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특별대담

위기의 한국 보수, 활로가 있나

정통보수 조갑제와 혁신보수 이준석, 보수의 앞날을 이야기하다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정리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팩트 기반 없는 음모론에 휘둘리는 윤석열은 ‘가짜 보수’”(조갑제)
“관료주의에 빠진 한국 보수, 종북 운동권만큼 위험한 정치검찰 탄생시켰다”(이준석)


⊙ “보수, ‘안티 이재명’ 어젠다로 선거 치르겠다는 생각 버려야”(李)
⊙ “망상에 빠진 尹, 가장 고급 정보를 보고받는 대통령이 가장 저질 음모론에 빠져 병력 동원”(趙)
⊙ “민주당이 엘리트화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토호(土豪)화”(李)
⊙ 현재 보수의 핵심 문제점은 관료주의… “보수 내부 관료주의 심화되면서 작금의 사태 도래”(李) “보수라면 관료주의를 주적(主敵)으로 삼아야”(趙)
⊙ 안보관엔 이견… “보수의 主敵 중심 안보관 재조정해야”(李) vs “한국 보수에 反共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필요한 이념”(趙)
⊙ 이준석, 3월 31일부터 大選 출마 가능… “과거 40대 기수론은 민주화, 新40대 기수론은 국제사회 변화에 맞춘 생존전략”(李)
사진=조준우
  12·3 비상계엄 선포와 12·14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한국 보수는 크나큰 위기에 빠졌다. 위기의 한국 보수에 활로는 있을까. 《월간조선》이 야당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후 긴급하게 마련한 ‘정통보수’ 조갑제(趙甲濟) 前 월간조선 편집장(조갑제닷컴 대표)과 ‘혁신보수’ 이준석(李俊錫) 개혁신당 의원의 대담은 서울 광화문 조갑제닷컴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대담 일시는 탄핵소추안 의결을 이틀 앞둔 2024년 12월 12일 오전 10시. 때맞춰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29분짜리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 변란이 일어난 지 45주년이 되는 날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했어요. 사실상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담화라고 봐야겠죠. 자신을 폭로하면서 끝을 내는 분위기입니다.
 
  저도 (담화를) 들으면서 왔는데요. 계엄 후 열흘간 어떤 고민을 했는지 흔적이 보였습니다. ‘변명’과 ‘아집’, 두 단어로 표현하겠습니다. 제가 그동안 윤 대통령을 돈키호테, 벌거숭이 임금님, 엄석대 등에 비유하면서 비판해 왔는데, 이젠 그 여러 가지의 결합체가 됐습니다. 특히 지금, 오늘 보여준 모습은 돈키호테로, 스스로 허상(虛像)을 만들어 그 허상과 싸우는 모습입니다. 더 심각한 건 개인 차원이 아니라 국가권력을 동원해 허상과 싸우려다 자멸한다는 거죠.
 
 
  “계엄의 출발은 망상과 자기확신”
 

  제일 충격적인 내용은 선관위에 계엄군이 진입한 것을 ‘부정선거 의혹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그 부분이 제일 쇼킹했어요.
 
  국방장관을 시켜 선관위를 점검해 보라고 했다? 애초 업무 분담상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야 되거든요. 사람의 뇌구조 상 말이 되는 얘기가 있고 안 되는 얘기가 있는데 그 필터링을 못 하는 겁니다.
 
  이 대담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윤 대통령의 실체를 가장 근접한 자리에서 가장 정확하게 알았던 사람이 바로 이준석 의원입니다. 대통령의 실체를 다른 사람들이 모를 때 이야기하다가 뭇매를 맞았죠. 오늘은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발상을 한 것은 부정선거 광신도들의 이야기를 듣고, 선관위를 ‘점거’해서 자료를 확보하면 22대 총선 결과를 뒤엎을 수 있는 자료가 나올 것이라는 망상에서 출발한 것 아닙니까. 이 사태의 배경이 되는 상징적인 단어들이 ‘주술, 망상, 음모론’입니다. 나는 윤 대통령이 마음이 아픈 사람이기도 하지만 정신이 혼미한 사람 같아요. 팔다리 다치면 정형외과 가고 마음이 아프면 정신과에 가면 되지만, 영혼이 망가진 사람은 구제하기 힘들어요.
 

  망상과 더불어 윤 대통령이 거물 수사를 주로 했던 특수부 검사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병력을 동원해 선관위를 치겠다는 건 결과를 정해 놓고 움직이는 겁니다.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었으면 멈칫했겠지만, 유튜브와 몇 명의 참소(讒訴)를 듣고 확신에 차서 병력을 동원한 거죠. 그렇다면 검사 윤석열이 했던 수사는 무엇이었겠습니까. 예를 들자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서 처음으로 ‘공동지갑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았잖아요.
 
  ‘경제공동체’라고 했죠.
 
 
  윤석열-한동훈 수사방식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검사 시절 찍은 사진.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법대 선후배 관계이며, 2002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전달사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의 수사를 계기로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사진=한동훈 팬카페
  예전에도 대통령 측근 또는 친족이 비리에 연루된 건은 많았습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아들이,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은 형에게 문제가 있었고요. 결국 친족을 수사해 감옥에 보내고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사과하는 수순이었죠. 친족이나 측근 문제를 대통령 본인에게 물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측근의 비리를 대통령에게 직접 씌우기 위해 국정농단 특검이 내놓은 것이 경제공동체론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감옥에 넣어 불명예를 안겨야 본인이 검사로서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자기확신적인 수사를 한 겁니다.
 
  윤석열 검사를 스타 검사로 만들어준 ‘저인망식 수사’ 방식은 권력층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죠. 윤석열 검사가 지향점을 찍어주면 임무를 수행한 인물 중 하나가 한동훈 검사고요. 굳이 말하자면 윤석열-한동훈 조(組)의 수사방식이라고 봅니다. 그런 고무줄 잣대에 따른 수사로 정권이 무너지거나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엄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일부 세력과 유튜브에서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 병력을 보내 선관위를 장악하려고 한 겁니다. 음모론은 일종의 판타지 아니에요? 리얼리티 쇼도 아니고……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이 국제적으로 나빠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국회를 무력화(無力化)시키는 건 정치적으로 있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가장 고급 정보를 보고받는 대통령이 가장 저질의 음모론에 빠져 병력을 동원하는 일은 세계 역사상 없습니다.
 
  공적인 권력 중 가장 막강한 권력이 정보에 대한 권력이죠. 대통령의 중요한 무기는 국정원, 경찰, 검찰, 해외 정보기관 등에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인데 그런 공적인 채널을 다 버리고 돈벌이에 혈안이 된 유튜브에 의존하다니, 이건 국가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컬트(cult·광신도적인 추종) 집단이죠.
 
  맞아요. 어떤 권력자든 비선(秘線)을 들이는 순간부터 문제가 됩니다. 보통 비선이라 함은 그래도 사직동팀이라든지 하는, 정보능력 있는 사람들이 조직화된 건데요. 지금은 뭐 하다 온 사람인지도 모르는 극우 유튜버들에게 휘둘린 것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그랬습니까?
 
  윤 대통령과의 대화를 반추해 보면, 대화의 마지막 결론을 본인의 발언으로 끝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굉장히 센 사람입니다. 그러려면 지적(知的) 우월성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꼬이는 거예요. 특수부 검사 시절처럼 별건(別件)수사로 쥐어짜 낸 정보, 개인 사찰 정보와 비리 정보, 이런 것만 듣고 사람이나 현상을 판단하는 것 같아 의아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극우 유튜브에까지 휘둘리다니요.
 
  김건희 여사가 이번 계엄 사태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까?
 
  지금 제가 확인한 정보는 없습니다만, 관저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는 그분의 의견이 많이 들어가는 건 알고 있습니다. 의사소통 방식이 좀 특이하더라고요.
 
 
  음모론에 휘둘리는 대통령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022년 7월 7일, 국민의힘 당대표 자리에서 밀려났다. 사진=조선DB
  지금 이준석 의원의 존재가 특히 중요합니다. 윤 대통령이 음모론에 약하다는 걸 (대선 후보 시절) 처음으로 간파해 말리려 하다가 결국 2022년 7월에 당대표에서 밀려났죠.
 
  그랬죠. 당시 제 입장에선 분명히 논리적인 지적들을 했는데 대통령이 사석에서 저에 대해 육두문자를 사용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정치를 처음 하니 잘 모르는 부분들이 있어 제가 조언하고 지적해 준다고 한 건데요.
 
  예를 들면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대선 전 김건희 여사의 석사논문 표절 논란이 있었잖아요. ‘회원 유지’를 영어로 ‘member Yuji’라고 썼던 그 논문요. 논란이 확산되니 윤석열 후보가 제게 “당 차원에서 방어를 해달라, 당 의원 중 교수 출신들을 모아 논문에 문제가 없다고 기자회견을 열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식 선에서, 교수들이 모여 얘기하면 진실이 바뀌느냐, 이게 그렇게 전문가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냐?”고 되물었어요. 또 국회의원은 각각이 헌법기관이고 권위 있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을 효과 없는 이벤트를 위해 모이게 해서 멍텅구리로 만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 저에 대해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다고 하더라고요.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윤핵관’들이 밀어붙여 만들었다는 해명 회견 교수 명단이 왔는데, 정상적인 정교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윤 대통령 주변엔 권력을 추종하는 사람들만 남는 과정이 여러 번 되풀이된 겁니다.
 
  그러니까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 시절을 포함해 약 2년간 외로운 시기를 보낸 거네요. 음모론과 싸우고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권력과 싸우고. 뿐만 아니라 이준석 대표를 ‘싸가지없다’며 비판하는 보수 언론까지, 그걸 어떻게 견뎠어요?
 
  저는 과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탐구에 따른 결과로 명확하게 논증을 하고 싶었습니다. 부정선거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로 나름 탐구를 해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에 확고하게 견딜 수 있었고요. 안타까웠던 건 중진의원들이 “부정선거는 아닐지 몰라도 부실선거는 맞을 수도 있지 않느냐”며 비겁하게 행동한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퇴로를 열어주면 문제는 여러 번 창궐할 거라고 얘기했는데, 그분들은 지금도 변하지 않습니다.
 
  “부정선거는 안 믿지만 많은 국민들이 의혹을 가지니 선관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도 많죠.
 
  이런 상황에 대해 저는 야만, 비문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자극적일 수 있지만 그렇게 정의할 수밖에 없어요. 야만의 반대인 문명이란 본능이나 약육강식 같은 자연 원칙에서 탈피하는 겁니다. 사회적 원칙을 합의해서 사회를 운영하는 게 문명인데 그 질서를 버리고 선동의 시대로 돌아간다는 건 매우 옳지 않은 선택입니다. 선동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권력을 갖는 건 히틀러 시대잖아요. 그런 야만은 절대 겪으면 안 됩니다.
 
  문명 이야기에 덧붙이자면, 이번 계엄 사태는 우리가 건설한 대한민국 자유민주·시장경제라는 문명에 테러를 한 겁니다. 어떤 논리도 없는 야만적 테러를 자행해 쑥대밭이 돼버렸어요.
 
 
  “종북 운동권만큼 위험한 세력이 정치검찰”
 
   이 의원을 방송에서 많이 찾는 건 정확한 예측력 때문인 것 같은데요. 앞으로 1~2년 우리 정치와 사회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내란 수사는 대한민국 시스템을 1년 이상 뒤흔들 겁니다. 당장 이번 내란에 병력이 동원됐던 육군 같은 경우는 누가 집권하든지 숙군(肅軍·군부 숙청)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고요. 권력기관의 개혁이나 개편은 국민 여론을 바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치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을 갖게 될까요?
 
  민주당은 170석 의석을 보유하고 있으니 민주당의 움직임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요. 민주당에 어느 정도의 분열은 불가피하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보수는 그런 현상을 절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우리 정치 환경이 양당(兩黨) 체제이다 보니 양당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배짱 부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영국의 노동당이 양당 체제의 한 축이 된 것은 100년이 채 안 됩니다. 미국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스탠스가 과거 남북전쟁 당시와는 반대가 되지 않았습니까. 대한민국도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결구도가 허물어질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보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산업화 세력, 즉 보수 진영은 관료주의에 대한 애착을 버려야 합니다. 관료 사회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능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어요. 또 그들의 편협한 시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활약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국내 산업을 키우고 자유의 가치를 세웠다고 하지만, 갈수록 관료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사실 정부의 의사결정권자라면 행정고시 합격 후 20년 이상 달려온 사람인데, 그동안 어떻게 승진을 하고 그 자리까지 올라갔겠습니까. 빈번한 정권 교체 와중에 줄서기 또는 재빠른 태세 전환에 성공한 사람 아니겠어요?
 
 
  “관료주의를 주적으로 삼아야”
 
  의료대란과 계엄 사태에서 느낀 건데, 관료들이 의사들을 ‘처단’ 대상이라 할 정도로 정치인보다는 관료가 정권의 진짜 주인이고, 이들이 줄기차게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게 됐습니다. 진짜 보수라면 관료주의를 주적으로 삼아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급기야는 그 관료 중에서 가장 시야가 좁다고 할 수 있는 검찰의 고위관계자들이 정치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 왔습니다. 여기서 얼마나 빨리 탈피하느냐가 중요해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북 운동권만큼 위험한 게 정치검찰 출신이라는 점이 밝혀진 거죠.
 
  그렇습니다. 윤석열 검사의 패악(悖惡) 중 하나가 무수한 관료들의 행동을 직권남용으로 잡는 데 앞장섰다는 겁니다. 윤석열-한동훈 검사가 (국정농단 특검을 통해) 대한민국 직권남용의 큰 장(章)을 열었는데요. 관료들이 언제든 직권남용으로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판단을 안 하기 시작했고,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게 됐습니다. 역설적으로 대통령이 된 본인의 발목을 잡은 겁니다. 저는 공직자의 재량 범위가 더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과 함께 낡은 보수는 침몰할 텐데요. 그렇다고 보수가 망할 수는 없고 합리적 보수층은 아직 살아 있으니, 개혁신당이 보수의 구명정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정통보수와 혁신보수의 안보관
 
  저는 이번 사태를 통해 보수가 생각해 온 안보의 개념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가 지금까지 이끌어 온 담론의 키워드는 주적·종북 등으로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었나 합니다. 미국에서도 안보의 핵심 가치라고 여겨졌던 것들도 선거를 통해 시시각각 변합니다. 미국은 한때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가 지상(至上)과제였지만 몇십 년 후 지금은 미국 우선주의가 대두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좁은 의미의 안보관에 매몰돼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통령 담화에서 보이는 안보관은 주적관, 즉 대북 안보를 넘어서지 못하는 편협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우리 안보에 지난 1년 동안 김정은이 가한 위협보다 이번에 윤 대통령이 가한 위협이 몇 배는 큽니다. 안보관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 부분이 전통·정통보수와 이 의원 같은 혁신보수의 차이 아닐까요. 오늘밤 김정은이 발작해서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려고 하면 북한에서는 말릴 사람이 없을 거고 한국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이렇게 현존하는 명백한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정 안 할 수는 없죠?
 
  당연합니다. 북한의 위협은 실존하고 이것을 최우선 위협으로 두는 건 맞는데, 문제는 윤 대통령이 모든 이슈를 북한의 위협으로 치환하고 변환해서 선동한다는 거에요. 부정선거론도 마찬가지입니다. 팩트가 없고 설명이 안 되니까 중국 간첩 등 공산세력을 들먹이지 않습니까. 부정선거를 할 수 있는 주체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공산세력을 운운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렇게 하면 보수 진영에서 폭발적으로 지지를 받을 걸로 생각하고 밀어붙이니까 오히려 논리가 더 저열해지는 거에요.
 
  지금 얘기는 결국 한국의 보수가 반공주의에 빠져 이렇게 됐다는 거죠. 하지만 나는 한국 보수에 지금도 유효한 이념이 반공 자유민주주의라고 봅니다. 반공을 뺀 자유민주주의는 다른 먼 나라에서는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반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반공은 자유와 민주에 의해 견제되는 균형 있는 이념이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은 가짜 보수입니다. 보수는 철저하게 팩트에 기반을 둬야 되는 거 아닙니까? 팩트를 이탈한 순간부터 보수가 아닙니다. 나는 정통보수가 주장하는 핵심, 즉 한반도의 대결 구도는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을 놓고 다투는, 타협이 절대로 불가능한 권력투쟁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봐요.
 
 
  “北의 공작, 두려워할 수준 아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요. 저는 1990년대에 통일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그런 교육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땐 북한의 사회상을 알고 이해하는 내용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게 의미가 없죠. 통일이 되든 북한이 급변하는 사태가 일어나든, 북한엔 우리가 받아서 인정하고 배울 것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으니까요. 이제 우리는 우리의 시스템을 북한에 전파하고 확장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지금도 우리가 체제 경쟁에서 북한에 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증폭시키려 한다는 겁니다.
 
  어떤 식으로 말입니까?
 
  저들(북한)은 이미 체제 경쟁은 포기하고 협박 수단인 핵무기 하나 들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저들의 전지전능함을 광고하려고 하는 것 같거든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이고 대한민국의 사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식으로요. 그게 젊은 세대한텐 전혀 와닿지 않아요. 젊은 사람의 1%도 동조하지 않을 겁니다. 최근 간첩단 사건 보면 간첩선이나 공작금, 난수(亂數) 지령 등 과거처럼 치밀하고 규모 있는 방식은 없어요. 그냥 메일로 지령 보내고 비트코인으로 송금하고 그런 정도입니다. 북한의 공작은 우리가 두려워할 수준이 아니에요.
 
  보수가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까?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 탈당 직전에 이런 말을 한 적 있어요. 제가 국민의힘에서 선거를 지휘한다면 120~130석 정도는 얻을 수 있다고요. 허언이 아니었어요. 3~4개월 뒤 보궐 대선이 치러지면 저는 한 20% 정도는 (보수에)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선결조건은 이재명 얘기, 종북 얘기 하지 않는 겁니다. 다음 대선까지 보수 입에서 일부러라도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면 안 됩니다. 오늘부터 모든 보수 진영 사람들이 ‘이재명’을 내려놓고 보수의 비교우위가 무엇인지 파악해 나아간다면 저는 20% 확률은 있다고 생각해요.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안 된다, 그러니 보수를 찍어라’라는 단순한 명제에 반응할 정도의 사람이면 어차피 (이재명을) 안 찍습니다.
 
 
  보수, ‘안티 이재명’으로 대선 치르면 안 돼
 
  그렇죠.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국민의힘이 존속하는 한, 독이 든 성배(聖杯)라고 할지라도 그 말을 외치며 선거판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선거를 망가뜨릴 거고요. 그러니 지금부터 ‘안티 이재명’ 어젠다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이재명 이야기, 종북 이야기 하지 않는 게 선결조건이에요. 지금 젊은 세대는 80% 이상이 대학에 가고, 그중 상당수는 경제학개론을 배웁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아요.
 
  다음 대선의 주제는 뭐가 될 것 같습니까?
 
  호사가들이나 기성 언론에서 하는 말과는 다른 어젠다가 부상(浮上)할 겁니다. 우리 국민이 느끼는 절박함이 그저 윤석열의 과오를 치죄(治罪)하는 것으로 그치진 않을 것 같거든요. 다음 대선 후보에 대해선 (국민이) 굉장히 엄격한 재능, 인성 자격 검증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들은 중립 기관에 의뢰해 정신감정, 건강검진을 받아 그걸 공개해야 한다고 예전부터 주장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나치게 간단한 기준에 의해 선거를 치러왔던 것 같습니다. 예컨대 박근혜 대통령은 가족이 없기 때문에 측근 비리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사람은 외로운 존재입니다. 가족이 없다 해도 누군가를 곁에 들였습니다. 그게 최순실 사태의 본질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처럼 절대선(善)과 정의로움을 강조하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같은 기준에 의해 무너지기 쉽습니다. 국민이 그런 점들을 평가 기준에 놓을 거라고 봅니다.
 
 
  선을 넘은 소수자 정치
 
2016년 5월 19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묻지마 살인’ 희생자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조선DB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이기고 나서 놀라운 보도가 나왔더라고요. 백인 남성에 집중하는 트럼프 전략이 성공했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전략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죠. 트럼프가 이준석 대표의 ‘여가부 폐지’ ‘극단적인 페미니스트 대응 전략’ 등을 카피한 것 같다는데, 그 보도를 봤습니까?
 
  봤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북의 허상을 쫓는 건 시대착오적 사고입니다. 민주화 세력 역시 똑같이 사고합니다. 평생 선악(善惡) 대립 속에서 살아왔어요. 독재는 악, 우리는 선이라는 생각으로요. 재벌 집을 털고 방화(放火)하는 사람도 선으로 포장된 것 아닙니까? 이들은 그 구도를 너무나 넓게 확장시켰습니다. 선악을 찾아야 하니 페미니즘을 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악으로 나눠버린 거죠. 길거리에서 누가 죽으면 치안을 지적해야지, 여자라서 죽었다는 식으로 치환해 버리는 겁니다. 지성인들은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한국은 그런 페미니즘이나 소수자 정치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상황이죠. 그게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의 소멸로 나타난 것이고요. 미국의 인종 차별을 보면 우리의 젠더 갈등과는 차원이 다른, 실존하는 갈등이거든요. 누군가는 ‘백래시(backlash·반발)’라고 하지만, 그런 갈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다른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그것이 트럼피즘이 의존했던 본질이고요.
 
  트럼프가 이긴 이유는 몇 가지 현안에 집중한 전략이 컸죠. 인플레이션과 이민 문제를 과장한 게 먹혔는데, 실생활 밀착 공약을 내건 겁니다. 우리 다음 대선도 선악 구도나 이념 대결이 아닌 국민 피부에 와닿는 공약으로 승부를 보는 선거판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젊은 세대가 바뀌었다고 느낍니다. 요즘 논란이 되는 금융투자소득세를 예로 들면요,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많이 버는 사람에게 과세해 나머지에게 혜택을 주는 일인데 젊은 세대가 왜 반대하겠느냐”며 밀어붙였어요.
 
  하지만 젊은 세대는 단순히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덜 가진 자에게 배분한다는 논리에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집 가진 자와 세입자 간 대립 구도를 만들었는데요, 결국 집값도 전월세 가격도 오르는 경험을 했고 이 경험이 지금 젊은 세대에 판단 기준이 된 겁니다. 민주당이 25만원을 준다고 해도 그닥 반응하지 않죠. 코로나 때 받은 100만원이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왔다는 걸 알잖아요.
 
  차기 대선에선 젊은 세대가 ‘산업화 대 민주화’라는 선악 구도로 투표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22대 총선 때 동탄에서 당선된 것도 유권자가 시대상에 맞게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의 본질적인 고민을 이해하는 사람이 유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제와 대통령실 모두 바꿔야
 
  어떻게 보면 대통령제는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위대한 대통령이 나와서 역사를 바꿀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통령이 사고 치지 않도록 막는 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각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만의 5권분립[쑨원(孫文)이 정립한 대만의 정부 구조로, 입법·사법·행정 3권 외에 인사(고시)와 감찰 기능을 3권과 동등한 기관으로 만든 구조]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때가 됐습니다. 감찰권을 분리하는 것은 권력자가 수사기관을 장악해 사람을 잡아놓는 식의 통치 수단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윤 대통령의 의식구조를 보면 본인이 헌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계엄 포고령을 읽고 분석해 봤습니다. 거짓, 과장, 왜곡이 20건은 됩니다. 그 짧은 문건에요. 우리나라 역대 최악의 공문서입니다.
 
  대통령도 바뀌어야 하고, 유권자 의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엔 아직 ‘나라님’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기대하는 문화가 남아 있어요. 그런 나라님을 뽑는 권한을 놓지 않으려고 대통령제가 유지되고 있고요. 우리는 계속 ‘선출된 왕’을 뽑고 있는 겁니다. 보수 세력은 그 왕을 중심으로 무지성(無知性)으로 대동단결합니다. 그 구조를 깨려면 대통령을 반인반신(半人半神)의 위치에서 끌어내리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5권분립같이 권력을 분산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유권자들이 대통령에 대한 절대자적 기대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차기 대통령이 용산에서 계속 근무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는데, 대안은 무엇일까요? 청와대로 돌아가거나 용산에 새 대통령실을 지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 세종시에 짓겠다고 한 제2집무실을 제1집무실로 삼게 된다면 걱정이 듭니다.
 
  세종시로 옮기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청와대에 다시 들어갈 수 있으면 나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집무실이 한번 개방됐는데 그걸 다시 쓰려면 보안 문제 등 나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용산 대통령실은 지속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개활지에 대통령실을 두는 것 자체가 위험하죠. 2022년 5월 11일 대통령실에 찾아간 적이 있어요. 그때 경호차장에게 방탄이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아직 안 됐다고 말하더군요. 방탄조차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들어갑니까?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었죠.
 
  세종시로 집무실을 옮기면 곧 천도(遷都)하는 거잖아요. 천도는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보다 100배는 더 중대한 문제예요. 민족사적 문제죠. 남북한 대결은 곧 평양과 서울의 대결인데, 세종으로 옮겨버리면 서울엔 한동훈 대표가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한 국회의사당과 대법원밖에 남지 않아요. 한 국가조직의 정신과 영혼이 세종시로 옮겨가는 겁니다. 향후 통일까지 내다봤을 때 세종시 입지가 적당한 수도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역사적 권위가 약한 곳이죠. ‘평양 대 세종’ 구도에선 세종이 밀린다고 봐요. 어처구니없는 이번 계엄 사태도 공간이 의식을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건 청와대로 돌아오는 거예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능력’ 차이
 
  민주당 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네요.
 
  보수 진영 사람들은 사실 민주당의 ‘실력’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저 ‘종북’으로 무시하기 일쑤였지요. 그런데 이번 과정을 쭉 지켜보니 민주당은 굉장히 유능한 집단입니다. 위기 대응 전략도 뛰어나고요. 이런 세력을 상대로 이 의원이 (대선과 총선에서) 이겼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엔 보수가 엘리트주의로 승부를 봤지만, 2012년 이후 그런 현상은 끝났습니다. 예전 같으면 4성장군 출신 국회의원은 보수 정당에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젠 그런 분이 민주당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아요. 민주당에는 외교관, 법조인, 김앤장 변호사 출신 등이 있는데 보수 정당에는 그런 사람을 데려올 수 없단 말입니다. 텃밭인 TK에서는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이 공천받아 당선되고요. 다시 말하면 보수는 토호(土豪)화를 택했고, 민주당은 엘리트화를 택하면서 길이 완전히 갈린 겁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의 절대우위를 바탕으로 누구든 영입해서 당선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췄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지 기반이 TK인데 토호화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인재 배출이 만무(萬無)하죠. 굳이 몇 명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은 비례대표인데, 비례는 선거 경험이 없는 일회용에 가깝습니다. 국민의힘 안에 지금 자체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3명은 있을까요?
 
  국민의 힘이 ‘TK 토호당’이라, 좋은 작명이에요.
 
  보수 정당의 비겁함은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잘 드러났습니다. 당시 60여 명 의원이 탄핵에 찬성했고, 지금 목소리 높이는 중진들 모두 찬성했어요. 그런데 그분들이 지금은 말로는 탄핵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면서 다선(多選)의원 하고 원내대표 맡고 있잖아요. 기득권 자리에 오르니 후배들한테 “탄핵은 안 된다”니요. 탄핵의 짐은 무겁죠. 하지만 나눠 지면 질 수 있습니다. 그때 보수가 어려웠던 건 (탄핵의 짐을) 나눠 지지 않고 한 사람에게 옴팡지게 씌워서 희생양을 만든 거거든요. 그 비겁함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지적을 했습니다. 윤석열 탄핵 반대 주장이 이들에게 훈장이 될지, 족쇄가 될지…… 그게 보수 정치의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아요.
 
 
  이준석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까
 
1971년 제7대 대선 유세 당시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김영삼 의원. 김영삼은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정치판을 흔들었다. 사진=조선DB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 대선에서 이준석 후보가 나와 정치 세대교체를 주장하면 우리나라에 희망이 있다”고 했어요. 2027년을 생각하고 한 말이었는데, 앞당겨질 듯합니다. 언제 만 40세(대통령 피선거권 취득)가 되죠?
 
  2025년 3월 31일에 만 40세가 됩니다.
 
  그러면 3월 31일 이후 대선이 치러지면 출마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보궐선거는 사유 확정 후 보통 60일 정도 시간을 두니까, 1월 31일 이후에 윤 대통령 퇴진이 확정되면 나갈 수 있지요.
 
  1월 30일 이전에 헌법재판소에서 파면(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면 (출마가) 불가능하고…… 고민이 많겠네요.
 
  정치인인 이상 역할은 해야 하겠죠. 다만 헌재 결정이 빨리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 내란 관련 형사적인 판단은 워낙 연루된 사람이 많아 장기간이 걸릴 거라고 보는데, 그러면 탄핵심판도 최소 한 달 반은 넘길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예전 12·12도 나중에 ‘반란군 지도부’의 대화 내용과 증언 등이 나오면서 실체적 진실이 알려졌잖아요. 지금도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겁니다. 배가 침몰하면 기생하고 있던 쥐떼들이 달려나오듯이, 증언할 사람이 굉장히 많을 겁니다.
 
  아직 출마 여부는 결심하지 않은 겁니까?
 
  만약 (출마를) 한다면 ‘신(新) 40대 기수론’이 떠올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거 (김영삼의) 40대 기수론이 민주화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면, 신 40대 기수론은 국제사회의 변화에 맞춘 우리의 생존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야만을 배척하고 문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답이겠죠.
 
  저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발이나 안티 이재명 같은 이유로 출마하지 않습니다. 출마한다면 국가생존전략을 갖고 할 겁니다. 정치적인 혼란을 겪는 지금 포스코는 철강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고, 롯데케미칼은 회사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한국은 무너질 겁니다. 이 모든 것을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강대국들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생존 의지를 가진 국민이 있어야 하고, 그런 국민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는 건 정치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통보수’와 ‘혁신보수’
 
  2시간에 걸친 대담에서 조갑제 대표와 이준석 의원은 이번 계엄-탄핵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 윤 대통령의 망상과 자기확신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오랜 기간 관료주의에 물들어 온 한국 보수 역시 책임이 있다는 데 동감했다. 산업화 세력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낡은’ 보수가 하루빨리 관료주의를 탈피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다만 ‘정통보수’와 ‘혁신보수’는 안보관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두 사람은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모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두 사람의 건설적인 대담이 한국 보수의 쇄신과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