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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포커스

7대 핵심 지표로 본 총선의 마지막 변수들

한동훈 급부상하면서 ‘정부 심판론’ 프레임 약해져

글 :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前 한국선거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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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 정당 지지도, 정당 지도자 평가, 공천 결과 평가에서 유리
⊙ 민주당,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심판론), 경제 전망에서 유리
⊙ 조국혁신당, 민주당이 1당 되는 것 막을 수도
⊙ 변화와 쇄신 노력, 공정 사회 노력 측면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우위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 나와

金亨俊
1957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미국 아이오와대학 계량정치학 박사 /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한국선거학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역임. 現 배재대 석좌교수, 한국정책과학연구원(KPSI) 원장 / 저서 《젠더 폴리시스》
사진=조선DB
  4월 총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향후 정국 주도권 향배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대 선거’의 성격을 갖고 있다.
 
  과연 어느 정당이 승리할 것인가? 복잡한 요인과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선거 예측은 쉽지 않다. 그러나 선거는 과학이다. 현상을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는 요인들을 찾아내면 그것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선거의 향배를 가늠하는 핵심 민심 지표를 통해 전망하면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 7대 민심 지표의 흐름을 살펴보면 어느 정당이 유리한지 파악할 수 있다.
 
  첫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 차에 치러지기 때문에 중간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통상 중간 평가 선거에서 유권자는 정부와 집권당이 그동안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따라 ‘회고적(retrospective)’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지지도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리얼미터 2월 5주 조사(26~29일) 결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41.1%)가 2주 연속 40%대를 넘겼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2월 5주에 이어 3월 1주에 긍정 평가가 39%로 40%에 육박했다. 긍정 평가가 40%에 육박한 것은 작년 7월 첫째 주 조사(38%)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이런 수치는 의대 증원 발표 및 의료계 파업에 엄중 대처, 윤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열고 있는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된 각종 지역 개발 및 민생 정책, 민주당 공천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힘 지지도, 민주당 앞서
 
  민주당이 압승했던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한국갤럽의 2월 4주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42%였다. 그만큼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 진입한 것은 여당엔 청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2030 젊은 세대 층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여전히 20%대에 머물면서 4050 세대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여당에는 큰 부담이다.
 
  둘째, 정당 지지도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도를 앞서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2월 28~29일)에서 국민의힘은 46.7%, 민주당 39.1%, 개혁신당 4.3%, 녹색정의당 2.1%, 무당층은 5.9%였다. 한국갤럽 2월 5주(27~29일)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40%, 더불어민주당 33%, 개혁신당 3%, 녹색정의당 2%,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 19%다. 양당의 격차는 7%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져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4년 전 제21대 총선 무렵 한국갤럽의 2월 4주 조사에서는 민주당 37%, 미래통합당 23%였다. 당시 민주당은 4월 첫째 주에 들어서서야 지지도 40%를 넘겼다. 이와 비교해 보면 2월 말 기준 국민의힘 지지도가 40%를 기록한 건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 2월 1주(설 연휴 직전) 조사에서 서울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도는 각각 34%와 31%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민주당이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3월 1주 조사에서는 국힘 45% 대 민주 24%로 그 격차가 21%포인트였다. 서울에선 2012년 이후 3번의 총선에서 연이어 민주당 손을 들어주었는데 이런 여론 추이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60%대가 무너지고 50%대(2월 5주 53%, 3월 1주 55%)로 주저앉은 것도 예사롭지 않다. 호남의 표심은 수도권 호남 출신 유권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에 대한 평가, 이재명 앞서
 
  셋째, 정당 지도자 역할에 대한 평가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치 신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로 ‘역할을 잘 한다’는 긍정 평가가 ‘잘 못한다’는 부정 평가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긍정 평가에서 한 위원장이 이 대표보다 13~1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서울경제》-한국갤럽 조사(2월 22~23일) 결과,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경우 한동훈 위원장의 긍정 평가 비율은 57%로 이재명 대표(28%)를 무려 29%포인트 차이로 압도했다. 인천·경기에서도 한 위원장 53%, 이 대표 39%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대표가 공천을 자신의 방탄과 당권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가 낮은 지지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한국 총선에서는 누가 선거를 이끌어가느냐가 중요한 변수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에 실시된 2012년 총선에서 패색이 짙었던 새누리당이 승리(152석)한 것은 차기 유력 대권 후보였던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정권 심판론 우세
 
  넷째,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다. 이번 선거는 집권 3년 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과 21대 국회에서 거대 의석을 무기로 입법 폭주를 자행해온 민주당에 대한 ‘거야(巨野) 심판’이 충돌하고 있다. 4·10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여야 대표는 충돌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운동권 특권 세력, 부패 세력, 종북 세력 합체’로 자기 살기 위해 나라 망치는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를 저지하고, 동료 시민을 위한 정치 개혁과 민생 정치의 새 장을 열겠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또다시 다수당이 되면 더 비상식적인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 뻔하다”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21대 국회 내내 보여준 입법 폭주가 지속·강화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은 부패 세력들, 종북 세력들이 민주당을 숙주로 대한민국을 장악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이 무너질 것이냐 전진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역사적 분수령’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라 반국민 세력 ‘국민의힘’과 ‘국민’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국가 세력을 심판하고 국민이 승리하는 도구로 더불어민주당을 써달라”며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민심은 여전히 정권 심판론이 우세하다. 한국갤럽 3월 1주 조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가 각각 39%, 35%로 엇비슷했다. ‘양대 정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16%로 나타났다. 결국 여당 대(對) 범야권 구도로 보면 39%대 51%다. 한국갤럽의 1월 2주 조사에서(9~11일) ‘정부 견제론’이 51%, ‘정부 지원론’이 35%로 나온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줄곧 우세하던 ‘정부 견제론’이 최근 들어 ‘정부 지원론’과 박빙 양상을 보이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전국지표조사(NBS)(2월 19~21일)를 보면, ‘국정 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44%,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48%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공천 파동을 거치면서 ‘정권 심판론’ 동력이 약해졌다는 방증이다.
 
 
  ‘포켓 밸류 투표’
 
  다섯째, 경제 전망이다. 선거는 본질적으로 경제에 대한 심판 기능이 강하다. 유권자는 자신의 호주머니 사정을 보고 투표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부가 자신의 주머니를 두껍게 해주면 지지하고 그렇지 않으면 응징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포켓 밸류(pocket value) 투표’의 관점에서 보면 여당이 불리하다. 국민들이 향후 경기와 살림살이에 대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1월 3주(16~18일) 조사에서 향후 1년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나빠질 것’(55%)이라는 전망이 ‘좋아질 것’(16%)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향후 1년간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나빠질 것’(29%)이 ‘좋아질 것’(17%)보다 높게 나왔다. 이런 결과는 미·중 패권전쟁으로 인한 중국 수출 급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난,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투자와 내수 부진 등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국힘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 높아
 
3월 12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상임고문, 김부겸 전 총리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사진=조선DB
  여섯째, 공천 평가다. 대한민국 총선에서 혁신의 1차 바로미터는 공천이다. 공천에서 중요한 건 유권자들에게 ‘공정하게 보이는 것’이다. 통상 공정하고 개혁적인 공천을 하는 정당은 혁신 이미지를 선점하게 된다.
 
  지금의 여당 공천이 혁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잡음이 거의 없었던 데 비해, 민주당 공천은 ‘비명횡사, 친명횡재’로 상징되는 사천(私薦)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공천’을 한 것이 아니라 사법리스크 방탄과 대권(大權) 쟁취를 위해 그동안 당의 주류 세력으로 군림한 친문 운동권 세력을 학살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화일보》 허민 전임기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 세력에 대한 이 대표의 뿌리 깊고 회복 불가능한 ‘르상티망(원한·복수감의 뜻)’이 친문 학살 공천의 배경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공천에 대해 “혁신 공천을 넘어선 공천 혁명”이라면서 “갈등은 혁신 과정의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선 “국정 실패를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그 책임자들에게 국회의원 후보 공천장으로 꽃길을 깔아주는 패륜 공천”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위원장은 형수 욕설, 배우 관련 의혹, 검사 사칭, 대장동 비리, 음주운전, 정신병원 강제 입원 등을 행한 “이재명이 이재명을 공천한 것이야말로 패륜 공천”이라고 맞받아쳤다.
 
  각 당의 공천에 대한 민심의 평가를 살펴보면, 《서울경제》-한국갤럽 조사(2월 22~23일)에서 민주당의 공천에 대해 ‘공정하다’는 27%, ‘불공정하다’는 53%였다.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공정하다’와 ‘공정하지 않다’의 응답이 40%로 동률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의 경우, 민주당은 불공정(62%)이 공정(24%)을 압도한 반면, 국민의힘은 공정(47%)이 불공정(39%)보다 앞섰다.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3월 2~3일)에서도 공천을 ‘잘했다’에 대해 국민의힘 44.6%, 민주당은 32.7%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자당 공천에 대한 긍정 평가는 87.7%, 부정 평가는 5.1%에 불과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민주당 공천에 대한 긍정 평가는 61.7%에 불과하고, 부정 평가는 25.1%였다. 오죽하면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합류한 김부겸 전 총리가 민주당 공천에 대해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공천 원칙이 잘 지켜졌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께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겠는가?
 
 
  3無 정치 빠진 제3지대 정당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3월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사진=조선DB
  일곱째, 제3지대 정당 영향력이다. 이번 총선에선 녹색정의당,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들이 파편화됐다. 이들 정당들이 거대 양당 중 어느 당의 표를 잠식하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제3지대 정당이 지역구에서 바람몰이를 하는 건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당이 추구하려는 가치와 비전이 보이지 않고, 지역 기반이 약하며, 정당을 이끄는 인물의 지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3월 1주 조사(5~7일)에서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지지도는 각각 3%와 1%였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준석·이낙연은 2%에 불과했고, 한동훈과 이재명은 24%와 23%였다.
 
  제3지대 정당들이 ‘철학과 비전, 지역 기반, 지지도’가 없는 이른바 3무(無) 정치에 빠져 있어 지역구 선거에서 거대 양당을 위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제3지대 정당들도 ‘범야권’인 만큼 지역구 선거에서 여당보다는 민주당 표를 조금이라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표를 행사하는 ‘교차투표’가 변수(變數)로 등장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3월 5~7일)에서 “어느 비례대표 정당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조국혁신당이 15%로 국민의힘 비례정당(37%)과 더불어민주당 중심 비례연합정당(2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다른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5%), 녹색정의당(2%), 새로운미래(2%)를 모두 합친 것보다 높았다.
 
 
  조국혁신당, 민주당 지지층 분산할 수도
 
  이런 결과는 민주당 지지자의 표심이 민주당 중심 비례연합정당(62%)과 조국혁신당(26%)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비명-친문계 인사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에 대한 친문 세력의 저항,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진보당 인사와 이념적 정체성(正體性)이 의심되는 인사들을 포함시킨 것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층이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 지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40대(24%), 50대(28%), 호남(20%) 지역에서 지지율이 높은 것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새로운 야권 지지층을 만들어내는 ‘창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민주당 지지층을 분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위성정당과 제로섬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주당에 불리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민주당이 제1당으로 승리하는 것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여하튼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지원 세력이 될지, 표심을 분산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조국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주력하는 행보를 걸으면서 ‘중도층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새로움 對 진부함’
 

  7대 핵심 민심 지표를 토대로 현시점에서 총선 결과를 예측해보면, 여당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특히 이들 민심 지표 중 총선 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정당 지지도·정당 공천 평가·당대표 평가 등 세 가지다. 지금처럼 공천이 늦어져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거대 양당 체제가 여전히 공고한 상황에서 유권자는 정당을 보고 한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지난 2020년 총선 직후 MBC-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후보 선택 기준으로 후보의 소속 정당 48%,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 23.5%, 인물 23.5%로 나타났다. 최근 정당 요인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역대 총선에서 공천 파동과 내분을 일으킨 정당은 예외 없이 패배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 한동훈 위원장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국민의힘의 실질적 리더로 급부상하면서 ‘정권 안정론 대 정부 심판론’과 같은 도식적인 프레임은 그 파괴력이 약해졌다.
 
  반면 ‘새로움 대 진부함’ 같은 새 프레임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한동훈은 뉴(new), 이재명·이준석·이낙연은 올드(old)’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월 12일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상임고문,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3두 체제’로 총선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당내 공천 파동을 수습하고 단일대오로 본선 국면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또한 3월 12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재옥 원내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사실상의 원톱 선대위를 구성했다. 공교롭게도 선대위조차도 뉴 대 올드의 대결이 된 셈이다. 통상 한국 선거에선 아무리 정치적 경륜과 선거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올드가 뉴를 이기기 쉽지 않다.
 
  한국갤럽이 2월 4주(20~22일)에 실시한 5개 측면별 정당 이미지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가 발견됐다. 경제 발전을 위해 가장 노력하는 정당으로는 국민의힘(34%)이 민주당(25%)을 압도했다. 반면 서민 복지 노력 측면에서는 민주당(33%)이 국민의힘(27%)보다 우위에 있었다. 국민 여론 반영 측면은 국민의힘(31%)과 민주당(28%)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변화와 쇄신 노력 측면(국민의힘 30%, 민주당 22%)과 공정 사회 노력 측면(국민의힘 30%, 민주당 24%)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우위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국민들 생각에 국민의힘은 새로운 인물이, 민주당은 기득권 세력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고 인지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선거 분야의 ‘추지 틀 이론(information shortcut theory)’에 따르면, 유권자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토대로 누구를 찍을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 정보를 갖고 확신에 차서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유권자가 어느 정당이 더 변화와 공정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제한된 정보를 갖고 투표한다면 앞선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다소 유리하다.
 
 
  ‘민주당·이재명 심판론’ 나올 수도
 
  여야 모두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을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아시아 선거 모니터 2024(Asia elections monitor 2024)’는 “4월에 있을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점유율은 줄지만 의회 과반은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힘이 없어 보이는 운영(lacklustre record in government)과 고위층의 법적 문제로 민주당의 대중 지지가 약화됐다”며 “선거를 앞두고 노동 시장이 회복되고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국민의힘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
 
  《이코노미스트》 전망과는 달리 한국 총선은 예측 불허다. 정반대 전망도 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찐명(진짜 친이재명)’ 독식 공천으로 계속 가면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기치인 정권 심판론·윤석열 심판론 선거는 ‘민주당·이재명 심판론’으로 번질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20석도 못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가장 크게 패해 81석을 얻은 2008년 총선보다도 어두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180석’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70석 가까이 차지하고, 민주당은 120석, 나머지 10석가량을 제3지대 정당들이 나눠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지난 총선 결과를 토대로 국민의힘이 과반 승리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뮬레이션 결과, 최소 수도권(122석) 47석(서울 23석, 경기 20석, 인천 4석), 강원(8석) 6석, 충청(28석) 18석, 영남(65석) 60석(TK 25석, PK 35석), 비례대표 20석을 획득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한강 벨트 지역(12곳) 석권 여부가 관건이다. 한강 벨트는 서울 지역구 49곳 중 한강과 인접한 선거구 12곳(중-성동갑·을, 광진갑·을, 용산, 마포갑·을, 영등포갑·을, 동작갑·을, 강동갑)을 말한다.
 
  이 지역의 특징은 역대 선거에서 표심을 단정하기 힘든 ‘스윙 보터(swing voter)’ 지역구라는 점이다. 4년 전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곳 중 용산을 제외한 11곳을 싹쓸이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대선에서는 표심이 요동쳤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개 구(중구, 성동구, 광진구, 마포구, 영등포구, 동작구)에서 더 많이 득표를 했다. 한강 주변은 서울에서 집값이 높은 편이라 보수세도 만만치 않아 국민의힘이 한번 해볼 만한 지역구가 됐다.
 
 
  ‘메가시티 서울’
 
3월 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못골시장을 방문, 수원 지역 후보자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사진=조선DB
  경기 지역은 ‘반도체 벨트’와 ‘서울 진입 벨트’를 중심으로 싸움이 치열하다. 여야 모두 수원(5곳), 용인(4곳), 화성(4곳) 등 총 13곳이 달려 있는 반도체 벨트 승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원은 단순히 5석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5석 모두 패한 수원을 탈환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수원갑·병·정에 각각 김현준 전 국세청장,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수정 전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영입 인재를 단수 공천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핵심 공약인 ‘철도 지하화’를 수원을 찾아 발표하는 등 공을 들였다.
 
  반면, 이 지역에서 지명도가 높은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의 불출마,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의 공천 탈락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다. 더불어 화성을에 출마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반도체 벨트에 출마한 양향자 전 의원(용인갑), 이원옥 의원(화성을)과 함께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개혁신당이 거대 양당 중 누구 표를 잠식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메가시티 서울’ 이슈는 서울 인접 지역에서 ‘쉬운 대립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충청 행정 수도 이전’ 이슈를 제시해 재미를 본 것과 비슷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메가시티 서울’ 추진에 본격 시동이 걸리자 김포뿐만 아니라 다른 인접 도시도 들썩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 주변 김포(2석), 고양(4석), 부천(3석), 안양(3석), 광명(2석), 의왕·과천(1석), 구리(1석), 하남(2석)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3월 11일 고양에서 가진 시민 간담회에서 경기 분도와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해 “우리의 답은 이거다. 원샷법을 통과해서 한 번에 해결한다는 것”이라며 “그걸로 인해서 사실상 60~70년 가까이 유지돼온 경기도의 오래된 구역들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의 이런 메시지는 서울 편입을 원하는 인접 지역 주민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인천의 경우, 계양갑·을은 5차례, 인천 남동을과 부평을은 4차례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이들 지역구를 제외한 9곳이 경합하는 선거구다.
 
  2000년 이후 민주당이 독식하다시피 하는 계양을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장관이 격돌하는 이른바 ‘명룡대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만약 원 전 장관이 선전(善戰)하면서 바람을 일으키면 인천 지역 전체에 엄청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
 
 
  충청 승자가 총선 승리
 
  2020년 총선 당시, 충청 지역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총 28석 중 8석을 얻는 데 그친 반면 민주당은 20석(71.4%)을 차지했다. 특히 대전(7석)과 세종(2석), 청주(4석)에서는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완승하면서 충청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대전(49.6%), 충북(50.7%)과 충남(51.1%)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 반면, 세종에서는 이 후보(51.9%)가 윤 후보(44.1%)보다 앞섰다. 세부적으로 윤 후보는 대전 5개 구 중 유성구를 제외한 4개 구에서 승리했다. 충북의 경우 14개 시·군·구 중 청주 흥덕구를 제외하고 모두 승리했다. 충남의 경우 윤 후보는 16개 시·군·구 중 천안시서북구와 아산시를 제외하고 모두 승리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충청 4개 광역단체장 선거(대전, 세종, 충북, 충남)에서 모두 승리했고, 31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23곳에서 승리했다. 지난 2018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정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이 23곳에서 승리했다.
 
  기초단체장에서의 승리는 지역 조직의 강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유리하다. 만약 국민의힘이 충청 지역에서 선전하면 수도권 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주어 선거 승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단언컨대, 충청 지역에서 승리하는 세력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영남 지역의 경우, 김해·양산부터 부산 강서까지 낙동강 벨트 10곳이 관건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PK(40석) 지역 7곳에서 승리했는데 이 중 5곳(김해갑·을, 양산을, 사하갑, 북-강서갑)이 낙동강 벨트 지역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북갑(전재수 대 서병수), 양산을(김두관 대 김태호), 김해을(김정호 대 조해진) 3곳에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 3명을 지역구를 옮겨 전략 공천을 했다. 그만큼 PK 석권의 절박함을 보여준 것이다.
 
  지난해 11월 부산 엑스포 유치 참패로 부산 민심이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방향으로 잠시 출렁였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의 친문 학살 공천으로 노무현·문재인의 고향인 부산 시민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한국갤럽의 2월 3주부터 3월 1주까지 조사 결과를 보면, PK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도는 48~50%인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22~28%로 거의 20%포인트 차이가 나고 있다. 4년 전 부산 북-강서갑에서 전재수 의원은 2.0%포인트, 양산을에서 김두관 의원은 1.7%포인트 차로 겨우 승리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정당 지지도에서 크게 밀리면 위태로울 수 있다. 국민의힘이 낙동강 벨트를 포함해 PK 지역에서 압승할지도 모른다.
 
 
  남은 변수는?
 
  총선 결과는 집권당 과반 승리(제1시나리오), 집권당 제1당 승리(제2시나리오), 민주당 과반 승리(제3시나리오), 민주당 제1당 승리(제4시나리오) 등 크게 4개의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언론과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극심한 공천 파동과 제3지대 세력의 부진 등으로 여권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제1 또는 제2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 각 당의 공천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펼쳐지면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여론 추이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지난 한 달 사이에 민주당 우위의 여론이 순식간에 변하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그만큼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까다롭고 민감하며 감성적이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2030 청년층의 표심, 투표율, 선거 막판 예기치 않은 막말 파동, 의사 파업으로 인한 의료 대란이 몰고 올 파장, 북한의 총선 개입 가능성 등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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