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은 자금을 금융기관에 맡긴 뒤 인수합병 전에는 인출하지 못하도록 해 투자자 보호
⊙ 우량기업 발굴해 인수합병 성공시키느냐가 관건
金在實
⊙ 1945년 충남 천안 출생.
⊙ 서울대 수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석사.
⊙ 한국산업은행 자금부장, 중소기업본부장, 산은캐피탈 대표, 경남기업 사장, 성신양회 부회장 역임.
⊙ 現 대우증권 그린코리아 스팩 회장.
⊙ 우량기업 발굴해 인수합병 성공시키느냐가 관건
金在實
⊙ 1945년 충남 천안 출생.
⊙ 서울대 수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석사.
⊙ 한국산업은행 자금부장, 중소기업본부장, 산은캐피탈 대표, 경남기업 사장, 성신양회 부회장 역임.
⊙ 現 대우증권 그린코리아 스팩 회장.
우리나라에도 지난 연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가 도입됐다. SPAC이란 기업 인수합병(M&A)이라는 특수목적을 이루기 위한 명목회사(paper company)이다.
1단계로는 이 명목회사를 기업공개(IPO)하여 M&A 자금을 마련하고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2단계로는 일정 기간(3년) 이내에 우량기업(상장 또는 비상장)을 합병하여 합병 대상 기업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장내 매각)하는 상품이다.<그림 1 참조>
SPAC은 미국에서 1990년대에 도입됐으나 본격적인 성장은 2003년부터 이뤄졌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을 제외하곤 규모와 건수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올해 들어 각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설립 움직임이 활발해져 현재 10개가 넘는 SPAC이 추진되고 있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난 3월 3일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마쳤다.
SPAC 자금은 운용할 수 없고 기업 인수 목적에만 써야
SPAC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공모(公募)한 자금의 대부분을 신탁기관(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합병 승인 전에는 인출을 못하도록 했다. 사모(私募)펀드인 PEF 등은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운용 과정에서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SPAC 자금은 오로지 기업인수 목적에만 쓰도록 돼 있다. 운용 리스크가 없는 것이다. 또한 합병도 투자자인 주주가 직접 결정하게 되어 있다. 주주가 합병회사가 미덥지 않으면 주식매수청구권(주주가 회사에 대해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 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 3년 이내에 최종적으로 합병에 실패하면 주주들의 지분율에 따라 예치금을 나누게 된다. 연간 이자가 2~3%만 붙는다고 하면 일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원금 손실은 거의 없는 셈이다.<표 1 참조>
SPAC은 또 상장(上場) 법인이다. 일반 상장 법인과 마찬가지로 공시(公示) 및 감독 대상이다. 누구든 투명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장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주주들은 IPO 시점부터 합병 주총 이전에도 주식을 내다 팔 수가 있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IPO 시장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적기에 대규모 성장형 투자자금을 조달하면서 동시에 상장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새로운 금융시장 패러다임인 셈이다. 기업이 상장을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기업이 우회상장(비상장기업이 합병·주식교환·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상장기업 경영권을 인수해 사실상 상장 효과를 누리는 것)을 노릴 경우 ‘상장기업’(Shell)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점까지 감안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SPAC과의 합병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제도이다.<표 2 참조>
우리나라 SPAC 제도는 기업결합 방식을 합병으로 제한하고 있다. 합병을 하면 합병 주체(SPAC)는 소멸하고 합병 대상 기업의 지배주주가 새로 탄생한 합병 기업의 지배주주가 된다. 합병 기업의 사업내용도 합병 대상 기업의 사업내용 중심으로 재편하게 된다. SPAC 공모자금(주식납입자금)의 90% 이상은 납입일 다음날까지 증권금융회사에 예치토록 하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은 96%를 예치하였다.
SPAC의 합병대상은 내부 정보의 활용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막고 대상 기업의 선정 폭을 넓히기 위해 SPAC IPO 시 대상기업이 특정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SPAC의 합병 규모는 SPAC 예치자금의 80% 이상으로 하고 있다. 합병 시한은 SPAC IPO 후 36개월 이내에 마치도록 했다. 합병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상법 제434조: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로 이뤄진다. 한편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승인된 경우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보장되며, 만일 존속기간 내에 합병이 실패하거나 주총 해산결의 등 해산 사유가 생기면 신탁된 공모금액 범위 내에서 공모주주의 투자 비율에 따라 투자자금을 반환하게 된다. 이때 경영진 및 스폰서(sponsor·SPAC 설립 시점 투자자)의 투자자금은 반환을 제한받게 함으로써 책임성을 부여하고 있다.<표 3 참조>
미국에선 2003년 이후 본격 성장
미국에서 탄생한 SPAC은 백지수표회사(Blank check companies·BCC)가 모태가 됐다. 1993년과 1994년 GKN securities corp.의 회장인 데이비드 뉴스바움(Nussbaum)팀이 13개의 BCC를 만들었는데 그중 12개의 회사가 기업인수·합병에 성공하면서 최초로 SPAC이 등장하였다.
미국에서 SPAC은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여 현재 IPO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9년 11월까지 총 162개의 SPAC이 IPO하였고 공모 발행 총액은 220억 달러에 달했다. IPO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2007년의 경우 IPO 시장에서 건수로는 33%, 금액으로는 24%를 점하고 있다.<표 4 참조>
SPAC은 미국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기록하여 2001년부터 32개 SPAC의 누적평균 수익률이 39%에 이르렀으며 헤지펀드들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SPAC은 스폰서에 특별한 자격을 두지 않고 누구나 가능하도록 했다. 통상 해당 산업의 전문가, M&A 전문가, 대체 자산운용자 등이 참여하지만 최근에는 명망 있는 운동선수나 정치인도 SPAC의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기 자본 1000억원 이상의 증권회사만 가능하도록 전문성이 강화되어 있다.
또한 미국 SPAC의 경영진은 주식과 워런트(warrant·일정 수의 보통주를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한)를 공모 가격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공식적인 보수가 없는 대신에 SPAC을 운영하는 경영진에 대한 성공보수의 개념이다. 만약 일정한 기간 내에 M&A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경영진은 투자금을 상실하게 된다. 경영진이 M&A 성공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SPAC 제도가 정착되고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성장성 있는 우량기업을 발굴하여 합병함으로써 합병기업의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 SPAC 자체의 투자만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최근 SPAC 투자자금의 모집과정에서부터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것은 일단 시장이 SPAC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폰서인 증권회사는 물론이고 SPAC 합병 대상 기업을 발굴하는 경영진의 능력, IPO 노하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1단계로는 이 명목회사를 기업공개(IPO)하여 M&A 자금을 마련하고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2단계로는 일정 기간(3년) 이내에 우량기업(상장 또는 비상장)을 합병하여 합병 대상 기업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장내 매각)하는 상품이다.<그림 1 참조>
SPAC은 미국에서 1990년대에 도입됐으나 본격적인 성장은 2003년부터 이뤄졌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을 제외하곤 규모와 건수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올해 들어 각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설립 움직임이 활발해져 현재 10개가 넘는 SPAC이 추진되고 있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난 3월 3일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마쳤다.
SPAC 자금은 운용할 수 없고 기업 인수 목적에만 써야
SPAC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공모(公募)한 자금의 대부분을 신탁기관(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합병 승인 전에는 인출을 못하도록 했다. 사모(私募)펀드인 PEF 등은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운용 과정에서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SPAC 자금은 오로지 기업인수 목적에만 쓰도록 돼 있다. 운용 리스크가 없는 것이다. 또한 합병도 투자자인 주주가 직접 결정하게 되어 있다. 주주가 합병회사가 미덥지 않으면 주식매수청구권(주주가 회사에 대해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 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 3년 이내에 최종적으로 합병에 실패하면 주주들의 지분율에 따라 예치금을 나누게 된다. 연간 이자가 2~3%만 붙는다고 하면 일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원금 손실은 거의 없는 셈이다.<표 1 참조>SPAC은 또 상장(上場) 법인이다. 일반 상장 법인과 마찬가지로 공시(公示) 및 감독 대상이다. 누구든 투명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장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주주들은 IPO 시점부터 합병 주총 이전에도 주식을 내다 팔 수가 있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IPO 시장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적기에 대규모 성장형 투자자금을 조달하면서 동시에 상장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새로운 금융시장 패러다임인 셈이다. 기업이 상장을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기업이 우회상장(비상장기업이 합병·주식교환·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상장기업 경영권을 인수해 사실상 상장 효과를 누리는 것)을 노릴 경우 ‘상장기업’(Shell)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점까지 감안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SPAC과의 합병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제도이다.<표 2 참조>
우리나라 SPAC 제도는 기업결합 방식을 합병으로 제한하고 있다. 합병을 하면 합병 주체(SPAC)는 소멸하고 합병 대상 기업의 지배주주가 새로 탄생한 합병 기업의 지배주주가 된다. 합병 기업의 사업내용도 합병 대상 기업의 사업내용 중심으로 재편하게 된다. SPAC 공모자금(주식납입자금)의 90% 이상은 납입일 다음날까지 증권금융회사에 예치토록 하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은 96%를 예치하였다.
SPAC의 합병대상은 내부 정보의 활용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막고 대상 기업의 선정 폭을 넓히기 위해 SPAC IPO 시 대상기업이 특정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SPAC의 합병 규모는 SPAC 예치자금의 80% 이상으로 하고 있다. 합병 시한은 SPAC IPO 후 36개월 이내에 마치도록 했다. 합병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상법 제434조: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로 이뤄진다. 한편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승인된 경우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보장되며, 만일 존속기간 내에 합병이 실패하거나 주총 해산결의 등 해산 사유가 생기면 신탁된 공모금액 범위 내에서 공모주주의 투자 비율에 따라 투자자금을 반환하게 된다. 이때 경영진 및 스폰서(sponsor·SPAC 설립 시점 투자자)의 투자자금은 반환을 제한받게 함으로써 책임성을 부여하고 있다.<표 3 참조>
미국에선 2003년 이후 본격 성장
미국에서 탄생한 SPAC은 백지수표회사(Blank check companies·BCC)가 모태가 됐다. 1993년과 1994년 GKN securities corp.의 회장인 데이비드 뉴스바움(Nussbaum)팀이 13개의 BCC를 만들었는데 그중 12개의 회사가 기업인수·합병에 성공하면서 최초로 SPAC이 등장하였다.
미국에서 SPAC은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여 현재 IPO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9년 11월까지 총 162개의 SPAC이 IPO하였고 공모 발행 총액은 220억 달러에 달했다. IPO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2007년의 경우 IPO 시장에서 건수로는 33%, 금액으로는 24%를 점하고 있다.<표 4 참조>
SPAC은 미국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기록하여 2001년부터 32개 SPAC의 누적평균 수익률이 39%에 이르렀으며 헤지펀드들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SPAC은 스폰서에 특별한 자격을 두지 않고 누구나 가능하도록 했다. 통상 해당 산업의 전문가, M&A 전문가, 대체 자산운용자 등이 참여하지만 최근에는 명망 있는 운동선수나 정치인도 SPAC의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기 자본 1000억원 이상의 증권회사만 가능하도록 전문성이 강화되어 있다.
또한 미국 SPAC의 경영진은 주식과 워런트(warrant·일정 수의 보통주를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한)를 공모 가격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공식적인 보수가 없는 대신에 SPAC을 운영하는 경영진에 대한 성공보수의 개념이다. 만약 일정한 기간 내에 M&A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경영진은 투자금을 상실하게 된다. 경영진이 M&A 성공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SPAC 제도가 정착되고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성장성 있는 우량기업을 발굴하여 합병함으로써 합병기업의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 SPAC 자체의 투자만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최근 SPAC 투자자금의 모집과정에서부터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것은 일단 시장이 SPAC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폰서인 증권회사는 물론이고 SPAC 합병 대상 기업을 발굴하는 경영진의 능력, IPO 노하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