 홍삼’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삼인의 포지셔닝 전략은 20∼30대 층을 타깃으로 젊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활발하고 개성 있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마케팅 활동과 유통망을 확대해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다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2015년 매출목표액은 3000억원으로 2010년 매출액 424억원의 7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달성이 가능할까요. “올해 매출목표액은 650억원이며 9월 말 현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신장했습니다. 판매 확대를 위해 올해 지역별 직영지사를 도입했고, ‘숍인숍’ 매장 신규개설 및 운영확대를 해 나갈 방침입니다. 앞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영업기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올리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게다가 지금 진행 중인 전국 인삼농협의 개별 브랜드들의 ‘한삼인’ 통합이 이뤄진다면 시장 경쟁력이 한층 강화돼 2015년 매출 목표의 조기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지역농협과의 ‘브랜드 단일화’ 속도가 더뎠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각 지역농협이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통합 절차에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강제적인 통합보다는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금년도에는 한삼인에 필요한 원료를 1차 반가공하고서 납품하거나 지역농협 가공공장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의 생산을 위탁하는 등의 수직계열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통합을 추진하려는 것입니다. 앞으로 ‘한삼인’ 브랜드 파워와 매출 증대를 이루면 자연적으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농협 유통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던데요. “농협은 전국 대도시 지역에 대형 하나로클럽 매장이 55개, 시·군 단위 지역에 하나로마트 매장이 2000개가 있습니다. 또한 농협 신용점포에 365코너와 신토불이 창구 등 아직 계통 판매장에 전부 입점이 되지 않았지만, 올해 4월 설립된 한삼인 직영지사를 활용해 빠르게 판매망을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에게 ‘홍삼’이 인기가 높은데, 해외 시장 진출계획은 있습니까. “한삼인의 의미가 ‘대한(韓)민국의 고려홍삼(蔘)을 세계에 각인(印)시킨다’입니다. 현재 해외 판로 개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고려인삼의 애호국 중 하나로 매우 가능성이 큰 시장입니다. 이번 중국 국경절 연휴에도 많은 관광객이 한삼인 매장에 와서 구매했습니다. 앞으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생각인데, 이외에도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해 한삼인을 우리나라 대표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
“건강기능식품은 藥과 食品의 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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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삼인은 재배 예정지에 잔류 농약이 사라지면 묘삼을 파종하고, 이를 전담 인삼 경작지도사가 지도해 양질의 인삼을 수확한다. |
선별된 인삼은 입고(入庫) 후 2일 이내에 깨끗이 씻고(세삼·洗蔘), 90℃ 안팎의 수증기로 2~4시간 동안 쪄서 익힌다(증숙). 증숙(蒸熟)한 후에도 질량분석기를 통해 농약잔류검사와 인삼의 성분검사를 통과해야 제품이 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65℃ 건조기 열풍으로 말린(열풍 건조) 다음, 잔뿌리를 없앤다. 마지막으로 자외선 차단유리가 설치된 건조장에서 태양광으로 말리는데, 보통 3개월이 걸린다. 이 단계를 지나면 홍삼의 수분함량이 14% 이하로 떨어져 최대 10년까지 보관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상덕 팀장은 “인삼이 홍삼으로 바뀌면 독성은 감소하면서도 효능은 더욱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식약청에서는 ▲면역력 증진 ▲피로회복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등의 네 가지 효능에 대해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다른 건 모르겠지만, 피로회복만큼은 직접 느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잔병치레를 하지 않는다든지, 기억력이 개선됐다는 것은 쉽게 자각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혈행개선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매일 겪는 피로는 조금만 개선돼도 몸이 상쾌하니까 금방 알아차리잖아요. 일하면서 1~2잔씩 차처럼 홍삼액을 마셨더니 요즘에는 피곤함을 모르고 삽니다. 쉽게 지치지 않으니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돈’을 주고도 못 사는 게 시간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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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 동안 태양광 건조를 한 홍삼은 수분함량이 14% 이하로 떨어져 최대 10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
따라서 이를 구별하기 위해 인삼 사포닌을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고 부르는데, 중추신경계·내분비계·면역계 등에 영향을 미쳐 신체기능 조절에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우리 6년근 ‘고려홍삼’은 총 32종의 진세노사이드가 함유돼 있어, 죽절삼(일본·8종), 전칠삼(중국·15종), 화기삼(미국·14종)과 비교했을 때 품질의 우수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 팀장은 홍삼의 약리(藥理)작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많은 사람이 건강기능식품을 약이라고 착각할 수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차이를 명확히 알고 구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은 약과 식품의 중간”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필요한 기능성분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 건강한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즉 건강을 유지하고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이지,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은 아닙니다. 병증을 없애는 효과를 기대하며 복용했다가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쳐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판매업체가 자세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팀장이 지적한 내용대로 건강기능식품을 질병치료제인 것처럼 설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비양심적인 상술은 또 있다. ‘홍삼’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자 수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식약청에 신고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홍삼 제품 중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나누는 기준은 진세노사이드 성분 중 Rg1과 Rb1의 함량이 1g당 0.8~34mg이 돼야 한다는 조건이다. 홍삼을 주원료로 사용했어도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일반식품’으로 등록·판매된다. 즉 진세노사이드가 함량 미달이라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제품이지만, ‘건강기능식품’인 줄 알고 사는 사람이 많다. 이 팀장은 “홍삼제품 구매 시 건강기능식품 여부와 함량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견학단 유치와 캠퍼스 프로그램 통해 구전효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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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삼인이 올해 4개 대학에서 진행한 ‘대학생-서포터스 프로젝트’에 총 156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
이어서 곽 부장은 “농협에서 공급받은 인삼을 GMP공장에서 제조하는 우리 제품의 신뢰도는 어느 업체와 비교해도 자신있다”며 “지난해 한 방송사의 고발 프로그램에서도 한삼인이 우수사례로 방영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KBS <소비자고발>은 ‘물엿 섞인 홍삼농축액’이라는 제목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홍삼제품에 물엿이 첨가돼 있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한삼인 GMP공장은 우수 제조업체 사례로 방영했다. 다음은 곽 부장의 말이다.
“우리는 최고 품질을 위해 국내산 6년근 인삼만을 씁니다. 부재료로 들어가는 약재도 국산이 없는 경우에만 수입산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매출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삼인 브랜드에 대한 홍보 부족을 원인으로 판단하고,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삼인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첫 번째 방안은 광고 강화다. 광고에 힘을 쏟기 시작한 올 봄에 방영된 TV광고 ‘동갑내기’편은 시청자들로부터 화제가 됐다. 이 광고는 배우 이성재가 ‘동갑내기’인 마라토너 이봉주와 반말을 주고받다가 윤문식에게 혼나는 내용이다. 실제 1970년생으로 동갑인 이성재와 이봉주를 등장시켜 홍삼의 기능성을 재미있게 전달한 것이다. 한삼인 측은 이 광고가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효했다고 자체 평가를 내리고 광고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한삼인의 광고비는 2009년의 4배 수준이다.
매체 광고뿐 아니라 구전(口傳)효과를 노리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에 관련된 것이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한번 구매하면 1~3개월 복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의사결정에 신중함을 보이기 마련이다. 경영학계에서는 비싸거나 오래 쓰는 ‘고(高)관여 제품’의 가장 효과적인 홍보방법을 구전효과로 보고 있다. 곽 부장은 “도시 주부를 대상으로 한 공장 견학을 대폭 늘려 구전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삼인 사이트 ‘견학 후기’에는 올 6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올라온 130여 개의 글이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주부 엄모씨는 “지금까지 이용하던 브랜드가 외국자본으로 이뤄져 있다는 가이드 아가씨의 안내를 듣고 농협에서 출시한 제품을 이용하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은모씨는 “우리 땅에서 자란 좋은 인삼에 정성까지 들어간 홍삼을 애용할 수 있도록 많이 홍보하겠다”고 다짐하는 글도 있었다. 모두 한삼인의 충성고객이 된 듯했다.
한편 젊은이들에게 ‘한삼인’을 알리고 마케팅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캠퍼스 프로그램’도 추진했다. 한삼인에 따르면 올해 숙명여대·동국대·중앙대·청운대 등 4개 대학과 강의와 발표가 혼합된 ‘대학생-서포터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총 156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3개월 동안 홍삼시장 분석을 하면서 마케팅적 관점에서 제안하는 것으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한다.
농협신용점포 365코너에 숍인숍 매장 300개 개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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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삼인은 입지가 좋은 농협신용점포 365코너에 올해 60개, 내년에는 100개의 숍인숍 매장을 신규 개설할 계획이다. |
또 대리점 제도를 폐지하고 지역별로 직영지사를 도입했다. 곽 부장은 “그동안 운영된 대리점은 입지도 좋지 않았고, 점주의 자금조달 능력도 빈약해 매출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면서 “직영지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효율적 물류관리와 판촉활동이 가능해졌다”고 평했다. 그러나 한삼인은 가맹점 모집만으로는 점포 확장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농협신용점포 365(현금인출기) 코너에 한삼인 직영 매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한삼인은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올해 60개, 내년에는 100개를 신규 개설할 계획이다. 지역별 상권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최대 300곳까지 개설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곽명신 부장은 “대부분의 농협 지점은 A급 입지에 자리해 임대료가 비싸지만 365코너의 여유공간에 한삼인 매장이 숍인숍 형태로 들어가는 것은 권리금이나 임차료 문제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서판교 지점과 강남대로 지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데 성과가 고무적입니다. 서판교 지점은 배후 아파트 단지를 낀 사거리에 있는데 임차료가 보증금 7억5000만원·월세 500만원입니다. 지난 6월 16.5㎡(5평) 넓이에 매장을 개설해 영업 중으로, 예상 월매출은 2800만원인데, 이 중 임차료로 매출의 9%를 준다면 252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지점 월세의 절반을 한삼인이 부담하는 겁니다. 직영이기 때문에 물품대금 연체도 발생하지 않아 새로운 점포 모델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한삼인은 오는 2015년까지 매출 3000억원, 홍삼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316억원의 현금출자를 통해 재무구조부터 건실하게 바꾸는 등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한삼인의 목표 매출액은 지난해(424억원)보다 53% 높은 650억원. 업계 추산 2011년 시장규모인 1조3000억원의 5%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 매출 목표액 3000억원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남아 있다. 12개 지역 인삼농협과의 ‘브랜드 통합’이다. 2010년 기준 인삼조합의 시장점유율은 7%, 매출은 762억원이었다. 한삼인과 통합한 7곳의 지역조합은 자체 브랜드 사용을 중단한 상태다. 이들은 수삼 등의 원료를 한삼인에 공급하면서, 매장에서는 ‘한삼인’ 제품만을 전속 판매한다.
한삼인은 나머지 5개 인삼농협 브랜드와도 2012년까지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이 완료되면 브랜드 파워 상승, 시장 지배력 강화 등의 직접적인 효과를 제외해도 한삼인의 매출 규모가 약 1200억원(점유율 11%)으로 늘어난다. 2015년 중장기 전략 목표의 바탕이 마련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