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었다 사라졌다 반복하며, 선거철마다 등장
⊙ 국내 조선족 사회 내 민주당 지지 강해… “노무현 때 조선족에 대한 혜택이 많았던 게 컸다”
⊙ “중국, 북한이 전쟁 일으키지 않는 데 영향… 우리 경제 살리는 데 한몫해”(박옥선)
⊙ 국내 조선족 사회 내 민주당 지지 강해… “노무현 때 조선족에 대한 혜택이 많았던 게 컸다”
⊙ “중국, 북한이 전쟁 일으키지 않는 데 영향… 우리 경제 살리는 데 한몫해”(박옥선)
- 2019년 7월 1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의 발대식’이 열렸다. 당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옥선 위원장.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예전에 있었는데, 그때 잠깐 있었다가 지금은 없어졌어요.”
더불어민주당에는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중국동포특위)’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있는지 없는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선거철이 다가오면 이 단체의 활동이 눈에 띈다. 중국동포특위에서 활동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 단체 이야길 꺼내자 “5년 전 있었던 얘기”라며 “지금(은) 없다”고 대답했다. A씨는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외국적동포과 과장을 지냈다.
― 중국동포특위가 지금도 활동하나요.
“그런 거 이제 활동 안 해요. 어디서 그런 얘기, 활동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까.”
― 언제 없어졌나요.
“그건 몰라요. 한 1~2년 잠깐 하다가 없어졌죠. 위원장이 박옥선씨였는데 그분이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가보겠다고 활동하다가 안 되고 난 다음에 흐지부지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과 중국동포특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중국동포특위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다. 하지만 이 단체는 지난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전후로 등장과 소멸을 반복했다. 기자는 중국동포특위 위원 명단을 입수했다. 명단에 기재된 위원들의 연락처를 통해 이 단체의 설립과 해산, 활동 내용 등을 물었다. 그리고 민주당이 수많은 재외 동포 가운데 중국 동포만을 위한 특위를 따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특위를 이끈 박옥선 전 위원장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선족 밀집 지역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박옥선 중국동포특위 전 위원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 단체의 활동 내역과 근황 등을 물었다.
중국동포특위 위원장 “총선 때 탈당했다”
박옥선 전 위원장은 “지금은 건강상 문제로 활동하지 않는다”며 “2020년 총선 때 탈당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지난 2월 11일 기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박 전 위원장의 이름을 검색하면 여전히 ‘더불어민주당(귀환중국동포 권익특별위원장)’ 소속이라는 직함이 나온다. 해당 인물 정보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직접 관리하는 정보’이며 박 전 위원장의 ‘본인 참여’ 일자는 2020년 5월 21일로 표기돼 있다. 2020년 총선은 이보다 앞선 4월 15일 실시됐다.
중국동포특위가 공식 발족한 건 2019년이다. 하지만 이로부터 약 1년 전, 이와 거의 유사한 단체가 이미 민주당 중앙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같은 단체명에 ‘증진’이라는 단어가 붙은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다. 대표자도 박옥선으로 동일인이다. 2017년 5월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설립됐다. 그리고 같은 해 4월 23일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이 단체는 이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등장한다. 2018년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해다. 국내법상 외국 국적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을 수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 투표권은 있다. 대한민국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3호는 “영주(永住)의 체류 자격 취득일 후 3년이 경과한 외국인”에게 “지방자치단체의 의회 의원 및 장(長)의 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한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022년 11월 ‘외국인 참정권을 상호주의에 따라 폐지하는 방안 검토’와 관련해 이렇게 답변했다.
“우리나라는 3년 이상 된 영주권자(F-5)에게 지방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는 데 반해 해외 거주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선거권이 없는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선진국들의 영주권 제도를 참조하여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영주제도 개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대선·지선 때 활동했는데, 다시 발족?
“우리 20만 이상 중국 동포 유권자들이 이번에 총력 해서 이번 지방선거에 달려가겠습니다. 우리가 무조건 지방선거를 위해서 열심히 뛰겠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둔 그해 4월 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 당원전진대회’가 열렸다. 박옥선 중국동포특위 위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 당원전진대회가 있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재한 중국 동포들이 정말 총력 해서 이번 지방선거에 승리를 하고자 다짐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 같은 발언 영상을 2018년 4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올렸다.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등이 축사에 나섰으며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그런데 중국동포권익특위 발대식이 열린 시기는 이듬해인 2019년 7월 1일이다.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5월 특위 구성이 의결되었다”고 말했다. 당시 《헤럴드경제》는 민주당 핵심 관계자와 통화를 가졌는데 그가 “중국 동포 86만여 명 중 18만여 명은 이미 국적을 취득해 투표권이 있다”며 “수도권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주요한 계층이다”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더불어민주당 당헌 및 당규에 따른 각종 위원회 가운데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중국동포특위의 설립과 해산에 대한 정확한 시점을 파악하고자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에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를 검색해보니 이 단체 발대식 인사말과 당원전진대회 인사말, 그리고 행사 사진밖에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민주당 사무처는 이 단체에 대해 “중앙당에 부서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공보국 측도 “(중국동포특위가) 사라진 것 같다”며 “없는 특위로 확인된다”고 대답했다. 이 단체의 정확한 설립, 해산 시기를 알기 위해 위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측에 문의했다.
비상설특위 수명은 2년
먼저 민주당 측에선 중국동포특위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대답했다. 당대표가 바뀔 때마다 여러 특위가 새롭게 등장하고 이전에 활동하고 있던 특위들은 자연스레 소멸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 단체 발족 당시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관계자는 중국동포특위를 “민주당 내 상설특위”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6일 민주당 공보국 관계자는 중국동포특위에 대해 “비상설특별위원회였다”고 밝혔다.
― 중국동포특위는 상설위원회로 발족했나요.
“비상설특위였습니다.”
― 당의 규정, 강령 등 어떠한 근거로 발족했나요.
“확인이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공보부장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 중국동포특위는 언제 없어졌습니까.
“(비상설)특위의 경우, 출범을 한 다음에 해산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거든요. 활동이 (있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거(시기)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상설기구와는 다르다는 건가요.
“예, 맞습니다.”
― 상설기구와는 다르게 설립은 해도 해산 절차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다만 이름을 두고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활동을 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예, 맞습니다. 물론 저희가 전당대회를 기준으로 한 2년 정도를 당대표의 임기로 보잖아요. 그래서 당대표가 바뀌면 당연히 새로 세팅이 됩니다.”
― 2019년에 중국동포특위가 설립됐던데요.
“2019년 설립 이후에 이재명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가 한 번 있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이 단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죠.”
― 민주당 홈페이지에 중국동포특위의 활동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던데,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알 수 없을까요.
“당내에 특위가 너무 많아서 해당 특위 위원장에게 묻는 게 빠를 겁니다. 각 체계가 거의 100개 단위로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들은 사무총장에게 보고됩니다.”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대로면 중국동포특위는 사실상 해산했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해산 시기는 언제일까. 이 단체 위원들에게 물었다.
“증서 하나 받은 게 있는데, 활동은 안 했다”
중국동포권익특위 위원 B씨는 “지금은 (위원으로) 활동 안 한다”고 대답했다. 위원 C씨는 특위의 실질적인 해산 시기를 묻자 “잘 모르겠다”며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어떤 활동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한두 번 (행사에) 갔었나”라고 어렴풋이 기억했다. 위원 D씨도 “별로 활동한 건 없다”고 했다. 위원 E씨는 “무슨 증서 하나 받은 게 있는데, 활동은 안 했다”고 했다. 위원 F씨는 “예전에 한 번 참석한 적이 있다”며 “지금은 활동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위원 G씨는 “운영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동포권익특위의 여러 위원조차 실질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이 단체의 존속 시기를 알지 못했다. 앞서 언급했듯, A씨는 중국동포특위에 대해 “한 1~2년 잠깐 하다가 없어졌다”며 “위원장이 박옥선씨였는데 그분이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가보겠다고 활동하다가 안 되고 난 다음에 흐지부지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20년 총선에 도전장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모 후보자 면접 심사에 통과했지만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이후 그는 2020년 총선 때 탈당했다고 했다. A씨는 또 “지금 아무것도 취재할 게 없다”며 “활동도 안 하고 죽은 기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활동도 안 하는데 왜 자꾸 묻느냐”고 반문했다.
조선족 밀집 지역인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을 찾아갔다. 가리봉동이 위치한 구로구 을(乙)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총선에서 단 한 번도 현재 여당에 의석을 허락하지 않은 대표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구다. 가리봉동에서 51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I(72)씨를 그의 가게에서 만났다. 그는 “여기 사람과 앉아서 대화해보면 다 민주당 쪽”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선족 표심에 각별히 신경 쓰는 이유다. 민주당은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해외위원회 중국 산동본부 발대식을 열기도 했다.
조선족 사회의 민주당 지지세에 대해 I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조선족에 대한 혜택이 많았던 게 컸다”고 강조했다. 박옥선 전 위원장도 지난 2020년 3월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향”이라며 “참여정부 때 저출산·고령화의 대안으로 다문화 정책의 문을 열었다”고 했다. I씨는 “여기 조선족들은 지금 대통령만 TV에 나왔다 하면 욕을 한다”며 “보다 못해 가끔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우리나라 대통령을 보고 그렇게 욕을 하면 안 되지 않으냐’고 따졌다”고도 했다.
국내 조선족 사이에서 유명 인물
박옥선 전 위원장은 제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100만 명의 한국 체류 중국 동포를 하나로 묶을 힘이 있다”며 “특히 26만 명의 중국 동포 유권자를 민주당으로 데려올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말대로 그는 이곳에서 유명했다. 중국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언론사의 편집국장 G씨는 중국동포특위 이야기를 꺼내자 “박옥선씨가 그쪽에서 활동했지 않느냐”며 “이쪽(조선족) 사회 활동하는 분들은 거의 다 서로 안다”고 말했다. 조선족 출신 언론인 H씨도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중국) 동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했다.
이처럼 박 전 위원장은 조선족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그런데 민주당이 기용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그해 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복을 입은 조선족 등장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하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과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의 외교적인 마인드가 궁금하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어느 야당 대통령 후보는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하고 외국인 건강보험료를 더욱 인상하려 한다”며 “그 역시 반중(反中)의 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 내용 일부다.
〈중국 국가의 교육에서 소수민족의 고유 언어 교육을 적극 지원하여 이러한 문화와 언어를 지켜온 것 아닌가. 한중(韓中) 수교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는 중국의 1000만 명 이상 관광객, 무역 흑자에 동포(조선족)들이 가교 역할, 지역 부동산 활성화 기여 등의 역할로 인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는가? 이러한 점들 이외에도 북한은 중국과 혈맹관계이고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이다. 즉 중국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무역 수출입의 수익 4분의 1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한다. 최근 요소수 품귀로 대한민국의 모든 화물차량이 멈출 뻔했다. 이처럼 중국은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데 한몫하는 국가이다.〉
박옥선, “이제는 글로벌 시대”
이에 해당 게시글에 “문제가 되는 건, 한반도 문화를 중국이 자기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올림픽에 등장시켰다는 것”이라며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중국과의 수교 이전에도 성장하는 나라였다”고 지적하는 댓글이 달렸다. 박 위원장은 답글을 통해 “이제는 글로벌 시대”라며 “서로 잘 어울리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것이 정치인들의 할 일”이라고 답할 뿐, 중국의 동북공정 등과 관련한 지적엔 반응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을 지낸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대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중국공산당은 우리 문화와 역사가 중국 문화, 역사의 일부였다는 주장, 즉 동북공정을 추진 중”이라며 “한중 경제 교류는 상호 이익이 되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지, 중국이 무슨 호의를 베풀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중국동포특위)’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있는지 없는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선거철이 다가오면 이 단체의 활동이 눈에 띈다. 중국동포특위에서 활동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 단체 이야길 꺼내자 “5년 전 있었던 얘기”라며 “지금(은) 없다”고 대답했다. A씨는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외국적동포과 과장을 지냈다.
― 중국동포특위가 지금도 활동하나요.
“그런 거 이제 활동 안 해요. 어디서 그런 얘기, 활동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까.”
― 언제 없어졌나요.
“그건 몰라요. 한 1~2년 잠깐 하다가 없어졌죠. 위원장이 박옥선씨였는데 그분이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가보겠다고 활동하다가 안 되고 난 다음에 흐지부지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과 중국동포특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중국동포특위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다. 하지만 이 단체는 지난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전후로 등장과 소멸을 반복했다. 기자는 중국동포특위 위원 명단을 입수했다. 명단에 기재된 위원들의 연락처를 통해 이 단체의 설립과 해산, 활동 내용 등을 물었다. 그리고 민주당이 수많은 재외 동포 가운데 중국 동포만을 위한 특위를 따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특위를 이끈 박옥선 전 위원장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선족 밀집 지역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박옥선 중국동포특위 전 위원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 단체의 활동 내역과 근황 등을 물었다.
중국동포특위 위원장 “총선 때 탈당했다”
박옥선 전 위원장은 “지금은 건강상 문제로 활동하지 않는다”며 “2020년 총선 때 탈당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지난 2월 11일 기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박 전 위원장의 이름을 검색하면 여전히 ‘더불어민주당(귀환중국동포 권익특별위원장)’ 소속이라는 직함이 나온다. 해당 인물 정보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직접 관리하는 정보’이며 박 전 위원장의 ‘본인 참여’ 일자는 2020년 5월 21일로 표기돼 있다. 2020년 총선은 이보다 앞선 4월 15일 실시됐다.
중국동포특위가 공식 발족한 건 2019년이다. 하지만 이로부터 약 1년 전, 이와 거의 유사한 단체가 이미 민주당 중앙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같은 단체명에 ‘증진’이라는 단어가 붙은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다. 대표자도 박옥선으로 동일인이다. 2017년 5월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설립됐다. 그리고 같은 해 4월 23일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이 단체는 이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등장한다. 2018년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 해다. 국내법상 외국 국적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을 수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 투표권은 있다. 대한민국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3호는 “영주(永住)의 체류 자격 취득일 후 3년이 경과한 외국인”에게 “지방자치단체의 의회 의원 및 장(長)의 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한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022년 11월 ‘외국인 참정권을 상호주의에 따라 폐지하는 방안 검토’와 관련해 이렇게 답변했다.
“우리나라는 3년 이상 된 영주권자(F-5)에게 지방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는 데 반해 해외 거주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선거권이 없는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선진국들의 영주권 제도를 참조하여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영주제도 개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대선·지선 때 활동했는데, 다시 발족?
![]() |
2018년 4월 6일 ‘더불어민주당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 당원전진대회’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박옥선 당시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위 위원장.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둔 그해 4월 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 당원전진대회’가 열렸다. 박옥선 중국동포특위 위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 당원전진대회가 있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재한 중국 동포들이 정말 총력 해서 이번 지방선거에 승리를 하고자 다짐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 같은 발언 영상을 2018년 4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올렸다.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등이 축사에 나섰으며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 |
2019년 7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이해찬(오른쪽에서 두 번째) 당시 당대표가 박옥선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하지만 현재 더불어민주당 당헌 및 당규에 따른 각종 위원회 가운데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중국동포특위의 설립과 해산에 대한 정확한 시점을 파악하고자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에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를 검색해보니 이 단체 발대식 인사말과 당원전진대회 인사말, 그리고 행사 사진밖에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민주당 사무처는 이 단체에 대해 “중앙당에 부서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공보국 측도 “(중국동포특위가) 사라진 것 같다”며 “없는 특위로 확인된다”고 대답했다. 이 단체의 정확한 설립, 해산 시기를 알기 위해 위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측에 문의했다.
비상설특위 수명은 2년
먼저 민주당 측에선 중국동포특위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대답했다. 당대표가 바뀔 때마다 여러 특위가 새롭게 등장하고 이전에 활동하고 있던 특위들은 자연스레 소멸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 단체 발족 당시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관계자는 중국동포특위를 “민주당 내 상설특위”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6일 민주당 공보국 관계자는 중국동포특위에 대해 “비상설특별위원회였다”고 밝혔다.
― 중국동포특위는 상설위원회로 발족했나요.
“비상설특위였습니다.”
― 당의 규정, 강령 등 어떠한 근거로 발족했나요.
“확인이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공보부장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 중국동포특위는 언제 없어졌습니까.
“(비상설)특위의 경우, 출범을 한 다음에 해산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거든요. 활동이 (있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거(시기)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상설기구와는 다르다는 건가요.
“예, 맞습니다.”
― 상설기구와는 다르게 설립은 해도 해산 절차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다만 이름을 두고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활동을 한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예, 맞습니다. 물론 저희가 전당대회를 기준으로 한 2년 정도를 당대표의 임기로 보잖아요. 그래서 당대표가 바뀌면 당연히 새로 세팅이 됩니다.”
― 2019년에 중국동포특위가 설립됐던데요.
“2019년 설립 이후에 이재명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가 한 번 있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이 단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죠.”
― 민주당 홈페이지에 중국동포특위의 활동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던데,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알 수 없을까요.
“당내에 특위가 너무 많아서 해당 특위 위원장에게 묻는 게 빠를 겁니다. 각 체계가 거의 100개 단위로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활동들은 사무총장에게 보고됩니다.”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대로면 중국동포특위는 사실상 해산했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해산 시기는 언제일까. 이 단체 위원들에게 물었다.
“증서 하나 받은 게 있는데, 활동은 안 했다”
![]() |
중국 동포들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시장의 모습이다. 사진=조선DB |
이처럼 중국동포권익특위의 여러 위원조차 실질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이 단체의 존속 시기를 알지 못했다. 앞서 언급했듯, A씨는 중국동포특위에 대해 “한 1~2년 잠깐 하다가 없어졌다”며 “위원장이 박옥선씨였는데 그분이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가보겠다고 활동하다가 안 되고 난 다음에 흐지부지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20년 총선에 도전장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모 후보자 면접 심사에 통과했지만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이후 그는 2020년 총선 때 탈당했다고 했다. A씨는 또 “지금 아무것도 취재할 게 없다”며 “활동도 안 하고 죽은 기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활동도 안 하는데 왜 자꾸 묻느냐”고 반문했다.
조선족 밀집 지역인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을 찾아갔다. 가리봉동이 위치한 구로구 을(乙)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총선에서 단 한 번도 현재 여당에 의석을 허락하지 않은 대표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구다. 가리봉동에서 51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I(72)씨를 그의 가게에서 만났다. 그는 “여기 사람과 앉아서 대화해보면 다 민주당 쪽”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선족 표심에 각별히 신경 쓰는 이유다. 민주당은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해외위원회 중국 산동본부 발대식을 열기도 했다.
조선족 사회의 민주당 지지세에 대해 I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조선족에 대한 혜택이 많았던 게 컸다”고 강조했다. 박옥선 전 위원장도 지난 2020년 3월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향”이라며 “참여정부 때 저출산·고령화의 대안으로 다문화 정책의 문을 열었다”고 했다. I씨는 “여기 조선족들은 지금 대통령만 TV에 나왔다 하면 욕을 한다”며 “보다 못해 가끔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우리나라 대통령을 보고 그렇게 욕을 하면 안 되지 않으냐’고 따졌다”고도 했다.
국내 조선족 사이에서 유명 인물
박옥선 전 위원장은 제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100만 명의 한국 체류 중국 동포를 하나로 묶을 힘이 있다”며 “특히 26만 명의 중국 동포 유권자를 민주당으로 데려올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말대로 그는 이곳에서 유명했다. 중국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언론사의 편집국장 G씨는 중국동포특위 이야기를 꺼내자 “박옥선씨가 그쪽에서 활동했지 않느냐”며 “이쪽(조선족) 사회 활동하는 분들은 거의 다 서로 안다”고 말했다. 조선족 출신 언론인 H씨도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중국) 동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했다.
이처럼 박 전 위원장은 조선족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그런데 민주당이 기용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그해 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복을 입은 조선족 등장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하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과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의 외교적인 마인드가 궁금하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어느 야당 대통령 후보는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하고 외국인 건강보험료를 더욱 인상하려 한다”며 “그 역시 반중(反中)의 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 내용 일부다.
〈중국 국가의 교육에서 소수민족의 고유 언어 교육을 적극 지원하여 이러한 문화와 언어를 지켜온 것 아닌가. 한중(韓中) 수교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는 중국의 1000만 명 이상 관광객, 무역 흑자에 동포(조선족)들이 가교 역할, 지역 부동산 활성화 기여 등의 역할로 인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는가? 이러한 점들 이외에도 북한은 중국과 혈맹관계이고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이다. 즉 중국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무역 수출입의 수익 4분의 1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한다. 최근 요소수 품귀로 대한민국의 모든 화물차량이 멈출 뻔했다. 이처럼 중국은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데 한몫하는 국가이다.〉
박옥선, “이제는 글로벌 시대”
이에 해당 게시글에 “문제가 되는 건, 한반도 문화를 중국이 자기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올림픽에 등장시켰다는 것”이라며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중국과의 수교 이전에도 성장하는 나라였다”고 지적하는 댓글이 달렸다. 박 위원장은 답글을 통해 “이제는 글로벌 시대”라며 “서로 잘 어울리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것이 정치인들의 할 일”이라고 답할 뿐, 중국의 동북공정 등과 관련한 지적엔 반응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을 지낸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대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중국공산당은 우리 문화와 역사가 중국 문화, 역사의 일부였다는 주장, 즉 동북공정을 추진 중”이라며 “한중 경제 교류는 상호 이익이 되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지, 중국이 무슨 호의를 베풀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