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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취재

민주당 ‘불법 정치 자금’ 의혹

송영길 前 대표 측근 연관된 ‘66억원’의 종착지는?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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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보좌관 출신 방화섭 전 인천글로벌시티 대표, 66억원 배임 혐의로 고소당해
⊙ A건설, 분양대행사 위더스드림과 계약… 이후 방씨, ‘위더스’와 같은 명목의 분양대행 계약 맺어
⊙ 고소인 측 “66억원, 방씨 측으로 되돌아갔을 가능성 커”
⊙ 66억원 계약 시점, 이재명 대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유세 벌이던 때
⊙ “방씨, 인천 지역 내 ‘송피아(송영길+마피아)’ 인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월 2일 서울중앙지검에 ‘셀프 출두’하는 소동을 빚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됐다. 사진=조선DB
  지난 2월 인천글로벌시티 현(現) 경영진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前) 대표의 입법 보좌관을 지낸 방화섭씨와 분양대행사 위더스드림(주) 전 대표 여동춘씨를 고발했다. 용역비 66억원(부가세 포함 72억6000만원)을 중복으로 계약해 회사에 피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였다. ‘특별판촉용역’ 명목으로 지급된 이 66억원에 주목하는 이유는 민주당의 불법 정치 자금으로 유용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필 위 계약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후보 선출 시기를 전후해 이뤄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특별판촉용역’ 명목으로 66억원 추가 지급
 
인천글로벌시티와 A건설 사이 체결된 〈공사도급변경계약서〉의 일부.
  방화섭씨는 2019년 12월 16일부터 작년 7월 1일까지 인천광역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인천글로벌시티의 대표이사를 맡아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을 총괄했다. 송도 아메리칸타운은 송영길 전 대표가 인천시장이던 2012년부터 해외 동포의 귀국을 장려하기 위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2018년 10월 1단계 사업을 끝마치고 인천글로벌시티는 2020년 10월 31일 A건설과 3140억원 규모의 2단계 사업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2021년 10월 7일 방씨는 A건설과 175억원(부가세 포함 192억5000만원) 규모의 ‘공사도급변경계약’을 체결하고 A건설에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분양까지 맡겼다.
 
  이 계약 제19조에 따르면, 송도 아메리칸타운 오피스텔의 분양가격은 종전 ‘738만원/평’이었다가 ‘888만원/평’으로 인상 변경됐다. A건설은 이를 여동춘씨가 운영하는 분양대행업체 위더스드림에 재하청을 줬다. 위더스드림은 A건설과 2006년부터 협력사 관계를 맺어온 업체다.
 

  그런데 방씨는 그로부터 약 한 달 반 뒤인 11월 23일 위더스드림과 ‘특별판촉용역’ 명목으로 66억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인천글로벌시티와 위더스드림의 〈송도 아메리칸타운 더샵 특별판촉 용역계약서〉에 따르면, ‘제1조[목적]’에는 ‘인천글로벌시티(이하 “갑”이라 한다)와 위더스드림(주)(이하 “을”이라 한다)은 (주)A건설과 “을” 간에 체결된 분양대행용역계약과는 별도로 다음과 같이 특별판촉활동 용역계약을 체결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제4조’에는 ‘특별판촉비’를 ‘“을”의 책임으로 분양 촉진 및 목표달성률 조기 달성을 위해 즉시 투입되는 비용’이라고 설명하며 ‘총금액 육십육억원(₩6,600,000,000, 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특별판촉비는 ‘오피스텔, 상업시설 분양계약이 체결되어 아래 지급기준 매출액이 달성될 경우’ 지급된다고 쓰여 있다. 계약서상 용역 대상은 오피스텔 661실 및 지상 1, 2층 상업시설 147동이다.
 
 
  “66억원에 대한 추적 필요”
 
중복 계약 의혹을 받고 있는 인천글로벌시티와 위더스드림 사이 계약서. 특별판촉비 명목으로 66억원을 지급한다고 쓰여 있다.
  인천글로벌시티 현 경영진은 이를 중복 계약이자 업무상 배임으로 봤다. A건설이 수행해야 할 분양대행 업무와 동일한 계약을 동일 업체에 맡겼기 때문이다. 현 경영진 측 법률대리인 이정주 변호사(법률사무소 완결)는 “판촉 용역계약 자체는 흔히 있는 일”이라면서 “문제는 1차 분양을 시도했는데 미분양이 난 경우나 기존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와 계약해 판촉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일반적인 판촉계약 형태인데 그렇지 않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경우 1차 분양 자체가 없었고, 인천글로벌시티가 A건설에 분양 용역을 맡긴 지 불과 1달을 조금 넘은 시점에 동일 업체와 판촉계약을 맺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또 “이 66억원이 방씨 측으로 리베이트(rebate)됐을 개연성이 크다”며 “이 자금에 대한 추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위더스드림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위더스드림 측은 “당시 송도는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았던 곳”이라면서 “시행사(인천글로벌시티) 측에서 6개월 안에 분양을 끝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까닭에 분양 사업에 많은 인력이 투입됐고, 이로 인해 특별판촉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A건설과의 하청계약에 대해서는 “시공사 협력업체들끼리 공정하게 경쟁해서 선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더스드림 측은 또 “계약이 체결된 시점을 전후해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에 선출되는 등 굵직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정치 자금 의혹’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A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위 사건과 무관한데, 함께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두 업체 모두 ‘기업 내부기밀’을 이유로 상호 간 체결한 하청계약 내용은 공개를 거부했다.
 
  인천글로벌시티와 A건설의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 시공계약은 2020년 당시 ‘특혜’ 시비에 휩싸인 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사업 시공은 A건설이 아닌 HDC 현대산업개발이 맡을 참이었다. 그런데 인천글로벌시티와 현대산업개발은 도급계약을 위해 공사비 조정을 협의하던 중 갈등을 겪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인천글로벌시티는 현대산업개발에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 지위 해제를 통보했다.
 
  여기에 인천글로벌시티가 분양가 인상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자 방화섭씨는 2020년 9월 말 송도 아메리칸타운 입주 예정자들에게 사업 완수를 약속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 직후 시공사는 A건설로 교체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방씨가 A건설에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역시 방씨가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송 전 대표는 2010년 인천시장에 취임했을 당시 A건설과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지만, 이듬해인 2011년 A건설의 초청으로 A건설 송도 사옥을 방문해 특별강연을 했다. 이를 계기로 양측 간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후 A건설은 송도에 초고층 빌딩 ‘동북아무역타워(현 A타워-송도)’를 준공했으며, A 그룹사들도 송도로 집결해 A는 ‘송도의 터줏대감’ 지위에 올랐다.
 
  이 즈음, A건설과의 시공계약에 앞서 인천글로벌시티가 2020년 10월 10일 수의계약 금액 제한이 담긴 내부지침을 삭제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그로부터 6일 뒤 인천글로벌시티는 A건설과 업무약정을 맺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인천글로벌시티 관계자는 내부지침 삭제와 관련해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을 더는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 여러 용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주용역 계약 기준 자체가 사문화한 상태였다”며 “A건설과의 도급 수의계약 추진과 외주용역 계약 기준 폐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A건설 측은 “인천글로벌시티 쪽에서 사업 제안서를 한번 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했다”면서 “오랜 기간 지연된 사업이라 다른 업체들도 꺼리고 있다기에 지역 건설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제안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걸 특혜라고 보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글로벌시티 현 경영진 측 이정주 변호사는 “위 시공계약 과정도 다시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양 시작 2달도 안 돼 ‘완판’
 
  ‘특별판촉 용역계약’을 앞둔 시점에 송도가 ‘미분양의 무덤’이었다는 위더스드림 측 주장과는 달리, 송도 아메리칸타운 내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분양은 불과 2달이 채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송도 아메리칸타운의 ‘분양 현황 내역’에 따르면, 오피스텔의 첫 분양은 2021년 12월 8일에 이뤄졌다. 분양 대상 총 661실 중 575실이 8일부터 10일까지 단 3일 사이에 계약이 완료됐다. 그리고 이듬해 1월 29일을 끝으로 전실(全室) 분양이 완료됐다. 상업시설의 경우, 분양 대상 총 147동 중 145동이 2021년 12월 17일부터 28일까지 단 11일 사이에 분양을 끝냈다. 이처럼 송도 아메리칸타운은 큰 인기를 끌며 단기간에 분양이 완료됐다. 따라서 방씨가 위더스드림과 ‘특별판촉활동’을 위한 추가 계약을 맺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현 경영진의 판단이다.
 
  《월간조선》은 방화섭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방씨는 4월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계약에 대해 “이사회를 적법하게 거친 결정이고 정치적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방씨는 “오피스텔 등의 분양가를 두 차례 인상하면서 분양대행업체에 판매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계약”이라며 “준공도 안 한 상태에서 100% 분양됐고, 예상보다 800억원 이상 수익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경영적 판단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인천글로벌시티가 위더스드림에 지급한 ‘특별판촉비 지급 현황’에 따르면, 인천글로벌시티는 작년 1월 14일과 2월 24일 위더스드림의 W은행 계좌로 각각 65억3400만원과 7억2600만원 등 총 72억60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송금했다. 위더스드림은 이 자금의 사용처를 증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 경영진은 이 자금이 불법 정치 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66억 계약’, 이재명 유세 기간과 겹쳐
 
위 계약이 체결된 시점은 송영길 전 대표가 ‘1일 1이재명’ 공부 캠페인에 열중하던 시기였다.
  앞서 언급했듯 66억원 계약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1년 10월 7일 인천글로벌시티와 A건설은 175억원 규모의 ‘공사도급변경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3일 뒤인 10월 10일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날이다. 그로부터 약 1달 반 뒤인 11월 23일 인천글로벌시티는 위더스드림과 66억원 규모의 ‘특별판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 시기 이재명 대표는 ‘대한민국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11월 2일)해 본격적인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전 대표는 11월 19일부터 ‘1일 1이재명’ 공부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위 캠페인의 하나로 지역 당원과 대의원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진을 이재명 후보의 사진으로 바꾸라고 지시했으며, 이재명 후보 관련 책을 읽고 소셜미디어에 독후감을 쓰도록 권고했다.
 
  대중에게도 이재명 후보의 저서를 읽고 공부할 것을 권유했다. 이어 11월 21일 열린 긴급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송 전 대표는 “각 시·도의원들에게도 ‘라방(라이브 방송)’, 유튜브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며 “모든 공천의 기준은 이번 대선에서 얼마나 헌신했나를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 또한 위 사건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4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무총장은 “송영길 전 대표는 측근들이 저지른 범죄에 모르쇠로 일관한다”면서 “어째서 민주당 전·현직 대표는 모든 비리 사건에 자신은 관계가 없고, 단지 측근들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면피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 전·현직 대표의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비리에 연루돼 수사받고 있다”며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위 사건은 현재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맡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사실관계 확인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글로벌시티 현 경영진은 “인천글로벌시티는 인천시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밝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화섭씨, 2018년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현황’에 등장
 
  고소당한 방화섭씨는 ‘돈봉투 사건’ 의혹의 핵심이란 의심을 받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이다. 두 사람은 연세대학교 동문으로 방씨는 2000년대 중반 송 전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을 당시 입법 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방씨는 송 전 대표가 2010년부터 인천시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국립대학인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와 인천시 산하 기관인 인천글로벌캠퍼스 상임감사를 차례로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씨는 예전부터 인천 지역사회에서 ‘송피아(송영길+마피아)’ 중 하나로 언급됐던 낙하산 인사”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어 방씨는 2018년 4월 23일부터 2019년 12월까지 인천시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상임감사를 역임했다. 그러던 중 임기 2년을 다 채우지 않고 인천글로벌시티 대표이사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방씨의 전임 대표이사는 현재 ‘2021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난 5월 3일 탈당한 이성만 의원(인천 부평구 갑)이다.
 
  방씨와 이 의원은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이 발간한 《공공기관 친문 백서 : 문재인 정부 낙하산·캠코더 인사현황》에도 나란히 등장한다. ‘캠코더 인사’는 문재인 대선캠프·시민단체 활동 등 코드에 맞는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를 의미한다. 당시 방씨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상임감사에, 이 의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비상임이사에 임명(2018년 3월 16일)돼 재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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