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장 르포

탄핵 가결되던 날, 광화문과 여의도 풍경

광화문 집회 현장엔 ‘샤이 보수’, 20대 남성들 눈에 띄어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글 :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yamkoki@chosun.com
글 :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여의도 국회 앞, “여기가 국민 콘서트 아닌가요. 너무 신나요”(고등학생 A씨)
⊙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거라고 믿어요”(시민 B씨)
⊙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분노와 욕설 뒤섞인 광화문
⊙ 여전히 전광훈 목사에 의존적인 보수 우파 집회
광화문 탄핵 반대 현장(왼쪽)과 여의도 탄핵 찬성 집회 현장의 모습이다. 사진=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
  민심(民心)은 광화문에 있는가, 여의도에 있는가. 2024년 12월 14일, 대한민국은 또다시 양쪽으로 나뉘었다.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는 주최측 추산 각각 100만 명과 200만 명이 모였다. 두 현장을 돌아봤다.
 
 
  다시 광화문에 선 보수
 
  ○…국회의 탄핵안 표결 전, 보수 단체들이 집회가 예정된 광화문 현장으로 가는 길. 시청역에 내리니 역사 안에 기다란 줄이 늘어서 있는 게 보인다. 남성과 여성 두 줄로 나뉘어 있다. 언뜻 봐도 각 줄이 100여 명 가까이 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줄 끝을 눈으로 좇아보니 화장실 입구. 적지 않은 인파가 와 있겠구나.
 
  출구를 나서기 전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둘렀거나 군복을 입은 어르신들, 땅 위에서 들려오는 귀를 때리는 북소리……. 어쩐지 익숙하다. 데자뷔 같다. 그러고 보니 2016년 겨울과 2017년 봄 광화문의 주말도 온통 태극기 집회였다.
 
  지상으로 올라서 찬바람이 뺨을 스친다. 왜 하필 추운 계절, 이 추위에 이들이 거리에 서야 했을까. 거리를 가득 메운 집회 참가자들을 보며, 대상을 특정할 수 없는 원망이 솟아났다. 참가자들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년층들은 앞으로도 몇 시간을, 아니 몇 달간을 이곳에서 떨어야 할지 모른다.
 
  광화문 집회를 둘러본 후 여의도로 이동해 이곳 집회에 참석한 이들을 만났다. 두 곳의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광화문은 집회, 여의도는 축제
 
  ○…첫째, 광화문은 ‘집회’였고, 여의도는 ‘축제’였다. 거칠게 말해 ‘수비’와 ‘공격’이라 할 수 있는 양 진영의 입장 차이 탓도 클 게다. 보수 우파 집회만 보자면 여전히 전광훈 목사의 지분이 매우 컸다. 전 목사가 없었다면 이 정도 대규모 집회가 가능하기나 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지난 8년간 보수 우파 시민사회엔 변화가 있긴 했을까? 어떤 성장 같은 걸 하긴 했을까?
 
  “이제 우리는 광화문에서 계엄 혁명을 완성했습니다!”
 

  전광훈 목사가 서울역 방향으로 끝없이 이어진 참가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서울시의회 앞 보도에서 시위 행렬을 지켜보고 있는 50대 여성에게 다가갔다. 언제 왔는지 묻자, 낮 1시에 도착했단다. 자세히 보니 눈가가 벌써 빨갛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내내 울었어요.”
 
  여의도 국회 앞, 캐럴송이 울려 퍼진다. 물론 가사를 바꾼 시위 노래다. “한번 와보니 너무 재밌어서 또 왔어요.” 서울 서초구에서 왔다는 20대 여성이 말했다. 손에는 응원봉을 들고 있다. 하루 전 12월 13일 집회에서는 가수 이승환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아이 데리고 집회 참여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는 유아, 어린이들도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 사진=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
  ○…외신 기자들은 두 현장을 어떻게 봤을까? 강형원 기자는 “여의도 집회에 아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 게 제일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강 기자는 미국 LA타임스, AP통신, 로이터통신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퓰리처상을 2번 수상했다. 그의 말이다.
 
  “초등학생을 데리고 온 이들도 많았고, 갓난아기를 안고 업고 나온 부모들도 많이 보였어요. 시위 참여를 문화 체험으로 여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시위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지 않습니다. 한국적 민주주의의 현장을 본 느낌이에요.”
 
  그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에도 서울에 머물며 현장을 취재했다. 그때와 무엇이 달라 보이는지 물었다.
 
  “1987년엔 마치 민중들이 고지를 탈환하는 전쟁에 임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심각한 분위기였지요. 지금 여의도 집회는 축제 분위기입니다.”
 
 
  ‘한동훈 몰아내자’보다 ‘대한민국 지키자’에 더 호응
 
  ○…둘째, 광화문 민심은 ‘이재명 저지’, 여의도는 ‘계엄 공포’였다.
 
  광화문 프레스센터 부근. 패딩 점퍼에 모자로 무장한 중년 여성 두 명과 눈이 마주쳤다. 어디에서 왔냐고 묻자 인천 검단이란다. 갑자기 인상을 쓰더니 말한다. “이재명 지역구 옆동네인 거죠. 저희는 지난주에도 집회에 나왔어요.”
 
  “한동훈에게 경고한다. 대한민국을 떠나라!” 사회를 맡은 손상대(유튜버) 대표가 소리쳤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50대 남성은 “부정선거 때문에 광화문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 탄핵에 서명도 하고 시위에도 나갔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실을 밝혀줄 거라 기대했어요.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반민주, 반인권적인 북한 체제에 너무나 협력적이어서 환멸이 일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 사회가 윤 대통령이 말했듯 ‘절체절명의 위기 상태’에 처해 있다고 믿어요. 특히 부정선거 의혹이 이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 생각해요.”
 
  기자가 지켜보니 참가자들은 ‘한동훈을 몰아내자’ ‘대통령을 지키자’는 구호보다는 ‘대한민국을 지키자’는 구호에 더 크게 반응했다. 전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홍수환씨가 무대에 올랐다.
 
  “저는 정치는 잘 모릅니다. 다만 내 자손들에게 빨갱이(의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가 복싱 글러브를 낀 오른손을 휘두르자 참가자들이 함성으로 호응한다.
 
  부정선거 주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전광판에 부정선거 의혹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한참을 나온다. 윤 대통령 역시 계엄의 이유로 부정선거 의혹을 들었다.
 
 
  연설하고 태극기 흔들고… ‘올드’한 집회 문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탄핵반대 주사파 척결’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광화문 현장에서 만난 김은혜(57)씨가 기자에게 울분을 토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국회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방식으로 탄핵소추를 남발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선택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2025년도 예산 증원 등으로 나라를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하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더 이상 나라에 패악을 끼치지 말아달라. 일반 국민은 죄가 있으면 재판에 출석하고 죗값을 치르는데, 불출석으로 일관하면서 마치 국민을 위하는 척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이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청소년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대학입시 준비생 이지은(19)씨는 “민주당이 야당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예산 삭감을 진행해서 화가 나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탄핵 반대 이유를 밝혔다. ‘(대부분의) 젊은 여성들은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 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젊은 여성들은) 계엄령을 내린 것에만 집착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이 임기를 끝까지 마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강한 신념을 드러냈다.
 
  이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젊은 층이 참여하기에는 집회가 너무 ‘올드(old)’하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첫 번째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1주일 전에도 취재차 여의도 집회에 참석했었다. 그곳에서는 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 같은 노래를 개사해 윤 대통령 탄핵과 연결지어 떼창을 유도하거나, ‘최애(가장 사랑함)’ 멤버가 있는 아이돌 응원봉을 가지고 와 음악에 맞춰 흔들었다.
 
  그러나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는 대체로 엄숙하고 무거웠다. 집회 참석 연령대가 높은 것은 젊은층을 이끌 만한 ‘재미’와 ‘문화’가 없는 것도 한몫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先결제로 여의도 집회 응원
 
  ○…세 번째, 광화문엔 20대 남성이, 여의도엔 20대 여성이 많이 보였다. 광화문 집회 현장엔 중장년층이 대다수인 것 같지만, 현장에서 자세히 보면 20~30대 남성들이 꽤 많이 보였다. 길가에서 머뭇거리는 한 남성에게 “집회에 온 거냐” 물었더니 맞단다. “문재인과 이재명이 싫어서 왔어요.” 태극기와 성조기를 가방에 꽂은 이도 있다. 이들을 ‘샤이 보수’에서 ‘건전한 보수 우파’로 어떻게 이끌지에 보수의 미래가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의도 현장에는 담요를 둘러쓰고 응원봉을 든 여성들이 많이 보였다. 이날 여의도 집회 주변 카페에는 여성만 받아 갈 수 있는 조건으로 커피를 선결제해 놓은 이들이 많았다. 여성 가수들도 ‘선결제’로 집회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가수 아이유와 뉴진스, 소녀시대 출신 유리는 여의도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먹을거리와 핫팩 등을 제공했다.
 
  오후 4시 6분,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국회 본회의가 시작됐다. 사회자 우원식 국회의장과, 소추안을 발의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의 발언이 이어진다. 광화문의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본회의장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줄을 서서 투표함을 지나간다. 그리고 개표. 체감온도 -3도였던 광화문의 온도가 갑자기 3도 이상 내려갔다.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추워졌다.
 
 
  계엄 공포 때문에 여의도로
 
  ○…다시 여의도 집회 현장. 서울 양천구에서 온 50대 여성은 “민주당을 지지하진 않지만 계엄 때문에 나왔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국민들을 상대로 계엄 한 거예요. 총으로 무장한 군인을 내보냈잖아요. 제 아들이 이제 군대에 갈 나이인데, 가서 어떤 일을 겪을지 너무 무서워요. 대통령이 사리 구별을 제대로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대통령과 여당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잖아요. 그래서 사람 수라도 채워주려고 나왔어요.”
 
  강형원 기자 역시 여의도 관중들에서 ‘계엄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계엄사태를 겪으며 느낀 공포를 집회를 통해 치유하려는 것 같아 보였어요.”
 

  꼭 현장에 나가야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유튜브로 현장을 지켜본 이들도 많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60대 남성은 유튜브로 여의도 집회를 지켜봤다. 그 역시 민주당을 지지하진 않지만 탄핵에는 찬성한다.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결하는 건 대통령이 직무에서 손을 떼게 하는 거잖아요. 헌법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첫 번째 절차인 겁니다. 재판으로 치면 소장(訴狀) 제출 같은 거죠.”
 
 
  “기자님 오늘은 꼭 탄핵 됐으면 좋겠어요!”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20대 여성들. 사진=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30분 앞두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 여고생 무리가 기자에게 외쳤다. 거리에는 응원봉을 든 학생들을 비롯해 핫팩을 나누는 자원봉사자들, 함께 셀카를 찍는 연인들,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 등 수많은 국민들이 ‘윤석열 탄핵’을 목청껏 외치고 있었다. 탄핵소추안 가결 전후 30분, 국민들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탄핵소추안 가결 전, 국회의사당 주변은 최신 K팝과 함께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후렴구가 어우러져 하나의 ‘페스티벌’ 같은 느낌이었다. 4차선 도로가 비좁다고 느껴질 정도의 인파임에도 시위 참여자들은 통행로를 막지 않고 “계속 이동해 주세요”를 연달아 외치며 질서정연한 시위 분위기를 유지했다.
 
  ○…유난히 기자의 눈에 띈 학생들은 제각각 다른 응원봉을 들고 응원하는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각각 ‘엑소’ ‘세븐틴’ ‘방탄소년단(BTS)’의 응원봉을 들고 우렁차게 탄핵을 외치고 있었다. 학생들은 “여기서 스트레스 풀고 다시 공부하러 가겠다”고 했다 그중 학생 A(17)씨는 “여기가 국민 콘서트”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또 “정치는 잘 모르지만 이번 비상계엄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가족 단위 참여자들도 많았다. 어린 자녀를 목마 태워 돌아다니는 가족도 있었다. 아이 어머니는 연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이가 아주 어려 보여 함께 나온 이유를 묻자 아버지 B(45)씨는 “아들이 이제 막 3살이다. 아이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사진으로 남기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며 “우리 아이는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위에 나왔다”라고 답했다. 피켓을 든 아이도 신난 듯 기자에게 손을 흔들었다.
 
 
  “보수 자체를 죽인 X”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영등포역 주변에서 어르신 3명이 탄핵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기자가 슬쩍 말을 걸자 C(73)씨는 처음엔 욕설을 하며 경계하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그는 “박 대통령 때도 탄핵되고 정권 넘어갔는데 또 되풀이됐다”며 분노했다. 또 윤 대통령을 두고 “보수 자체를 죽인 ×”이라며 “저 자리(대통령)가 어떤지 모르고 막무가내로 고집부리다 다 죽었다”며 열변을 토했다. 또 “윤석열이 검찰총장 시절 남자답다고 생각해 지난 대선 때 뽑았는데, 내가 틀렸다”고 했다. 옆에 있던 한 시민은 “이제 다 끝났으니 감옥 갈 준비나 해야지……. 잘못 뽑은 게 죄”라고 작게 읊조리기도 했다.
 
  지하철 역사 내에는 ‘윤석열 탄핵’ 피켓을 든 수많은 인파가 있었다. 지하철이 수차례 지나가고 나서야 기자도 겨우 탈 수 있었지만 함께 탄 주변 시민들의 표정에선 피로감보다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시위 나오길 잘했다” “아직도 노래가 귀에 울려” “행복하다”는 말들이 들렸다. 탄핵안 가결 순간을 찍은 영상을 반복해 보는 시민들도 있다. 기자도 주변 시민들의 신발도 흙먼지투성이였다.
 
 
  탄핵 가결 순간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다.
  ○…시계를 되돌려 오후 5시 1분 광화문. 휴대전화 속보 알람이 울린다. ‘탄핵 가결.’ 전광훈 목사가 외친다. “국민의힘 정당을 해체하라! 반드시 대통령을 지켜낼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라도 광화문 집회에 나오세요.” 내심 예상들을 하고 있어서였을까, 전광판을 지켜보는 이들 사이에 적막이 흐른다. 말을 꺼내는 이가 없다. 비통함이 공기중에 떠다닌다.
 
  광화문 거리엔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날 일몰 시각은 5시 15분이었다. 참가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60대쯤으로 보이는 여성이 손이 얼 듯한 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집회 참가자들이 앉았던 의자를 정리한다. 장갑도 끼지 않은 손이다. 그 모습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왜 대한민국이 이렇게 되었을까.
 
  반면 여의도 집회 현장은 탄핵안이 가결되자 한순간에 축하 파티장으로 바뀌었다. 휘영청 밝은 등 아래 기쁨에 찬 구호가 오래 이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은 얼굴에 발그레 미소를 띠고 있다. 재미있는 영화라도 본 듯한 표정이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열창하거나 폭죽을 터트리기도 하는 등 열광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윤석열 이 ××× 이제 죽어라” 등 험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국회에서 40분 걸려 영등포역까지
 
  40분 걸려 영등포역까지 걸어갔다. 시민들과 함께 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대부분은 응원봉을 흔들며 탄핵 가결을 자축하거나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경찰도 경광봉을 흔들며 “고생하셨습니다. 안전하게 귀가하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도 “감사합니다”로 화답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이들 모두 자신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여의도 집회의 동력은 역설적으로 윤석열, 광화문 집회의 동력은 이재명이었다. 민심은 광화문에도, 여의도에도, 온라인에도 있다. 진부하지만 결국 그걸 읽어내는 게 한국 정치의 과제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