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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시장 도전하는 박성훈 前 부산시 경제부시장

“부산은 일과 레저가 접목된 창업생태계 만들 수 있는 適地”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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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세계은행 근무… 2019년 경제부시장 부임 이후 외국계 금융회사 유치, 史上 최대 규모의 國費 확보 등 실적
⊙ “부산의 특정 지역을 영미법 적용이 되고 영어 공용어 사용하는 곳으로 지정해 글로벌 금융허브로 만들어야”
⊙ “대구가 산업화, 광주가 민주화의 상징도시라면, 부산은 세계화의 상징도시”
⊙ “保守의 가치는 유능함과 품격… 부산에는 새롭고 혁신적인 마인드 가진 젊은 경제전문가 필요”

朴成訓
1971년생. 부산 동성고·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석사 / 행정고시(제37회)·사법시험(제43회) 합격 / 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 근무. 청와대 기획비서관실 행정관·경제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세계은행(IBRD) 선임전문가, 부산시 경제부시장 역임
사진=조준우
  과거 부산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제2의 도시였다. 이름부터가 ‘직할시’였다. 행정적으로 ‘특별시’인 서울에 버금가는 지위를 누렸던 것이다. 인구나 경제력 모두 서울 다음이었다. 부산에 기반을 둔 《국제신문》 《부산일보》 등은 중앙일간지 못지않은 위상을 자랑했다.
 
  지금은 다르다. ‘제2의 도시’라는 타이틀은 인천에 빼앗긴 지 오래고, 6개 광역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앞이 안 보인다”고 말하는 부산 사람이 많다. 현재 부산의 재정자립도는 54.8%로 서울(81.4%)은 물론 인천(59.8%), 울산(56.2%)보다 낮다. 쇠락한 부산 재생의 처방을 듣기 위해 박성훈(朴成訓·50)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만났다.
 

  ― 한때 한국 제2의 도시던 부산이 왜 이렇게 추락한 것일까요.
 
  “시대의 변화에 맞게 경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습니다. 과거 부산을 떠받쳤던 전통적인 주력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서비스업, 그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낮은 도소매, 숙박업 중심의 소비도시가 되어버렸습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산업구조개혁을 했어야 하는데, 개혁부진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니 인재가 유출되고, 인재가 유출되니 좋은 기업들이 부산을 떠나는 악순환(惡循環)이 계속되어온 것이죠.”
 
  ― 정치인 출신 역대 부산시장들이 지역구도하에서 쉽게 당선되다 보니, 그런 부산 현실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런 점이 없지 않다고 봅니다.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 출신 시장들이 부산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근본적 처방 대신 대증적(對症的)·단기적 처방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일과 레저가 선순환되는 창업생태계 만들겠다”
 
부산시는 작년 9월 29일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 그럼 쇠락한 부산 경제는 어떻게 살려야 할까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기존 퍼스트 팔로워(first follower) 전략으로는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가진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정보통신기술), 빅 데이터(big data) 같은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기업을 많이 유치해, 기존 제조업을 고도화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젊은이들이 창업할 수 있는 창업생태계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부산이 젊은이들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우수한 젊은이들이 부산에서 창업하고 부산을 배경으로 해서 성장해가는 창업생태계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 지금 말씀한 것은 부산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의 화두(話頭)이고,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그걸 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수한 인재들은 서울 양재역 아래로는 안 내려가려고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서울에 지지 않는 정주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인재를 유치하는 핵심적 요소라고 봅니다. 그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부산은 다른 곳과 다른 강점이 있습니다.”
 
  ― 그게 무엇입니까.
 
  “바다에 면해 있는 해양도시라는 점입니다. 세계에서 창업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도시가 어딘지 아십니까?”
 
  ― 어딘가요.
 
  “인도네시아 발리입니다. 창의력이 중요한 오늘날에는 과거처럼 일만 하는 근로환경이 아니라, 일과 레저가 접목되는 환경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환경이 젊은이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인 거죠. 부산은 일과 레저가 선순환(善循環)이 되는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는 도시입니다.”
 
 
  “부산을 해양금융의 허브로”
 
  ― 4차 산업혁명은 과거 산업과는 달리 반드시 일자리 창출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부산이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로 생각하는 것이 금융입니다. 금융은 양질(良質)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고, 한 나라 경제의 혈액과 같은 분야입니다.
 
  부산은 특히 해운·조선(造船)·플랜트 같은 해양금융의 허브(hub)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입니다. 핀테크[fintech·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나 블록체인 등을 통해서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금융산업은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분야인데, 그게 쉽게 되겠습니까.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은 홍콩 등에 비해 많이 낙후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 이유로 첫째는 규제 때문이고, 둘째는 세제(稅制) 때문입니다. 국가안전법 제정 이후 홍콩을 이탈하려는 금융자본들이 우리나라를 선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지나치게 높은 법인세와 소득세 때문입니다. 글로벌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이들 가운데는 몇십만 달러 이상을 버는 분들이 많은데, 세금 부담 때문에 한국으로 오기를 꺼리는 것이죠.
 
  세 번째 문제는 정주 여건의 문제입니다. 영어가 통하지 않으니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본인은 어떻게 한다고 해도 가족들이 들어와서 생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법 체계입니다.”
 
  ― 법체계요?
 
  “영국이나 미국에서 생활해온 금융인들은 홍콩에서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 역시 영미법 체계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대륙법계이다 보니, 여기서도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부산의 특정 지역을 영미법이 적용되는 지역으로 만들고, 그곳에는 영미법 특별재판소를 두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자는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그런 문제들은 일개 지방자치단체장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넘어야 할 벽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과거에도 인천경제특구니 제주특별자치도니 하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결국 규제와 반대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결국 지방재정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자체마다 자신의 여건에 맞는 조세 체계를 가지고, 인센티브를 주고 기업들을 유치하고 외자(外資)를 끌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규제가 만능인 정부, 규제로 컨트롤하는 공동체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혁신할 수 있어야 하고, 개인의 혁신, 사회의 혁신, 정부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강요에 의한 게 아니라 스스로 조직의 혁신, 사회의 혁신을 이루어나가야 합니다. 그 원동력을 누군가 만들어줘야 합니다. 부산시가, 부산의 시장이 되고자 하는 리더가 그러한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공정은 출발역, 경제성장은 종착역”
 
부산주택금융공사 해외 커버드 본드 발행 기념식(2020년 2월 11일).
  ― 혁신이나 규제완화보다는 공정을 명목으로 한 규제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공정과 경제성장 간 관계를 비유하자면 공정이 출발역, 경제성장이 종착역이고, 그 둘을 이어주는 레일이 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 그리고 지금 권력을 잡고 있는 분들이 공정을 종착역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규제가 출발역이 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왜곡이 발생하고 경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아쉽습니다.”
 

  ― 꼭 좌파 성향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관료는 기본적으로 규제 친화적 아닙니까.
 
  “하하하, 그런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사실 공무원들은 ‘규제가 힘’이라는 생각을 부지불식간에 갖기 쉽습니다. 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두 차례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세계은행에서도 일했습니다. 국회 파견 근무도 했고, 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나가 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관료적 인식 체계를 바꾸려 많이 노력했고, 그 덕분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부임한 이래 외국계 금융기관 6개를 유치했다고 들었습니다.
 
  “부산시는 국제금융허브를 지향하면서도 지난 10년간 해외 금융기관을 하나도 유치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외국 금융기업 6개사를 유치했습니다. 지난해 2월 글로벌금융유치팀을 만든 후, 제가 직접 홍콩 등 외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우리 부산이 갖고 있는 장점과 비전, 외국 금융기관들이 투자할 때의 정주 여건 등 리스크 해소 방안 등을 영어로 설명하면서 부산을 글로벌 금융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세계은행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 어떤 외국 금융기관을 유치했습니까.
 
  “우선 홍콩의 시티은행 외화증권 부문을 꼽을 수 있습니다. 홍콩의 시티은행 외화증권 부문은 부산에 있는 예탁결제원의 카운터 파트(counter part)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부분이 이전함으로써 예탁결제원과 거래하고 있는 많은 홍콩 금융기관이 따라올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된 것이죠. 이스라엘의 벤처펀드인 요즈마그룹의 지점도 유치했습니다.”
 
  ― 요즈마그룹의 지점이라고요.
 
  “정확히는 요즈마그룹 코리아의 부산지점입니다. 이는 부산에 창업생태계를 만든다는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부산에서 창업하더라도 어느 정도 단계가 되면 서울로 올라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큐베이터 단계에서 시작해서 단계마다 도와줄 수 있는 기관이 서울에 있기 때문이죠. 부산에서 창업한 회사도 부산을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인데, 세계적 펀드를 받을 수 있는 해외 금융기관을 유치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기재부 경험 살려 國費 끌어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유학 시절. 뒷줄 왼쪽은 마리아 산두 현 몰도바 대통령, 앞줄 가운데는 아구스 유도유노(전 유도유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 현 인도네시아 민주당 대표.
  ― 금년에 부산시가 국비(國費)를 많이 끌어 왔고,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총 7조 7720억원의 국비를 끌어왔는데, 이는 지난해에 비해 6465억원이 늘어난 사상(史上) 최대 규모입니다.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해본 노하우를 활용해 전략을 세우고 기재부를 설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청사업의 86%가 받아들여졌습니다. 많은 분이 ‘부산시가 이번에 국비를 끌어오는 데 성과를 가장 많이 냈고, 이는 경제부시장 작품’이라고 말한다고 하더군요.”
 
  ―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코로나19 대책 등을 명분으로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남발하던데, 그래도 되는 것입니까.
 
  “현 정부에서 재정규율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기재부, 특히 재정 부문에서 일하는 관료들은 재정규율을 원칙으로 알고 생활해왔는데, 이번 정부에서 그런 부분이 많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국가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高齡化)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부담해야 할 부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통일비용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무턱대고 빚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 국가부채 비율이 아직 높지 않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지만, 단순히 부채비율보다는 증가폭, 즉 국가부채가 늘어가는 속도가 큰 문제입니다. 너무 급격하게 늘고 있어 나중에 재정이 안전판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박성훈 전 부시장의 이력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이 2008~2009년 세계은행(IBRD·월드뱅크) 근무 경력이다.
 
  ― 세계은행에는 어떻게 나가게 된 것입니까.
 
  “기획재정부에서 민간투자 업무를 총괄하면서 BTL (Build Transfer Lease), 즉 정부가 부족한 자금을 민간으로부터 유치한 다음 시설을 짓고 리스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만들어냈습니다.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계은행에서 민간투자 전문가를 찾는다는 공고를 보았습니다. 부산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의 70%를 해외에 의존하는 나라입니다. 글로벌 금융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시대에 국가 경제를 운용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지원했습니다.”
 
  ― 세계은행에서는 무슨 일을 했습니까.
 
  “개발도상국가에서는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정부가 만들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민간 펀딩(funding)을 통해 그 나라에 필요한 도로나 항만 같은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 구조를 설계하는 일을 했습니다.”
 
  ― 그런 경험을 잘 살리면 부산을 위해 멋진 일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제가 세계은행에서 주로 한 일이 인프라 관련 업무인데, 부산도 도로, 지하철을 비롯해 교통 인프라가 많이 취약합니다. 부산은 산이 70%이기 때문에 교통망에서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할 것인지가 부산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류산업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필요”
 
정성기 해양수산부 북항재개발추진단장과 함께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 현장을 돌아보는 박성훈 전 부시장.
  ― 논란이 되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해공항은 안정성의 문제가 크고, 24시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야간 시간대에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못하고, 군사공항이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래의 수요(需要)에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방 공항에 계속 수요가 있을까요.
 
  “앞으로는 여객 수요보다는 항공 물류(物流)에 대한 수요가 더 중요합니다. 국제적으로 항공편으로 시급하게 운송되는 상품은 반도체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들입니다. 화물을 실어 무게가 많이 나가는 비행기나 장거리 항공기를 띄우려면 활주로가 길어야 하는데, 김해공항은 확장하더라도 그런 활주로를 만들 수 없습니다.”
 
  ― 그렇군요.
 
  “부산이 앞으로 성장산업으로 삼아야 할 것은 물류산업입니다. 물류는 항공뿐 아니라 선박, 철로와 연계되어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김해공항은 그런 점에서도 한계가 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면 유라시아 철도기지의 시점이 될 수 있고, 5시간 이내 항공화물을 배나 철도를 통해 실어 나를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 안쪽에 있는 오사카 간사이공항과는 달리 가덕도 신공항은 태풍이 지나가는 진로에 위치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더군요.
 
  “최근에는 24시간 운영의 필요성, 소음 문제, 확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내륙(內陸)보다는 해상에 공항을 짓는 것이 추세입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태풍 같은 것은 대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울·경 통합 논의
 
  ― 최근 발전하고 있는 해운대 등 동(東)부산 지역과 개발에서 소외된 서(西)부산 지역 간 골이 있다고 하더군요.
 
  “서부산 지역은 낙동강을 끼고 있고 그린벨트·김해공항 등이 있는데다 지금은 쇠락한 제조업들이 있던 곳이어서 낙후되었습니다. 산업뿐 아니라 의료, 복지 등 모든 부문에서 서부산권의 발전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서부산의료원을 예타면제사업으로 선정한 것은, 서부산권에 새로운 의료거점을 만듦으로써 균형발전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서부산 발전을 위한 복안(腹案)을 갖고 있습니다.”
 
  ―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이철우 경북지사를 중심으로 통합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없습니까.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런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부산·울산·경남을 행정구역으로 구별하지 말고 하나의 생활권으로서 공동의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하는 메가 시티(Mega City) 구상, 경제권으로 통합하자는 구상, 아예 행정구역을 하나로 통합하자는 구상 등이 있습니다. 결국 지역 간 협력을 통해 상생(相生)하자는 점에서는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 구상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부산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있고, 경남·울산에는 그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기업·공장들이 있습니다. 통합 자체보다는 행정구역이라는 바운더리(경계)를 넘어서 각자가 가진 비교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부산엑스포
 
  ― 부산은 19세기 말 개항(開港) 이래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발전해온 도시인데, 2018년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된 후 그 영향이 적지 않겠습니다.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도시 중 하나가 부산입니다. 관광도 관광이지만, 수출 중단으로 부산항 전반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양국 관계가 얼어붙어 있더라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아래서부터 긴장을 녹여나가는 역할을 할 수는 없을까요.
 
  “국민감정이라는 넘어야 할 벽이 있지만, 부산의 미래를 위해서는 한일관계 개선은 필요합니다. 한중(韓中)관계 개선 덕분에 인천이 성장했던 것처럼, 부산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한일관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준비는 잘 되어 갑니까.
 
  “2014년 7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지난해 5월에 국가사업으로 확정되었습니다. 2022년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할 겁니다. 개최도시 확정은 2023년이고요.”
 
  ― 부산엑스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흔히 월드컵, 올림픽, 엑스포를 세계 3대 이벤트라고 합니다.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보여주면서 새 시대를 열어온 엑스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부산이라는 도시의 브랜드 가치, 그리고 거기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부산시 입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지역 숙원사업들을 해결하면서 발전의 모멘텀이 될 수 있습니다.”
 
  ― 과거 대전엑스포·여수엑스포가 있었지만, 그게 도시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대전엑스포와 여수엑스포는 인정박람회(Recognized Expositions)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등록박람회(Registered Expositions)는 열린 적이 없습니다. 부산월드엑스포는 등록박람회입니다. 인정엑스포와는 차원이 다르죠.”
 
  참고로 말하면 등록엑스포와 인정엑스포 모두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인정하는 공식박람회지만 차이가 있다. 등록박람회는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는 반면, 인정박람회는 제한적인 주제를 다룬다. 등록박람회는 보통 6주~6개월 정도 개최되는 데 비해, 인정박람회는 3주~3개월 정도 열린다. 등록박람회의 전시관은 참가국에서 자기 부담으로 설치하지만, 인정박람회에서는 주최국이 설치해 무상으로 임대해준다.
 
 
  “부산은 세계화의 상징도시”
 
  ― TK의 정치 중심인 대구, 호남의 정치 중심인 광주(光州)와 비교할 때, 정치 중심지로서 부산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대구는 경제발전의 토대를 쌓은 산업화의 상징, 광주가 민주화의 상징이라면, 부산은 대한민국의 세계화의 상징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더해 부산은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를 살린 ‘산소호흡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부산 시민으로서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부산은 산업화 시대에는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고, 민주화 시대로 넘어오는 데도 누구보다 앞장을 섰다는 점입니다. 부산을 앞으로 해양수도이자 글로벌 금융 중심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싶습니다. 그것이 부산 사람의 기질과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부산 기질’이 어떻다고 생각합니까.
 
  “기분파죠. 밀어줄 때는 화끈하게 밀어주고, 잘못한 것은 가차 없이 지적을 하는….”
 
  ― 부모님은 부산 토박이십니까.
 
  “아버지는 경남 창원 분이시고, 어머니는 부산 토박이입니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초·중·고교를 부산에서 나온 부산 토박이고요.”
 
  ― 부산은 호남 출신도 30% 정도 된다는 점에서 폐쇄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대구나 광주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부산의 특징을 보여주는 단어가 ‘개방성’과 ‘다양성’입니다. 결국 ‘열린 도시’가 부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다로 뻗어나갈 수 있는 진취성과 개방성이 부산의 특징입니다. 이런 점에서 부산은 지역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 모범을 보여줄 수 있는 곳입니다.”
 
 
  “기성 정치인들로는 부산에 미래가 없다”
 

  박성훈 전 부시장은 새해 들어 부산시에 사표를 제출했다. 2019년 12월 경제부시장으로 부임한 지 1년여,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임 후인 2020년 4월 재임용된 지 8개월여 만이다.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오는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지역 정가에서는 부산시장 출마를 검토하던 서병수 전 시장(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박 부시장을 지지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 부산시장 후보로 여야에서 여러 명이 거론되고 있는데, 누가 가장 어려운 상대라고 봅니까.
 
  “특정 후보를 거론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보수(保守)의 가치는 유능함과 품격에 있는데, 그동안 유능함과 품격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가 별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계속 쇠퇴하고 늙어가고 있었습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기성정치인들로는 부산에 미래가 없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이제는 새롭고 젊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리더가 나와서 부산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부산은 이제 정치인이 아니라 부산을 살릴 수 있는 젊은 경제전문가, 부산을 대한민국의 경제수도를 넘어서 뉴욕같이 역동적이고 세계적인 경제도시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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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ic7800    (2021-01-26) 찬성 : 1   반대 : 0
2019년 부산 부시장였으면 오거든 밑에서 부산부시장한 것인데 무소속 출마인지 민주당 후보 출마인지 가장 중요한 이 말은 없습니다.한국경제 정치는 학벌하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좌익하고 얼마나 잘 싸웠는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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