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이로 인해
올해 전 세계 證市가 현 수준에서 20% 추가 하락할 것”
(누리엘 루비니 뉴욕大 교수)
文聖鎭 서울경제신문 베이징특파원
⊙ 1965년 서울 출생.
⊙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한양대 아태지역학대학원 지역학 석사,
同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박사과정 수료.
⊙ 現 서울경제신문 北京특파원.
올해 전 세계 證市가 현 수준에서 20% 추가 하락할 것”
(누리엘 루비니 뉴욕大 교수)
文聖鎭 서울경제신문 베이징특파원
⊙ 1965년 서울 출생.
⊙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한양대 아태지역학대학원 지역학 석사,
同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박사과정 수료.
⊙ 現 서울경제신문 北京특파원.
- 도시로 올라온 農民工(농촌출신 노동자)들이 쓰촨성 청두시의 한 인력시장 앞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경제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안정적이고 빠른 발전을 지속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1월 28일(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설을 통해 “중국은 大國(대국)의 책임감을 갖고 세계경제 위기에 대해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 총리의 이 발언은 중국경제가 올해 목표로 정한 국내총생산(GDP) 8% 성장을 달성함으로써 중국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담당함과 동시에 강대국의 위상을 과시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원 총리가 ‘8% 성장’을 호언장담하던 바로 그 날 국제금융기구(IMF)는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7%를 밑돌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내놓았다. 골드만삭스와 UBS(스위스 연방은행과 스위스 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스위스의 금융그룹) 등 주요 금융기관들도 대부분 중국경제가 올해 5~7%대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회안정에 필요한 매년 10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최소한 연간 8% 이상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전문가들이 보는 중국경제의 硬着陸(경착륙) 기준은 성장률 5% 선이다. 중국경제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면 대규모 실업사태로 인한 사회불안이 야기돼 경제가 경착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중국경제는 8%의 성장목표를 달성할까, 아니면 경착륙할까.
중국의 관료들과 경제학자들은 올해 중국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겪기는 하겠지만, 대대적인 경기부양 및 內需(내수)확대 정책에 힘입어 8%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같은 비관론자들은 “중국경제에 이미 경착륙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중국경제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6.8%로 前年(전년) 성장률 13%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경제의 급격한 하강은 미국發(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세계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이 새로운 위기의 진원지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1월 수출 19.7~23.7% 감소
유엔 개발정책분석국은 최근 ‘2009 세계경제 상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더욱 중국경제가 올해 ‘바오빠쩡저우’(保八爭九: 8%를 넘어 9%성장을 넘본다는 뜻)를 달성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될지, 새로운 위기의 블랙홀이 될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초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의 타오둥(陶冬)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작성한 연구보고서 하나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미국發(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연이은 실물경제 충격으로 중국의 2008년 4분기 GDP 성장률이 18년 만의 最低(최저) 수준인 5%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은 6.8%에 그쳐 2001년 4분기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나타냈다. 타오 이코노미스트의 예측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경제의 급강하 추세는 상당부분 적중했다.
중국경제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2007년 성장률 13%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4%포인트가 급락한 9%로 낮아졌다. 이는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급격한 추락이었다. 또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인 상하이(上海)의 지난해 성장률은 9.7%로 1992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이처럼 중국경제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인 ‘바오빠’(保八: 8% 성장률 유지) 달성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수출실적 악화와 디플레이션 공포가 중국경제를 경착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파괴력이 가장 큰 뇌관이다. 중국은 수출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수출기업에 대한 稅制(세제)혜택을 확대하고 위안화 절상 억제에 총력을 쏟고 있으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별로 없다.
지난해 말 2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낸 수출이 올해 1월에는 더욱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중국산업은행의 루정웨이(魯政委) 연구위원은 중국의 올해 1월 수출이 19.7~23.7% 감소하고, 수입은 36~38%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중국의 수출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여파로 한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UBS는 올해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각각 2%, 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 하락으로 ‘중국발 서브프라임’ 우려
對外(대외) 수요감소는 중국의 수출위축을 초래하고, 이는 중국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투자위축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면서 ‘제조업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12.9%로 2007년보다 5.6%포인트 낮아졌고, 1~11월 중국 제조업 이윤율은 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7%에 비해 31.8%포인트나 둔화됐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중국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예에서 보듯, 경제를 무기력 상태에 빠뜨릴 가능성이 커 공포의 대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1% 하락했으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2% 상승에 그쳐 디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을 키웠다.
중국의 물가하락세는 올해 들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 2월 10일 발표된 올해 1월 중국의 PPI와 CPI는 각각 3.3%와 1.0%로 두 달 연속 급격한 둔화세를 나타내면서 중국경제는 디플레이션의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집값 하락에 따른 ‘중국發(발) 서브프라임’ 사태도 중국경제를 경착륙시킬 수 있는 복병 가운데 하나다. 중국인들은 주택 구입시 집값의 50~70% 가량을 은행대출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파른 집값 하락은 은행권의 대규모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장리췬(張立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현재 중국 부동산시장은 주기적인 조정기에 진입해 집값 하락 및 주택 판매량 감소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5년 이상의 침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경제 침체로 全세계 株價 20% 추가 하락할 것”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해외 주요 경제분석기관들의 올해 중국경제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제네바의 세계경제포럼(WEF)은 1월 13일 <세계경제 리스크 2009>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6%나 그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중국경제 전반에 경착륙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1990년 이래 최저치인 6% 이하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IMF도 최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전망했을 때보다 1.8%포인트 하향 조정한 6.7%로 수정해 발표했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과 도이체방크는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을 각각 6.8%와 6%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도 각기 5.5%와 6.0%의 낮은 성장을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예상을 적중시켜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올해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이로 인해 올해 전세계 證市(증시)가 현 수준에서 20%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는 특히 중국경제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6.8%에 그치며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중국의 경기침체기 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점에서는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지난해 4분기 중국 GDP가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했지만,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면서 “아시아 등 전 세계 경제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가 경제성장의 벽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홍콩 루이푸(瑞富) 투자공사의 류하이잉(劉海影) CEO는 최근 중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이번 경제침체로 중국과 같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심각한 영향을 입게 될 것이며, 비관적일 경우 중국경제 성장률이 6%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그는 “2008년은 미국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2009년에는 중국을 주시해야 한다”면서 “지난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이슈였다면, 2009년에는 경제위기가 핵심이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학자들 가운데도 올해 중국경제의 8%성장 달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양루이룽(楊瑞龍) 인민대학 경제학원장은 얼마 전 칭화(淸華)대학에서 개최된 ‘중국경제상황 토론회’에서 “중국경제는 상반기에 계속 하강하다가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하반기 들어 반등하겠으나, 2010년 다시 하강해서 2011년에야 다시 상승기류를 타는 ‘W’형 발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중국측 관료·전문가 “8% 성장 가능”
그러나 중국 정부는 올해 8% 경제성장에 난관은 있지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 경제정책의 총사령관 격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다보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 중국경제 성장의 목표는 8%”라면서 “무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8% 성장’이 가능한 이유로 ▲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제한적이고 ▲대형 은행들을 비롯한 은행부문의 개혁을 통해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안정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달 12일 스위스 바젤에서 “8% 성장률은 관련된 정책 실행과 정책적 협조를 통해 그 정도 성장률을 달성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연간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의 목표를 8% 성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잡고,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해 재정지출 및 은행대출 확대, 감세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관변 연구소들도 올해 중국경제의 8% 성장을 낙관한다. 중국의 관변 연구소인 중국과학원은 올해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경제성장이 둔화되겠지만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3분기 이후가 되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3%로 전망했다. 중국과학원은 구체적으로 1차산업은 5%, 2차산업은 9.8%, 3차산업은 9.5%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중국 내 경제전문가들도 대부분이 올해 중국경제가 ‘V자형’ 성장곡선을 그리면서 조기에 불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왕퉁산(汪同三) 중국 사회과학원 계량경제·기술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 지방정부의 대다수가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목표를 9% 이상으로 잡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올해 정책목표인 ‘바오빠쩡저우(保八爭九)’가 무난하게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밍(王一鳴) 국가발전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중국경제의 성장속도가 하강하고는 있지만 전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중국경제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승리자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중국에 큰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학 교수는 “중국 기업들은 (세계 금융위기 와중에) 해외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다시 없는 好機(호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 기회를 통해 선진국의 첨단기술을 대거 들여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8% 달성 위해 先制的 경기부양
중국 정부는 ‘성장률 8%’ 달성을 위해 경기부양에 총력을 쏟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일 유럽 5개국 순방길의 마지막 방문국인 영국에서 <파이낸셜 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4조 위안(약 800조원)의 ‘중국판 뉴딜’ 외에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중국은 경기를 자극하고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모든 조치가 경기후퇴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1월 5일 상무회의를 열어 재정정책의 방향을 ‘온건’에서 ‘적극’으로 전환하고, 통화정책은 ‘총체적 긴축’에서 ‘적절한 완화(適度寬松)’로 전환함으로써 高(고)강도 경기부양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중국 정부는 이후 나흘 뒤인 11월 9일 ‘경기부양을 위해 2010년까지 4조 위안의 재정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후속적인 경기부양책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내수확대 4대 조치(11월 12일) ▲4조 위안의 투자 세부계획 발표(11월 14일) ▲경공업발전 6개 조치 발표(11월 19일) ▲경제발전 촉진을 위한 9대 금융조치(12월 3일) ▲2009년 총통화(M₂) 증가율 목표 17%로 설정(12월 13일) ▲자동차, 철강산업 진흥계획 발표(2009년 1월 14일) 등의 경기부양책들이 그것들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핵심산업 육성에서부터 低(저)소득층 민심 수습, 수출관련 산업 세금감면, 부동산 부양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쳐 있다.
중국 국무원은 춘제(春節·설날) 연휴 직전인 1월 20일부터 세금감면과 보조금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동차·철강산업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배기량 1600㏄ 미만의 소형 자동차 취득세가 현행 10%에서 5%로 줄어들고, 중고차 소유자가 연비효율이 높은 新車(신차)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 받게 된다. 또 철강업체들에 대해서는 신규 철강생산 확장을 불허하는 등 철강생산을 엄격히 통제하는 반면, 수출에는 유연한 조세정책을 적용해 해외시장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세계경제 동반침체로 위기에 몰린 수출업체를 살리기 위한 세금감면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새해 첫날부터 수출산업의 부양을 위해 공업용 로봇 등 하이테크 기술을 사용하는 553개 수출품목에 대해 수출부가세 환급률을 최고 17%까지 높였다. 중국의 수출세 환급률 상향은 지난 12월 1일부터 3770개 제품에 대해 환급비율을 높인 것을 비롯해 지난해 이후 네 번째다.
중국 정부는 또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해 말 ‘1가구 2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양도세를 크게 낮추는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를 전후로 9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을 저소득층에게 쿠폰으로 지급하는 등 ‘民心(민심) 잡기’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2월부터는 컬러TV와 냉장고, 세탁기, 휴대전화 등 4대 가전을 사는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家電下鄕(가전하향)’ 정책을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中 경제 7% 수준으로 하락 時 한국 성장률 0.8% 낮아져
중국경제의 경착륙 여부는 한국경제에 관건적인 문제다. 흔히들 “중국이 재채기하면 한국은 독감이 걸린다”고 하는데,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對(대)중국 수출비중은 21.6%에 달하며, 여기에 對(대)홍콩 수출비중을 더하면 26%로 對美(대미)·對(대)유럽연합(EU) 수출비중을 더한 23.8%를 웃돌 정도로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중국의 GDP가 1% 둔화될 경우 한국의 對중국 수출물량이 약 2.7% 감소하고, 내년 중국경제가 7%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국내 성장률이 0.8%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경제도 중국경제와 운명적으로 결합돼 있다. 지난 1993년 이후 중국 수출품 가운데 20% 안팎이 미국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2007년의 경우 중국의 對美(대미) 무역흑자는 2560억 달러를 기록, 누적흑자가 1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중국은 6819억 달러의 美(미) 國債(국채)를 보유해 2위 국가인 일본의 5771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며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니알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와 모리츠 슐라리크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가 중국(China)과 미국(America)을 합성해 만든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新造語(신조어)를 통해 지적했듯이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을 대규모로 사 주는 미국 덕분에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려올 수 있었다. 미국인들은 수출로 번 달러를 미 국채에 투자하는 중국 덕분에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 풍요로운 소비생활을 향유할 수 있었다.
이상의 정황으로 볼 때 올해 중국경제가 경착륙한다면 우리 경제는 수출품 판로가 닫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고, 미국경제는 자금조달 길이 막혀 경제위기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미국경제에는 ‘중국 변수’들이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對中(대중)수출은 지난해 3~7월 30%선의 증가율을 기록하던 수준에서 세계 금융위기 이후인 11월에는 무려 32.9%로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렸다. 이 같은 결과는 중국의 대외교역 감소가 우리의 대중수출 감소로 직결돼 나타난 것으로, 특히 반도체(-46.3%)와 석유제품(-49.4%), 자동차부품(-49.9%)의 수출실적 악화가 심각했다.
미국은 중국의 미 국채 매입량 축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290억 달러의 미 국채를 사들여, 매입 증가량을 전월의 659억 달러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의 올해 미 국채 매입계획과 관련해 “외환보유액을 국내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으며, 또 달러화 가치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수호천사’인가, ‘저승사자’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경제의 급격한 하강은 이미 시작됐고, 이로 인한 ‘중국발 위기’는 우리에게 이미 현실이 됐다. 그리고 중국경제가 올해 경착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올해 8% 경제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내부적으로는 대규모 실업대란으로 인한 사회불안을 잠재우고 밖으로는 세계경제를 위기에서 건져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는 한 가닥 희망이다.
올해 중국경제는 그들의 계획대로 8% 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세계경제의 ‘수호천사’가 될까, 아니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며 미국에 이어 또 하나의 ‘저승사자’가 될까.
지금으로선 누구도 그 결과를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이 올해 8%의 성장률을 달성해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재정투자와 내수부양책이 적기에 효과를 발휘하고, 중국의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소비수요가 어느 정도 활력을 회복해 줘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모든 것이 이렇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1월 28일(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설을 통해 “중국은 大國(대국)의 책임감을 갖고 세계경제 위기에 대해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 총리의 이 발언은 중국경제가 올해 목표로 정한 국내총생산(GDP) 8% 성장을 달성함으로써 중국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담당함과 동시에 강대국의 위상을 과시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원 총리가 ‘8% 성장’을 호언장담하던 바로 그 날 국제금융기구(IMF)는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7%를 밑돌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내놓았다. 골드만삭스와 UBS(스위스 연방은행과 스위스 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스위스의 금융그룹) 등 주요 금융기관들도 대부분 중국경제가 올해 5~7%대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회안정에 필요한 매년 10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최소한 연간 8% 이상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전문가들이 보는 중국경제의 硬着陸(경착륙) 기준은 성장률 5% 선이다. 중국경제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면 대규모 실업사태로 인한 사회불안이 야기돼 경제가 경착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중국경제는 8%의 성장목표를 달성할까, 아니면 경착륙할까.
중국의 관료들과 경제학자들은 올해 중국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겪기는 하겠지만, 대대적인 경기부양 및 內需(내수)확대 정책에 힘입어 8%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같은 비관론자들은 “중국경제에 이미 경착륙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중국경제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6.8%로 前年(전년) 성장률 13%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경제의 급격한 하강은 미국發(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세계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이 새로운 위기의 진원지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1월 수출 19.7~23.7% 감소
유엔 개발정책분석국은 최근 ‘2009 세계경제 상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더욱 중국경제가 올해 ‘바오빠쩡저우’(保八爭九: 8%를 넘어 9%성장을 넘본다는 뜻)를 달성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될지, 새로운 위기의 블랙홀이 될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초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의 타오둥(陶冬) 아시아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작성한 연구보고서 하나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미국發(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연이은 실물경제 충격으로 중국의 2008년 4분기 GDP 성장률이 18년 만의 最低(최저) 수준인 5%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은 6.8%에 그쳐 2001년 4분기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나타냈다. 타오 이코노미스트의 예측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경제의 급강하 추세는 상당부분 적중했다.
중국경제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2007년 성장률 13%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4%포인트가 급락한 9%로 낮아졌다. 이는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급격한 추락이었다. 또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인 상하이(上海)의 지난해 성장률은 9.7%로 1992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이처럼 중국경제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인 ‘바오빠’(保八: 8% 성장률 유지) 달성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수출실적 악화와 디플레이션 공포가 중국경제를 경착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파괴력이 가장 큰 뇌관이다. 중국은 수출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수출기업에 대한 稅制(세제)혜택을 확대하고 위안화 절상 억제에 총력을 쏟고 있으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별로 없다.
지난해 말 2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낸 수출이 올해 1월에는 더욱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중국산업은행의 루정웨이(魯政委) 연구위원은 중국의 올해 1월 수출이 19.7~23.7% 감소하고, 수입은 36~38%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중국의 수출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여파로 한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UBS는 올해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각각 2%, 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 하락으로 ‘중국발 서브프라임’ 우려
對外(대외) 수요감소는 중국의 수출위축을 초래하고, 이는 중국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투자위축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면서 ‘제조업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12.9%로 2007년보다 5.6%포인트 낮아졌고, 1~11월 중국 제조업 이윤율은 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7%에 비해 31.8%포인트나 둔화됐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중국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예에서 보듯, 경제를 무기력 상태에 빠뜨릴 가능성이 커 공포의 대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1% 하락했으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2% 상승에 그쳐 디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을 키웠다.
중국의 물가하락세는 올해 들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 2월 10일 발표된 올해 1월 중국의 PPI와 CPI는 각각 3.3%와 1.0%로 두 달 연속 급격한 둔화세를 나타내면서 중국경제는 디플레이션의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집값 하락에 따른 ‘중국發(발) 서브프라임’ 사태도 중국경제를 경착륙시킬 수 있는 복병 가운데 하나다. 중국인들은 주택 구입시 집값의 50~70% 가량을 은행대출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파른 집값 하락은 은행권의 대규모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장리췬(張立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현재 중국 부동산시장은 주기적인 조정기에 진입해 집값 하락 및 주택 판매량 감소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5년 이상의 침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경제 침체로 全세계 株價 20% 추가 하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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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광둥성 둥관市의 카이다 장난감공장에서 해고된 실직자들이 경찰차를 부수며 난동을 벌였다. |
IMF도 최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전망했을 때보다 1.8%포인트 하향 조정한 6.7%로 수정해 발표했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과 도이체방크는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을 각각 6.8%와 6%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도 각기 5.5%와 6.0%의 낮은 성장을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예상을 적중시켜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올해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이로 인해 올해 전세계 證市(증시)가 현 수준에서 20%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는 특히 중국경제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6.8%에 그치며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중국의 경기침체기 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점에서는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지난해 4분기 중국 GDP가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했지만,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면서 “아시아 등 전 세계 경제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가 경제성장의 벽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홍콩 루이푸(瑞富) 투자공사의 류하이잉(劉海影) CEO는 최근 중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이번 경제침체로 중국과 같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심각한 영향을 입게 될 것이며, 비관적일 경우 중국경제 성장률이 6%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그는 “2008년은 미국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2009년에는 중국을 주시해야 한다”면서 “지난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이슈였다면, 2009년에는 경제위기가 핵심이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학자들 가운데도 올해 중국경제의 8%성장 달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양루이룽(楊瑞龍) 인민대학 경제학원장은 얼마 전 칭화(淸華)대학에서 개최된 ‘중국경제상황 토론회’에서 “중국경제는 상반기에 계속 하강하다가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하반기 들어 반등하겠으나, 2010년 다시 하강해서 2011년에야 다시 상승기류를 타는 ‘W’형 발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중국측 관료·전문가 “8% 성장 가능”
그러나 중국 정부는 올해 8% 경제성장에 난관은 있지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 경제정책의 총사령관 격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다보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 중국경제 성장의 목표는 8%”라면서 “무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8% 성장’이 가능한 이유로 ▲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제한적이고 ▲대형 은행들을 비롯한 은행부문의 개혁을 통해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안정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달 12일 스위스 바젤에서 “8% 성장률은 관련된 정책 실행과 정책적 협조를 통해 그 정도 성장률을 달성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연간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의 목표를 8% 성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잡고,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해 재정지출 및 은행대출 확대, 감세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관변 연구소들도 올해 중국경제의 8% 성장을 낙관한다. 중국의 관변 연구소인 중국과학원은 올해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경제성장이 둔화되겠지만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3분기 이후가 되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3%로 전망했다. 중국과학원은 구체적으로 1차산업은 5%, 2차산업은 9.8%, 3차산업은 9.5%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중국 내 경제전문가들도 대부분이 올해 중국경제가 ‘V자형’ 성장곡선을 그리면서 조기에 불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왕퉁산(汪同三) 중국 사회과학원 계량경제·기술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 지방정부의 대다수가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목표를 9% 이상으로 잡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올해 정책목표인 ‘바오빠쩡저우(保八爭九)’가 무난하게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밍(王一鳴) 국가발전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중국경제의 성장속도가 하강하고는 있지만 전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중국경제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승리자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중국에 큰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학 교수는 “중국 기업들은 (세계 금융위기 와중에) 해외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다시 없는 好機(호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 기회를 통해 선진국의 첨단기술을 대거 들여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8% 달성 위해 先制的 경기부양
중국 정부는 ‘성장률 8%’ 달성을 위해 경기부양에 총력을 쏟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일 유럽 5개국 순방길의 마지막 방문국인 영국에서 <파이낸셜 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4조 위안(약 800조원)의 ‘중국판 뉴딜’ 외에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중국은 경기를 자극하고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모든 조치가 경기후퇴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1월 5일 상무회의를 열어 재정정책의 방향을 ‘온건’에서 ‘적극’으로 전환하고, 통화정책은 ‘총체적 긴축’에서 ‘적절한 완화(適度寬松)’로 전환함으로써 高(고)강도 경기부양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중국 정부는 이후 나흘 뒤인 11월 9일 ‘경기부양을 위해 2010년까지 4조 위안의 재정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후속적인 경기부양책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내수확대 4대 조치(11월 12일) ▲4조 위안의 투자 세부계획 발표(11월 14일) ▲경공업발전 6개 조치 발표(11월 19일) ▲경제발전 촉진을 위한 9대 금융조치(12월 3일) ▲2009년 총통화(M₂) 증가율 목표 17%로 설정(12월 13일) ▲자동차, 철강산업 진흥계획 발표(2009년 1월 14일) 등의 경기부양책들이 그것들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핵심산업 육성에서부터 低(저)소득층 민심 수습, 수출관련 산업 세금감면, 부동산 부양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쳐 있다.
중국 국무원은 춘제(春節·설날) 연휴 직전인 1월 20일부터 세금감면과 보조금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동차·철강산업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배기량 1600㏄ 미만의 소형 자동차 취득세가 현행 10%에서 5%로 줄어들고, 중고차 소유자가 연비효율이 높은 新車(신차)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 받게 된다. 또 철강업체들에 대해서는 신규 철강생산 확장을 불허하는 등 철강생산을 엄격히 통제하는 반면, 수출에는 유연한 조세정책을 적용해 해외시장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세계경제 동반침체로 위기에 몰린 수출업체를 살리기 위한 세금감면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새해 첫날부터 수출산업의 부양을 위해 공업용 로봇 등 하이테크 기술을 사용하는 553개 수출품목에 대해 수출부가세 환급률을 최고 17%까지 높였다. 중국의 수출세 환급률 상향은 지난 12월 1일부터 3770개 제품에 대해 환급비율을 높인 것을 비롯해 지난해 이후 네 번째다.
중국 정부는 또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해 말 ‘1가구 2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양도세를 크게 낮추는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를 전후로 9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을 저소득층에게 쿠폰으로 지급하는 등 ‘民心(민심) 잡기’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2월부터는 컬러TV와 냉장고, 세탁기, 휴대전화 등 4대 가전을 사는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家電下鄕(가전하향)’ 정책을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中 경제 7% 수준으로 하락 時 한국 성장률 0.8%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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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 경제전망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중국의 GDP가 1% 둔화될 경우 한국의 對중국 수출물량이 약 2.7% 감소하고, 내년 중국경제가 7%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국내 성장률이 0.8%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경제도 중국경제와 운명적으로 결합돼 있다. 지난 1993년 이후 중국 수출품 가운데 20% 안팎이 미국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2007년의 경우 중국의 對美(대미) 무역흑자는 2560억 달러를 기록, 누적흑자가 1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중국은 6819억 달러의 美(미) 國債(국채)를 보유해 2위 국가인 일본의 5771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며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니알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와 모리츠 슐라리크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가 중국(China)과 미국(America)을 합성해 만든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新造語(신조어)를 통해 지적했듯이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을 대규모로 사 주는 미국 덕분에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려올 수 있었다. 미국인들은 수출로 번 달러를 미 국채에 투자하는 중국 덕분에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 풍요로운 소비생활을 향유할 수 있었다.
이상의 정황으로 볼 때 올해 중국경제가 경착륙한다면 우리 경제는 수출품 판로가 닫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고, 미국경제는 자금조달 길이 막혀 경제위기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미국경제에는 ‘중국 변수’들이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對中(대중)수출은 지난해 3~7월 30%선의 증가율을 기록하던 수준에서 세계 금융위기 이후인 11월에는 무려 32.9%로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렸다. 이 같은 결과는 중국의 대외교역 감소가 우리의 대중수출 감소로 직결돼 나타난 것으로, 특히 반도체(-46.3%)와 석유제품(-49.4%), 자동차부품(-49.9%)의 수출실적 악화가 심각했다.
미국은 중국의 미 국채 매입량 축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290억 달러의 미 국채를 사들여, 매입 증가량을 전월의 659억 달러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의 올해 미 국채 매입계획과 관련해 “외환보유액을 국내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으며, 또 달러화 가치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수호천사’인가, ‘저승사자’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경제의 급격한 하강은 이미 시작됐고, 이로 인한 ‘중국발 위기’는 우리에게 이미 현실이 됐다. 그리고 중국경제가 올해 경착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올해 8% 경제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내부적으로는 대규모 실업대란으로 인한 사회불안을 잠재우고 밖으로는 세계경제를 위기에서 건져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는 한 가닥 희망이다.
올해 중국경제는 그들의 계획대로 8% 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세계경제의 ‘수호천사’가 될까, 아니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며 미국에 이어 또 하나의 ‘저승사자’가 될까.
지금으로선 누구도 그 결과를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이 올해 8%의 성장률을 달성해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재정투자와 내수부양책이 적기에 효과를 발휘하고, 중국의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소비수요가 어느 정도 활력을 회복해 줘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모든 것이 이렇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