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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추적

文 정권의 라임 사태 ‘부실·축소·은폐’ 내막

금감원 발표 자료, 文 정부 3년간 남부지검 기록 창고에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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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돈 300억원이 김영홍 개인으로 흘러들어 갔고 그 자금이 민노총 장씨, 민주당 강원도당 후원회장 전씨 등에게 건네진 정황과 이들의 인적사항, 자금 흐름도 및 차명계좌 등 증거자료를 모두 제출했지만 전혀 수사가 되지 않았다.”

⊙ “그땐 펀드 구조보다… 김봉현 정치인 수사에 집중했다”(前 라임 수사 검사)
⊙ 금감원, 2000억원 규모 횡령 발표… 2020년 1월 이미 검찰 고소 접수된 사건
⊙ 미공개 ‘실사보고서 원본’ 보니… IIG·라움·쌍방울 등 실사 누락
⊙ 시작부터 끝까지 전방위적 은폐… 부실한 실사보고서 라임 조사 기초자료로
⊙ “검사 계속 교체되고, 공판 검사는 말 바꾸고… 의구심 많이 드는 사건”(법조계 인사)
⊙ “금감원 의지 있다면 잘못된 점 계속 나올 수도”(前 라임 수사 검사)
⊙ 정권 교체 이후 수사 재점화… 답보 상태였던 자금 흐름 및 용처 밝혀질 듯
⊙ “사라진 돈 1조6679억원… 추적 쉽지 않을 것”(前 라임 수사 부장검사)
미공개 상태인 라임의 실사보고서 전체본.
  라임 사태의 핵심은 사라진 돈 1조6679억원의 행방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 동안 이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누군가 거액을 빼돌려 썼는데, 운반 방법을 구상해준 이와 유용(流用) 과정에서 콩고물을 얻은 이들 중 극히 일부만 처벌된 상태다. 이 큰 판을 누가 설계했고, ‘길’을 누가 터줬으며, 이 돈이 결국 어디에 쓰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자금 추적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해체 이후 라임 수사를 담당했던 전(前) 검사들과 수사관의 말, 사건 당사자의 증언과 법정 기록, 그리고 실사보고서 원본을 통해 그간 정황만으로 제기됐던 ‘부실 수사’ 의혹의 면면(面面)을 짚어봤다. 금감원, 검찰, 법정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허점이 발견됐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실사보고서 원본
 
  시작부터 부실했다. 지난 4년간 라임 사태를 지켜본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전방위(全方位)적인 은폐가 있었다”면서 “자금의 종착지와 용도를 철저히 숨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그가 말한 ‘시작’은 라임자산운용의 실사(實査)보고서다.
 
  지난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고 한 달 뒤 라임자산운용은 회계법인에 펀드에 대한 실사를 의뢰했다. ‘투자 대상이 실제로 있었는지’ 등을 자체 검증해 보이겠다는 차원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정치권과 금융권, 학계에서는 일제히 실사 결과에 주목했다. 결과는 2020년 2월에 나왔다. 그러나 공개된 보고서는 ‘요약본’이었다. 국회의 요구에도 전체본은 아직까지 미공개 상태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실사보고서 소유권이 라임에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거나 제3자에게 제출하는 것도 라임이 결정할 문제”라며 “국회에서 자료 제출 요청이 와도 요약본은 제공할 수 있지만 전체 보고서는 제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실사보고서의 원본을 소유한 A씨를 어렵게 만나 이를 들여다봤다. 1, 2차로 작성된 실사보고서는 총 494페이지에 달하며, ‘본 보고서에 수신인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회계법인이 제시한 Hold Harmless Letter(면책확인서)에 서명하여 이를 제출하지 아니한 자는, 본 보고서에 접근 권한이 없음’이라고 기재돼 있다.
 

  확인 결과 실사는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된 펀드의 개수보다 적은 규모로 이뤄졌다. 현재까지 드러난 라임의 자(子)펀드는 173개인데, 157개에 대해서만 실사가 진행됐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자금 흐름 감지와 라임 사태를 촉발한 ‘IIG펀드 거래 손실’ 배경 또한 누락돼 있었다. 이 밖에도 라임의 아바타운용사인 라움자산운용과 자금 운반 조직도에 속해 있는 쌍방울, 필룩스 등 코스닥 기업 등에 대한 실사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추가 조사 진행 여부도 불분명했다. 참고로 ‘경제공동체’로 지목된 쌍방울 김성태·KH필룩스 배상윤 회장은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이다.
 
  이렇듯 부실한 실사보고서는 라임 조사의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라임의 형사소송에서 제출되기도 했다. A씨는 “외부에는 철저히 기밀에 부쳤던 실사보고서가 수사 근거 자료로 쓰인 것”이라면서 “지난 2022년 2월 라임이 파산했음에도 이를 세상에 내놓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자본시장 흐름에 밝은 A씨는 이어 “실사는 부실하지만, 이를 통해 펀드 전체적인 구조는 대략 파악이 가능한데, 라임은 비공개 펀드의 위험을 공개 펀드에 전가(轉嫁)하는 불법성을 띤 구조로, 개별 펀드의 수익률, 환매 가능 여부가 아니라 태생 자체가 특혜”라면서 “이 구조를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당국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자금 이동의 흔적도 보인다. 애초에 자금을 움직이기 위해 설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사에서 빠진 사태 촉발 원인 ‘IIG’
 
  라임 사태는 해외로 빠져나간 돈 때문에 발생했다. 촉발이 된 건 미국 사모펀드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에 투자된 뒤 종적을 감춘 2억 달러(2438억원)다. 지난 2017년 5월 라임은 신한금융투자와 명의신탁을 맺고 2억 달러를 IIG에 투자했다. 두 차례에 나눠서 IIG의 두 펀드(GTFF·STFF)에 각각 7000만 달러, 1억3000만 달러를 넣었다. 그런데 라임이 투자할 당시 IIG는 이미 부실기업이었고, 2019년 11월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는 증권 사기 혐의로 IIG 등록을 취소하고 펀드 자산을 동결했다. 라임 측은 “우리도 IIG에 사기를 당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SEC의 IIG 기소장에 따르면 IIG는 이미 2007년부터 돌려 막기로 근근이 버티는 회사였다.
 
  기소장에 따르면 STFF의 경우에는 라임과 신한금투가 먼저 IIG에 조성을 제안한 펀드기도 하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또한 2018년 6월 IIG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판매사에 이를 알리지 않고, 오히려 기준가가 매월 0.45%씩 상승하도록 지수를 조작했다.
 
  그해 11월 라임과 신한금투는 IIG가 미국 금융당국에 적발됐다는 메일을 수신했지만, 부실을 다른 정상 펀드에 떠넘기기 위해 펀드 구조를 바꾸고, 싱가포르 로디움 펀드에 수익권을 넘겼다. 그러나 이 역시 깡통이어서 결국 2438억원은 증발했다. 싱가포르는 해외 자산 도피처로 유명한 곳이다.
 
 
  파나마로 간 돈의 최종 수혜자
 
  SEC는 IIG가 한국에서 돈을 끌어오기 직전에 빼돌릴 창구를 만들어놨다는 점에 주목했다. 라임이 돈을 입금하기 직전에 IIG는 ‘파나마론(Panama Loans)’이라는 상품과 함께 유령회사들을 만들어놨다. 돈이 들어오면 곧장 유령회사들에 흘러가는 구조였다. 자금의 ‘용도’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얘기다.
 
  기소장에는 IIG에서 돈을 빼돌리는 데 관여한 라임의 대리인도 비실명으로 등장한다. ‘직원-1(Employee-1)’인데, 이 인물의 변호사가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에는 “‘직원-1’이 수사에 협조했으니 수사 자료에 이 직원의 신원을 노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구절이 있다. 미국 수사당국은 ‘직원-1’ 등의 도움으로 돈의 행방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은닉재산 추적·환수·국제소송 전문인 백왕기 변호사는 “파나마의 유령회사들은 라임이 돈을 은닉하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SEC와 FBI 조사 기록에 따르면 2억 달러 중 IIG의 사기죄는 9500만 달러에 한해서 인정됐다. 나머지 1억500만 달러는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았는데, 이는 의뢰인(라임)의 요구대로 돈이 사용됐다는 의미다. GTFF에 들어간 돈은 IIG가 돌려 막기로 모두 사용했다고 보이지만, STFF에 들어간 1억3000만 달러 중 1억500만 달러는 추적 및 환수의 여지가 남아 있다. SEC와 FBI는 1억500만 달러가 파나마의 페이퍼컴퍼니 5개로 흘러갔다는 사실을 회사 명단과 함께 구체적으로 밝혔다. 모두 파나마에 있는 법인인데, 현지 변호인들과 접촉하면 각각의 법인 GIS(등본·주주명부)를 발급받을 수 있다. 페이퍼컴퍼니일 수도 있고, 페이퍼컴퍼니끼리 감싼 형태일 수도 있지만, 이 관계를 끝까지 추적하다 보면 1억500만 달러의 최종 수령자가 나올 수도 있다. 그가 사태의 범인 중 주범일 수 있다.”
 
  이런 내용 모두 애초에 실사되지 않은 거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2019년 10월 14일 환매 지연 사태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사진=뉴시스
  검찰 또한 IIG 펀드와 관련 신한금투 임직원과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을 기소한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파나마론으로 빠져나간 자금의 추적은 없었다. 라임을 수사했던 B 전 검사는 파나마론과 관련해 “IIG가 폰지 사기로 돈을 어떻게 돌렸는지까지는 우리가 파악할 수 없었고, 라임에서도 그런 내용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라임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있는 회사(로디움 펀드)에 다시 매각을 하는 절차들이 있었다. 이건 수사 내용에 들어가진 않고 정황으로 들어갔던 건데, 이와 관련해서는 로펌들이 민사적으로 국제 분쟁 차원에서 대응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백왕기 변호사는 “SEC와 FBI 기소 시점이 2019년 11월이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관련 기소를 하면서 자료들이 축적된 상황이었다”면서 “이들과 공조해 충분히 자금 추적이 가능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관점에 따라 ‘수사 마무리’의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행위자에 대한 처벌 여부’가 주요 쟁점”이라면서 “이 사건에서 행위자는 라임의 대리인 ‘직원-1’이며, 파나마로 흘러간 돈의 최종 수령자까지 밝혀야 수사가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라임의 IIG 투자가 ‘결과적으로’ 부실했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IIG 펀드 손실과 관련 재판을 받은 이는 신한금투 임직원과 이종필 부사장뿐이다. 그런데 이들의 판결마저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공개된 라임의 2심 판결문에 따르면 막상 이들이 IIG 투자로 피해자들에게 손실을 끼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지수조작’에 대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IIG 펀드 손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셈이다. 일반적으로 판결문은 선고로부터 일주일에서 길어도 한 달 이내 열람이 가능한데, 라임의 2심 판결문은 열람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 라임 관련 사건으로 재판에 참석했던 한 법조계 인사의 말이다.
 
  “덩어리가 굉장히 크고, 방대한 사건이긴 하지만, ‘이게 왜 안 밝혀지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 몇몇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 검사는 계속 교체됐고, 공판 검사가 이건 된다고 했다가, 또 안 된다고 하는 등 말을 바꾸고, 여러모로 의구심이 많이 드는 사건이었다.”
 
 
  2000억원 횡령자금, 검찰은 알고 있었다
 
메트로폴리탄 김영홍 회장이 횡령한 라임 돈 300억원으로 인수한 이슬라리조트. 사진=카지노 업자
  금감원은 지난 8월 24일 라임이 투자한 5개 회사에서 2000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 발표했다. 이 중 약 300억원은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유용했다고 밝혔다. 유용자금 중 276억원은 2018년 12월 필리핀 이슬라리조트를 차명으로 매입하는 데 썼고, 25억원은 각각 장모씨와 전모씨에게 건네진 정황이 있다고 했다. 장씨는 민노총 출신으로, 이재명의 외곽 조직인 ‘기본경제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고 전씨는 민주당 강원도당 후원회장을 지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2000억원의 횡령 정황을 발견하고 검찰에 통보했다”며 “해당 자금이 어떻게 악용됐는지는 수사당국이 확인해야 할 수사의 영역”이라고 했다.
 
  금감원이 ‘처음 발표’했지만, 사실 검찰은 3년 전부터 이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고소가 접수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슬라리조트와 채권 추심을 벌이던 고소인은 당시 김영홍을 특경법상 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도박개장죄, 범죄수익은닉죄 등으로, 장씨와 전씨는 강제집행면탈죄로 수차례 고소했다. 고소인은 “라임 돈 300억원이 김영홍 개인으로 흘러들어 갔고 그 자금이 민노총 장씨, 민주당 강원도당 후원회장 전씨 등에게 건네진 정황과 이들의 인적사항, 자금 흐름도 및 차명계좌 등 증거자료를 모두 제출했지만 전혀 수사가 되지 않았다”면서 “이 정부 들어 이제야 계좌를 들여다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김영홍 사건의 경우 2020년 11월 남부지검으로 이관됐는데, 3년간 손을 대지 않아 지난해 5월 참고인 중지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김영홍 못 잡은 이유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곳이다. 1조6679억원 중 3500억원(최대 6000억원까지 추산)이 흘러들어 갔고, 이 돈은 메트로폴리탄 20여 개 계열사로 흩어진 뒤 대부분 증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메트로폴리탄과 관련된 인물은 그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는 문재인 정부 당시 라임 관련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도 있다.
 
  현지 카지노 업자 등에 따르면 김영홍은 현재 필리핀 루손섬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적색수배가 떨어졌음에도 버젓이 아바타 카지노로 도피자금을 벌고 있다. 김영홍의 부친에 따르면 김씨는 2015년 국적이 말소됐다. 김 회장의 ‘오른팔’ 등에 의하면 ‘중국 국적’이 유력하다. 그러나 당시 남부지검은 그가 외국인 신분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영홍을 왜 못 잡았느냐’는 질문에 라임을 수사했던 전직 검사 A씨는 이렇게 답했다.
 
  “처음에는 수사 공조가 잘되다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필리핀 현지 경찰이 멈춰버렸다. 중간에 김영홍 측근 한 명(정모씨)이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돼 들어오고 나서는 (김영홍이) 더 꽁꽁 숨어버렸다. 아바타 카지노의 운영으로 도피자금은 계속 돌고 있으니까 잡으려고 한다면, 쌍방울 김성태 회장처럼 이슈가 되면 잡을 텐데, 사실 (이슈에서) 약간 떠나 있는 감이 있었다.”
 
  고소인에 따르면 현재 금감원에서 발표한 금액은 ‘계좌추적’만 한 규모다. 수표 추적까지 한다면 횡령 금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해외 은닉자산도 미리 알았다
 
  이번에 금감원에서 처음 발표한 횡령 금액에는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사업에 투자된 1억 달러(1279억원)도 포함돼 있다. 라임은 지난 2018년 10월 상장사 S사(社)와 공동으로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사업을 진행했는데, S사 임원 등이 투자금을 조세피난처 소재 법인 등에 이체해 횡령한 정황이 확인됐다. 라임은 이때 자신의 아바타운용사이자, 김영홍이 대주주인 라움자산운용에 주문자위탁생산(OEM) 펀드 설정을 맡겼다.
 
  검찰은 이 자료 또한 3년 전부터 확보하고 있었다. 지난 2020년 10월 해당 사업의 이해관계자가 라임이 캄보디아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홍콩 소재 특별목적회사(SPV)인 위 탈렌트(We Talent)에 1억 달러를 송금한 기록 등 횡령 내역을 제보했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20페이지에 달하는 ‘해외 은닉자산 제보서’에 김영홍, S사 대표이사 등 피제보인 11명의 인적사항과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S사 공시자료 및 위 탈렌트 홍콩 주주명부 등 20개 증거자료도 함께 첨부하며 “위 탈렌트로부터 제3국으로 빠져나간 돈의 흐름을 쫓아가며 조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까지 썼다.
 
  이 제보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5월 설치한 대검찰청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에 제출됐지만, 합조단은 이를 서울남부지검에 넘겼고, 제보자에게 3년간 단 한 번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다.
 
  제보자는 “조세 피난처로 돈을 모두 도피시켰고, 신속하게 추적해서 환수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합조단에서 맡아달라고 했었다”면서 “그런데 남부지검으로 이관됐고, 연락도 한 번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3년이 지나 금감원 발표가 나와 의아했다”면서 발표 직후 남부지검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들려줬다. 통화에서 제보인이 사건 진행 상황을 묻자, 검찰 관계자는 “피제보인인 김영홍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기소 중지 상태가 돼 수사가 재개되지 않았다”면서 “그 자료는 기록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했다. 김영홍이 해외로 도피한 건 2019년 10월이다. 제보인은 “결국 이 제보서는 3년 동안 창고에 있었다는 말”이라고 했다.
 
 
  펀드 구조 들여다보지 않은 검찰
 
  이번 금감원 조사 발표로 ‘전 정권에서 덮었던 것을 제대로 수사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합수단 해체 이후 라임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검사들은 “당시 금감원에서 통보받은 자료는 모두 충실하게 수사했다”면서 ‘전 정권에서 덮었던 것을 재조사·재수사한다’는 분위기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A 전 검사의 말이다.
 
  “그때 라임 펀드 자체에 대해서는 수사팀에서 직접 건드렸다기보다는 금감원과 협조했다. 당시 금감원에 ‘펀드 전체를 전수조사해서 문제 있는 것을 빨리 보내라’ 해서 받았고, 펀드 관련해서는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문제 된 부분(2000억원 횡령 건)은 (내가 수사할 당시) 금감원에서 넘어온 내용이 아니었다.”
 
  그는 이어 “물론 그때 금감원과 공조가 잘되긴 했는데, 워낙 사건이 크고 이슈가 되다 보니 문제 있는 걸 다 못 잡아내는 경우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이번에는 그때 미처 발견 못 했던 부분을 결국 다 들여다본 것이고, 펀드 간 판매 과정에서 구조를 바꾸는 부분(라임의 모자펀드 구조)은 사실 그 당시에는 관심이 뜨거운 주제는 아니었다”고 했다. 참고로 라임은 모자펀드 구조변경을 통해 IIG 등 해외무역펀드의 손실 발생을 숨길 수 있었다. 이를 금감원과 검찰 모두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B 전 검사 또한 “당시 (라임) 수사팀이 3개가 있었는데, 다른 팀에서 수사가 안 끝난 부분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 팀에서는 금감원 통보를 받은 내용들을 모두 수사했다”면서 “금감원 1차 조사 후 검찰에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하는 게 절차인데, 당시 금감원에서 통보받은 내용에 대한 수사는 다 마무리했다. 지금 금감원에서 의지를 갖고 들여다보면 잘못된 게 더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이 시간 벌어줬다”
 
  검찰은 구체적인 고소, 고발 등에 대해 독자적인 수사를 하지만 자본시장법 관련 사건은 많은 부분 금감원의 통보, 수사의뢰, 고발을 바탕으로 한다. 자본시장에 대해서만큼은 금감원이 더 광범위한 조사권한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의문이 들 수 있다. 당시 금감원에서는 왜 이 자료를 넘기지 않았나.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8월 24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2019년 검사의 초점은 펀드 환매 중단 사유, 판매사 부당 권유, 불완전 판매 등이었다”면서 “이번 검사는 피투자기업의 횡령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검사에서는 (용처 등) 구체적인 자금 추적을 했다”고 했다. 이는 지난 정권에서는 구체적인 자금 추적을 안 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사태 발발 당시 금감원의 책임론도 안팎에서 제기됐다. 2019년 7월 라임의 수익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금감원은 “필요하다면 검사에 나설 것”이라며 느긋한 태도를 취하다, 한 달 뒤인 8월부터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에 나섰고 10월 초 조사를 끝냈다. 하지만 라임은 조사가 끝난 직후인 10월 9일 환매 중단을 발표했고, 이미 2달여간의 조사를 마친 터라, 당국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따랐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당시 금감원은 사모펀드 특성상 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적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운용사와 투자자 간 계약”이라며 “계약서에 명시된 ‘환매 중단’을 당국이 지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라임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던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는 환매 중단 사태 훨씬 이전부터 라임의 부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내부에서는 ‘금감원의 소극적 대응이 (라임에게) 시간을 벌어줬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했다. 그 무렵 금감원 출신 청와대 행정관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돈을 받고 금감원의 라임 관련 문건을 전달한 일도 있었다.
 
 
  “김봉현 (옥중편지의) 정치인 위주 수사”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한 라임 로비 의혹이 불거지던 2020년 10월 무렵 김봉현은 옥중편지를 통해 당시 로비가 있었던 건 여권이 아닌 야권(국민의힘)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2020년 4월 검거 후 이송 중인 김봉현. 사진=조선DB
  라임 돈은 대부분 문재인 정부 때 움직였다. 보유자금 중 약 절반이 들어온 시기며, 공격적인 투자도 이때 이뤄졌다. 사모펀드 투자자 제한을 대폭 완화한 문 정부는 ‘사모펀드 정부’로도 불렸다. 라임, 옵티머스, VIK, 디스커버리, 조국 펀드 사건 모두 그때 터졌다.
 
  2019년 7월 처음 의혹이 제기된 라임의 실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건 2019년 10월경이다. 당초 라임 수사는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이 담당했다. 그러나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은 그 직후인 2020년 1월 합수단을 돌연 해체했다. 일부 검사들은 ‘금융비리 사건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반발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을 앞세워 이를 강행했다. 그 여파로 94%(2016~2019년 평균)이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처리율은 2020년 14%로 급락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지난 8월 29일 기자들과 만나 “(합수단 해체가 수사에 미친)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나, 수사의 동력,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움직이는 건 영향이 컸다”고 했다. 그는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니라 합수단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많이 난다”고 했다.
 

  특히 합수단 해체 시점은 금감원에서 라임 조사를 진행하고, 검찰에 이를 통보하기 직전이었다. B 전 검사의 말이다.
 
  “합수단 해체 당시 금감원에서는 라임 펀드 자체에 대한 내용들을 조사 중이었고, 검찰에 통보하기 전이라, 검찰에서는 라임 펀드에 대한 문제점, 이를테면 펀드 환매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수사는 일절 이뤄지지 않던 상황이었다. 합수단 해체 이후 금감원에서 검사를 마쳤고 검찰에 통보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받았다.”
 
  추 장관은 이어 2010년 10월에는 “중앙·남부지검은 윤석열 총장 지휘를 받지 말고 결과만 보고하라”면서 돌연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김봉현의 옥중편지를 기해서다. 라임과 관련 민주당 인사들의 로비 의혹이 줄줄이 터져 나오던 무렵 김봉현은 옥중편지에서 “라임에 연루된 여권(민주당)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다”면서 일부 야당(국민의힘) 정치인과 ‘전관 변호사’에게 로비한 정황, 그리고 윤석열 사단 검찰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라임 사건은 ‘야권(국민의힘) 정치인 및 검찰 게이트’로 탈바꿈했다.
 
  실제로 A 전 검사는 “그 무렵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관련자들 공소유지 관리 외에는 김봉현과 관련된(옥중편지에서 언급한) 정치인들을 주로 들여다봤다”고 했다.
 
 
  드러나지 않은 특혜 펀드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20년 1월 라임 사태 직후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했다. 사진은 그해 3월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조선DB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합수단 해체로 수사의 속도가 떨어진데다 김봉현 옥중편지로 인해 수사 인력이 낭비되면서 초동수사는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난 4년간 검찰이 수사한 건 자금 추적이 아닌 라임 관련자들의 리베이트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정도밖에 없다”고 했다.
 
  라임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던 한 금융사 관계자는 “추 전 장관이 어떻게든 육탄방어를 한 건 라임의 돈이 (당시) 여권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차녀 가족이 가입했던 비공개 펀드 ‘테티스 11호’의 실체를 밝혀낸 정구집 라임피해자대책위원회 대표는 “대형 금융사들이 신생 운용사인 라임에 2조원 가까운 금액을 맡긴 배경을 조사해야 실세(實勢)와의 네트워크를 밝힐 수 있다”고 했다.
 
  “예컨대 대신증권 1심(양벌규정) 판결문에는 ‘대신증권이 본사 차원에서 특권층(VIP)과 일반 가입자들을 차별 조치했다’는 내용을 명시했고, 2019년 5월경부터는 대신증권 사장이 VIP에 대한 신규 가입 중단 조치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도 있다. 실제로 일반인들이 환매 중단으로 100% 손실을 볼 때 ‘안타레스’ ‘폴라리스 1호’는 환매 가능에다, 수익률도 약 40%를 넘었다. 그러나 라임 사태와 관련 처벌받은 건 일개 금융사 직원들뿐이다. 그간 금감원과 검찰에 금융사의 개입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수차례 제보했지만, ‘불법성이 없다’며 종결됐다.”
 
  백왕기 변호사는 “신생 운용사의 펀드가 이렇게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판매될 수 있었던 배경, 사태를 인지하고도 시간을 끌면서 펀드 금액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라임을 방조하고, 이용한 사람들, 무엇보다 1조6000억원이 결국 어디에 쓰였는지에 대한 조사가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피해자들의 금전적 회복에 더해 국가 정의감 회복 차원에서도 라임 사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전 라임 수사 지휘 검사 “추적 쉽지 않을 것”
 
한동훈 법무장관 부임 후 ‘1호 지시’로 부활한 남부지검 합수단은 최근 라임 펀드 재수사를 본격화한 상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7일 미국 출장 후 귀국하는 한 장관. 사진=뉴시스
  금감원은 이번 재조사 과정에서 계좌 추적에 더해 FIU를 통한 자금 분석까지 모두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FIU를 통한 자금 분석 또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라임 수사를 담당했던 A 전 검사는 “FIU 정보가 대검 범죄정보과 등을 통해 구체적인 행위자와 혐의점을 포함해 내려오면 일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당시 라임과 관련 그러한 정보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부임 후 ‘1호 지시’로 부활시킨 남부지검 합수단 또한 최근 라임 펀드 재수사를 본격화한 상태다. 합수단은 전체 자금의 흐름은 물론 자금이 어느 지점에서 최종적으로 끊겼는지 등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자금을 왜 주고받았는지와 어느 용도로 사용됐는지도 규명 대상이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횡령 자금이 사적 유용인지, 영업활동 등의 로비 자금인지 등 돈의 흐름을 추적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따져볼 예정”이라고 했다.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라임 사태가 문제 된 지 4년 가까이 지났으나 아직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구제는 진행 중”이라면서 “오랜 시간 고통받은 피해자들을 위해 추가 혐의가 명백히 드러나 신속한 절차 진행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합수단 해체 이후 라임 수사를 지휘했던 한 전직 검사는 ‘사라진 돈 1조6679억원의 실체와 행방이 이번에 밝혀질 것 같냐’는 질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계좌가 해외에서 끊긴다”고 했다. 재수사 결과가 이 말을 반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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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단풍    (2023-10-02) 찬성 : 3   반대 : 0
라임, 옵티머스, 장하성, 조국펀드 등 문재인 정권에서 발생하였던 그 어느 경제 범죄에 대하여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범죄 성립 여부를 떠나서 지금의 검찰은 이들의 전모를 밝혀파악하고 이를 국민들이 알게 해야합니다. 이런 사명은 언론에도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고단한 십자가를 지는 검찰, 월간조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ystevejung@yahoo.com    (2023-09-21) 찬성 : 2   반대 : 0
결국 이 모든 사단은 문재인의 지시 하에 장하성 형제가 행동책으로 실행 한 것이다. 그리고 1조6700억의 행방은 문재인의 분배 계획에 따라 나눠 먹었다. 이재명의 기소가 끝나면 다음은 문재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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