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에 5조원씩 빠져나가는 펀드자금…“향후 더 빠질 것”
⊙ 지금은 환매가 아니라 신규투자할 때…적립식펀드 유망
⊙ 브라질·동남아 등 신흥시장 펀드 전망 밝아
⊙ 원자재 펀드는 전문가 의견 분분…투자할 시점 vs. 중장기 관점에서 봐야
⊙ 국내주식형펀드는 분산 또는 갈아타기, 소형우량주 중심으로 분산투자해야
⊙ 섣부른 중국펀드 환매는 금물, 중국주가지수 지켜보고 하락 시 투자하라
⊙ 지금은 환매가 아니라 신규투자할 때…적립식펀드 유망
⊙ 브라질·동남아 등 신흥시장 펀드 전망 밝아
⊙ 원자재 펀드는 전문가 의견 분분…투자할 시점 vs. 중장기 관점에서 봐야
⊙ 국내주식형펀드는 분산 또는 갈아타기, 소형우량주 중심으로 분산투자해야
⊙ 섣부른 중국펀드 환매는 금물, 중국주가지수 지켜보고 하락 시 투자하라
- 국내 주가전망을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같은 상황은 펀드투자의 적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운용 못해 죄송합니다.”
지난 5월 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5대 자산운용사(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대표들이 환매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긴급대책회의는 4월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펀드시장에 실망을 느끼는 점에 대해 업계의 책임을 공감했으며, 향후 효율적 펀드운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들이 공식적으로 ‘사과’에 나선 이유는 2008년 10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펀드 수탁고가 수십조 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표 1 참조). 2005년 이후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던 펀드 수탁고는 ‘펀드 전성기’였던 2008년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2008년 말 360조원을 기록한 후 계속 줄어들어 2010년 5월 현재 325조원에 그치고 있다.
펀드 환매현상은 올 들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총 펀드 수탁고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5조1000억원에 달했다. 신규투자자금을 감안해도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전월에 비해 2조6000억원이 줄어든 10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3월에도 전월대비 2조7400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평가액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자산이 줄어든 것은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와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7~2008년 많은 펀드가 연수익률 50%를 넘어섰으나, 2010년 현재는 수익률 10%대의 상품도 찾기 힘들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도 허다한 실정이다(표 2).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환매해야 할까. 참고 기다리면 펀드의 ‘봄날’이 다시 올까. <월간조선>은 국내 투자 및 펀드 분야 전문가들에게 펀드시장 전망과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상해종합지수 2700 이하면 중국펀드 적극매수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주가지수 1600 이하에서는 적극적으로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거치식펀드는 주가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투자해야 하므로 주가지수를 꾸준히 지켜보고 투자시점을 결정하고, 적립식펀드의 경우 지수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가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그는 2010년 주가지수는 최고 19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해외펀드 역시 지수를 보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추천한 해외펀드는 중국본토, 홍콩H주식시장,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다. 중국본토펀드의 경우 시장의 성장성과 위안화 강세라는 조건이 형성된 상태여서 상해종합지수 기준 2700 이하에서는 적극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은행·운송·IT 업종 투자 펀드를 추천했다. 원자재펀드의 경우 원자재의 종류별로 전망이 달랐는데, 장 대표는 곡물을 적극 추천했고, 원유는 80달러 이하일 경우 적극적으로 매수할 것을, 금은 분할매수할 것을 권했다.
또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대기업 그룹주 펀드에 대해서는 “조정장 등에서는 단기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특정주식에 집중투자함으로써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KTB마켓스타와 KTB스타셀렉션(주식형), KTB액티브자산배분형(주식혼합형), KTB글로벌공모주30(채권혼합형)을 추천했다. 그는 “투자를 할 때는 먼저 투자기간과 목표수익률을 산정해야 흔들림과 손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하락기에 펀드 투자해야
국내 ‘가치투자’의 대명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 CIO(운용최고책임자) 이채원 부사장은 펀드 투자에 대해 “시장의 심리에 휩쓸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시장 상승기에 투자하고 지수하락 시기에 빠져나오는 일반적인 투자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어차피 시장의 등락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말했다. 즉 전체 자산에서 일정 비율을 펀드에 투자하면서, 시장이 하락하면 펀드 비중을 높여 추가로 투자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격이 쌀 때, 즉 시장이 하락한 이후에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반대로 행동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시장 심리에 따라 움직인다면 결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 부사장은 업종별로는 IT·자동차와 금융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IT와 자동차 분야는 여전히 실적 상승 속도가 빠르고, 금융업은 최근 가격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원자재 펀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원자재는 한정된 자원이고 중국과 인도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관점에서 원자재 펀드에 대한 장기투자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는 급등 후 과격한 조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펀드보다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해외 펀드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 펀드도 성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고, 주목할 국가로는 경제성장세가 강한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 ‘갈아타기’ 기회
안정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는 그룹주 펀드나 개인연금 펀드를 추천했다. 그룹주 펀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집단에 투자한다는 의미에서 안정적인 투자대상이며, 개인연금 펀드는 가치투자와 연금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펀드를 하나만 추천하라면 우리 회사의 ‘10년투자 개인연금펀드’를 추천합니다. 가치투자 원칙에 따라 운용되고 있으며, 투자성과에 더해 연말정산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임세찬 펀드애널리스트는 “주가조정기를 맞는 지금이 부진한 펀드를 리밸런싱(rebalancing·갈아타기)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와 우량한 펀드들 간의 수익률 하락폭은 큰 차이가 없지만 향후 회복되는 과정에서 차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주식형펀드 중심의 우량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 같은 주가조정기를 매수기회로 삼는 한편 적립식펀드의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적립식은 주가수준에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주식시장이 상승했을 때보다는 주가조정기에 시작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나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거치식펀드의 경우 성장형을 중심으로 분할매수하는 것을 권했다.
그는 또 동남아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동남아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무역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내수성장이 기대되며, 중국경제의 수혜를 받을 수 있으면서도 중국 등 다른 이머징마켓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남아국가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을 꼽았다.
인도네시아는 원자재시장 성장성과 내수 잠재력,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이 부각되고 있고 말레이시아는 원자재 수출 모멘텀이, 싱가포르는 지리적 이점과 무관세 정책 등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의 성장이 기대되며, 대만은 중국증시와 연동성이 높고 중국과 분업을 통한 IT성장성이 예상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는 동남아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이 커서 중국증시와 동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 많이 다르며 다른 신흥국가와 차별화된 성장동력을 갖춰가고 있고, 국가의 신용도도 대체로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또 동남아펀드는 대부분 원자재와 IT, 글로벌금융 등에 투자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그는 동남아 주요국의 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 주가상승의 부담이 있는 만큼 분할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매집기간, 긴 호흡 가져야
조충현 한국펀드투자연구소장은 “여러 가지 해묵은 악재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주가가 급상승 이후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투자자들이 주식과 펀드에서 원하는 수익을 얻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펀드에 손해가 크다고 해서 서둘러 환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한해 시장은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하기보다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가두리 장세가 될 가능성이 크므로 내년 이후를 내다보는 투자라면 급히 환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현재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는 해외발 악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재정건전성이나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국가별·업종별 상승각도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해외펀드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는 유럽발 금융악재 때문에 시간을 두고 봐야 하겠지만, 브라질은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유럽발 금융 악재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므로 해외펀드는 국내펀드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지지만, 브라질은 그중에서 돋보이고 있습니다. 올림픽(2014년)과 월드컵(2016년)이라는 글로벌 빅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고, 달러 약세나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부국이라는 점이 강점입니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작년 이후 코스피 지수가 급상승한 만큼 추가 급상승의 가능성이 적어 대형주 펀드보다는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초과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업종대표주를 포함한 그룹주 펀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 소장은 조언했다.
또 최근처럼 글로벌 경기회복과 저금리, 달러약세 진전에 따라 섹터(업종별) 펀드 가운데서도 원자재 투자전망은 상대적으로 밝다고 조 소장은 전망했다. 그는 “원자재 펀드 중에서도 막연히 투자하기보다는 현재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신흥(이머징) 국가와 관련된 원자재의 비중이 높은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올 한해는 주식이든 펀드든 수익을 노리고 투자하기보다는 매집하는 기간이라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며 “단기 매매로 서둘러 수익을 챙기기보다는 내년 상반기 이후를 바라보는 다소 긴 호흡을 권하고, 적립식 펀드의 장점을 십분 살려서 전망 있는 업종과 주식을 포함한 펀드에 적립식 투자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펀드를 추천해 달라는 제안에 “투자환경이 불확실할 때는 인덱스펀드가 안정적인 투자처”라며 ‘삼성 당신을 위한 삼성그룹 밸류인덱스증권투자신탁’과 ‘유리MKF 웰스토탈인덱스증권투자신탁’을 추천했다.
중국펀드 매력은 여전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투자할 만한 펀드로 국내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와 중국(주식)펀드, 브라질(주식)펀드를 추천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세계 경기가 회복추세이고 국내기업 1분기 실적이 양호한데다, 외국인 순매수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증시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대형주 펀드가 계속 높은 가치를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펀드에 대해서는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외부 수요의 빠른 회복세, 중국기업 실적호전 등으로 중국경제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어서 중국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매력도는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브라질은 자원부국인데다 내수시장이 탄탄하고, 실업률이 낮아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현재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낮아 조만간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고, 금리가 인상되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 투자로 볼 때는 매우 매력 있는 것이 브라질펀드”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로 브라질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어서 각 산업으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와 인도는 경제성장이 더딜 전망이어서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경제와 증시가 탄탄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원자재 펀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 시점에서의 추격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은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있지만, 올해 2~3분기에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과 인도 등 주요국가들의 출구전략, 미국의 금융규제와 원유·천연가스 투기규제 등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 요인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현재 시점에서는 추격매수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 분야의 추천펀드로 ‘삼성스트라이크증권투자신탁’(국내주식형)과 ‘동부차이나증권투자신탁’(중국주식형), ‘메리츠프리미엄커머더티 특별자산투자신탁’(원자재)을 꼽았다.
국내 기업 이익과 금리 모두 시장에 긍정적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서동필 책임연구원은 “올 들어 주가는 오르는데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를 환매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펀드 환매가 계속되는 데 대해 “2007년 이후 펀드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폭의 손실을 호되게 경험한 이후 원금만 회복하면 미련없이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많은 투자자가 추가상승 여력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지금은 환매에 집중하기보다는 신규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맞는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수준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 두 개, 즉 기업들의 이익과 금리가 모두 긍정적이기 때문이라는 것. 기업들의 이익이 향후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주식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주가가 기업이익의 산물임을 고려하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할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의 주가상승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상승속도가 너무 가파르다거나 경기불확실성 등을 내세우며 다소 불안하게 보기도 하지만, 현재의 주가상승은 합리적이고 탄탄한 기반 위에 상승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상승추세는 계속 유지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펀드투자자들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신규 투자 전략을 수립할 때라고 봅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환매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펀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김보나 연구원은 “국내의 해외펀드 중 중국펀드 설정액이 워낙 크다 보니 중국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각해 보이지만, 사실 중국 본토펀드로는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가 잇따르면서 중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지만, 향후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더라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할 것이고, 중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중국 주가지수(상해종합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세계의 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지금이 ‘저가매수’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긴축재정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만큼 중국 증시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가매수의 기회가 온 것이죠. 중국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가격메리트도 있기 때문에 중국 투자비중을 늘려 수익을 창출할 때라고 봅니다.”
김 연구원은 “중국펀드 투자자의 경우 과거 큰 손해를 본 만큼 원금이 회복됐다고 환매를 고려하거나 손실 중임에도 주변의 환매 추세에 따르곤 하는데, 이보다는 지수하락을 지켜보면서 지수가 하락하면 중국투자를 늘리는 등 전략적으로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적립식펀드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지금이 펀드투자 적기인 것은 물론이지만, 거치식보다 적립식펀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재룡 동양종합금융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은 “경기가 괜찮으면서 향후 시장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가 바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적기”라며 “선진국에선 펀드란 최소 20년을 볼 정도로 장기투자상품인 만큼 단기수익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투자를 고려, 적립식펀드 매수시기를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등락이 반복되는 증시에서 적립식펀드는 장기적으로 시장상황과 관련 없이 투자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최근 적립식펀드는 ‘중장기 투자로 목돈만들기’의 가장 좋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적립식펀드 가입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3년 이상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것. 우 소장은 “적립식펀드에서 손해를 봤다가 이제 겨우 원금회복했다며 환매하는 사람이 많은데, 적립식펀드의 장점은 장기투자에서 극대화된다”며 “자금 사정으로 펀드를 환매하더라도 적립식펀드는 가능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들이 환매하니까 나도 빠져나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호황이 오면 또 주가는 오르고 사람들은 다시 펀드로 들어갈 기회를 노립니다. 상승세에 긴장해서 허겁지겁 펀드에 뛰어들면 또 ‘상투’를 잡는 셈이지요. 그러다 또 실패를 맛보고 빠져나옵니다.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죠.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투자의 기본입니다.⊙
지난 5월 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5대 자산운용사(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대표들이 환매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긴급대책회의는 4월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펀드시장에 실망을 느끼는 점에 대해 업계의 책임을 공감했으며, 향후 효율적 펀드운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들이 공식적으로 ‘사과’에 나선 이유는 2008년 10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펀드 수탁고가 수십조 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표 1 참조). 2005년 이후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던 펀드 수탁고는 ‘펀드 전성기’였던 2008년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2008년 말 360조원을 기록한 후 계속 줄어들어 2010년 5월 현재 325조원에 그치고 있다. 펀드 환매현상은 올 들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총 펀드 수탁고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5조1000억원에 달했다. 신규투자자금을 감안해도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전월에 비해 2조6000억원이 줄어든 10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3월에도 전월대비 2조7400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평가액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자산이 줄어든 것은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와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7~2008년 많은 펀드가 연수익률 50%를 넘어섰으나, 2010년 현재는 수익률 10%대의 상품도 찾기 힘들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도 허다한 실정이다(표 2).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환매해야 할까. 참고 기다리면 펀드의 ‘봄날’이 다시 올까. <월간조선>은 국내 투자 및 펀드 분야 전문가들에게 펀드시장 전망과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상해종합지수 2700 이하면 중국펀드 적극매수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주가지수 1600 이하에서는 적극적으로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거치식펀드는 주가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투자해야 하므로 주가지수를 꾸준히 지켜보고 투자시점을 결정하고, 적립식펀드의 경우 지수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가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그는 2010년 주가지수는 최고 19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해외펀드 역시 지수를 보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추천한 해외펀드는 중국본토, 홍콩H주식시장,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다. 중국본토펀드의 경우 시장의 성장성과 위안화 강세라는 조건이 형성된 상태여서 상해종합지수 기준 2700 이하에서는 적극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은행·운송·IT 업종 투자 펀드를 추천했다. 원자재펀드의 경우 원자재의 종류별로 전망이 달랐는데, 장 대표는 곡물을 적극 추천했고, 원유는 80달러 이하일 경우 적극적으로 매수할 것을, 금은 분할매수할 것을 권했다.
또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대기업 그룹주 펀드에 대해서는 “조정장 등에서는 단기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특정주식에 집중투자함으로써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KTB마켓스타와 KTB스타셀렉션(주식형), KTB액티브자산배분형(주식혼합형), KTB글로벌공모주30(채권혼합형)을 추천했다. 그는 “투자를 할 때는 먼저 투자기간과 목표수익률을 산정해야 흔들림과 손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하락기에 펀드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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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회사 직원이 펀드가입자에게 펀드상품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
국내 ‘가치투자’의 대명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 CIO(운용최고책임자) 이채원 부사장은 펀드 투자에 대해 “시장의 심리에 휩쓸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시장 상승기에 투자하고 지수하락 시기에 빠져나오는 일반적인 투자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어차피 시장의 등락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말했다. 즉 전체 자산에서 일정 비율을 펀드에 투자하면서, 시장이 하락하면 펀드 비중을 높여 추가로 투자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격이 쌀 때, 즉 시장이 하락한 이후에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반대로 행동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시장 심리에 따라 움직인다면 결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 부사장은 업종별로는 IT·자동차와 금융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IT와 자동차 분야는 여전히 실적 상승 속도가 빠르고, 금융업은 최근 가격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원자재 펀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원자재는 한정된 자원이고 중국과 인도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관점에서 원자재 펀드에 대한 장기투자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단기적 관점에서는 급등 후 과격한 조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펀드보다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해외 펀드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 펀드도 성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고, 주목할 국가로는 경제성장세가 강한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 ‘갈아타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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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경제는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중국펀드 환매에는 신중해야 한다. 지난해 개장한 중국판 나스닥 ‘차이넥스트’ 전광판. |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임세찬 펀드애널리스트는 “주가조정기를 맞는 지금이 부진한 펀드를 리밸런싱(rebalancing·갈아타기)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와 우량한 펀드들 간의 수익률 하락폭은 큰 차이가 없지만 향후 회복되는 과정에서 차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주식형펀드 중심의 우량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 같은 주가조정기를 매수기회로 삼는 한편 적립식펀드의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적립식은 주가수준에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주식시장이 상승했을 때보다는 주가조정기에 시작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나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거치식펀드의 경우 성장형을 중심으로 분할매수하는 것을 권했다.
그는 또 동남아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동남아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무역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내수성장이 기대되며, 중국경제의 수혜를 받을 수 있으면서도 중국 등 다른 이머징마켓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남아국가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을 꼽았다.
인도네시아는 원자재시장 성장성과 내수 잠재력,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이 부각되고 있고 말레이시아는 원자재 수출 모멘텀이, 싱가포르는 지리적 이점과 무관세 정책 등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의 성장이 기대되며, 대만은 중국증시와 연동성이 높고 중국과 분업을 통한 IT성장성이 예상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는 동남아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이 커서 중국증시와 동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 많이 다르며 다른 신흥국가와 차별화된 성장동력을 갖춰가고 있고, 국가의 신용도도 대체로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또 동남아펀드는 대부분 원자재와 IT, 글로벌금융 등에 투자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그는 동남아 주요국의 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 주가상승의 부담이 있는 만큼 분할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매집기간, 긴 호흡 가져야
조충현 한국펀드투자연구소장은 “여러 가지 해묵은 악재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주가가 급상승 이후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투자자들이 주식과 펀드에서 원하는 수익을 얻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펀드에 손해가 크다고 해서 서둘러 환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한해 시장은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하기보다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가두리 장세가 될 가능성이 크므로 내년 이후를 내다보는 투자라면 급히 환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현재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는 해외발 악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재정건전성이나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국가별·업종별 상승각도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해외펀드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는 유럽발 금융악재 때문에 시간을 두고 봐야 하겠지만, 브라질은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유럽발 금융 악재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므로 해외펀드는 국내펀드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지지만, 브라질은 그중에서 돋보이고 있습니다. 올림픽(2014년)과 월드컵(2016년)이라는 글로벌 빅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고, 달러 약세나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부국이라는 점이 강점입니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작년 이후 코스피 지수가 급상승한 만큼 추가 급상승의 가능성이 적어 대형주 펀드보다는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초과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업종대표주를 포함한 그룹주 펀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 소장은 조언했다.
또 최근처럼 글로벌 경기회복과 저금리, 달러약세 진전에 따라 섹터(업종별) 펀드 가운데서도 원자재 투자전망은 상대적으로 밝다고 조 소장은 전망했다. 그는 “원자재 펀드 중에서도 막연히 투자하기보다는 현재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신흥(이머징) 국가와 관련된 원자재의 비중이 높은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올 한해는 주식이든 펀드든 수익을 노리고 투자하기보다는 매집하는 기간이라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며 “단기 매매로 서둘러 수익을 챙기기보다는 내년 상반기 이후를 바라보는 다소 긴 호흡을 권하고, 적립식 펀드의 장점을 십분 살려서 전망 있는 업종과 주식을 포함한 펀드에 적립식 투자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펀드를 추천해 달라는 제안에 “투자환경이 불확실할 때는 인덱스펀드가 안정적인 투자처”라며 ‘삼성 당신을 위한 삼성그룹 밸류인덱스증권투자신탁’과 ‘유리MKF 웰스토탈인덱스증권투자신탁’을 추천했다.
중국펀드 매력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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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해야 할 해외펀드로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호재가 많은 브라질 펀드가 꼽혔다. 엔히케 메이렐레스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오른쪽). |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세계 경기가 회복추세이고 국내기업 1분기 실적이 양호한데다, 외국인 순매수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증시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대형주 펀드가 계속 높은 가치를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펀드에 대해서는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외부 수요의 빠른 회복세, 중국기업 실적호전 등으로 중국경제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어서 중국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매력도는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브라질은 자원부국인데다 내수시장이 탄탄하고, 실업률이 낮아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현재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낮아 조만간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고, 금리가 인상되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 투자로 볼 때는 매우 매력 있는 것이 브라질펀드”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로 브라질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어서 각 산업으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와 인도는 경제성장이 더딜 전망이어서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경제와 증시가 탄탄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원자재 펀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 시점에서의 추격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은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있지만, 올해 2~3분기에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과 인도 등 주요국가들의 출구전략, 미국의 금융규제와 원유·천연가스 투기규제 등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 요인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현재 시점에서는 추격매수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 분야의 추천펀드로 ‘삼성스트라이크증권투자신탁’(국내주식형)과 ‘동부차이나증권투자신탁’(중국주식형), ‘메리츠프리미엄커머더티 특별자산투자신탁’(원자재)을 꼽았다.
국내 기업 이익과 금리 모두 시장에 긍정적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서동필 책임연구원은 “올 들어 주가는 오르는데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를 환매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펀드 환매가 계속되는 데 대해 “2007년 이후 펀드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폭의 손실을 호되게 경험한 이후 원금만 회복하면 미련없이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많은 투자자가 추가상승 여력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지금은 환매에 집중하기보다는 신규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맞는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수준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 두 개, 즉 기업들의 이익과 금리가 모두 긍정적이기 때문이라는 것. 기업들의 이익이 향후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주식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주가가 기업이익의 산물임을 고려하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할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의 주가상승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상승속도가 너무 가파르다거나 경기불확실성 등을 내세우며 다소 불안하게 보기도 하지만, 현재의 주가상승은 합리적이고 탄탄한 기반 위에 상승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상승추세는 계속 유지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펀드투자자들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신규 투자 전략을 수립할 때라고 봅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환매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펀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김보나 연구원은 “국내의 해외펀드 중 중국펀드 설정액이 워낙 크다 보니 중국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각해 보이지만, 사실 중국 본토펀드로는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가 잇따르면서 중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지만, 향후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더라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감소할 것이고, 중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중국 주가지수(상해종합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세계의 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지금이 ‘저가매수’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긴축재정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만큼 중국 증시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가매수의 기회가 온 것이죠. 중국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가격메리트도 있기 때문에 중국 투자비중을 늘려 수익을 창출할 때라고 봅니다.”
김 연구원은 “중국펀드 투자자의 경우 과거 큰 손해를 본 만큼 원금이 회복됐다고 환매를 고려하거나 손실 중임에도 주변의 환매 추세에 따르곤 하는데, 이보다는 지수하락을 지켜보면서 지수가 하락하면 중국투자를 늘리는 등 전략적으로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적립식펀드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지금이 펀드투자 적기인 것은 물론이지만, 거치식보다 적립식펀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재룡 동양종합금융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은 “경기가 괜찮으면서 향후 시장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가 바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적기”라며 “선진국에선 펀드란 최소 20년을 볼 정도로 장기투자상품인 만큼 단기수익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투자를 고려, 적립식펀드 매수시기를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등락이 반복되는 증시에서 적립식펀드는 장기적으로 시장상황과 관련 없이 투자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최근 적립식펀드는 ‘중장기 투자로 목돈만들기’의 가장 좋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적립식펀드 가입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3년 이상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것. 우 소장은 “적립식펀드에서 손해를 봤다가 이제 겨우 원금회복했다며 환매하는 사람이 많은데, 적립식펀드의 장점은 장기투자에서 극대화된다”며 “자금 사정으로 펀드를 환매하더라도 적립식펀드는 가능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들이 환매하니까 나도 빠져나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호황이 오면 또 주가는 오르고 사람들은 다시 펀드로 들어갈 기회를 노립니다. 상승세에 긴장해서 허겁지겁 펀드에 뛰어들면 또 ‘상투’를 잡는 셈이지요. 그러다 또 실패를 맛보고 빠져나옵니다.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죠.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투자의 기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